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호암미술관 전시 자료 한 눈…'리움 아카이브' 공개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한국근현대미술의 소장 자료를 담은 ‘리움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하고 21일부터 공개한다. ‘리움 아카이브’는 1999년 삼성문화재단이 설립한 국내 최초 미술전문 아카이브인 ‘한국미술기록보존소’로부터 수집한 자료와 작가와 지인 및 유족들이 기증한 약 8만 5000여건의 '미술기록'과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해 온 리움/호암미술관, 호암갤러리, 로댕갤러리, 플라토 등 미술 공간의 전시 아카이브인 '미술관기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기록'은 1998년 12월, 1세대 미술기자이자 평론가인 이구열 선생(1932~2020)이 기증한 한국근현대미술 관련 자료 4만여 건, 최욱경, 권영우, 장우성, 이세득, 도상봉 등 근현대 작가들의 기증 자료 약 4만5000여 건 등 삼성문화재단이 설립한 1999년 국내 최초로 미술 전문 아카이브인 ‘한국미술기록보존소’의 수집 및 연구자료로 이루어져 있다. ‘이구열 기증자료’는 해방 이후 1947년 9월에 창간된 한국 최초의 미술잡지 '美術' 창간호 원본 등 귀중한 사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최초 미술잡지인 '美術'은 창간호 이후 더 이상 발행되지 않아 더욱 의미를 가진다. 또한 '조형예술', '조선미술전람회도록', '김주경/오지호 2人 화집' 등 역사적으로 의미를 가지며 희소 가치가 높은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김환기가 박석호와 주고 받은 친필 서신, 김환기 타계 직후 1975년 상파울루비엔날레 김환기 특별 회고전 전시도록, 박수근을 외국 후원자들과 이어준 반도화랑과 아시아재단의 관련 서류 등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 볼 수 있는 미술사적으로 가치있는 자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근현대미술 작가 기증자료’는 나혜석, 도상봉, 김기창, 이유태부터 이성자, 최욱경, 박서보, 백남준 등 국내의 다양한 작가 및 유족과 지인들로부터 기증받은 기록자료들이 소장되어 있다. 작가 관련 신문기사 및 사진, 유학 시절 학교 관련 서류, 이력서, 노트, 서신 등 작가들의 개인 문서를 비롯하여 전시 카탈로그 등 작가 개인에 대한 기록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창작물이 탄생하기까지 영향을 미친 개인적 맥락과 사회문화적 맥락을 폭넓게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다. ‘한국미술기록보존소의 수집 및 연구자료’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0여명의 주요 근현대 미술 작가들을 인터뷰한 ‘구술사 원로작가 프로젝트’ 의 구술 자료다. 근현대시기 동경제국미술학교,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를 수학한 해방 전후의 일본 유학 화가, 이성자, 방혜자 등의 도불 화가, 6·25전쟁 종군 화가 등 근현대미술사에 업적을 남긴 작가와의 인터뷰를 영상과 출판물로 남겨 작가의 생생한 기록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근현대미술의 다양한 면모를 알 수 있는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미술관기록'에는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의 1982년 개관 기념 전시인 '헨리 무어'에서부터 현재 리움미술관의 전시에 이르기까지 미술관의 역대 전시, 프로그램, 행사 포스터와 사진 등 미술관과 관련한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다. 리움과 호암미술관 뿐만 아니라 삼성문화재단이 과거에 운영했던 호암갤러리, 로댕갤러리, 플라토와 같은 주요 미술공간의 전시, 사진 자료 등도 포함되어, 삼성문화재단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리움미술관 구정연 교육연구실장은 “이번 리움 아카이브 자료 목록 공개가 한국 근현대미술 연구를 수행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내년에는 이를 다각적으로 활용한 미술아카이브 연구 포럼 및 학술연구지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움 아카이브’의 '미술기록'과 '미술관기록' 목록은 리움 홈페이지 아카이브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 내 예약 신청을 통해 매주 금요일 리움미술관에 방문하여 실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2024/10/21
