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산수·문인화·풍속화 집대성한 천재 김홍도…유홍준 "단군이래 최고" (종합) 전성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단원 김홍도의 예술 세계가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서 펼쳐진다. 서화실 개편 후 두번째 주제 전시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를 통해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원풍속도첩' 등 보물 8건을 포함한 50건 96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유홍준 관장은 4일 박물관에서 언론 설명회를 갖고 "단군 이래 최고 가는 화가는 단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김홍도 하면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풍속화가로 알고 있는데, 풍속화는 김홍도가 성취한 것의 일부고 인물화, 도석화, 기록화에서도 엄청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 그의 디테일을 어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전시는 서예에서 회화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구성된다. 회화1실에서는 김홍도와 스승 강세황의 관계를 조명하며, 강세황의 '자화상'과 '단원기'가 함께 소개된다. 강세황의 '자화상'은 박물관 소장품으로 평복을 입고 관모를 쓴 자신을 그린 그림이다. 예순이 넘어 급제한 자신을 표현한 모습이다. 그가 제자 단원을 위해 적은 '단원기'는 "후대에 김홍도의 일생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됐다"고 유 관장은 소개했다. 유 관장은 11세기 송나라 때 왕진경, 소동파 등 문인들이 서원에 모인 모습을 그린 '서원아집도'를 가리키며 "중국 그림이 아니고 동아시아 지성사의 한 장면을 그린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그림 속 소동파가 시를 지으려 하자 동자가 종이를 내미는 역동적인 모습을 짚으며 "미술사적 의미는 겸재 정선이 커도 단군 이래 최고가는 화가는 단원이라 생각한다"며 "영조 시대 이룩된 많은 회화적 기류, 진경산수, 문인화, 풍속화 세 장르가 김홍도에 의해 집대성된다"고 말했다. 회화2실에서는 김홍도의 대표작 보물 '단원풍속도첩'과 '기로세련계도(만월대계회도)' '총석정도' '노매도' 등의 개인 소장품을 '이 계절의 명화'로 특별 공개됐다. '총석정도'과 '노매도'는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단원풍속도첩'은 백성의 삶을 그려낸 풍속화로 이번 전시에서 총 25점 중 '길 위에서 마주치다' '대장간' '기와 이기' '윷놀이' '춤추는 아이' '씨름' '서당' '시주' '빨래터' '행상' '나룻배' 등 주요 작품 11점을 만나볼 수 있다. 유 관장은 "이 그림들이 없었으면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가 없었을 것"이라며 "7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까지 보면 풍속화 25점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했다. 속화를 그린 이유는 여러 추정이 있지만, 정조가 세상 물정 파악을 위해 그리게 했다는 추정이 하나다. 여성에 집중한 혜원 신윤복과 달리 단원 김홍도는 서민의 생활상에 더 집중했다. "사진이 없던 시절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냈다. 이를테면 서당에서 맞을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와 자신만만한 아이가 대비되고, 씨름을 지켜보는 이들은 응원하는 선수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식이다. '기로세련계도'는 만월대에서 잔치를 연 노인 64명과 관람객 237명이 그려져 있다. 그림 상단에는 산수화가 아래에는 풍속화가 그려진 셈이다. 유 관장은 "실력이 없는 사람은 이렇게 요약하지 못한다"며 "그러면서도 동작이 다 살아있다"고 했다. 회화3실은 조선시대 궁중 채색장식화와 민화로 꾸몄다. 경복궁 교태전에 설치된 '부벽화' 원본 등이다. '평양감사향연도' 3점 전체도 공개된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기증품 '문방도' 역시 관람객을 맞는다. 유 관장은 "'평안감사향연도'의 세 폭을 다 보여주는 게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구도는 단원 같은데 인물 하나하나가 자연스럽지 않고 뻑뻑해서 논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단원이 그린 거라기보다 단원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거로 본다"고 말했다. 전시가 시작되는 서예실에는 조선 전기부터 근대까지 명필의 서예를 모았다. 선조, 이광사, 위창 오세창 등이다. 특히 노량해전 4개월 전 이순신이 직접 쓴 안부 간찰(편지)이 최초로 공개된다. 유 관장은 "지난번 '우리들의 이순신'전 때 소장처에 연락이 안 돼 출품 못 했던 유필 편지도 이번에 설득 끝내 전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다음달 2일 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단원 김홍도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1일부터 박물관 누리집에서 사전신청할 수 있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서화실 전체 전시품을 교체하여 우리 서화의 아름다움을 폭넓게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며 "특히 평소 접하기 어려운 김홍도 노년기 명작들과 처음 공개되는 이순신 간찰을 직접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8월 2일까지. 2026/05/04
