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앞두고 다시 꺼낸 ‘국가폭력’…홍성담 특별전 연계 포럼 “국가폭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하지 않을 때 반복된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국가폭력의 상흔을 예술로 직시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공론의 장이 열린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홍성담 판화 특별전 연계 포럼 ‘국가폭력과 문화예술’을 오는 16일 오후 4시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오월 판화’의 대표 작가 홍성담의 작품이 35년 만에 독일에서 귀환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5·18민주화운동부터 남영동 대공분실의 고문 피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민주주의의 과제까지 국가폭력이 사회와 예술에 남긴 흔적을 다각도로 조망한다. 특히 국가폭력의 증언자와 예술가, 비평가, 큐레이터가 한자리에 모여 예술과 기억의 사회적 역할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일교포 간첩단 사건 피해자로 19년간 수감 생활을 겪은 서승 인권운동가가 기조 발언에 나서 국가폭력의 본질과 평화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어 홍성담 작가가 직접 발제자로 참여해 1980년 광주부터 현재까지 작업에 담아온 국가폭력의 기억과 예술의 역할을 공유할 예정이다. 김종길 평론가는 국가폭력에 저항해온 예술의 의미를 현대 비평의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신용철 큐레이터는 동아시아 예술사 맥락 속에서 한국 민중미술이 마주한 동시대적 과제를 짚는다. 포럼에서는 ‘오월-2 횃불행진’, ‘남영동-칠성판’, ‘키세스군단’ 등 홍성담의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위기 속 예술의 역할과 기억의 전승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재오 이사장은 “5·18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포럼이 국가폭력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예술을 통해 다시 성찰하고, 시민들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홍성담 특별전 ‘다시 돌아온 편지’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 이후 처음 열리는 민중미술 작가 특별전이다. 작가의 초기 희귀 판화와 미공개 사료 등을 선보이며,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민주화운동기념관 M1 1층에서 열린다. 2026/05/13
“나라와 나라의 관계는 복잡하지만”…손 맞잡은 한·일 미술관장 “나라와 나라의 관계는 언제나 복잡하지만, 개인과 개인은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실감할 수 있다.” 13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만난 구라야 미카 요코하마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바라보는 한·일의 미래는 공존인가, 긴장 속 동행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본 요코하마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은 바로 그 질문 위에 세워진 전시다. 한국과 일본의 미술관 직원들이 3년여에 걸쳐 협력한 결과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1945년 광복과 일본 패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양국 현대미술 교류의 궤적을 대규모 아카이브와 회화, 설치, 영상 작업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전시는 지난해 12월 일본 요코하마미술관에서 먼저 열렸다. 구라야 관장은 “당초 예상 관람객은 2만7000명 정도였지만 실제 관람객은 3만7499명이었다”며 “예상보다 1만 명 이상 많은 관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세대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매일 전시장에 갔는데 갈 때마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다니’라고 느꼈어요. 일본 미술관에서는 사실 보기 드문 현상이었습니다.” 그는 “역사나 미술에 큰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던 젊은 세대들도 미술관에 3~4시간씩 머물며 전시를 즐겼다”며 “한국과 일본은 늘 가까이 있는 존재이기에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복잡하고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이나 패션은 좋아하지만 역사 문제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전시장에 와서 무언가를 배우고, 양국 관계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히미노 민용 요코하마미술관 주임학예연구원 역시 “한국과 일본은 항상 옆에 있는 나라이고, 아무리 갈등해도 결국 같은 기후권 안에 존재한다”고 표현했다. 