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 '페트라 콜린스'×서촌 ‘D SPOT’ 추석 이벤트 대림미술관이 재단 설립 30주년을 맞아 전면 무료로 선보이는 '페트라 콜린스: fangirl' 전시와 연계해, 서촌 지역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디스팟(D SPOT)’을 통해 다채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디스팟’에는 서촌 일대 카페, 푸드, 숍, 바 등 약 35곳이 참여한다. 참여 매장에서 포스터 인증샷을 찍거나 컵홀더를 가져오면 매일 선착순 10명에게 전시 한정판 엽서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추석 연휴를 맞아 전시 감상과 함께 서촌 곳곳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림미술관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3~5일, 8~9일 정상 개관(6·7일 휴관)하여 관람객들이 전시와 서촌 나들이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한다. ‘디스팟’에 참여하는 업체와 자세한 이벤트 정보는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10/01
종묘제례악·K팝 속 국악…국립국악원, 中·남아공 등 4개국 순회전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은 지난 9월 5일과 26일 중국 베이징,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025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순회전시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투어링 케이-아츠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고자 기획한 사업이다. 국내 문화예술단체의 공연·전시·교육 등을 재외한국문화원을 통해 순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이 기획한 '2025 투어링 케이-아츠' 순회전시는 종묘제례악을 주제로 한 '종묘제례악, 조선을 노래하다'와 한국대중예술 속 국악을 재조명한 'K-POP, 한국전통음악을 만나다'의 두 개 전시로 구성됐다. '종묘제례악, 조선을 노래하다'는 국립국악원에서 재현한 ▲종묘제례악 공연 영상과 함께 종묘제례악 전승에 기반이 되는 '악학궤범', '대악후보' 등의 문헌과 ▲실제 종묘제례악 연행에 활용되는 악기, 복식 등 50여점의 전시품과 일무 체험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구성됐다. '종묘제례악, 조선을 노래하다'는 5월 8일~7월 8일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전시가 진행됐으며, 주중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는 9월 5일~11월 12일까지 두 달간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K-POP, 한국전통음악을 만나다'는 K-팝 안에서 발견되는 한국 전통음악 악기와 복식, 민속예술 요소들을 조명하는 전시로 기획됐다. 한국 대중음악에 활용된 조선의 궁중·풍류 문화, 국악기와 궁중 복식 등을 소개하고, K-팝 뮤직비디오 및 공연에서 활용된 탈춤과 농악 등 민속예술 요소를 통해 전통과 K-팝의 융합을 선보인다. 'K-POP, 한국전통음악을 만나다'는 6월 23일~8월 15일 나이지리아 한국문화원 전시가 진행됐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문화원에서는 9월 26일~11월 30일 두 달간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측은 "이번 전시는 내년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과 브라질 한국문화원 등 남미 지역으로 이어질 예정으로 높아지는 K-콘텐츠의 관심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01
'2025 한글재민체서예대전' 대상 이보배…우수상 서장흥 ‘2025 한글재민체서예대전’ 대상(대신송촌상)은 이보배 씨에게 돌아갔다. 작품은 '인간답게 살 권리 등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34조 총186자 한글서예'로, 매입 상금 300만 원이 수여됐다. 한글재민체연구회(회장 박재갑)는 지난 9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암연구소 삼성암연구동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최우수상(한글재민체상)은 이선영 씨(상금 100만 원), 우수상(관공체상)은 서장흥 씨(상금 50만 원)가 각각 수상했다. 특선(정자체상)에는 경규남, 김은자, 박경희, 박연정, 박한원, 이병섭, 이현정(비아), 이현정(효천), 임공희, 장여정, 한홍조, 홍순남 등 3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글재민체’는 1908년 대한제국 순종 황제가 근대식 국립병원인 대한의원 개원일에 공표한 대한의원개원칙서(국가등록문화재 제449호)에 담긴 붓글씨 관공체를 재해석해 제작된 디지털 폰트다. 한글재민체연구회는 이 서체의 보급을 위해 대신송촌문화재단 후원으로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한글재민체연구회는 "내년 제6회 대회는 2026년 8월 10~12일 접수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는 70×70㎝ 규격에 대한민국 헌법 제34조(총 353자)를 작품화해 출품하면 된다. 2025/10/01