전남도립도서관 "노벨상 '한강의 기적' 느껴보세요" 전남도립도서관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책 읽는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한강 작가 도서 전시 등 특별 프로그램을 12월 말까지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도서전시는 한강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서관 문학자료실에서 진행한다. '채식주의자' 등 대표작과 시집, 동화, 영문번역본과 작가의 추천도서, 2015년 전남도 올해의 책에 선정된 '소년이 온다' 독후감 수상작 문집도 함께 선보인다.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도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온라인에서 한 달에 한 권씩 한강 작품을 함께 끝까지 읽는 완독 챌린지와 온라인 독서토론을 12월까지 추진하고, 작가의 아름다운 글을 직접 손으로 써보는 '필사 릴레이 체험' 코너도 마련했다. 한강 작가의 문학적 성과와 작품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문학특강은 김영경 목포대 국문과 교수를 초청해 11월7일 도립도서관에서 개최한다. 11월 16일엔 '소년이 온다' 배경인 광주 5·18민주화운동 유적지를 방문하는 문학기행을 떠난다. 박용학 관장은 "한강 작가가 불러온 새로운 독서 열풍이 책 읽는 문화로 확산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전남도립도서관(061-288-5231)으로 문의하면 된다. 2024/10/21
문체부, 제1회 '박물관·미술관 박람회' 부산서 개막 부산에서 호암·환기·간송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현대 작가들이 옛 작품을 재해석한 전시도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4~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국립·공립·사립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 유관 산업체도 참여하는 국내 최초 '박물관·미술관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대표 기획전인 '컬렉터의 방'에서는 박물관 발전에 헌신한 수집가들의 안목과 업적을 기리는 공간을 조성해 그들이 사랑한 유물과 그림을 재조명할 계획이다. 특히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과 같은 수집가들의 소장품을 재구성한다. 기획전에서는 호암·환기·간송미술관, 온양민속·호림·에밀레박물관 6곳이 참여해 훈민정음해례본, 항아리 작품 등을 전시한다. 앞서 한국리서치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기억나고 관심 있는 컬렉터' 부문을 조사한 결과 이병철, 김환기, 전형필 순으로 응답한 바 있다. 신미경, 이수경, 허상욱 등 현대 작가 11명이 옛 작품을 재해석한 전시 '고전:영감의 보고'도 진행된다. 전통 예술의 현대적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케이-뮤지엄 큐레이션'에서는 공예, 의상, 서화, 조각 등 각 분야 대표 작품을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실제 공연 무대에서 입었던 무대의상 2점도 전시할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보유한 실감형 콘텐츠도 상시 전시한다. '모란꽃', '왕의 행차', '해저 2만리' 등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부산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서울 소재 국립기관과 유명 사립 미술관 등이 박람회에 대거 참여했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고 지역 예술인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10/21
구미 로컬푸드 페스타, 22일 서울광장서 열린다 경북 구미시는 22일 서울광장에서 구미를 즐기고 맛볼 수 있는 '구미 로컬푸드 페스타' 행사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구미의 신선한 농축산물·식품 브랜드를 서울 시민에게 소개하고, 서울과의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구미한우 브랜드의 첫 론칭 행사가 열린다. 구미는 도축장을 보유한 도시로 신선한 한우를 상시 공급할 수 있어 서울 시민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구미한우를 판매한다. 개막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장호 구미시장이 함께 서울-구미 상생협력을 위한 우호교류 강화 협약을 체결한다. 2019년 두 도시 간 협력 관계를 시작으로, 더욱 강화된 협력 내용을 담아 파트너십을 견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과 구미는 역사적으로도 깊은 인연이 있다. 대한민국 최초 인터넷 연결이 이뤄진 도시가 바로 서울과 구미다. 이제 두 도시는 경제, 문화, 산업 발전의 동반자로 더욱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행사장에서는 구미의 다양한 로컬푸드 부스가 마련된다. 구미쌀, 과일, 고구마, 버섯, 장류 등 신선한 농산물부터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냉동김밥 브랜드 '올곧김밥', 떡볶이, 쭈꾸미, 마카롱 등 구미에서 생산된 다양한 식품들이 소개된다. 구미의 대표 축제인 '라면축제' 홍보관도 설치된다. 11월1~3일까지 열리는 라면축제를 홍보하며, 조형물과 포토존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구미 로컬푸드 페스타는 구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철저한 준비로 서울 시민들에게 첨단과 낭만이 공존하는 구미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10/21
