‘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 칠레 건축가 스밀얀 라디치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칠레 건축가 스밀얀 라디치(60)가 선정됐다. 프리츠커상 재단은 12일 라디치를 올해 수상자로 발표했다. 상금 10만 달러와 메달이 수여된다. 프리츠커상은 1979년 미국 하얏트 재단이 제정한 상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건축상이다. 라디치는 런던 서펜타인 파빌리온(2014)과 칠레 콘셉시온의 비오비오 지역극장(2018) 등으로 국제 건축계에서 주목받아온 건축가다. 이번 수상으로 그는 2016년 알레한드로 아라베나에 이어 두 번째 칠레 출신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됐다. 그의 건축은 조각적 형태와 자연 환경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빛과 시간의 흐름을 공간 속에 끌어들이는 실험적 접근으로 건축계와 예술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대표작인 ‘직각의 시를 위한 집’(2013)은 르 코르뷔지에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주택으로, 위쪽으로 열린 창을 통해 빛과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사유와 명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라디치의 건축은 형태보다 재료와 질감, 공간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만든다”며 “건축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돌아가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한다”고 평가했다. 라디치는 수상 소감에서 “건축은 사람들이 주변 환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긍정적인 행위”라며 “어려운 시대일수록 건축은 현실을 다시 세우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3/13
'미술진흥법' 하위법령 논의…문체부, 현장 의견 듣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3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 6층 아고라에서 '미술진흥법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2023년 제정된 미술진흥법에 따라 올해 7월부터 새로 도입되는 미술서비스업 신고제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미술계 등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다. 미술진흥법 시행령 개정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정(안) 등 하위법령 마련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미술품 감정서 및 진품증명서 고시(안) 등 주요 내용을 설명한다. 간담회에는 미술업계 종사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를 비롯해 미술 정책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정향미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미술진흥법이 미술 현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합리적인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미술 시장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2026/03/13
설치 미술가 이불, 홍콩 M+서 순회전…KF 지원 대규모 개인전 설치 미술가 이불의 대규모 개인전 ‘Lee Bul: From 1998 to Now’가 14일부터 8월 9일까지 홍콩 M+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이불의 최대 규모 개인전으로, 1998년 이후 약 30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조각과 설치, 평면 등 약 2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에 이어 홍콩에서 이어지는 순회전이다. 엠플러스에서는 리움 전시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49점이 추가로 선보인다. 이불은 조각과 설치 작업을 통해 신체와 기술의 관계, 유토피아를 향한 인간의 욕망 등을 탐구해 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영국 헤이워드갤러리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공동 기획자인 정도련 홍콩 엠플러스 예술감독은 “이불은 아시아 현대미술이 세계 미술 담론 속에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작가”라며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인식을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원으로 개최된다. 송기도 KF 이사장은 “국제 미술계가 주목하는 이불 작가의 전시를 통해 엠플러스를 찾는 세계 관람객에게 한국을 소개하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한국 예술을 통한 공공외교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빅토리아 하버에 자리한 엠플러스(M+)는 20~21세기 시각예술과 디자인, 건축, 영상 등을 다루는 아시아 대표 시각문화 미술관이다. 2026/03/13
