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엔joy⑤] 씨름·강강술래·한복 체험…추석 흥취, 국립민속박물관이 제격 온가족이 모여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제기를 차고, 손수 빚은 송편을 나누던 한가위의 풍경. 올해 추석 연휴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이런 정겨운 장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은 4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추석한마당 '한가위는, 민속이지!'를 개최한다. 세시 풍속과 민속놀이, 공연, 전통 한복 체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추석한마당은 단순한 전시나 체험을 넘어, 세대를 아우르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자리다. 씨름과 농악의 흥, 한복의 고운 자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하는 가족의 시간은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을 떠올리게 한다. ◆씨름·전래놀이·공예 체험…아이와 어른 모두 즐기는 마당 박물관 본관 앞마당에서는 대한씨름협회가 주관하는 '한가위배 씨름대회'가 열리고, 씨름 교실도 운영된다. 힘과 기술이 어우러진 전통 씨름의 매력을 경험하고 풍성한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에서는 '가족대항 전래놀이 릴레이'가 열린다. 제기를 차고, 팽이를 돌리고, 윷가락을 던지며 엄마·아빠와 함께 경쟁하는 순간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된다. 민화 손거울과 매듭 키링, 호랑이 부채 종이접기 등 공예 체험도 마련돼 있다. 체험을 마치면 본관 로비 포토존에서 보름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하루를 기록할 수 있다. ◆흥겨운 무형유산 공연으로 달빛 아래 춤사위 추석의 백미는 흥겨운 공연이다. 5일에는 국가무형유산 평택농악의 길놀이가 행사의 막을 열고, 해남 우수영 강강술래에서는 관람객들이 손에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달빛 아래 춤사위를 함께한다. 7일에는 안동포 보존회의 삼베길쌈 시연으로 전통 직조의 손길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이어 '인류무형유산 대동제'가 1부와 2부로 나뉘어 펼쳐진다. 실내에서는 궁중무용 검기무와 포구락이, 야외에서는 처용무·농악·강강술래가 무대를 채운다. 무형유산이 현재의 관람객과 어우러지는 순간, 한가위의 흥은 절정에 달한다. ◆전통한복 곱게 입고 '추석빔' 즐기기 추석에는 새 옷을 입는 풍습이 있다. 이를 잇기 위해 박물관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전통한복 곱게 입기 체험을 준비했다. 4일과 5일 양일간 진행되는 이 체험에서는 전통한복을 입는 순서와 고름 매는 방법을 직접 배울 수 있다. 고운 한복 자태를 뽐내며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면, 그 자체로 한가위 선물이 된다. ◆파주에서도 이어지는 '늘 한가위'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로30)에서도 5일과 7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행사가 열린다. 보름달 모양 자개 키링, 전통문양 비즈 팔찌, 나비 촛대 만들기 같은 만들기 체험과 더불어 중국의 죽방울, 일본의 켄다마 등 한·중·일 전래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3일부터 9일까지 연휴 기간 내내 상시 운영되는 '자율활동지 탐험'과 달맞이 포토존도 주목할 만하다. 개방형 수장고와 민속아카이브센터를 돌아다니며 문제를 풀고 단서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가위 풍속을 배우고, 달토끼와 보름달을 배경으로 소원을 비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행사와 관련된 세부 일정과 참여 방법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추석 당일인 10월 6일은 휴관한다. 2025/10/04
케데헌 더피 원조, 미술관에도 있다..리움·가나아트 '호랑이' 전시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송편처럼, 호랑이 그림도 세대를 이어온 한국인의 상징물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과 국립중앙박물관 호랑이 굿즈 열풍에 맞춰, 미술관들도 한국적 호랑이 도상으로 응답한다. ‘호돌이’와 ‘수호랑’을 지나 케데헌의 ‘더피’·‘수지’로 이어진 한국형 호랑이 아이콘을 이번에는 리움의 ‘호작도’와 가나아트센터의 ‘호랑이’에서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전통 호랑이 그림 속을 거니는 산책은 어떨까. ◆리움미술관 ‘까치호랑이 虎鵲’ 리움은 이번 전시에서 호랑이와 까치를 주제로 한 회화·민화 7점을 선보인다. 하이라이트는 1592년작 ‘호작도’. ‘임진년에 그렸다’는 기록이 남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까치호랑이로, 민화 이전 정통 회화 형식의 원류다. 