국제갤러리, ‘프리즈 뉴욕 2026’ 참가…김윤신·강서경 등 여성 작가 집중 조명 국제갤러리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의 더 쉐드에서 열리는 프리즈 뉴욕 2026에 참가한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프리즈 뉴욕에는 전 세계 26개국 65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한다. 크리스틴 메시네오 프리즈 미주 디렉터는 이번 행사를 “오늘날 가장 설득력 있는 예술적 실천을 보여주는 장”이라며, 뉴욕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양한 예술적 목소리가 교류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부스에서 한국 및 한국계 여성 작가들을 집중 조명한다. 김윤신, 최재은, 함경아, 양혜규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동시대 한국 미술의 흐름을 제시한다. 김윤신은 수행적 회화 과정을 통해 자연의 형상을 구축한 ‘내 영혼의 노래’ 연작을, 최재은은 종이의 물성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는 작업을 소개한다. 함경아는 북한 자수 공예가들과 협업한 작품을 통해 분단 현실과 보이지 않는 노동을 드러내며, 양혜규는 베네치안 블라인드와 조명을 결합한 신작으로 공간과 감각의 관계를 탐구한다. 이와 함께 강서경의 작업을 추모 형식으로 소개하며, 갈라 포라스-김, 로니 혼, 우고 론디노네, 마이클 주,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프리즈 뉴욕은 ‘갤러리즈(Galleries)’와 신생 갤러리를 조명하는 ‘포커스(Focus)’ 섹션으로 구성되며, 행사 기간 ‘프리즈 위크’를 통해 뉴욕 전역에서 다양한 전시가 이어진다. 특히 디아 비컨에서 열리는 이우환 개인전과 휘트니 비엔날레 2026 등 주요 전시가 맞물리며 도시 전반이 미술로 확장될 전망이다. 2026/05/04
3000번 붓질로 쌓은 수행…이영애 ‘겹: RESIDUAL108’ 작가 이영애(61)의 개인전 ‘겹: RESIDUAL108’이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스텔라갤러리(대표 샐리 박)에서 열린다. 동양의 선(禪)적 정신성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낸 전시다. 대표 연작 ‘겹’과 ‘흔적을 기록하다’를 비롯해 평면 및 설치 신작 25점을 선보인다. 이영애의 작업은 반복적 행위를 통해 시간의 층위를 쌓아가는 수행적 회화로 알려져 있다. 얇은 한지 위에 먹을 찍어 누르는 행위를 3000번이상 반복하며 시간의 층위를 쌓아 올린다. 대표작 ‘겹(RESIDUAL 108)’ 연작은 이러한 축적의 결과물로, 숫자 ‘108’과 ‘3000’은 번뇌를 씻고 무아에 이르는 과정을 상징한다. 또 다른 연작 ‘흔적을 기록하다’에서는 유화, 아크릴, 먹 등 서로 다른 재료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경계와 틈에 주목한다. 이는 타자성과 공존의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전시는 가정주택을 개조한 공간 구조를 적극 활용해 구성됐다. 방마다 다른 성격의 공간에 작품이 배치되며, 한지를 겹겹이 쌓은 설치작품은 자연광과 어우러져 평면을 넘어선 입체적 경험을 제공한다.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이영애의 작업은 수만 번의 붓질로 쌓은 시간의 기록이자 존재의 근원을 향한 수행”이라며 “관람객은 화면 속 층위를 따라 내면을 들여다보는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작가는 서울여대 산업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수학 중이다. 그동안 7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드라마와 광고 협업 등을 통해 작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넷플릭스 ‘선산’, SBS ‘굿파트너’, tvN ‘서초동’ 등 다수의 드라마에 작품이 소개됐고, 현대건설과 현대H몰 광고에 아트 콜라보로 참여했다. 작품은 부산백병원, 일산암센터(라파미하우스), 몽베르CC, 아트토큰(ARTCUBE2R2),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 등에 소장돼 있다. 2026/05/04
전시·공모·유통 잇는 ‘K-PHOTO WAVE’ 12일 개막 사진 예술의 감상과 시장을 연결하는 제3회 ‘K-PHOTO WAVE’가 오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한국사진갤러리협회(회장 이순심)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기획전 ‘푸른 숨, 남겨진 온도’, ‘K-포토페어’, ‘국제사진공모전 수상작전’ 등 세 축으로 구성된다. 전시·공모·유통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해 사진예술의 담론과 시장을 동시에 연결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층 기획전 ‘푸른 숨, 남겨진 온도’는 인간 중심 시선을 넘어 자연과 생명, 사물까지 확장된 공존의 감각을 탐색한다. 강재훈, 강홍구, 고상우, 노순택, 양종훈, 이명호, 임안나, 정봉채, 조선희, 한문순, 한성필, 황규태 등 국내 대표 사진작가 12인이 참여해 환경과 공존을 주제로 다층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마치 바다를 유영하듯 흔들리는 설치 사진 사이를 걷게 된다. 자연의 소리와 결합된 음악감독 심재중의 창작 음악이 더해지며, 시각과 청각이 결합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제1회 ‘K-PHOTO 국제사진공모전’은 ‘인간·자연·환경’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1·2차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에는 김영호 강동문화재단 대표이사, 박상우 서울대학교 교수, 사진평론가 진동선, 국제기획자 양정아가 참여했다. 수상자로는 최순옥, 김동수, 송찬숙, 고희성, 황명자, 송정임, 최영규 작가가 선정됐으며, ‘갤러리스트가 선정한 작가상’ 대상은 나윤용, 금상은 이은석·이창남·한상재·최상식·이지인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5시에 열린다. 2층에서는 사진 전문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K-포토페어’가 열린다. 관람객은 작품 감상과 함께 현장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생애 첫 컬렉션’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 시장 접근성을 낮췄다. 협회 측은 “이번 행사는 사진을 통해 환경을 사유하고, 작품이 시장과 만나는 구조를 구현하는 자리”라며 “예술과 유통을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6/05/04
