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 이야기꾼' 유홍준 '안목'…대구간송미술관서 특별강연 '한국 미술사 최고의 이야기꾼' 유홍준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오는 16일 오후 3시 대구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강당에서 특별강연한다. 간송미술관의 신규 강좌형 교육 프로그램 ‘간송-인사이트’의 첫 회차로 마련됐다. 4월부터 9월까지 총 3회에 걸쳐 운영되는 이 강좌는 간송 전형필의 수집 철학과 소장품에 담긴 역사적·미적 가치를 탐구한다. ‘미술관을 즐기는 세 가지의 눈’이라는 전체 기획 아래 유홍준 교수는 이번 특강에서 '안목 眼目: 옛 그림을 보는 눈'을 주제로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의 주요 회화 작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의도, 조형적 특징을 함께 살피며, 관람객이 예술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다. 각 회차에는 문화계 원로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관람객들이 예술 감상의 깊이를 더하고 인문학적 통찰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유홍준 교수 특강에 이어 ▲5월 16일 방병선 고려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감식안 鑑識眼: 간송의 도자 컬렉션', ▲ 9월 12일 김정화 서울공예박물관 초대관장의 '혜안 慧眼: 미술관에서 세상을 읽다'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강연 참여는 당일 전시 관람권 소지자 중 사전 신청자에 한해 가능하다. 사전 신청은 대구간송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오는 15일 오전 11시까지다. 정원은 100명으로 신청 인원이 초과될 경우 조기 마감될 수 있다. 2025/04/08
영국서 온 화가 소피 폰 헬러만 '축제'…'한방 침' 맞으며 완성한 휘몰이 벽화 "모두가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8일 스페이스K 전시장에서 만난 영국 런던에서 온 화가 소피 폰 헬러만(50)은 "영화나 이야기로만 듣던 한국에 와서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니 놀랍다"면서 "한국인은 서로 서로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다"고 했다. 신화와 역사, 문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받은 영감으로 작업으로 펼치는 소피 폰 헬러만은 특히 벽화 형식의 웅장한 회화로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영국과 독일을 오가며 자란 작가는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세계인이자 관찰자라고 했다. "두 언어를 병용하는 환경에서 글보다 익숙한 생각과 감정 표현 수단은 그림이었다"면서 "작품의 영감은 사소한 일상으로부터 출발하여 신화와 전설, 도시의 역사, 대중문화까지 아우른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여는 첫 전시도 우리가 잊고 있던 명절 ‘단오’를 비롯한 '축제'의 풍경을 참고한 20여 점의 신작 회화와 대형 벽화 작업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소피 폰 헬러만 개인전 '축제'는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강서구 마곡동)에서 9일 개막한다. 스페이스K 전시장은 휘몰아치는 색채로 압도한다. 높이 9m의 3면에 거대한 벽화를 그렸다. 한국에 머물며 8일간 작업한 벽화는 작가가 선보여온 벽화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비, 눈, 햇빛, 불과 같은 자연 현상을 대형 벽화로 그려 인물과 자연이 교감하는 축제의 풍경을 표현했다.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쉼 없는 노동 같은 작업은 작가의 팔을 고장 냈다. 캔버스가 아닌 벽에 직접 칠하는 작업은 팔꿈치 무리가 와 테니스 엘보로 고생하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한방 침'을 맞아가며 완성한 벽화다. 덕분에 전시장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 시킨 이번 전시는 전시 주제인 '축제'의 의미를 더욱 부각하고 있다. "저에게 축제는 곧 기념하는 것이고, 이번 전시도 기념 하는 자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소피 폰 헬러만은 "마침 전시 시작 직후가 제 생일"이라며 "그래서 삶을 기념한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소피 폰 헬러만의 회화를 통해 전통 절기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우리 나라 ‘단오’를 소환한다. 