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클림트의 해…경매 최고가 1·2·3위 석권 2025년 글로벌 미술 경매시장은 오스트리아 ‘금빛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장악했다. 미국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 뉴스(Artnet News)가 발표한 ‘2025년 경매 최고가 톱10’ 집계에 따르면, 클림트는 최고가 1·2·3위를 모두 석권하며 올해 가장 비싸게 팔린 작가로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해 경매 최고가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엘리자베트 레더러의 초상(Bildnis Elisabeth Lederer)’(1914~16)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11월 18일 소더비 뉴욕 이브닝 세일에서 사전 추정가 1억5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2억3630만 달러(약 3465억 원)에 낙찰되며, 클림트 작품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번 낙찰로 클림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4억5030만 달러·약 5800억 원)에 이어, 경매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작가가 됐다. 그의 이전 최고가는 2023년 ‘부채를 든 여인’이 기록한 8530만 파운드(약 1640억 원)로, 이번 거래는 이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결과다. 2위와 3위 역시 클림트의 작품이다. 11월 소더비 뉴욕 경매에 나온 ‘꽃이 만발한 초원(Blumenwiese)’(1908)은 8600만 달러, ‘아터제 호숫가의 숲길(Waldabhang bei Unterach am Attersee)’(1916)은 6830만 달러에 각각 낙찰됐다. 단일 작가가 한 해 경매 최고가 톱3를 모두 차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들 작품은 모두 지난 6월 92세로 별세한 미국의 대표적 컬렉터 레너드 로더의 소장품으로, 로더 컬렉션 해체 경매가 올해 경매 시장의 최대 이벤트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클림트의 초상화와 풍경화가 동시에 상위권에 오른 점은, 장식성과 회화성, 미술사적 위상이 결합된 그의 작품 세계가 여전히 강력한 시장 신뢰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클림트 외에도 올해 경매 시장에는 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고르게 이름을 올렸다. 4위는 빈센트 반 고흐의 1887년작 정물화 ‘파리 소설 더미와 장미’로, 6270만 달러에 낙찰됐다. 5위는 마크 로스코의 1958년작 ‘No.31 (Yellow Stripe)’로 6210만 달러를 기록했다. 6위에 오른 작품은 프리다 칼로의 ‘El sueño (La cama)’(1940)로, 5460만 달러에 거래되며 작가 경매 최고가를 새로 썼다. 7위는 장 미셀 바스키아의 ‘Crowns (Peso Neto)’(1981)로, 4830만 달러에 낙찰됐다. 지난 5월 뉴욕 경매에 나온 피에트 몬드리안의 추상화는 4750만 달러에 거래돼 9위에 올랐다. 이어 클로드 모네의 ‘수련’과 파블로 피카소의 1932년작이 나란히 4540만 달러에 낙찰되며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2025/12/28
긁혀서 드러난 빛…곽수영 '부동의 여행'[박현주 아트에세이 ⑩] 곽수영의 그림 앞에 서면 걷고 있지 않은데도,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발은 멈춰 있지만, 시선은 안쪽으로 밀려 들어간다. Voyage Immobile. 작품 제목은 ‘부동의 여행’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움직이지 않는 여행이다. 캔버스 위에는 분명 풍경이 있다. 그러나 그 풍경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고딕 성당의 아치처럼 보이는 구조, 끝없이 반복되는 기둥과 통로, 그리고 그 끝에서 겨우 살아남은 듯한 빛. 그러나 이 빛은 ‘비추는 빛’이 아니다. 긁혀서 드러난 빛, 덮였다가 다시 나타난 기억의 잔상에 가깝다. ‘Voyage Immobile(부동의 여행)’ 연작은 이 감정 이후의 상태를 보여준다. 폭풍이 지나간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해진 순간. 그러나 그 고요는 결코 비어 있지 않다. 아치형 구조 속 깊은 공간은 시간이 멈춘 장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억과 사유가 계속 왕복하는 내부 공간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뒤로 돌아가는 것도 아닌 그 자리에 머문 채 생각만 이동하는 상태다. 성당 내부에서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빛의 울림, 고요한 공간을 가로지르는 선의 떨림. 곽수영의 회화는 언제나 쌓였다가, 긁히고, 드러난다. 그는 색을 올리고 시간을 기다린 뒤, 다시 그것을 훼손한다. 이 반복 속에서 화면은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완성에 저항하는 상태로 남는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매끈하지 않다. 표면에는 수없이 긁힌 흔적이 남아 있고, 선들은 정돈되지 않은 채 서로를 밀치며 교차한다. 