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고 있습니까”…미야지마 타츠오 '폴딩 우주' "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고 있습니까" 숫자는 깜빡이고, 거울은 흔들린다. 빛과 시간, 존재와 감각이 맞물려 끊임없이 접히는 우주 ‘Folding Cosmos’는 미디어 아티스트 미야지마 타츠오(68)가 던지는 가장 조용한 질문이다.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이 22일부터 펼치는 미야지마 타츠오의 개인전은 숫자·빛·거울이라는 장치를 통해 삶과 죽음, 생명과 무상함, 그리고 ‘Seimei(生命)’-존재와 의식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LED는 미야지마의 철학을 구현하는 매체적 장치다. 작가의 핵심 개념인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It keeps changing, it connects with everything, it continues forever)”는 점멸하는 숫자 속에서 조용히 반복되며 리듬과 감각을 깨운다. LED 디지털 소자는 각기 다른 속도와 색상으로 0을 제외한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반복한다. 미야지마에게 숫자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생과 사를 관통하는 조형 언어다. 무형의 시간은 LED의 기계적 리듬 안에서 시각화되고, 그 깜빡이는 불빛은 각자의 삶 속, 각자의 속도로 흐르는 시간을 비춘다. 작가는 디지털 시대의 상징인 LED가 가진 세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에 주목, '시간의 개념과 거기에 결부된 각 개체의 시각화'라는 거대 담론의 미적 접근에 활용해 왔다. 1957년 일본 출생의 미야지마 타츠오는 전자 시계와 LED라는 단순한 구조 속에 철학적 시간의 개념을 끌어들인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불린다. 동양 철학과 서구 조형언어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세계 미술계의 독보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도쿄예술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1999),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1997),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1996) 등에서 주요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은 대영박물관, 테이트 컬렉션, SFMOMA, 리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갤러리바톤과 세 번째로 여는 이번 전시에는 고대 마야 문명의 시간 단위에서 착안한 'C.T.C.S. k’in'는 군집화된 원통형 LED 조형물, 거울 격자 구조의 등 거울을 매개로 한 신작 설치 작업을 공개한다. 주변의 상황과 개별 관람객의 움직이는 시선을 모두 흡수하는 거울 표면은 숫자, 색상, 속도, 패턴을 서로 연결된 구조 안에서 더 복합적으로 경험하고 지각하게 하며, 시각적 몰입감을 한층 배가시킨다. 전시는 갤러리바톤의 두 개 층에 걸쳐 선보인다. 작품의 위치, 반사, 반복, 그리고 주변의 빛까지 모두 하나의 유기적 세계를 이루는 ‘접힌 우주(Folding Cosmos)’로 구성된다. 관람자는 거울 속에 반사된 빛과 숫자, 그리고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거울 속에서 깜빡이는 건, 어쩌면 당신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2025/05/21
"수집은 곧 세계를 구축하는 일"…서울옥션, 컬렉터 소장품전 ‘수집은 곧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라는 화두로 서울옥션이 컬렉터들의 미적 취향과 철학을 조망하는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서울옥션과 인연을 맺어온 소장가들이 출품한 회화와 도자 등 총 89점의 작품을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예술 수집 행위를 단순한 소유를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드러내는 창조적 행위로 조명한다. 전시의 중심 섹션인 'A Private Treasury: 심미의 진경(審美의 眞境0'에서는 김환기의 뉴욕시기 점화와 초기작 '새와 달'을 나란히 선보인다. 이 밖에도 윤형근, 손상기, 야요이 쿠사마 등 한국과 세계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이 포함됐다. '꽃을 닮은 마음' 섹션은 황염수의 회화를 중심으로 꽃이라는 공통 모티프를 통해 삶의 정서와 자연에 대한 감각을 담아낸다. '선과 여백의 시'에서는 김환기의 드로잉을 통해 작가의 내면과 조형 언어의 본질에 접근한다. '백색의 고요'는 조선시대 백자부터 현대 도예 작가 권대섭, 이용순의 작품까지를 아우르며, 도자기라는 매체의 시간성과 미감을 탐색한다. 'POP KINGDOM'에서는 팝아트 작가 필립 콜버트의 비공개 신작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예술 수집이 단순한 소유가 아니라 개인의 미적 취향과 철학을 반영한 창조적 과정임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컬렉션이 가진 문화적 의미와 미학적 가치를 새롭게 조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람은 무료. 2025/05/21
