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문화로 쉼표 ④]민화부터 추상화까지…사유를 건네는 갤러리 전시 5선 설 연휴는 이동과 만남의 시간이다. 북적이는 명절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면, 전통의 상징에서 몸의 실험, 도시의 문법, 지움의 시간, 풍경의 시선까지 사유를 확장하는 전시 다섯 편이 기다린다. 예술은 감상자가 완성한다. 부담 없이 들러도 좋은 무료 전시들이다. ◆갤러리현대 '장엄과 창의'민화전(28일까지) 조선 민화와 궁중화의 미적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현대는 본관에서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를, 신관·두가헌 갤러리에서 ‘화이도(畫以道)’를 동시에 개최한다. 민화는 오늘날에도 대중문화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캐릭터 디자인에서 주목받은 ‘까치호랑이’ 모티프 역시 조선 민화에서 비롯된 도상으로, 민화가 지닌 독창성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털 한 올 한 올을 세밀하게 묘사한 ‘호피도’, 두 마리 용이 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노니는 ‘쌍룡희주도(雙龍戱珠圖)’ 등, 사악한 기운과 재앙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담은 궁중 회화의 장엄함을 만나볼 수 있다. ◆페이스 갤러리 이건용 ‘사유하는 몸’(3월 28일까지)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이건용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아방가르드 그룹 ST(Space and Time)의 창립 멤버로 활동한 그는 1970년대 단색화 중심의 미술계에서 신체를 매개로 한 전위적 실험을 전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50주년을 맞은 '바디스케이프(Body Scape)'와 '달팽이 걸음' 연작을 비롯해 초기 퍼포먼스 영상과 사진, 작업 노트 등 아카이브 자료가 함께 소개된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작가의 실천을 통해 ‘몸’이 사유의 도구이자 매체가 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페로탕 서울 최병소 ‘Untitled’(3월 7일까지) 지난해 9월 별세한 최병소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신문지와 잡지에 인쇄된 텍스트와 이미지를 볼펜과 연필로 반복해 지워나가는 수행적 행위로, 그는 ‘검은 볼펜 그림’이라 불리는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 생애 마지막 10여 년간의 작업을 집중 조망한다. 종이 위에 축적된 시간과 노동의 흔적은 ‘지움’이 단순한 소거가 아니라, 또 다른 생성의 방식임을 보여준다. 비워낸 자리에 남는 것은 공백이 아니라, 응축된 시간이다. ◆ PKM+갤러리 백현진 ‘Seoul Syntax’ (3월 21일까지) 음악가이자 배우, 화가로 활동해온 아티스트 백현진이 서울을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장지 페인팅과 드로잉, 비디오 작업을 통해 그가 나고 자란 서울, 도시의 흔적과 감각을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화면은 이전보다 한결 헐렁해졌다. 빼곡히 채우기보다 여백을 두고, 밀어붙이기보다 스며들었다. 서울 토박이로서 ‘서울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라, ‘서울을 살아낸 화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뮤지엄한미 삼청 루이지 기리 개인전(3월 15일까지) 이탈리아 컬러 사진의 선구자 루이지 기리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도쿄도사진미술관 기획전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번 전시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은은한 파스텔 톤의 색채와 고요한 거리 풍경, 여백이 강조된 구성은 일상의 장면을 낯설게 환기한다. 기리는 현실과 이미지 사이의 경계를 탐색하며, 우리가 풍경을 바라보는 방식을 되묻는다. 2026/02/15
서울은 6월 개관…퐁피두 뉴저지 분관은 무산 프랑스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의 글로벌 분관 전략이 명암을 드러냈다. 한국 서울에서는 6월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미국 뉴저지 분관 계획은 공식 무산됐다. ARTnews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제임스 솔로몬 시장은 11일(현지시간) 퐁피두 프로젝트가 “이미 종료됐다(It is dead)”고 밝혔다. 당초 ‘Centre Pompidou x Jersey City’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파리 퐁피두센터의 북미 첫 위성 미술관으로 추진됐다. 본관이 리노베이션으로 휴관 중인 가운데 해외 확장 전략의 핵심 사례로 주목받았다. 