작가는 전시 시기와 맞물린 한국의 단오가 서구의 축제와 비슷하면서도 제의의 성격과 맞닿는 지점에 주목했다. 의식과 놀이로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공동체와 유대감을 다졌던 한국의 전통 축제에 관심을 가진 작가가 상상속에서 불러온 '단오'는 신명이 넘친다. 생생한 색채와 붓질로 생동감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끈다. ◆화가 소피 폰 헬러만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Kunstakademie Düsseldorf)에서 학사와 영국 런던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영국 런던과 마게이트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조형예술대학 (The State Academy of Fine Arts Karlsruhe)의 회화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4년 독일 베를린의 브뤼케 뮤지엄(Brücke Museum), 2010년 벨기에 드레를의 돈트-덴넨스 뮤지엄(Museum Dhondt-Dhaenens) 등에서 개인전을, 2021년 영국 마게이트의 터너 컨템포러리(Turner Contemporary)에서 2인전을 개최했고, 2024년 미국 뉴멕시코의 산타페 현대미술센터(Center for Contemporary Arts, Santa Fe), 2020년 중국 베이징의 엑스 뮤지엄(X Musuem), 2011년 영국 런던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중국 베이징 엑스 뮤지엄(X Museum) 등에 소장되어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배우 소유진이 오디오가이드에 재능기부로 참여해 전시 안내를 돕는다. 소유진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가이드는 네이버의 스트리밍 서비스 ‘오디오클립’을 통해 작품 이미지, 해설 텍스트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7월 6일까지 열린다. ◆ ‘스페이스K’는? 2011년 과천에서 시작한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이다. 2020년 9월 강서구 마곡동에 확대 개관한 ‘스페이스K 서울’은 예술을 활용한 코오롱의 차별화된 예술사회공헌 활동으로 그간 국내 신진작가, 재조명이 필요한 중견작가 등을 발굴해 전시 기회를 제공해 왔다. 또한, 국내에 덜 알려진 해외 작가 전시를 개최하는 등 예술가에게 지속적인 창작을 할 수 있는 지원과 후원을 통해 현대미술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2025/04/08
그림 보러 연희동 마실 가볼까…'2025연희아트페어' 개최 '2025 연희아트페어'가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연희동 일대 17곳 갤러리에서 열린다. 주최 주관사인 아터테인은 "2020년 11월 시작된 연희아트페어는 연희동을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러 갤러리들의 연합으로 진행되는 연례 행사"라며 "각 전시 공간과 공간을 이동하면서 동네 여행 다니듯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아트페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아트페어처럼 커다란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미술 시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동네를 거닐면서 즐길 수 있는 미술장터로, 17개의 갤러리에 총 250여 명의 작가가 참여 작품을 전시 판매한다. 2025 연희아트페어는 지난해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로부터 아트페어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아트러버 캠프II’로, 행사기간 진행되는 예비 컬렉터들의 모임이다. 11일 박승호 박서보재단 이사장의 '박서보와 연희동 이야기'를 시작으로 장웅조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의 지역문화와 연희아트페어에 대한 이야기가 행사기간 이어진다. 지난해에 이어 신진 작가들의 글쓰기 프로그램인 ‘ART Enpowerment II’도 열린다. 아터테인은 "‘연희아트페어’는 옆집에 사는 작가, 옆집에 사는 컬렉터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미술 뿐 아니라 서로의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장터를 지향한다"며 "‘연희’라는 지역명을 넘어 보다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이어진다는 의미를 가진 연희아트페어는 미술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5연희아트페어' 참여 갤러리 갤러리민트, 갤러리인, 갤러리인HQ, 갤러리호호, 박서보문화재단, 소노아트, 십의엔승, 아터테인, 아터테인에스, 인테그랄갤러리, 예술공간의식주, 플랫폼팜파, 플레이스막2, 플레이스막3, 투라이프, 씨엠지지컬렉션, 씨엠지지라운지 2025/04/08
