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동물도 피규어가 됐다…최석운 개인전 단순한 인물화가 아니다. 감정이 제거된 존재들이다. 살아 있지만 어딘가 멈춰 있고, 서 있지만 이미 전시된 상태에 가깝다.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최석운(66) 개인전 ‘FIGURE SCENES’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낯설게 드러낸다. 그가 포착한 ‘장면(Scenes)’은 이야기라기보다, 감정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남은 흔적에 가깝다. 전시의 핵심 개념인 ‘피규어(Figure)’는 실재를 닮았지만 생명성이 제거된 존재를 뜻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인물 중심 서사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정서적 풍경으로 통합되는 새로운 회화적 전환을 보여준다. 작가는 팬데믹으로 중단된 전시 이후 전남 해남 임하도에서 1년여를 머물렀다. 고립된 섬에서의 시간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게 했고, 이후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피렌체 여행은 시선을 인간 너머의 풍경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작가는 인물을 풍경 속에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풍경이 인물이 되고, 인물이 다시 풍경으로 치환되는 순환 구조를 통해 인간 존재를 낯설게 재구성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작가의 경험과 관찰에서 출발한다. 자전거 여행 중 만난 인물에서 비롯된 ‘섬진강’, 오랜 시간 지나며 비로소 눈에 들어온 풍경을 담은 ‘모란꽃 밭에서’ 등은 일상의 틈에서 길어 올린 시선의 기록이다. 특히 유기견 구조 경험을 바탕으로 한 ‘Vacances’ 연작은 돗자리 위에 무표정하게 앉은 개들을 통해 공존과 책임의 문제를 환기한다. 이 장면에서 오히려 동물은 살아 있고, 인간은 정지된 존재처럼 보인다. ‘발코니’ 연작 역시 정적인 구도 속에서 미묘한 긴장을 드러낸다. 인물들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으며, 감정의 흐름이 차단된 상태로 화면에 놓였다. 일상의 연극적인 장면을 통해 인간 존재의 상태를 드러낸 작품들은 묘하게 끌린다. 무표정한 인물들 속에서, 감정 없이 살아가는 나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게 한다. 전시는 5월 2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6/04/02
두루아트스페이스 엑스포 시카고 참가…이유진·유희 전시 두루아트스페이스가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시카고 Navy Pier 페스티벌 홀에서 열리는 엑스포 시카고(EXPO CHICAGO) ‘프로파일(Profile)’ 섹션에 참여해 이유진, 유희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두 작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흑백’이다. 이유진의 ‘책가도’ 시리즈는 전통 형식 위에 동시대 감각을 덧입힌 작업이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화면은 조선시대 책가도의 구획을 따르면서도, 서양 영화의 서사를 사물의 배열로 번역한다. 책가도는 원래 학문과 취향, 세계와의 접촉을 담아내던 회화다. 이 구조를 차용해 20세기 영화의 기억과 동서양의 시각 언어를 교차시킨 이유진 작품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희의 ‘자생적 질서(Self sustaining order)’ 시리즈는 물감을 짜 올리고 밀어내는 반복 행위를 통해 형성된다. 스퀴지로 밀린 검은 자국은 방향과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흔적을 남기며, 겹겹이 쌓여 하나의 구조를 이룬다. 반복과 축적을 통해 질서로 전환되는 과정이 화면에 드러난 작품이다. 두루아트스페이스 김정숙 대표는 “두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회화의 본질과 조형성을 탐구한다”며 “이번 참여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국제 무대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중서부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EXPO CHICAGO 2026에는 미국, 브라질,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바하마 등 25개국 60개 도시에서 13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한국화랑협회가 회원 화랑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두루아트스페이스를 비롯해 그림손, 금산갤러리 등 국내 12개 주요 화랑이 참가한다. 2026/04/02