단원 김홍도 전성기부터 노년까지…대표작 국중박 서화실 전시 단원 김홍도의 전성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예술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노량해전을 약 4개월 앞두고 쓴 이순신의 친필 간찰도 처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주제전시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를 개최하고, '단원풍속도첩' 등 보물 8건을 포함한 50건 96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서화실 개편 후 겸재 정선에 이은 두 번째 주제 전시다. 회화2실에서는 김홍도의 대표작 보물 '단원풍속도첩'과 '기로세련계도' '총석정도' '노매도' 등의 개인 소장품을 '이 계절의 명화'로 특별 공개한다. '단원풍속도첩'은 김홍도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백성의 삶을 그려낸 풍속화로 이번 전시에서 총 25점 중 '무동' '씨름' 등 주요 작품 11점을 만나볼 수 있다. 회화1실에서는 주제전시와 연계해 김홍도와 그의 스승 강세황의 교류가 조명된다. 강세황의 감상평이 남아 있는 김홍도의 '서원아집도' '행려풍속도' 등과 강세황의 '자화상'이 공개된다. 회화3실은 조선시대 궁중 채색장식화와 민화로 꾸몄다. 경복궁 교태전에 설치된 '부벽화' 원본 등이다. '평양감사향연도' 3점 전체도 공개된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기증품 '문방도' 역시 관람객을 맞는다. 서예실에서는 조선 전기부터 근대까지 명필의 서예를 준비했다. 선조, 이광사, 위창 오세창 등이다. 특히 노량해전 4개월 전 이순신이 직접 쓴 간찰이 최초 공개된다. 유홍준 관장은 주제전시와 관련해 6월 2일 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강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1일부터 박물관 누리집에서 사전신청할 수 있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서화실 전체 전시품을 교체하여 우리 서화의 아름다움을 폭넓게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며 "특히 평소 접하기 어려운 김홍도 노년기 명작들과 처음 공개되는 이순신 간찰을 직접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5/04
예경 해외인사 초청 성료…K-아트, 작가서 화랑 중심으로 확대 한국 미술 유통 구조가 바뀌고 있다. 글로벌 아트페어 주요 관계자들이 서울을 찾아 국내 화랑과 밀도 높은 교류를 이어가며 한국 미술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해외 아트페어 관계자 초청 프로그램 ‘다이브 인투 코리안 아트: 갤러리즈 인 서울’을 지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성황리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큐레이터 중심 초청에서 나아가, 한국 미술 유통의 핵심 주체인 ‘화랑’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해외 아트페어와 국내 화랑 간 접점을 보다 입체적으로 강화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아트페어 디렉터들, 서울의 화랑 생태계 직접 탐방 이번 프로그램에는 아트 바젤 홍콩, 프리즈 아부다비, 아트 센트럴, 도쿄 겐다이 등 주요 글로벌 아트페어 관계자 8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강남, 용산, 을지로 등 서울 주요 미술 거점을 순회하며 WWNN, 조현화랑, 에이라운지, 샤워 등 신·중진 화랑 19곳을 방문했다. 참여 인사들은 각 화랑의 전시 기획과 작가군, 운영 방식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더 프리뷰 서울’ 아트페어 참관을 통해 국내 유망 작가와 화랑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향후 해외 아트페어 참여 및 전시 협업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한국 화랑의 역동성 인상적"… 실질적 교류 성과 기대 글로벌 관계자들은 한국 화랑의 역동성과 시스템에 주목했다. 클라우디아 찬 아트 바젤 홍콩 콘텐츠 책임자는 “한국 갤러리는 역사성과 성숙한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작가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구조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클라라 안드라데 페레이라 언타이틀드 아트페어 총괄 디렉터는 “기술 기반 작업과 개념적 접근이 돋보였으며, 설치 중심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서울에서 활동하는 갤러리와 작가들의 다양성을 계속 발견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케이트 시에르즈푸토프스키 엑스포 시카고 디렉터는 “갤러리들의 전시 공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각 공간이 서로 다른 개성과 고유한 전통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처럼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에서 예술을 감상하다 보면 작가와 작품에 대해 더 깊은 유대감과 이해를 갖게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서울의 갤러리들은 빛과 소리, 심지어 향까지 활용한 매우 야심 찬 설치 작업을 시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것 같다”며, “단순히 벽에 걸린 작품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갤러리에 들어서는 순간 작품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컨버세이션즈’ 통해 변화하는 글로벌 미술시장 담론 공유 행사 마지막 날에는 ‘다이브 인투 체인지: 변화하는 아트페어와 글로벌 미술시장’을 주제로 컨버세이션즈 프로그램이 열렸다. 초청 인사 8인과 국내 전문가 3인이 패널로 참여하여 ▲전환기의 아트페어: 새로운 도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비서구 미술시장의 재편과 로컬리티의 글로벌 확장, ▲아트페어의 큐레이션과 실험 등 급변하는 글로벌 미술시장 이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이번 컨버세이션즈가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국내 미술계와 해외 페어 간 실질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담론의 장'으로 기능했다고 평가했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이번 프로그램은 해외 아트페어와 국내 화랑 간 실질적 협력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라며 “작가 중심에서 화랑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 한국 미술 유통 구조를 보다 입체적으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2026/05/04
