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군례, 빛으로 되살아났다…실록박물관 디지털 실감영상 공개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서 화성 군례가 실감영상으로 재현된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은 5월 24일까지 강원 평창군에 있는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춘계 테마전 '그날, 화성의 군례; 빛으로 되살아난 왕의 군대'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화성은 정조가 경기 수원에 쌓은 성으로 생부인 사도세자의 무덤을 수원으로 옮기면서 지은 성이고, 군례는 조선시대 중요한 다섯 가지 의례 중 하나로 진법 훈련과 군사 사열, 활쏘기 등으로 구성됐다. 박물관은 "조선시대 왕실 기록유산 전문 박물관인 실록박물관이 있는 오대산 권역을 방문하는 봄철 관람객에게 기록유산을 새롭게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 국가유산진흥원이 제작한 디지털 실감영상 '실감의궤 군례: 군사시열'이 재생된다. 수원화성 축조와 정조의 화성 행차 과정을 한글로 기록한 '뎡니의궤'의 '동장대시열도'와 '연기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의궤 속 복식과 의례 절차, 진형 이동, 군사 신호 등 전 과정을 실감형 콘텐츠로 구현했다. 관련 유물도 볼 수 있다. 1795년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화성 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와 1793년부터 1797년까지 수원화성 축조 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다. 화성 행차 배경과 군사 훈련이 이뤄진 배경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화성능행도병풍'에는 서장대(서쪽 군사 지휘소)에서 야간 군사 훈련, 득중정(활을 쏘기 위해 지은 정자)에서 활쏘기, 매화포(땅속에 묻은 화포) 터뜨리기, 호위 군사 행렬 등이 담겨 있다. 박물관 관람료는 없으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2026/04/14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으로 놀러 오세요"…‘이정윤: 노래하는 집’ 벽돌과 유리로 지어진 집이 리듬을 갖기 시작했다. 붉은 벽돌 벽난로와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남아 있는 내부 공간에 색색의 봉제와 패브릭 오브제들이 더해지며 공간은 생기를 띤다. 성북구립미술관이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에서 17일 개막하는 기획전 ‘이정윤: 노래하는 집’은 건축가 김중업의 공간을 동시대 시각예술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다. 건축을 기능적 구조가 아닌 하나의 예술로 인식했던 김중업의 철학을 바탕으로, 공간을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이정윤은 공기 조형물, 봉제 인형, 유리 조각 등 유연하고 불안정한 재료를 활용해 고정된 형식과 의미를 벗어난 조형 언어를 탐구해왔다. 코끼리, 고양이, 레몬 등 일상적이고 유희적인 이미지가 결합된 작업은 서로 다른 존재와 감각을 연결하는 데 방점을 둔다. 전시는 작가의 그림책 『액체 고양이와 다정한 오너먼트』를 바탕으로 한 ‘다정한 오너먼트’ 시리즈 신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반려 고양이 ‘마리’에서 출발한 ‘액체 고양이’는 형태를 고정하지 않고 이동과 변형을 거듭하는 존재로, 작가가 탐구해온 유동적 존재 방식을 상징한다. 특히 ‘노래하는 집’(2026), ‘다정한 오너먼트’(2026), ‘다정한 오너먼트: 씨앗’(2026) 등은 정원, 온실, 벽난로, 한옥식 우물마루, 스테인드글라스 창 등 건축 요소와 결합해 새로운 의미를 생성한다. 작품들은 공간 속에서 음표처럼 부유하며 서로 호응하고, 그 리듬은 건축 전반으로 확장된다. 성북구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김중업의 건축적 유산을 동시대 작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라며 “관람객들이 공간을 거닐며 다양한 감각이 교차하는 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11월 21일까지 열리는 전시 관람은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가능하다. 2026/04/14
단순해 보이지만…하태임 컬러밴드는 ‘겹쳐진 시간의 층’ 미술계에서 익숙한 하태임의 ‘컬러 밴드’는 쉬워 보인다. 그러나 그 단순함은 반복과 기다림으로 축적된 시간의 결과다. 작업은 한 번의 붓질로 완성되지 않는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색을 쌓고, 일정 시간의 건조 과정을 거친 뒤 다음 색띠를 덧입힌다. 약 두 시간의 간격을 두고 이어지는 이 반복 속에서 이전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화면에 스며들고, 색과 색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전이와 투명성이 형성된다. 겉으로는 일필휘지의 제스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방식이다. 하나의 컬러 밴드가 완성되어야만 다음 행위로 나아갈 수 있으며, 최소 7~8회 이상의 반복적 붓질과 건조 과정을 거친다. 