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2025 키아프리즈' 출격…박서보~우고 론디노네까지 국제갤러리가 오는 9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5’와 ‘키아프 서울(Kiaf SEOUL) 2025’에 참가한다. 프리즈 서울은 2022년 출범해 올해 4회째를 맞는 글로벌 아트페어로, 전 세계 29개국 121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절반 이상이 아시아 기반 갤러리로 구성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현대미술의 현재를 집중 조명한다. 서울 전역에서는 ‘프리즈 라이브’, ‘프리즈 필름’, ‘프리즈 뮤직’, ‘프리즈 서울 아티스트 어워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국제갤러리는 코엑스 3층 C-D홀 부스 A31에서 한국 근현대미술과 동시대 작가를 아우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 아방가르드 미술의 하종현, 한지 실험의 권영우, 기하학 추상의 이승조를 비롯해 김윤신, 김용익, 안규철, 박찬경, 함경아, 양혜규, 강서경, 장파 등이 참여한다. 또한 바이런 킴, 마이클 주, 갈라 포라스-김, 로터스 강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의 신작도 전시된다. 키아프 서울은 2002년 시작된 한국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로, 올해는 20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공진(Resonance)’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일 수교 60주년 특별전 '리버스 캐비닛'과 인천국제공항 협업 전시, 대형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등을 마련했다. 국제갤러리는 1층 A-B홀 부스 A43에서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를 중심으로 글로벌 블루칩 작가들을 소개한다. 론디노네의 대표 회화 연작 'sun'과 신작 조각 'color mountain'을 비롯해 칸디다 회퍼, 제니 홀저, 아니쉬 카푸어, 다니엘 보이드,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2025/08/23
성수동 연무장길 무대로 변신…'2025 크리에이티브X성수' 내달 15일 개막 '2025 크리에이티브X성수', 내달 15일 개막성동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성동구가 후원하는 '2025 크리에이티브X성수'가 오는 9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성수동 전역에서 개최된다. '성수에서 엮이고, 들끓고, 넘치다'라는 슬로건으로 2023년 첫 선을 보인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성동구에 소재하는 문화창조기업들이 기획, 참여하고 성동구청과 성동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글로벌 문화창조산업축제다. '2025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창조적 시대정신(CREATIVE ZEITGEIST, 부제: 변화를 이끄는 질문)'이라는 주제로 지난해 보다 2개 분야가 늘어나 총 13개 분야 100여 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CT페어(문화창조산업페어)는 성수동 최대의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최첨단 문화기술 기업과 문화콘텐츠 기업이 협업해 문화기술 실험의 장으로 열린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전시와 이를 심도 있게 이야기하는 8개의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체인지메이커 콘퍼런스는 소셜벤처들의 커뮤니티 오피스 헤이그라운드에서 지속가능한 내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시대공명(時代共鳴)–길어지는 삶, 달라진 질문들'을 주제로 2개를 메인 콘퍼런스와 6개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시대적 전환 속에서 확장된 생애주기에 대한 논의를 펼친다. 플레이성수는 도심형 방탈출 게임을 성수동 전역에서 펼친다. 성수동 일대를 게임 무대로 곳곳의 랜드마크를 방문하며, 일상에서 스쳐 지나갔던 공간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되는 '성수 맞춤형 게임'이 축제 기간 내내 이어진다. 또한 성수아트페어는 국내외 1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성수동 일대의 갤러리, 지식산업센터 등 다양한 공간에서 미술, 공연, 마켓 등 장르의 경계와 표현의 한계를 넘어선 예술을 선보인다. 평소에는 차량과 인파로 가득한 성수이로와 연무장길이 다음 달 20일 토요일, 일부 구간 차량 통제를 통해 무대와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먼저 ▲패션성수는 고등학생 디자이너들과 모델들의 야외 패션쇼 ▲뮤직성수는 재즈 퍼레이드, 시민참여 퍼포먼스,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테이스티성수는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인다. 