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저게 뭐야"…명동 3D 아나모픽 미디어아트 ‘깜짝’ 서울 한복판이 초대형 미디어갤러리로 변신했다. 거대한 스크린 앞에 핸드폰 사진을 누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 산하 아트코리아랩은 명동 신세계백화점 외벽의 초대형 LED 미디어월(신세계스퀘어)에 3D 아나모픽 미디어아트 작품 3편을 공개했다. 서울 중구청(구청장 김길성), 명동스퀘어와 협력해 ‘서울시 중구’를 주제로 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생동감 넘치는 영상미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신세계스퀘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월 중 하나로, 3D 입체효과를 극대화한 이번 영상은 도시의 풍경을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몰입감으로 변모시킨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지원하는 ‘수퍼 테스트베드(SUPER TESTBED)’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참여 작가는 도재인, 이뿌리, 하지수, 안종훈, 오지연, 명진영, 이윤서 등 총 7명이다. 이들은 서울의 중심 중구를 ▲남산 ▲명동 ▲충무공 이순신 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내며, 과거와 현재, 역사와 일상이 교차하는 도시의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상영되며, 누구나 명동 일대를 방문해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아트코리아랩은 “도심 속 공공미디어아트를 통해 시민들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도시 경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5/10/27
작업실 앞 죽은 참새에서 시작된 응시…조선희, ‘FROZEN GAZE’ 작업실 앞에서 마주친 죽은 참새였다. 그 장면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린 그는, 얼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받아들이지 못한 죽음을 마주하고자 했다. 죽은 새를 얼음으로 얼려 촬영한 작품에 ‘얼어붙은 응시(FROZEN GAZE)’라는 제목을 붙였다. 사진 속 새들은 얼음 속에 숨결을 간직한 채, 죽음과 생명, 정지와 흐름이 교차하는 장면으로 재탄생한다. 패션사진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아온 조선희(54)가, 이번엔 상실과 기억의 풍경을 사진으로 풀어낸다. 뮤지엄한미(관장 송영숙)는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를 오는 31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삼청별관에서 개최한다.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조선희는 이번 전시에서 2018년부터 이어온 연작 ‘FROZEN GAZE’를 공개한다. 그는 현재 조아조아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로드킬당한 새들을 촬영한 연작에서는 냉동과 해동의 반복 과정에서 생긴 균열, 기포, 물결 무늬가 회화적 질감으로 변주된다. 디지털로 개조한 4×5 대형 카메라로 촬영해 아날로그의 깊이와 디지털의 세밀함을 동시에 담아내며, 작가는 그 과정을 ‘시간과 감정의 실험’이라 부른다. 전시 도록에는 작가노트와 김선영 학예연구관의 기획노트, 이필 홍익대 교수의 비평문이 수록됐다. 전시 기간 중인 11월 1일 작가 토크를 비롯해, 12월 워크숍과 매달 진행되는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025/10/27
'천년의 금빛' 한자리에…신라 금관 6점, 104년 만에 첫 동시 전시 신라 금관 여섯 점이 104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개관 80주년과 2025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특별전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Silla Gold Crowns: Power and Prestige)'을 오는 28일부터 12월14일까지 신라역사관 3a실에서 연다. APEC 2025 정상회의 공식 문화 행사로 일반 공개는 11월 2일부터다. 이번 전시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이후 100년을 훌쩍 넘긴 시점에 6점의 금관과 6점의 금허리띠가 한자리에 모이는 사상 첫 대규모 전시다. 최초로 발굴된 국보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부터 국보 황남대총 북분 금관과 금허리띠, 국보 천마총 금관과 금허리띠, 보물 서봉총 금관과 금허리띠, 보물 금령총 금관과 금허리띠, 보물 황남대총 남분 금허리띠, 교동 금관까지 신라 금관과 금허리띠 각각 여섯 점이 모두 공개된다. 이외에도 천마총 출토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총 20점의 황금 문화유산이 소개되는데, 이 중 7점은 국보, 7점은 보물도 7점이다. 기원전 57년부터 서기 935년까지 천 년 이상 이어진 신라는 동아시아 문명 속에서 독자적인 미의식과 정교한 금속공예 기술을 꽃피운 왕국이었다. 이번 전시는 그 천년의 시간 속에서 변치 않은 황금의 미학이 어떻게 권력과 정신의 상징으로 작용했는지를 되짚는다. 전시는 금관의 조형과 상징의 해석하는 도입 영상으로 시작한다. 