즉카 한계 넘어선 '인스탁스 와이드 에보' 첫선[팔레트] 한국후지필름(대표 이형규)이 '인스탁스 와이드 에보'를 8일 후지필름 몰에서 출시했다. 와이드 포맷 최초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광각 모드, 필름&렌즈 효과 등이 적용된 아날로그 사진 촬영과 핸드폰 사진 인화가 가능하다. 넓이가 미니 필름의 2배인 '와이드 필름'을 사용해 와이드 앵글 촬영도 된다. 필름 효과와 렌즈 효과 각 10가지, 필름 스타일 6가지를 고르는 버튼, 1~100까지 감도를 조절하는 다이얼, 와이드 앵글 스위치 등을 활용한 아날로그 감성의 조작 방식으로 촬영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인스탁스 최초로 1600만 화소 센서를 장착해 화질이 더욱더 선명하다. 키 메시지인 'MAKE EVERY SHOT A MASTERPIECE'(모든 샷을 걸작으로)를 중심으로 즉석 카메라 이상의 영감을 준다. 30~40대를 메인 타깃으로 하면서 취향을 완성하는 카메라이자 소장 가치 높은 오브제로서 차별화한다. 젠더리스한 블랙 베이스와 메탈 소재를 결합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해 사진 애호가 남성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한다. 특히,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 세계 유저와 소통하며, 자신의 사진 작품과 필름과 렌즈 효과 조합인 '필름 레시피'를 공유할 수 있다. 출시 기념 이벤트도 풍성하다. 먼저, '프라이빗 온라인 사진 클래스'에 초대한다. 와이드 에보를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를 위해 전문 사진작가가 기본 개념부터 실습까지 종합적으로 알려준다. ▲제품 기능 소개 ▲즉석 카메라 활용법 ▲다양한 효과 조합으로 나만의 감성 프레임 찾기 ▲인물 촬영 ▲풍경 촬영 등 다채로운 커리큘럼으로 구성한다. 다음은 특별 사진전 '와이드 에보, 작품이 되는 순간'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5층 '291 포토그랩스'에서 8~30일(14일 백화점 휴관일 제외, 평일 오후 1~8시·주말 오전 11시~오후 8시) 개최한다. 와이드 에보로 촬영한 작품을 전시하고, '체험존'과 '촬영존'을 갖 관람객이 직접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인스탁스 와이드 에보는 인스탁스 미니 에보의 디지털-아날로그 하이브리드 기술을 와이드 필름 포맷에 적용해 업그레이드됐다"며 "단순히 추억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개인 취향과 예술적 감성을 담아내려는 고객에게 최적화했다. 보다 깊이 있고, 감도 높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인 만큼 사진에 진심인 모델과 함께 각종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많은 기대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2025/04/08
화장실 벽에 그려진 '풍선 든 소녀'…뱅크시 작품? 런던에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의 신작으로 추정되는 그라피티가 등장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런던의 한 폐쇄된 화장실 외벽에 변기 시트 모양의 금색 풍선을 들고 있는 소녀의 그림이 발견됐다. 해당 그라피티는 런던의 패링던(Farringdon) 지역에서 포착됐다. 일부 전문가들이 해당 그림에 뱅크시 특유의 화풍이 드러나 있다며 그의 신작으로 추정했다. 그라피티가 그려진 화장실을 내려다볼 수 있는 스낵바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의문의 남자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 남자에게 계란 베이컨 롤을 만들어줬다"며 "작업복을 입고 안경과 모자를 쓴 평범한 40대 백인 남자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장소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남성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그라피티 옆에는 '작품을 훼손하거나 제거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뱅크시를 후원하는 조직인 페스트 컨트롤 오피스(Pest Control Office)는 작품의 진위를 공식 절차에 따라 확인하고 있다. 인근 주민은 "뱅크시 작품이 맞다면 집값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일부 주민은 "만우절 장난인 것 같다", "뱅크시 작품의 퀄리티는 아니다"라며 뱅크시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런던 북쪽에서 뱅크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포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년 전에는 런던의 핀즈베리 파크(Finsbury Park)에서 뱅크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발견됐다. 2025/04/08
