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4m 대형 조각 한자리에…조형아트서울, 102개 갤러리 참가 2m~4m 규모의 대형 조각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대표 조각·입체 특화 아트페어가 열린다. ‘조형아트서울(PLAS) 2026’이 오는 6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 1층 B1·B2홀에서 개최된다. VIP·프레스 프리뷰는 4일 오후 3시, 개막식은 오후 4시에 진행된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조형아트서울은 국내 유일의 조각·입체 중심 아트페어다. 올해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16개 갤러리가 늘어 국내 91개, 해외 11개 등 총 102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약 750명의 작가가 3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만·독일·미국·일본·조지아 등 5개국 갤러리도 참가한다.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준원 조형아트서울 대표는 “조각은 단순히 작품 한 점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공간과 동선, 설치와 안전까지 함께 설계하는 예술”이라며 “회화 중심 시장 안에서 입체예술의 생태계를 확장해온 것이 PLAS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형아트서울은 대형 조각 설치를 위한 지게차 진입 동선과 전시장 바닥 하중까지 고려해 공간을 설계한다. 전시장 중앙 통로와 메인 스트리트에는 대형 조각과 설치 작품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올해 전시 주제는 ‘NEW CHANCE’다. 조각, 설치, 유리,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조형예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확장성을 제시한다. 특히 ‘대형조각 특별전’에는 권치규, 김경민, 김대성, 김병진, 박형오 등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대형 조형 작품을 선보인다. 출품작 가격대는 3000만원에서 1억원 수준으로, 기업·기관·공공시설 설치를 고려한 공공조형물 형태의 작품도 포함됐다. 조형아트서울은 회화 중심 국내 미술시장 구조 속에서 입체예술 저변 확대를 목표로 참가 갤러리에 최소 1점 이상의 입체 작품 출품과 입체 작가 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다. 올해 1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11개 대학 조각 특별전’에는 전국 주요 대학 조소 전공 교수와 신진 작가들이 함께한다. 매년 대학 특별전은 각 대학의 조형예술 역량과 신진 작가 발굴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경쟁의 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강원대학교(지도교수 정기웅·참여작가 김현우·박용주), 경북대학교(김봉수·이수연·황병석), 국민대학교(김태곤·배가희·신제헌), 단국대학교(김병진·최연우·이하영), 동국대학교(김황록·한태훈·문성원), 성신여자대학교(김보라·김희용·김규진), 이화여자대학교(손정은·황은주·이주혜), 전남대학교(박형오·임은혜·박세현), 중앙대학교(베른트 할프헤르·임동현·김다해), 충남대학교(박찬걸·김유림·신채훈), 홍익대학교(고봉수·김영호·김정민) 등이 참여한다. 또 ‘NEW CHANCE 특별전’에는 강현서, 김희진, 나인성, 박수진, 송병권, 이기라 등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조각·유리 작업 등을 선보인다. 조형아트서울은 메리아트 후원으로 협업 공모를 통해 작가 10명을 선정, 1등 작가에게 5000만원의 상금과 ‘조형아트서울 2027’ 참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형아트서울은 해외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대만 ‘원 아트 타이페이(One Art Taipei)’, 캐나다 ‘아트 밴쿠버(Art Vancouver)’ 등과 협력해 한국 작가와 갤러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아트타이페이와 업무협약(MOU)도 추진 중이다. 또 더한섬하우스와 협업한 ‘THE HANDSOME X PLAS: Preview Showcase’를 통해 패션·라이프스타일 공간과 조형예술을 결합한 프리뷰 전시도 선보인다. 더한섬하우스와의 콜라보 전시는 강남권 컬렉터를 중점으로 분기별 프로그램으로 지속 운영될 예정이다. 신준원 대표는 “조형예술은 더 이상 일부 컬렉터만의 영역이 아니라 일상 공간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며 “조형아트서울은 조각과 입체예술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VIP 라운지에는 테라코타 작업으로 알려진 이기주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관람객들이 편안한 휴식과 함께 조형예술을 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람료는 2만5000원이다. 2026/05/18