금관의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나무를, 사슴 뿔과 새 형상은 풍요와 초월적 권능을 의미한다. 곱은옥과 달개는 생명력과 재생을, 황금빛은 절대 권력과 부의 상징이다. 이후 관람객은 발굴사와 함께 각 금관의 '주인공'과 마주한다.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에서 시작해 서봉총과 금령총 금관과 금허리띠를 거쳐 전시의 중심인 황남대총 왕과 왕비의 금관 앞에 이른다. 이 구간은 금관이 단순히 장신구가 아니라 왕권과 위신을 드러내는 상징물이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전시 공간에서는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황금 장신구를 통해 신라인이 믿었던 '죽음 너머의 황금'을 풀어낸다. 무덤 주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황금으로 장식된 모습은 생전의 부와 권력이 사후에도 이어지기를 바란 신라인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전시는 지난 100년간의 학술 연구 성과를 반영한다. 금관의 제작 기법과 순도 분석, 상징 해석, 재료의 원산지 등 최신 연구 결과를 시각자료로 구성했다. 특히 금관이 실제 착용물이었는지 장송용이었는지를 둘러싼 학계논쟁과 사슴뿔 세움 장식의 해석 등도 정보 영상으로 소개된다. 관람객은 '디지털 돋보기 영상'을 통해 정교한 세공 흔적을 확대해 보며 신라 장인들의 손끝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황금의 나라, 신라'의 실체를 새롭게 해석하며 신라의 황금문화가 오늘날 K-컬처의 원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당시 신라의 국제적 위상과 문화교류의 흔적을 함께 조명한다"고 전했다. 윤상덕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문화유산의 세계적 가치를 알리고, 과거와 현재, 신라와 세계를 잇는 문화외교의 장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10/27
성동구, 진달래꽃 출간 100주년 맞아 '소월문화제' 개최 서울 성동구가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1일 '진달래꽃, 백년의 노래'를 주제로 2025 소월문화제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성동구가 주최하고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가 주관하는 소월문화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족시인 김소월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성동구의 문화 정체성을 이어가는 상징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올해 소월문화제는 왕십리에서 작품활동을 했던 시인의 호를 딴 '소월아트홀(왕십리로 281)' 야외 광장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올해도 시인 김소월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을 통해 조명하고, 구민들이 문학을 보다 가까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소월의 대표작 '진달래꽃'을 모티브로 한 ▲그림 그리기 ▲장식 만들기 ▲부케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김소월의 시를 노래로 감상하고 퀴즈를 통해 소월의 작품 세계를 알아보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참여 가능하다. 아울러 지역 내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를 비롯해 (사)성동문인협회, (사)성동미술협회 등 지역 내 문화예술단체가 함께해 행사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과 깊은 인연을 지닌 성동구에서 소월문화제를 이어갈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구민들과 함께 소월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고, 성동만의 품격 있는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2025/10/27
아르코 “한국 예술가 글로벌 창작 생태계 확장”…美 뉴뮤지엄 협업 본격화 아르코와 뉴욕의 뉴뮤지엄이 한국 예술가들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국내 대표 문화예술지원기관과 세계적인 동시대미술관의 협업으로, 한국 예술가들이 뉴욕 창작 생태계 중심으로 진입할 발판이 마련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아르코·ARKO)는 2025년부터 미국 뉴욕의 뉴뮤지엄(New Museum)이 운영하는 국제 레지던시 겸 문화예술 인큐베이터 ‘뉴잉크(NEW INC)’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한국 예술가를 공식 지원한다고 27일 밝혔다. ‘뉴잉크’는 뉴뮤지엄이 2014년부터 추진해온 세계 최초의 미술관 주도형 문화 인큐베이터다.