산에서 내려오는 호랑이(출산호), 새끼를 낳자 놀라는 새(경조), 새끼를 기르는 장면(유호)이 한 화면에 어우러져 있다. 19세기 민화 계열의 ‘호작도’도 전시된다. 단순한 선과 해학적인 표정으로 ‘피카소 호랑이’라 불리며, 19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 ◆ 가나아트센터 스페이스97 특별기획 ‘호랑이’ 가나아트는 18세기 초부터 20세기까지 16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중국 화원회화 계열의 ‘호도’, 민화 연구자 조자용의 구장품 ‘용호도’, 호피무늬를 세밀하게 그린 ‘호피도 8폭 병풍’ 등 다양한 도상을 통해 호랑이 상징의 변용을 조명한다. 특히 가나문화재단 소장의 ‘호작도’는 ‘호돌이’ 모티브와 나란히 비교되는 작품으로, 까치호랑이 도상의 계보를 보여준다. ◆호랑이 그림의 기원 여러 설이 있으나, 중국에서 전래되어 한국에 정착했다는 견해가 가장 유력하다. 북송대에는 은자를 상징하는 호랑이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내려오는 ‘출산호도’가 제작되었고, 원대에는 까치(報喜, 기쁜 소식)와 표범(豹와 報의 발음 유사)을 함께 그려 새해의 길상을 기원한 ‘보희도’가 성행했다. 이 두 도상은 명대를 거치며 접목되었고, 17세기를 전후해 조선에 본격적으로 들어와 김홍도의 ‘맹호도’를 위시한 화원회화 계열로 이어졌다. 이후 조선 후기 생활문화와 결합하며 민간으로 확산되었다. 초반에는 까치가 단순한 배경 요소였으나, 후대로 갈수록 백성을 뜻하는 까치와 양반·관리를 빗댄 호랑이의 대비가 풍자성을 띠었고, ‘영리한 까치에게 골탕 먹는 호랑이’ 같은 민담까지 더해져 해학적인 까치호랑이 민화가 대거 등장했다. ◆ 호랑이, 시대마다 소환되는 상징 호랑이는 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와 ‘수호랑’을 거쳐 최근 케데헌 캐릭터 ‘더피’·‘수지’로 다시 태어났다. 이번 리움과 가나아트의 나란한 기획은, 호랑이가 수호와 벽사의 영물에서 민중 풍자, 그리고 오늘날 문화콘텐츠의 원형으로 변주되어온 과정을 증명한다. 2025/10/04
통영시립박물관, '통영 안정사' 특별전 개관…유물로 보는 공간과 의례 문화 展 경남 통영시 도천동에 소재한 통영시립박물관이 '통영 안정사 특별전'을 개관했다. 통영시는 지난 2일 통영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통영 안정사, 유물로 보는 공간과 의례 문화 展' 개막식을 개최했다. 개막식에는 허대양 통영시 부시장, 배도수 통영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통영시 도·시의원과 대한불교법화종 총무부원장 현묵스님 등 불교관계자 등 많은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통영 안정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전해지며, 조선 후기에는 통제영에 소속된 승병 사찰로 기능했다. 이는 단순한 신앙 공간을 넘어서, 군사적 위기 상황에서 승려들이 병역 의무를 수행하며, 지역 방어에 참여하는 구조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불교의례 전승의 중심 사찰 역할 및 20세기 초에는 경전과 기도문을 목판으로 간행하며 출판·교육 기능도 수행했다. 이번 전시는 천년 전부터 이어온 전통 사찰 안정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자랑스런 우리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전시 1부는 안정사, 시간 속에 깃든 불심, 2부는 불상, 성물 그리고 성스러운 공간, 3부는 의식으로 피어난 미술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안정사지, 현판, 경상남도 유형유산으로 지정된 금송패 등이 전시되며, 금송패는 안정사가 조선 왕실로부터 하사받아 산림 보호 및 봉산 관리권을 부여받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안정사 현판을 통해 삼도수군통제영과 지역 유력자들이 불사에 시주자로 참여함으로써 국가, 지방, 행정, 민간신앙이 함께 작동한 복합적 사찰로 자리매김했음을 알 수 있다. 2부에서는 고려시대 제작된 혜위등광불과 복장유물이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2001년 도난당했다가 환수된 삼세불도가 관람객을 만난다. 고려시대 불상과 복장유물이 일괄적으로 함께 전시된 예는 극히 드물며, 복장유물은 일반적으로 부처님 내부에 있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 삼세불도는 영조 28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 2001년 도난당했다가 2014년 한 경매에 나왔다가 회수됐다. 2016년 안정사에 환수됐으며, 환수 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3부에서는 의례에 사용된 동종, 향로 등 다채로운 유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안정사 동종의 경우 국가유형유산 보물로 지정돼 있다. 안정사 동종은 선조 13년인 1580년 전라도 담양추월산용천사에서 제작된 것으로, 제작시기와 장소가 명문으로 남아있으며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타면서 안정사로 가져왔다. 통영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통영의 불교문화와 안정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026년 3월 29일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2025/10/04
