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 33人 수상전…천만장학회, 현대미술 인재 육성 프로젝트 차세대 예술가들의 가능성을 조망하는 수상전 '2025 CHUNMAN ART for YOUNG'이 오는 20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 용산구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열린다. 최종 선정된 33인의 수상작가 작품을 전시한다. 삼천리그룹 산하 장학재단인 천만장학회(이사장 박상원)가 주최하는 ‘CHUNMAN ART for YOUNG’은 젊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현대미술 인재 육성 프로젝트다. 2023년 1회, 2024년 2회에 이어 올해로 3회를 맞았으며, 2024년 말 공모에는 총 809명이 지원했다. 올해 최고상인 ‘천(天)’에는 사라진 존재의 흔적을 탐구한 우수빈 작가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언어, 조각, 공간에 대한 감각과 존재론적 탐구가 인상적이며, 다양한 매체와 재료에 대한 높은 이해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地)’는 박예림, 임창곤, ‘해(海)’는 남경진, 이아현, 황보현에게 돌아갔으며, 나머지 27인은 ‘인(人)’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심사에는 테이트 모던 큐레이터 알빈 리(Alvin Li), 도쿄도 현대미술관 큐레이터 토모코 야부마에(Tomoko Yabumae) 등 해외 심사위원도 참여해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였다. 전시는 평면, 입체, 설치, 뉴미디어, 디자인 등 시각예술 전 분야를 아우르며, 수상작가들에게는 전시 참여 기회와 함께 장학금이 주어진다. 천 장학금은 1000만 원, 지는 700만 원, 해는 500만 원, 인은 300만 원이 각각 수여된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 투표를 통해 선정되는 인기상 수상자에게도 추가 장학금이 주어진다. 한편 천만장학회는 삼천리그룹 창업주 故 이장균 회장의 장남 故 이천득 씨와 현 회장 이만득 씨 형제의 철학을 바탕으로 1987년 설립된 장학재단이다.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천만'은 예술과 인재를 향한 관심을 실천으로 확장하며, 예술 기반의 공익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전시 관람은 무료. ◆2025 CHUNMAN ART for YOUNG 참여작가 우수빈(天), 박예림·임창곤(地), 남경진·이아현·황보현(海) 고영, 김가윤, 김민훈, 김영미, 김한비, 노오경, 박서연, 박소영, 박소현이, 수킴, 신준항, 안세은, 유석근, 유아연, 윤경원, 이도현, 이용현, 임도현, 정수현, 정지원, 조무현, 채수정, 하성욱, 허수인, 허승주, 황희선(人) 2025/05/19
고갱 마지막 자화상, 위작?…바젤미술관 진위 조사 착수 '반 고흐의 친구'로 알려진 프랑스 화가 폴 고갱(1848~1903)의 마지막 자화상으로 평가돼온 한 점의 그림이, “고갱의 것이 아니다”라는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작품은 스위스 바젤 시립미술관이 소장 중인 1903년작 '안경 쓴 자화상'으로, 고갱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남긴 유작으로 알려져 왔다. 논란은 지난 3월, 자칭 ‘미술 탐정’이자 아마추어 미술 감정가인 파브리스 푸르마누아(Fabrice Fourmanoir)가 이 작품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그는 “이 그림은 고갱이 아닌, 베트남의 반식민주의 혁명가 기동(Ky Dong·본명 응우옌 반 깜)이 1910년대 초 직접 그린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기동은 프랑스 식민통치에 저항하다 폴리네시아로 유배됐고, 생전 고갱과 교류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푸르마누아는 1980년대 기동의 아들로부터 “이 그림은 아버지가 그린 것”이라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작품은 서명이 없으며, 그림 속 인물의 눈동자 색은 고갱의 갈색이 아닌 파란색이고, 특유의 매부리코도 묘사돼 있지 않다. 그는 이 그림이 고갱의 1902년 흑백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바젤미술관은 과학적 진위 조사에 착수했다. 미술관 측은 “문제 제기 직후 정밀 분석을 시작했으며, 결과는 이르면 6~7월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외신이 주장한 ‘전시 철거’ 보도에 대해서는 “해당 작품은 원래 일반에 전시되지 않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작품은 1924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 후, 1928년 스위스 수집가 카를 호프만이 바젤미술관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진위 여부는 확실치 않았다. 