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넘어 후각·촉각·청각·미각까지…국립현대미술관 ‘오~감각미술관’ 미술은 더 이상 ‘보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만지고, 듣고, 맡고, 맛보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어린이 참여형 전시 ‘오~감각미술관’을 오는 30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과천 어린이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시각 중심의 감상에서 벗어나 후각·청각·촉각·미각을 아우르는 오감 체험을 통해 현대미술을 보다 자유롭고 입체적으로 경험하도록 기획됐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이 ‘몸 전체’로 예술을 느끼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여 작가는 깪(KKEKK), 엄정순, 함진. 세 작가는 각기 다른 감각적 접근을 통해 미술관을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전환한다. 깪은 직물을 활용한 부드러운 조각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작품에 기대고, 들어가고, 만지며 상상의 존재 ‘나모’가 되어 전시를 경험한다. 꽃나무의 향기를 맡고, 언덕에 몸을 기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감각적 서사가 된다. 엄정순은 ‘본다’는 행위를 해체한다. 점자 교과서 100여 권으로 구성한 설치작품 ‘찰나 2001-2’(2026)는 종이의 소리와 그림자의 변화를 통해 시각과 청각, 촉각을 교차시킨다. ‘코없는 코끼리’(2026)는 손으로 만지는 경험을 통해 기존 인식의 틀을 흔든다. 함진은 미세한 조각으로 시선을 압축한다. 오레오보다 작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오레오 먹는 사람들’(2009)은 유머와 관찰을 결합한 작업이다. 돋보기를 통해 감상하는 신작들은 작은 존재와 일상의 장면을 다시 보게 만든다. 전시의 감각은 시각에 머물지 않는다. 안복진 음악감독의 주제음악과 나국희 향기치료사가 조향한 향기가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과천관의 사계절을 모티프로 한 향은 공간 전체를 감각적 풍경으로 바꾼다. 어린이날(5월 5일)에는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다섯 작품, 다섯 가지 맛’은 야외조각공원 작품을 ‘맛’으로 해석하는 감상 프로그램으로, 피크닉 형태로 진행된다. 교육 키트와 간식이 제공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시각 중심의 감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감각을 통해 현대미술을 경험하도록 기획했다”며 “어린이와 가족이 일상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4/27
공연·체험·전시…대구 어울아트센터, 어린이날 '대축제'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전역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공연·전시·체험이 결합된 대규모 문화 행사가 열린다. 26일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에 따르면 다음달 5일 어울아트센터에서 '2026 어린이 대축제'가 개최된다. 행사장은 '여권 없이 떠나는 세계여행'을 주제로 센터 전역이 하나의 예술 여행지로 조성된다. 세계문화 체험 중심의 '어린이 대축제'를 비롯해 '아가랑 콘서트', 배리어프리 전시 '확장의 세계', 하와이 문화 체험 '원데이 특강' 등이 마련된다. 야외광장과 함지홀, 운암홀 등에서는 중국·일본·베트남·중앙아시아 문화 체험과 전통놀이, 세계 의상 체험, 스탬프 챌린지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물놀이와 에어바운스 등 놀이공간과 동요대회 수상자 콘서트, 레크리에이션 행사도 진행된다. 오봉홀에서는 영유아 대상 '아가랑 콘서트'가 열려 재즈 음악과 훌라댄스 체험이 결합된 참여형 공연이 펼쳐진다. 갤러리 금호·명봉에서는 촉각·청각 등 오감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 '확장의 세계'가 운영된다. 픽셀 퍼즐 등 어린이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행복예술아카데미에서는 꽃팔찌 만들기와 가족 훌라댄스 등 하와이 문화 원데이 특강이 사전 신청 방식으로 운영된다. 박정숙 재단 대표이사는 "공연과 전시, 체험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4/26
"멀리갈 필요 없어요"… 어린이날 궁·박물관 알짜 나들이 "어른들은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다. 그러나 대부분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소설 '어린 왕자'에 이렇게 썼다. 봄기운이 완연한 5월, 하루쯤은 잊고 있던 동심을 따라 나서보면 어떨까. 어린이날을 맞아 박물관과 궁궐, 도심 문화공간 곳곳에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어깨동무 내 동무 모두모두 모여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내달 5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어린이날 문화체험 행사 '어깨동무 내 동무 모두모두 모여라'를 연다. 오후 1시와 오후 3시에 과거 골목길에서 즐기던 놀이를 전문 공연팀과 함께 체험하는 '놀이 공연'이 진행된다. 현장의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꾸민 프로그램이다. 전시실 곳곳을 다니며 과거 어린이들이 경험했던 장면과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박물관 탐험'도 마련된다. 갓 모양 열쇠고리를 만드는 '나만의 스타일 갓 키링' 체험도 진행된다. 