MMCA ‘아카데미’, 한국현대미술사 ‘현장형 플랫폼’ 된다 미술관이 ‘지식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서울관에서 성인 대상 전문 교육 프로그램 2026 ‘MMCA 아카데미’를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 지난해 ‘시대를 걷는 미술관’(시즌1)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연 2회 시즌제로 확대됐다. 단순 강좌가 아니라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사건·전시 중심으로 재구성한 ‘몰입형 미술사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아카데미는 미술관 정체성을 반영한 소장품 전시와 연계해, 강의실에 머물던 이론을 전시장 현장으로 확장한다. 특히 MMCA다원공간에서 250명 규모 대형 강연 형식으로 진행돼, 교육의 밀도와 현장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프로그램은 시즌당 8회 전 과정을 함께 이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단발성 강의가 아닌 ‘완주형 커리큘럼’을 통해 참여자 간 유대와 학습의 지속성을 확보한 것이 핵심이다. 상반기 시즌2 ‘한국미술의 실험, 현실, 혼성’(4월 15일~6월 24일)은 1960~80년대 실험미술과 사회적 실천을 집중 조망한다. 실험미술의 거장 이건용, 민중미술 작가 신학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 유홍준 관장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하반기 시즌3 ‘글로벌리즘과 동시대 한국미술’(9월 9일~11월 18일)은 1980년대 이후 세계화 흐름 속에서 한국미술의 국제적 위치를 짚는다. 미술사학자 김영나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최빛나 등 국내외 미술 현장을 이끄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특히 전시와의 유기적 연계가 눈에 띈다. 시즌2는 MMCA 서울 상설전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 시즌3는 기획전 ‘이것은 개념미술이(아니)다’와 연결돼, 강의와 전시가 하나의 서사 구조를 이룬다. 참여 신청은 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시즌별 8회 통합으로 선착순 접수한다. 시즌2는 4월 2일, 시즌3는 8월 26일 오전 10시부터 신청 가능하며 무료다. 각 시즌 정원은 250명이다. 김성희 관장은 “MMCA 아카데미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한국현대미술의 주요 변곡점을 현장의 목소리로 전달하는 플랫폼”이라며 “시즌제 운영을 통해 성인 교육 프로그램의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6/04/02
백남준 조카 켄 “무어만 ‘TV 브라’ 착용 도왔다가…난리 났었죠”[문화人터뷰]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이 이걸 착용하게 도와달라고 했어요. 저는 흔쾌히 OK했죠. 그런데 나중에 삼촌이 알고 난리가 났어요.” 백남준의 1969년 작품 ‘TV 브라’ 앞에서 하쿠타 백 켄(75)은 어린아이처럼 웃었다. 유리 케이스 안에는 테이프가 누렇게 변한 소형 비디오 장치와 전선이 얽힌 앰프가 놓여 있다. 그 옆에는 누드의 샬롯 무어만이 ‘TV 브라’를 착용한 채 첼로를 연주하는 흑백 사진이 걸려 있어 작품 이해를 돕는다. 그는 그날을 또렷이 기억했다. “샬롯은 ‘켄은 충분히 성숙하고 섬세한 아이다’라고 했고, 저도 괜찮다고 했죠.” 하지만 백남준은 달랐다. 어린아이에게 그런 일(속옷 착용)을 시킬 수 있느냐며 격하게 화를 냈다. “현장은 고성이 오갈 정도로 긴장감이 높아졌어요. 그때 제 나이가 16살이었거든요. 하하.” 하쿠타가 기억하는 백남준은 거장이기 이전의 인간이었다. “어린 시절 삼촌과 나는 소호에서 차이나타운까지 매일 걸어 다녔어요. 산책을 하며 그는 늘 신문 가판대에 들러 뉴욕타임즈를 샀어요. 어느 날 ‘백남준’이라는 이름이 신문에 실렸을 때, 삼촌은 이렇게 말했어요. ‘뉴욕타임즈에 이름 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하하하~” 1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백남준: Rewind / Repeat’ 전시장에서 만난 하쿠타는 연신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한국 미술계와 거리를 두었던 그가 서울에서 보인 표정은 그 자체로 변화였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이 태어난 서울에서 25년 만에 열리는 에스테이트 협력 전시다. 세계적인 화랑인 미국 가고시안이 마련했다. 켄의 기억에 강렬한 에피소드로 남은 ‘TV 브라’는 2001년 호암미술관 이후 약 25년 만의 국내 공개다. 뉴욕 구겐하임에서 시작해 빌바오를 거쳐 한국으로 이어졌던 순회전 이후 처음이다. 투명 비닐 브래지어에 소형 흑백 텔레비전 두 대를 삽입한 작업으로, 백남준이 신체와 기술의 결합을 실험한 대표작이다. 작품 제목은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 브라’로, 샬롯 무어만은 1969년 뉴욕 하워드 와이즈 갤러리에서 이를 착용한 채 첼로를 연주했다. 활의 진동에 따라 TV 이미지가 변화하며, 56년 전 이미 ‘전자기기의 인간화’를 구현한 역사적인 작품이다. 전시장에는 초기작 ‘미디어 샌드위치’도 함께 선보인다. 백남준이 음악에서 전자매체로 이동하던 전환기의 작업이다. 독일 전자공학 잡지와 일본 레코드판, 오래된 인쇄 이미지가 결합된 이 작품은 동양과 서양, 음악과 기술이 교차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백남준이 회화가 더 이상 의미 없다고 판단하고 매체로 나아가기로 결심한 순간의 작업”이라며 “남아 있는 작품 중 하나만 고르라면 집에 두고 싶을 정도”라고 애착을 드러냈다. 가고시안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닉 시무노비치는 “백남준은 누구보다 확장적인 사고를 가진 작가였다”며 “예술과 과학, 비즈니스까지 아우르는 글로벌한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봤다”고 평가했다. 