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그래픽 아티스트 턴체 플뢰르의 여름, '아이처럼' 아이처럼 ‘보는 법’을 되묻고, 어른이 된 우리가 잊고 지낸 감각의 결들을 다시 불러내는 전시가 열린다. 네덜란드 그래픽 아티스트 턴체 플뢰르(Teuntje Fleur)의 국내 첫 개인전 'BE CHILD –아이처럼'이 8월 8일부터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여름방학을 맞아 감각으로 즐기는 체험형 전시로 마련됐다. 플뢰르는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빨강·파랑·초록 같은 원색과 원·삼각형·사각형 등 단순한 도형을 반복 조합해 기하학적 리듬과 시각적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대학 아트 스쿨을 졸업하고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아트페어 참가, 출판, 벽화 및 전시 작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강렬한 색감과 독창적인 그래픽 스타일로 2023년 AOI(Association Of IIllustrators :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협회) 세계 일러스트레이션 어워드(AOI World Illustration Awards)의 어린이 도서 출판 부문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드로잉 원화 300여 점을 비롯해 시각, 촉각, 움직임, 상호작용까지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형 구성으로 펼쳐진다. 책처럼 넘기지만 손으로 읽고, 발로 밟는 ‘몸으로 읽는 책’, 리소프린팅 기법으로 제작된 시각 오브제, 놀이처럼 감각을 열어주는 참여형 설치 작업들이 이어진다. 전시와 연계해 관람객이 그래픽 아트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된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원색을 직접 색칠해 완성하는 ‘나만의 곰돌이 키링 만들기’, 도형과 원색 스티커를 붙여 제작하는 ‘나만의 티셔츠 꾸미기’, 그리고 나만의 포스터를 인쇄해보는 ‘리소프린팅 체험존’ 등이 마련된다. 밝고 단순한 조형 언어가 어떻게 감정의 복잡성을 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여름방학을 맞은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흥미로운 시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문화재단 윤정국 대표이사는 “턴체 플뢰르의 작품들은 색과 도형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그래픽 아트가 주는 매력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10월 26일까지 열린다. 2025/07/31
"이틀 만에 완판"…키아프·프리즈 서울, 벌써 예매 전쟁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프리즈 서울’의 열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키아프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회장 이성훈)에 따르면, 대한민국미술축제의 일환으로 지난 6월 16일 시작된 ‘KIAF-프리즈 서울’ 한정 할인 티켓 1250장이 단 이틀 만에 전량 매진됐다. 정가 8만 원의 티켓이 5만6000원(30% 할인)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매진됐다. 키아프와 프리즈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프리뷰 티켓은 25만 원이다.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은 오는 9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된다. 두 행사가 나란히 열리기 시작한 2022년 이후, 세계 미술시장에서도 드문 ‘듀얼 아트페어’로 주목받으며 한국 미술시장의 위상 상승을 이끌고 있다. MZ세대 컬렉터의 유입과 함께 관람객 수도 매년 증가세다. 2022년 7만4000명이던 방문객은 지난해 8만2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키아프의 주제는 ‘공진(Resonance)’이다. 예술의 회복력과 공명의 힘을 통해 미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한다. 행사에는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176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메인 섹션 ‘키아프 갤러리즈(Kiaf GALLERIES)’에는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선화랑, 표갤러리, 조현화랑 등 국내 대표 갤러리를 비롯해, 홍콩 화이트스톤, 베이징 탕 컨템퍼러리, 뉴욕 순다람 타고르 등 글로벌 블루칩 갤러리가 대거 참여한다. 올해 처음 참여하는 해외 갤러리도 눈길을 끈다. 밀라노 프리모 마렐라 갤러리를 비롯해 독일, 러시아, 대만, 태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22개 갤러리가 새롭게 합류한다. 특별전도 마련된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공동 기획된 '리버스 캐비닛(Reverse Cabinet)'은 윤율리 일민미술관 큐레이터와 토모야 이와타 일본 The 5th Floor 큐레이터가 함께 연출한다. ‘프리즈 서울’은 9월 3일부터 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프리즈 디렉터 패트릭 리(Patrick Lee)의 주도로,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프리즈의 메인 섹션에는 데이비드 즈워너, 가고시안, 하우저 앤 워스, 에스더 쉬퍼 등 세계적 갤러리 80여 곳이 이름을 올렸으며, 국내에서는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 바톤, 국제갤러리, PKM갤러리 등 주요 갤러리가 함께한다. 을지로, 한남, 청담, 삼청동 등 서울 주요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는 ‘프리즈 나잇(Frieze Night)’, ‘프리즈 위크(Frieze Week)’를 통해 올해도 다시 한번 서울 도시 전역이 예술로 물들 예정이다. 2025/07/30