뉴저지 분관은 2021년 5만8000㎡ 규모의 109년 된 건물을 활용해 조성하는 계획으로 발표됐으나, 예산과 정치적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2023년 공화당 의원들은 총 사업비가 2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약 5800만 달러가 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주정부가 예산 지원을 철회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2024년 퐁피두는 더 큰 규모의 새 계획을 발표하며 재추진에 나섰지만, 이번에 해당 안 역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퐁피두는 현재 Centre Pompidou Málaga, Centre Pompidou Shanghai 등 해외 위성관을 운영 중이다. 벨기에 브뤼셀의 ‘Kanal’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지만, 벨기에 정부 공백 장기화로 개관 일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오는 6월 퐁피두센터 한화·서울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여의도 63빌딩에 들어서는 이 프로젝트는 한화문화재단과 Centre Pompidou의 협력으로 추진됐다. 양측은 4년 계약을 통해 매년 두 차례 퐁피두 컬렉션전을 선보이고, 자체 기획전도 연 2회 개최할 계획이다. 퐁피두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2026/02/15
한국화 위상 높인 박대성 화백, 美서 또 개인전 화제 수묵화 거장 박대성(81)화백이 다시 미국에서 개인전을 열며 현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What Echoes in the Small Mountain’은 오는 7월 13일까지 이어진다. 박대성은 한국화와 서예의 필법을 응용한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수묵화의 현대적 해석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예적 ‘선’을 기반으로 한 절제된 형상화와 공간의 변형을 통해 반추상적 현대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4살 때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왼팔을 잃었지만, 독학으로 화업을 이어가 1969년부터 8년 연속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입선했다. 1979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RM이 선호하는 작가로 알려지면서 대중적 관심도 받고 있다. 박 화백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주요 기관에서 전시를 이어왔다.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2022년 7~12월), Harvard University Korea Institute(2022년 9~12월), Hood Museum of Art(2022년 9월~2023년 5월)에 이어 University of Mary Washington Galleries에서도 순회전을 개최한 바 있다 작품은 LACMA(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Hood Museum of Art(다트머스 대학교 후드 미술관), Museum of Fine Arts Houston 등 미국 주요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국내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처음으로 이국의 풍경을 담은 신작 ‘Yosemite’(2025)가 공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그린 작품이다. 이와 함께 작가가 20년 전 미술관에 기증한 ‘Cave of Enlightenment’(2006), ‘Nine Dragon Falls on Diamond Mountain’(2004), ‘Nine Dragon Falls’(연도 미상) 등 세 점의 풍경화가 한자리에 전시된다. 한국의 산하를 담은 기존 소장품과 이국의 자연을 그린 신작이 대비되며 동서양 자연의 보편적 아름다움을 조명한다. 전시장에는 화첩 속 스케치와 작업 도구도 함께 배치돼 관람객이 작가의 창작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 기간 중에는 미술관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아티스트 토크가 열려, 박 화백이 한국 전통 수묵화의 현대적 해석과 작업 철학을 현지 관객 및 학계 인사들과 공유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은 약 2만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한 세계적인 아시아 미술 전문 기관이다. 특히 이른 시기부터 박대성의 작품을 소장해 온 기관으로, 20여 년간 이어진 신뢰 관계 속에서 이번 개인전이 성사됐다. 2026/02/14