마치 감정이 지나간 자리처럼. ‘La Tempête(폭풍)’ 연작에서 자연은 더 이상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작가의 내면이 요동치던 한 시기의 상태이며, 감정이 자연이라는 언어로 번역된 결과다. 폭풍은 지나가지만,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곽수영의 회화에서 빛은 희망도, 구원도 아니다. 그저 남아 있는 것이다. 어둠을 밀어내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겨우 버티는 빛. 그래서 그의 화면은 밝아지지 않는다. 대신 깊어진다. 이 깊이는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 관람자를 설득하지도 않는다. 다만 묻는다. “당신의 기억은 어디까지 긁혀 나갔는가.” 겹겹의 물감과 긁힌 흔적 끝에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밝힘도, 계시도 아니다. 촛불 하나. 그림은 결국 본다는 일이다. 어떤 그림은, 천천히 보지 않으면 끝내 열리지 않는다. 곽수영의 화면에서 이 불꽃은 길을 가리키지 않는다. 어둠을 몰아내지도 않는다. 그저 흔들리며,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을 조용히 증명한다. 이제서야 우리는 그 빛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빛 앞에서 비로소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2025/12/27
김선두, 남도 수묵 40년 붓질의 시간…‘색의 결, 획의 숨’ 한국화가 김선두(67)는 남종 문인화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김천두(1928~2017)의 장남으로, 동생 김선일과 아들 김중일로 이어지는 한국 화단에서도 드문 3대 화가 가계를 이룬다. 전남 장흥 출신인 그는 중앙대학교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오랜 기간 후학을 양성해왔다. 1980년 이종상에게 사사하며 본격적인 작가 수업에 들어갔고, 1984년 제7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을 계기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전통 수묵과 채색의 언어를 기반으로 한 그의 회화는 이후 남도 풍경과 삶의 감각을 품은 독자적 조형 세계로 확장되며, 한국화의 동시대적 가능성을 꾸준히 탐색해왔다. 소설가 이청준과의 오랜 예술적 교류,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은 경험,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표지화 작업 등은 그의 회화 세계가 문학과 영화로까지 확장돼 왔음을 보여준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김선두 초대전 ‘색의 결, 획의 숨’은 남도 수묵의 정신을 토대로 전통 한국화의 미학을 동시대적으로 확장해 온 김선두의 40여 년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다. 2026년 3월 22일까지 펼치는 전시는 고향과 남도의 자연에서 출발한 ‘남도 시리즈’를 비롯해 ‘낮별’, ‘느린 풍경’, ‘지지 않는 꽃’, ‘아름다운 시절’ 등 주요 연작을 폭넓게 소개한다. 대형 신작 ‘밤길’과 함께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작품들도 다수 포함돼, 작가의 조형적 탐구와 회화적 실천을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김선두 회화의 핵심은 전통 한지인 장지 위에 분채와 안료를 수십 차례 반복해 쌓아 올리는 독자적인 채색 기법에 있다. 색은 장지의 섬유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며 겹겹이 축적되고, 이 중첩의 시간은 화면 위에 깊은 ‘색의 결’을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채색을 넘어, 오랜 수행과 사유의 흔적이 응축된 회화적 시간이다. 전시 제목 ‘색의 결, 획의 숨’은 이러한 미학을 함축한다. ‘모든 길이 노래더라’, ‘그거이 달개비꽃이여’, ‘사람다운 길은 곡선이라야 한다’, ‘우리 그림을 위하여’로 이어지는 각 장은 남도 풍경, 들꽃의 생명력, 삶의 속도에 대한 성찰, 그리고 한국화의 동시대적 가능성을 차례로 펼쳐 보인다. 또한 전시장에는 ‘시와 그림’을 매개로 한 참여형 공간이 마련된다. 김선두는 “내게 시는 지난한 붓질의 이유이자 원동력”이라 말해왔다. 그의 회화는 남도의 땅을 걸으며 마주한 삶과 자연을 ‘길’이라는 서사로 풀어내며, 관람객은 작품을 따라가듯 감상하며 수묵이 드러내는 시간의 결을 천천히 체험하게 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김선두 예술에 축적된 색의 시간과 획의 호흡을 고요히 경험하며, 남도 수묵의 정신이 오늘의 삶과 회화 속에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지역 작가로서 독자적인 회화 언어를 구축해 온 김선두의 작업이 연구와 담론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12/26