국민 작가 앵글에 담긴 창덕궁…국가유산 포토크루 1기 작품 전시 국가유산청과 더네이쳐홀딩스(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가 지난해 9월 맺은 업무협약으로 추진한 '국가유산 촬영모임(포오크루)'의 창경궁 사진 23점을 공개한다. 사진전은 '창덕궁,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주제로, 4월 17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진행된다. 촬영모임 1기 6명이 지난해 11월 촬영한 사진들이 전시된다. 유산청은 "1기가 창덕궁의 공간적 아름다움과 그 안에 흐르는 시간의 의미를 각기 다른 시선에서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촬영모임 1기는 지난 12일 열린 개막 행사에서 활동 수료증을 받았다. 국가유산청과 더네이쳐홀딩스는 올 상반기 중 2기를 모집할 예정이다. 2026/03/13
샤갈 ‘빨간 옷을 입은 여인’ 시작가 45억…케이옥션 27일 경매 20세기 거장 마르크 샤갈의 1950년작 ‘La Femme en Rouge(빨간 옷을 입은 여인)’이 45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3월 경매에 샤갈을 비롯해 총 115점, 약 176억 원 규모의 작품을 출품한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인 샤갈의 '빨간 옷을 입은 여인’은 45억 원에 경매를 시작한다. 추정가는 45억~90억 원이다. 꽃과 여인이 어우러져 샤갈 특유의 서정적인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면 왼편에는 다채로운 색의 꽃다발이 풍성하게 펼쳐지고, 오른편에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비스듬히 누워 있다. 어두운 배경 위에서 꽃과 인물은 선명한 색채로 강조되며 현실의 공간이라기보다 꿈과 기억이 교차하는 시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꽃과 여인은 샤갈 회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징적 모티프로 사랑과 삶의 기쁨을 암시한다. 풍성한 꽃다발과 붉은 색채가 어우러진 화면은 생명력과 환희를 전하며 샤갈 특유의 서정적인 회화 세계를 보여준다. 샤갈 작품은 국내에서 인기로, 2025년 11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꽃다발(Bouquet of Flowers)’이 94억 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1970년대 이후 한국 미술을 국제 무대에 알린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도 이번 경매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하종현의 접합(130.3×97cm·2020)은 2억4000만~4억 원, 김창열의 1980년 작 '물방울'(54.5×46cm)은 1억3500만~2억3000만 원, 박서보의 '묘법 No. 091016'(130×200cm·2009)는 3억7000만~8억 원에 추정가가 매겨졌다.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 야요이 쿠사마의 'Watermelon and Fork'는 12억 원에 시작한다. 붓 대신 맨손으로 직접 물감을 찍어 바르는 핑거 페인팅 기법과 역동적인 색면 구성으로 주목받는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는 추정가 2억 3000만 원에서 6억 원에 출품됐다. 고미술부분에서는 1870년 강홍(姜泓)이 상아로 제작한 휴대용 앙부일구가 추정가는 5000만 원에서 1억 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한양의 위도를 기준으로 시간과 절기를 정밀하게 측정하도록 설계된 조선 과학기술의 정수이다. 제작자 강홍은 표암 강세황의 후손이자 해시계 명가인 진주 강씨 가문의 가업을 이은 인물로, 그간 실물로 접하기 어려웠던 그의 제작품이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사료적 희소성이 매우 높고 조선 후기 해시계 제작사 연구에 중요한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는 독보적인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경매 출품작을 미리 볼 수 있는 프리뷰 전시는 14일부터 27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경매 참여는 케이옥션 회원 가입 후 서면, 현장, 전화 또는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가능하다. 2026/03/13
피카소와 미술 혁명 앙리 마티스…'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 앙리 마티스(1869~1954).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초 시각 예술의 혁명적인 발전을 이끈 그는 ‘색채의 거장’, ‘현대 회화의 창시자’, ‘야수파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16년 이브 생로랑 소장품 경매에서 마티스의 1911년작 ‘푸른색과 핑크빛 양탄자 위의 뻐꾸기’는 3590만 유로(약 693억 원)에 낙찰돼 당시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8년 록펠러 부부의 ‘황금 컬렉션’ 경매에서는 ‘목련 옆의 오달리스크’가 8070만 달러에 팔리며 그의 작품 가치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마티스의 그림을 떠올리면 먼저 강렬한 색과 평온한 화면이 떠오른다. 밝은 색채와 단순한 형태, 그리고 화면 전체를 감싸는 안정감 때문에 그의 삶 역시 평온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생애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평생 지병을 안고 살았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으며, 말년에는 큰 수술 이후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마티스는 원래 법학도였다. 