프리즈 뉴욕, 미술관 컬렉션 강화…국제등 한국 갤러리 판매 호조 제15회 Frieze New York(프리즈 뉴욕)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더셰드에서 막을 내렸다. 프리즈는 “올해 뉴욕에는 75개국에서 약 2만5000명이 방문하며 글로벌 미술시장의 열기를 입증했다”고 18일 밝혔다. 13일부터 5일간 열린 올해 행사는 26개국 68개 갤러리가 참여해 신진 작가부터 국제적 거장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특히 라틴아메리카 갤러리 참여가 두드러졌다. 전체 참가 갤러리 중 14곳이 브라질·멕시코·콜롬비아·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기반 갤러리로 구성되며 국제 미술시장의 지형 변화를 반영했다. 무엇보다 올해 프리즈 뉴욕은 ‘기관 컬렉션 강화’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셔먼 패밀리 재단이 신설한 인수기금을 통해 Brooklyn Museum(브루클린 미술관)과 Baltimore Museum of Art(볼티모어 미술관)가 포커스 섹션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장했다. 브루클린 미술관은 울릭 갤러리에서 베티나의 작품 2점을 구입했고, 볼티모어 미술관은 퍼블릭 갤러리의 다케바야시 레이카 ‘보스 뱅크스Ⅰ(Both Banks I)’, W-갈레리아의 세바 칼푸케오 ‘필란 시킬 1(PILLAN SIKILL 1)’, 소프트 오프닝의 조앤 버크 ‘페스티벌 7(Festival 7)’ 등을 인수했다. 참여 작가들에게는 각각 5000달러의 상금도 수여됐다. 판매도 활발했다. 화이트 큐브는 엘 아나츠이의 작품 2점을 각각 220만 달러, 190만 달러에 판매했고, 타데우스 로팍은 게오르크 바젤리츠의 ‘밤의 기운’을 140만 유로에 판매했다. 한국 갤러리들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국제갤러리는 하종현 작품 2점을 최대 46만8000달러에 판매했으며, 박서보, 이기봉, 함경아, 김홍석, 정연두,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도 잇따라 판매했다. 티나킴갤러리 역시 하종현 작품 2점을 비롯해 김창열, 이신자 등의 작품을 판매하며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확인했다. 조현화랑은 이배 작품을 중심으로 한 부스를 선보여 10만~25만 달러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어 기시오 스가 작품은 4만~5만 달러, 김택상 작품 5점은 1만~6만 달러, 황지해의 종이 작업은 3만~5만 달러에 추가 판매됐다.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은 “이번 프리즈 뉴욕은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했다”며 “국제갤러리는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부터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해외 작가까지,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고르게 판매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국제갤러리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프리즈 뉴욕에는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클라우스 비젠바흐 등 세계 주요 미술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샤론 스톤 등 문화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활기를 더 했다. 2026/05/18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김기라 드로잉 50점 불안한 시대의 얼굴들은 때로 낙서처럼 나타난다. 흐릿하고 일그러진 인간 형상, 이름 모를 식물, 어딘가로 끌려가는 군상들…. 명확히 설명되지 않기에 오히려 더 불편하고 선명하다. 서울 성북동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오는 23일부터 6월 19일까지 김기라 개인전 ‘별에게 노래하는 땅의 기억들 _Places' Memories: A Song for the Stars’를 개최한다. 김기라는 퍼포먼스, 설치, 영상 등 복합 매체를 기반으로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윤리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질문해온 작가다. 사회적 불안과 폭력, 공동체의 균열과 모순을 작업의 중심에 두고 동시대 현실의 구조적 층위를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2년부터 이어온 드로잉 작업 50여 점이 소개된다. 동일한 높이의 검은 액자 속 드로잉은 수평적으로 배열되며 하나의 영화적 시퀀스처럼 이어진다. 작품마다 제목과 제작연도, 작가명이 함께 병치되는데, 이는 이미지와 언어 사이를 오가며 의미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드로잉 속 형상들은 불완전하다. 