호암미술관 김윤신 회고전, 2026년 아시아 주목 전시 7선 선정 호암미술관에서 내년 첫 전시로 열리는 조각가 김윤신의 회고전이 2026년 아시아에서 주목해야 할 뮤지엄 전시로 선정됐다. 미국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 뉴스(artnet News)는 최근 ‘2026년 아시아에서 꼭 봐야 할 뮤지엄 전시 7선(7 Must-See Museum Shows on View Across Asia in 2026)’을 발표하며,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김윤신 회고전을 포함했다. 이 매체는 “2026년 91세를 맞는 김윤신은 70여 년에 걸친 작업 세계를 통해 한국 현대조각의 중요한 궤적을 형성해온 작가”라며,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이후 국제적 주목도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이라고 평가했다. 김윤신은 아트넷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예술은 삶의 원동력이자 유일한 운동”이라며 “다른 신체 활동은 하지 않지만, 작업 그 자체가 나를 움직이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체는 “그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오늘의 김윤신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윤신 회고전은 2026년 3월 17일부터 6월 28일까지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작가의 삶과 작업 여정을 따라 남북한, 파리, 아르헨티나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이어지는 이동의 궤적을 조망하며, 전후 한국 미술 환경 속에서 형성된 조각적 언어와 조형적 유산을 입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artnet News는 김윤신 회고전과 함께 2026년 아시아 주요 미술관과 국제전에서 열리는 전시들을 함께 소개했다. 홍콩에서는 M+가 ‘Myths, Monsters, and Manga: The Art of Fantasy in Asia’(10월 17일~2027년 4월 4일)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우키요에, 인도네시아 그림자극, 아시아 초현실주의 등 아시아 시각문화의 판타지 계보를 폭넓게 조명한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UCCA Center for Contemporary Art가 벨기에 작가 카스텐 횔러의 개인전 ‘Carsten Höller’(6월 6일~10월 11일)를 연다. 과학과 예술을 결합한 횔러의 대표작과 신작을 통해 감각과 지각, 사회적 상호작용을 실험하는 대규모 전시가 예고됐다. 호주에서는 Biennale of Sydney가 제25회 비엔날레 ‘Rememory’(3월 24일~6월 14일)를 개최한다. 소설가 토니 모리슨의 개념에서 출발한 이번 비엔날레는 기억과 망각 사이의 공간을 탐구하며, 소수자와 디아스포라의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다. 싱가포르에서는 National Gallery Singapore에서 ‘Fear No Power: Women Imagining Otherwise’(1월 9일~11월 15일)가 열린다. 동남아시아 여성 예술가 5인의 작업을 통해 예술, 사회, 공동체를 가로지른 여성들의 실천과 저항의 역사를 조명한다. 이 외에도 일본 가나자와 이시카와현립미술관의 레이 가모이 회고전, 시드니 화이트 래빗 갤러리의 중국 현대미술 기획전 ‘The Hooligans’ 등이 함께 선정됐다. 2025/12/26
무지개빛 펠트 위에 봉인한 도시의 비극…레아 벨루소비치 첫 한국전 하얏트 호텔 안에 위치한 가나아트 남산은 프랑스 출신 작가 레아 벨루소비치(Léa Belooussovitch, 36)의 한국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재난과 군중, 그리고 이미지의 폭력성을 다뤄온 그의 작업 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현재 브뤼셀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벨루소비치는 뉴스와 보도 이미지 속 사회적 사건을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유럽 현대미술계에서 빠르게 주목받아온 신진 작가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생테티엔 현대미술관(MAMC+), 벨기에 국립은행, 튀르키예 오메르 코치 컬렉션 등 주요 국공립·사립 컬렉션에 소장돼 있으며, 2018년 왈라니아-브뤼셀 연방 영 탤런트 상(Young Talents Prize)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드로잉은 모두 양모 펠트(wool felt) 위에 색연필로 작업됐다. 출품작의 제목은 도시명과 날짜로 구성되는데, 이는 실제로 발생한 대형 재난이나 비극적 사고의 시공간과 정확히 대응한다. 다만 화면 어디에도 사건의 직접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벨루소비치가 주목하는 것은 전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군중의 쏠림(Surge)’ 현상이다. 종교 행사, 스포츠 경기, 축제처럼 인파가 밀집되는 순간 벌어진 보도사진 속 가장 취약한 장면을 선택해 확대하고, 그 이미지에 깃든 색과 빛만을 추출해 양모 펠트 위에 은밀하게 쌓아 올린다. 이 과정에서 픽셀 단위로 선명하고 자극적인 원본 이미지는 해체된다. 작가의 수행적인 노동을 거쳐 수없이 중첩된 색연필 선들은, 밀집된 신체의 덩어리를 소용돌이치는 연기나 부유하는 구름처럼 변모시킨다. 구체적인 참상은 소거되고, 화면에는 추상적인 색의 안개만이 남는다. 작가가 선택한 양모 펠트 역시 단순한 바탕재가 아니다. 충격을 완화하고 열과 소리를 흡수해온 이 재료는 오랜 시간 보호와 보온의 기능을 수행해왔다. 벨루소비치에게 펠트는 상처 입은 이미지들을 감싸 안는 치유의 지지체다. 펠트 위에 반복적으로 색을 입히는 행위는 폭력적 이미지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과정이자, 이미지의 탈(脫)폭력화를 시도하는 제스처다. 서로 다른 나라와 시간의 사건에서 출발한 그의 작품은 ‘보지 않고도 보게 만드는(voir sans voir)’ 힘을 지닌다. 비극의 형상은 사라졌지만, 색의 흐름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사건의 잔향을 환기한다. 이번 전시는 특정 사건을 기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이미지가 기억으로 침잠하는 방식을 묻는 명상이자, 타인의 고통을 소비해온 시각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2026년 2월 1일까지. 2025/12/26