제주 '2025 국가유산 방문의 해' 선포…26일까지 관광지 무료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유산 방문의 해' 지역으로 선정된 제주도가 26일까지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선포 주간을 운영한다. 제주도는 19일 오후 제주시 삼도이동에 위치한 제주목 관아에서 ‘2025 제주 국가유산방문의 해’ 선포식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선포식에서는 제주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이를 통해 제주 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면서 제주의 신화적 세계관과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자 국가무형유산인 제주 칠머리당영등굿 보유자들이 1만8000 제주의 신들에게 국가유산의 보호와 번영을 기원하는 굿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유산의 빛’ 밝힘 세리머니가 진행돼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의 성공을 기원했다. 마지막으로 7인조 퓨전국악 그룹 ‘도시산조’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제주 국가유산의 가치를 음악으로 표현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 국가유산 대표자 11명을 비롯해 지역주민과 국내외 관광객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고유의 창세신화를 간직한 곳으로 1만8000 신들이 도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신의 섬"이라며 "제주만의 정체성이자 생명력의 원천인 국가유산을 더욱 가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년 제주 국가유산의 방문의 해를 시작으로, 이번 대국민 선포식을 계기 삼아 제주를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를 넘어 소중한 국가유산의 보고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기준에 맞춰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아우르기 위해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했다"면서 "제주도야말로 세 가지 유산을 모두 보유한,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적인 보물섬"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주도가 첫 번째 국가유산 방문의 해 지역으로 선정된 만큼,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아우르는 새로운 지역 활용 콘텐츠를 발굴하고, 국가유산 관광코스로 개발해 제주 소재 국가유산의 뛰어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6일까지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선포 주간을 운영한다. 20일과 21일 양일간 제주목 관아에서 헤리티지 시그널 라이트 쇼(Heritage Signal Light Show)가 펼쳐진다. 도는 제주목 관아를 비롯해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비자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제주해녀박물관, 천지연 폭포 등 13개 주요 국가유산 관광지를 무료로 개방한다. 이 외에도 국가유산활용 스토리 공모전이 11월30일까지 진행된다. 공모 관련 자세한 사항은 제주 국가유산방문의 해 누리집(jejuheritage.kr)에서 확인하면 된다. 2024/10/20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즈미 아리카와 주얼리 컬렉션’ 한국 온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얼리 컬렉션'이라고 불리는 ‘카즈미 아리카와 주얼리 컬렉션’이 한국에 상륙한다. 카즈미 아리카와(Kazumi Arikawa)는 지난 40 여 년 동안 동·서양을 아우르는 6600억 원 상당의 주얼리를 수집해왔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에 주얼리를 기증할 만큼 훌륭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아리카와 컬렉션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라이빗 주얼리 컬렉션이자, 가장 중요한 역사 주얼리 컬렉션’이라고 평했고, 포브스(Forbes)는 ‘당신은 존재하는 지도 몰랐을 가장 귀중한 주얼리 컬렉션'이라고 극찬했다. 