미카 관장은 “친구 관계 역시 항상 평탄할 수는 없지만, 서로 해소할 수 없는 갈등이 있어도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앞으로 한·일 양국의 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도 이에 화답하듯 “예술은 국가 간 관계를 넘어 개인과 개인의 상호작용 속에서 영감과 영향을 주고받게 한다”며 “이번 전시는 예술가들이 국경을 넘어 어떻게 소통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단단한 연구 기반의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예술은 결국 관계를 녹여내고 이어주는 지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한·일 관계 역시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시는 거창한 외교 담론보다 ‘국가의 역사보다 먼저 연결된 개인들의 감각’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전시에는 한·일 미술가 43명(팀)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200여 점이 소개된다. 냉전과 분단, 국교 정상화, 지역 교류, 비공식 네트워크, 연대 운동 등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양국 예술가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5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시작되는 전시는 재일조선인의 기억과 삶에서 출발한다. “영주권을 쟁취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조지현의 흑백사진 속 사람들은 일본 시장 골목을 걷고 있지만, 문장은 아직 돌아가지 못한 조국의 시간을 붙들고 있다. 광복 이후 일본에 남아 활동한 재일조선인 미술가들의 궤적을 다룬다. 조양규, 곽인식 등의 작품과 함께 미공개 편지, 갤러리 자료 등이 처음 공개된다. 동시대 작가 남화연과 하야시 노리코의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두 번째 섹션 ‘백남준과 일본 예술가들’에서는 백남준을 중심으로 한 한·일 전위예술 네트워크를 조명한다. 백남준은 일본에서 구보타 시게코를 만나 협업을 이어갔고, 일본 전위예술 그룹 하이 레드 센터와 교류했다. 전시에는 위성 프로젝트 ‘바이 바이 키플링’, 구보타 시게코의 영상 ‘브로큰 다이어리: 한국 여행’ 등이 출품된다. 세 번째 섹션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넓어진 길’에서는 1965년 이후 제도화된 미술 교류를 다룬다. 이우환, 박서보 등의 작품과 함께 명동화랑·도쿄화랑 교류 자료가 소개된다. 또 1979년 대구현대미술제를 비롯해 지역 기반 교류 사례와 곽덕준의 활동도 조명한다. 네 번째 섹션 ‘새로운 세대, 새로운 관계’는 1990년대 이후 청년 작가들의 자발적 교류와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나카무라 마사토와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를 중심으로, 한·일 청년 작가들의 협업과 동시대 감각의 공유 과정을 살펴본다. 김인숙은 재일코리안 가족의 제사와 성인식, 일상의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병풍과 한복, 일본식 다다미방이 뒤섞인 공간은 단일한 정체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삶의 층위를 드러낸다. 다카미네 다다스의 영상 작업 ‘베이비 인사동’은 재일한국인 여성과 결혼하며 마주한 차별과 혐오의 구조를 따라간다. 영상 속 드래그퀸 ‘나자(Nadja)’는 한국어와 일본어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존재로 등장해 경계 바깥의 화해 가능성을 상징한다. 특히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외교보다 먼저 움직였던 예술가들의 감각적 연대가 드러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1990년대 이후를 다룬 ‘새로운 세대, 새로운 관계’ 섹션에서는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진다. 국가 중심 교류 대신 청년 예술가들의 이동과 비공식 네트워크가 등장한다. 도쿄예술대 학생이던 나카무라 마사토는 1987년 한국을 방문해 홍익대 주변 작가들과 교류했고, 이후 한·일 젊은 작가들을 연결하는 전시를 기획했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무라카미 다카시의 이름도 등장한다. 전시장에 걸린 고낙범의 대형 초상은 단순한 인물화가 아니다. 녹색과 노란색 얼굴로 그려진 인물들은 1990년대 이후 한국 미술이 국제 담론과 접속하기 시작하던 시대의 공기와 관계망을 압축한다. 전시의 마지막은 뜻밖에도 ‘마술’이다. 마술사 이은결은 일본 거리 곳곳을 걸으며 새장과 손기술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영상 속 그는 “어떤 나무는 서로의 뿌리를 얽으며 버틴다”는 말을 남긴다. 국가와 민족, 경계와 차별을 다뤄온 전시의 서사는 마지막 순간 ‘마술’이라는 은유로 전환된다. 마술은 사라짐과 연결, 믿음과 환영의 감각을 통해 고정된 경계를 흔든다. 해방 이후 80년.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은 때로는 국경을 건너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었고, 때로는 상처를 응시하는 창이었다. 전시 제목인 ‘로드 무비’는 이동과 만남, 충돌과 변화를 담는 영화 장르에서 착안했다. 전시는 국경과 시대를 넘어 이어진 예술가들의 다층적 교류를 하나의 긴 여정처럼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 전시는 실내 전시를 넘어 과천관 야외조각공원까지 확장된다. 1986년 과천관 개관 당시 설치된 곽덕준, 곽인식, 이우환 등의 야외조각과 함께 일본 작가 다나베 미쓰아키, 니즈마 미노루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와의 대화, 전문가 강연, 학예사 대담, 워크숍 등 연계 프로그램도 열린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전유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한·일 양국 미술가들이 어떠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도 교류를 이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과거의 교류사를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한국과 일본이 어떤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던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9월 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다. 2026/05/13