바젤미술관장 게오르그 슈미트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작가가 병약했던 시기의 작품으로, 평소와 달리 회화적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그림은 이후 고갱의 유작으로 받아들여졌으며, 1964년 발간된 고갱 도록 레조네에도 수록됐다. 푸르마누아는 해당 작품이 스위스 상인 루이 그렐레(Louis Grélet)의 손을 거쳐 유럽 시장에 유통됐으며, 이 과정에서 화가 존 싱어 사전트의 조카 장 루이 오르몽이 경매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오르몽의 아버지는 위작임을 인지하고 이를 매입해 아들을 보호했다고도 덧붙였다. 푸르마누아는 과거에도 2002년 미국 게티 미술관이 약 500만 달러에 구입한 고갱의 조각 '뿔 달린 머리(Head with Horns)'의 진위를 문제 삼은 인물이다. 해당 작품은 이후 ‘작자 미상’으로 재분류됐고, 2019년 전시에서 철수된 바 있다. 2025/05/19
움직이는 점, 생성의 드로잉…구자영, '디지털 회화' “내 작업에서 ‘점’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과 무엇인가 있는 공간의 경계를 나누는 출발점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구자영의 개인전 'Round and Round'전이 서울 통의동 갤러리시몬에서 오는 22일부터 열린다. 디지털 화면을 타고 흐르는 무수한 점들이 형상을 만들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관객을 끝없는 생성과 변환의 흐름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번 전시에서 구자영은 점의 집합과 이동을 통해 시각적 서사를 펼쳐낸다. 점들이 물결처럼 진동하거나 나선 형태로 돌고, 일정한 패턴을 형성하기도 한다. 작가는 "점들이 모여 흐름을 이루고, 다시 형상이 되며, 멈추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구자영이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주제인 ‘보이지 않는 것의 시각화’를 실험적으로 풀어낸 결과다. 작품 속 점들은 디지털 픽셀이라는 물리적 단위를 넘어, 존재와 무, 형상과 비형상의 사이를 순환하는 일종의 시각적 코드로 기능한다. 전시 제목 'Round and Round'는 반복이라는 단어의 어감보다, 생성과 소멸,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순환의 구조를 의미한다. 특히 한 점에서 출발해 이미지가 되고, 다시 사라지며 또 다른 이미지를 예고하는 작가의 시선은, 디지털 기반 회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는 7월12일까지. 2025/05/19
장애예술인 작품 만나보세요…이음아트포트 2025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19일부터 24일까지 모두미술공간에서 장애예술인 예술장터 이음아트포트 2025를 개최한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이음아트포트는 2023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를 활성화하고 장애예술인이 문화예술 유통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는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동과 시장 진출을 활성화하고자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장애예술인이 생산한 창작물을 '우선 구매'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이번 예술장터에서는 장애예술인 50인의 미술작품 100점을 전시하고 우선구매기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작품정보를 제공해 창작물 구매를 뒷받침한다. 전시 외에도 행사 시간에 장애예술인을 위한 다양한 정부지원제도를 안내하는 홍보관을 운영한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와 장애예술인 창작물 유통 지원 온라인 공간인 이음아트플랫폼, 예술활동증명제도 등 장애예술인이 실질적으로 창작 활동에 도움 받을 수 있는 제도들과 그 이용 방법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모두미술공간 세미나실에서는 '예술인을 위한 저작권 이야기', '이렇게도 살 수 있었네', '살아있는 작가노트 작성법' 등 장애에술인 필수 교양 강연이 행사 기간에 매일 열린다. 19일에는 장문원과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장애예술인 창작물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저작권 교육과 상담, 홍보를 협력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2025/05/19