이어 “백남준은 1971년 ‘전자초고속도로(Electronic Superhighway)’를 언급했는데, 오늘날 아마존·유튜브·틱톡·줌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사회는 그가 예견한 세계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켄은 “삼촌은 기술의 영향을 예견했고 이를 인간화하려 했다”며 “지금 살아 있었다면 AI에 인간의 마음을 입히는 데 집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비판하는 미디어아트야말로 그의 핵심 프로젝트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나는 어려운 사람이 아니다”…엇갈린 20년 그는 그동안 신뢰할 수 없다는 한국 미술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나는 일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연락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제도와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답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그 사이에서 오해가 쌓였다는 설명이다. “제가 답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백남준이 2006년 세상을 떠난 이후, 그의 유산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하쿠타는 큐레이터 존 호프만과 함께 10년에 걸쳐 방대한 아카이브를 정리했다. “그때는 어떤 전시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후 홍콩에서 가고시안과 협업하며 2015년부터 전시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생전 백남준이 “비즈니스는 가장 세련된 예술”이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예술과 과학, 기술과 시장을 하나의 영역으로 본 그의 사고가 지금도 유효하다고 했다. 하쿠타 켄은 백남준의 큰형이자 태창방직 사장이었던 백남일의 장남이다.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일가가 부정축재자로 몰리면서 가산이 몰수됐고, 가족은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이름을 일본식 ‘하쿠타 켄(白田健)’으로 바꾸고 그곳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백남준과 각별한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제가 9개월쯤 됐을 때, 삼촌 등에 올라타려던 사진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늘 가까이 지냈죠.” 그는 “왜 자신이 가장 가까운 조카가 되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면서도 “유독 잘 통했고, 거의 매일같이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숙부인 백남준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뒤 장난감 사업과 방송 활동 등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후 1990년대부터 백남준의 작업을 곁에서 도왔다. 2006년 백남준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뉴욕 스튜디오와 저작권을 승계받아, 현재 에스테이트를 대표하는 법적 대리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같은 처지의 이들과의 독특한 인연도 언급했다. “크리스토와 장 클로드의 조카와 함께 ‘유명 작가의 멍청한 조카들’이라는 모임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삼촌 기준에선 멍청함이 곧 똑똑함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냥 멍청함은 멍청함이라고 생각한다”며 껄껄 웃었다. 그의 이 농담은, 방대한 유산을 떠맡은 ‘조카’라는 위치와 그 책임을 동시에 드러낸다. 까칠하다고 알려진 백남준 조카로서, 여전히 유산을 관리하고 있는 그의 목표는 단순했다. “가장 좋은 작품을 최고의 미술관과 컬렉션에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에스테이트(유산 관리 조직)는 사라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면서 “100주년 전시가 한국에서 열린다면 가장 좋은 일일 것”이라는 바람도 전했다. 25년 만에 자신이 보관해 온 작품을 처음 공개하며 서울에서 전시를 연 그는 “삼촌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면 분명히 기뻐했을 것”이라며 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존 호프만(Jon Huffman) 큐레이터가 마치 더 잘 안다는 듯 말을 보탰다. “아마 질문 하나만 더 받고 ‘밥 먹으러 가자’고 했을 겁니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웃는 두 사람은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 형제처럼 보였다. 이들의 관리 속에 갇힌 미술사적 인물이 아니라, 백남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TV와 로봇으로 시작된 그의 세계는 기발함과 유머를 잃지 않은 채 오늘의 AI 시대까지 이어진다. 가고시안 백남준 전시는 중고 시장에서 수집한 빈티지 라디오로 구성된 ‘베이클라이트 로봇’(2003), 금박을 입힌 청동 불상이 모니터 앞에서 명상하는 ‘골드 TV 부처’, 그리고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1982년작 ‘런던과 해외를 위하여(우편함)’ 등 주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5월 16일까지 열린다. 2026/04/01