아트바젤, 중동 첫 진출…2026년 2월 ‘아트바젤 카타르’ 개최 아트페어의 글로벌 확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세계 3대 아트페어 브랜드 아트바젤(Art Basel)이 문화 외교와 예술 자본이 교차하는 카타르 도하를 중동 진출의 첫 거점으로 삼았다. 아트바젤은 오는 2026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아트바젤 카타르(Art Basel Qatar)’를 출범한다고 20일 공식 발표했다. 아트바젤은 기존의 4개 도시(바젤, 마이애미, 홍콩, 파리)에 이어 도하까지 다섯 번째 도시로 확장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트바젤의 모회사인 스위스 MCH 그룹(MCH Group AG)과 카타르 박물관(Qatar Museums)의 상업 부문 QC+, 카타르 스포츠 투자청(Qatar Sports Investments, QSI)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첫 행사는 도하의 문화지구 므셰이렙(Msheireb)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M7에서 열리며, 약 50개 갤러리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아트바젤이 운영하는 페어 중 가장 작은 규모의 약 1/4 수준으로, 점진적인 확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출발로 해석된다. 카타르 박물관 위원장이자 중동 미술계의 실세로 꼽히는 마야사 빈트 하마드 알타니 셰이카(Sheikha Al-Mayassa bint Hamad bin Khalifa Al-Thani)는 “20여 년간 축적한 문화 인프라와 인재 개발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 무대에 카타르의 창의성을 선보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아트바젤 CEO 노아 호로위츠(Noah Horowitz)는 “이번 협업은 예술에 대한 카타르의 탁월한 헌신과 세계 문화 담론에서의 부상에 기반한 것”이라며, “‘아트바젤 카타르’는 단순한 확장이 아닌, 지역성과 국제성을 아우르는 새로운 유형의 아트페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행사가 “세계 각지의 최상급 갤러리들이 참여하고, 지역 문화 생태계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조명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진출은 단순한 지리적 확장이 아니라, 문화자본의 전략적 재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막강한 자본력과 정치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카타르는 오랜 기간 미술관 설립, 대규모 컬렉션 확보, 문화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포스트 오일 시대의 문화강국’을 준비해왔다. 이미 중동 미술시장은 매년 4월 열리는 ‘아트 두바이(Art Dubai)’를 통해 국제적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아트 두바이가 비교적 지역 기반 갤러리 중심의 성격을 띠는 반면, 아트바젤 카타르는 보다 고가의 글로벌 컬렉터, 기관 중심의 진입 플랫폼으로 기획돼 시장 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한편 1960년에 스위스에서 설립된 아트바젤은 프리즈(Frieze), 테페아프(TEFAF)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며, 현대미술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 중 하나다. MCH 그룹은 아트바젤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 전시회를 운영하는 스위스 바젤 기반의 글로벌 전시기획사로, 아트바젤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2025/05/21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화운동기념관 변모…"민주주의 산 교육장"[현장] "쾅."