구정순 관장 "미술은 소유 아닌 공유"…신소장품 공개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구하우스미술관이 2025년 한 해 동안 수집한 신규 소장품을 공개한다. 구하우스미술관은 오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소유×공유_구하우스 2025년도 신규 소장품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은 소유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것”이라는 구정순 관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사립미술관 컬렉션의 공공적 의미를 조명하는 자리다. 구 관장은 방송 프로그램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컬렉터이자 기업가로, 개인 소장품을 미술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해왔다. 국내 사립미술관 가운데 컨템포러리 아트 컬렉팅을 꾸준히 이어온 구하우스미술관은 매년 신규 소장품을 대중에 공개하며 컬렉션의 방향성과 안목을 공유해왔다. 올해 전시는 현대미술의 거장과 중견, 신진 작가의 작업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도록 구성됐다. 참여 작가로는 김수자, 루이스 부르주아, 신성희, 양혜규, 윤정원 등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를 비롯해 도시의 이면을 기록해 온 안세권이 포함됐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마하라니 만카나가라, 인도의 나레쉬 쿠마르 등 아시아 작가들의 작업도 더해져 컬렉션의 지리적 확장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 작가들의 작품도 눈에 띈다. 김윤영, 박세은, 배성호, 연여인, 유지원, 임희재, 홍세진, 홍원재 등의 작업은 컬렉션의 현재성과 역동성을 드러낸다. 이는 주요 작가의 예술적 성취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대 작가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지지하려는 미술관의 가치관을 반영한 구성이다. 구하우스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컬렉션을 ‘소유의 결과’가 아닌 ‘공유의 과정’으로 제시하며, 사립미술관이 수행할 수 있는 공공적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 번 환기한다. 2026/02/14
AI 시대, 나는 누구인가…권순철 ‘얼굴’· ‘넋’ [박현주 아트에세이 ⑯] 우리는 지금 얼굴을 쉽게 고친다. 주름은 지워지고, 표정은 합성된다. AI는 더 나은 버전의 나를 몇 초 만에 만들어낸다. 매끈한 이미지가 넘쳐난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흐려진다. 그럴수록 권순철의 화면은 거칠다. 물감은 두껍게 쌓이고, 다시 긁히며 균열을 드러낸다. 형상은 해체되고, 얼굴은 무너진다. 그의 신작 ‘넋’에서 남아 있는 것은 인물이 아니다. 물감의 덩어리, 존재의 잔존, 시간이 눌러 만든 압력이다. 두터운 마티에르는 살처럼 들러붙고, 덧칠의 흔적은 신체의 움직임을 기억한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오래 견딘 시간이 있다. AI가 완벽한 표면을 만든다면 권순철은 균열을 남긴다. AI가 이미지를 생산한다면 그는 흔적을 축적한다. 그의 그림은 아름답지 않다. 정돈되지 않았고, 불편하고, 매끄럽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거기서 멈춘다.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형태에서 오지 않는다. 버텨낸 시간에서 온다. 권순철에게 ‘넋’은 영혼이 아니다. 삶의 고통을 통과한 뒤 남겨진 기운이다. 데이터가 아닌 물질, 복제된 얼굴이 아닌 살아낸 얼굴. 이 시대는 끊임없이 자신을 업데이트한다. 그러나 권순철의 회화는 덧칠을 반복한다. 지우지 않고, 쌓는다. 그는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대답 대신, 그는 물감을 올린다. 아름답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 그림. 그는 여전히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2026/02/14
‘물방울 화가’ 김창열 초기작 ‘해바라기’ 첫 경매…시작가 2억5000만원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의 초기작 ‘해바라기’가 처음 경매에 등장한다. 물방울 연작 이전의 화풍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로, 병풍 대작 ‘회귀’와 함께 새 주인을 찾는다. 서울옥션은 오는 26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90회 미술품 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미술, 고미술, 럭셔리 섹션을 아우르는 총 143점이 출품되며,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84억원이다. 이번 경매에 처음 나온 김창열의 ‘해바라기’(1955)는 구체적 형상이 남아 있는 화면에서 앵포르멜로 전환 직전의 조형 실험을 보여준다.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통해 공개된 작품으로, 추정가는 2억5000만원~5억원이다. 함께 출품된 ‘회귀’(1996)는 병풍 형식의 대작으로, 추정가 1억2000만원~2억5000만원이 매겨졌다. 힘 있게 그어진 검은 획과 그 아래 맺힌 투명한 물방울이 대비를 이루며, 거친 붓질과 정교한 물방울 묘사가 물성의 차이를 극대화한다. 병풍 형식은 조형 요소를 연속 공간으로 확장시키며, 천자문을 화면에 직접 쓰는 방식의 다른 ‘회귀’ 연작과는 구별된다. 최근 별세한 정상화의 2007년 작 푸른색 회화도 출품된다. 캔버스를 접고 떼어내며 물감을 메우는 반복적 제작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격자 구조는 동일성 속 미세한 차이를 드러내며 명상적 긴장을 형성한다. 추정가는 2억원~3억5000만원이다. 