사전 예약이나 참가비는 없으며 당일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일부 프로그램과 기념품은 조기 마감될 수 있다. ◆국가유산청 '수문장 교대의식' 어린이날 특별행사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어린이날 당일 경복궁 광화문 월대와 협생문 일원에서 '2026년 수문장 교대의식 어린이날 특별행사'를 운영한다. 오전 11시와 오후 1시 수문장 캐릭터 인형 탈을 쓴 파수군이 등장한다. 오전 10시10분, 오후 1시10분, 오후 3시10분에는 조선시대 직업군인 갑사를 선발하던 시험을 바탕으로 한 '갑사 취재' 체험이 열린다. 갑사 취재는 오는 29일 오전 9시부터 누리집을 통해 30명을 사전 접수한다. 현장에서도 20명을 접수한다. 궁능유적본부는 어린이날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과 종묘, 조선왕릉, 세종대왕릉을 찾는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어린이와 동반 보호자 2명에게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국립무형유산원,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칠백의총관리소 등에서도 어린이날 행사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 '국중박 나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달 2일부터 나흘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국중박 나들이'를 개최한다. 열린마당과 거울못에는 포토스팟이 설치되고, 북마켓과 푸드존도 운영된다. 내달 2일 오후 3시에는 악단광칠의 퓨전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어린이날 당일에는 열린마당에서 오전 11시부터 키다리 피에로 풍선아트, 버블 매직쇼 등 특별공연이 이어진다. 박물관 안에서는 '어린이날 미션! 보물 스티커를 찾아라', '어린이박물관 들여다보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오는 28일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예약을 받는 어린이날 특별해설은 초등학생 동반 가족 8팀을 대상으로 한다. 극장 용에서는 내달 31일까지 가족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가 공연된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날, 지구 놀이터' 개관 80주년을 맞은 국립민속박물관은 주한 12개국 대사관·문화원, 대한씨름협회,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내달 4일부터 이틀간 '어린이날, 지구 놀이터'를 연다. 어린이박물관 앞 놀이마당에서는 세계 각국의 공기놀이, 팽이치기, 비석치기, 굴렁쇠 굴리기, 말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한판 어린이 씨름대회'도 열린다. 12개국 대사관과 문화원이 참여해 각국의 문화도 소개한다. 중국 부스에서는 국가무형문화유산 장인이 설탕공예와 찹쌀공예를 선보이고, 일본 부스에서는 요요 풍선 낚시와 깃발 장식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내달 4일에는 서아프리카 공연팀 '티아모뇽'의 아프리카 음악 공연이, 5일에는 '올라 멕시코'의 멕시코 민속춤 공연과 중국 어린이들의 전통 무용·무예 시연이 펼쳐진다. 2026/04/26
'세계 최초 꽃과 치유 결합'…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개막 원예와 치유를 결합한 세계 최초 박람회인 충남 태안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가 25일 개막했다. 꽃지해안공원 일원에서 내달 24일까지 한달간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자연에서 찾는 건강한 미래'를 주제로 '꽃처럼 피어나는 치유의 시간'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날 오전 10시 개장식을 시작으로 박람회장 문을 활짝 연데 이어 오후 6시 박람회 민간조직위원장인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이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팀 브리어클리프 사무총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 개막을 선언했다. 이어진 플라잉 퍼포먼스(배우들이 크레인을 타고 올라 무대 관람객에게 꽃잎을 뿌리는 공연)과 연예인 김용빈, 안성훈, 거미, 다이나믹듀오, 임현정, 장사익, 이찬원의 축하 공연이 흥을 돋궜다. 그렇게 이날 오후 10시40분까지 이어진 축하공연은 마지막 박람회장 하늘을 수놓은 1000대의 드론 라이트쇼 10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박람회장 곳곳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박람회장을 찾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았어"라며 "아주 잘 꾸몄다"고 답했다. 이날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축사에서 "지난 2007년 태안은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 깊은 상처를 입은 바 있다"며 "그러나 123만명의 자원 봉사자의 손길과 온 국민의 정성이 모여 절망의 바다는 생명의 터전으로 되살아났고 그 기적 같은 치유의 역사는 오늘도 해안에 살아 숨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박람회가 아니라 세계 최초 꽃과 치유를 결합한 글로벌 이벤트"라며 "원예 치유 산업의 미래와 비전을 공유하는 산업 박람회로 전 세계 40개국 132대 원의 기업들이 이곳에 모여 기술과 경험을 나누고 투자와 협력의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도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태안을 원예치유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고 지역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지속적인 박람회 개최를 통해 교통, 숙박, 체험, 휴양 등 태안의 관광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우리가 또 한 번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했다. 