'운산 산수' 조평휘 목원대 명예교수 별세…향년 94세 원로 화가 운산(雲山) 조평휘 목원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2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1976년 목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 충청 지역 화단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남쪽으로 피란해 서울대 중등교원양성소를 거쳐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운산(雲山)’이라는 호처럼 구름과 산을 즐겨 그린 그는 1970년을 전후해 다양한 창작 실험과 전통 수묵산수화 연구를 본격화했다. 이후 대전 일대의 대둔산, 계룡산 등을 소재로 한 실경 산수 연작을 꾸준히 제작하며 자신만의 화풍을 확립했다. 농묵(濃墨)을 중심으로 한 수묵 산수화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통 수묵 기법에 기반하면서도 끊임없는 사생을 통해 현대적 조형미를 결합한 ‘운산 산수’를 구축했으며, 장엄한 자연의 생명력을 역동적인 필치로 담아낸 작품들은 한국화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공로로 1999년 국민훈장 동백상, 2001년 겸재미술상, 2021년 이동훈미술상을 수상했다.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22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며 작가의 예술 세계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목원대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운보미술관장을 지내는 등 한국 화단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은 5일 오전이다. 장지는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 2026/05/04
북유럽 회화 닮은 풍경…강철규 ‘버림받은 숙주’ 개인전 구부러지고, 잠기고, 무너진다. 물속에 서 있는 인물, 몸을 접어 웅크린 형상, 자신의 반사를 응시하는 신체는 모두 ‘존재’가 아니라 ‘상태’에 가깝다. 이들은 특정 서사를 설명하지 않으며, 불안과 긴장이 지속되는 심리적 장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념과 회화가 맞물린, 유럽 회화를 연상시키는 심리적 풍경이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 강철규(36)의 ‘버림받은 숙주’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심리적 풍경을 보여준다. 서구 회화를 연상시키는 감각이지만, 한남대학교를 졸업한 MZ세대 작가로 2024년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1층과 지하 1층에서 총 27점의 신작 회화로 구성됐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과 내면에서 발생하는 감각을 출발점으로, 감정과 기억이 이미지로 형성되는 순간에 주목해왔다. 사건을 재현하기보다, 감각이 응결된 장면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전시의 핵심 개념은 ‘숙주’다. 자아를 하나의 고정된 중심으로 보지 않고, 감각과 충동, 기억과 정서가 병렬적으로 작동하는 유동적 구조로 바라본다. 몸은 더 이상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감각이 통과하고 머무는 장소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화면에도 반영된다. 작품 속 인물은 완전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신체는 뒤틀리고 분절되며, 환경과 뒤섞인다. 풍경 역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정서가 응축된 공간이다. 그의 회화는 해결이 아니라, 질문과 긴장이 사라지지 않는 장소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작가는 사건을 직접 재현하기보다 감정과 기억이 이미지로 형성되는 순간에 주목해왔다”며 “이번 전시는 중심 이후 무엇이 가능한가를 묻고, 복수적 감각과 존재의 불확실성을 회화적 장 안에서 사유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6월 20일까지 열린다. ◆작가 강철규는? 199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한남대학교 조형예술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술학과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갤러리 인 HQ(2024), 챕터투(2022),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M2 프로젝트룸(2021),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2020), 갤러리 가비(2018)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뮤지엄헤드, 금호미술관, 쉐마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WWNN,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갤러리 바톤 등 주요 기관과 갤러리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2020)와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2023) 레지던시에 입주 작가로 활동했으며, 2024년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아라리오컬렉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2026/05/04