아버지가 북프랑스 보앵안베르망두아에서 운영하던 식료품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파리로 가 법학을 공부했고 법학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러나 병상에서 처음 붓을 잡은 경험이 그의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상드린 안드루스의 '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은 이러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끝내 기쁨을 선택한 한 예술가의 태도를 따라간다. 책은 마티스를 단순히 ‘색채의 거장’이나 ‘야수파의 대표 화가’로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어떤 질문을 붙들고 작업을 이어갔는지에 주목한다. 마티스가 평생 반복한 질문은 단순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는 고통을 작품의 주제로 확대하기보다, 그 조건 속에서도 가능한 감각과 감정을 찾아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현실을 몰랐기 때문에 밝은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밝다. 책은 색채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그의 시선을 차분히 풀어낸다. 마티스에게 중요한 것은 색의 수가 아니라 색들 사이의 관계였다. “몇 가지 색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음악이 일곱 개의 음으로 이루어지듯 말이다.” 말년에 이르러 그는 종이를 오려 붙이는 ‘컷아웃’ 작업에 몰두한다. 거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그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 종이에 채색을 한 뒤 형태를 오려 붙이는 이 작업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색과 형태의 관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었다. 단순한 색종이 작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평생 축적된 탐구가 압축된 결과였다. 마티스는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균형과 순수의 예술을 추구한다. 지치고 피폐해진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평화와 휴식을 느끼길 바란다.” 불안과 피로가 일상이 된 시대에도 그의 그림이 여전히 위로가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책에는 70여 점의 도판이 고급지(아르떼울트라화이트)에 인쇄돼 작품의 색감과 질감을 비교적 충실하게 담아냈다. 이 책 '앙리 마티스, 춤으로 완성한 삶의 기쁨'은 한 거장의 전기를 넘어, 삶의 무게 속에서도 기쁨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용히 보여준다. 2026/03/13
25만년 전 전곡리 구석기인, 42㎝ 거대 '주먹찌르개' 왜 만들었나 길이 42㎝, 무게 10㎏. 전곡선사박물관이 12일 공개한 '초대형 주먹찌르개'는 구석기시대 석기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크기다. 지금까지 국내외 합계에 보고된 양면석기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무거운 사례로 평가된다. 이 석기는 연천 전곡리 85-12번지 구석기 유적 최하층에서 발견됐다. 약 25만~20만년 전 형성된 지층에서 나온 것으로 전곡리 유적에서도 가장 오래된 층위에 속한다. 비슷한 사례로는 아프리카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길이 31㎝(약 3.7㎏)석기나 유럽 아라고 유적에서 출토된 길이 33㎝ 석기가 있지만, 이번 유물은 그보다도 크다. 이처럼 거대한 석기가 왜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해외 사례들은 초대형 석기가 의례용 도구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전곡리 유물은 형태와 제작 방식에서 다른 성격을 지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기술 과시설이다. 단순한 생존 도구라기보다 "이 정도의 석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제작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물건이었을 가능성이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인류 진화 과정에서 먹고 사는데 직접적인 필요와는 별개로 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된 도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기능과 형태를 함께 고려해 제작된 도구였을 가능성이다. 형태와 날의 구조를 보면 실제 작업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기능과 디자인이 잘 결합된 물건을 우리는 흔히 ‘명품’이라고 부른다"며 "이 석기 역시 단순한 생존 도구를 넘어 제작자의 기술과 완성도가 함께 반영된 결과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기능만을 따지면 그렇게 복잡한 디자인이 필요 없는데, 예술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만들어졌기에 이 주먹도끼를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료 또한 특징적이다. 전곡리 유적에서 발견되는 석기는 보통 규암 자갈돌로 만들어지지만 이 주먹찌르개는 가공이 쉽지 않은 화강 편마암으로 제작됐다. 