"이쯤 되면 예술이다"…굿즈에 진심인 '리움스토어' 리움미술관 입구에 자리한 리움스토어. 단순한 기념품 숍은 아니다. 고급스럽고 절제된 분위기의 이 공간은, 전시 감각을 일상의 오브제로 잇는 미술관 내 플랫폼이다. 전시 주제를 반영한 연계 굿즈부터 한국 공예 작가들과 협업한 오브제까지, 실용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한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단순히 전시 관람의 기억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과 실용의 접점을 치밀하게 제안한다. 머그컵, 부채, 키링, 노트처럼 일상적인 물건 위에 작가의 감각과 큐레이션의 시선이 더해지며, 관람의 여운은 손에 잡히는 형태로 전환된다. 대부분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며, 시즌 연계 및 협업 에디션 중심의 구성은 소장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리움의 시각 언어를 응축한 MI(Museum Identity) 굿즈도 주목할 만하다. 리움의 로툰다 곡선, 호암미술관 정원 ‘희원’의 정형미, 계단형 로고 등은 여권 지갑, 와인 오프너, 그립톡 등 실용 굿즈에 절제된 형태로 녹아든다. 브랜드를 새긴다기보다는, 시각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리움은 ‘리움 크래프트’라는 이름으로 신진 공예 작가 및 전통 장인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특히 ‘LEEUM RETRO’ 시리즈는 나전, 회포문, 포도문, 만자문 등 한국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필함, 보석함, 액자 등으로 구성되며, 고전적 감각과 현대적 쓰임의 균형을 보여주는 하이엔드 굿즈로 기획됐다. 김영빈 MD는 "전통의 미학과 예술적 스토리를 담은 이들 상품은 한국 고유의 정서와 미감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공예작품은 외국인 관람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뜻깊은 문화 선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굿즈 외에도, 장인들의 정교한 공예 작업과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인 디자인이 나란히 소개된다. 이를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공예 문화의 조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작가들에게는 유통과 노출의 기회를, 관람객에게는 공예의 다층적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하고 있다.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리움 에디션’은 미술관의 큐레이션 관점을 오브제로 확장한 한정판 시리즈다. 리움스토어는 공예 분야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실험하는 플랫폼으로, 예술과 디자인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스토어는 온라인으로도 확장 중이다. 일부 상품은 온라인 전용으로 기획되며, 리움 멤버십 회원은 등급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굿즈는 더 이상 부차적인 부속물이 아니다. 리움스토어는 굿즈를 통해 미술관의 감각과 태도를 일상으로 번역하는 실천의 공간이다. 감동을 다시 손에 쥐는 방식. 이쯤 되면, 예술이다. 2025/07/30
2025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아트디렉터에 김치앤칩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송형종)은 2025년 제4회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Unfold X’(이하 언폴드엑스)의 총괄 아트디렉터로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손미미, 엘리엇 우즈)’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페스티벌은 오는 12월 9일부터 21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다. ‘언폴드엑스’는 2010년 ‘다빈치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2014년 ‘다빈치 크리에이티브’를 거쳐 매년 발전해온 융합예술 플랫폼이다. 예술이 기술에 영감을 주는 창작의 방향성을 꾸준히 제시해왔으며, 지금까지 총 168명의 융합예술가들의 창작과 발표를 지원해왔다. 2025년부터 새롭게 도입된 ‘아트디렉터’ 제도는 행사 기획의 전문성과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변화다. 첫 디렉터로 선정된 김치앤칩스는 한국인 손미미와 영국인 엘리엇 우즈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듀오로, 2009년 결성 이후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세계 각지에서 전개해왔다. 이들은 영국의 스크린랩(ScreenLab 2012), 서울문화재단 주관 ‘다빈치 크리에이티브’(2014), 파주의 ‘언팔로우 페스티벌’(2019) 등에서 감독으로 참여했다. 