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예식장엔 태극기가?…'서울 가족 삼대의 결혼이야기' 전시 서울역사박물관은 광복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서울시민의 결혼문화 변천을 이야기하는 '서울 가족 삼대의 결혼이야기' 기획전시를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1888년 정동교회에서 아펜젤러 선교사의 주례로 최초의 신식 결혼이 치러진 이후 전통과 외래 문화가 결합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서울시민들의 결혼 문화를 보여준다. '1부 만남에서 결혼 준비까지: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서'에서는 배우자를 만나는 방법부터 결혼 날짜 정하기, 예물·예단, 혼수 준비하기 등 경제 발전 과정과 맞물려 발달한 결혼 산업의 모습을 관련 유물, 사진, 영상 등으로 만나볼 수 있다. 중매결혼에서 연애결혼으로, 약혼식에서 상견례로 변화한 시대별 결혼 준비 과정과 과거 혼수와 예물·예단으로 쓰였던 요강, 이불, 재봉틀, 시계, 반지, 함 등 관련 유물도 전시된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함진아비'와 '함 들이기' 영상도 마련된다. '2부 결혼식:인생 최고의 이벤트'에서는 결혼식 장소와 모습의 변화, 답례품, 피로연의 변화 등이 시대별로 소개된다. 과거 엄숙했던 결혼식 풍경부터, 나만의 축제로 결혼식을 즐기는 최근의 모습까지 관련 자료와 영상 등으로 만나 볼 수 있다. 태극기가 걸린 1950년대 결혼식장 모습과 꽃으로 장식된 신부대기실로 꾸며진 '포토존'에서 나만의 사진도 남길 수 있다. '3부 새로운 출발:꿈에서 현실로'에서는 시대별 신혼여행 사진을 볼 수 있다. 택시를 타고 남산을 드라이브했던 조부모 세대부터, 제주도에서 택시기사의 지휘 아래 열심히 포즈를 취해야했던 부모 세대, 결혼 준비로 쌓인 피로를 풀며 추억을 쌓는 요즘 세대의 신혼여행 모습을 사진과 영상, 유물 등으로 관람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최병구 관장은 "이번 전시를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며 서로의 결혼식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이날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주말 모두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생활사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11/08
명품과 작품 ‘고통스러운 쾌락’…차영석, 주이상스 개인전 명품 가방, 롤렉스 시계, 나이키 운동화가 제품에서 작품으로 변신해 또 다시 욕망을 자극한다. 아트페어마다 완판행진을 기록한 작가 차영석의 그림이다. 그의 사물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 한다. 차영석은 대상의 형태와 그 형태를 채우는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작업 방식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발견했다. 디테일에 완벽한 명품에 대한 오마주는 시각적 유희를 넘어 ‘주이상스(Jouissance)’에 도달했다. ‘주이상스'는 정신분석학 용어로 쾌락의 원칙을 넘어서 쾌락 자체가 고통으로 경험되는 ‘고통스러운 쾌락’을 말한다. 괴롭고 고통스러운 병리적인 증상을 즐기면서 역설적으로 만족을 얻게 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치도록 그리고 그려서 나온 그림은 명품의 단계를 넘어섰다. 사물을 해석하는 고집스러운 조형 실험의 끝판왕이다.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3년 만에 차영석 개인전이 열린다. 8일부터 28일까지 약 3주간 회화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 오랜 시간 '사물'에 집중해온 '차영석 회화'는 단순한 재현이 아닌 섬세한 관심과 집요한 관찰을 통해서 사물의 본질을 드러낸다. 작품 속에 드러나는 수집품들은 단순한 개인 욕망의 발현 일 뿐 만 아니라 그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이 속한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스니커즈, 시계 등 그 동안 보여주었던 사물의 영역에서 확장되어 보석, 스카프와 같은 더욱 다양한 사물들을 등장한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추정가 60억~90억에 달하는 고가의 보석은 오로지 연필 하나로만 묘사되어있다. 우리의 눈을 현혹시키는 광택과 컬러가 배제된 보석은 그 자체의 형태만 남아 있을 뿐이다. 같은 방식으로 그려진 명품 브랜드의 스카프 역시 색감과 질감이 배제됨으로써 패턴에 집중하게 된다. 이화익갤러리 대표는 "차영석 작가가 사물을 해석하는 방식은 눈부신 보석과 화려한 스카프의 본질을 마주하게 될 뿐 만 아니라, 모노톤으로 집요하게 묘사된 사물들은 새로운 미감을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차영석은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사를 마치고, 한국 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졸업했다. 2009년 금호 영 아티스트로 선발되어 금호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15번째 개인전이다. 2024/11/08