서울시, 2026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 개최…올해 30주년 서울시는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세계를 담은 30년, 문화로 잇는 동행'을 주제로 '2026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Seoul Friendship Festival 2026)'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는 세계 각국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국제 문화 교류 행사다. 1996년 '서울시민의 날'을 계기로 시작된 이래 매년 개최됐으며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약 16만명이 방문했다. 개막식은 9일 오후 2시부터 DDP 어울림광장 특설무대에서 개최된다. 주한대사관 관계자와 서울시 명예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 초청공연단 축하 공연과 친선 우호 도시 뉴질랜드 웰링턴 마오리족 공연단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세계 음식·디저트 구역에서는 프랑스 바게트, 콜롬비아 커피, 오스트리아 굴라쉬, 폴란드 카바노스 등 음식을 맛볼 수 있다. 45개국 대사관이 참여하는 홍보소에서는 참여 국가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관람하고 각국 기념품과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다. DDP 아트홀 내부에는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 세계 전통 의상·전통 놀이 체험, 세계 영상 사진전 등이 운영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키즈플레이존'과 휴식 공간을 위한 '서울팝업도서관'이 첫 선을 보인다. 전통 의상 체험에서는 총 10개국 전통 의상을 직접 입어보고 체험할 수 있다. 세계영상사진전에서는 40여개국 관광·홍보 영상을 관람하고 각국 주요 건축물과 문화가 담긴 사진을 직접 움직일 수 있다. 축제 기간 동안 특설 무대에서는 서울시 친선 우호 도시 전통 공연이 열린다. 주한 대사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세계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일인 9일에는 프랑스 만화 영화 '치킨 포 린다!', 10일에는 헝가리 춤을 조명하는 예술 영화 '춤의 30색-헝가리의 춤'이 상영될 예정이다. 김수덕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은 "앞으로도 서울과 세계 간 문화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와 연대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올해도 어김없이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뜻깊고 즐거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6/05/03
‘한국 최고의 모더니스트’ 유영국…'산은 내 안에 있다' “내 그림은 나 살아생전 팔리지 않는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은 이렇게 말했지만,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1970년대 중반, 환갑을 앞둔 시기 삼성 창업주 이병철이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구입했다. 미술사학자 최순우가 중개한 이 자리에서 이병철은 “추상화도 이 정도면 괜찮군”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영국은 최근 수년간 국내외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국제갤러리와 PKM갤러리를 거쳐 글로벌 화랑인 페이스갤러리 전속작가로 합류한 그는 2023년 뉴욕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열었고, 이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럽 첫 개인전을 선보였다. 현지 관람객들은 “원색의 깊이와 에너지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는 그를 “자연을 미니멀리즘으로 구현한 한국 최고의 모더니스트”라고 평했다. 그는 강렬한 색채와 기하적 구성을 통해 자연을 재현하는 대신 내면의 풍경으로서 ‘산’을 구축해 한국적 추상의 독자적 영역을 개척한 작가다. 그의 작품에서 산은 존재와 시간, 정신의 균형을 사유하는 핵심 모티프로 작동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유영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를 오는 1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명은 “산은 내 앞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다”고 한 그의 말에서 따왔다. 회화, 부조, 드로잉 등 17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유영국의 조형 언어를 입체적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새롭게 선보이는 ‘한국 근대 거장’ 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한국 근대미술의 성취를 동시대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조선일보사와 공동 기획한 역대 최대 규모 회고전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유영국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라며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추상회화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운영되며, 오디오 가이드와 굿즈 패키지 등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