프린트베이커리·왈종미술관, 프리미엄 판화 에디션 론칭 전시 제주를 그린 것이 아니라, 삶의 낙원을 길어 올린 그림이다. 프린트베이커리가 왈종미술관과 협업해 이왈종 프리미엄 판화 에디션 론칭 전시 ‘제주 생활의 중도’를 오는 21일부터 6월 8일까지 더현대 서울 프린트베이커리에서 개최한다. 이왈종은 제주에 정착한 이후 자연과 인간, 일상과 이상향이 공존하는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온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다. 화면 속에는 사람과 동물, 꽃과 나무, 집과 풍경이 경계 없이 뒤섞이며,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구성은 특유의 낙천적 세계관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이왈종의 대표 연작 ‘제주생활의 중도’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오리지널 회화 작품과 함께 프리미엄 판화 에디션, 아트상품 등을 함께 선보이며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제주생활의 중도’ 연작은 분홍빛 꽃나무와 푸른 하늘, 새와 동물, 사람들의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얽혀 현실과 이상향이 공존하는 풍경을 만든다. 장지 위에 다양한 재료로 작업한 원화와 이를 기반으로 제작한 프리미엄 에디션이 함께 소개돼 이왈종 특유의 색감과 서사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왈종은 중앙대학교 회화과와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70년대부터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서울·뉴욕·파리·도쿄 등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등 주요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여왔다. 또 2011년 왈종후연미술문화재단을 설립하고, 2013년 제주 서귀포에 왈종미술관을 개관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대중과 공유해왔다. 한편 프린트베이커리는 서울옥션이 2012년 론칭한 국내 아트 커머스 플랫폼이다. 그동안 박서보, 김구림 등 한국 현대미술 주요 작가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프린트 베이커리'라는 이름은 ‘빵집에서 빵을 고르듯 부담 없이 미술을 즐기는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2026/05/13
해방 80년, 예술은 국경을 넘었다…MMCA ‘로드 무비’展 해방 이후 80년.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은 때로는 국경을 건너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었고, 때로는 상처를 응시하는 창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요코하마미술관(YMA)과 공동주최로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을 오는 14일부터 9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1945년 광복과 일본의 패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양국 미술 교류의 궤적을 조망한다. 제목인 ‘로드 무비’는 이동과 만남, 충돌과 변화를 담는 영화 장르에서 착안했다. 전시는 국경과 시대를 넘어 이어진 예술가들의 다층적 교류를 하나의 긴 여정처럼 풀어낸다. 요코하마 구라야 미카 미술관장은 “작년 일본 전시에 이어 한국에서도 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한·일 미술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함께 펼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한·일 미술가 43명(팀)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200여 점이 소개된다. 냉전과 분단, 국교 정상화, 지역 교류, 비공식 네트워크, 연대 운동 등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양국 예술가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5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 섹션 ‘사이에서: 재일조선인의 시선’은 광복 이후 일본에 남아 활동한 재일조선인 미술가들의 궤적을 다룬다. 조양규, 곽인식 등의 작품과 함께 미공개 편지, 갤러리 자료 등이 처음 공개된다. 동시대 작가 남화연과 하야시 노리코의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두 번째 섹션 ‘백남준과 일본 예술가들’에서는 백남준을 중심으로 한 한·일 전위예술 네트워크를 조명한다. 백남준은 일본에서 구보타 시게코를 만나 협업을 이어갔고, 일본 전위예술 그룹 하이 레드 센터와 교류했다. 전시에는 위성 프로젝트 ‘바이 바이 키플링’, 구보타 시게코의 영상 ‘브로큰 다이어리: 한국 여행’ 등이 출품된다. 세 번째 섹션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넓어진 길’에서는 1965년 이후 제도화된 미술 교류를 다룬다. 이우환, 박서보 등의 작품과 함께 명동화랑·도쿄화랑 교류 자료가 소개된다. 또 1979년 대구현대미술제를 비롯해 지역 기반 교류 사례와 곽덕준의 활동도 조명한다. 