추정가 9억5000만원~18억원에 책정된 이우환의 ‘Dialogue’는 최소한의 붓질과 넓은 여백이 마주하며 긴장감을 구축하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이중섭, 장욱진, 최영림 등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고미술 섹션도 눈에 띈다. 기야 이방운의 ‘장양우렵도’는 중국 고사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수렵 장면을 그린 작품으로, 이방운 작품 가운데 보기 드문 수렵도 도상이다. 섬세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필선과 절제된 담채가 긴박한 장면을 구현한다. 김홍도를 비롯해 신한평, 김응환, 최북 등 18세기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수록된 ‘화첩’은 서로 다른 필치를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또한 고종의 후궁 순헌황귀비의 국장 장면을 담은 사진첩은 근대기 왕실 의례를 시각적으로 기록한 사료로서 의미가 크다. 경매에 앞서 열리는 프리뷰 전시는 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6/02/13
역사·추억 담긴 잠실종합운동장, 3차원으로 되살렸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3차원 가상 전시공간 구축, 역사·건축·문화 전문가 해설 영상 제작 등 기법으로 잠실종합운동장의 40여년 역사를 정리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업소는 올림픽주경기장 리모델링과 국제교류복합지구(MICE) 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잠실종합운동장이 지닌 역사성과 공공적 가치를 디지털 기록으로 보존하고 시민과 공유하고자 아카이브를 제작했다. 사업소는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주요 공공 미술품을 3차원으로 복원해 가상 전시관을 조성했다. 손기정 동상, 올림픽 메달리스트, BTS·마이클 잭슨 등 가수, 웅비상 등 역사와 상징성이 높은 공공 미술품을 정밀 3차원으로 구현했다. 실제 공간을 복원한 가상 전시관에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해당 미술품과 관련된 경기·공연 영상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잠실종합운동장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조명하는 전문가 해설 영상 콘텐츠 3편을 제작했다. 역사·문화·건축 분야 전문가가 잠실종합운동장 조성 배경과 도시 발전 과정, 대형 스포츠·공연 문화 상징성, 건축적 가치 등을 해설했다. 김재원 연구자(역사), 김영대 평론가(문화), 신원상 박사(건축) 등 해당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잠실종합운동장을 단순 체육시설이 아닌 서울 도시 역사와 대중문화가 축적된 공공 문화 공간으로 재조명했다. 사업소는 시민 참여를 통한 생활형 기록문화 확산을 위해 SNS 해시태그 이벤트 '잠실의 추억' 캠페인을 운영했다. 지난해 12월12일부터 올해 1월5일까지 25일간 열린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은 잠실에서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영상, 사연을 게시했다. 캠페인은 조회 수 51만5000회, 시민 참여 게시물 528건, 좋아요 1018건 등 성과를 냈다. 김명주 관광체육국장은 "잠실종합운동장은 대한민국 스포츠와 공연 문화, 그리고 서울의 도시 발전사가 축적된 상징적 공간"이라며 "MICE 등의 개발로 공간이 변화하더라도 시민의 기억과 가치를 디지털 기록으로 보존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공공 문화 자산으로 지속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2026/02/13
이우환 300호 '대화' 최고 추정가 24억원…케이옥션 2월 경매 이우환의 300호와 100호 크기 ‘Dialogue’(대화)가 경매에 나와 주목된다.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2월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에는 이우환 대작을 비롯해 천경자, 야요이 쿠사마 등 총 83점, 약 92억 원 상당의 작품이 출품됐다. 2007년 제작된 300호 ‘Dialogue’는 이우환 작품 중에서도 보기 드문 초대형 사이즈다. 광활한 화면에 단 하나의 사각 붓자국만 놓인 미니멀한 추상화다. 최소한의 행위가 화면 전체의 긴장을 이끈다. 추정가는 13억5000만~24억 원이다. 300호 대작은 지난해 서울옥션 경매에서 16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2002년 제작된 100호 작품 역시 절제된 붓질과 여백의 균형이 돋보인다. 간결한 화면 속에서 작가 특유의 사유가 응축된 작업으로, 추정가는 10억8000만~14억 원이다. 이번 2월 경매에는 한국 근대 구상 회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도상봉의 ‘라일락’(추정가 1억8000만~3억5000만 원)은 백자 항아리와 꽃이 어우러진 단정한 화면을 통해 절제된 미감을 드러낸다. 장욱진의 ‘나무와 새와 모자’는 작은 화면 안에 나무와 새, 가족이라는 핵심 도상을 응축해 담아내며 작가 특유의 순수하고 균형 잡힌 세계관을 보여준다. 추정가는 1억8000만~3억5000만 원이다. 이중섭의 은지화 ‘아이들’은 은지라는 독창적 매체를 통해 작가의 치열한 삶과 감정을 담아낸 작품으로, 추정가는 5800만~1억2000만 원이다. 