이 관장은 "인류 진화를 환경 적응 과정이라고 봤을 때 규암제 자갈돌을 가져다가 주먹도끼를 제작한 것은 결국 이 지역에 있는 원재료 돌에 가장 완벽하게 적응한 첨단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짱돌이란 어마어마하게 단단한 돌을 가져다가 깨서 (유럽의 인류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석기를 만드는 것은 더 고난도의 어려운 행위"라며 "당시에 호모 에렉투스의 한 갈래가 한반도에 들어와 한탄강 주변 돌들로 만든 주먹도끼는 환경에 적응하는 치열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현재 석기 표면의 사용 흔적을 분석하는 '쓴자국(Use-wear) 분석'과 실험고고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개막하는 특별전 '땅속의 땅, 전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2026/03/12
길이 42㎝ '초대형 주먹찌르개' 첫 공개…전곡선사박물관 전시 개편 경기 연천의 전곡선사박물관이 상설전시실을 전면 개편하고 길이 42㎝에 달하는 초대형 '주먹찌르개'를 처음 공개했다.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은 '경기도 도립뮤지엄 콘텐츠 확충 2년 차 사업'의 일환으로 상설전시실 구석기 전시대를 새롭게 단장했다. 이번 개편 전시에서는 전곡리 유적의 최신 발굴 성과를 반영한 유물 약 100여 점이 새롭게 소개된다. 특히 2021년 진행된 전곡리 24차 발굴 조사에서 발견된 유물 가운데 길이 42㎝, 무게 약 10㎏에 달하는 화강편마암제 '초대형 주먹찌르개'가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박물관은 이 유물이 고인류의 도구 제작 목적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곡리 선사유적은 1978년 한탄강 일대에서 구석기 시대 주먹도끼가 발견되며 알려진 곳으로,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확인된 유적이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 개편에서 관람객 중심의 전시 방식도 도입했다. 기본 설명과 심화 Q&A, 어린이 질문 코너로 이어지는 '3단계 텍스트 구조'를 통해 관람객이 스스로 전시 내용을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전곡리 주먹도끼 최초 발견자인 그렉 보웬의 보고서 원본 등을 소개하는 '전곡리 아카이브.zip'코너를 새로 마련하고, 석기를 3차원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전시와 인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 등도 선보인다. 수어 도슨트 영상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전시물을 확대하는 등 전시 접근성도 강화했다. 전시 개편을 담당한 김소영 학예연구사는 "이번 상설전 개편은 전곡리 유적이 지닌 학술적 성과를 대중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한 결과"라며 "관람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선사·인류학 교육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관 15주년을 맞는 박물관은 오는 5월 2일부터 10월까지 기획전 '땅속의 땅, 전곡'을 열고, 하반기에는 기증 유물을 중심으로 한 야외체험관도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한용 관장은 "구석기축제를 제외해도 연간 약 15만 명이 전곡선사박물관을 찾고 있으며 선사유적 방문객까지 합치면 약 40만 명이 방문한다"며 "연천군이 전곡리 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3/12
'스머프 마을' 닮은 미술관…금나래공원 안 ‘서서울미술관’ 개관 만화 ‘스머프 마을’처럼 언덕 아래 숨은 집을 떠올리게 하는 미술관이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등장했다. 금나래중앙공원과 맞닿은 ‘서서울미술관’은 구릉처럼 이어진 낮은 건물로 산책하다 자연스럽게 들르는 열린 미술관이다. 기존 미술관이 건물의 위용을 강조했다면 서서울미술관은 공원 속 시설처럼 낮은 자세로 자리 잡았다. 미술관은 공원 풍경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편하게 찾는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12일 서울 서남권 첫 공립 미술관인 ‘서서울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의 8번째 분관이다. 금천·구로·영등포 등 서남권 지역 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한 거점 공간으로 조성됐다. 서남권 시민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집 가까운 곳에서 뉴미디어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전시장이다. 시민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출퇴근이나 산책 등 일상적인 동선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마주하도록 설계됐다. 연면적 7186㎡ 규모의 저층형 미술관으로 지하 2층·지상 1층 구조다. 2015년부터 건립 준비를 시작해 10여 년 만에 개관에 이르렀다. 공원 지형을 따라 이어지는 건물 형태와 다방향 진입 동선을 통해 어디서나 오르내리며 공간 속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은 더시스템랩의 김찬중 건축가가 맡았다. 