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예술가, 디자이너, 기술 기반 창작자들에게 약 1년간의 실험과 협업 기회를 제공하며, 멘토링·워크숍·네트워킹·프로젝트 발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12주년을 맞은 뉴잉크에는 총 74명의 예술가, 콜렉티브, 비영리기관 및 스타트업이 선정됐다. 2026년 6월까지 ‘예술&코드(Art & Code)’, ‘창의 과학(Creative Science)’, ‘확장 현실(Extended Realities)’, ‘사회적 건축(Social Architecture)’, ‘협력 연구(Cooperative Studies)’ 등 5개 트랙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아르코는 지난해 뉴뮤지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레지던시참가지원사업(지정형)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뉴잉크 프로그램에 선정된 한국 예술가 1인을 공식 지원한다. 올해에는 총 103명의 지원자 중 이유리 작가가 최종 선정돼 아르코의 지원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안효주, 얄루(임지연), 최진석 등 3명의 한국 작가가 프로그램에 참가해, 총 4명의 한국 작가가 동시 활동할 예정이다. 이번 참여는 뉴잉크 프로그램 사상 최다 한국 작가의 동시 진출 사례로, 국내 예술가의 글로벌 창작 생태계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병국 아르코 위원장은 “뉴잉크를 통해 다양한 한국 예술가들이 뉴욕 중심의 글로벌 창작 네트워크에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국제 무대에서 창작 역량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1977년 설립된 뉴뮤지엄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동시대미술 전문관으로, 실험적 예술가들의 전시와 시각문화 담론을 선도해왔다. 뉴잉크는 그 철학을 확장하는 비영리 플랫폼으로, 지난 11년간 700명 이상의 참가자와 130명 이상의 멘토, 384개 기업을 배출하며 2890만 달러의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등 예술·창의 산업 생태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았다. 아르코는 앞으로도 세계 주요 문화예술기관 및 레지던시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예술가들의 해외 창작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5/10/27
호암미술관×이우환 ‘실렌티움(묵시암)’…희원·옛돌정원에 상설 전시 호암미술관은 오는 28일부터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의 신작 공간 ‘실렌티움(묵시암)’을 전통정원 ‘희원’ 내에 개관해 상설 전시한다. 아울러 그간 관람객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미술관 호수 주변의 ‘옛돌정원’에서는 이우환의 조각 설치 신작 3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이우환 선생님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었지만, 상설로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이번에 선생님께서 ‘실렌티움’과 야외 조각을 직접 제안해 주셔서 많은 이들이 언제든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홍 관장은 그동안 이우환 작가의 예술세계를 오랜 기간 깊이 이해하고 지원해 왔다. 라틴어로 ‘침묵(Silentium)’을 뜻하는 ‘실렌티움’과 ‘고요히 바라본다’는 의미의 한글 명칭 ‘묵시암(默視庵)’이 병기된 이번 작업은, 관람객이 ‘침묵 속에서 관계와 울림,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주제로 한다. ‘희원’ 내에 선보이는 신작 ‘실렌티움(묵시암)’은 라틴어로 ‘침묵(Silentium)’을, 한국어 명칭인 ‘묵시암(默視庵)’은 ‘고요함 속에서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용한 눈길로 만나는 공간’을 주제로 실내 작품 3점과 야외 설치 1점이 하나로 어우러진 프로젝트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침묵 속에서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관계와 만남, 울림과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총체적인 공간 작업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우환 작가는 “내 작품은 봄과 동시에 울림이 있는, 보자마자 감각이나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이나 에너지가 중요하다”며, 관람객이 “침묵 속에 머물며 세상 전체가 관계와 만남, 서로의 울림과 호흡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렌티움’에서 색채는 작가의 예술세계에서 자연의 현상과 변화를 반영하는 핵심 요소이다. 작가는 주로 단색 계열의 작업을 해왔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색채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작품 속의 ‘점’과 ‘원’에서 보여지는 색채는 가장 연한 색에서 진한 색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방식으로 생명의 변화와 순환을 보여준다. ‘희원’ 건너편의 호암미술관과 너른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얕은 구릉지 산책로인 ‘옛돌정원’에서는 철과 돌이라는 문명과 자연이 만나 이루어진 3점의 대형 신작을 감상할 수 있다. 