비로소 대한민국의 정원 태안군이라는 슬로건이 단단히 완성됐다"며 "이제 전 세계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바로 이곳 태안이다"라고 했다. 덧붙여 "이번 박람회는 자연을 통해 인간을 치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자리이자 대한민국이 원예 치유라는 새로운 영역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제안하는 선도적 도전"이라며 "태안은 지금 아직 이름조차 생소한 원예치유라는 미래를 먼저 시작하고 있다. 그 기준점을 우리 태안이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6/04/26
정신건강장애인 18명 필사로 쓴 시, 도서관 행사 출품 거제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중증정신장애우 18명이 '손으로 읽고 마음으로 쓰다'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작품을 25일 '거제 야외도서관-봄날의 서핑' 행사에 출품한다. 거제시 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장 김영실)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안정적 사회복귀와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다양한 주간재활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익힌 작품을 출품한다고 24일 밝혔다. '손으로 읽고 마음으로 쓰다' 독서 프로그램은 거제시 장평도서관 강귀원 사서와 함께하는 월 2회 필사 활동을 통해 읽고 직접 손으로 필사하며 문학작품에 담긴 깊은 뜻을 되새겼다. 이번 출품작은 회원 18명의 필사를 두 권의 책으로 엮었으며 정신건강 회복과 사회적 소통을 돕기 위한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류시화 시인의 ‘길위에서의 생각’과 나태주 시인의 ‘부탁’ 원태연 시인의 ‘하루에도 몇 번씩’ 등 직접 손으로 필사하며 익혔다. 필사의 과정은 단순한 쓰기 활동을 넘어, 정서적 치유와 자기성찰의 시간이 됐다. 주간재활프로그램 담당자는 “필사 활동을 통해 대상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문학이 주는 힘이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거제 야외도서관-봄날의 서핑'은 자연과 문화를 접목한 거제시의 대표 야외 문화 행사로, 시민들이 정신건강복지센터 대상자들이 작품을 공유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거제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접목한 활동으로 중증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와 건강한 자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거제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대상자들이 사회 일원으로 당당히 서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6/04/24
우주로 간 '픽셀 스누피'· 움직이는 스마일…홍승혜 ‘이동 중’ “움직인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 화면 속 사각 픽셀이 흔들리던 순간, 그의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그 움직임은 화면을 벗어나 몸으로, 공간으로 번졌다. 24일 국제갤러리 부산이 홍승혜(67) 개인전 ‘이동 중(On the Move)’을 개막했다. 2023년 서울 전시 이후 3년 만이자 부산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30여 년간 천착해온 ‘움직임’의 계보를 압축한다. 디지털 픽셀에서 출발한 기하학적 이미지가 시간과 리듬을 얻고, 결국 신체와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이 한 자리에서 펼쳐진다. 영상을 중심으로 한 전시는 평면과 입체, 초기작부터 근작까지를 가로지르며 그 변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홍승혜의 작업은 1997년 연작 ‘유기적 기하학’에서 시작됐다. 컴퓨터 화면의 최소 단위인 픽셀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도형들은 ‘실행 취소(undo)’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한 변화를 계기로 움직임을 획득했다. 정지된 이미지에 잠재된 운동성-그 미세한 떨림이 작가 작업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플래시 애니메이션 ‘더 센티멘탈 1’(2002)을 기점으로 이미지는 실제 시간성을 갖는다. ‘나의 개러지밴드’(2016)에서는 사운드에 맞춰 픽토그램이 안무되고, ‘연습’(2021)과 ‘사일런트 배틀’(2024)에 이르면 움직임은 작가의 신체로 직접 이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주요 영상 작업이 집약됐다. ‘우주로 간 스누피’(2019), ‘불빛’(2021), ‘움직이세요’(2022), ‘서치라이트’(2023), ‘표정 연습’(2025) 등이 포함된다. 단순한 도형은 반복과 리듬을 통해 의미를 변주하며, 이미지와 감정 사이를 오간다. 특히 홍승혜의 영상은 서사와 효과를 최소화한다. 