현대백화점에서 아이와 함께 세계 그림책 여행 떠나볼까 현대백화점은 오는 7월5일까지 판교점 5층에 위치한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글로벌 그림책 전시 세상의 눈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세상의 눈은 12개국 13개 출판사가 참여해 어린이를 위한 책과 작품을 선보이는 글로벌 전시 프로젝트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 각국 출판사들이 제공한 160여권의 그림책과 130여점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해외 작가들의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전시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주사위로 따라가는 그림책 탐험 등 총 12가지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프랑스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가비 바쟁(Gaby Bazin), 슬로바키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다니엘라 올레이니코바(Daniela Olejnikova) 등의 워크숍도 예정돼 있다. 참가 신청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2026/04/01
"요즘 미술 궁금해?"…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다 있다 요즘 미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답은 컬렉션에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 관장 전승창)은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FIVE – FROM THE APMA COLLECTION’을 4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개최한다. 키키 스미스, 로즈 와일리, 캐롤 보브, 갈라 포라스-김, 알바로 베링턴 등 동시대 해외 작가와 백남준, 이불, 양혜규, 이우환 등 국내 작가를 포함해 40여 명, 약 80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번 전시는 ‘지금, 무엇을 수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미술관의 응답에 가깝다. 단순한 소장품 공개를 넘어, 동시대 미술의 감각과 방향을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로비에 놓인 로버트 인디애나의 기념비적인 조각 'LOVE' 에서 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동시대 해외 작가와 현대미술의 거장을 소개하는 1, 2, 3전시실로 이어진다. 생명과 죽음, 여성성과 신화를 탐구해 온 키키 스미스, 일상의 이미지로 회화의 언어를 확장하는 로즈 와일리, 산업 재료를 통해 조각의 물질성을 재구성하는 캐롤 보브, 사물과 장소에 축적된 시간의 층위를 추적하는 갈라 포라스-김 등 최근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이 포함됐다. 데이비드 호크니와 도널드 저드 등 현대미술 거장의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한국 작가 라인업도 밀도 있다. 백남준의 대형 설치 ‘콘-티키(Kon-Tiki)’와 ‘절정의 꽃동산(TV Vertical Flower)’이 공개되며, 양혜규의 신작 ‘겹쳐진 모서리 - 환기하는 주황과 파랑의 사각형’, 이불의 ‘비밀공유자(The Secret Sharer)’ 등 동시대 한국미술의 주요 작업이 함께 전시된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단색화 이후 한국미술의 확장된 흐름과 함께 글로벌 동시대 미술의 변화 양상을 교차적으로 연출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세대와 매체의 병치’가 두드러진다. 전통적 회화에서 개념적 설치, 영상과 오브제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동시대 미술이 더 이상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APMA는 이번 전시를 통해 컬렉션의 방향성과 함께 미술관의 정체성을 제시한다. 동시대 작가에 대한 지속적 수집과 연구를 기반으로, 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동시대 미술의 플랫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With Curator’와 심화 과정 ‘With Curator Professional’이 운영된다. 2026/04/01