이로 인해 작품 한 점이 완성되기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작업 방식에 대해 정연심 홍익대 교수는 고대 필사본의 기록 방식에서 유래한 ‘팔림프세스트(palimpsest)’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전의 흔적을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면서도 과거의 층위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구조처럼, 하태임의 회화 역시 지움과 생성이 공존하는 다층적 시간의 공간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이 중첩의 회화는 작가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축적된 경험과 기억, 관계의 변화는 색의 층위로 화면에 스며든다. 서로 겹치고 어긋나는 색띠들은 관계망처럼 교차하며 고유한 리듬을 형성한다. 하태임에게 색은 시각적 요소를 넘어 감정의 흔적이자 존재의 기록이다. 신작 컬러 밴드를 선보이는 하태임의 개인전 ‘PALIMPSET_겹쳐진 시간의 층’이 부산 해운대 OKNP에서 23일부터 5월 17일까지 열린다. 2026/04/14
보스턴미술관장 첫 방한…KF 초청으로 한국 미술계 주요 기관 면담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 송기도)은 13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보스턴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의 피에르 테르자니안 관장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테르자니안 관장의 이번 방한은 취임 이후 첫 한국 방문이다. 방한 기간 동안 KF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국제갤러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주요 기관과 면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갤러리 현대, 페로탕 서울,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을 방문해 한국 미술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보스턴미술관은 약 50만 점의 소장품을 보유한 미국 대표 미술관으로, 이 가운데 약 11만 점이 아시아 미술품이다. 1982년 한국실을 개설해 고려청자와 불화 등 1000여 점의 한국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Hallyu! The Korean Wave’ 전시를 개최하는 등 한국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해왔다. KF 관계자는 “보스턴미술관은 한국실 개보수와 한국 전문 기금 큐레이터직 설치 추진 등 협력을 이어온 주요 파트너”라며 “이번 방한이 미국 내 한국 문화 확산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04/13
한국도로공사 '제24회 길 사진 공모전' 개최…총상금 2760만원 한국도로공사(사장 직무대행 이상재)는 ‘우리나라의 길’을 주제로 ‘2026년 길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진 공모전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해 국민과 함께 길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공유해 온 도로공사의 대표 공모전으로 올해로 24회를 맞는다. 올해 공모전은 ▲고속도로 부문 ▲일반도로 부문 ▲특별 부문(Safety & Smart)으로 진행되며 참가자는 1인당 최대 5점까지 출품할 수 있다. 접수기간은 13일부터 5월29일까지 길 사진 공모전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수상작은 올 6월 중 발표되며, 대상(상금 400만원, 1점), 금상(250만원, 3점), 은상(150만원, 3점), 동상(70만원, 6점), 입선(20만원, 37점)으로 각각 총 50점의 수상작에 총 276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대상 수상작은 고속도로 부문에서 선정한다. 수상작은 한국도로공사 본사, 수목원 및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전시될 예정이며 공모전 누리집에서는 역대 수상작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길 뿐만 아니라 길 위의 시설물이나 사람들도 사진전의 주요 주제가 되는 만큼, 다양한 시각과 개성을 담은 독창적인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4/13
이두식, 타계 13년 만의 회고전…선화랑서 ‘축제’ 15일 개막 한국 추상미술 거장 이두식(1947~2013) 화백의 ‘축제’가 13년 만에 다시 펼쳐진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은 오는 15일부터 이두식 회고전 ‘다시 만난 축제-표현·색·추상…그 너머’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 타계 13주기를 맞아 마련된 자리로, 회화와 드로잉 등 60여 점을 통해 그의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특히 대표 연작 ‘Festival(축제)’를 중심으로 색채와 몸짓이 만들어내는 독자적 추상 언어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이두식은 생전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이자 예술행정가로, '미술계 마당발'로 유명했다. 1947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4년 모교 회화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29년간 후학을 양성했으며, 홍익대 미술대 학장과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88년 선미술상 수상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한국적 오방색을 바탕으로 강렬한 색채와 리듬감 있는 화면을 구축하며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완성했다. ‘축제’ 연작은 생의 에너지와 기운을 화면에 응축한 대표 작업으로 평가된다. 