입구에 설치된 ‘관계항-만남(Relatum-The Encounter)’은 지름 5m의 스테인리스 스틸 링 구조가 먼저 공개되며, 향후 링 양쪽을 마주 보는 두 개의 돌이 더해져 작품이 완성될 예정이다. 또한 호숫가에는 직선으로 뻗은 20m의 슈퍼 미러 스테인리스 스틸 판과 돌로 이루어진 ‘관계항-하늘길(Relatum-The Sky Road)’이 자리하고 있다. 위쪽 산책로에는 곡선형 스테인리스 스틸과 두 개의 자연석이 역동적인 균형을 이루는 ‘관계항-튕김(Relatum-Bursting)’이 설치되었다. 작가가 1970년대에 흔들리는 얇은 철판으로 형태를 구상했던 것을 이번에 두꺼운 재료로 구현한 작품이다. 흔들리지 않아도 흔들림이 느껴지는 긴장 관계 속에서 한 부분이 튕겨져 나간 듯한 형상을 보여준다. 삼성문화재단은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오랜 기간 수집·소장해 왔으나, 2003년 호암갤러리·로댕갤러리 회고전 이후 작가의 예술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망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호암미술관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의 세계를 서울 수도권에서 상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2만5000원(기획전+희원+실렌티움+옛돌정원 포함)이다. 28일부터 일주일간 리움 멤버십 프리뷰를 거쳐 11월 4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2025/10/27
[경주 APEC] 경주 수놓는 K-컬처…문화예술로 세계와 만나다 천년고도 경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맞아 한국 문화의 진수를 선보이는 거대한 예술 무대로 변신한다. APEC 정상회의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다. 이에 맞춰 경주에서는 전시, 무용,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를 통해 경주를 찾는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단, 기업인 등 2만여 명에게 한국 문화의 품격을 알릴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특별전을 연다.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 전시가 진행 중이다. APEC 주제어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신라의 문화와 미학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다.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과 불화장 이수자인 송천 스님, 문화재 복원 전문가 김민 작가, 업사이클링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 등 4인이 신라의 정신과 불교 미학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의 조화를 보여준다. 우양미술관에서는 백남준 작가의 199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 '백남준: 휴머니티 인 더 서킷츠'가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원 과정을 거쳐 처음 공개하는 소장품인 '나의 파우스트' 시리즈 중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을 포함해, '기술과 예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주요 소장품을 한데 모아 1990년대 백남준 작가의 작업을 다층적으로 조망하고, APEC이 제시하는 '연결과 혁신'을 예술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전통예술공연 '서라벌 풍류'도 한창이다. '서라벌 풍류'는 우리나라 최초의 왕실 음악기관인 '음성서'의 정신을 계승해 고대와 현대, 전통과 창조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지향하는 공연이다. 지난 9월부터 31개 단체, 국악인 700여 명이 신라 화랑의 기상과 불국토의 역사적 자취를 음악, 노래, 춤 등에 녹여 관객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는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단심(單沈)'이 무대에 오른다. 고전 설화 '심청'을 기반으로 하는 단심은 효(孝) 중심의 서사를 넘어 심청의 내면을 현대적 감각의 LED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신라 황금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조사의 현장은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최근 새롭게 확인된 황남동 1호 목곽묘에서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 금동관 일부, 무덤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장수 인골과 순장된 시종 추정 인골이 나왔다. 이 무덤의 출토유물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에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만난다. 경주 쪽샘유적지에서는 무덤 축조 실험이 진행된다. 국가유산청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 쪽샘 44호분 축조실험 설명회'를 연다. 