배원규 숭실대 교수, 독사 어금니 모사 마이크로니들 특별전 숭실대(총장 장범식)는 배원규 전기공학부 교수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지난달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개최되는 특별전 '모방하는 인간, 호모 미메티쿠스(Homo mimeticus)'에 참가해 독사 어금니를 모사한 주사바늘인 마이크로니들을 전시한다. 숭실대는 이번 전시가 자연에서 얻은 영감이 실제 삶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최신 연구 현황을 소개하며 국내 자연모사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명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배 교수에 의해 2019년에 처음 소개된 독사 어금니를 모사한 마이크로니들은 약 1mm 크기로 독사의 어금니 구조를 모방해 통증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약물 전달을 가능하게 한다. 이 기술은 모세관 현상과 마이크로 채널을 이용한 약물 전달 원리에 기반한다. 독사의 송곳니처럼 디자인된 마이크로니들의 내부에는 작은 채널이 있어 약물이 피부 속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니들의 길이와 각도는 최소한의 힘으로도 피부에 정확히 삽입될 수 있도록 최적화돼 있으며 모세관 현상을 통해 약물이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전달된다. 기존 주사 방식에 비해 통증과 침습성이 크게 줄어들어 백신 접종이나 약물 전달이 필요한 의료 및 미용 분야에서 높은 응용 가능성을 가진다. 해당 연구는 기존 주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 전달 방법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배 교수는 "이번 특별전은 국내에서 순수 개발된 독사 어금니 약물 전달 기술을 소개하고 자연모사공학을 널리 알리는 뜻깊은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2024/11/07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33일간 유료관람객 18만여명 '2024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33일간의 대장정 끝에 유료관람객 18만4051명, 입장권 등 매출 41억원, 순수익 5억원을 달성했다. 7일 이상근 고성군수는 고성군청 중회의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2024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의 개최 이의, 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먼저 이 군수는 "'대한민국 공룡 1번지' 경남 고성군에서 지난 10월2일부터 11월3일까지 33일간 당항포관광지에서 진행된 ‘2024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33일간의 행사 기간에 18만4051명의 유료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사업비 27억원으로 4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군수는 "'공룡과 나'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4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는 오색단풍이 물든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에거 가족과 한께하는 가을의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행사 기간 중 잦은 강우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인공지능(AI)공룡, 파충류 전시, 서커스 공연, 레코드판(LP)음악카페, 바비큐 시식회 등 새롭고 차별화된 프로그램들과 한층 업그레이드 된 퍼레이드를 통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지난 엑스포와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 노력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은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엑스포 기간 중 군민스태프 140명이 채용되어 4억여 원의 인건비가지급되었으며 지역 특산품 판매장 운영을 통해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일정 금액 이상 현장권 구매자에게 고성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를 6000만원 상당을 유통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지역경제 파급 효과로는 186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지난해보다 3800여명의 관람객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행사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응답자의 94%가 향후 공룡엑스포 개최 시 방문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다만 먹거리 품질과 일부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내년 공룡엑스포 행사로는 4계절(봄은 학습체험 위주, 여름은 물놀이 등) 축제와 중국, 미국, 일본 등 고성군의 자매도시의 특색있는 공연단 참가 등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2024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어려운 기상 조건 속에서도 다채로운 콘텐츠로 많은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엑스포의 성공은 자원봉사자, 군민, 관계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과 시설 개선을 통해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며, 설문조사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차기 공룡엑스포는 퍼레이드와 서커스 공연을 비롯한 인기 프로그램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양한 연령층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여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덧붙혔다. 한편 엑스포가 열렸던 당항포관광지는 12월2일까지 휴장한 후 3일부터 운영한다. 관련 문의는 전화(055-670-7400로 가능하다. 2024/11/07