작가의 회화는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초기에는 앵포르멜적 실험과 기하학적 추상이 결합된 작업을 선보였고, 이후 ‘생의 기원’을 주제로 한 표현주의적 회화를 거쳐, 1988년 이후에는 ‘축제’ 연작으로 대표되는 색채 중심의 추상 회화를 확립했다. 특히 ‘축제’ 시리즈는 전통 오방색의 원색을 과감하게 활용해 화면을 채우며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작업으로 평가된다. 작가는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그림”을 지향하며 삶의 기쁨과 생동감을 화폭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초기 ‘생의 기원’부터 ‘축제’, 말년의 ‘심상’ 시리즈까지를 아우르며 작가의 전 시기를 조망한다. 선화랑과의 인연 역시 이번 전시의 중요한 배경이다. 이두식은 1988년 선미술상 수상을 계기로 선화랑과 관계를 이어왔으며, 2012년에는 대규모 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한국화랑협회 이성훈 회장과 선화랑 원혜경 대표는 “이번 전시는 작가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자리”라며 “이두식 회화의 본질인 색과 에너지, 그리고 생의 기운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6/04/13
“기와집 15채 값도 아깝지 않았다”…간송 전형필의 '문화보국' 기와집 15채 값이었다. 그래도 사야 했다. 1936년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장. 일본 거상 야마나카 상회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간송 전형필은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을 1만4580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조선 유물 경매 사상 최고가였다. 이 사건은 같은 해 11월 23일자 ‘경성일보’에도 실렸다. 신문은 “이조염부란진사철사국문대병은 문양과 소성, 공합이 뛰어나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결국 1만4580원이라는 전례 없는 고가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당시 이 작품은 모리 고이치가 480원에 들여와 애장하던 것으로, 경매를 통해 조선 유물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쓴 사례였다. 이 병은 청화·철화·동화 세 가지 안료를 모두 사용한 조선 도자 기술의 정수로, 국화와 난, 그리고 그 사이를 노니는 벌레를 정교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참기름을 담던 생활 용기였지만, 점차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가격이 상승하던 작품이었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1906~1962) 탄신 120주년을 맞아 오는 15일부터 특별전 ‘문화보국: 신념으로 지켜낸 우리의 얼’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조선 문화유산이 일본으로 유출되던 경성 고미술 경매장에서 간송이 되찾아온 서화와 도자를 한자리에 모아 그의 수집 여정을 조명한다. 1922년 일본 골동상들이 설립한 경성미술구락부는 조선 최대 미술품 거래 기관이었지만, 동시에 문화유산 유출의 통로였다. 해방 전까지 260여 회의 경매가 열렸고, 낙찰 총액은 1935년 12만5000엔에서 1941년 37만5000엔으로 급증했다. 이 공간에서 간송은 일본인 중개인을 내세워 조용히 경합에 참여했다. 1930년 첫 낙찰을 시작으로 1944년까지 이어진 그의 수집은 ‘구매’가 아닌 ‘수호’의 기록이었다. 간송의 수집은 개인의 취향을 넘어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실천이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 속에서 그의 ‘수집’은 또 다른 형태의 독립운동이었다. 전인건 관장은 “이번 전시는 간송컬렉션이 어떤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됐는지를 돌아보는 자리”라며 “작품 뒤에 담긴 수집의 역사와 문화유산 수호의 의미를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국보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을 비롯해 조선 회화와 백자, 추사 김정희 및 추사학파 서화 등 총 36건 46점이 공개된다. 특히 김명국의 ‘비급전관’, 심사정·강세황의 ‘표현연화첩’, 장승업의 ‘팔준도’, 김정희의 ‘침계’ 등 간송 컬렉션의 핵심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경매 도록을 1차 사료로 삼아 근대 미술시장의 유통과 수장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시는 간송 전형필의 수집 활동을 네 가지 축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먼저 조선 회화 전 시기를 아우르는 통사적 수집이다. 간송은 스승 위창 오세창의 수집 철학을 이어 특정 화가나 시기에 치우치지 않고 서화를 폭넓게 모으며 조선 미술사의 흐름을 기록하려 했다. 