롯데뮤지엄이 오는 12월6일 펼치는 'The Art of Jewellery: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전시로, 세계 최초로 현대 미술관에서 역사적인 주얼리를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롯데뮤지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얼리 컬렉션’ 전시 이번 전시는 특히 세계적인 건축가 쿠마 켄고(Kuma Kengo)가 전시 디자인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롯데뮤지엄은 "전시 공간 컨셉은 ‘Dark Ambience’로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서 주얼리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연출한다"며 "어두운 색감의 강도가 약한 직물(fabric)을 배경으로, 밝은 빛을 가진 단단한 보석을배치함으로써 물성(物性)의 대비를 극대화하여 주얼리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인류의 장신구를 ‘예술로서의 주얼리’로 재조명한다. 주얼리는 정치,경제, 예술 등 그 시대상이 담겨있는 인류의 유산이다. 역사 속에서 주얼리는 신성한 성물(聖物) 이자,정치적 수단, 부의 상징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프랑스 나폴레옹의 카메오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팔찌와 귀걸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딸인 앙굴렘 공작 부인의 팔찌에 담긴 이야기등 세계사의 큰 흐름을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게 선보인다. 전시는 ▲ 고대, 중세, 르네상스 ▲17-18 세기: 예카테리나 2세 컬렉션 ▲ 19세기 ▲ 아르누보(ArtNouveau) ▲ 벨 에포크(Belle Époque) ▲ 아르데코(Art Deco) ▲ 반지 ▲ 티아라 ▲ 십자가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기원전부터 1950년대에 이르는 시대별 주얼리 200여 점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작품은 예수가 죽음을 맞이한 성십자가(True Cross)의 나뭇 조각이 담긴 'CROSS'이다. ‘보석 조각의 라파엘로’라 불렸던 르네상스의 거장 발레리오 벨리(ValerioBelli)의 작품이다. 롯데문화재단 김형태 대표는 “그간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주얼리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를 마련했다” 며 “앞으로 다시 보기 힘든 방대하고 찬란한 주얼리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삶 속에서 보석같이 빛나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2025년 3월16일까지. 관람료는 2만 원. 2024/10/19
보는 것과 아는 것 사이 얇고 깊은 간극의 풍경화…이자운, 개인전 “말 이전에 보는 행위가 있다 […] 우리는 우리 주위를 에워싼 이 세계를 말로 설명하고는 있지만, 어떻게 이야기하든 우리가 보는 이 세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LVS에서 이자운(Zaun)의 8년 만의 국내 개인전 '___ thin section'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자운은 전시명 ‘thin section’에 대해 ‘박편, 얇은 단면 : 암석이나 광물에 빛을 투과시켜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약 0.03mm 두께로 자른 얇은 조각’ 라는 각주를 달아 설명한다. 지질학자가 대상을 깊이 연구하기위해 가장 작은 조각인 박편을 준비하여 탐구를 시작하는 것처럼, 여러 개의 지층으로 쌓인 삶의 연대에서 인식되는 하나의 풍경의 가장 작은 조각을 관찰하며 시작되는 작업 방식을 의미한다. 이자운은 서울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지만 동경했던 순수 예술에 대해 깊이 탐구하기 위해 뉴욕 알프레드 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하여 우등 졸업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뉴욕, 런던, 서울을 오가며 다양한 전시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진행한 퍼포먼스 전시의 일부였던 이자운의 인터뷰가 유일하게 기사에 실리면서 주목 받았다. 네이랜드 블레이크(Nayland Blake)의 'Got an Art Problem?(예술 문제가 있습니까?)'이라는 퍼포먼스는 휘트니 뮤지엄의 3층에서 예술가, 뮤지엄 직원,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인터뷰에서 이자운은 학교 수학여행으로 우연히 방문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이불, 루이즈 부르주아 등의 설치 작품에 감명받아 ‘이런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한 예술 거장들의 특별하고 솔직하게 표현한 작품들에 깊은 공감을 했다. 