AML·한국 신진 갤러리 12곳, 아트 자카르타 첫 도전 국내 신진 갤러리들이 3일부터 5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엑스포(JiExpo)에서 열리는 동남아 대표 아트페어 ‘아트 자카르타(Art Jakarta)’에 코리아 포커스(Korea Focus) 특별 섹션으로 대거 참여한다. 이번 참가 프로젝트는 예술경영지원센터(KAMS)의 ‘국내 아트페어 해외 진출’ 공모에 선정된 아트미츠라이프(AML)가 주관한다. 지난해 방콕에서 열린 ‘액세스 방콕(ACCESS BANGKOK)’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진출로, 한국 신진 갤러리의 아세안 시장 확대를 겨냥한다. 아트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최대의 미술 시장을 배경으로 15년 넘게 이어진 동남아 대표 아트페어다. 매년 5만 명 이상이 찾는 문화·컬렉팅 허브로, AML은 이 플랫폼을 통해 한국 동시대 미술을 현지 미술계와 컬렉터에게 직접 선보이며 장기적 시장 진입 경로를 모색한다. 이번 참가 라인업은 총 12곳이다. 메인 갤러리 섹션에는 띠오, 갤러리 소소, 파이프 갤러리, 갤러리2가, 코리아 포커스 특별 섹션에는 상히읗, CDA, FFF, 에이피오 프로젝트, 이아, 피에스 센터, 별관, 갤러리 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절반(6곳)은 첫 해외 아트페어 도전이다. 또한 신한카드와 현지 법인 신한 인도 파이낸스(Shinhan IndoFinance)의 후원으로 인도네시아어 브로셔 제작, VIP·컬렉터 대상 특별 도슨트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AML은 “‘더프리뷰’와 함께 한국 신진 갤러리의 해외 진출을 지속 지원하며, 아시아 전역으로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5/10/01
주홍콩한국문화원, '한국적 팝아트의 현재' 전시 연다 주홍콩한국문화원은 오는 10월 2일~11월 22일 서울시립미술관과 공동으로 '키치 앤 팝: 한국적 팝아트의 현재'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2025년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의 후원으로 상하이에서 홍콩으로 이어지는 순회전으로 마련됐다. '키치 앤 팝: 한국적 팝아트의 현재'는 K-팝 및 K-컬처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온 '한국적 팝아트(Korean Pop Art)'를 동시대 미술의 맥락에서 재조명하고자 한다. 음악, 패션, 영화, 식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확장된 K-컬처의 흐름 속에서, 시각예술 기반의 문화적 확산을 시도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과 함께 2010년 이후 돈선필, 추미림, 노상호, 심래정, 류성실, 우정수 등 젊은 작가들의 신작과 2000년대 초·중반 홍경택, 박미나, 김신혜 작가들의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 전시는 '개별화된 팝'과 '쿨-키치'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개별화된 팝'은 2000년대 대량소비사회와 글로벌리즘,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아래 형성된 한국적 팝아트의 맥락을 설명한다. '쿨-키치'는 인터넷, 모바일, 소셜미디어(SNS),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달 속에서 젊은 작가들이 보여주는 독창적인 감각을 탐구한다. 최재원 주홍콩한국문화원장은 "서울시립미술관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성과 실험성을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홍콩에서 소개하는 뜻깊은 전시"라며 "한국적 팝아트가 국제 미술계에서 더욱 활발히 논의되고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9/30
“영화감독을 꿈꿨다”…천재 화가 아닌 '청년 바스키아' “오빠는 항상 뭔가를 그리거나 끼적였다. 아빠가 가져온 회사 노트에도 캐릭터를 그려 넣었고, 장난처럼 넘기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 되곤 했다.” ‘낙서 화가’로 불렸던 장 미셸 바스키아(1960~88)의 여동생 제닌 바스키아(58)는 그를 “다정하고 장난스러운 평범한 혈육”으로 기억한다. “때로는 ‘요즘 누구와 데이트하냐’고 묻던 보통 청년이었다”는 회고는, 천재 화가의 화려한 이미지 뒤에 가려졌던 인간적인 초상을 드러낸다.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바스키아는 어린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뉴욕 현대미술관과 브루클린 미술관을 다녔다. 그러나 여덟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함께 성장했고, 청소년기에 가출과 전학을 반복하다 결국 고교 자퇴에 이른다. 거리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시작해 자작 엽서와 티셔츠를 팔아 생계를 잇던 그는, 27세 요절까지 단 8년 동안 3700여 점을 쏟아냈다. 길에서 만난 노숙자에게 말을 걸고 100달러를 쥐여주던 따뜻함, 농담을 즐기던 유머감각. 여동생의 증언 속 바스키아는 ‘억만장자 컬렉터들의 스타’라는 대중적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얼굴, 인간 바스키아의 초상이다. ◆ “화가가 아니었다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전시에는 영상 속 바스키아의 목소리도 담겼다. 