국립현대미술관 “지금 여기,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미술" “지금 여기,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미술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이 2025년 캠페인 슬로건으로 ‘지금 여기, 국립현대미술관(MMCA, Here and Now)’을 내세우고, 소장품을 통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공 캠페인을 펼친다. 이번 캠페인은 ‘자유, 휴식, 일상, 평온, 연대, 위로, 힐링, 미래, 희망, 평화’ 등 10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펼친다. 전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0점을 바탕으로 캠페인 시리즈가 제작됐다. 투표에는 약 5000명이 참여했으며, 장욱진·오지호·박수근·이중섭 등 근현대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포스터 이미지로 선정됐다. 완성된 캠페인 시리즈는 5월부터 전국 주요 버스정류장, 온라인 매체, 옥외 광고 등을 통해 공개된다. 또한 오는 6월 17일까지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참여형 이벤트 ‘캠페인 좋댓그램’도 진행된다. 참여자는 미술을 통해 경험한 키워드와 에피소드를 댓글로 남기고 리그램하면 추첨을 통해 호텔 숙박권, 커피 쿠폰 등 경품을 받을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6년 ‘예술이 당신의 삶을 변화시킵니다’를 시작으로, 개관 50주년 캠페인 ‘나의 미술관’, 코로나19 이후 ‘다시 미술관으로’, 서울관 10주년을 맞아 ‘내일을 위해’ 등 시의성 있는 슬로건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이번 캠페인 역시 소장품 중심의 공공 캠페인을 통해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환기하고자 한다. 김성희 관장은 “2025 국립현대미술관 캠페인을 통해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미술이 주는 기쁨을 상기하고 평온한 일상을 회복하며 새로운 희망을 그리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19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재조성 추진…고유종 특화 서울어린이대공원이 동물원을 대폭 개편하는 재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진구 능동에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동물원은 서울 시내 유일한 공공 실외 동물원이다. 어린이대공원 시설 중 동물원 이용률은 지난해 28.2%로 지난해 1년간 동물원 입장객은 200만명이다. 방문객 절반 이상(54.4%)은 어린이대공원 내 대표 시설을 동물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동물원 허가제 시행으로 시설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 '동물원관리 종합계획(2020년 12월 17일)'과 '동물원수족관법' 시행(2023년 12월 14일)에 따라 2028년 12월 13일까지 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서식 환경과 동물 복지 사항 준수 등 허가 요건을 충족해야만 동물원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간 낡은 좁은 방사장, 은신처 부재 등 열악한 동물 서식 환경 탓에 민원이 반복됐다. 이에 시는 친환경적 생태 체험 동물원을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동물원을 재조성할 방침이다. 시는 전시 위주 시설에서 자연 서식지를 재현한 생태 체험 동물원으로 재조성해 국제 인증(AZA, EAZA)을 획득하기로 했다. 시는 고유종 특화를 통해 '우리나라 동물마을'을 조성한다. 동물 복지 관점에서 경관 몰입형 관람 환경을 갖춘다. 생명 존중과 환경 위기 등을 다루는 어린이 교육 센터가 신설된다. 동물과 관람객이 동행하는 행복한 '숲속 동물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시는 동물 종 조정과 노후 시설 철거 등을 동물사별로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동물원 허가 기준 충족으로 동물 복지를 향상시키고 어린이 중심 생태 동물원으로 차별화해 서울의 대표 명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2025/05/17