성수동 인기 맛집에서 식음료 증정·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서울숲 인근 펍지성수(왕십리로4길 5)에서 게임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레트로 치맥파티를 연다. 이와 함께 ▲웹툰성수에서는 웹툰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웹툰 특강과 웹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로컬성수는 성수 곳곳을 다니며 성수동의 건축, 마케팅 인사이트, 성수동 원주민의 이야기가 담긴 투어 프로그램과 현장 체험이 가능하다. ▲크래프트성수는 성동구의 도시재생 사업 '꽃길만 걸어요'와 협력한 대규모 공예 마켓 ▲필름성수에서는 세계 각국의 영화들과 단편영화들이 성수아트홀과 메가박스 성수점을 통해 상영된다. 새롭게 신설된 2가지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뷰티성수는 K-뷰티의 성지로 떠오른 성수동 내 뷰티 브랜드 매장과 연계한 스탬프 투어와 뷰티 크리에이터 멘토링 프로그램, 뷰티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브랜드 피칭대회 등으로 구성한다. ▲투자성수에서는 성동구 소재 기업인들이 모여 성수동 투자 생태계 및 창업 지원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윤광식 성동문화재단 이사장은 "크리에이티브X성수가 성동구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해 문화예술 활성화는 물론, 관광 효과와 상권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성동구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며 "나아가 전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문화축제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일부 유료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유료 티켓예매는 이벤터스 또는 29CM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2025/08/22
예경, 한국미술 차세대 작가 소개하는 5개 전시 개최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는 한국미술 차세대 작가를 소개하는 5개의 전시를 개최한다. 국내외 미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9월에, 차세대 유망작가 63명(팀)의 작품을 서울 삼청동, 용산, 부암동, 종로, 서초동 등 미술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선보인다. 첫 번째 전시는 부암동 자하미술관에서 열리는 ‘포레페스타(ForeFesta)’이다. 숲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포레스타(Foresta)’에서 착안했다. 자하미술관 주변의 야외공간과 화이트 큐브에서 ‘숲’이 주는 기쁨, 환희, 치유의 목소리를 담았다. 젊은 작가 15명의 평면 회화, 영상,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의 전시가 9월 말까지 펼쳐진다. 전시 ‘텐 바이 팀서화_사이 시공 생태계’는 용산의 재개발 구역에 위치한 KCS(금성문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KCS는 화려한 초고층 빌딩 사이, 옛 건물을 부분적으로 정비해 문화공간으로 재개장한 곳으로, 공간 자체가 이번 전시의 모티브가 되었다. 전시 제목인 ‘사이 시공’은 KCS 공간의 특성에 대한 은유이자 제도권 미술 기관과 상업미술 시장 사이의 좁은 틈새를 의미한다. 10명의 작가들이 디지털, 조형, 평면,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8월 22부터 10월 말까지 열린다. 삼청동 국제갤러리와 투게더투게더에서 열리는 전시 ‘오프사이트 2:열한 가지 에피소드’는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출생한 차세대 한국 여성, 젠더 퀴어 작가들을 조명한다. 옥상, 층계, 백스테이지, 기계실 등 미술관 사이 공간을 매개로 하여 11개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서초동 심산기념문화센터와 그 일대에서는 전시 ‘AI 미디어 아트: 경계에서 공감으로-기계는 공공을 감각할 수 있을까’가 열린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 속에서 ‘돌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실을 조명하고, 그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다층적으로 성찰하는 전시다. 예술-기술-연구의 융합으로, 단순 전시가 아닌 사회적 실험과 담론의 장이 되고자 하는 이번 전시는 13명(팀)의 젊은 예술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오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열린다. 