경매시장 블루칩인 야요이 쿠사마의 ‘Pumpkin’도 새 주인을 찾는다. 1991년 작으로, 노란 호박 시리즈는 글로벌 컬렉터들 사이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형성해온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추정가는 7억4000만~9억 원이다. 전후 프랑스 화단에서 독보적인 위치인 베르나르 뷔페의 1977년 작 ‘Nature morte au Saint-Pierre’도 추정가 4억~7억 원에 출품된다. 특유의 날카로운 선묘와 긴장감 있는 구성이 인상적인 정물화다. 경매 출품작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프리뷰는 14일부터 27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프리뷰 기간 동안 전시장은 무휴(구정 연휴 포함)로 운영되며,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다. 2026/02/13
1896년 창립 ‘2026 카네기 인터내셔널’, 한국 정서영·홍현숙·현남 참여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미술관이 개최하는 ‘2026 카네기 인터내셔널’이 참여 작가 61명을 발표했다. 전시는 5월 2일 개막한다. 1896년 창설된 카네기 인터내셔널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비엔날레 형식의 국제전으로, 현재는 4년마다 열린다. 휘트니 비엔날레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유럽 모더니즘을 미국에 소개하며 국제 미술 담론을 확장해온 역사적 전시로 평가된다.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필리핀·페루·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국가 기반의 작가 61명이 참여한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 출신 작가 비중이 두드러진다.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받은 아르헨티나 원주민 여성 직조 집단 ‘Silät’, 인도 작가 산차얀 고쉬, 페루 화가 아르투로 카메야 등이 포함됐다. 한국에서는 정서영(60), 홍현숙(68), 현남(36)이 참여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설치·영상·개념적 작업을 통해 동시대 미술 담론을 확장해온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는 라이언 이노우에, 리즈 박, 다니엘 A. 잭슨이 공동 기획했으며, 전시 제목은 ‘If the word we’이다. 다층성과 유동성, 집합적 정체성의 개념을 탐구한다. 카네기미술관 관장 에릭 크로스비는 “하나의 동시대 미술이 아닌 ‘여러 개의 세계들’을 공유하는 전시”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전시는 천문관, 매트리스 팩토리, YMCA 등 도시 공간과 연계한 설치 및 퍼포먼스 프로젝트도 포함한다. 한편 2026년은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해 휘트니 비엔날레, 시드니 비엔날레, 마니페스타, 광주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전이 집중되는 해다. 이번 카네기 인터내셔널은 기존 비엔날레와의 중복을 최소화하면서 독자적 큐레이토리얼 방향을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2026/02/13
수원시립미술관은 어떤 소장품이 있을까? 수원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을 통해 기관의 존재감을 가늠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수원시립미술관은 2026년 첫 소장품 주제 기획전 ‘블랑 블랙 파노라마’를 12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행궁 본관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고산금, 김두진, 석철주, 이배, 이수경, 이순종, 이여운, 최병소, 최수환 등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사진, 공예, 영상 등 20여 점의 소장품을 선보인다. 전시명 ‘블랑(blanc)’과 ‘블랙(black)’은 어원적으로 빛·불·연소와 맞닿은 공통의 의미를 지니며, 이를 통해 두 색을 분리된 개념이 아닌 연결된 요소로 바라보도록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완결된 이미지보다 재료와 행위의 축적 과정에 주목한다. 이배의 ‘불로부터’(2001)는 숯을 활용해 연소와 소멸의 흔적을 화면에 남기며 물질성과 시간성을 드러낸다.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_2019 TVW5’(2019)는 파편화된 도자 조각을 결합해 균열과 봉합의 구조를 제시한다. 최병소의 ‘무제-0160924’(2016)는 인쇄 매체 위에 긋고 덧그리는 행위를 반복해 정보의 의미를 소거하고 손의 흔적을 남긴다. 최수환의 ‘빔-바다’(2010)는 플렉시글라스와 LED를 활용해 빛의 밀도를 조절하며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풍경이 응집되거나 분해되는 경험을 만든다. 전시를 기획한 조은 학예사는 “빠른 관람보다 체류를 전제로 한 감상 방식을 제안한다”며 “오래 바라볼수록 표면의 깊이와 구조가 또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