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철문 닫히는 소리에 민주화운동기념관 특수조사실을 찾은 취재진은 흠칫 놀라 일제히 주위를 돌아봤다. 이곳은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 인사를 고문하던 군부 독재 시절과 국가 폭력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 M2(구관) 기념관은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념관으로 변모한 해당 건물은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로 불리던 공간이다. 특수조사실 바닥에는 멍석이 깔려 있고 옆에는 나무 곤봉이 놓여 있었다. 어두운 공간에는 5개의 모니터에서 가혹 행위를 주도했던 이근안씨의 고문 진술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가장 주요한 공간인 구관 5층에서는 고문이 이뤄졌던 조사실이 재연돼 있었다. 외부에서 보면 다른 층과 달리 띠처럼 길쭉하지만 사람 머리가 통과할 수 없는 크기의 유리 창문이 나열돼 있었다. 복도를 따라 15개의 고문실 문이 서로 엇갈린 채 저마다 보존돼 있었고, 비교적 넓은 공간으로 주요 인물 취조에 이용됐던 5층의 14~15호, 3층 특수조사실도 남아있었다. 흡음재로 마감된 조사실에는 당시 사용됐던 유선 카메라와 마이크가 있었다. 또한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던 공간도 볼 수 있었다. 움직일 수 없게 나사로 고정된 책걸상과 함께 내부에서 열리지 않는 문, 조사관이 바깥으로 나오기 위해 누르는 초록색 버튼이 눈에 띄었다. 대공분실이 악명 높았던 건 고문도 있지만 건축 요소가 공포심을 배가한 바가 크다. 직원과 수감자가 마주치지 않도록 만든 건물 뒤편의 좁은 입구 안으로는 호송용 엘리베이터와 철제 나선형 계단이 배치됐다. 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총감독이 안대로 눈을 가리고 연행되는 것처럼 직접 경험해 보며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고문 기술자' 이씨나 전 경비원의 증언과 건물 설계도 등도 공간 복원에 활용됐다. M1(신관) 기념관은 새롭게 지어진 곳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서 인정하는 11개 민주화 운동을 톺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4월 혁명과 유신체제 반대 운동,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중심으로 안내가 돼 있다. 구관 출구에는 신체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12조가 기둥에 새겨져 있었다. 한 사업회 관계자는 "헌법 12조 내용을 문에 아로새긴 건 앞으로 주의하고 반복되지 말라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오 민주화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국정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민주주의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이곳을 많이 와서 기념관이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자가 대공분실을 만들고 기념관이 개관되기까지 50년이 걸릴 만큼 민주주의가 어렵다"며 "어떤 정권이나 국정 혼란에도 민주주의는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0일 동안 이곳에서 고문을 받은 기억에 취임 전까지는 이 공간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개관 슬로건은 '다시, 민주주의'다. 사업회는 "민주화운동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대공분실이 민주주의를 계승하는 기억과 성찰의 공간으로 거듭남을 알리는 의미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기념관 건립은 2001년 여야 합의에 따라 제정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으로 추진됐다. 2001년 11월 출범한 사업회는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기념관 건립은 문재인 정부이던 2018년 발표됐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다음 달 10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6·10민주항쟁 38주년을 맞는 개관일에는 정부 기념식과 함께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식이 개최된다. 개관식 이튿날부터 구관이 공개되고 다음 달 13일에는 신관이 관람객을 맞는다. 2025/05/21