추석 연휴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3000명 달리고 패션쇼도 추석 밤, 한강 위로 빛의 강이 흐른다. 뚝섬한강공원이 국내 최대 규모 레이저아트 축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3일부터 12일까지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축제는 ‘빛의 스펙트라(Spectra of Light)’를 주제로, 교량·숲·광장·수변무대·장미원 등 뚝섬 전역을 레이저·조명·사운드와 결합한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채운다. 이번 전시의 아트디렉터는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2022)를 이끈 이승아가 맡았다. 참여 작가는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툰드라(TUNDRA), 비디오 파즈(Video Phase), 유환 등이 이름을 올렸다. 툰드라의 ‘우리가 초원을 떠난 날’은 리듬감 있는 빛의 잔상으로 환상적 풍경을 연출하고, 비디오 파즈의 ‘비트 온’은 관람객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유환의 ‘빛의 터널’은 청담대교 하부 공간을 따라 전개되는 몰입형 설치작품으로, 지하철이 지나갈 때마다 빛의 흐름이 공간을 물들이며 관람객에게 특별한 체험을 제공한다. 올해는 고려대·경희대·이화여대 학생들이 국내 중견 미디어아티스트 노진아, 이석준, 이예승, 이창원과 함께 제작한 ‘빛조형 작품’도 선보인다. 추석맞이 ‘빛놀이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돼 시민 참여의 장을 넓힌다. 11일에는 시민 3000명이 LED 아이템을 착용하고 5km를 달리는 ‘라이트 런’이 진행된다. 참가비 일부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기부금으로 쓰인다. 전날(10일)에는 ‘빛섬 패션 공모전’과 대학생 연합회'[O.F.F.'의 ‘라이트 패션쇼’가 열려 전야제를 장식한다. 10~11일에는 과학자·작가·기업인이 참여하는 ‘빛섬렉처’도 마련된다. 곽재식 화학자, 심채경 천문학자, 김경일 인지심리학자 등이 빛과 기술의 의미를 짧은 강연으로 풀어내며, 닐로·이예준 등이 공연으로 가을밤 분위기를 더한다. 이 밖에도 서울마이소울샵 팝업 부스, 기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스키피 체험존 등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2025/10/03
날씨처럼 변주되는 색채…학고재, 김은정 '말, 그림' 작가 김은정(39)의 회화는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자연 현상에서 출발한다. 화려한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 '부리 물고기 뿌리'는 화면 위에 겹겹이 쌓인 붓질로 살아 움직인다. 나뭇잎과 꽃, 하늘이 뒤섞이는 결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붓의 속도감은 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듯한 생동감을 전한다. 특히 푸른 톤에 분홍과 노랑이 번져 들어가는 방식은 ‘회화적 맛’ 그 자체로, 시각적 경험을 넘어 피부로 감각되는 회화의 육체성을 드러낸다. '한강의 초록비'에서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자줏빛 하늘과 초록 갈대, 차갑게 놓인 바위와 인물들은 무겁고 고요한 정서를 풍기지만, 주변 색채의 흔들림은 정지된 화면 속에도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 작품에서 붓질은 개별적 표현을 넘어 인물과 풍경을 묶어내는 리듬으로 작동하며, 긴장과 정적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작가에게 바람과 구름, 햇빛과 비는 단순한 풍경의 요소가 아니라 삶의 불확실성과 유동성을 비추는 거울이다. 2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에서 개막한 개인전 '말, 그림'은 회화 40여 점을 선보이며, 언어와 감각, 설명과 이미지가 서로를 비추는 긴장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방식을 탐구한다. 김은정은 “‘말’이라는 논리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 이해하거나 설명하기 이전의 상태에서 나는 ‘그림’을 통해 지각(존재)의 방식을 드러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책장을 넘기듯 분리되면서도 연결된 화면을 통해 '세계를 한눈에 다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림과 그림 사이, 여백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와 감각은 관람자로 하여금 이미지를 읽는 동시에 공간을 가로지르는 경험을 하게 한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 열린다. 김은정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부터 '찬다 프레스'를 설립·운영하며 여러 권의 책을 펴냈고, '난민둘기'(2021)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책방에 입고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일현 트래블 그랜트 수상 작가로 선정됐다. 2025/10/02