한화문화재단, '영민 해외 레지던시 지원 프로그램' 작가 공모 한화문화재단이 2025년 '영민 해외 레지던시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유망한 신진 예술가를 오는 11일부터 24일까지 모집한다. 3년 차를 맞는 '영민 해외 레지던시 지원 프로그램'은 3개국 4곳의 예술협력기관에 참여할 5명의 예술가를 선발한다. 퐁피두센터 유치사업 추진과 함께 국내 문화예술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예술가 지원사업이다. 추진 협력기관도 글로벌 예술의 핵심인 뉴욕과 런던 지역까지 확대했다. 미국 뉴욕의 아트 오마이(Art OMI), 미국 나파밸리의 세븐 스톤즈(Seven Stones Estate), 영국 런던의 가스웍스(Gasworks), 프랑스 레삭의 보부쉐(Domaine de Boisbuchet)까지 4곳이다. 선발된 예술가들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예술가, 큐레이터, 비평가와 교류하고 글로벌 예술가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1차 서류심사,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 3차 해외 기관 심사를 거쳐 최종 참가자를 선발한다. ◆영민 해외 레지던시 지원 프로그램'은? 젊은 한국 작가들의 국제화에 관심이 많았던 故 서영민 여사(김승연 회장의 부인)의 뜻을 기려 2023년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해외 레지던시 참여 기간이 종료된 뒤에도 비평가 매칭, 정기 모임,멘토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작가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한화문화재단은 “유망 작가들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 역할을 통해 국내문화예술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영민 해외 레지던시지원 프로그램이 신진 예술인 지원 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4/11/07
남산골한옥마을서 한지 활용한 설치예술 '백야' 전시 서울시 남산골한옥마을은 오는 14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2024 남산골 하우스뮤지엄 '백야' 전시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김선희, 손상우, 양지윤이 한지를 활용해 만든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백야(白夜)다. 백야는 '겨울밤에도 밝게 빛나는 남산골한옥마을의 모습과 백(百)번의 반복으로 만들어지는 백(白)색 한지'라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 장소는 남산골한옥마을 관훈동 민씨가옥과 전통공예관이다. 김선희 작가의 '라이트 라이츠-메모리즈(Light Lights – Memories)'는 겹겹이 설치된 한지에 빛을 투과시킨 작품이다. 작가는 빛을 매개로 인지와 감각의 경계를 탐구한다. 물건, 비디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빛을 표현한다. 손상우 작가는 주춧돌에서 착안한 좌식 찻상과 소반 등 한옥과 어우러진 작품들을 소개한다. 그는 한지와 합성수지를 조합해 안개를 표현하며 실용적인 가구를 제작했다. 양지윤 작가는 '한지 모빌'의 시각적 재미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풀, 물, 돌의 모양을 은유한 '물의 모양', '빛의 모양'을 모빌로 만들어 설치한다. 전통공예관에서는 세 작가의 대표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김선희 작가의 '라이트 라이츠' 시리즈의 신작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가 설치된다. 손상우 작가는 '소반'의 제작 과정을 공개해 작품 이해를 돕는다. 양지윤 작가는 주 전시장과 이어지는 작품을 소품으로 전시한다. 전시를 찾는 관람객과의 소통을 위해 오는 16일 오후 5시와 23일 오후 2시에 '작가와의 대화'를 연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정기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서울 문화의 밤'인 매주 금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건태 서울시 문화유산활용과장은 "이번 전시는 전통 소재인 한지의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전시"라며 "우리 문화유산이 단순한 보존의 대상이 아닌 현대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11/07
미술 경매시장 최악의 계절…3분기 낙찰 26% 폭락 대안은? 미술 경매시장이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기불황 침체로 더욱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기업부설연구소 카이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7, 8, 9월) 국내 9개 경매사의 낙찰 총액은 약 237억5025만 원으로, 2023년 321억7596만 원 대비 26.19% 하락했다. ◆국내 경매 -26.19% 하락…온라인 경매 활발 전년 동기 대비 서울옥션은 -28%, 케이옥션은 –12%, 마이아트옥션은 -52%를 기록했다. 총 경매 횟수는 2023년 대비 2회 감소, 전체 출품 수량은 2023년 7118점에서 6045점으로 15.07% 감소했다. 오프라인 경매의 출품 수량은 1312점에서 1302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온라인 경매는 5806점에서 4743점으로 1000여점 이상 감소했다. 3분기 낙찰 작품 평균가액은 약 8.51% 하락했다. 낙찰총액 기준 1위는 케이옥션, 2위 서울옥션, 3위 마이아트 옥션 순으로 나타났다. 케이옥션은 전년대비 오프라인 낙찰총액은 45% 감소했으나 온라인 낙찰총액은 전년 대비 2.6배 상승, 온라인 활성화 전략을 통해 낙찰 총액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옥션은 전년대비 오프라인 경매 횟수를 1회 늘렸고, 온라인 경매횟수는 6회 늘렸다. 케이옥션은 침체기 시장에서 온라인 경매에 힘을 싣고 활성화하는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서울옥션의 낙찰총액을 앞섰다. 