이어 1930년대 근대 고미술 시장에서 주목받은 조선백자 수집이 있다. 경성미술구락부 경매를 통해 매입한 백자들은 오늘날 간송미술관 도자 컬렉션의 핵심을 이룬다. 추사 김정희와 추사학파 관련 서화 수집도 중요한 축이다. 간송은 추사 계열 문인 서화를 집중적으로 확보해 조선 문인 문화의 계보를 보여주는 독보적인 컬렉션을 형성했다. 마지막으로 유실된 문화유산의 재입수 활동이다. 한국전쟁 이후 흩어진 유물을 다시 찾아오는 수집을 이어가며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의지를 실천했다. 연적(硯滴) 컬렉션도 이번 전시의 숨은 볼거리다. 용이 여의주를 쥔 형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백자청화철채반룡롱주형연적’을 비롯해, 전설 속 신수 해태를 형상화한 ‘백자해태형연적’과 ‘백자청화해태형연적’, 사자 모양의 ‘백자청화사자형연적’, 조선 기와집 형태의 ‘백자청화철채산수문가형연적’ 등 다양한 연적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와 함께 ‘백자석척뉴향꽂이’, ‘백자화형향꽂이’ 등 문방구로 사용된 생활 도자도 전시돼 조선 선비들의 서재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보화각 야외에는 1935년 경성미술구락부 경매를 통해 입수한 석호상 한 쌍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오는 6월에는 88년간 보화각을 지켜온 석사자상이 고향인 중국으로 돌아간다. 간송이 생전에 “제자리를 찾아주고자 했다”는 뜻에 따른 결정으로, ‘문화보국’의 정신이 타국 유산까지 존중하는 방향으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석사자상이 떠난 자리에는 석호상이 새롭게 놓인다. 몸을 곧게 세운 자세와 둥근 얼굴 등 독특한 조형미가 특징이다. 한편 간송미술관 소장품의 보존 관리는 국가유산청과의 협력 아래 복권기금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 역시 보존 처리를 마친 작품들이 복권기금 지원을 통해 공개됐다. 전영우 이사장은 “문화유산은 누군가 그것을 귀하게 여기고 지키려는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며 “간송의 수집 활동은 문화유산을 지켜낸 실천의 역사”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6월 14일까지 진행되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도슨트 프로그램은 하루 2회(오전 11시, 오후 2시) 운영되며 회당 30명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전시 관람은 회당 100명으로 제한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성인 5000원, 만 65세 이상과 청소년은 3000원, 특별권은 2000원이다. 2026/04/13
83년 떨어져 있던 월성 비편, 하나였다…한자리서 맞춰 공개 1937년과 2020년 경주 월성 일대에서 각각 수습된 비편(돌비석의 조각)이 83년의 시차를 넘어 원래 하나였던 것으로 확인돼 한자리에서 처음 공개된다. 13일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날부터 8월 17일까지 박물관 신라천년보고(보관시설)에서 '경주 월성 서편 수습 비편'을 특별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개되는 비편은 경주박물관이 일제강점기부터 소장하던 비편(가로 13.62㎝, 세로 11.13㎝, 두께 9.75㎝, 무게 약 1.23㎏)과 지난 2020년 경주연구소 발굴 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비편(가로 16.47㎝, 세로 16.58㎝, 두께 13.67㎝, 무게 약 2.7㎏)이다. 박물관 소장 비편 뒤에는 '소화 일이 육 이칠 서월성지 최'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이는 1937년 6월 27일 서월성지에서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 직원 최남주가 수습한 유물이라는 뜻으로 추정된다. 이번 공개는 연구소가 수습 비편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중에 박물관 소장 비편과의 관련성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두 비편의 석재 산지를 공동 분석한 결과, 모두 경주 남산 알칼리 화강암으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3차원(3D) 스캔 결과 두 비편의 파손편이 서로 맞물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비편에 새겨진 글씨가 신라비에서 흔치 않은 예서체로 확인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월 11일 신라사, 고구려사, 금석문, 서체 등 관련 전문 연구자들이 모여 실물을 살펴보고 연구 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리기도 했다. 당시 고구려사 연구자들은 비편 서체가 광개토대왕릉비와 유사한 예서(획이 복잡한 전서를 간략화한 서체)임을 들어 고구려 비석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라비에서는 일반적으로 해서(정자로 반듯하게 쓴 서체)가 사용된다. 반면 신라사 연구자들은 서체만으로 특정 시대, 국가, 지역 전유물로 보기 어렵다며 월성에서 출토된 점 등을 들어 신라인이 만들었을 견해를 제기했다. 연구소는 이달 중 비편의 조사 경위, 디지털 탁본 자료, 서체 비교 자료 등을 담은 '경주 월성 서편 수습 비편' 기초조사 자료집과 '월성 서편 수습 비편 전문가 포럼'의 단행본을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에 공개 배포할 예정이다. 2026/04/13