금산갤러리 ‘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도자展 금산갤러리는 정길영, 김성천, 김남숙, 김도연, 빈성은 작가가 참여하는 생활도자전 ‘주섬주섬, 오밀조밀’을 개최한다. 도자는 오랫동안 미술과 공예, 조형과 생활의 경계에 놓여온 매체다. 손에 쥐고 사용하는 그릇이면서도, 흙의 물성과 도예가의 손길, 그리고 사용을 통해 축적된 시간이 형태와 표면에 스며들며 시각적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는 기능과 조형, 사용과 감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도자의 복합적인 성격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정길영은 회화와 도자를 넘나들며 그릇과 오브제에 서사적 이미지를 결합했다. 김성천은 유머와 해학이 깃든 인물 형상을 통해 생활도자와 조형도자의 경계를 유연하게 오간다. 김남숙은 제주 자연의 몽돌에서 출발해 단단하면서도 고요한 물성을 탐구하며, 그릇과 조형이 맞닿는 지점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김도연은 직관적인 형태와 색감으로 도자의 조형성을 밀도 있게 구축하고, 빈성은은 도자를 매개로 시간과 기억의 감각을 시각화하며 현대 도자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화려한 장식이나 과시적인 조형 대신, 손에 닿는 감각과 쓰임, 그리고 공간 속에서 형성되는 조형적 밀도를 통해 도자가 어떻게 일상에 존재해왔는지를 되묻는 전시다. 전시는 2026년 1월 16일까지. 2025/12/26
에바 알머슨, 가족 뮤지컬 ‘리나, 슈퍼히어로’ 제작 참여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불리는 스페인 작가 에바 알머슨이 국내 창작 뮤지컬 ‘리나, 슈퍼히어로’에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알머슨은 둥글둥글한 얼굴과 미소 짓는 인물들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표현해온 작가다. 뮤지컬 ‘리나, 슈퍼히어로’는 평범한 소녀 리나를 중심으로 동생 미노, 할머니, 엄마와 아빠, 그리고 버려진 로봇 인형이 등장하는 가족 뮤지컬이다. 여기에 환경 파괴로 인해 괴물이 된 ‘붙어붙어’, ‘먹어먹어’, ‘베어베어’ 같은 캐릭터들이 더해지며 리나 일행의 모험담이 펼쳐진다. 공연을 진행하는 두비컴에 따르면 알머슨은 이번 작품을 위해 캐릭터와 이야기에 맞춘 그림을 직접 그리고 있으며, 해당 원화들은 공연은 물론 뮤지컬 개막에 앞서 열리는 전시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 3월부터 한국 창작진과 회의와 토론을 이어왔고, 지난 9월에는 방한해 제작 워크숍에 참여했다. 뮤지컬은 2026년 7월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2026년 5월 한전갤러리에서 체험형 전시가 먼저 공개된다. 2025/12/24
케데헌 주역, 美 이건희 전시회서 감탄…"가슴·머리 가득 차" 글로벌 신드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 미라의 실제 가창을 맡은 오드리 누나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고(故) 이건희 국외순회전을 찾아 소감을 남겼다.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인 오드리 누나는 24일 자신의 SNS에 "오늘 스미스 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보물' 전시에 다녀왔다"며 영상과 글을 올렸다. 오드리는 "나의 가슴과 머리가 가득 차 있는 느낌"이라며 "워싱턴 D.C.와 그외 지역 친구들에게 전시회에 가보길 권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한국 예술과 사람들의 역사, 문화, 발전에 대해 배우는 건 감동적"이라며 "삼성과 스미스 소니언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문화유산 보존에 헌신했다. 선대회장의 문화공헌 철학을 계승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들은 2021년 4월 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개인 소장품 2만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재단 산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40여년만에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의 한국미술 특별전으로, 이건희 컬렉션 중 국보 7건, 보물 15건 등 총 172건, 297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향후 ▲시카고미술관(2026년 3~7월) ▲영국박물관(2026년 9월~2027년 1월)에서도 이건희 컬렉션 국외 순회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5/12/24