을지로 상업화랑과 세운상가 세운홀에서는 열리는 전시 ‘Poetic Forensic’은 유심칩 해킹과 데이터 블랙아웃 현상 등 디지털 기술 기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들로 파급되는 디지털시대의 아노미적 현상에 주목한다. 14인의 차세대 작가들이 실험적 시도를 통해 기술 이후의 세계에 대한 예술적 해석을 보여준다. 전시는 상업화랑 을지로와 세운상가 세운홀에서 27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린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장호 대표는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에 한국미술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유망작가들의 전시를 개최하게 되어서 기쁘다. 새로운 작가와 작품들이 한국미술을 대표하여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2025/08/22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안규철, 질문으로 엮은 전시 “Only others save us(오직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22일 개막한 안규철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은 이 문장을 통해 관객을 생각으로 불러들인다. “나는 늘 내 안에서 해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부활은 타인 속에 있더군요” 이 날 부산 전시장에서 만난 안규철은 “예술은 나의 해답이자 동시에 타인의 구원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나는 타인을 통해 구원받을 수도 있다는 성찰”이라고 말했다. Only others save us. 1만3000여 개의 구슬이 줄지어 하나의 문장을 완성했다. 작은 존재들이 모여 커다란 글씨가 되는 구조는 ‘나와 타인이 함께 모여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은유다. 무엇보다 이 작업은 작가가 아내와 함께 긴 시간을 들여 완성한 것으로, “구원은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글은 어디서 시작되고, 그림은 어디서 시작하는가.” 언어와 이미지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같은 문장을 불어·영어·독일어·중국어 등으로 적어두면 어떤 이에게는 ‘글’로 읽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이에게는 단순한 ‘그림’으로 보인다. 글과 그림이 본질적으로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장치다. 안규철은 이번 전시에서 예술의 본질을 외부 사물이나 표면이 아니라 관객의 인식과 감각에 둔다. 바울 첼란과 볼랑 등 그가 좋아하는 시인의 문장을 인용하며, “아름다움은 장미꽃 속에 있지 않고, 내 마음속에 있다”는 구절처럼 예술이 결국 타인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사건임을 강조한다. ◆회전하는 삶의 은유 전시장에는 원형 장치 위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다. 각기 다른 궤도로 회전하면서도 같은 원반 위에 머무는 구조다. 충돌과 균형을 반복하는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왜 우리는 이렇게밖에 살아갈 수 없는가. 이 구조를 넘어설 수는 없는가.” 작가는 다시 질문한다. ◆ 예술가로서 쉼 없는 여정 이번 전시는 단발적 실험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온 궤적을 집약한다. 안규철은 4년 전 같은 공간에서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업 작가로서 새 출발을 알린 뒤, 꾸준히 작업과 글쓰기를 병행해왔다. 경남도립미술관 '아카이브 리듬'(2023)에서는 독일 유학 시절 드로잉을 대거 공개했고, 청주시립미술관 '건축, 미술이 되다'(2023)에서는 흰 천으로 덮인 '56개의 방'을 선보이며 ‘방’ 시리즈의 새로운 변주를 보여주었다. 그는 동시에 '사물의 뒷모습'(2021), '안규철의 질문들'(2024),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2025)을 출간하며 ‘글 쓰는 예술가’로서 영역을 확장했다. 2024년에는 네 차례 전시에서 50여 점의 신작을 발표했다. 스페이스 이수 개인전 '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에서는 예술을 “세계와 삶에 대한 질문”이라고 정의했고, 이어 아마도예술공간 '12명의 안규철'에서는 서로 다른 자아들을 등장시켜 고정된 정체성 자체를 흔들어놓았다. 이번 전시 '열두 개의 질문'은 이런 흐름을 집약해 보여준다. 조소과 출신으로 처음으로 그렸다는 기울어진 지평선을 담은 회화 '세 개의 수평선'(2024), 다국어 문장으로 구성된 '외국어로 된 열두 개의 잠언'(2024), 처음 시도한 애니메이션 '걷는 사람'(2024), 피나 바우쉬에게 헌정한 싱글 채널 비디오 '쓰러지는 의자 – Homage to Pina'(2024)가 대표작이다. 이외에도 1990년대 퍼포먼스 사진, 집을 주제로 한 조각 연작까지 그간 덜 소개된 작업들이 함께 전시된다. ◆‘당연한 일’을 하는, ‘특성이 없는 작가’라는 역설 안규철은 “특별하고 별난 미술가가 아니라, 아침이 오면 해가 뜨는 것처럼 당연한 일을 하는 미술가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 거창한 선언이나 단발적 영감이 아니라, 반복과 관찰, 글쓰기와 질문 같은 일상의 리듬 속에서 예술이 드러난다는 그의 신념을 보여준다. 