SK·포도뮤지엄, 美 메트·아시아미술관과 협력…“여성예술·韓 미술 세계화 지원” SK 제주 포도뮤지엄이 세계 주요 미술관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예술 지원에 나선다. 개관 5주년을 맞은 포도뮤지엄(총괄디렉터 김희영)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제 문화예술 네트워크 확대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포도뮤지엄은 4월부터 3년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주요 연례 프로그램 ‘Women & the Critical Eye’를 후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 소장가와 감정가, 예술가, 미술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여성 예술가와 전문가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행사는 오는 15일 ‘예술가와 모성’을 주제로 열리며, 모성이 예술적 실천과 창작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서 한국 단색화의 거장 하종현 작가의 미국 첫 회고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미술관과 포도뮤지엄이 협력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확장을 지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도뮤지엄은 이번 후원을 통해 한국 작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제 미술계와의 협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맥스 홀라인 관장은 “포도뮤지엄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3년간 주요 프로그램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뜻깊다”며 “이번 협력이 새로운 예술적 대화와 연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에 위치한 포도뮤지엄은 예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지향하며 지역과 세계를 잇는 교류를 이어왔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 전시는 인간 존재와 연결의 의미를 탐색하는 기획으로 관람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포도뮤지엄이 위치한 안덕면은 과거 관광객의 발길이 드문 중산간 지역이었지만, 2021년 개관전 이후 제주 문화예술 투어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했다. ‘제주에 가면 들르는 곳’에서 ‘포도뮤지엄을 찾기 위해 제주를 찾는 곳’으로 인식이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지난해 서울 삼청동에 문을 연 ‘선혜원 아트 프로젝트 1.0’을 통해 SK그룹 헤리티지 공간 선혜원의 의미를 동시대 예술로 재해석했다. 해당 전시는 프리즈 매거진과 아트아시아퍼시픽 등 해외 매체에서 ‘프리즈 서울 기간에 반드시 방문해야 할 전시’로 소개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포도뮤지엄은 “글로벌 문화예술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미술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4/13
유럽서 주목한 한국 비디오아트…"한류 이면 드러내"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한국 비디오아트 전시가 한류의 이면을 조명하는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현대미술관 MASI(Museo d’arte della Svizzera italiana)에서 열리고 있는 ‘K-NOW! Korean Video Art Today’전은 김아영, 박찬경, 제인 진 카이젠, 류성실, 전소정, 김희천, 최원준, 업체(eobchae) 등 한국 작가 8명이 참여해 K-팝과 K-드라마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 이미지 뒤에 가려진 한국 사회의 균열과 모순을 다룬다. 프란체스카 베니니와 문지윤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몰입형 구성으로 관람 경험을 확장하며, 비디오아트를 단순한 영상 매체를 넘어 사회 구조를 사유하는 확장된 예술 언어로 제시한다. 7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비디오아트를 수출 콘텐츠가 아닌 ‘현실을 기록하는 언어’로 제시한다. 틱톡, VR, CCTV 등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통해 초연결 사회의 구조와 감각을 탐색한다. 박찬경은 ‘시민의 숲’에서 동학농민운동부터 세월호 참사까지 한국 현대사의 단절된 기억을 소환하고, 제인 진 카이젠은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디아스포라 정체성과 상실의 문제를 풀어낸다. 전소정은 비무장지대(DMZ)를 생태적 공간으로 제시하면서도 그 이면의 긴장을 드러내고, 최원준은 이주 노동과 군사 기지 주변 공동체를 기록하며 변화하는 사회 구조를 보여준다. 김아영과 류성실은 플랫폼 노동과 디지털 감시 사회를 다루며 개인이 시스템 속에서 재구성되는 과정을 탐색한다. 영국 미술 전문 매체 프리즈(Frieze)는 “이번 전시는 디지털 매체를 통해 분절된 역사와 이동, 경제 구조를 따라가며, 한국 사회가 글로벌 이미지뿐 아니라 내부의 모순 속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