150억·104억…전쟁 속 더 뜨는 그림값, 왜? (종합)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100억 원대 작품이 ‘잭팟’처럼 터졌다. 일본 거장 요시토모 나라와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한 경매에서 나란히 100억 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요시토모 나라의 소녀 ‘Nothing about it’(아무것도 아냐)은 150억 원에 낙찰되며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31일 서울옥션 3월 기획 경매에서 이 작품은 147억 원에서 시작해 전화 응찰을 거쳐 150억 원에 낙찰됐다. 추정가는 147억~220억 원이었다. 이로써 종전 최고가였던 2025년 11월 서울옥션 이브닝 세일에서 약 94억 원에 거래된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Bouquet de Fleurs)’을 크게 넘어섰다. 기존 기록을 단숨에 뛰어넘은 수치다. 2016년 작 ‘Nothing about it’은 나라 특유의 치켜뜬 눈매를 지닌 소녀가 정면을 응시하는 대형 회화(194×162㎝)로, 외부 세계의 규범에 길들지 않으려는 저항과 순수, 현대인의 근원적 고독을 상징한다. 글로벌 경매 시장에서 꾸준히 최고가를 경신해 온 나라의 대표적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경매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어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대형 회화 ‘Pumpkin(MBOK)’은 시작가 95억 원에서 출발해 104억5000만 원에 낙찰되며 강세를 보였다. 이는 국내 쿠사마 작품 최고가이자, 이날 요시토모 나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다. 쿠사마의 이전 최고가는 2022년 국내 경매에서 약 44억 원에 낙찰된 ‘무한도전: 그물에 의해 지워진 비너스상’이다. 대표 연작 ‘무한 그물’ 역시 이날 20억 원에 거래되며 견조한 수요를 확인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한국 미술품경매에서 요시토모 나라와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나란히 100억 원을 돌파하며 낙찰가 1, 2위를 기록했다”며 “국내 미술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고 밝혔다. ◆초고가 낙찰, 왜 이어지나 고환율·고물가, 중동 전쟁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술 시장은 역설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위기일수록 자본은 가장 확실한 이름으로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와 금 등 전통적 안전자산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검증된 미술품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블루칩 작가의 작품은 국제 정세의 혼란 속에서도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고, 경매와 아트페어를 통해 일정 수준의 가치가 검증된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는 출품작 전량이 낙찰되는 ‘화이트 글로브 세일’을 기록하며 블루칩 작품에 대한 강한 수요를 입증했다. 소더비, 필립스 등 주요 경매에서도 초고가 작품이 잇따라 조기 매진됐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Abstraktes Bild’가 7600만홍콩달러(약 146억6000만원)에 낙찰됐고, 산유의 ‘카펫 위의 무릎 꿇은 말’은 5200만홍콩달러(약 10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과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역시 각각 3200만홍콩달러(약 61억8000만원), 3150만홍콩달러(약 60억8000만원)에 낙찰되며 고가 작품 중심의 거래가 이어졌다. ◆ “불안할수록 블루칩으로…안전자산 쏠림”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불안할수록 블루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고 입을 모은다. 컬렉터는 작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이름’을 통해 불안정한 세계를 견디려는 방식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최고의 작품은 불경기와 상관없이 제 가격을 받는다는 ‘대마불사’의 원리가 다시 확인됐다”며 “다만 이번 경매는 큰 경합 없이 낙찰된 점에서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성격도 읽힌다”고 설명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전쟁과 경기 불안 속에서 금처럼 미술품이 대체 안전자산으로 작동한 결과”라면서도 “국내 작가가 아닌 일본 유명 작가 등에 자금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은 장기적으로 한국 미술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경매는 근현대 미술품 104점을 출품하며, 낮은 추정가 기준 약 510억 원에서 최대 750억 원 규모로 서울옥션의 기획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미술시장이 여전히 ‘먼산 불구경’하듯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한국이 K콘텐츠를 기반으로 글로벌 위상을 높이며 ‘안전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거래 주체가 국내 컬렉터인지 해외 자본인지에 따라 시장의 질적 성장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미술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경매 중심의 2차 시장뿐 아니라,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1차 시장의 기반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금의 미술 시장은 가격이 아니라 ‘확실성’을 거래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2026/04/01