그는 차분히 “만약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영화감독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 말한다. 이어 “24시간만 있다면 엄마,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답한다. 세계 미술시장을 뒤흔든 아이콘이 아닌, 스물두 살 청년의 평범한 소망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래피티에서 출발해 20세기 미술의 아이콘이 된 바스키아. 이번 전시는 드로잉 노트, 회화, 미발표 문서 등 그가 남긴 3700여 점 가운데 일부를 망라해 한국 관객 앞에 내놓았다. 낙서처럼 휘갈긴 단어, 해부학적 드로잉, 원시적 이미지와 대중문화 기호가 얽힌 화면은 여전히 오늘의 언어와 충돌하며, 전시 제목 그대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시차를 뛰어넘는다. 이번 전시는 9개국에서 모은 회화·드로잉 70여 점과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작가 노트북 155장을 포함해 총 230여 점을 11개 섹션으로 선보인다. 거리에서 ‘SAM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초기작부터 마지막 영적 자화상까지, 불과 8년간 집약된 창조의 폭발을 압축했다. 보험가액만 약 1조4000억 원으로, 국내에서 열린 미술 전시 중 최고액 수준이라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무제’(1986) 이번 전시에서 여동생 제닌이 관객에게 “놓치지 말라”고 권한 작품은 1986년작 ‘무제’다. 삼각형 꼭대기에 학이 서 있고, 화면은 수많은 단어로 빼곡하다. 제닌은 이 그림을 두고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을 보편적 메시지가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언뜻 보면 낙서(doodle)와 텍스트의 집합 같지만, 실제로는 바스키아의 세계관이 압축된 ‘시각적 사전’이다. 화면 곳곳의 박쥐 모양 기호(배트맨 로고를 연상케 한다)는 대중문화 아이콘의 차용인 동시에 권력과 히어로 신화에 대한 패러디로 읽힌다. 별, 십자가, 눈, 말풍선 같은 종교·신화적 기호는 바스키아 작업의 핵심 모티프인 ‘영웅, 순교, 죽음’과 연결된다. 반복되는 “HEY HEY HEY”는 재즈와 힙합 리듬을 시각화한 듯한 효과를 주며, 화면을 가득 메운 단어와 메모는 해독조차 힘들 만큼 빽빽하다. 이는 곧 ‘정보 과잉 시대’의 혼란을 미술관 안으로 끌어들인 전략이다. 1986년, 요절 2년 전의 작품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미 명성과 고립 사이에서 번민하던 시기, 이 그림은 정리되지 않은 정신의 지도를 연상시킨다. 언어와 이미지가 뒤엉킨 방식은 바스키아가 평생 시도한 “언어와 시각의 혼합” 실험의 정점이자, 내적 불안을 투사한 흔적이다. ◆ 휴머니스트 바스키아 ‘스타 작가’라는 이름 뒤에는 가족과 하루를 보내고 싶어하던 스물여덟의 청년이 있었다. 동시에 화면 가득 흩뿌려진 언어와 기호는 관객에게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바스키아는 생전 “나는 나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의 그림과 메모, 심지어 농담까지도 세계를 해석한 또 하나의 사전이었다. 서울 DDP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그 모순된 두 얼굴 '평범한 인간과 시대의 아이콘'을 동시에 비춘다. 천재 화가 이전에 그는 ‘휴머니스트 바스키아’였다. 검은 낙서, 해부학 드로잉, 장난스러운 단어들은 결국 인간을 향한 깊은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일깨운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2025/09/30
'검은 샹들리에'처럼 어두운 국립현대미술관의 국제 컬렉션 해외 소장품 8.7%. 국립현대미술관의 국제 컬렉션은 아직도 ‘이건희 그림자’ 속에 갇혀 있다. 전체 소장품 1만1994점 가운데 해외 작품은 1045점, 고작 8.7%. 과천관에서 문을 연 해외 소장품 특별전 ‘수련과 샹들리에’에 내놓은 44점의 뼈대도 결국 이건희컬렉션 16점과 물납제로 들어온 쩡판즈 ‘초상’(2007)이다. 이미 모네의 ‘수련’, 르느와르, 피사로, 피카소 도자 작품은 과거 공개된 바 있어, ‘신선한 공개’라는 의미는 약하다. “해외 소장품 확대”라는 포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이건희 의존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국현의 올해 총예산은 691억 원(지난해 701억 원). 이 가운데 작품 구입비는 47억 원에 불과하다. 해외 미술품 구입은 엄두조차 못 내는 현실 속에서, 국현은 ‘국내 작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아이 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 한 점(5억 원)이 작품 구입비의 10%로, 실제 해외 주요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확보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컬렉션 확대는 공허한 구호로 들릴 수밖에 없다. 김 관장은 취임 일성으로 “해외 소장품을 늘리겠다”며 “구입 예산의 20%를 해외 미술품에 투자하고, 필요할 경우 특별예산을 편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내년 구입비는 40억 원 남짓으로 더 줄어든다. 