신라 공주 무덤으로 추정되는 '쪽샘 44호분'은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말다래 등 유물 800여 점이 출토된 신라 대표 무덤이다. 현재 축조실험은 목조구조물을 세운 뒤 무덤 주인공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한 2중 덧널 일부를 만들고, 주변으로 돌을 쌓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은 발굴조사에 참여했던 학예연구사와 연구원이 직접 해설을 들으며 축조실험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축조실험 설명회는 관심 있는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참가할 수 있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 통역도 준비되어 있다. APEC을 기념해 최초로 신라 금관 6점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열리는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에서 사상 첫 신라 금관 6점을 모아 전시를 열고, 신라의 정치·문화적 위상을 조명한다. 이 전시에 금관총, 천마총, 황남대총, 금령총, 서봉총, 교동 금관 등 신라 왕릉 출토 금관 6점과 함께 신라 장신구, 귀걸이, 허리띠 등 유물 약 80여 점이 함께 공개된다. 신라 천문학 상징인 경주 첨성대와 대표 신라왕경 핵심유적 '경주 구황동 원지 유적'에서도 볼거리가 마련된다. 첨성대는 미디어 아트로 꾸며져 화려하게 빛난다. 첨성대 외벽 전체를 거대한 무대로 활용하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활용, 첨성대 역사적 의미와 신라의 문화유산을 담아낸 '별의 시간'과 '황금의 나라'가 상영된다. APEC이 끝나는 다음 달 1일까지 구황동 원지 유적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야간조명으로 ‘빛의 정원'으로 탈바꿈한 유적 일원을 관람할 수 있다. 2025/10/27
파주출판단지 아트파먼트위크2025'…엄익훈·이하린전은지 주목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 ‘아트파먼트 위크 2025(Artparment Week 2025)’에 참가한 에이치아트이엔티(H.Art.ent·대표 이성진)가 선보인 엄익훈 작가의 ‘그림자 조각’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그림자 조각’ 혹은 ‘그림자 드로잉’으로 불리는 엄익훈 작가의 작품은 스틸 판을 도르르 말아놓은 듯한 형태의 추상조각이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금속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조명을 비추면 벽면에 전혀 다른 이미지가 드리워진다. 조각의 표면에서는 보이지 않던 선과 형상이 그림자로 드러나, 빛과 물질, 환영의 경계에서 새로운 회화적 장면을 만들어낸다. 한편 ‘아트파먼트 위크 2025’는 배우이자 문화기획자인 이광기(갤러리끼 대표)가 총괄 기획을 맡아, 학고재·두루아스페이스 등 40여 개 갤러리와 작가, 아트마켓이 참여했다. 이 행사는 문 닫힌 상가 건물을 다시 열어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며, 파주출판도시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동안 공실로 남아 있던 건물을 문화적 장치로 되살려 예술과 커뮤니티가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재생 축제로 주목받았다. 2025/10/26
‘아트파먼트 위크 2025’ 키즈 아트 패션쇼…파주출판도시에 살아난 예술의 숨결 26일 파주출판도시 아트팩토리NJF에서 진행 중인 ‘아트파먼트 위크 2025(Artparment Week 2025)’의 마지막 날, 예술과 패션이 만난 특별한 무대 ‘키즈 아트 패션쇼’가 열렸다.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주최로 열린 이번 ‘키즈 아트 패션쇼’에는 재단의 문화구호활동에 참여 중인 ‘엔젤 아티스트’ 12인(강세경, 권주안, 김경민, 남지형, 두민, 세오시, 신철, 아트놈, 이라금, 임수빈, 최제이, 하태임)의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의상이 무대에 올랐다. 어린이 모델들은 작가들의 회화와 조각, 그래픽 이미지를 재해석한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걸으며 ‘예술을 입은 패션’의 의미를 전했다. 패션쇼를 기획한 이효진 작가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든 옷을 입은 어린이 모델들에겐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예술가의 창의적 영감을 순수한 어린이 감성으로 전달하는 특별한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트파먼트 위크'는 배우이자 문화기획자인 이광기(갤러리끼 대표)가 총괄 기획을 맡아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학고재, 두루아스페이스 등 40여 개 갤러리와 작가, 아트마켓이 참여해 문 닫힌 상가 건물을 다시 열고 파주출판도시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2025/10/26