호리아트스페이스, 가을 기획전…회화·도예·설치 8명 작가 전시 회화·도예·설치가 한데 모여 기억과 감정을 물질로 번역한다.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가 가을 기획전 '기억의 표면: 물성과 감정'을 열고 여덟 명의 작가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 도예,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선보이는 작업을 통해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기억과 감정을 감각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강목, 강영탁, 권지영, 김희주, 송하영, 윤지훈, 정성준, 진환민 작가가 참여했다. 작가들은 각자의 삶에서 길어 올린 경험과 정서를 재료의 물성으로 환원하며, 회화와 도예,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선보인다. 호리아트스페이스 김나리 대표는 “그동안 신진, 중진, 원로 작가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고 신진 기획자를 후원하는 전시를 선보였다면, 이번 기획전은 회화, 도예,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여 동시대적 감성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기억을 언어가 아닌 감각으로 포착하고, 물질로 감정을 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관람자는 작품 사이를 거닐며 각기 다른 기억의 온도를 체감하게 된다. 전시는 31일까지 열린다. 2025/10/02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기후 위기 시대 예술' 국제 심포지엄·워크숍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이 오는 24일 중강당에서 국제 심포지엄 '기후 위기 시대의 예술, 시간, 그리고 바다(Maritime Imaginary in the Age of Climate Emergency)'를 연다.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학자, 큐레이터, 행동가들이 참여해 해양을 매개로 한 연구와 실천 사례를 공유한다. 런던 테이트모던 관장(2016~2023)을 지낸 프란시스 모리스(Frances Morris CBE·현 갤러리기후연합 의장, 이화여대 석좌교수), 마드리드 TBA21 재단의 다니엘라 지만(Daniela Zyman) 예술감독,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 세인즈버리 센터의 존 케네스 파라나다(John Kenneth Paranada) 큐레이터가 해외 연사로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신형철 한국 극지연구소 소장, 허창회 이화여대 석좌교수(기후환경융합연구원장), 박은영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이찬웅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발표와 토론을 맡는다. 25일에는 연계 워크숍이 비공개로 열린다. 건축과 인류학을 바탕으로 해안 도시 개발을 연구하는 치트라 V(Chitra V·호주국립대) 강사의 발표에 이어, 국내 젊은 큐레이터(백지수·유승아·유지원·임수영·최주원)와 이화여대 대학원생들이 소규모 그룹 프로젝트를 기획·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경원 조형예술대학장은 “이번 심포지엄과 워크숍을 통해 기후 위기라는 전 지구적 상황에 응답하며, 시간과 생태, 공존의 가능성을 바다를 경유해 새롭게 논의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10/02
서울대미술관, '차원확장자'展…예술의 언어로 확장되는 코드 '차원'은 단순한 공간을 뜻하지 않는다. 기술의 조건, 예술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 작품을 경험하는 방식을 아우르며 차원을 확장하는 기획전 '차원확장자: 시·이미지·악보·코드'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열린다. 서울대학교미술관(관장 심상용)은 1일부터 11월 23일까지 '차원확장자: 시·이미지·악보·코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상, 백남준, 구자명, 김호남, 김은형, 정수정, 윤향로, 기민정, 전소정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해 약 60점을 선보인다. 출품작은 ▲이상의 실험적 시 ▲백남준의 텍스트 악보 ▲컴퓨터 운영체제와 바이러스를 모티프로 한 구자명의 설치 ▲인터넷 신호의 지연과 울림을 공간화한 김호남의 설치 ▲철학적 개념과 신화를 실뜨개처럼 엮어낸 김은형의 벽화 ▲보쉬를 연상케 하는 정수정의 환상적 회화 ▲이미지 생성과 유통의 조건을 반영한 윤향로의 '유사회화' ▲종이와 유리로 회화적 공간을 확장한 기민정의 회화 ▲이상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전소정의 영상 등이다. 