손미미는 2020년과 2023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Prix Ars Electronica)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시아문화전당, 독일 ZKM, 영국 서머셋하우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전시와 워크숍,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언폴드엑스에는 국내외 20여 팀의 예술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 중 ‘2025 서울문화재단 융합예술지원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팀은 AI, 로보틱스, 키네틱, 프로그래밍 기반의 설치작품 등 기술 기반 예술의 동시대적 실험을 반영한 신작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소보람, 신교명, 최민규, 황인규(신진), 김정환, 양민하, 유병준, 이정우, 조영각, 한윤정(중견) 등이다. 서울문화재단은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창작의 미래를 모색해온 언폴드엑스가, 아트디렉터 제도 도입과 함께 세계적 실험의 장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7/30
세계 디자인의 빛, 서울로….'디자인 마이애미' 첫 아시아 전시 세계적 디자인 페어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상륙한다. 오는 9월 1일부터 1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를 주제로, 한국 디자인의 고유한 미감과 사고를 세계에 조명한다. 30일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차강희)은 전시에 앞서 하이라이트를 사전 공개하며, 한국 디자인의 세계화 가능성과 도시 서울의 창작 역량을 강조했다. ‘Illuminated’라는 전시 제목은 ‘조명(照明)’이라는 한국어 개념에서 착안, 한국 디자인이 지닌 시대 초월적 감각과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비추는 데 집중한다. 전시에는 런던, 뉴욕, 파리, LA 등지의 세계적 디자인 갤러리 16곳이 참여한다. 대표적으로 ‘카펜터즈 워크숍 갤러리(Carpenters Workshop Gallery)’, ‘찰스 버넌드 갤러리’, ‘살롱 94 디자인’ 등이 한국 디자이너들과 함께 협업하며, 총 71명의 디자이너가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광호, 김민재, 정다혜, 최병훈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디자이너들도 이름을 올렸다. 디자인 마이애미 CEO 젠 로버츠는 “서울은 글로벌 디자인 창작의 거점이자, 신진과 거장의 에너지가 교차하는 동시대적 장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2005년 디자인 마이애미 첫 회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DDP)에서 20년 만에 다시 전시를 여는 데 감회가 깊다”고 밝혔다. 기획을 맡은 조혜영 큐레이터는 “지금은 한국의 디자인뿐 아니라 공예, 음악, 음식, 예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기”라며, “이번 전시는 한국 디자인의 글로벌 서사를 직조하는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글로벌 시민’으로서 감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기간 동안에는 토크 프로그램과 VIP 세션도 마련돼 디자인 산업의 트렌드와 철학, 기술, 컬렉팅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갈 예정이다. 전시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키아프(Kiaf)와 나란히 열려, 서울을 아시아 예술·디자인 중심지로 각인시키는 강력한 ‘글로벌 주간’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디자인재단 차강희 대표는 “디자인 마이애미는 한국 디자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입증하는 자리이자, 서울이 글로벌 디자인 담론을 이끄는 핵심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2025/07/30
강동구, '놀이터 월드투어' 운영…아이들과 떠나는 세계 문화여행 서울 강동구(이수희 구청장)는 다음 달 공공형 실내 놀이터 '아이·맘 강동'에서 세계 여러 나라 문화를 놀이로 체험할 수 있는 특별 행사 '놀이터 월드투어'를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관내 7개 지점 실내 놀이터 공간을 각기 다른 나라를 주제로 꾸민다.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세계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각 지점은 중국, 미국, 뉴질랜드, 베트남, 일본, 이집트, 케냐 등 7개국 중 하나의 국가를 주제로 운영된다. 아이들이 해당 나라의 전통 놀이와 의상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구는 각 공간에 나라별 특색을 살린 촬영 구역(포토존)을 마련해 가족 단위 이용객이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꿈꾸는 손길' 만들기가 운영된다. 참여를 원하는 경우 다음 달 10일까지 '아이·맘 강동'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별도 참가비는 없으며 영유아 1인당 2000원 실내 놀이터 이용료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보호자는 무료다. 김희 보육지원과장은 "이번 놀이터 월드투어는 아이들이 세계 문화를 체험하면서 다양성을 배우고 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익힐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며 "다채로운 주제 속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특별한 추억도 남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5/07/30