오웰은 안녕할까?…서울대미술관, ‘굿모닝 미스터 오웰’ 다시 소환 기술은 우리를 구원할까, 아니면 감시할까.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로 되묻는 실험적 전시가 열린다. 전시 제목은 ‘Good Morning Mr. Orwell Ver.2’. 1984년 백남준이 TV로 전 세계를 연결하며 제시한 기술의 낙관적 미래상을, 2025년의 시점에서 동시대적 언어로 다시 호출한다.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2025)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대미술관에서 진행된다. AI, 블록체인, 홀로그램,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첨단기술을 통해 예술의 형식과 감각을 재구성한다. 전시 제목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전복한 백남준의 프로젝트 'Good Morning Mr. Orwell'에서 따왔다. 감시와 통제를 상징하던 1984년의 미래를, 백남준은 위성 생중계를 통해 연결과 화해의 기술로 전환시켰다. ◆기술은 인간을 어디로 데려가는가 전시는 냉소와 비관을 넘어, 기술을 감각적으로 다시 이해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시도로 구성됐다. 국내외 작가 15팀이 참여,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준하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에서 감각의 재구성을 실험하고, 노상호는 AI 생성 이미지의 오류를 신성한 우상으로 치환한다. 조영각은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를 형상화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생태 기록(파일럼), 실시간 대기오염 데이터와 연동된 가상 숲(김안나), 남극으로 북극곰을 이주시킨다는 가상의 시나리오(지아바오 리 & 알라나 니브) 등 기술이 환경·신체·정체성을 어떻게 전환하고 왜곡하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낸다. ◆기술과 예술, 보존과 교육을 말하다 전시 기간 중인 26~28일에는 뉴미디어 이론가 레브 마노비치, 김윤철 작가, 심상용 서울대미술관장이 참여하는 기조연설과 전문가 세션이 열린다. ‘기술 매개 예술교육’, ‘뉴미디어 작품의 보존’ 등을 주제로 다루는 ISEA2025 ‘스페셜 트랙’과 기관 발표가 예정돼 있다. 29일에는 큐레이터 해설, 서울대 음악대학과의 협업 공연도 진행된다. ◆전시 참여 작가(총 15명(팀)) 금민정, 김규년, 김안나, 김준하, 김지수 · 박정선 ·이대창, 노상호, 리유 페위(Yu Li FEYU), 베아트리스 프레이르(Beatriz Freire), 안준, 조영각,지아바오 리(Jiabao Li) · 알라나 니브(AlanahKnibb), 카트리 나우카리넨(Katri Naukkarinen) ·아우로라 델 리오(Aurora Del Rio),파일럼((Phylum)(카를로스 카스테야노스((CarlosCastellanos) · 조니 디블라시(Johnny DiBlasi) ·벨로 벨로(Bello Bello)), 한윤정, 황자양(JiayangHuang) 2025/05/21
"韓 융합예술 알린다"…아트코리아랩, 'ISEA 2025'서 지원 예술가 작품 전시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30회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2025)에 참가해 '아트코리아랩'이 육성한 예술가와 예술기업의 작품을 전시하고 한국 융합예술 역량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ISEA(International Symposium on Electronic/Emerging Art)는 1990년부터 시작된 예술·기술·인문이 교차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심포지엄이자 페스티벌이다. 전 세계 1000여 명의 예술가와 연구자, 기술 전문가가 모여 예술기술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아트코리아랩은 예술가·예술기업 종합지원 플랫폼으로, 예술-기술 융합 창작·제작 실험부터 시연·유통, 창업·성장까지 융합예술 활동의 전 단계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ISEA2025에서 아트코리아랩은 지원 예술가와 예술기업의 작품을 전시하고, 토크 세션을 통해 아트코리아랩의 비전과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번 ISEA 협력 전시에는 아트코리아랩의 '예술-기술 융합 테스트베드 지원'을 받은 김휘아, 유지미 작가와 아트코리아랩 입주기업인 '김치앤칩스', '웨이고 스튜디오'가 참여한다. 김휘아, 유지미 작가는 2023년 '테스트베드 지원'과 2024년 후속 완작 제작 지원사업 등에 선정됐다. 