RM이 꺼내고, 서울미술관이 살렸다…김상유 회고전 “이렇게 끝날 수 없다.” 이 다짐은 50여 년 만에 다시 빛나고 있다. 세상에서 잊혀져가던 작가 김상유(1926~2002)가 다시 부활했다. 그를 대중의 시선 위로 끌어올린 계기는 의외로 미술계 바깥에서 시작됐다. 2022년 BTS RM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장 작품 ‘대산루’를 공개하면서다. 작가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다시 불렸다. 한국 최초로 동판화를 시도하며 현대 판화사의 지평을 연 김상유는 오랫동안 ‘은둔의 화가’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그 익숙한 수식을 뒤집는다. 서울미술관은 김상유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 ‘쉽게 닳지 않는 사람’을 4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개최한다. 800평 규모 전시장에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 전시는 동판화·목판화·유화로 이어지는 반세기 작업 세계를 연대기적으로 조망한다. 1990년 제2회 이중섭미술상 수상과 이듬해 조선일보미술관 기념전 이후, 주요 작업을 집약한 이번 전시는 작가 세계를 총체적으로 복원하는 사실상의 결정판 회고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RM이 소장한 김상유의 대표작 ‘대산루’ 연작 2점도 만나볼 수 있다. 절제된 미감과 단정한 조형 언어가 집약된 작업으로, 작가의 미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교사도 때려치고 판화가로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시대.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교사로 살다 한 권의 미국 미술 잡지를 마주한다. 잊고 있던 꿈이 다시 타올랐다. “이렇게 끝날 수 없다.” 그의 창작은 그날 다시 시작됐다. 수년간의 실험과 연구 끝에 1970년 제1회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을 수상하며, 예술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새겼다. 초기작 ‘막혀버린 출구’는 그의 예술 의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검은 화면 위에 남은 것은 몸이 아니라 시간이다. 같은 연작에서 누렇게 바랜 종이 위에 희미하게 찍힌 판화는 거의 사라질 듯하지만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연약한 매체 위에 남은 것은 이미지가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흔적이다. 사라진 존재를 끝내 지우지 않는 작업 속에서 그는 생전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살아서나 죽어서나 처해있는 모습.” 1970년 동아일보에 남은 이 문장은 그의 작업의 출발점이다. 그의 인물은 살아 있지도, 죽어 있지도 않다. 그저 그 사이에 머문다. 그래서 그는 끝내, '쉽게 닿지 않는 사람'으로 남는다. 시력이 약해진 이후 그는 목판화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것은 타협이 아니었다. 나무와 한지, 먹이라는 재료를 통해 오히려 더 깊이 한국적 조형 언어로 들어갔다. 목판을 수없이 문지르는 반복 노동 속에서 화면은 완성됐다. 그의 작업은 간편함과 거리가 멀다. 이미지보다 오래 남는 것은 그 과정에 쌓인 시간이다. 전시장에는 국수기계를 개조해 만든 판화 프레스기가 놓여 있다. 도구를 구할 수 없던 시절, 그는 일상의 기계를 작업의 장치로 바꿨다. 부식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는 그의 시력을 앗아갔지만, 예술에 대한 집념까지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그의 판화에는 한국의 기물과 건축, 문자와 정서가 함께 새겨져 있다. 이러한 작업은 당시 특급호텔 내 화랑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판매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 기념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의 작업은 ‘기교 없는 기교’로 수렴된다. 공들인 흔적을 지우고 형식을 덜어낸 자리에서 오히려 더 또렷한 미감이 드러난다. 사찰과 전통 건축을 그린 ‘대상로’ 연작은 그가 구축해온 한국적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 반복된 건축은 풍경이 아니라, 그가 붙들고 있던 세계의 구조다. 전시장에는 명상하는 인물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머리는 점점 벗겨지지만 가부좌 자세만큼은 끝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는 말한다. “명상을 하는 사람은 저이지요. 또 누구든 될 수 있습니다.” 그 인물은 작가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그의 그림은 특정 인물이 아니라 존재의 상태를 그린다. 전시 공간 역시 이를 반영한다. 한옥 문살 구조 속에 작품을 배치해 관람자는 그림을 ‘보는’ 대신 ‘들여다보게’ 된다. 전시 후반부에 이르면 화면은 더욱 단순해진다. “청산도 절로 절로 나도 절로 절로.” 자연도 인간도 억지 없이 존재한다는 이 문장은 그의 도착점이다. 더하지 않고 덜어내는 방식으로 완성된 세계다. 그는 육신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그림을 그렸다. 자연에 더 가까이, 더 깊이 스며든 화면에는 반세기 동안 이어온 예술혼이 담겨 있다. 평생 그의 손에서 도구가 놓인 적은 없었다. 부지런하고 진지하게, 그는 끝까지 작업을 이어갔다. 2002년, 향년 77세. 