광주 간 김선우·문형태…정승원·정성준과 '그리고, 하루' 도도새와 함께 피안을 항해하는 김선우, 상징과 감정의 기호로 내면을 드러내는 문형태. 서울과 국제 미술씬에서도 주목받아온 두 스타작가가 이번엔 광주로 향한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29일 개막한 현대미술기획전 '그리고, 하루'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자아·기억·감정·공존이라는 네 개의 감각적 주제를 따라, 현대인의 삶을 구성하는 서사를 시적으로 직조한다. 김선우는 잃어버린 새 ‘도도’를 매개로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고, 문형태는 관계의 감정과 삶의 양가성을 상징과 색채로 풀어낸다. 두 작가는 독창적인 형상 언어와 미학적 밀도로 서울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존재다. 이번 전시는 정승원, 정성준(전남대 미술학과 교수) 작가와 함께 구성됐다. 정승원은 소소한 일상의 단편을 특별한 기억으로 환기하고, 정성준은 도시 속 동물들의 유토피아를 향한 여정을 통해 공존과 생태적 회복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그리고, 하루'전시는 삶의 장면들이 어떻게 겹쳐지고 또 이어지는지를 질문하며, 관람자에게 서로 다른 하루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제안한다. 광주시립미술관 윤익 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들을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며, “예술과 현실이 맞닿는 지점에서 우리의 하루를 다시금 그려보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 개막식은 미술관 개관 33주년을 맞는 8월 1일 저녁 7시에 열릴 예정이다. 전시는 11월 23일까지. 2025/07/30
장은선갤러리, 김선영 홍익대 교수 '자연–생성' 개인전 “자연은 마음을 정화하는 힘을 지닌 조화로운 질서다.” 김선영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교수의 개인전 '자연–생성'이 8월 6~14일 서울 경운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전통 한국화를 바탕으로 ‘자연의 정신’을 통해 조화와 정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을 클로즈업한 화면 위에 상징적인 색채와 추상화된 형태가 어우러져, 자연의 내면을 시적으로 드러낸다. 색이 번지고 스며들며 하나의 에너지로 통합되는 화면은 ‘꽃 그림’이 아닌, 기운이 흐르는 ‘에너지’로 느껴진다. 김선영은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에서 석사·박사 과정을 마쳤다. 가나아트센터, 한벽원미술관 등에서 국내외 36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대학교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2025/07/30
"현실은 끝없이 갈라진다"…가나아트 한남, 4인 그룹전 하나의 전시에 두 개의 입구가 있다. 정문을 통해 들어설 수도, 정원을 지나 후문으로 향할 수도 있다. 서울 욕산구 가나아트 한남에서 31일부터 열리는 그룹전 'The Garden of Forking Paths'는 관람자가 어느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시의 첫 장면이 달라지는 구조를 갖는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구기정의 디지털 설치가, 후문을 통과할 경우 송수민과 서동욱의 회화가 각각 전면에 배치된다. 정소영의 조각은 전시장 중심에 배치되어, 두 개의 진입 경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간과 감정의 흐름을 매개한다. 전시 제목은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동명 소설에서 따왔다. 소설 속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정원’은 시간이 직선적으로 흐르지 않으며, 모든 선택과 결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을 제시한다. 4인의 작가들의 작업은 단일한 서사나 시각을 지양하고, 복수의 시간, 감정, 경험이 공존하는 현실을 다층적으로 제시한다. ◆이미지의 경계를 교란하는 시선…구기정 구기정은 실재와 가상이 혼재된 이미지 구조를 통해, 인간의 지각과 시각 시스템의 형성과정을 비판적으로 탐색한다.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2023)은 건조된 식물과 디지털 이미지를 결합한 디지털 테라리움 형식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 중심적 시선을 드러낸다. 'The Transparent Visual Apparatus'(2025) 연작에서는 LED 기판, 3D 렌더링 이미지, 모니터 등의 장치를 통해 시각 경험이 기술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환기한다. ◆일상 속 재난의 감각을 새기다…송수민 송수민은 일상과 재난, 개인의 삶과 사회적 위기 사이의 교차 지점을 회화로 표현한다. 'Explosion and Doodles'(2025)는 아이의 낙서, 미사일 궤적, 화산재 이미지 등이 중첩된 화면을 통해 감정과 불안, 위기의 감각을 복합적으로 구성한다. 캔버스를 긁거나 사포질하는 제작 행위는 삶의 흔적을 물리적으로 새기며, 회화를 감각의 기록으로 확장시킨다. ◆반복과 침묵의 정서적 풍경…서동욱 서동욱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정서의 미묘한 흐름과 침묵의 상태에 주목한다. 고립된 인물들은 악기 연주나 TV 시청과 같은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며 무기력과 고독의 시간을 견뎌낸다. 