퇴근길, 예술로 충전하는 밤…"대림미술관으로 오세요" 대림미술관이 전시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을 기념해 관람객과 더욱 깊이 소통하는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이번 나이트 프로그램은 '퇴근길 미술관', '미술관 사람들'로,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퇴근길 미술관'은 29일, 6월 12일 오후 7시30분~9시 열린다. 바쁜 일상으로 미술관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을 위해 기획된 야간 전시 관람 프로그램이다. 대림미술관 에듀케이터가 직접 해설하는 도슨트 투어와 함께, 전시장을 저녁 시간대에 개방해 하루의 끝을 예술로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하루의 끝, 예술로 재충전하는 시간”이라는 콘셉트로, 문화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전망이다. '미술관 사람들'은 6월 5일, 6월 19일 오후 7시30분~9시 펼친다. 미술관 실무자들과의 토크 프로그램이다. 큐레이터, 마케터, 에듀케이터, 상품기획자 등 전시 기획의 전 과정을 이끄는 이들이 직접 나서 전시 비하인드 스토리와 실무 경험을 관람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 케이이치 타나아미의 국내 첫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과 연계된다. 전시는 작가의 60여 년 예술 여정을 아우르는 7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전후 일본 사회, 대중매체, 꿈과 기억, 죽음과 낙원 등 복합적인 주제를 화려한 색채와 실험적 시선을 살펴볼 수 있다. 오는 6월 29일까지다. 2025/05/17
대구간송미술관, 겸재·단원·혜원 다시 만났다 조선 회화의 정수를 이룬 거장들이 대구에서 다시 만나 조선이 추구한 미학을 전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상설전시 작품 일부를 교체하고,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 조선의 삼원·삼재 작품을 중심으로 회화·서예 22건 32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15일 교체한 작품과 함께 전시는 9월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간송 소장품의 깊이와 K 아트의 뿌리인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자리다. 자연을 그린 산수, 사람을 담은 인물, 마음을 새긴 서예, 조선의 미학을 구성한 세 축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산수화, 붓끝에 담긴 조선의 풍경과 정신 산수화 섹션에서는 조선 중기부터 말기에 이르는 7건 12점이 소개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 겸재가 평생 화두로 삼은 금강산의 절경이 담겼다. 곡선과 수직의 균형, 여백과 먹의 농담이 조선 후기 실경산수화의 미감을 집약한다. 단원 김홍도의 ‘구룡연’도 출품됐다. 구룡폭포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기암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흐르는 풍경을 단원의 자유로운 필치로 담아냈다. 여기에 김명국의 금니산수병, 오원 장승업의 산수화까지-화가의 개성과 시대적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물화, 조선의 이상과 일상 사이 윤두서, 강세황, 최북, 조영석, 김득신, 김홍도, 신윤복-이름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이들의 인물화 7건 10점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특히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는 시대를 관통한 미감을 전한다. 머리에 비녀를 꽂은 여인의 뒷모습, 장터에서 담배를 태우는 남정네의 표정… 정제된 붓질 속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사람 냄새’가 느껴진다. 단원의 인물화는 해학과 일상의 관찰력으로 가득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조선 사람’의 온기가 전해진다. ◆서예, 글씨에 새긴 시대와 정신 서예는 조선 문인들의 정신이 가장 응축된 장르다. 이번 전시에는 추사 김정희, 석봉 한호, 퇴계 이황, 정약용, 이하응(흥선대원군) 등 대가들의 필묵이 등장한다. 추사 김정희의 ‘호고연경’은 완숙기에 다다른 추사체의 자유로움을 보여주며, 한호의 ‘망여산폭포’는 웅건하면서도 절제된 석봉체의 미감을 전한다. 글씨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그들의 숨결을 따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조희룡 ‘매화서옥’, 조선 회화의 정서적 절정 별도의 명품전시관에서는 ‘매화 화가’ 조희룡의 '매화서옥'이 단독 전시된다. 가파른 산기슭 아래 자리한 서옥과 그를 에워싼 매화, 병 속에 꽂힌 한 가지 매화를 응시하는 인물-이 작품은 조희룡 스스로를 투영한 듯한 정서적 자화상이다. 한 폭의 그림 안에 문인의 미의식, 자연 속 삶에 대한 동경, 조선 말기 화풍의 절제가 모두 담겼다. 이번 상설전 교체를 통해 선보이는 회화와 서예 작품은 9월까지 이어지며, 기획전 '화조미감'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2025/05/17
