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협회 창립 50주년…이성훈 회장 “미술진흥법 시행 앞두고 신고제·감정 기준 혼란"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국 미술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국제화를 선도하는 협회’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화랑협회는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미디어데이를 열고, 미술시장 신뢰 회복과 제도 정비를 향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성훈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술시장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미술품 유통이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기준과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Kiaf SEOUL을 중심으로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컬렉터와 미술시장 전문 인력 교육을 확대해 다음 5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50주년 미디어데이는 협회 창립 이래 처음 열리는 공식 미디어 행사”라며, “그동안 협회 차원의 체계적인 아카이브를 구축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제는 기록과 축적의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화랑협회는 1976년 5월, 건전한 미술시장 형성을 목표로 동산방·명동·양지·조선·현대 등 5개 화랑 대표들이 뜻을 모아 설립됐다. 현재는 전국 185개 회원 화랑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화랑 연합체로, 화랑미술제와 Kiaf SEOUL을 운영하며 한국 미술시장의 제도화와 국제화를 이끌어왔다. 이 회장은 “처음 다섯 곳으로 출발한 협회가 50년 만에 전국 단위의 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화랑인들이 시장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라며 “미술을 단순히 사고파는 대상이 아니라,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문화 생태계로 만들어온 시간이 오늘의 협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협회는 ‘한 집 한 그림 걸기’ 운동과 ‘5월 미술축제’ 등 캠페인을 통해 미술의 대중화를 추진해왔고, 회원 화랑의 해외 아트페어 단체 참가를 지원하며 한국 미술의 국제 진출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 결과 Kiaf SEOUL은 2022년부터 Frieze Seoul과 공동 개최되며 아시아 미술시장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 회장은 “지난 50년이 미술시장의 토대를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다음 50년은 신뢰를 제도로 완성하는 시간”이라며 “미술품 유통이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기준과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미술진흥법 시행을 앞둔 현안과도 맞닿아 있다. 오는 7월 미술진흥법이 본격 시행되면 화랑업·감정업·자문업 등 ‘미술 서비스업’은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야 영업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협회는 “신고 요건과 기준, 감정서 양식 등 핵심 세부 규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사실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술품 감정과 관련한 법 규정은 현장의 우려가 큰 부분이다. 미술진흥법은 미술품 감정을 ‘진위 및 역사적·문화적·예술적 가치를 평가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나, 미술품의 시가(경제적 가치) 감정을 누가 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중심의 감정평가사 제도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은 “미술품은 공시가격이나 공개된 거래 사례가 있는 부동산과 달리, 동일 작가의 작품이라도 크기·시기·상태에 따라 가치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부동산 평가 방식으로 미술품 시가를 산정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법 조문이 모호한 상태에서 형사 처벌까지 연동될 경우 현장 혼란과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에 △미술품 감정 범위의 명확화 △감정서 양식의 현실적 설계 △미술 서비스업 신고 기준의 구체화 △처벌 조항의 신중한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협회 측은 “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시행령과 고시 단계에서 충분히 조정이 가능하다”며 제도의 연착륙을 촉구했다. 시장 신뢰와 관련해 협회 내부 기준도 강조됐다. 한국화랑협회는 신규 회원 심사 과정에서 작가 발굴·지원·육성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단순 매매나 대관 위주의 화랑은 배제하고 있다. 