인물 같지만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고, 사물 같지만 끝내 규정되지 않는다. 무엇인가 생성되는 순간 같기도, 이미 붕괴된 이후의 풍경 같기도 하다. 작가는 이 모호한 상태를 통해 사회의 긴장과 균열, 기록되지 못한 감정들을 끌어올린다. 전시 제목 ‘별에게 노래하는 땅의 기억들’은 현실과 이상, 기억과 상실 사이를 가로지르는 시적 은유다. 별은 소망과 죽음, 기억과 탄생을 상징하고, 땅은 지금 우리가 딛고 선 동시대의 현실을 의미한다. 작가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며, 개인의 기억과 감각을 다시 호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인선 디렉터는 “김기라의 드로잉은 하나의 완결된 서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과 사건, 감정과 기억이 충돌하는 장면들”이라며 “불완전한 형상들을 통해 관람자 스스로 의미를 사유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김기라는 경원대학교와 런던 골드스미스 칼리지를 졸업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전(2015), 광주비엔날레, 리버풀비엔날레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공동체와 지역, 사회적 재난과 기억의 문제를 예술적 실천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6/05/18
겸재 ‘수치탁족’부터 고려청자까지…마이아트옥션 45억 규모 경매 조선 회화사의 정수들이 한자리에 오른다. 마이아트옥션은 오는 6월 11일 서울 인사동 본사에서 제60회 메이저 경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회화·서예·도자·공예 등 총 83점이 출품되며, 시작가 총액은 약 45억 원 규모다. 이번 경매의 백미는 조선 전기와 후기 회화를 관통하는 희귀 고미술 컬렉션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거장 정선의 ‘수치탁족(漱齒濯足)’이다. 추정가는 6000만~1억2000만 원. ‘수치탁족’은 남송 시대 학자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 중 ‘산정일장(山靜日長)’의 시의를 바탕으로 한 ‘산정일장도(山靜日長圖)’ 계열의 한 장면이다. ‘이를 닦고 발을 씻는다’는 뜻처럼 속세의 때를 씻고 자연 속에서 자적(自適)을 누리는 선비의 이상향을 담았다. 작품 속 개울가는 관념적 이상향이 아니라 실제 조선의 풍경처럼 친숙하다. 언덕과 바위, 나무를 처리한 짧고 반복적인 필선은 경쾌한 리듬감을 만들고, 담묵으로 처리한 화면은 고요한 공기를 머금는다. 진경산수의 사실성과 문인화적 필의가 동시에 살아 있는 수작이다. 특히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근대 대수장가 희당 윤희중(1901~1971)의 ‘적고각(積古閣)’ 인장이 남아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조선중앙일보 사주였던 윤희중은 충남 논산을 중심으로 고서화와 도자기를 수집한 인물이다. 허주 이징, 현재 심사정, 추사 김정희 작품 등을 소장했던 그의 컬렉션은 일제강점기 한국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민족적 보존 의식의 산물로 평가된다. 마이아트옥션 측은 “겸재 정선 작품 자체의 회화사적 가치뿐 아니라, 근대 수장사의 흐름과 컬렉터의 안목까지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는 조선 전기 회화의 희소작도 대거 포함됐다. 신사임당 작으로 전하는 ‘초충도 8폭’ 화첩을 비롯해, 시·서·화 삼절로 알려진 영천자 신잠의 ‘묵죽도’, 양팽손의 ‘산수도’, 이기룡의 ‘연지누각도’ 등이 출품된다. 현전작이 드문 조선 전기 회화들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관심도 높다. 조선 후기 회화에서는 김홍도의 춘화로 추정되는 ‘이부탐춘’과 ‘백납도 8폭 병풍’도 시선을 끈다. 특히 ‘이부탐춘’은 절제된 관능성과 해학성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한국 춘화 특유의 품격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서예 부문에서는 김정희의 ‘행서대련 경학예림’이 출품된다. 금분당지 위에 펼쳐진 강건하면서도 유려한 필획은 추사체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정조·고종의 어필과 연암 박지원의 시고 등 조선 문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함께 경매에 오른다. 도자 부문에서는 고려청자의 세련된 조형미를 보여주는 ‘청자상감포도동자문표형주자’가 출품된다. 포도넝쿨과 동자문을 화면 전체에 유기적으로 배치해 회화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백자투각파초문필통’, ‘백자청화산수문병’, ‘분청사기덤벙철화초문편병’ 등도 함께 소개된다. 공예 부문에서는 왕실 사용품으로 추정되는 규모의 ‘삼층책장’이 눈길을 끈다. 내부에는 묵죽도와 감지 금니로 필사한 이황의 ‘성학십도’가 부착돼 있어 장식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희귀 사례로 평가된다. 마이아트옥션 관계자는 “조선 전기부터 후기에 이르는 회화 명작과 도자·공예품을 통해 한국 고미술의 예술성과 역사성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경매”라며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18