이 후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받지 못한 순수예술 대신 상업 마케팅에 필요한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던 선택지에서 다시 돌아와 인지하고 사유하는 예술 철학에 전념했다. 이자운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그리드(grid)에 대해, 작가는 20세기의 것이었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드는 작가가 거주하고 활동하는 뉴욕, 런던 등의 대도시를 이루는 거대한 지도이자 몇 세기를 거쳐 움직이지 않는 공간과 그 위에 올려지고 철거되는 건축물들이 쌓은 시간을 통합적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번 전시 작품은 이자운의 작업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다양한 재료가 ‘thin section’ 시리즈를 이룬다. 동판에 다양한 형태의 블록을 조각하고 여러 수채물감 색으로 찍는다. 모눈 종이 위에 실크를 덧댄 순지를 올려 정교하게 블록 모양을 겹치듯 콜라주한다. 제각기 다른 색의 블록들은 순지 위에 교차되고 겹쳐진다. 모눈종이를 기준으로 붙여지는 블록들은 오차 없이 정교하지만 콜라주를 이루며 자기 자리를 찾아가듯 분산된다. 어떤 블록과 블록 사이는 컷아웃으로 텅 빈 공간을 연출했다. 모눈 종이에 그려진 블록들은 눈에 보이는 작은 크기로 콜라주 되어있지만, 마치 거대한 건축물을 현미경으로 보는 것 같다. 세포만큼 작은 물질 하나 하나를 면밀히 관찰하며 분석하기 위해 정교하게 만들어진 창작자만의 설계도와 같이, 눈에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과 아는 것에 대한 인식의 간극을 그린다. [[[[:newsis_inyoung_center_start:]]]] ""보는 것"과"아는 것" 사이의 너무나 얇고도 깊은 간극은 나에게는 항상신비한 미지의 세계였다. 나는 이 "보는 행위"와 그리고 그 "아는 행위", 두 지점의 거리 사이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를 풍경을 그린다. 혹은 조금 더 간단히, 나는 우리의 인식의 지점에서 일어나는 모습의 풍경화를 그린다,라고도 한다."(이자운 작가)[[[[:newsis_inyoung_center_end:]]]] 공간에 지배 당하는 시간, 시간에 지배 당하는 공간에 대한 탐구를 작은 조각 하나를 찍어내며 이어 붙이는 행위는 '무쓸모'의 예술의 무한을 보여준다. 비슷하지만 저마다 다른 모양, 겹쳐진 블록들과 사이가 텅 빈 블록들, 한 땀 한 땀 수 놓인 블록을 가로지르는 실이 닿는 곳은 블록이 아닌 종이의 끝이다. 경직과 유연을 넘나드는 끝없는 작업, 작가의 예술을 향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2024/10/18
검은 인물들 연극 무대 같은 전시…오원배 '치환, 희망의 몸짓'[박현주 아트클럽] 몸짓은 정의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의 총체다. 섬세한 신체 근육의 뒤틀림에 인간의 실존 탐구를 담아온 오원배(70) 화백의 '치환, 희망의 몸짓'이 완벽한 안정감을 전한다.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템포러리에서 17일 개막한 오 화백 개인전은 마치 연극 무대처럼 연출됐다. 전시 벽면을 감싼 길이 15m의 대형 화면은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됐다. 목탄화처럼 검정색의 알몸 인물들이 공간을 유영하며 에워싸는 분위기로, 이는 마치 전시 공간 자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작품으로 보이도록 한다. 전시 공간과 작품의 긴밀성, 그 몰입감에 대해 그간 몰두해 왔던 작가의 의도가 만들어 낸 결과다. 공간과 공명하고 반응하는 가변적인 작품들은 관람객과의 간격을 좁히며 즉흥적인 소통과 생동감을 유발한다. 몸통형을 축으로 돌아가는 역동적 동세와 기둥, 연결되지 않은 둥근 단면이 보이는 파이프 같은 모티프들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인물들이 또 다른 층위의 회전을 만들어내며 특정한 공간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화면에 동적인 에너지의 힘이 넘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 동작 한 동작 춤을 추는 무용수와 같아 보인다. 오 화백의 이전 작품들이 인물의 얼굴과 그 표정까지 전면적으로 내세웠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얼굴의 측면과 후면만을 노출해 신체의 움직임에 더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목탄화같은 검정색의 인물들은 투박하면서도 섬세하다. 볼륨감 있는 근육의 해부학적 요소가 그대로 담긴 오 화백의 손맛이 압권이다. 형상의 움직임을 체제의 저항에서부터 인간 본질에 관한 문제, 사회 제도와 부조리, 인간관계에서 파생되는 미묘한 이야기들과 AI와 인간의 문제 등 사회와 밀접하게 맞물린 이슈들을 온 몸으로 전한다. 특히 인물들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부감(俯瞰)적인 시점은 뒤로 넘어가는 듯한 상체의 움직임을 조망하기에 탁월한 것 같다. 작품을 보는 관람객을 저 위의 무언가를 희구하는 대상의 위치에 배치함으로써 마치 극장의 높은 좌석에서 보듯 춤을 관람하는 관람자가 된다. 