김치앤칩스와 웨이고 스튜디오는 아트코리아랩에서 3년간 사무 공간과 창작·제작 시설, 1대 1 맞춤 멘토링, 비즈니스 확장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입주지원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해당 전시는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며, ISEA 2025 기간인 23일부터 29일 동안 정기 휴관일인 26일을 제외하고 관람 가능하다. ▲김휘아 작가의 인터랙티브 로보틱스 조각 'Setu Bandha Sarvangasana(다리자세)' ▲유지미 작가의 멀티미디어 및 VR 아트 시리즈 '버추얼 휴먼의 말로' ▲웨이고 스튜디오의 PDLC 필름을 활용한 입체 미디어 'PDLC Media' ▲김치앤칩스의 머신러닝 기반 아나모픽 설치작 '읽지 않는 문자' 등 첨단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상징하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아트코리아랩은 오는 26일 ISEA 2025 학술 프로그램 일환으로 국내외 아트앤테크 대표 기관들이 참여하는 발표 세션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아트앤테크 플랫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자세한 내용은 ISEA2025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05/20
주거문화 현실 담았다…바이빅테이블, 키친트롤리 전시 주방 전문 디자인 스튜디오 바이빅테이블은 '키친 컬쳐' 전시에서 모바일 아일랜드 키친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키친트롤리는 한국 주거문화 현실을 대담한 해답이다. 2년마다 반복되는 이사 문화 속 이 혁신적 주방은 '남겨두고 떠나는' 공간이 아닌 '함께 이동하는' 동반자가 된다. 바이빅테이블은 키친 트롤리 외에도 선반형 키친 오브제인 키친쉘프, 바스툴, 팬트리 수납장을 함께 전시한다. 그간 B2B 영역에 집중하던 바이빅테이블의 이번 전시는 대중과의 첫 직접 소통이다. 전시는 윤현상재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크리에이티브 존에서 내달 28일까지 계속된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과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5시다. 2025/05/20
겸재 '소상야우' 1억5000만 원…마이아트옥션, 151점 경매 ㈜마이아트옥션이 오는 29일 여는 제56회 메이저 경매에 고서화, 도자, 공예 등 총 151점을 출품한다. 시작가 총액은 약 25억 어치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겸재 정선의 그림에 원교 이광사의 글씨, 범옹 홍주국의 시가 더해진 삼절 서화첩 '소상야우(瀟湘夜雨)'다. 추정가 1억5000만~3억 원에 책정된 이 작품에 대해 "'방차만리별업', '낙산사' 등과 함께 한 화첩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술사적·서예사적 가치가 모두 높다"고 마이아트옥션은 설명했다. 단원 김홍도의 고사 인물화 '천진완월(天眞玩月)'도 눈길을 끈다. 송나라 소옹의 고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1억2000만~2억5000만 원의 추정가가 매겨졌다. 단원의 유려한 필치와 해학적 해석이 돋보이는 수묵담채화다. 추정가 7000만~1억5000만 원에 나온 양촌 마군후의 1788년 작 '견도(見圖)'는 조선후기 회화의 교양적 면모를 보여준다. 형형한 눈빛과 꾹 다문 입, 둥그렇게 말아 올린 꼬리가 용감한 '강아지 초상화' 작품 우측 하단 에는 무신戊申 납월臘月에 그렸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본 작품이 1788년 12월에 그려진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마이아트옥션은 "이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고양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그 가치를 더한다. 화폭의 크기와 화폭을 가득 채워 그린 구성, 우측 하단에 적힌 화제와 인장이 일치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고양이'와 함께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궁중 장식화로 추정되는 '화초길상문자도' 2폭, 애춘 신명연, 소치 허련, 혜천 윤정, 일호 남계우의 작품이 합첩된 '사화첩', 일본화가 후쿠다 비센의 10m 대작 '금강산 내외도'와 '대동강도 압록강도'등이 함께 선보인다. 서화 부문에서는 미국 고고학자 스튜어트 컬린이 1895년 저술한 '한국의 놀이'가 새 주인을 찾는다. 기산 김준근의 작품을 통해 한국의 놀이문화를 분석한 이 책은 550부 한정 초판본 중 2번본으로, 민속학적 희소성이 높다. 마이아트옥션 관계자는 “삼절 서화첩을 비롯해 조선 후기 명품 서화와 도자, 공예까지 다양한 컬렉션이 경매에 나서는 만큼, 학술적·시장적 가치를 겸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20