"문화로 인사합시다"…공연·전시 티켓 선물하면 최대 300만 원 지원 공연 티켓과 전시 초대권이 새로운 ‘기업 선물’로 떠오르고 있다. 접대 대신 문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윤영달)는 공연·전시 티켓과 도서·음반 등을 기업업무추진비로 활용할 경우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선물하는 문화, 함께하는 문화’ 캠페인을 진행한다. ◆국내 모든 법인기업 대상…최대 300만 원 지원 이번 캠페인은 기업이 공연·전시 티켓과 도서·음반 등을 문화기업업무추진비로 사용할 경우, 해당 금액에 대해 일대일(1:1) 매칭 방식으로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국내 모든 법인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 ‘문화기업업무추진비 제도’는 2007년 기업의 접대문화 개선과 문화소비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문화예술 관련 비용으로 지출한 기업업무추진비는 기존 한도의 20%까지 추가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법인세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세법개정안에 따라 2024년부터 기존 ‘접대비’는 ‘기업업무추진비’로, ‘문화접대비’는 ‘문화기업업무추진비’로 명칭이 변경됐다. ◆‘문화로 인사합시다’…8년째 건전한 접대문화 캠페인 추진 한국메세나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문화로 인사합시다’ 사업을 8년째 운영하며 기업의 문화예술 활용 확대와 건전한 접대문화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협회는 “문화 선물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와 문화예술 소비 활성화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은 예산 소진 시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문화로 인사합시다'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05/16
곡선과 색채로 흐르는 생명의 리듬…표갤러리, 김태수 개인전 유리와 철골로 이루어진 도시 한복판. 차갑고 단단한 직선들 사이로 김태수의 조각은 마치 스스로 자라난 생명체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층층이 접히고 휘어진 금속의 곡면은 거대한 꽃잎 같기도, 깊은 바다를 유영하는 생물 같기도 하다. 표갤러리는 오는 6월 20일까지 조각가 김태수(65) 개인전 ‘Nature in, Nature out’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도시 곳곳에 대형 야외 조각을 설치하며 공공 조각의 영역을 확장해온 김태수가 2009년부터 지속해온 ‘ECO FLOW’ 연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김태수 작업의 핵심은 곡선과 색채다. 스테인리스 판재를 절곡하고, 겹겹이 용접한 뒤 분채 도장을 거쳐 완성된 조각은 리드미컬한 흐름과 구조적 긴장을 동시에 품는다. 층층이 중첩된 구조는 지층이나 식물의 생장 구조를 연상시키며, 차가운 금속은 어느 순간 살아 있는 유기체의 호흡처럼 느껴진다. 그의 조각은 금속 구조물이라기보다 흐름을 응고시킨 형상에 가깝다. 곡선은 휘어지되 꺾이지 않고 서로 겹치며 리듬을 만든다. 원색과 파스텔이 공존하는 색채는 빛과 반응하며 끊임없이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보는 각도에 따라 식물의 잎맥 같다가도 파도의 물결처럼 변화하며 공간 전체에 생명의 에너지를 퍼뜨린다. 김태수는 싹과 꽃, 나무와 물방울 등 자연 요소를 연상시키는 조각을 통해 유기적 형태의 아름다움을 탐구해왔다. 기하학적 구조와 자연의 생명성, 인공적 재료와 생태적 감각이 충돌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자연을 단순히 재현하기보다, 자연 안에 흐르는 생명의 에너지와 성장의 질서를 조각의 언어로 번역한다. 씨앗이 터지고 줄기가 뻗고 물결이 퍼져나가는 운동감은 금속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의 작품은 조각을 ‘보는’ 경험을 넘어, 공간 안에 흐르는 생명의 움직임 자체를 감각하게 만든다. 김태수는 이화여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와 뉴욕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조소를 공부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미술관을 비롯해 서울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타워, 롯데호텔, 중국 청두 Taikoo Li몰 등 국내외 공공장소에 작품이 설치돼 있다. 2026/05/16