느린 호흡으로 움직이는 기하학적 형태는 오히려 더 깊은 정서적 파장을 만든다. 이는 이미지를 “음표처럼 배열한다”는 작가의 방식과 맞닿아 있다. 화면은 더 이상 시각의 대상이 아니라, 리듬으로 작동한다. 홍승혜는 최근 범람하는 AI 이미지와의 차이를 ‘개입’에서 찾는다. 그는 “요즘은 결과를 랜덤에 맡기는 작업이 많지만, 제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개입해 조율한 결과”라며 “도형의 움직임, 음악, 리듬까지 모두 선택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감정 역시 우연이 아니다. “도형을 만든 것도, 움직인 것도, 음악도 전부 제가 한 것”이라며 “감정은 의도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디지털 작업이 차갑게 보였지만, AI 이미지가 범람하는 지금 그의 작업은 오히려 ‘따뜻한 영상’으로 감각된다. 움직임은 영상에 머물지 않는다. 평면 ‘유기적 기하학’(2014), 가변 조각 ‘액자형 부조’(2026), ‘벤치’(2023), ‘백스툴’(2023) 등으로 확장되며, 모니터 안의 이미지는 물리적 공간으로 번역된다. 관객은 이를 더 이상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로 경험하게 된다. 홍승혜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 ‘유기적 기하학’ 연작을 시작으로 디지털 픽셀 기반의 조형 언어를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벡터 문법을 도입해 보다 유연한 이미지로 확장해왔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국제갤러리 ‘복선伏線을 넘어서 II’(2023), 일민미술관 ‘무대에 관하여’(2021),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점·선·면’(2016) 등이 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열린다. 2026/04/24
사막 위 군상들…AES+F, ‘루프 랩 부산’서 펼친 대형 파노라마 러시아 출신 아티스트 그룹 AES+F의 대형 영상 설치가 부산 F1963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2026 루프 랩 부산’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영상,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대표적 미디어 작업을 선보인다. 수평으로 길게 펼쳐진 파노라마 화면에는 사막과 공항, 인간 군상이 교차한다. 인물들은 고전 조각처럼 정지된 몸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서사적으로 이동한다. 시간은 흐르지만, 장면은 멈춘 듯 반복된다. AES+F는 타티아나 아르자마소바, 레프 에브조비치, 예브게니 스바츠키, 블라디미르 프리드케스로 구성된 그룹으로, 초현실적 이미지와 극도로 정교한 디지털 연출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작업은 단순한 영상이 아니다. 전쟁, 이주, 권력, 소비, 욕망 등 동시대 글로벌 이슈를 고전적 미학과 결합해 ‘기념비적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알레고리아 사크라(Allegoria Sacra)’는 르네상스 회화의 구성을 차용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불안과 긴장을 투영한다. 공항이라는 비장소 속 인물들은 목적지를 잃은 채 머무르고, 이미지 속 세계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린다. 전시장 공간 역시 작품의 일부처럼 작동한다. F1963의 긴 수평 구조는 영상의 확장된 프레임이 되며, 관람자는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디지털 기술은 이들에게 도구가 아니라 언어다. 고전 회화의 구도, 종교적 상징, 영화적 연출이 결합되며 이미지 자체가 하나의 권력 구조처럼 작동한다. ‘루프 랩 부산’이 제시한 분산형 플랫폼 안에서 AES+F의 작업은 오히려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개별 콘텐츠가 흩어지는 환경 속에서, 이들의 이미지는 다시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구축한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2026/04/24
국제갤러리 작가들,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전방위 참여 국제갤러리 소속 작가들이 ‘2026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에 대거 참여한다. 오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리는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를 중심으로 99개 국가관과 31개 공식 병행전이 펼쳐진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국제갤러리는 본전시, 국가관, 병행전 등 다양한 섹션에 작가들을 포진시켰다. 본전시 ‘In Minor Keys’를 맡은 코요 쿠오 큐레이터 아래, 마이클 주는 아르세날레에서 2점의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갈라 포라스-김은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과 협력한 응용미술 파빌리온에 선정됐다. 최재은은 자르디니 일본관 전시 ‘Grass Babies, Moon Babies’에 협업 작가로 참여한다. 병행전에서도 주요 작가들의 전시가 이어진다. 