올해로 서울시립미술관 8개관을 구축한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서서울미술관은 서울 서남권 첫 공립 미술관이자 서울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라며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매체와 언어로 인식하고 이를 실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시와 연구, 수집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한국 뉴미디어아트와 다원예술의 흐름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서울미술관은 △새로운 매체와 언어를 실험하며 뉴미디어 아트의 미래를 열어가는 미술관, △서남권 중심의 지역 문화 연구와 열린 협력 위에서 공진화하는 미술관, △문화소외계층 접근성을 확대하는 편리하고 안전한 일상의 미술관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서울역사박물관 출신으로 서서울미술관 초대 관장을 맡은 박나운 관장은 “서서울미술관은 서남권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소외 없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국어 안내, 쉬운 글 해설, 수어·문자 통역, 화면 해설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관람 환경의 장벽을 낮추고 포용적인 전시 환경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관과 함께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퍼포먼스 전시 ‘호흡’은 곽소진, 그레이코드, 김온, 남정현, 이신후, 정세영, 조익정, 탁영준, 황수현 등 27명(팀)의 작가가 참여해 인간과 환경을 ‘호흡’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공기를 매개로 생명과 환경, 인간의 행위와 사회적 관계를 탐구하는 퍼포먼스 중심 전시다. 또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전시는 서서울미술관의 건립 과정과 서남권 지역의 시간을 ‘기억의 기록’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한다. 김태동, 무진형제, 브이엔알, 신지선, 컨템포로컬 등이 참여했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야외 전시인 서서울미술관 프로젝트V의 첫 번째 무대, '세마 프로젝트V_얄루' 6월까지 미술관 앞 잔디마당에서 펼쳐진다. 오는 5월에는 뉴미디어 소장품전 ‘서서울의 투명한 기계’가 열릴 예정이다. 미술관의 주요 뉴미디어 작품을 선보이며 네트워크와 기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한편 서서울미술관 전시 공간은 지상 1층 전시실과 지하 1층의 2개 전시실 등 총 3개로 구성됐다. 미술관 로비와 1층 공간은 투명한 유리를 통해 공원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공원의 녹지가 미술관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개방감을 준다. 은빛 외벽 파사드는 ‘해머드 스테인리스 스틸(Hammered Stainless Steel)’ 패널을 사용했다. 울퉁불퉁한 금속 표면이 나무와 하늘, 계절의 변화를 은은하게 반사해 건물이 도드라지기보다 공원의 배경처럼 어우러지도록 설계됐다. 전시실 1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아우르는 높은 층고의 공간이다. 롤스크린을 통해 외부 풍경이 보이는 개방형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스크린을 내리면 화이트박스 전시실로 전환되는 가변형 구조를 갖췄다. 지하 1층의 다목적홀은 공연·강연·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동쪽의 미디어랩은 디지털 기반 예술을 창작하고 실험하는 공간으로,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라는 서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2026/03/12
日 '유스컬처 아이콘' 베르디, 4월 롯데뮤지엄서 첫 개인전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롯데뮤지엄은 일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 베르디(VERDY)의 첫 미술관 개인전 ‘I Believe in Me’를 4월 24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스트리트와 미술,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베르디의 작업 세계를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대형 조각 신작과 드로잉, 네온 작품, 설치 작업 등 약 350여 점을 선보이는 최대 규모 전시다. 베르디(39)는 일본 오사카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캐릭터와 타이포그래피를 결합한 독자적인 시각 언어로 동시대 유스 컬처의 감수성을 표현해왔다. 1990년대 일본 우라하라(Urahara) 패션 문화와 펑크 록,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영향을 바탕으로 형성된 그의 그래픽 세계는 스트리트 문화에서 출발해 패션과 디자인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는 ‘I Believe in Me’라는 제목 아래 외부 기준이 아닌 자신의 감각을 신뢰해온 작가의 태도를 조명한다. 그래픽과 캐릭터, 타이포그래피, 협업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베르디의 시각 세계를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전시에서는 크레용 드로잉 100점과 3D 캔버스 작품, 판화 70여 점, 조각 22점과 벌룬 설치 작품, 네온 작품 등이 공개된다. 일본에 위치한 작가의 실제 작업 공간을 재현한 ‘VERDY STUDIO’ 섹션도 마련해 창작 과정과 작업 세계를 함께 소개한다. 202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