온라인 경매는 오프라인 경매 대비 상대적으로 출품작 선별 기준이 낮고, 중저가의 작품이나 시장 기반이 약한 작가의 작품들에게도 비교적 열려 있다. 또한 드로잉이나 판화 등 가벼운 매체의 작품들을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과 일정 기간 노출된 후 사라진다는 일회성이 오프라인 경매 대비 매력적인 부분으로 작용한다. 구매자보다 판매자가 많은 현재 시점에서는 중저가의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다. ◆해외경매 블루칩 : 침체기 시장을 버텨 낼 수 있는 힘 해외 시장에서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가을 경매인 크리스티 홍콩 경매가 전년 대비 25.99%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조정기나 침체기 시장에도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파블로 피카소와 같은 소위 트로피 작가들의 결과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결과다. 이들 작가군은 주요 미술시장이 침체기를 버텨 내었던 지지 기반이 되어왔다. 국내에서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이우환, 윤형근, 정상화 등 검증된 작가군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여기에 이대원, 김종학 등의 주요 작가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방식이어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이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 정준모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 여건은 회복세를 보인 홍콩시장이나 다양한 현대 작가 포트폴리오와 트로피 작가군을 보유한 서구 미술시장과는 달리 제도적 기반이 미약한 국내 미술시장에서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결국 미술시장의 불확실성을 타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시장에서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기업부설 EMI연구소는 이제 한국 미술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경매사들은 서구 빅3 경매사와 작품 수급 경쟁을 해야 하지만, 오랜 거래의 역사를 지니고 있고,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이들과의 파워 게임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의 고미술품을 다루는 국내 경매사들은 상대적으로 작품 수급에서 경쟁력이 크다. 한국화, 도자기, 골동 등 고미술품을 주 종목으로 하는 경매사인 마이아트, 아이옥션의 연계된 움직임은 글로벌화된 미술시장의 흐름 속에서 한국 미술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가늠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한다"고 알렸다. 2024/11/07
가을 화단 접수한 MZ 여성 작가… '붓질' 이진한 VS '재봉' 안현정 가을 전시 성수기 속 메이저 화랑가가 밀집한 삼청동에 MZ 여성 작가 2명의 전시가 주목받고 있다. 중견·대가들의 전시가 북적이던 예전과 달리 해외 유학파 신작전으로 글로벌한 감각을 뽐낸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게 특징이다. 갤러리현대가 전관을 내준 이진한 개인전은 '요즘 그림' 스타일로, 자유분방한 회화의 발랄함을 보여준다. 영국에서 15년 간 거주하며 겪은 이방인의 정체성과 실패한 사랑의 아픈 감정을 생동감 있는 '만화 일기'처럼 그려냈다. 백아트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 안현정 작가는 독특한 '재봉 회화'를 선보인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는 작가는 조각들을 재봉으로 연결하고 확장하는 추상 회화의 색다른 묘미를 전한다. 그림은 번역된 글이다. 완전히 달라 보이는 작업이지만 인생의 희로애락 감정과 일상 풍경을 화면에 치환한 작품은 깊은 사유로 탄탄한 내공을 전한다. 전진하고 있는 두 여성 작가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미술 시장의 틈을 채우고 있다. ◆갤러리현대, 이진한 'Lucid Dreams' 이진한 작가는 그림 그리는 행위는 1인극, 독백 하는 연극 무대 같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작품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장면이 많다. 6일 갤러리현대에서 첫 전시를 연 이진한 개인전 'Lucid Dreams'은 작가의 인생 이야기가 압축됐다. 2007년 런던으로 건너가 2008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점부터, 15년간의 영국 생활과 귀국한 이후 현재까지의 작품 25점을 선보인다. 타국에서 경험한 언어적 소외감과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체온을 통해 전달되는 친밀함 등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꿈과 현실이 혼합된 듯한 화면으로 드러냈다. 이진한은 "그 모든 ‘번역 불가능한(untranslatable)’ 순간을 위해 회화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제 안에 있는 것,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그것을 그려낼 때 보다 너그럽고 포용적인 그림이 될 것이라고, 아무도 배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진한은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런던 세인트 마틴과 골드스미스에서 석사 학위, 2021년 런던 UCL 슬레이드 미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33회 중앙미술대전(2011)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12월22일까지. ◆백아트 서울, 안현정 개인전 '틈, 연결 너머' 7일부터 여는 백아트서울의 안현정(38)개인전은 자세히 보면 놀란다. 