현재 정회원 승인률은 10% 미만으로, 협회는 “회원 수보다 기준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권상능 제3대 회장부터 황달성 제21대 회장까지 역대 회장단이 영상으로 참석해 창립 50주년을 함께 축하했다. 전직 회장들은 공동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화랑협회가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자 한국 미술계의 핵심 단체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은 창립 초기 선대 미술인들의 헌신과 배려 덕분”이라며 “그 정신을 후배 세대가 이어받아 세계가 부러워하는 협회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한국화랑협회는 2026년 4월 화랑미술제, 6월 화랑미술제 in 수원, 9월 Kiaf SEOUL을 순차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9월 열리는 Kiaf SEOUL에서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후원사 KB금융그룹과 함께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특별 공연도 예정돼 있다. ◆ 한국화랑협회 주요 연혁 1976 한국화랑협회 창립 1979 제1회 한국화랑협회전 개최 1982 감정위원회 출범 및 미술품 감정 업무 개시 1987 제1회 화랑협회 경매전 개최 1989 MBC 사랑의 미술품 대바자회 개최 1995 ‘5월 미술축제’·‘한 집 한 그림 걸기 운동’ 1996 FIAC ‘한국의 해’ 참가 주관 2002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개최 2020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ZOOM-IN’ 신설 2022 Kiaf × Frieze 공동 개최 2024 제1회 화랑미술제 in 수원 개최 ◆ 역대 회장 1대 명동화랑 김문호 (1976.12~1978) 2대 동산방화랑 박주환 (1978~1981.2) 3대 조선화랑 권상능 (1981.2~1983.2) 4대 예화랑 김태성 (1983.2~1985.2) 5대 선화랑 김창실 (1985.2~1987.2) 6대 동산방화랑 박주환 (1987.2~1989.2) 7대 현대화랑 박명자 (1989.2~1991.2) 8대 선화랑 김창실 (1991.2~1994.2) 9대 조선화랑 권상능 (1994.2~1997.2) 10대 노화랑 노승진 (1997.2~1998.2) 11대 조선화랑 권상능(1998.3~2000.2) 12대 이목화랑 임경식 (2000.2~2003.2) 13대 맥향화랑 김태수 (2003.2~2006.2) 14대 국제갤러리 이현숙 (2006.2~2009.2) 15대 표갤러리 표미선 (2009.2~2011.2) 16대 표갤러리 표미선(2011.2~2015.2) 17대 동산방화랑 박우홍 (2015.2~2017.2) 18대 이화익갤러리 이화익 (2017.2~2019.2) 19대 웅갤러리 최웅철 (2019.2~2021.2) 20대 금산갤러리 황달성 (2021.2~2023.2) 21대 금산갤러리 황달성 (2023.2~2025.2) 22대 선화랑 이성훈 (2025.2~2027.2) 2026/01/28
“예술은 끝없는 것을 시작하는 일”…단색화 거장 정상화 별세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거장 정상화 화백이 28일 오전 3시 4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1932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정상화는 한국 전위미술 1세대로, ‘들어내기(peeling off)와 메꾸기(filling in)’라는 독자적인 방법론을 통해 단색화의 조형 언어를 확장해 온 작가다. 캔버스를 자르고, 접고, 고령토를 바르고 말린 뒤 다시 벗겨내는 반복적 과정을 통해, 그는 평면 회화를 깊이를 지닌 공간으로 전환시켰다. 이 고도의 신체적·정신적 노동은 그의 작업을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시간과 수행의 축적으로 만들었다. 1950~60년대 앵포르멜 경향의 전위 회화로 출발한 그는 1969년 일본 고베로 이주하며 회화의 평면성과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를 시작했다. 이 시기 ‘들어내기’와 ‘메꾸기’라는 방법론을 정립했고, 1973년부터는 정상화로 대변되는 단색의 그리드 회화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1977년 이후 프랑스로 활동 무대를 옮긴 뒤에도 급격한 형식 변화보다는 기존 화풍의 밀도와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전념했다. 정상화의 작업은 겉보기에는 유사해 보이지만, 어느 하나도 동일하지 않다. 같은 백색이라 해도 격자의 크기와 간격, 표면의 높낮이와 균열의 결이 모두 다르다. 화면은 작가가 축적한 노동의 시간만큼 각기 다른 표정과 리듬을 획득한다. 그는 작업에 몰입할수록 “내면은 오히려 비어간다”고 말해 왔다. 그의 회화는 결과라기보다 과정이며, 과정 자체가 작품의 의미를 형성한다. 해외 활동이 길었던 탓에 한동안 국내 미술계에서 멀어졌던 그는 1979년 진화랑 전시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갤러리현대와의 인연을 통해 국내외에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으며, 2011년 프랑스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시립미술관, 미국 스미스소니언 허쉬혼 미술관, 홍콩 M+,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구겐하임 아부다비 등에 소장돼 있다. 정상화는 생전 “예술이란 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것을 시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완성에 도달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반복하고 갱신하는 과정 속에서, 그는 회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의 작업은 한국 단색화가 세계 미술사 속에서 하나의 독자적 언어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2026/01/28