[미술전시]갤러리바톤 7명 기획전· 표갤러리 12명 그룹전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에 위치한 갤러리바톤은 오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 그룹전을 개최한다. 국내외 7명의 작가를 소개하는 기획전으로, 앤디 피셔(Andi Fischer), 막스 프리징거(Max Frisinger), 노에미 구달(Noémie Goudal), 조나단 몽크(Jonathan Monk), 루도빅 은코스(Ludovic Nkoth), 노충현(Roh Choong Hyun), 리너스 반 데 벨데(Rinus Van de Velde)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표갤러리는 7일부터 5월 3일까지 ‘Uncharted Spectrum’ 그룹전을 펼친다. 조나단 브롭스키, 권현진, 노세환, 김태호, 임지빈, 오병재, 지희킴, 전은숙, 노정란, 베리킴, 버튼 모리스, 이본느 보그 등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는 색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일부 작품은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설치 작품으로 감정의 유동성을 실시간으로 구현한다. 2025/04/07
"추상화는 자기 모습 없는 자화상"…설원기 '작품 설명'展 “작품은 무엇이 보인다는 것 보다 어떻게 보는 게 더 중요하다." 화가 설원기(74)는 작품 설명을 요구한 지인(컬렉터)덕분에 이번 전시는 제목을 아예 '작품 설명'으로 달았다. 가끔 듣는 질문으로 평소엔 답을 피하는 편이었지만, 진지하고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장문을 설명 글을 보낸 바 있다고 했다. 추상화. 무엇을 보아야 할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설원기 화백은 "추상이 어렵게 느껴지는 까닭은 우리의 익숙함에 충격을 주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추상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고, 추상 작품을 대할 때 이러한 어려움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길 바란다"는 그는 “'어려움의 자연스러움'을 이번 전시에서 경험하길 바란다"고 했다. '작품 설명(Explanation of My Painting)'으로 펼치는 설원기 개인전은 오는 9일부터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린다. 추상화 25여 점을 선보인 전시는 점, 선, 면, 색채의 자유로운 리듬감이 돋보이지만, 무엇인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열린 결말'처럼 보는 이의 판단에 따르는 그림으로, 이화익갤러리 대표는 "처음에는 낯설고 잘 모르지만 오래보면 볼 수록 좋아지는 그림"이라고 했다. 설 화백은 "조형적 판단을 최소화하고 기술적 기교를 배제한 표현의 의미를 (내가)선택하고 판단으로 이뤄졌다"며 "결국 추상화는 자기 모습 없는 자화상"이라고 했다. "단순한 언어적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평면을 나누고, 채우고, 선을 긋는 회화의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방식 자체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설원기 화백은 1951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국민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 대학원까지 다녔다. 1974년 위스콘신 주 Beloit College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981년 뉴욕주 Pratt Institute 에서 회화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작업 활동 외에도 덕성여자대학교와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예술영재연구원장,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을 역임했다. 198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뉴욕, 오사카, 서울 등을 오가며 2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화익갤러리와 인연은 2001년 이화익갤러리가 개관한 해에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0여 년이 넘게 함께해 온 의리파 작가다. 전시는 29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5/04/07