극사실 외피 벗고 자각몽 환상 숲으로…박용재 개인전 붉게 저문 호수 위에 캐릭터들이 떠 있다. 누군가는 튜브에 몸을 맡기고, 누군가는 가만히 물속을 응시한다. 비현실적인 동물 캐릭터지만, 그 안에 담긴 표정과 태도는 우리를 닮았다. 몽환은 낭만이 아니라, 정직한 감정의 언어로 그려진다. 박용재의 회화는 ‘귀엽다’고 말할 수 없는 지점에서 머문다. 어릴 적 꿈처럼 부드럽고 그리운 장면이지만, 그 속에 떠 있는 공기와 침묵은 어른이 된 지금의 감각이다. 박용재 개인전 'Ungrown Memories'가 서울 강남구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오는 6월 11일까지 열린다. 하이퍼리얼리즘 피겨 작가로 활동해온 박용재는 이번 전시에서 극사실의 외피를 벗고, 회화와 조형 작업을 통해 감각과 정서가 만나는 꿈의 공간을 펼쳐낸다. 작가는 어린 시절 자주 경험했던 자각몽(自覺夢)을 소재로, 현실과 이상,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그 중심에는 작가가 창조한 세 명의 캐릭터가 있다. 도시에 적응했지만 꿈속에서는 감정을 되찾는 카피바라 ‘레이(Ray)’, 현실의 틀에 맞춰 살아가다 꿈속에서 이상향을 주체적으로 그려나가는 롭이어 ‘에덴(Eden)’, 느리지만 가장 뜻깊은 순간을 음미하는 나무늘보 ‘몰리(Molly)’. 이들은 단순한 의인화가 아니라 작가 자신을 삼등분한 내면의 분신이기도 하다. 박용재는 피겨 조형과 색채 연출, 전시 연출까지 아트디렉터로서의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번 전시는 그가 순수미술로 돌아와 정제된 언어로 풀어내는 '회화적 감각의 재건'이다. 극사실을 넘어선 회화, 서사와 공간이 공존하는 조형 언어를 통해 그는 시공간을 초월한 자기 회복의 여정을 그려낸다. 전시는 감정과 이미지, 기억과 빛이 조우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놓쳐온 꿈의 한 장면을 다시 불러내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2025/05/17
61년 된 박수근 '아기 업은 소녀' 새 주인 찾는다…몸값은? 박수근의 1964년작 ‘아기 업은 소녀’가 7억5000만 원에 경매에 나왔다. 두터운 질감, 단순화된 형상, 제한된 색채로 박수근 회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아기 업은 소녀’ 연작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고 박수근 특유의 조형 언어가 잘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오는 28일 여는 5월 경매에 112점, 총 131억 어치를 출품한다. 박수근 외에도 구사마 야요이, 헤럴드 앤카트, 조선 시대 달항아리 등 국내외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에 부친다. 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적 모티프 ‘나비’를 주제로 한 작품 ‘버터플라이즈 TWAO’(2004)는 13억5000만 원에 경매를 시작한다. 반복과 무한성을 상징하는 도트 패턴과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벨기에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 헤럴드 앤카트의 2016년작 ‘무제’는 추정가 4억2000만~5억 원에 출품됐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앤카트는 오일스틱 특유의 거친 질감과 몽환적인 색채로 독창적인 화면을 구축해왔다. 해당 작품은 최근 서울 가고시안 갤러리 개인전에 소개되며 국내 관람객과도 만난 바 있다. 조선 후기 제작된 35cm 높이의 달항아리(백자호)는 3억5000만~8억 원의 추정가에 나왔다. 유백색의 부드러운 표면과 비대칭 곡선의 우아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이 달항아리는, 고요한 정신성과 미학의 정수를 담고 있다. 희소성과 조형적 아름다움으로 주목받고 있는 달항아리는 최근 해외 경매에서 높이 45cm의 18세기 백자 달항아리 약 41억 원에 거래되면서 더욱 몸값을 올리고 있는 추세다. 경매 출품작은 17일부터 28일 경매 당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경매 참여는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응찰, 전화 또는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