안규철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특성이 없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작가는 늘 개성과 차별성을 주장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작업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어디서 영향을 받았는지 모두 고백한다면, 그래도 제 몫은 작품 안에 남을까요.” 그는 이를 “작가적 자살”이라 부르면서도, 언젠가는 반드시 시도하고 싶다고 했다. 이는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미술계가 집착해온 ‘독창성’ 신화를 깨뜨리고 차용과 노출을 통해 작품을 새롭게 살아 움직이게 하려는 역설적 태도다. 결국 '열두 개의 질문'은 예술가의 정체성과 창작의 본질을 향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것은 관객에게 “생각하라”는 다정한 명령어이자 아름답게 포장된 자극이다. 알고자 하는 욕망, 질문 또한 생각의 결과물이다. “이게 뭐지? 왜 이렇지? 미술이란 게 이런 걸까?”라는 물음표가 생기는 이 전시는 감각을 넘어 사유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10월 19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5/08/22
한양도성박물관 광복 80주년 맞이 기획전시…무료 관람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인 한양도성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한양도성 훼철, 한양의 경계를 허물다' 기획전시를 내년 3월 8일까지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일본에 의한 한양도성 훼철'을 주제로 한양도성 훼철의 시작, 식민통치를 위한 도시계획, 한양도성 위에 세워진 시설물, 경계가 허물어진 한양으로 구성된다. 한양도성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도읍지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곽이다. 도성에는 8개의 성문과 2개의 수문이 있었으며 전체 길이는 약 18.6㎞에 달했다. 한양도성은 수도와 지방을 구분하는 물리적 경계이자 왕의 권위를 드러내는 상징물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에 의해 한양도성이 훼철되는 과정과 서울이 식민통치를 위해 개조되는 모습을 근대기 사진, 신문, 지도, 영상 등 다양한 전시물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한양도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양도성 훼철의 역사를 되새기고, 도성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5/08/22
패션부터 장난감까지…서울새활용플라자 프로그램 진행 서울디자인재단이 9월부터 두 달간 '지속가능한 디자인 생활 실천'을 주제로 패션·전시·자원순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먼저 9월 14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반려견과 함께하는 제로웨이스트 패션쇼 '댕댕 런웨이'다. 더 이상 입지 않는 옷과 새활용 소재로 제작된 창의적인 의상을 입고 반려견과 함께 런웨이를 걸으며 지속가능한 패션의 가능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려 가족이라면 누구나 패션·포즈·표정 등에서 닮은 점을 겨루는 '닮은 꼴 콘테스트-댕댕스타'도 열린다. 닮은꼴 콘테스트 참가를 희망하는 시민은 오는 31일까지 서울새활용플라자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쓰임을 다한 재료와 전통 직조 기술이 만나 예술로 변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과 함께 '섬유의 시간 : 업사이클링으로 미래를 만들다' 특별전을 연다. 금기숙, 김태연, 김지용 작가의 참여로 열리는 '업사이클링으로 미래를 만들다' 특별전은 다음 달 1일~10월 31일 서울새활용플라자 1층 새활용하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음 달 말부터는 장난감 자원순환사업 '해치와 나눔히어로'가 시니어 인턴십 과정을 더해 한층 확대된 모습으로 운영된다. 고령자들이 직접 헌 장난감을 수리·세척하며 어린이에게 놀이 문화를 전하고 경험과 지혜를 나눌 예정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48톤 이상의 재활용 소재가 거래됐다. 이는 30년생 나무 2407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셈으로, 축구장 8.43개 면적에 해당한다. 또 휘발유 차량으로 서울~부산을 157.8회 왕복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인 효과와도 맞먹는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올가을 서울새활용플라자 프로그램을 통해 '새활용'이 단순한 환경보호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닌 창의적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시민에게 새활용의 가치를 더 널리 알리고, '새활용'을 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08/22