단색화의 대표 작가이자 모노하의 선구자인 이우환은 베니스 SMAC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로터스 강은 불가리 파빌리온의 첫 작가로 선정돼 장소 특정적 작업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아니시 카푸어는 팔라초 만프린에서 대형 설치와 건축 모형을 전시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본전시와 국가관, 기업 파빌리온, 병행전이 유기적으로 확장되는 구조 속에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국제갤러리 작가들의 참여는 한국 및 아시아 작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한편,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해방공간’을 주제로 동시대 한국 사회를 조명한다. 최빛나 예술감독이 총괄을 맡고 최고은, 노혜리가 참여한다. 전시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최근 한국 사회의 정치적 사건까지를 아우르며 역사적 과도기와 시민의 저항을 다룬다. 특히 미술가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 인물을 ‘펠로우’로 초청한 점이 특징이다. 농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소설가 한강, 사진작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등이 참여한다. 2026/04/24
평면을 찢은 회화…신성희, 파리 세르누치 미술관 회고전 “회화는 물질 공간이지만 자연과 정신을 포용하는 화면이어야 한다.” 한국 현대미술가 신성희의 회화는 평면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찢고, 자르고, 꿰매며 다시 구축한다. 고(故)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 ‘Shin Sung Hy: Coller, Couturer, Nouer’가 세르누치 미술관에서 17일 개막, 8월 2일까지 열린다. 전속인 갤러리현대에 따르면 작가 사후 처음 열리는 프랑스 미술관 회고전이다. 이번 전시는 1980년 파리로 건너가 생의 마지막까지 활동한 신성희의 작업을 집중 조명한다.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으며, 약 30여 점의 주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조형 언어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크게 세 시기로 구성된다. 종이를 찢고 붙인 ‘콜라주’(1983~1992), 캔버스를 잘라 재봉틀로 꿰맨 ‘꾸띠아주’(1993~1997), 그리고 선으로 해체한 화면을 손으로 엮어 평면과 입체를 결합한 ‘누아주’(1997~2009) 연작까지 이어진다. 신성희는 캔버스의 ‘평면성’이라는 회화의 전제를 해체한 작가로 평가된다. 화면을 물리적으로 변형해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적인 회화 방식을 구축했다. 세르누치 미술관의 마엘 벨렉 큐레이터는 “회화의 해체가 아닌 재구성의 방향으로 나아간 작업”이라며 “프랑스 미술계에서 하나의 주체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라고 밝혔다. 그의 작업은 단색화와 민중미술 중심의 한국 현대미술 서사를 넘어선다. 회화의 구조 자체를 해체하고 다시 엮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신성희는 1948년 안산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1980년 파리로 이주해 활동했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프랑스현대미술수장고, 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는 파리에서 시작해 완성된 작가의 작업을 다시 프랑스 미술사 맥락 속에서 조망하는 자리다. 한국 작가 신성희의 위치를 유럽 화단에서 재확인하는 계기로 주목된다. 2026/04/24
이디야커피 "'국중박' 매장 외국인 고객 최애 메뉴는 '시그니처 라떼'" 이디야커피는 국립중앙박물관 내 5개 매장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고객 6명 중 1명이 외국인 고객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결제 데이터에서는 외국인 고객들이 박물관 공간의 특색과 한국적 요소를 담은 메뉴를 더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한 음료는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였다. 내국인 고객에게는 아메리카노가 꾸준히 가장 많이 판매된 반면, 외국인 고객은 박물관점 특화 메뉴를 가장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는 한국 식재료인 검은깨를 활용한 메뉴다. 고소한 풍미의 크림을 더해 익숙한 커피 맛에 한국적인 요소를 조화롭게 담아낸 점이 특징이다. 이디야커피는 외국인 고객이 낯선 맛에 대한 부담은 덜면서도 한국적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선호한 음료는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에 이어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순으로 집계됐다. 디저트에서도 한국적인 메뉴 선호가 두드러졌다. 전통 다과 세트와 흑임자 증편은 음료를 포함한 전체 판매 메뉴 순위에서 각각 6위와 7위에 올랐다. 꿀호떡과 붕어빵도 디저트 카테고리에서 뒤를 이으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디야커피는 국립중앙박물관점 운영을 통해 음료와 디저트를 매개로 한국의 카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박물관과 연결되는 특화 메뉴 구성을 통해 외국인 고객에게는 새로운 한국적 미식 경험을, 국내 고객에게는 공간의 정체성을 살린 차별화된 메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번 분석을 통해 외국인 고객들이 익숙한 커피 메뉴보다 한국적 재료와 정서를 담은 특화 메뉴를 선택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매장별 특성과 고객 수요를 반영한 메뉴를 선보여, 커피를 넘어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