해외 컬렉션 강화는 말뿐인 목표가 되고 있다. ◆기증은 숫자가 아니다 국현 해외 소장품은 구입 442점, 기증 595점으로 기증 비중이 더 높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 기증작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김 관장은 “기증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미술관이 필요로 하는 작품을 선별해 ‘제대로 된 기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옳은 말이지만, 전략 없는 기증은 결국 전시에도 담기지 못한다. ‘소장 이후 첫 공개작’이라 밝힌 네 점 중 두 점은 쩡판즈의 물납제 작품이다. 실제로 처음 공개된 건 단 두 점(안드레아스 구르스키, 존 발데사리)에 불과하다. ◆ 과거에 기대는 현재 국현 해외 컬렉션을 떠받치는 기둥은 단 두 가지다. 1990년대 임영방 관장 시절 어렵게 구입한 해외 대가들의 작품, 그리고 2021년 이건희컬렉션 기증이다. 이 회장이 남긴 1488점이 들어오며 소장품은 처음으로 1만 점을 넘어섰다. 해외 소장품의 뼈대조차 결국 외부의 기증이 쌓아올린 것이다. 김인혜 학예실장은 “1980년대 말 처음 배정된 소장품 구입비가 1억 원 남짓이었다”며 “그때도 좋은 작품 한 점이면 예산 전체에 해당했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산 현실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 정부 지원과 제도적 대책 필요 김 관장은 “해외 소장품 비중은 두 자릿수까지는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년 40억 원 남짓한 구입비로는 샹들리에 한 점조차 힘겹다. 기증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지원과 제도적 대책 없이는 국제 컬렉션 확대는 불가능하다. 해외 소장품 확대는 미술관의 과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투자여야 한다. 빛을 밝히지 못하는 화려하고 검은 샹들리에, 그것은 지금 국현의 해외 컬렉션을 비추는 또 하나의 자화상이다. 해외 컬렉션은 국가 문화 자산 확충이다. 문제는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 해외 미술품을 여전히 ‘사치’로 치부하는 정부의 인식이다. 이 간극을 메우지 않는 한, 국현의 국제 경쟁력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2025/09/30
서울역 100년 특별전…옛 서울역-KTX서울역 잇는 '비밀 통로' 개방 경성역으로 문을 연 옛 서울역 준공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기획전 '백년과 하루: 기억에서 상상으로'가 개최된다. 특히 이 전시에서는 옛 서울역사와 신 KTX 서울역사를 잇는 50m 지하 복도가 14년 만에 공개된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문화역서울284에서 옛 서울역 준공 100주년 기념 전시 오픈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전시는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다. 1925년 '경성역'으로 준공된 옛 서울역사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건축물로, 1947년 '서울역'으로 명칭이 바뀐 후 교통과 물류의 중심 역할을 했다. 2004년 고속철도(KTX) 개통에 따라 신 서울역사로 철도역 기능이 이관된 후 현재는 1925년 준공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돼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역서울284로 운영 중이다.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간담회에서 "오늘은 1925년 경성역으로 첫 문을 연 서울역 준공 1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날"이라며 "이번 전시는 100년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또 다른 100년을 상상하는 모습을 담고자 기획됐다"고 밝혔다. 이동훈 총괄 큐레이터는 "하루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장으로 전시를 마련했다"며 "전반적으로 다면적이고 다층적으로 서울역의 100년을 기념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옛 서울역을 현재의 시선으로 새롭게 보고 서울역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엮어내는 기억 ▲이어지는 기억 ▲읽어내는 상상 세 가지 챕터로 나눴다. 문화역서울284에 입장하면 먼저 서울역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감정과 풍경의 레이어를 선보인 1층 중앙홀을 마주하게 된다. 이후 중앙홀 오른쪽에 있는 3등 대합실에서 첫 번째 챕터 '엮어내는 기억'이 시작된다. 이곳에는 서울역을 대표하는 확산·경계·기준·구축·이동·저항·전환 등 7가지 키워드를 반영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옛 서울역의 100년을 상징하는 주요 사진·소장품·영상과 더불어 김수자, 신미경, 이수경 등 현대 예술작가 7인의 작품을 통해 옛 서울역사의 기억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서측 복도에서는 서울역 100년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사료와 영상을 소장품과 연계했다. 