“성급한 컬렉터를 노린다”…미술 사기 매뉴얼[박현주 아트클럽] 미술 시장은 화려하다. 그러나 그 뒤편에는 어떤 덫이 숨어 있을까? “싸게 준다”는 말은 달콤하지만, 그 순간부터 이미 사기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진짜 좋은 그림은 가격을 깎지 않는다는 말처럼, 미술품 거래 세계에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은 어쩌면 가장 냉정한 진실이다. 국제 미술 플랫폼 아트시(Artsy)가 최근 발표한 '5 Art Scams Every Art Buyer Should Know-and How to Avoid Them'은 미술 시장에 만연한 사기 유형 다섯 가지를 조목조목 짚으며, 수집가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예방책을 제시했다. 한국에서도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이우환 등 거장들의 위작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가이드는 국내 미술 애호가들에게도 의미심장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미술 사기는 ‘시장 구조의 투명성’ 문제와 직결된다. 결국 수집가·갤러리·경매사 모두가 프로비넌스 검증, 감정 시스템 보강, 계약 절차의 투명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된다. ◆위작(Forgeries) 가장 전형적이고 치명적인 사기 유형이다. 작가 친필처럼 꾸며진 위작이나, 조작된 감정서를 동원해 작품을 정당화한다. 미술 시장에서는 작품의 진위 여부 하나가 수십억 원을 오가는 가치를 좌우하기 때문에, 위작은 거래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실제 사례로 2024년 이탈리아에서는 클림트, 달리 등 거장 이름을 도용한 위작 2100여 점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추정 가치만 약 2억6500만 달러. 위작은 단순한 개인 피해를 넘어 시장 신뢰를 송두리째 흔드는 범죄다. ▶예방책: 작품의 프로비넌스(provenance, 소장 이력)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급한 감정서를 확인하고, 작가·갤러리가 제작한 카탈로그 레조네(catalogue raisonné)와 대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피싱(Phishing)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덫이다. 유명 갤러리를 사칭한 이메일이나 SNS 계정을 통해, 마치 진품을 급매로 내놓은 것처럼 속인다. 이메일 주소가 미묘하게 다르거나, 맞춤법·문체가 어색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피카소 원화를 단독 판매한다”거나 “은행 계좌를 긴급 변경했다”는 식의 공지 메일이 있다. 실수로 송금했다가는 작품도 돈도 한순간에 사라진다. ▶예방책: 이메일만 믿지 말고 반드시 전화를 통한 교차 확인을 거쳐야 한다. 송금 계좌는 반드시 구두로 확인할 것. 작은 ‘레드 플래그’라도 보이면 즉각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상책이다. ◆가짜 구매자(Fake Buyers) 이번에는 반대로 ‘사는 쪽’을 사칭하는 경우다.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당신의 작품을 원한다”는 제안이 들어오면 솔깃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영국의 한 작가는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꾼에게 작품을 넘겼다가, 수년 뒤 그 작품이 경매장에서 엉뚱한 이름으로 등장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예방책: 유명 인사를 내세운 거래일수록 제3자의 검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계약서 서명, 결제 조건, 대리인의 신원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조건이 지나치게 유리하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미끼 상품 & 바꿔치기(Bait-and-Switch) 존재하지 않는 작품을 미끼로 계약을 유도한 뒤, 엉뚱한 작품을 강매하는 유형이다. “원래 주문한 은색 작품은 품절이니, 대신 파란색 작품을 가져가라”는 식이다. 혹은 결제 단계에서 “7만 달러”라던 금액이 “8만 달러”로 교묘히 바뀌는 수법도 있다. ▶예방책: 반드시 갤러리나 판매처에 직접 방문해 작품을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작품명, 이미지, 크기, 가격을 상세히 명시하고, 사후 변경이 불가능하도록 조항을 넣는 것이 안전하다. ◆가격 사기(Pricing Scams) 판화나 에디션 작품에서 특히 빈번하다. 