제주4·3부터 광주의 빛까지…강요배 “가슴이 뛴다” 60년 회고전 민중미술 1세대 작가 강요배의 그림 앞에서는 풍경도 역사가 된다. 붉게 뒤엉킨 파동,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붓질, 어둠 속에서 터져 나오는 빛. 광주시립미술관 민주인권평화전 ‘강요배: 시간을 품다’는 제주4·3의 기억부터 인간과 자연의 시간까지, 작가가 60년간 통과해온 역사의 층위를 거대한 회화 공간으로 펼쳐낸다.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2전시실에서 13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 개인전 이후 50주년을 맞아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1992년 제주 귀향 이후의 풍경 연작과 최근작까지 60여 년 예술 세계를 총망라한다. 회화, 영상 42여 점 및 아카이브 자료를 공개한다. 강요배(73)는 1980년대 미술그룹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사의 현실과 민중의 삶을 날카롭게 포착해왔다. 특히 제주4·3의 역사를 회화로 기록하며 역사 주제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1952년 제주에서 태어난 강요배는 제주4·3의 상흔 속에서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을 목격한 뒤 “특별한 이름이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요나라 ‘요(堯)’와 북돋울 ‘배(培)’를 써 ‘강요배’라는 이름을 지었다. 작가는 1988년부터 3년에 걸쳐 제주 민중항쟁사를 그린 연작 ‘제주민중항쟁사’를 제작했다. 고려시대부터 제주4·3까지 이어지는 민중의 저항사를 담은 50점의 역사화 연작은 1992년 학고재 전시를 통해 공개되며 제주4·3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린 대표 작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4·3 기록화 연작을 영상으로 재구성한 ‘동백꽃 지다’를 비롯해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제작한 신작 ‘철목(鐵木)’과 ‘광음(光音)’도 처음 공개된다. 강요배 회화의 중심에는 ‘시간의 물질화’가 있다. 물감을 덧칠하고 밀어내며 겹겹이 층위를 쌓아 올리는 작업 방식은 단순한 질감을 넘어, 작가의 몸이 시간을 통과하며 남긴 물질적 기록처럼 화면 위에 축적된다. 그의 화면 속 제주의 바다와 바람, 돌과 하늘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오랜 시간 인간의 삶과 죽음을 품어온 존재들이다. 거칠고 메마른 물질성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남아 있는 것과 사라진 것 사이를 오가며 역사와 기억을 현재의 시간 속으로 다시 불러낸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형 회화들은 자연을 재현하기보다 폭풍과 빛, 파동과 침묵 같은 감각 자체를 화면 안에 응축한다. 붉은 색면은 상처와 생명의 이중적 감각으로 번지고, 거대한 붓질은 제주의 바람과 파도, 그리고 시대의 비명을 동시에 끌어안는다. 강요배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 60년 그림들을 부려놓으니 어떻게 보일지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고 전했다. 윤익 광주시립미술관장은 “민주인권평화전은 광주가 품어온 오월 정신을 기념하는 동시에 인류 보편의 가치를 사유하는 자리”라며 “민주·인권·평화의 가치가 과거의 기억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질문과 미래의 사유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열린다. 2026/05/16
전시장·공연장 개보수 숨통…예경, 500억 규모 융자 2차 공모 공연장·전시장 개보수와 시설 확충, 설비 구축 등 예술 현장에 필요한 시설 투자와 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2026 예술산업 금융지원 시범사업 융자 2차 공모’가 진행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는 예술기업의 금융 부담 완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29일까지 융자 공모를 실시한다. 이번 공모는 민간예술시설업체와 예술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올해 예술산업 융자 재원이 총 500억 원 규모로 확대된 가운데 진행된다. 융자는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해 진행된다. 신청자는 은행 영업점에서 사전 대출 상담 후 ‘대출심사 사전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후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해 공모 신청을 하면 예경 심의를 거쳐 융자 추천 여부가 결정된다. 최종 대출은 은행 심사를 통해 확정되며, 사업 계획과 재무 여건, 상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가 정해진다. 