그의 회화 속 ‘멜랑콜리’는 단순한 우울이 아니라, 말해지지 않은 감정의 진동과 침묵 속에서 구성되는 정서적 풍경이다. ◆장소와 시간의 흔적을 조각하다…정소영 정소영은 장소에 축적된 시간과 경계의 흔적을 조각의 언어로 형상화한다. '이미륵의 거울'(2024)은 독립운동가 이미륵의 망명 경로를 따라 압록강을 바라보며 제작된 작업으로, 강의 흐름과 은거울의 반사 표면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장치를 구성한다. '응결'(2023) 연작은 컵 아래 맺힌 물자국을 알루미늄으로 주조해, 소멸과 잔류 사이의 긴장을 응고된 형태로 시각화한다. 하나의 이야기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 전시는 단일한 메시지를 제시하기보다는 관람자의 선택과 감각에 따라 유동적으로 구성되는 서사를 통해 현실의 복합성과 시간의 중첩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보르헤스가 상상한 정원처럼, 이 전시는 현실 또한 끝없이 갈라지는 길 위에 놓여 있음을 상기시킨다. 전시는 8월 24일까지. 2025/07/30
청년예술가 김보미 "사랑과 행복을 느꼈으면 해요"[복합문화공간 청문당②] "음악은 저를 항상 위로해 주는 존재였어요. 힘든 청년들이 제 작품을 보고 사랑을 느꼈으면 해요." 대구 청문당에서 열린 청년예술가지원사업 'Z to A, 2025'에 참여한 김보미(30·여) 작곡가가 지난 29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술 활동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Z to A는 지역 청년 예술가들에게 창작·예술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전시 4팀과 공연 2팀이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외로움·사랑을 표현하는 '난분분' 김보미 작곡가 김 작곡가는 전시 분야 '난분분' 팀의 대표다. 팀명은 꽃잎이 떨어지듯 분분한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을 시각과 청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렇게 정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외로움'과 '사랑'으로 정의했다. 경북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한 김 씨는 어린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하는 등 다사다난한 일들을 경험했지만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것 같은 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김 씨는 음악을 위안으로 삼았고 불행한 일들을 겪었음에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성격 탓에 긍정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보미 작곡가는 "주변에서 너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왜자꾸 퍼주기만 하냐고 지적할 만큼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일을 할때도 같아서 작품이 이기적이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본인은 많은 외로움을 겪었지만 사람들은 작품을 보고 그만큼 많은 사랑과 행복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문당, 전시 문턱 낮춰 청년 예술가 편히 접근 이번 전시의 주제는 '나의 사랑하는 zip'으로 정했다. 난분분 팀 작가 4명이 자신을 각각 버티게 해준 것들을 모은 전시다. 김 작곡가는 자신의 작품 가운데 '돌고래 춤추는 나의 숲에서'를 추천했다. 대구 북구 연암서원과 침산네거리, 제주도 등 일상에서 찍은 영상에 돌고래와 전자음향을 입힌 미디어아트다. 힘들 때 위로를 준 돌고래가 항상 곁에 있는 것을 표현해 일상의 행복을 그려냈다. 청문당에 대해 김 씨는 "전시 문턱을 낮춰 청년 예술가들이 편히 접근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했다. 김 작곡가는 "대학 시절 원룸들 사이에 예술 공간이 생겨 너무 반가웠고 함께하고 싶었다. 특히 기존 전시장은 뭔가 결심하고 가는 느낌인데, 청문당은 대학가 근처에 있어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며 "원룸을 리모델링한 까닭에 전시장이라는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친근함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년 예술가로서 가장 힘든 점은 "동료들이 대부분 떠난 슬픈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유출의 주된 이유로는 예술 활동은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 배고프다는 점과 지역에는 문화 인프라가 부족해 작품 활동을 펼칠 기회가 적다는 점을 꼽았다. 이런 까닭에 김 씨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로서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한다. 김보미 작곡가는 "쇼츠처럼 도파민 터지는 것들이 넘치는 요즘, 이를 대체할 강점이 있는 전시를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네를 걷다 소소하게 본 작품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그런 전시를 이어가고 싶다. 정부도 지역 예술가들이 아이디어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도록 청문당과 같은 기회와 공간의 장을 늘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 작가들의 성공 사례인 'MBTI' 전시처럼 대구의 특색을 담은 전시를 제작해 브랜딩화하고 싶다"며 "지역만의 강점이 있는 전시가 입소문을 타면, 다른 곳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인들에게도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