외국인 케데헌 성지순례에도…'中·日' 주류 관광객용 전시물 설명 태부족 화면 밖으로 번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에 이른바 성지순례를 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배경지로 관심을 끈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다른 박물관 등에는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설명이 부족해 언어장벽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입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관광객 1237만9498명 중 중국·일본·대만 국적 외국인을 합하면 728만4501명(5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일본어 화자 관광객이 찾는 박물관 등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로 적힌 설명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은 줄을 늘어서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케데헌 인기와 함께 엄청난 규모의 소장품 대부분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줄을 뚫고 입장한 이들은 곧장 난관에 부딪히는 모습이었다. 한 중국인 관람객은 전시관 사이를 돌아다니며 한국어와 영어로만 적힌 전시안내문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이내 한자가 적힌 해설문을 찾아 분주하게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일본인 관광객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본 오사카에 살면서 활동하는 50대 여성 김하나씨는 지금껏 일본 작가 10명과 같이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들 중 영어를 구사하는 2명을 제외하면 모두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이들은 그저 맨눈으로 보기만 한다"며 "설명이 정확히 없다 보니 그림을 구경하는 느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문화에 관심이 많아도 자세한 설명이 없으니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라며 "중간중간 있는 전시관 설명은 일본어가 있지만 내용이 길다 보니 잘 안 보는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박물관을 관람한 중국·일본인 방문객은 이해의 폭이 넓지 않다고 털어놨다. 중·근세관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 리웨이(가명·23)는 "영어에 비해 중국어 설명이 확실히 부족하다"라며 "중요한 정보는 적혀 있기는 하지만 상세한 내용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후기를 남겼다. 리는 "처음에 한국인 친구랑 와서 전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는데 혼자 오니 상세한 설명이 없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깊게 이해하기 어려워서 아쉬웠다"면서 "중국어 해설이 추가된다면 특히 친구들에게 더 많이 추천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도자기관을 둘러보던 일본인 쓰요시(70)와 도모미(50) 일행은 "우리는 영어를 할 수 있어서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다"면서도 "영어를 못하는 일본인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중국·일본어는 주로 전시관별 설명에만 반영돼 있고 전시물 안내문에는 표기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 탓이다. 누리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물관 누리집에는 중국어와 일본어 설정이 있지만 전시관까지만 설명만 해당 언어가 제공되고 전시물 설명은 모두 영어로 표시된다. 경복궁과 함께 많은 관광객이 찾는 국립고궁박물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장을 넘어 누리집은 영어로도 작품 설명이 온전히 제공되지 않는다. 게다가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은 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60%가량을 차지하는 두 언어 화자는 관람의 폭을 제한받는 상황에서 전문가는 언어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케데헌 흥행 뒤로 박물관 관람객 수가 증가세가 굉장히 가파르다고 들었다"면서 "영어권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에서 (관광객이) 오는 만큼 그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정 평론가는 박물관에서 느끼는 언어장벽이 한국 문화 확산에도 영향이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관람객이 박물관에 케데헌만 보러 오는 것은 아니다. 이를 통해서 다른 유물이라든지 한국 문화와 연관된 콘텐츠를 보고 이해하고 싶어 할 텐데 언어장벽을 없애주면 그만큼 이해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편안하게 그 문화를 접하려면 언어적인 진입 장벽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라며 "번역 인프라나 안내 표지판 등이 완비돼야 더 많은 외국인을 한국에 오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설했다. 2025/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