48년 만에 간송미술관 부채展…추사·단원 선면선화 23점 최초 공개 '지초와 난초가 향기를 함께하다. 남은 먹으로 장난하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영지 버섯과 난초꽃을 꺾어다 놓고 그린 절지 형식의 부채 그림(지란병문)이다. 투박해 보이지만 '추사의 스타일'이 그대로 남아있다. 영지버섯은 짙은 먹으로 울퉁불퉁 우람하게 표현하고,난 꽃은 담묵으로 날아갈 듯 날렵하게 그려냈다. 최완수 미술사학자는 "영지와 난 꽃이 각각 두 대씩 좌우로 배치되니 철저한 음양 대비와 음양 조화의 화면 구성 원리를 실감할 수 있다"고 했다. 단원 김홍도(1745~1806)의 '기려원유'는 가로 78cm, 세로 28cm의 거대한 부채 그림이다. '옷은 흙 먼지와 술 자국에 찌들고 멀고 먼 유람길에 나그네 시름 풀 곳 없다'로 시작하는 '말 타고 멀리 유람하다'는 글이 써 있다. 그림 옆에는 단원 김홍도가 46세 때인 '1790년 4월에 그렸다'는 관서가 있고, 오른쪽 끝에는 강세황(1713~1719)이 같은 해 썼다는 글이 쓰여있다. 조선시대 최고 화가로 꼽히는 추사 김정희와 단원 김홍도의 '부채 그림'을 비교해볼 수 있는 '선면서화도' 23점이 최초 공개됐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2025년 봄 특별전으로 펼치는 '선우풍월(扇友風月): 부채, 바람과 달을 함께 나누는 벗'전에 선보인다. 간송 컬렉션 형성 과정을 밝히는 세 번째 전시로 올해 봄 전시는 서화의 ‘형식’에 주목했다. 간송미술관은 "2024년 봄 전시 '보화각 1938'과 가을 '위창 오세창' 전시를 통해 간송미술관의 시작인 보화각의 설립과 간송 컬렉션의 정체성을 살펴보았다면 2025년을 관통하는 주제는 간송 컬렉션의 ‘유형(형식)’으로, 이번 '선우풍월'에서는 간송 컬렉션의 방대한 서화작품 중에서도 독특한 형식인 ‘선면(扇面) 서화’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보 보물을 쏟아내며 전시때마다 관객몰이를 해온 간송미술관의 올해 봄 전시는 국보나 보물 없이 잔잔한 분위기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전영우 이사장은 "1977년 5월 부채를 중심으로 선면 전시가 열린 바 있었지만 흑백 도판의사용, 작품 해제의 부재 등 선면 작품에 관한 정보가 제한되어 아쉬움도 많이 남았었다"면서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유물들은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총 133점의 선면 서화 중에서도 조선과 근대미술의 역사를 수놓은 54건 55점의 대표작품들로 그 시대를 살아갔던 여러 인물의 풍부한 생각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유물들로 이루어졌다"며 '부채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선조들에게는 하선동력이라는 아름다운 풍습이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부채를 선물하여 시원한 바람으로 무더위를 물리치도록, 겨울에는 달력을 선물하여 새롭게 다가오는 한 해를 계획하도록 계절 선물을 주고 받았던 풍속을 말합니다." 전인건 관장은 "그 중에서도 여름 생색에는 부채라는 말이 있듯이 여름 선물로 사랑받은 부채는 단순히 실요적인 기능을 넘어 글씨와 그림을 넣음으로써 소유자의 품위와 위상을 드러내는 미술품이 되기도 했다"며 이른 더위가 시작되는 계절, 성북동 간송미술관의 선우풍월(扇友風月): 부채, 바람과 달을 함께 나누는 벗' 전시에서 부채에 담긴 아름다운 선면 회화를 감상하며, 마음에 청아한 바람이 깃드는 여유를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반세기 만에 만나는, 간송미술관 부채 展 이번 전시는 1977년 5월 간송미술관 개관 6주년 기념으로 열렸던 부채 전시 이후, 48년 만에 개최되는 선면(부채) 서화 특별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에는 선면 서화 48점만이 공개되었고, 흑백 도판과 낙관 및 제화시 판독 위주의 도록으로 제작되어 컬렉션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후에도 부채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지 않았던 연유로 간송 컬렉션 속 선면 서화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최초 공개 23점, 추사 김정희와 단원 김홍도의 선면서화 간송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소장하고 있는 총 133점의 선면 서화 중 엄선된 54건 55점의 대표작품을 처음으로 해제하여 선보인다. 이 중 23건 23점은 최초로 공개되며, 대중에게 친숙한 추사 김정희, 단원 김홍도, 우봉 조희룡의 부채 그림과 글씨를 비롯해 오세창, 안중식, 조석진 등 근대 서화 거장들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다. ◆조선과 청조의 선면화…청대 여인들 규방 문화도 소개 전시가 시작되는 2층 전시실에서는 조선과 청대의 선면화 총 24건 25점을 소개한다. 