최은주 관장 “올해 8개 본·분관 체계 완성의 해…300억 공공미술관 그룹”(종합) 서서울미술관(금천구 독산동) 개관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8개 본·분관 체제를 완성하며, 연간 300억 원 규모의 네트워크형 공공미술관으로 도약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3월 12일 서서울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8개 본·분관 체계를 완성하고 2026~2030년 중장기 운영 방향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임기 4년 차를 맞은 최은주 관장은 “2026년은 서울시립미술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각 분관의 고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네트워크형 공공미술관이 본격 작동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권 최초의 공공미술관이자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으로 문을 여는 서서울미술관은 이미지 기반 연구와 전시, 담론, 실험적 언어를 핵심 축으로 삼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서울미술관을 통해 서남권이라는 문화 소외 지역의 역사와 산업적 맥락을 연구·전시·출판·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을 중심으로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사진미술관, 서서울미술관, 아카이브,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 8개 본·분관을 서울 전역에 분산 배치해 운영한다. 8개 본·분관을 총괄하는 최 관장은 “한 도시 안에 이처럼 다양한 분관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례는 드물다”며 “문화예술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서울시립미술관의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설명했다. 운영 체계에도 변화가 있다. 사진미술관(관장 한정희)과 서서울미술관(관장 박나운)은 관장 체제로 운영해 보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기획과 운영을 강화한다. 신규 분관 개관에 맞춰 학예연구직 인력도 확대돼, 서울시립미술관 전체 연구직 규모는 기존 40명 수준에서 약 50명에 근접했다. 전체 미술관 인원은 250여 명이다. 예산과 관련해 미술관 측은 “사진미술관과 서서울미술관 건립 예산이 포함됐던 시기를 지나, 연간 약 300억~400억원 규모의 미술관 그룹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6년에는 8개 본·분관에서 총 39개의 전시와 634회의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오는 5월 서소문본관에서 유영국 대규모 회고전을 시작으로, 오윤 등 한국 근현대 작가 개인전과 함께 린 허쉬만 리슨, 마틴 파 등 해외 주요 작가 전시, 사운드아트를 주제로 한 국제 교류전도 예정돼 있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서소문 본관 리모델링도 추진한다. 총사업비 792억 원을 투입해 지상 증축 없이 광장 지하 공간(약 1000평)을 확장하고, 전시동과 수장고,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2026/01/27
최은주 관장 “서서울미술관 3월 개관…올해 8개 본·분관 완성의 해” 서남권 최초의 공공미술관이자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인 서서울미술관(금천구 독산동))이 오는 3월 개관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서울미술관 개관을 비롯한 2026년 전시 계획과 2026~2030년 중장기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서서울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의 여덟 번째 본·분관으로, 서남권 문화 인프라 확충과 함께 뉴미디어 예술을 중심으로 한 특화 미술관으로 운영된다. 