두 번째 챕터 '이어지는 기억'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구성을 보여준다. 1·2등 대합실에서는 옛 서울역에서 판매했던 맥주와 커피, 간식 등을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해 새롭게 회상할 수 있도록 시식(음) 행사를 진행한다. 부인대합실은 심미적인 공간으로 꾸며져 현대적인 패턴들이 자리 잡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큐레이터는 이 공간에 대해 "감각적으로 향유될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소개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오아시스레코드와 박민준 프로듀서가 서울역을 주제로 선정해 재구성한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마지막 챕터인 '읽어내는 상상' 전시 공간은 2층에 위치해 있다. 서울역의 과거와 현재 대미를 장식하는 미래에 대한 부분으로, 식당으로 사용됐던 '그릴'과 '그릴준비실'이 있다. 관람객들은 그릴준비실에서 '조선어학회'의 '조선말 큰사전' 원본과 서울역에서 발견된 '조선말 큰사전 원고'를 관람할 수 있다. 한글과 우리말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그릴에는 '을유문화사'와 '비룡소' 등 독립 서점들의 추천 도서 100여권이 비치돼있다. 또 저자 강연 등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읽고 참여하며 서울역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소식당에서는 현재는 단절된 남북철도와 유라시아 횡단철도까지 연결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통일 이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국제적 철도역으로서 서울역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약 50m 길이의 지하 플랫폼 복도도 2011년 이후 처음 공개됐다. 이 복도는 서울역의 100년 역사를 실질적으로 증명하는 곳으로, 복도는 신 KTX 서울역사와 이어져 있다. KTX 이용 승객은 연결 통로를 거쳐 역사 내에서 문화역서울284로 진입해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 관람객 또한 문화역서울284 내부에서 서울역으로 이동해 열차를 탈 수 있다. 문체부는 전시 기간 중 연결 통로 이용 현황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는 구-신 서울역사 간 연결 통로 상시 개방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화커넥트와 협력해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 야외 공간에서 서울역을 활용한 미디어 작품 전시 등 다채로운 볼거리도 제공한다. 전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문화역서울284 전관과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 야외 공간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교통과 물류의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 발전과 함께한 귀중한 유산인 옛 서울역이 지닌 건축적·사회적 가치를 되새기고,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께 이날 오후 '옛 서울역사의 역사와 보존과 활용의 미래'를 주제로 학술행사를 진행한다. 철도와 문화유산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옛 서울역 복원 공사 과정을 짚어보고 향후 원형 복원과 역사상을 살리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25/09/30
이건희컬렉션 16점·국내 1호 물납제 소장품 쩡판즈 '초상' 공개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을 비롯한 이건희컬렉션 해외 명화 16점과 국내 최초 미술품 물납제로 확보한 중국 작가 쩡판즈의 '초상'(2007) 등 국립현대미술관 해외 소장품 44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국제미술 소장품을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10월 2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 경기 과천관에서 해외 명작 특별전 '수련과 샹들리에'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등 인상주의 거장을 비롯해 바바라 크루거, 안젤름 키퍼, 아이 웨이웨이 등 동시대 글로벌 아티스트까지 총 33명의 작품을 아우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국제미술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라며 "약 100년의 시차를 가진 작품들이 보여주는 서양미술의 다양한 장면들을 통해, 시대와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감각과 해석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네와 아이 웨이웨이의 만남 '수련과 샹들리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해온 국제미술 소장품 가운데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명작들을 엄선했다. 