천으로 선과 면을 만들어 서늘한 추상화에 따뜻한 손길을 덧댔다. 재봉은 '틈, 연결 너머'로 연결하는 도구로 하늘과 구름, 자연과 우주를 투영하여 유기적인 선과 밝고 다채로운 색채로 나아가게 한다. 2018년 메사추세츠 현대미술관 스튜디오 레지던시에서 우연한 기회에 재봉을 접한 후 작업이 전환됐다. 재봉질을 통해 만들어내는 다른 종류의 감각, 의지와 다르게 우연이 포함되는 상황이 미니멀한 '재봉 공간 회화'로 탄생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과 서울 두 대도시를 오가며 작업하는 작가가 하늘에 위안을 받았던 경험을 담은 신작을 전시한다. "내 작업은 그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작가는 조각된 천을 이으면서 우연적이고 자연스러운 선과 틈을 만들어냈다. 특히 조각 된 천은 '캔버스 천'으로 그 자체의 색과 여백의 미감으로 눈길을 끈다. 재봉선으로 틈 만들기와 메우기로 연결되는 작업은 할아버지인 단색화가 정상화 화백의 DNA가 숨어있다. 안현정 작가는 덕성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순수미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9년 이탈리아 반디토아트 신진작가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2025년 1월18일까지. 2024/11/06
한강 작가 20여년 거주한 강북구, 노벨상 기념 특별 행사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정보도서관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한강 작가는 약 20여년간 강북구 수유리에서 거주했으며 '언젠가 돌아가고 싶은 곳'으로 수유리를 언급해왔다. 이를 기념해 강북문화정보도서관은 '한강과 수유리'의 특별한 인연을 조명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한강을 알다'는 한강 작가와 노벨문학상 관련 온라인 전시다. 지난달 21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총 5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작가 소개, 북큐레이션, 한강 작가가 살았던 강북구 수유리 관련 전시가 공개됐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 전시, '소년이 온다' 원화 전시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강을 읽다'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 '채식주의자'를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삶을 돌아보는 깊이 읽기 강의다. 경상대 국어교육과 한귀은 교수가 6일부터 2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비대면 강의한다. '한강을 사유하다'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 4권을 읽고 사회적 배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다. 오는 10일부터 12월1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강북문화정보도서관에서 조연정 문학평론가(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가 진행한다. 참여 신청은 강북문화정보도서관 홈페이지(https://www.gblib.or.kr/gangbuk/)에서 가능하다. 지난 5일 강북문화정보도서관 1층 모두의열람실에서 '한강 문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광호 문학평론가(문학과지성사 대표)가 강연했다. 이 평론가는 한강 작가의 문학적 뿌리와 작품을 읽는 방법,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작가 한강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2024/11/06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 꿈잼학교' 4년 만에 재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은 청소년 예술진로 체험 '대학로 꿈잼학교'를 코로나19 이후 4년만에 재개한다. '대학로 꿈잼학교'는 자유학년(기)제 대상 청소년에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장인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을 활용해 무대 관련 예술체험과 진로 탐색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따라, 중학교 학생들을 위해 색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6년 9월 자유학기제 연계 청소년 예술진로체험으로 시작해 지난 2017년말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9년까지 '공연장 투어, '나도 배우', '나도 무용가' 세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가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 올해 재개되는 '대학로 꿈잼학교'는 오는 7일부터 12월11일까지 '나도 배우'로 진행된다. 이전 과정에서 가장 호응이 높았던 연극분야 진로 체험 수업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청소년 문학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한 극 속의 상황에 들어가 실제 배우들과 연극배우가 되는 훈련과 작품 참여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 진행 장소는 평소 실제 배우와 무용수가 연습하는 대학로예술극장 스튜디오 하늘에서 펼쳐진다. 서울지역 12개 중학교에서 학생 270명이 참여한다. 참여학생들은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 협력을 통해 모집됐다. 내년에는 무용분야 '나도 무용가'를 추가해 확대 진행된다. 202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