개관 특별전으로는 SeMA 퍼포먼스 ‘호흡’,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뉴미디어 소장품전‘ 서서울의 투명한 ‘청소년|기계’’가 예정돼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서울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8개 본·분관 체계를 완성하며, 각 관의 고유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네트워크형 미술관 운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모두의 다음을 짓는 미술관, SeMA’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임기 4년차를 맞이한 최은주 관장은 “8개 본·분관 완성을 기점으로 준비해 온 변화들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시점”이라며 “서울과 세계를 잇는 공공미술관으로서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역할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서울과 세계를 잇는 공간성’과 ‘동시대 미술의 미래지향적 시간성’을 축으로, 정체성·책무성·브랜드·혁신성 등 4대 전략 목표와 8개 전략 과제, 20개 세부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2026년에는 8개 본·분관에서 총 39개의 전시와 634회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영국, 오윤, 조숙진, 권병준, 이슬기, 김희천 등 한국 작가 개인전과 함께 린 허쉬만 리슨, 마틴 파 등 해외 작가 전시가 예정돼 있으며, 사운드아트를 주제로 한 국제 교류전도 열린다. 이와 함께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주년 기념전 ‘사랑의 기원’, ‘글짓, 쓰는 예술’, ‘오인환 vs. 장서영: 인간-하기’ 등 기관·전시 의제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도 준비 중이다.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은 2030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서소문 본관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총사업비 792억원을 투입, 지상 증축 없이 광장 지하 공간(1000평)을 확장해 전시동과 수장고,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2026/01/27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작년 관람객 18만명 돌파 전북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남원시 함파우 예술특화지구 핵심 거점이자 전북과 지리산 권역을 아우르는 시각예술 교육·체험의 중요 플렛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남원시는 시립김병종미술관을 찾은 지난해 관람객이 18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16만여명 대비 2만명이 증가한 수치로, 남원을 대표하는 공공문화시설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관람객의 증가 요인은 미술관이 가진 자연과의 조화, 양질의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인 것으로 관람객 만족도 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미술관은 기획전·상설전에 아카이브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엮어 운영하는 한편 전북도립미술관 협력전을 함께 선보이며 전시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높였다. 아울러 교육동 '콩'과 생태놀이터 '마음은 콩밭'을 비롯해 수장고 확충을 통한 전시·교육·소장품 관리가 균형 있게 성장하는 운영체계를 구축한 것도 호평을 이끌어낸 요인이다. 시는 올해 '제1회 김병종 미술상' 수상자 윤진미 작가 개인전과 해외 작가전, 소장품전 등을 통해 지역을 기반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미술관의 발판 마련에 나선다. 허정선 미술관장은 "남원시가 추진 중인 ‘함파우 예술특화지구(아트밸리)’의 거점 시설로서 향후 조성될 '남원현대옻칠목공예관', '남원도자전시관' 등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문화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며 "시민과 방문객의 문화 향유 기반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1/27
英 터바인 홀서 전시…‘현대 커미션’ 11번째 작가 타렉 아투이 사운드 아티스트 타렉 아투이(46)가 ‘현대 커미션(Hyundai Commission)’의 2026년 전시 작가로 선정됐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2015년부터 이어온 장기 파트너십 전시 프로젝트로,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터바인 홀에서 신작을 발표해왔다. 타렉 아투이는 이 프로젝트의 11번째 작가다. 타렉 아투이는 1980년 레바논 베이루트 출생으로 현재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작곡가다. 음악사와 악기, 사운드 제작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소리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확장하는 다감각적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그의 작업은 여러 예술가와 제작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유리, 물, 도자기 등 다양한 재료로 직접 제작한 악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악기들은 조각 작품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모터의 작동이나 연주자·관객의 신체적 접촉과 호흡을 통해 소리를 발생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아투이는 악기 연주에서 발생하는 소리에 각 지역에서 수집한 환경음과 컴퓨터로 생성한 전자음을 결합해, 전시 공간 전체를 감싸는 몰입형 사운드 설치와 퍼포먼스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소리를 단순히 듣는 대상이 아닌, 촉각과 시각까지 확장된 경험으로 제시한다. 