네 번째 섹션 ‘새로운 세대, 새로운 관계’는 1990년대 이후 청년 작가들의 자발적 교류와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나카무라 마사토와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를 중심으로, 한·일 청년 작가들의 협업과 동시대 감각의 공유 과정을 살펴본다. 마지막 섹션 ‘함께 살아가다: 예술 너머의 연대’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혐오와 차별, 역사적 상처 등 동시대 문제를 예술로 다룬 작가들의 연대를 조명한다. 다나카 고키, 다카미네 다다스, 정연두 등의 작업과 함께 1970년대 한·일 연대운동에 참여했던 도미야마 다에코와 이응노의 작업도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실내 전시를 넘어 과천관 야외조각공원까지 확장된다. 1986년 과천관 개관 당시 설치된 곽덕준, 곽인식, 이우환 등의 야외조각과 함께 일본 작가 다나베 미쓰아키, 니즈마 미노루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와의 대화, 전문가 강연, 학예사 대담, 워크숍 등 연계 프로그램도 열린다.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 ‘함께 만드는 로드 무비’는 각자의 기억과 이동의 장면을 기록해 SNS와 전시장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김성희 관장은 “두 나라가 경험해 온 역사적 순간들과 그 속에서 형성된 미술 교류의 흔적을 되짚어 보는 기회”라며 “한·일 현대미술이 지닌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5/13
고희동부터 오용길까지…대한민국예술원 소장명작 66점 공개 한국 근현대미술의 시간을 품어온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대한민국예술원은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예술원 1층 전시실에서 ‘2026년도 대한민국예술원 소장작품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54년 개원 이후 예술원이 수집해온 소장품 가운데 한국화·서양화·조각·공예·서예·건축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작품 66점을 선보인다. 예술원은 1974년부터 회원 작품을 수집해왔으며, 현재 총 140건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작품전은 2008년부터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전시에는 초대 예술원 회장을 지낸 고희동의 ‘하경산수’(1942)를 비롯해 김환기, 천경자, 유영국, 오지호, 서세옥 등 작고 회원들의 작품과 전뢰진, 이신자, 최종태 등 현 회원들의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신규 소장작 4점이 처음 공개된다. 조각 분야 최의순의 ‘새와 달’(1975), 공예 분야 조정현의 ‘흐르는 물소리’(2012), 한국화 분야 이철주의 ‘무제’(2013), 오용길의 ‘가을서정-안동’(2020) 등이 처음 관람객과 만난다. 예술원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술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한국미술의 정통성을 이어오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의 연륜과 창작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13
담장 위 고양이처럼…조현정 첫 개인전 ‘담장 너머의 숨’ ‘경계’의 감각과 설렘이 공존하는 회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는 12일부터 6월 13일까지 조현정(39)의 첫 개인전 ‘담장 너머의 숨’을 개최한다. 계원예술대학교를 졸업한 조현정은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장면들을 포착하고 이를 섬세하게 관찰해 화면에 담아왔다. 햇빛이 비치는 마당, 담쟁이넝쿨이 뒤덮인 벽, 겨울 오후의 공기…. 작품은 익숙한 풍경 안에 낯선 정서와 고요한 긴장을 품고 있다. 특히 숨은그림찾기처럼 등장하는 고양이는 존재의 감각을 드러낸다. 주변을 관찰하지만 쉽게 개입하지 않고, 가까이 있으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작가의 모습처럼 보인다. 호리아트스페이스 김나리 대표는 “작업에 주로 등장하는 ‘고양이’의 시선은 자연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드러내는 동시에, 화면의 밀도와 긴장감을 유지하는 장치"라며 “전시 제목과 같은 작품 ‘담장 너머의 숨’은 안과 밖의 경계가 유예된 순간을 담아낸다”고 전했다. 빛과 공기, 감각이 지나간 자리를 화면 위에 남긴 색채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창살은 레몬빛으로, 풀밭은 보랏빛으로 물들며 현실의 풍경은 기억과 감각이 중첩된 색채로 변모한다. 화면 곳곳에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도 감돈다. 2026/05/12
공공 건축물에 '환경도자' 개척한 권순형…‘색유만개’ 특별전 흙 위에 색을 입혔다. 유약은 물감처럼 번졌고, 불은 추상회화가 됐다.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은 한국 현대도예 1세대 작가 초석(艸石) 권순형(1929~2017)의 기증특별전 ‘색유만개’를 12일부터 8월 2일까지 개최한다. 권순형은 전통 청자와 백자의 형식을 넘어 ‘색이 있는 유약’인 색유(色釉)를 중심으로 도자에 회화적 표현을 도입한 한국 현대도예의 선구자다. 광복 이후 한국 현대도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1970년대부터 국립극장, 국회의사당, 한국프레스센터 등 주요 공공건축물에 대형 도자벽화를 설치하며 ‘환경도자’ 개념을 개척했다. 도자를 감상용 기물에 머물지 않고 건축과 공공 공간으로 확장한 시도였다.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한 뒤 1959년 미국 ICA 연수 프로그램으로 클리블랜드 미술대학(CIA)에서 서구 현대도예와 디자인을 접했다. 