같은 에디션임에도 유통처·출판사에 따라 가격을 과도하게 부풀리거나, 운송비·세관비 명목으로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거래에서는 작품보다 부대 비용이 더 커지는 황당한 상황도 발생한다. ▶예방책: 공식 유통처 시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운송·보험·세금 내역은 투명하게 증빙을 요구하고, 지나치게 ‘싼 가격’에는 반드시 의심의 눈초리를 가져야 한다. ◆결론: 성급함이 가장 큰 적 아트시는 이 모든 사기 유형의 공통분모를 이렇게 정리한다. “Due diligence, due diligence, due diligence(꼼꼼한 확인)”. 사기꾼들이 노리는 건 늘 ‘성급함’이다. 진정한 컬렉터라면 좋은 작품 앞에서조차 성급해지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갤러리·경매사와 거래하고, 의심되는 순간 거래를 멈추는 것이 최선의 방어다. 미술품은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더 예민한 자산이다. 작품 하나가 평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러니 “싸게 준다”는 말이 들리는 순간, 오히려 더 비싸게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그림은 ‘가격’으로 사는 게 아니라 ‘진가’로 사는 것임을 잊지 말자. 결국 예술에서 가장 값진 태도는, 가격을 깎는 게 아니라 눈을 높이는 일이다. 2025/08/22
대구 퓰리처상 사진전…"40% 할인·전시지원 쿠폰 혜택" 전 세계 언론·사진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처상 사진전'이 대구에서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시대와 인류의 역사를 기록한 퓰리처상 수상작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며, 대구 시민들에게 세계 보도사진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더 많은 관람객이 함께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예매 모두 4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2025 전시지원쿠폰(3000원) 까지 적용 가능하다. 전시는 네이버 예약 예매자 평균 평점 4.82점(5점 만점)을 기록하며 전시 완성도와 감동적인 메시지를 입증하고 있다. 실제 관람객들은 “사진 속 역사의 무게가 전해진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전시”라는 호평을 남기며 추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25일 개막한 퓰리처 사진전은 대구 뮤씨엄(동성로 스파크랜드 3층)에서 10월12일까지 진행된다. 2025/08/21
중견 작가 5인의 회고 아닌 도전…아르코미술관 ‘안티-셀프’ 한국 현대미술의 허리를 지탱해온 중견작가들이 ‘회고’ 대신 ‘도전’을 택했다.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질문을 정면으로 붙잡아, 자기 진술과 매체 실험으로 새로운 변신의 길을 모색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아르코)는 오는 22일부터 아르코미술관에서 하이라이트 전시로 기획초대전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를 연다. 정병국 위원장은 “아르코 하이라이트전을 통해 중견작가 기획전을 브랜드화하고, 한국 미술의 허리를 이루는 중견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조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강홍구,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김옥선, 김지평, 하차연 등 다섯 명의 중견작가가 참여해 총 112점의 회화·사진·영상·설치를 선보인다.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展 이 전시는 아르코의 작가조사·연구·비평, 중견작가 지원사업과 연계된 프로젝트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매개로 중견작가의 자기 반영적 태도에 주목한다. 회고적인 것, 혹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해, 각자의 매체와 방법론을 새롭게 갱신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작가들은 자신이 걸어온 궤적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며 ‘과거의 나’와 결별해 ‘새로운 나’를 정의하는 여정을 펼친다. 매체가 지닌 역사와 문법에 반하고, 자기 자신에 반(反)하며, 고유한 시각언어를 창안하는 과정이다. 이는 곧 중견작가의 도약이자 ‘안티-셀프’의 선언이다. 제1전시실은 강홍구와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의 작업을 조명한다. 강홍구는 사진을 매개로 한국 미술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끊임없이 질문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1998년 연작 〈나는 누구인가〉와 더불어 AI 합성을 활용한 신작을 공개한다.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는 “오늘 나는 다른 사람이고, 내일은 또 다른 사람일 것이다”라는 선언처럼, 쓸모를 잃은 사물과 사건을 재조합해 현재적 맥락에서 언어를 갱신한다. 