테이트 모던 관장 직무대리 캐서린 우드는 “음악, 기술, 조각,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동시대를 반영해온 타렉 아투이는 건축적 공간을 소리 탐구의 중요한 요소로 삼아 온 작가”라며 “터바인 홀에서 선보일 새로운 작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악기와 공간, 관객을 연결해온 타렉 아투이의 실험적 작업을 통해 동시대를 성찰하는 다층적 경험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전시는 오는 10월 13일 개막해 2027년 4월 11일까지 약 6개월간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에서 열린다. 전시는 테이트 모던 국제 미술 시니어 큐레이터 나빌라 압델 나비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디나 아흐마드에이예바가 공동으로 기획한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014년부터 테이트 미술관과 이어온 파트너십을 최근 2036년까지 연장하며, 예술을 매개로 세대와 지역, 분야의 경계를 넘는 동시대적 대화를 지속해 오고 있다. 2026/01/27
‘두산아트랩 전시 2026’, 박예림·송지유·오정민·이동현·이희단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는 ‘두산아트랩 전시 2026’를 오는 28일부터 3월 7일까지 개최한다. ‘두산아트랩’은 두산아트센터가 2010년부터 운영해온 신진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각 예술과 공연 예술 분야의 젊은 작가를 발굴·소개해왔다. 시각 예술 부문에서는 매년 35세 이하 작가 5명을 공모로 선정해 단체전 형식으로 선보인다. 이번 '두산아트랩 전시 2026’에는 박예림, 송지유, 오정민, 이동현, 이희단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해 판화,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총 1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의 감각과 경험을 출발점으로, 주어진 세계 안에서 자신만의 장소를 구축해 나간다. 기억과 시간을 통과하며 남은 흔적, 세계와 어긋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균열을 작업의 기반으로 삼아, 기존의 질서와 정상성에 질문을 던진다. 관람은 무료. 2026/01/27
자연을 그리지 않는다…박철호 개인전 '중첩(Overlap)’ "자연을 닮은 형상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내는 흐름과 결이다." 박철호(61)의 작업은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로서 순환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해, 존재의 위치를 사유하는 과정이 회화로 축적돼 온 결과다. 1990년대 판화 작업을 출발점으로, 자연의 형상과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자연의 내적 원리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다. 30대 초반 미국 유학 시절을 기점으로 이러한 작업은 본격화됐다. 뉴욕의 판화 공방에서 작업하던 당시, 그는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시기를 겪었다. 이때 우연히 목격한 비둘기 두 마리의 모습은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고, 이후 발표한 ‘Bird(새)’ 연작으로 이어졌다. 거칠고 검은 형태의 새는 당시 작가가 느꼈던 좌절과 희망이 교차하는 내면의 상태를 반영한다. 이후 그의 관심은 개인의 실존에서 자연으로 확장됐다. 유년 시절 자연 속에서의 경험과 동식물에 대한 꾸준한 관찰은 ‘Leaf(잎)’, ‘Hive(벌집)’, ‘Flower(꽃)’ 연작으로 이어지며, 자연을 박철호 작업 세계의 핵심적인 탐구 대상으로 자리 잡게 했다. 가나아트 한남에서 새해 첫 전시로 펼친 박철호의 개인전 ‘Overlap(중첩)'은 작가가 30여 년 전 판화 작업에서 체득한 신체적 감각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신작 ‘Overlap(중첩)’ 연작은 분말 형태의 안료를 사용해, 먹의 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선의 미묘한 차이와 얇지만 깊이 있는 결의 표현을 보여준다. 작가는 캔버스를 세운 상태에서 안료를 붓고 흘려보내는 행위를 반복하며, 선이 중력과 물성에 반응해 스스로 생성되도록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Forest(숲)’ 연작을 거쳐 2020년대 ‘Ripple(물결)’ 연작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화면 위를 흐르는 선의 움직임을 ‘결’이라 명명하는데, 이는 물결의 파문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상태를 가리킨다. 그는 이 ‘결’ 속에서 인간 또한 하나의 선으로 존재할 뿐이라는 사유를 통해 존재에 대한 성찰로 나아간다. 박철호 작업의 또 다른 특징은 판화와 회화를 분리하지 않는 제작 방식에 있다. 초기의 석판화와 에칭 작업을 통해 축적된 매체 실험은 2010년 무렵부터 회화로 확장됐고, 이미지를 단일한 형상으로 완결하기보다 시간에 따라 축적되는 흔적과 변화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전개돼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판화와 드로잉 작업을 비롯해 회화 연작 ‘Ripple(물결)’, 신작 ‘Overlap(중첩)’에 이르기까지 주요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2월 19일까지 열리며, 관람은 무료다. 2026/01/27