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에 그의 몸이 뿌려지며, 그는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갔다. 미술평론가 김윤섭 아이프칠드런 이사장은 “김상유 작품의 진면목은 ‘기교 없는 기교의 멋’”이라며 “조용하고 단정한 화면 속에 안분지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평가했다. ◆김상유를 다시 올린 컬렉터의 집념 이번 전시는 국내 최고 미술 수집가인 서울미술관 안병광 회장의 측은지심 컬렉팅에서 출발했다. 그는 2002년 현대화랑에서 열린 김상유 전시를 찾았다. “당시 관람객이 저 혼자였습니다. 참 외롭고 쓸쓸한 전시였어요.” 그는 그 자리에서 전시된 작품을 거의 모두 사들였다. 약 100점에 이르는 규모였다. “그냥 둘 수 없었습니다. 남들이 관심 두지 않는 작가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 싶었습니다.” 생전 300여 점 남짓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 김상유의 주요 작품 상당수를 소장하게 된 그는 “김상유 작가의 삶을 통째로 내가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김상유는 충분히 평가받아야 할 작가였다”며 “이번 전시가 그의 작업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미술관 안진우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스타 작가 중심으로 좁혀진 미술계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기획”이라며 “김상유의 삶과 예술 세계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의 깊이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김상유의 작업 세계와 함께, 그 세계를 지켜온 세 명의 후견인 김용원·박주환·이우복도 함께 조명한다. 이들은 대한민국 1세대 컬렉터이자 미술애호가로, 작가의 창작을 가까이에서 지지하며 재정적·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왔다. 이들의 헌신과 신뢰 속에서 김상유는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고 심화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작가와 후견인의 관계를 통해, 한 작가의 성취가 개인의 재능만이 아니라 그것을 지탱한 구조 속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6/03/31
쿠사마 '노란 호박' 그림 104억5000만원 낙찰…서울옥션 3월 경매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대형 회화 ‘Pumpkin(MBOK)’이 104억 5000만 원에 낙찰됐다. 31일 서울옥션에서 열린 3월 기획 경매에서 이 작품은 시작가 95억 원에서 출발해 104억 50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국내 쿠사마 야요이 작품 가운데 최고가 낙찰 기록이다. 이날 경매에서는 요시토모 나라의 회화 ‘Nothing about it’이 150억 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Pumpkin(MBOK)’은 100호 크기의 대형 작품으로, 노란색 망점과 검은 배경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작가 특유의 팝아트적 감각과 미니멀한 조형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한편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이번 경매에는 요시토모 나라 작품을 비롯해 근현대 미술품 104점이 출품됐다. 총 출품 규모는 낮은 추정가 기준 약 510억 원에서 최대 750억 원에 달해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대 규모다. 2026/03/31
요시토모 나라 '소녀' 150억 낙찰…샤갈 넘고 국내 최고가 경신 일본 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회화 ‘Nothing about it’이 150억 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31일 서울옥션에서 열린 3월 기획 경매에서 이 작품은 147억 원에서 시작해 최종 150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추정가는 147억~220억 원이었다. 이로써 종전 최고가였던 2025년 11월 같은 경매사 이브닝 세일에서 약 94억 원에 거래된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Bouquet de Fleurs)’을 크게 넘어섰다. ‘Nothing about it’(2016)은 나라 특유의 치켜뜬 눈매를 지닌 소녀가 정면을 응시하는 대형 회화(194×162㎝)로, 외부 세계의 규범에 길들지 않으려는 저항과 순수, 현대인의 근원적 고독을 상징한다. 글로벌 경매 시장에서 꾸준히 최고가를 경신해 온 나라의 대표적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경매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한편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이번 경매에는 요시토모 나라 작품을 비롯해 근현대 미술품 104점이 출품됐다. 총 출품 규모는 낮은 추정가 기준 약 510억 원에서 최대 750억 원에 달해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대 규모다.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