조선 후반기 회화의 경향과 흐름을 보여주는 산수화, 사군자, 화훼영모화 등 다양한 화목의 조선 선면 서화가 전시되어 이상향에 대한 동경과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두루 전한다. 더불어,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를 중심으로 한 추사학파(秋史學派)와 인연을 맺은 청나라 문사들의 그림과 글씨, 그리고 청나라 여인들의 규방 문화를 보여주는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2층에는 냉금지(冷金紙)로 꾸며진 빈 선면편(扇面片) 1건 1점을 시작으로 조선의 선면 서화 14건 14점, 중국의 선면 서화 9건 10점이 진열된다. 냉금지는 금이나 은, 놋쇠, 구리 등의 금속조각을 붙여서 장식한 종이다. ◆조선 선면 서화 총 14건 14점 중 6건 6점 최초 공개 19세기 문인화가 진재(眞齋) 한용간(韓用幹, 1783~1829)이 중국 항주(杭州) 서호(西湖)의 경관을 옮겨 그린 <서호육교(西湖六橋)>와 혜천(惠泉) 윤정(尹程, 1809~?)이 중국 강남 지방의 절경을 담은 '삼오팔경(三吳八景)' 산수화는 모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두 작품은 조선 문인들이 꼭 가보고 싶어 했던 중국의 명승을 부채에 재현하고 향유했던 문화의 한 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인과 서화가 간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진 부채 제작 현상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있다. 18세기의 문인화가 단단릉(丹陵) 이윤영(李胤永, 1714~1759)이 그림을 그리고 지기(知己)인 공보(功甫) 이양천(李亮天, 1716~1755)의 시를 적어 자신의 벗인 백효(伯孝) 홍낙순(洪樂純, 1723~1782)에게 선물하기 위해 제작한 '추색소단(秋色蕭壇)'이 그 예로,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이다. 한편, 19세기 ‘묵장(墨場)의 영수(領袖)’라고 불린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1789~1866)의 화풍이 변화되는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배치된 작품도 흥미롭다. 그의 묵란화가 크게 변하게 되는 전라도 유배 이후 시기에 그려진 '분분청란(芬芬靑蘭)'을 앞서 제작된 추사 김정희의 영향을 짙게 받은 '난생유분(蘭生有芬)'과 함께 진열하여 조희룡의 묵란화 변화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2층에 함께 전시되는 중국의 선면 서화는 대부분 추사학파에 속하는 인물들과 묵연(墨緣)을 맺은 청나라 문사들 간 증답(贈答)의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총 9건 10점 가운데 7건 8점이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청나라의 저명한 문사 성원(星原) 옹수곤(翁樹崐, 1786~1815)이 조선의 문신 심상규(沈象奎, 1766~1838)에게 보낸 '연연분록(年年分綠)'(1813)과 청나라 조정 관료인 여관손(呂倌孫, 1811~1858)이 이상적의 인품과 학식을 높이 평가하며 증정한 '채란(彩蘭)' 등이 있다. 청나라 여인들이 부채를 통해 서로의 시사(詩詞) 문학을 공유하는 규방 문화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들도 있다. 금색 종이에 단정한 해서체로 적은 원추여사(畹秋女史, 연대미상)의 '제허전(帝許專)'과 중국 여인 100명을 소재로 한 몽화여사(夢花女史, 1841~?)의 오언절구 연작시를 담은 '백미인시(百美人詩)'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1층 전시실에서는 크게 두 유형으로 구분되는 근대 선면 서화 29건 29점을 선보인다. 첫 번째 유형은 20세기 초 근대 서화계의 기반을 다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미술교육기관인 서화미술회(書畵美術會)와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인 단체인 서화협회(書畵協會)에서 활동했던 서화가들의 작품 25건 25점이다. 이 중 6건 6점은 최초 공개 작품이다. 작가들이 전형필에게 선물한 작품도 볼 수 있다.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간송과 교유했던 성재(惺齋) 김태석(金台錫, 1875~1953), 향당(香塘) 백윤문(白潤文, 1906~1979), 제당(霽堂) 배렴(裵濂, 1911~1968), 철농(鐵農) 이기우(李基雨, 1921~1993)가 전형필에게 선물한 4건 4점의 작품들이다. 간송 전형필이 당대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맺었던 깊은 인적 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로, 각 서화가의 당시 서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일부터 5월 25일까지 간송미술관에서 열린다. 매일 2회 운영 되어온 전시 작품 설명 사전 도슨트 프로그램을 3회로 확대하여 운영한다. 관람료는 5000원. 2025/04/07