그는 그림만 그리지 않았다… ‘쓰다, 이중섭’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아서 슬픈 사람. 이중섭의 ‘연꽃 봉우리를 든 남자’는 울고 있지 않는데도, 이미 다 울어버린 얼굴이다. 푸른 배경 위에서 연꽃 봉우리를 든 손은 유난히 조심스럽고, 크게 부풀린 몸과 달리 마음은 늘 접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힘을 쓰는 팔이지만, 그것은 공격이 아니라 무언가를 건네기 전의 간청에 가까운 자세다. 이중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예술과 삶을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국민화가 이중섭'을 다시 읽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는 특별전 ‘쓰다, 이중섭’을 오는 30일부터 6월 14일까지 펼친다. 이번 전시는 ‘비운의 천재 화가’라는 수식을 넘어, 편지와 엽서, 그림을 통해 삶을 기록해온 인간 이중섭의 면모에 주목한다. 처음 공개되는 은지화 작품 2점을 포함해 은지화, 유화, 엽서화, 편지화, 드로잉 등 총 80점이 출품된다. 전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쓰다’다. 이중섭이 남긴 편지와 엽서, 그림을 중심으로, 삶을 기록하고 감정을 새겨온 그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망한다. 글과 그림이 결합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랑과 이별, 시대의 고통을 견뎌낸 예술적 증언으로 읽힌다. 전시는 이중섭의 생애 흐름에 따라 6개 섹션으로, ▲‘쓰다, 사랑을’(엽서화) ▲‘쓰다, 절절함을’(편지화) ▲‘새기다, 그리움을’(은지화) ▲‘쓰다, 시대를’(유화·드로잉) ▲‘쓰다, 역사로’(아카이브) ▲‘쓰다, 나의 이야기’(체험 공간) 등이다. 전시의 출발점은 일본 유학 시절 훗날 아내가 된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에게 보낸 엽서들이다. 젊은 시절의 사랑과 예술적 실험이 결합된 기록이다. 이어지는 편지화 섹션은 1952년 가족과 이별한 이후 이중섭이 겪은 고독한 시기를 다루며, 글과 그림이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들을 통해 그의 내면을 보여준다. 담뱃갑 은박지를 긁어 완성한 은지화는 극한의 현실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이중섭의 창작 에너지를 드러낸다. 유화 섹션에서는 ‘환희’, ‘바다가 보이는 풍경’, ‘파란 게와 어린이’ 등 대표작을 통해 그의 조형 실험과 독창성을 살필 수 있다. 전시 말미에는 관람객이 직접 편지를 써보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손으로 쓰고 그린 흔적이 지닌 감각과 밀도를 되새기게 한다. 입장료가 있다. 성인 8000원, 어린이·청소년 5000원. 2026/01/26
겸재 정선 탄생 350주년…소장품으로 읽는 겸재정선미술관 한 미술관이 무엇을 수집해왔는지는 그 미술관이 어떤 역사를 믿어왔는지를 말해준다. 겸재정선미술관이 정선 탄생 350주년을 맞아 소장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되짚는다. 겸재정선미술관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 ‘소장품 다시 보기’를 3월 8일까지 제1·2기획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겸재 정선을 축으로 조선시대 서화와 현대 한국화를 아우르며 형성해 온 미술관 소장품의 흐름을 되짚고, 수집의 문제의식과 방향성을 조망하는 자리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남긴 예술적 정신이 오늘날 어떤 의미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핀다. 2009년 개관한 겸재정선미술관은 그동안 겸재 정선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회화와 서화, 현대 한국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장품을 꾸준히 수집해 왔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어떠한 기준과 관점으로 예술적 맥락을 확장해 왔는지를 소장품을 통해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겸재 정선 이후,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이어졌을까. 전시는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네 점의 그림’에서는 겸재 정선의 작품과 함께 강세황의 비평을 병치해 조선 후기 화단에서 작품이 어떻게 평가되고 의미화됐는지를 살핀다. 이어지는 '오늘의 시선’에서는 겸재가 남긴 예술적 유산이 현대 작가들에게 어떻게 계승되고 변주되고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송희경 겸재정선미술관 관장은 “소장품은 한 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라며 “겸재로부터 이어지는 예술적 맥락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