귀국 후에는 색유를 회화적으로 활용한 실험적 작업으로 기존 도자 개념을 확장하며 새로운 조형 가능성을 제시했다. 1961년부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공예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는 2024~2025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된 권순형 컬렉션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작품과 자료 7703점(평가액 약 59억원) 가운데 도자 작품 130건과 아카이브 자료 50여 건을 선별해 처음 공개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는 디자이너로 출발해 도예가로 전향한 초기 여정(1949~1968)을 조명한다. 1950년대 디자인 작업과 미국 연수 시절 제작한 색유 도예 작품, 귀국 후 초기 작업 등을 통해 권순형 작품세계의 출발점을 보여준다. 2부는 1969~1989년 시기의 유약 실험과 회화적 표현 탐구를 다룬다. 권순형은 이 시기 자신만의 독창적인 ‘백운석유(白雲石釉)’와 금속산화물을 결합한 색유를 개발해 도자 위에 추상적 화면을 구현했다. 유약 실험 노트와 시편, 도구 등도 함께 공개된다. 3부에서는 색유 표현이 예술적·기술적으로 완숙해진 1990년대 이후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절제된 색조부터 강렬한 발색까지, 권순형 특유의 색유 표현이 담긴 도자 작품 100여 건이 소개된다. 서울공예박물관은 “1300도 이상의 고온 속에서 유약이 만들어내는 번짐과 흐름은 작가의 오랜 실험과 숙련이 빚어낸 결과”라며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불의 미학을 통해 현대 도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4부에서는 전시 도록과 리플릿, 영상자료, 일기와 수첩 등을 통해 예술가를 넘어 교육자이자 공예계 리더로 활동했던 인간 권순형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야간 운영한다. 6월에는 권순형의 도자벽화를 직접 둘러보는 현장 탐방과 유약 실험 과정을 조명하는 특별 강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2026/05/12
한글날 100주년 기념 참여형 전시…'가나다락-글놀이 말놀이' 조선어연구회(한글학회)는 1926년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가갸날(한글날)을 제정했다. 올해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말글'과 '놀이'를 주제로 한 관람객 참여형 기획전이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은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가나다락-글놀이 말놀이'를 오는 13일부터 8월 30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에서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전시에서는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는 한글의 특성을 이용해 놀이로 활용한다. 문헌에서 말글 놀이 관련 자료 58건 259점을 모아 선보이며, 말글 놀이 20여 가지를 소개한다. 1부 말글놀이 저장소에서는 시대와 매체에 따라 변화해 온 말글 놀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2부 말글놀이 공작소는 한글, 한자, 로마자 특징별 놀이, 자음과 모음의 조합, 소리 문자 특성, 암호 해독 등 다양한 놀이를 전시한다. 한글의 변화도 만나볼 수 있다. 김천택이 1728년 가곡 노랫말 580수를 모아 한글로 기록한 '청구영언'부터 현대 '야민정음'이나 '밈'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 녹아있는 한글을 두루 살핀다. 또 전시에서는 '자마춤딱지'도 만날 수 있다. 1938년 국어학자 정인승이 고안한 자음과 모음 카드로 글자를 익히는 놀이 도구다. 최초 공개되는 복원품과 함께 '자마춤딱지 노는 법' 초판본도 관람할 수 있다. 크기가 다른 원형 판을 돌리며 한글 원리를 익힐 수 있는 정문틀도 준비됐다. 전시장은 점자 안내서,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 등이 설치됐고,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 오는 15일에는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념해 전시 기획자가 해설에 나선다. 2026/05/12
‘부스비 없는 아트페어’ 하이브…48곳·158명 참여 “중복 작가 없다” “아트페어는 시장이다. 작품이 팔려야 작가가 지속되고, 갤러리가 살아남는다.” ‘부스비 없는 아트페어’를 표방한 제1회 하이브 아트페어(HIVE ART FAIR)가 베일을 벗었다. 미술시장 ‘게임체인저’를 예고한 이번 행사는 동일한 크기의 부스 안에서 각 갤러리가 독립된 전시 형식의 기획 경쟁을 펼친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국내 36개, 해외 12개 등 총 48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가나, 갤러리현대, 리안, 예화랑, 도쿄화랑, 뉴욕 CANADA, 독일 에스더쉬퍼, 상히읗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가 이름을 올렸다. 참여 작가는 총 158명이다. 개인전 13개, 2인전 7개, 그룹전 28개로 구성됐으며 중복 참여 작가는 없다. 하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갤러리에 동일한 크기의 부스를 제공하고, 각 갤러리가 독립된 ‘전시’ 형식으로 부스를 구성한다는 점이다. 