대출 금리는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2026년 2분기 기준 중소기업 등은 연 3.18% 수준이며, 만 39세 이하 청년기업은 연 2.5% 고정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경은 “은행 심사 결과에 따라 최종 대출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사전 상담과 서류 준비가 중요하다”며 “영업점별로 대출심사 사전 확인서 발급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접수 마감 전 여유 있게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모 신청은 오는 29일 오후 4시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2026/05/16
“죽지마라, 제발”…한국서예협회, 차세대 작가전 공모 한국서예협회가 ‘쓰기’ 중심의 전통 서예를 넘어 실존과 감각을 ‘짓는’ 새로운 서예 실험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 전시지원 사업으로 추진되는 2026 차세대 서예작가전 ‘죽지마라, 제발 – 전戰·쟁爭 너머’ 참여 작가 공모를 오는 6월 12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공모는 단순한 서예 작품 모집이 아니다. 협회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문(詩文)을 ‘쓰는’ 행위에서 시대의 감각과 존재를 ‘짓는’ 행위로 서예의 패러다임을 확장하겠다는 방향을 내세웠다. 공모명인 ‘전戰·쟁爭 너머’ 역시 전쟁과 갈등, 혐오와 분열이 일상화된 시대 현실을 반영한다. 전시 타이틀 ‘죽지마라, 제발’은 한강의 소설 ‘흰’에서 가져왔다. 참여 대상은 19세부터 49세까지의 차세대 작가들로, 장르 제한 없이 25명 내외를 선발한다. 응모자는 우크라이나와 한반도 등 전쟁과 휴전의 현실을 바라보며 쓴 자작 시문(문자 1점)과 함께 관련 작품을 제출해야 한다. 특히 이번 공모는 AI 시대 서예의 확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열어둔 점이 눈에 띈다. 기존 서화와 캘리그래피, 타이포그래피뿐 아니라 디지털 문자영상언어까지 포괄하며, 문자 자체를 하나의 감각적·시각적 매체로 바라본다. 협회는 “20세기 서예가 ‘쓰기’ 중심이었다면, 문자 문명 자체가 전환되는 21세기에는 ‘짓기’의 개념이 중요해진다”며 “차세대 작가들이 시대사회의 거울이 되어 생명과 존재의 감각을 자유롭게 풀어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정 작가에게는 소정의 창작지원금이 제공된다. 전시는 오는 12월 1일부터 28일까지 인천글로벌캠퍼스 전시실에서 열린다. 2026/05/15
붓질 몇 번에 응축된 세계…이강소 40년만에 뉴욕 개인전 회화와 조각, 사진, 설치미술을 아우르는 작가 이강소(83)의 개인전 ‘Lee Kang So: A Field of Becoming’이 오는 6월 20일까지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다. 전시는 1970년대 이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온 이강소의 50여 년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이강소는 특정 조형 언어에 머무르기보다 예술이 형성되는 조건과 과정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다. 오리와 사슴, 배와 바람. 이강소의 화면 속 형상들은 특정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움직임과 흔적, 생성의 감각에 가깝다. 반복되는 붓질과 유영하는 선들은 생명과 시간의 흐름을 붙잡듯 화면 위를 떠돈다. 전시 제목인 ‘A Field of Becoming’ 역시 완성된 결과보다 생성과 변화의 흐름을 중시해온 작가의 예술관을 반영한다. 전시는 1970년대 퍼포먼스와 설치 자료부터 최근 회화와 조각까지 주요 작업 30여 점을 소개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으로서의 예술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가 뉴욕에서 열린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강소는 1980년대 중반 뉴욕주립대학교 올버니 캠퍼스 객원교수로 활동했으며, 1991년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MoMA PS1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 국제 무대와 활발히 교류했다. 이번 전시는 1986년 뉴욕한국문화원 구청사 개인전 이후 약 40년 만에 다시 열리는 뉴욕 개인전으로, 단순한 회고를 넘어 작가의 예술적 사유가 확장된 장소에서 과거와 현재의 맥락이 교차하는 자리다. 17일까지 열리는 프리즈 뉴욕 2026에 참가한 갤러리현대 부스에서도 이강소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몇 번의 붓질만으로 응축된 에너지와 상상력을 드러내는 신작 ‘바람이 분다-26017’이 공개된다.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