제2전시실에서는 김옥선, 하차연, 김지평이 참여한다. 김옥선은 영상 〈홈〉(2023)을 통해 국가 정체성의 변화와 개인 서사를 연결하며, 하차연은 〈스위트 홈〉(2004)에서 떠도는 이들의 일시적 정주를 퍼포먼스로 담아낸다. 두 작가는 ‘홈’이라는 개념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며, 주변적 존재와의 연대를 드러낸다. 김지평은 주류 동양화 담론에서 밀려난 전통을 발굴해 ‘재야의 이야기’를 회화적 방식으로 펼쳐낸다. 전시와 함께 참여작가와 기획팀이 주고받은 <서신 교환> 책자도 공개된다. 작업 과정의 내밀한 뒷이야기와 자기 변신의 논리를 작가의 목소리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또한 아카이브 라운지·e-리딩룸에서는 비평집, 아티스트북, 도록 등을 열람할 수 있으며, 9월 5일 ‘아르코데이’에는 영어 도슨트 프로그램, 9월 중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된다. 10월 26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에서 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입장료는 무료다. 2025/08/21
왜 지금 김창열인가…김성희 관장 “한국 미술과 세계를 잇는 접점”(종합) “9월은 세계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을 찾는 시기이기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어떤 작가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한 질문이었습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금 왜 김창열인가’라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국제적으로도 김창열의 작업은 전쟁과 상흔, 기억과 치유라는 보편적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미술의 한 축이자 동시에 세계 미술과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21일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창열(1929~2021)의 작고 이후 첫 대규모 회고전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120여 점의 회화·조각·자료를 망라해 그의 창작 여정을 연대기적으로 조망하며, 상징적 모티프 ‘물방울’에 이르는 예술적 궤적을 집중 조명한다. 김창열은 1950년대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하며 서구 현대미술의 어법을 한국적 정서와 접목했고, 1965년 뉴욕 활동을 거쳐 1969년 파리에 정착하기까지 끊임없이 실험을 이어갔다. 1970년대 초부터 평생에 걸쳐 천착한 물방울은 결국 김창열을 수식하는 상징어가 되었다. 김 관장은 “김창열은 대중적으로 ‘물방울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예술은 그 한 단어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본인이 ‘암흑기’라 불렀던 뉴욕 시절의 미공개 작품들이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데, 이는 물방울 회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국현, 단색화 이후의 전략적 포석 '김창열 회고전'은 단색화 담론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이 내세우는 ‘다음 카드’로서 의미를 가진다. 김 관장은 “단색화 이후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할 이름은 김창열이라는 맥락에서 이번 전시가 추진됐다”며 “이미 국제적으로 언어를 공유하며 활동해온 김창열을 통해 한국의 원로 작가가 세계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관 6, 7, 8전시실에서 개막한 이번 전시는 김창열을 단순히 ‘물방울의 화가’로 한정하지 않고, 전쟁과 실향, 상흔과 치유라는 동시대적 화두와 연결되는 세계적 작가로 재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미공개작과 최초 공개작으로 주목받는다. 초현실주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상형시 Il pleut(비가 온다)*를 번역한 동명 회화(1973)가 국내외 최초로 공개되고, 1955년작 '해바라기', 뉴욕 시기 미공개 회화 8점과 드로잉 11점, 최초의 물방울로 알려진 '밤에 일어난 일'(1972)보다 앞선 1971년 제작된 물방울 회화 2점도 선보인다. 김 관장은 “작가 본인이 ‘암흑기’라 불렀던 뉴욕 시기는 물방울 회화가 태동하는 중요한 시기가 새롭게 조명된다"며 “이번 공개작들을 통해 물방울 이전의 새로운 작품과 물방울이 태동한 그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뉴욕과 파리, 물방울의 기원 김창열은 1965년 김환기의 권유로 록펠러재단의 지원을 받아 뉴욕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앵포르멜 회화는 뉴욕에서 주목받지 못했고, 자본주의 소비사회 속 소외와 회의가 그를 깊은 절망으로 몰았다. 이 시기 그는 두터운 질감에서 벗어나 정제된 화면 위에 기하학적 형태와 착시적 공간을 실험했다. 1969년 파리로 이주하면서 제작된 ‘현상’ 연작은 차가운 기하학적 형태가 녹아내리듯 유기적 형상으로 바뀌고, 점액질 덩어리로 표현됐다. 