아트페어를 앞두고 12일 기자간담회를 연 김동현 하이브아트페어 이사는 “기존 아트페어의 높은 부스비 구조 대신 필요한 요소만 선택 구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일부 갤러리는 기존 예상 부스비를 웃도는 비용을 부스 연출과 기획에 자발적으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아트페어가 부스 판매 중심 구조 속에서 ‘전시’보다 ‘판매’에 치우쳤다면, 하이브는 갤러리의 기획력과 전시 완성도를 강화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김정연 대표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기존 아트페어에서 주목받기 어려웠던 국내외 갤러리들과 협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눈컨템포러리, 에디트, 베트남 VIN갤러리 등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갤러리들의 열정적인 기획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스비 부담을 줄이는 대신 갤러리들이 전시 연출과 기획에 직접 투자하면서 기존 아트페어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각자의 색깔을 보여주는 변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부스비 중심 구조 대신 티켓 판매, 기업 파트너십, 프로모션 라운지 운영, 위치 선택 서비스 등 다각도의 수익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단순 임대형 아트페어에서 벗어나 갤러리와 공동 성장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하이브아트페어 김동현 이사는 “참가 갤러리들이 제출한 전시 서문과 키워드를 AI 도구로 분석한 결과, 전체의 56%가 ‘지속가능성’ 관련 언어를 사용했다”며 “‘공존(coexist)’과 ‘지속적(continuous)’ 등의 단어도 다수 등장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에 따르면 48개 갤러리 가운데 27곳이 전시 서문에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표현을 사용했다. 해외 참가 갤러리들도 유사한 키워드를 제시하며 동시대 미술계의 공통 관심사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는 육각형(HIVE) 형태의 부스 모듈을 도입해 기존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육각형 구조는 관람 동선의 몰입감을 높이고 각 갤러리의 독립적인 전시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설계됐다. 중심 공간인 ‘더 코어(The Core)’에서는 하이브가 기획한 특별전이 진행된다. 행사 기간에는 웅갤러리, 중정갤러리, 아트스페이스3, 리앤배 등이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와 퍼포먼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특별전 ‘코어(The Core)’에는 김준, 박형진, 장한나 작가가 참여한다. 여성 의류 브랜드 ‘애즈이프캘리(asif calie)’와 ㈜서울가든 등이 후원사로 참여한다. 하이브 공식 웹사이트 ‘Concept’ 페이지에서는 20여 개 갤러리의 부스 기획안을 3D 그래픽 이미지 형태로 선공개했다. 주최 측은 참가 갤러리의 기획력을 사전에 공개하고 기업·브랜드와 예술 협업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개막 전부터 작품 판매를 위한 ‘세일즈 패키지’도 운영 중이다. 주요 컬렉터와 기업 고객에게 출품작 정보를 사전 제안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코어(The Core)’ 참여 작가들의 프라이빗 토크를 진행한다. 하이브아트페어 김동현 이사는 “'무언가 사라지고 있다.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라는 화두로 아트페어라는 형식은 유지하되 운영 구조와 기획 방식을 바꾸는 실험”이라며 “갤러리와 컬렉터,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티켓은 공식 예매처를 통해 4-Day Pass(10만 원), First-Day Ticket(5만 원), One-Day Ticket(3만 원)으로 판매한다. 2026/05/12
박양우 “서울국제조각페스타, 도시·산업 연결 플랫폼 될 것” (사)한국조각가협회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7’ 조직위원장에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위촉했다고 12일 밝혔다. 협회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협회 사무실에서 위촉식을 열고 송정미술문화재단의 후원금 전달식도 함께 진행했다. 박양우 신임 조직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광주비엔날레 대표 등을 지낸 문화예술 행정 전문가다. 협회 측은 박 위원장이 문화예술 정책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K-조각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송정미술문화재단이 조각 예술 발전을 위한 후원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박양우 조직위원장은 “서울국제조각페스타가 도시와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치규 한국조각가협회 이사장은 “행사 비전 실현에 중요한 동력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7’은 서울 강남 코엑스 C홀을 중심으로 강남구와 한강 일대, 주요 호텔 등과 연계한 도시 확장형 전시로 운영될 예정이다. 행사에는 약 50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며 기업 협업관,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가-기업 매칭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202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