이번 전시에는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등 19~20세기 인상주의 거장과 더불어 바바라 크루거, 안젤름 키퍼, 아이 웨이웨이 등 동시대 글로벌 아티스트까지 총 33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과 아이 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2017~2021)에서 따왔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은 지베르니 연작 가운데 한 점으로, 연못 위 수련과 물 위에 비친 하늘·구름을 자유롭고 감각적인 붓 터치로 담아냈다. 수평선이 사라진 평면적 구성과 추상적 경향은 전통적 원근법을 넘어 추상미술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아이 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는 멀리서 보면 화려한 샹들리에 같지만,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유리로 만들어져 본래의 조명 기능을 상실한 채 빛과 어둠, 아름다움과 죽음이 교차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척추, 장기, 두개골 형상으로 이루어진 검은 유리 조각은 화려한 삶의 이면에 공존하는 죽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약 100년의 시차를 가진 두 작품을 축으로, 전시는 인상주의에서 현대미술까지 이어지는 국제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공개작 중에는 이건희컬렉션을 통해 들어온 해외 명화 16점과 함께, 올해 국내 최초 미술품 물납제로 확보된 쩡판즈의 '초상' 2점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마르셀 뒤샹, 신디 셔먼, 요제프 보이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등 현대미술의 주요 장면을 장식한 거장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작품에 오롯이 집중하는 전시 이번 전시는 특별한 주제나 연대기적 분류 대신, 작품 한 점 한 점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시간을 멈춘 듯한 휴식과 명상의 경험을 누리며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전시장은 상시 활동지를 비치해 지적 탐구를 돕고, 긴 전시 기간에 맞춰 내년부터 전문가 강의와 명상 교육 등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해외 명작 특별전 참여작가 게오르크 바젤리츠, 니키 드 생팔, 도널드 저드, 마르셀 뒤샹, 마르크 샤갈,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바바라 크루거, 빅토르 바사렐리, 살바도르 달리, 샘 프란시스, 신디 셔먼, 아이 웨이웨이, 안드레스 세라노,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안젤름 키퍼, 앤디 워홀, 앨런 맥컬럼, 외르크 임멘도르프, 장 팅겔리, 존 발데사리, 쩡판즈, 척 클로즈,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키키 스미스, 톰 위셀만, 파블로 피카소, 페르난도 보테로, 프랭크 스텔라,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헤수스 라파엘 소토, 호안 미로, A. R. 펭크 (가나다순) 회화, 조각, 사진, 판화 등 국제미술 소장품 44점. 2025/09/30
국중박 주차비 20년 만에 인상…오늘부터 기본요금 80% 올라 국립중앙박물관의 주차요금이 30일부터 오른다. 2005년 용산이전 후 첫 요금 인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요금 인상에 앞서 지난 3일 '국립중앙박물관 주차장 관리 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주차장 관리 규정 개정에 따라 15인승 승용차는 기본료를 30분에 900원, 추가요금은 10분당 300원으로 변경됐다. 기존 요금은 2시간에 2000원이 기본료로, 변경된 요금으로 2시간 주차할 경우 1600원(80%) 인상된 36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버스는 기본료를 기존 4000원에서 30분에 1800원, 추가요금은 10분당 600원으로 올랐다. 인상된 요금은 주차 2시간 기준 7200원으로, 기존 대비 3200원(80%) 올랐다. 일일 최대 요금의 경우 승용차는 1만원에서 1만8000원, 버스는 2만원에서 3만6000원으로 상승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는 공익단체 박물관회 회원과 극장 '용' 관람객의 주차요금도 올랐다. 기존 기본요금 2000원에서 3600원으로, 80% 인상됐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주차장이 수용할 수 있는 차는 옥내 754대, 옥외 108대로 총 862대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주차요금 인상과 관련해 "주변 공영주차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차요금을 산정하기 위해 바꿨다"며 "관람객이 아닌 주변 시설 이용자가 주차하는 경우가 있어 혼잡도 생겼고 이를 조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