이는 한쪽 벽면을 타고 흐르듯 전개되는 작품과 함께 제작된 금속의 느낌이 나는 작품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 공간의 구조상 한쪽 벽면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염두에 두어 제작된 작품들은 전시 공간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또한 인물을 사이에 두고 그들의 시선 사이에는 엉겅퀴나 호랑가시나무와 같은 식물들이 병치되어 변주적 형태로 은유적 질문을 던진다. 이들은 극복 의지를 상징하는 생명체들로서 대비된 양옆의 인물들과 어우러져 진정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장에 어지러이 놓인 고장난 저울이 눈길을 끄는데 균형 잃은 사회를 상징한다. "절망이 있어 희망을 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숫자가 새겨진 조각난 파이프와 설치된 저울 사이에 흩어져 있는 원통형의 조형물들은 순서대로 연결되어 저울이 제 기능을 찾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기를 바란다. 오원배는 질문하는 화가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변화하는 행간을 놓치지 않고 작품에 투사한다. 동시대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사회의 모순을 직시하며, 예술을 통해 그 복잡한 관계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그의 작업은 몸짓과 다양한 상징물의 기표와 감춰진 이면에 쌓인 층위를 넘나 들며 무감각해지는 사회와 현실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전시는 11월16일까지. ◆'인간 실존 탐구' 오원배 화백은? 1953년 인천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1985년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를 수료했다. 국내·외 주요 개인전으로 “부유/현실/기록”(인천 아트플랫폼, 2023), “오원배: 인간-비인간, 그리고대위법 형식의 조형언어”(아트사이드 갤러리, 2019), “오원배 초대전-회화적 몸의 언어”(금호미술관,2012) 등이 있다. 단체전은 “이미지로 건너오는 시들”(한국근대문학관, 2023),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전”(연강 갤러리, 2023), “인공윤리-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2022), “재난과 치유”(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1) 등 300여 회 참여했다. 1984년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1등상, 1985년 프랑스 예술원 회화3등상, 1992년 올해의 젊은 작가상, 1997년 제9회 이중섭 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인천문화재단, 금호미술관, 소마미술관, OCI미술관, 동국대학교, 원광대학교, 경주통일전, 인천 지하철 문화예술회관역, 전등사, 정토사, 해인사,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법무법인태평양, 조선일보사, 프랑스 문화성, 파리국립미술학교,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2024/10/18
다시 쓰는 미스터 오웰 '24시간 동안의 해프닝' 퍼포먼스 경기 수원시립미술관이 20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시립미술관 내에서 한국과 유럽을 잇는 퍼포먼스인 '24시간 동안의 해프닝'을 연다. 이번 퍼포먼스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40년 후인 2024년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조지 오웰은 인간의 존엄성이 기술과 빅브라더에 의해 장악되는 1984년의 암울한 미래를 소설에서 그려냈다. 반면 백남준은 1984년 새해를 맞아 오웰의 작품에 답하는 것처럼 전 세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위성 생중계 TV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발표했다. 그는 해당 작품에서 세계가 지구촌으로 가까워지는 매스미디어의 긍정성을 전파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퍼포먼스에서는 1984년의 백남준처럼 오웰과 백남준을 소환한다. 이제는 전 세계의 실시간 소통이 당연하고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글로벌 네트워크 실현에 들뜨던 백남준의 시대가 지났음을 알려준다. 특히 퍼포먼스는 일상에 침투한 네트워크 체계 자체를 드러내어 자유로운 공유 시스템에 은닉된 감시체계에 대한 오웰의 불안을 다시 암시한다. 현대음악과 국악, 사운드아트, 무용 등 한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총 23명의 퍼포머들이 시간차를 두며 온·오프라인으로 작품에 참여한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피리, 색소폰, 피아노, 무용, 드럼, 콘트라베이스 등 7명으로 구성된 예술가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불특정한 시간에 30분 가량 수시로 공연을 선보인다. 