[미술전시]이세현 스위스 첫 개인전·공근혜갤러리 20주년 특별사진전 '붉은 산수' 작가 이세현의 스위스 첫 개인전이 오는 10일부터 5월31일까지 취리히 Peter Kilchmann갤러리에서 펼친다. 2023년 독일 베르멜 폰 룩스부르크 갤러리 개인전에 이은 해외 전시로, 작가는 지난해 12월 사비나미술관서 회화·드로잉 198점을 선보인 대규모 전시로 주목 받은 바 있다. 2023년 프리스서울 아트페어에도 참가한 Peter Kilchmann은 1992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설립된 블루칩 프라이빗 갤러리로, 3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 루이즈 부르주아 등이 전속 작가로 현재 글로벌 순위 50위권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갤러리다. 청와대 춘추문 바로 옆에 위치한 공근혜갤러리는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특별 사진 전을 개최한다. 오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우리 둘The Two of Us'를 타이틀로 현대 사진 예술을 대표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과 핀란드 작가 펜티 사말라티(Pentti Sammallahti)의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조명한다. 1950년생 동갑인 두 작가는 각기 다른 시선과 표현 방식으로 세상을 기록해온 사진계의 전설이다. 베르나르 포콩의 작품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여름방학' 연작과 '사랑의 방' 연작의 오리지널 빈티지 작품 총 20여점이 전시 판매될 예정이다. 펜티 사말라티는 1m가 넘는 대형 사이즈로 작가가 직접 인화한 대표작들을 한국에 최초로 공개한다. 2025/04/06
'인간 실존' 오원배 화백의 변신…"꽃 구경 오세요" '우리의 거인은 무엇을 꿈꾸는가' 새로 길이 5m가 넘는 걸개 그림 형식의 대형 회화(267X549cm)가 전시장을 압도한다. 거꾸로 매달린 인간의 형상과 모래 시계, 고장난 저울 등이 어지럽게 그려진 그림은 이 시대, 불확실한 세계의 혼란스러움, 불안감을 그대로 전한다. 오원배(72)화백이 자유로워졌다. 신작 개인전 'Moving Life'는 그동안 저항하는 인간 존재의 고민에서 벗어나 생명력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오는 9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 개관 10주년 특별전으로 펼치는 전시에 신작 회화 총 26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Movging Life’는 정적인 생명이라는 개념의 'Still Life’를 '움직이는 생명'으로 전환한 의미가 담겼다. 격변의 시대 속 여전한 관찰자이자 기록자로서 화사한 변신을 꾀한 이번 전시는 묵직한 '오원배 스타일' 초대형 걸개 그림과 함께 '꽃 정물화' 연작을 새롭게 공개한다. 특히 세상의 다양한 표정을 읽고 기록하는 드로잉 작업에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는 고서(古書) 표지 위에 드로잉한 ‘책 표지화’도 전시한다. '꽃 정물화' 연작은 미러지(mirror紙·거울 배경지)에 작업해 정물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시도가 돋보인다. '꽃 그림'은 슬쩍 슬쩍 움직임을 보인다. 조화를 보고 그렸지만 본래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됐다. 의도적으로 매끈하게 재현되지 않은 꽃 이미지는 느슨하면서도 유화의 촉각적인 터치가 느껴진다. 미러지의 효과로 반사되는 관람자의 몸짓이 어우러지면서 상호작용한다. 꽃 속에 내가 있는 '움직이는 정물화'다. 고용수 미술이론가는 "꽃 정물' 연작은 회화의 형식과 방법의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탐구해온 작가의 실험정신과 정물화 속에 담겨져 있는 다층적 내러티브를 확인할 수 있다"며 "작가가 오랫동안 다루어왔던 불확실성 투성이의 무거운 현실을 ‘Still Life’에 대입한다면, 그것을 인식하고 희망적 삶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의 의미를 ‘Movig Life’로 치환하여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40년 간 치열하게 '인간 실존'에 대한 깊고 묵직한 질문에서 한걸음 물러난 오원배 화백은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이다. 처음 공개하는 '꽃 그림' 연작의 의미를 ‘꽃 구경’이라고 표현하며 "인사동으로 꽃구경 오시라"고 했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