조선 후기 ‘삼성기유첩’ 재조명…한국미술사학회, 학술대회 조선 후기 화첩 ‘삼성기유첩’을 통해 19세기 화가들이 바라본 안양의 풍경과 유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사)한국미술사학회(회장 강희정)는 (재)안양문화예술재단 안양박물관(이사장 최대호)과 공동으로 오는 23일 학술대회 '19세기 화가의 눈으로 본 안양'을 개최한다. 이번 학술행사는 안양박물관이 소장한 서화첩 ‘삼성기유첩’의 학술적 가치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기유첩’은 조선 후기 문인들이 관악산과 삼성산을 유람하며 남긴 시문과 산수화, 묵매도 등을 묶은 화첩으로, 19세기 안양 지역의 자연과 유적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삼막사, 염불암, 망해루, 불성사 등 현 안양예술공원 일대의 풍경과 함께,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안양사지 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역사·미술사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회화사, 서예사, 한문학, 고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삼성기유첩의 다층적인 의미를 분석한다. △정재은(안양박물관)은 '삼성기유첩에 담긴 안양의 유적', △이종묵(서울대)은 '운초 박지수와의 관련성', △류승민(국가유산청)은 '19세기 조선 첩학(帖學) 전통', △이경화(서울대 규장각)은 '삼성산과 관악산 명소의 회화적 재현 방식', △박정애(전남대)는 '실경산수화의 전개와 삼성기유첩'을 주제로 발표한다. 또한, △임동민(계명대)은 '안양사지의 역사적 층위', △이용진(동국대)은 '안양 마애 타종상의 범종과 승려상”을 통해 관련 유적의 역사성과 박물관 내 소장품의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한다. 학술대회는 일반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안양박물관 누리집(www.ayac.or.kr/museum)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05/20
굿맨갤러리 전속 윤종숙, 서울서 개인전…추상화인데 봄 풍경 “작가로서 높이 날고 싶다. 내 그림에 좋은 삶을 주고 싶다. 그런 삶이 예술가에겐 사치다.” 최근 뉴욕의 대표 화랑 마리안 굿맨 갤러리 전속 작가로 영입된 윤종숙 작가가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윤종숙은 이 화랑의 첫 한국 작가로, 마우리치오 카텔란, 피에르 위그, 토니 크랙 등 세계적 작가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서울 통의동 리안갤러리에서 6월 28일까지 열리는 전시 제목은 '봄(Bom)'. 영어 ‘Spring’이 아닌 우리말 ‘봄(Bom)’이다. 화사하고 투명한 봄의 정경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작품 제목들도 작가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낸다. ‘봄(Bom)’, ‘산(San)’, ‘아산(Asan)’ 등 한국어 고유어를 사용해 정서적 뿌리를 강조했다. 윤종숙은 1965년 충남 온양(현 아산)에서 태어나, 독일 뒤셀도르프를 기반으로 30년 넘게 활동해온 재독 작가다.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기억 속 풍경을 색과 붓질로 환기한 회화 15점을 선보인다. 대표작 ‘진달래’는 분홍빛 들판과 오렌지색 길, 연노랑 산이 겹치고 아스라한 고향의 정경이 펼쳐지고, ‘구름 한 점’은 흰 구름과 회색 먹구름이 부유하듯 걸려 있다. ‘나의 고향’에는 황토 구릉과 그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이 암시된다. 작가는 스케치도, 미리 정해둔 제목도 없이 작업한다. 감정이 쌓이고, 흔적이 겹치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긁어내고 다시 덧칠한다. “실수는 없다. 계획과 다른 흔적들이 오히려 작품을 강하게 만든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 즉흥성은 화면 위에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번진다. 윤종숙의 회화는 단순한 추상이 아니다. 영화가 초당 24프레임으로 시간의 연쇄를 구성한다면, 그녀의 회화는 하나의 정지된 프레임 안에 수많은 기억과 감각을 집약해 시공간을 압축한다. 태양, 구름, 언덕, 호수 같은 기억의 원형들이 단일한 장면에 응축되며, 기계적 원근법보다 심리와 정서를 따라 재구성된 풍경은 아득하고 시적이다. 유진상 미술평론가는 “윤종숙의 회화는 세계의 단면을 하나의 프레임에 추상화한다”며 “구체화되기 전의 감정과 기억의 떨림이 거대한 색면으로 표출된다”고 평했다. 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