금강전도·인왕제색도…이이남 ‘산수극장’, 인천공항서 다시 만난다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56)의 대표작 ‘산수극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다시 관람객과 만난다. ‘산수극장’은 동양 고전 산수화를 디지털 기술로 확장한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진경산수화를 현대적 디지털 픽셀로 재구성해, 멈춰 있던 옛 그림 속에서 폭포가 흐르고 새가 날며 사계절이 순환하는 시공간의 변화를 체험하게 한다. 특히 가로로 길게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형식을 활용해 산수화 특유의 파노라마적 웅장함을 극대화한 점이 눈에 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내년 1월 27일까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K-컬처 뮤지엄에서 ‘ACC 지역작가 초대전-이이남의 산수극장’을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ACC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작품 4점을 소개한다. ACC는 남도의 풍경과 작가의 고향에 대한 기억, 한국적 미감을 집약한 ‘산수극장’을 K-컬처 뮤지엄의 공간 특성에 맞게 재구성했다. 작품은 대형 미디어 파사드와 제3전시실을 활용해, 공항이라는 열린 공간 속에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올해 4~7월 ACC 복합전시5관에서 열린 동명 전시의 메인 작품 ‘산수극장’이 자리한다. 이번 전시는 ACC가 기획·제작·지원한 우수한 미디어아트 성과를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확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이남의 산수극장’은 ACC가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지역작가 초대전의 일환이다. 전남 담양 출생으로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이남은 고전 서화를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해온 작가로, ACC 전시 당시 약 3개월간 7만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가 제작·지원한 창·제작 작품들이 순회 전시와 콘텐츠 유통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기관에서 소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ACC가 만든 수준 높은 미디어아트가 해외 관람객에게도 널리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5/12/24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일렉트릭 쇼크’…교각들·김우진 등 5명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전기와 기술, 환경의 첨예한 관계를 탐구하는 전시 ‘일렉트릭 쇼크’를 2026년 3월 22일까지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일렉트릭 쇼크’는 전기를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닌, 생존과 권력을 가르는 핵심 조건으로 바라본다. 인공지능과 빅테크 산업 확장 속에서 전력 수급 안정성이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이른바 ‘전기 패권 시대’를 배경으로, 기술 발전 이면에 가려진 생태적 균열과 환경 문제를 전기라는 회로 위에 드러낸다. 전시는 ‘전기 충격’이라는 제목처럼 정전 사태와 같은 재난적 상황을 상상적 전제로 삼아, 오늘날 요구되는 행성적 사유의 필요성을 환기한다. 기술 만능주의와 인간중심적 사고가 여전히 지배적인 현실 속에서, 기술과 환경을 대립 구도가 아닌 공존의 문제로 재사유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전시에는 교각들, 김우진, 박예나, 송예환, 업체eobchae 등 기술과 환경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미디어아티스트 5명(팀)이 참여한다. 신작 4점을 포함해 총 9점의 작품이 인터랙티브 혼합현실(MR), 프로젝션 매핑, 기계 제어 설치, 태양광 패널 재킷, 생성형 인공지능(AI), 오르골, 시아노타입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선보인다. 전시는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 ‘전기,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는 현재 시점에서 기술과 환경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돌아보며 인간중심적 사고에 질문을 던진다. 2부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는 전기가 끊긴 미래를 가정해, 재난 이후의 세계를 가시화하고 기존 사고의 전복을 시도한다. 최은주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25년 전시 의제인 ‘행성’에서 출발해 2026년 의제인 ‘창작’과 ‘기술’을 잇는 기획전”이라며 “기술과 환경을 둘러싼 질문을 통해 다가올 지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작품 해설은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제공된다. 202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