한국의 기타리스트와 독일, 스위스,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의 무용가 16명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10시부터 21일 오전 10시까지 자신이 활동하는 시간에 맞춰 수시로 줌을 통해 참여한다. 모든 퍼포먼스는 수원시립미술관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송출된다. 모니터 화면은 한국과 유럽의 시차와 기술에 의해 발현된 실시간 또는 시간 지연 현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는 네트워크 시스템 자체를 드러내는 장치 역할을 맡는다.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우연히 벌어지는 퍼포먼스 공연을 직접 마주할 수도 있으며 유럽에서 행해지는 퍼포먼스를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미술관에 비치된 큐알코드를 찍어서 자기 모습이 송출되는 것을 허용하는 방법으로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2024/10/17
국립현대미술관, XR·AR 몰입형 체험 '순간 이동' 전시 “사회적 주제에 대한 공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표현영역을 확장시킨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성희 관장은 18일 개막하는 '순간이동 '전시와 관련 “한국과 캐나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영상작품들로 한층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캐나다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하여 캐나다국립영상위원회(NFB)와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내년 2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제7전시실과 미디어랩, 미술관 마당에서 개최한다. ◆'순간이동' 전시는? 1930년대 초 근대도시 경성에서부터 1940년대 캐나다의 전쟁수용소, 1990년대 동두천의 밤거리에서 미래의 토론토 등 여러 다른 시공간으로 관람객을 ‘순간이동’시킨다. VR 작품 감상은 전시실에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현장 예약으로 진행되며, 그 외 다른 작품들은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 참여가 가능하다. 일부 작품은 현장에서 QR코드를 통해 앱을 다운받아 자신의 모바일에서 직접 감상도 가능하다. 참여하는 8작가(팀)들은 서로 다른 기법을 실험하고 있는 동시대의 국내외 예술가들이다. 권하윤, 김진아, 김경묵, 랜달 오키타, 리사 잭슨, 유태경은 VR 영화를, 제이슨 레그&더크 반 깅켈&조이 코가와는 게임을, 타일러 헤이건은 인터랙티브 웹 기반의 사진에세이를 제작하여 총 11점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영상 제작에 적극적으로 시도한 작가 4인이 참여한다. VR뿐 아니라 XR, AR로 영역을 확장, 몰입형 세계를 창조하는 김진아는 접촉과 이동이 금지된 팬데믹 시기 동안 제작한 'AR 소요산' 등을 통해 관람객이 서 있는 공간과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권하윤의 '구보, 경성 방랑'은 20세기 초 경성의 활기찬 거리로 관람자를 이동시킨다. 유태경의 '시네마틱 스크리닝: 근로의 끝에는 가난이 없다'는 지금은 사라진 종로의 극장 단성사의 내외부를 가상 공간 속에 재현하는데, 동시에 2명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김경묵의 '5.25㎡'는 양심적 병역 거부로 수형생활을 했던 자전적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캐나다국립영상위원회와 공동제작에 참여한 캐나다 작가의 4점 작품도 소개된다. 영상에서의 실험성과 다양성, 포용성을 중시하는 위원회의 비전에 따라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와 사회의 문제를 다룬다. 랜달 오키타의 '거리의 책'과 이번 전시를 위해 함께 작업한 제이슨 레그와 더크 반 깅켈, 조이 코가와의 '록키 산맥의 동쪽'은 1940년대 캐나다계 일본인들이 겪었던 차별과 고난의 기억을 다룬다. 캐나다와 미국의 5대호 주변 지역에 살던 아니시아베계 작가 리사 잭슨은 '비다반: 첫 번째 불빛'을 통해 자연이 도시에 더 깊이 스며든 미래의 토론토를 가상의 공간 속에 시각화했다. 선주민과 유럽계 이민자 사이의 후손인 메티스계 타일러 헤이건은 '시밀카민 교차로'에서 컬럼비아 오카나건에 위치한 시밀카민 계곡 지역과 공동체를 둘러싼 갈등의 역사와 생존자의 증언을 들려준다. 한편, 전시 개막에 맞춰 연계프로그램도 서울관 지하1층 다원공간에서 함께 열린다. 17일 오후 2시 캐나다국립영상위원회 제작 디렉터 리차드 코미에의 강연, 18일 오후 3시에는 참여 작가인 랜달 오키타와 김경묵, 4시 제이슨 레그와 유태경(중앙대 교수)의 아티스트 토크가 각각 개최될 예정이다. 2024/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