이는 곧 물방울 회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조가 되었다. 파리 외곽 마굿간 작업실에서 그는 ‘무슈 구뜨(물방울 씨)’라 불리며 평생의 상징을 만들어냈다. ◆김창열의 여정으로 설계된 전시 이번 전시는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3개의 동선으로 나눠 선보인다. 6전시실 입구에서는 완성된 물방울 회화의 정수를 보여주고, 지하 전시장 깊숙이 들어서면 뉴욕 시절의 어두운 공간이 나타난다. 도배로 생계를 이어가며 지하방과 마굿간을 전전하던 작가의 고단한 삶이 미공개 작품과 함께 재현된다. 또 7전시실로 이어져 거대한 ‘회귀’ 천자문 작업을 마주하게 한다. 또 다시 계단으로 올라가 1층에 있는 8전시실에 아카이브 공간 ‘무슈 구뜨, 김창열’을 선보인다. 청주관에서 김창열 전시를 발제해 서울관으로 발탁되어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설원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김창열의 삶을 ‘여정’으로 따라가도록 동선을 구성했다"고 했다. 설 학예연구사는 “김창열 물방울은 단순한 시각적 재현이 아니라 애도의 수행”이라고 정의했다. “반복되는 형상 속에 전쟁과 상흔을 꿰매려는 수행이 담겼다"고 했다. 그는 “김창열의 물방울은 단순한 회화적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죽은 이를 애도하는 표식이며, 결국 모든 존재가 도달하는 ‘죽음’이라는 근원적 자연 현상의 은유다. 날아가 버리거나, 떨어져 사라지거나, 흘러 흩어져 버리는 물방울처럼, 그의 그림은 ‘이것이 곧 우리의 삶’이라고 속삭인다. 그 애도의 궤적은 곧 우리의 여정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설 연구사는 AI·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홍수 속에서 김창열의 물방울 회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느림과 집요함'이라고 꼽았다. 김창열의 “반복되는 형상 속에 전쟁과 상흔을 꿰매려는 수행이 담겼다. 보는 이가 지겹다면, 그린 작가는 더 지겨웠을 것”이라며 바로 그 지점이 이 빠른 시대, 동시대 작가들에게 울림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루브르 랑스, 파리 그랑 팔레 전시를 디자인한 아드리앙 가르데르 스튜디오와 협업해 공간적 완성도를 높였다. 도록에는 생전 인터뷰, 뉴욕 시기 연구, 유족의 에세이가 수록돼 김창열의 삶과 예술을 심층적으로 조망한다. ◆제도권의 공백과 시장의 위상 김창열은 '물방울 작가'라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지 못했다. 1993년 과천관에서 단기 전시는 있었으나 총망라적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설 학예연구사는 “김창열이 너무 상업적으로 성공했기에 제도권에서 거리를 둔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전시는 그 공백을 메우는 계기”라고 말했다. 그의 물방울 회화는 미술시장에서 블루칩으로 통한다. 2021년 케이옥션에서는 1977년작 1호 크기의 물방울 작품이 시작가 1200만 원에서 8200만 원에 낙찰됐다. 2022년 크리스티 홍콩에서는 1978년작 'CSH I'가 약 14억 원에 팔리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현 글로벌 전략 "김창열 파리 전시 추진"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내년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해로, 파리에 정착해 국제 무대에서 활동한 김창열을 다시 조명하는 것은 한국 미술의 ‘수출’이라는 글로벌 전략적 의미도 갖는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원로 작가 조명과 당대 미술사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 현대미술사의 위상을 강화해왔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일환으로, 한국 근현대사와 미술사의 맥락 속에서 김창열의 작업을 총체적으로 재조명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김창열 연구를 심화시켜,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동시대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김 관장은 “공백으로 남아 있던 시기의 작품을 통해 김창열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전시는 김창열을 새롭게 발견하고 재정립하는 기회이자, 그의 삶과 예술이 지닌 고유한 미학과 정서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창열의 물방울은 단순한 회화적 도상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증언이자 상실을 애도하는 형상이다. 속도와 성취를 재촉하는 오늘의 미술 시장에서, 그의 ‘느리고 집요한 물방울’은 오히려 동시대 젊은 작가들에게 가장 아날로그적인 울림으로 다가온다. 전시는 12월 21일까지 열린다.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