서울대학교미술관은 "시는 기록되고 낭독되며 감각을 드러내고, 악보는 표기되고 연주되며 울림을 낳는다. 코드는 작성되고 실행되며 현실을 변형하고, 이미지는 만들어져 보는 순간 실행되며 감응을 일으킨다"며 "이번 전시는 물질성과 비물질성을 넘나드는 코드들의 실행력을 예술을 통해 탐색한다"고 밝혔다. 2025/10/02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특별 상영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故 김창열(1929~2021)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를 오는 10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관 MMCA영상관에서 특별 상영한다. 총 12회 상영으로, 매주 수·금·토요일 오후 3시에 만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한 인간의 고뇌이자 한국 미술사에 독보적 흔적을 남긴 김창열을 온전히 마주하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영화”라며 “관객들이 김창열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김창열의 아들이자 영화감독인 김오안이 프랑스의 브리지트 부이요 감독과 공동 연출해 2022년 발표했다. 4년여 간의 촬영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의 긴밀한 대화를 담아내며, 작가의 삶과 예술적 고뇌를 입체적으로 재조명한다. 물방울 회화의 집요한 반복과 그에 깃든 철학을 따라가면서, 예술과 기억, 상처와 치유의 문제를 묻는 시네마 에세이로 평가받는다.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제28회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트스케이프 부문 공식 초청,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신진감독상, 제61회 크라쿠프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실버혼상 등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관람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2일 오후 6시부터 사전 예약 가능하다. 매회 선착순 90명 온라인 예매와 현장 신청 30명으로 무료 운영된다. 한편, 김창열의 작고 이후 첫 대규모 회고전 ‘김창열’은 오는 12월 2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2025/10/02
한국, 이집트 CIAD 첫 주빈국…강익중·세오시 등 6인 특별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박창식)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제 ‘카이로 국제 아트 디스트릭트(Cairo International Art District, CIAD)’에 한국이 주빈국(GUEST COUNTRY) 제도의 첫 대상국으로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CIAD는 이집트 대표 문화기획사 아르데집트/컬쳐베이터(Art D’Égypte / Culturvator)가 주관하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로, 매년 카이로 도심 곳곳의 전시 공간에서 세계 각국 현대미술을 선보인다. 올해에는 12개국 작가들의 100여 점 작품이 다운타운 5개 전시에 걸쳐 소개되며, 국제적 예술 교류의 장을 펼친다.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은 한-이집트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 ‘Confluence(만남)’을 준비했다. 오는 12일부터 11월 2일까지 카이로 다운타운 코닥 패시지(Kodak Passage)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강익중, 최지윤, 박종규, 이혜민, 세오시, 주소원 등 한국 현대미술 작가 6인이 참여해 22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두 문명의 역사와 전통이 현대미술 속에서 만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기획 의도를 담았다. 참여 작가들은 회화·설치·디지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통을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동시대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재해석한다. 개막일인 12일 오후 5시에는 이집트 문화예술계 인사와 외교 사절단을 초청한 ‘Flavors of Korea: A Culinary Evening’ 행사가 마련돼, 한국의 맛과 예술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적 문화교류 무대를 선보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이번 전시는 한국과 이집트가 공유하는 역사적 자부심을 바탕으로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사유하며, 미래를 향한 미적 대화를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