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 만난 유인촌 장관 "창극 축제 신설·지역 국립미술관 건립 추진"(종합)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예술계와 만나 업계의 어려움과 애로사항, 안정적 예술 지원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주요 협회·단체 및 업계 관계자들과 내년도 순수예술분야 지원 정책에 대한 방향을 의논했다. ◆창극 축제 신설, '대한민국은 공연중' 확대 개최 공연예술분야는 지역공연예술 생태계 조성과 단체 중심 예술 일자리를 체계화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축제 육성 및 시장기반 조성을 위해 문체부는 창극 중심 세계음악극 축제를 새로 만든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K-음악극 '창극'을 중심으로 동시대 전통음악극 특화 축제를 9월 신설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 시작한 '대한민국은 공연중'은 서울아트마켓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합 개최해 국내외 공연 유통 활성화를 꾀한다. 장르별 협회, 주요 매체 등을 통해 양질의 비평을 지원하고, 공연안전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해 공연안전에도 힘쓴다. 매크로 이용 여부와 관련 없이 모든 온라인 공연 암표를 처벌할 수 있도록 공연법 개정도 추진한다. 청년 공연예술가 육성을 위해서는 34세 이하 청년예술인 대상 청년교육단원 확대, 실무교육 및 국립단체 무대 경험 제공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우수예술단체를 지자체와 함께 선발해 심층 작품비평을 제공하는 등 지역 기반 단체도 키운다. ◆경력단계별 작가 지원, 지역 국립미술관 건립 확대 미술시장 진입부터 프로모션까지 경력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비엔날레와 연계한 특별전시를 지원(2024년 50명→2025년 75명)하고, 전속작가 지원규모는 올해 170명에서 내년 260명으로 늘린다. 지역 국립미술관은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 형태로 설립하는 새로운 운영모델 도입을 추진한다. 지역에서도 우수한 전시를 볼 수 있도록 공립·사립 미술관 소장품을 순회 전시한다. 최대 30건, 16억원 규모로 추진할 예정이다. 9월에는 전국 규모의 '대한민국 미술축제'를 개최한다. 방한 해외인사, 일반 국민 등 타깃별 전략적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비엔날레도 연계해 공예·수묵·사진 등 상대적으로 소외된 장르도 홍보를 강화한다. ◆신작 도서 국내외 보급…한국 문학 담론 형성 문학 분야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신작 도서를 국내외 문학관, 도서관 등 시설에 보급한다. 문화원, 세종학당 등 도서 보급 희망 시설을 대상으로 한국 문학 도서를 소개하는 협업 사업을 추진한다. 보급 도서가 민간의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작품에 대한 평론가나 인플루언서의 리뷰, 도서 전시 등 마케팅도 확대한다. 9월에는 '대한민국 문학축제'를 열어 문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번역가·출판 에이전시와 해외 출판사 간 B2B(기업간거래) 마켓을 확대한다. 해외 한국학학회, 교수 등과 협력해 한국 문학에 대한 연구 활성화 및 담론 형성을 추진한다. 해외 번역 출판, 출판 거래 촉진, 해외 교류 등도 확대할 방침이다. 유인촌 장관은 "최근 국내외의 여러 상황으로 인해 예술계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점을 알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우리 순수 예술의 도약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예술 현장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며 "예술 현장에서 내년도에 계획한 일들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12/27
올 한해 새로 개관한 미술 전시장 102개…강남 14곳 가장 많아 2024년 한 해 새롭게 개관한 미술 전시장은 전국에 총 102개로 작년보다 6곳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달진미술연구소가 한국박물관협회, 한국사립박물관협회,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한국화랑협회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국내 모든 지역이며,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전시공간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기념관, 갤러리카페 등을 포함했다.김달진미술연구소는 2005년부터 20년간 매년 조사 결과를 발표해 왔다. 전시장은 매년 개관 수가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감소하면서 2020년부터 전시공간 개관수가 감소했다. 2023년에는 32개 감소한 96개 였는데 2024년 다시 증가하여 102개로 조사됐다. 2024년 신규 전시공간을 지역별 분포도는 12월 기준 전국 102곳 중 서울이 37개(36.3%)로 가장 많다. 서울 외 기타 지역은 65개(63.7%)다. 서울 지역 중에서 강남구가 14개로 개관 수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종로구 8개, 서초구·용산구 각 3개, 송파구·중구 각 2개로 나타났다. 서울 외 기타 지역에서 개관한 65개 처 중 경기가 10개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부산 9개, 충북·인천 7개, 대구·충남 6개, 전남 4개, 경남·제주 각 3개, 강원·대전·울산 각 2개, 경북·광주·세종·전북에서 각 1개 곳이 문을 열었다. 전국 102개 곳 중 갤러리가 52개(51%), 복합문화공간 25개(24.5%), 미술관 11개(10.8%), 박물관 4개(3.9%), 그 외 갤러리카페, 대안공간 등 기타 전시관이 10개(9.8%) 순이다. ◆새로 개관한 대표적인 전시공간 지난 2월 강릉 솔올미술관이 교동7공원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3220㎡ 규모로 개관했다. 현대 건축의 거장이라 불리는 리처드 마이어가 설립한 건축회사가 설계해 개관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솔올미술관은 현재,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의 위탁 운영이 종료됨에 따라 강릉시에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운영이 중단되었고, 건물 보수를 거쳐 이름을 변경하고 시립미술관으로 향후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 9월 대구 수성구에 문을 연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보화각)의 첫 분관이다. 지하 1층·지상 3층에 6개의 전시 공간을 갖춘 총 연면적 8,003㎡(약 2,400평) 규모로 건립됐다. 오디오(Audio)와 뮤지엄(Museum)의 합성어로 지은 오디움이 지난 6월에 세계 최초의 오디오 박물관으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문을 열었다. 7월에는 LG헬로비전이 인천 부두 상상플랫폼에 개관한 뮤지엄L은 미디어아트와 순수 미술, 이색·테마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3개관으로 이루어진 대형 복합문화공간이다. 부산 근현대사를 집중 조명하는 역사박물관이 부산근현대역사관 이름으로 1월 새롭게 탄생했다. 부산 중구에 위치한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일제강점기 시기 건축물인 부산근대역사관과 한국 1세대 건축물인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건물을 새롭게 단장했다. 11월에는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도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지상 4층 연면적 1만 7,000여㎡(약 5,140평) 규모로 1개관했다. 실감영상실, 어린이 박물관, 해양문화실, 기획전시실, 수장고,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특별한 전시공간-서울로 진출하는 지방 갤러리 대구의 서양화가 권정호가 1호 사립미술관으로 등록 2월에 권정호미술관을 개관했다. 라인문화재단이 11월에 강남 삼성동에 개관한 프로젝트스페이스라인은 약 90평의 전시공간 및 기타시설을 갖춘 3개층과 루프탑으로 구성되었다. 2026년 성북동에 미술관을 신축중이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12월 서울스퀘어 별관에 장애인의 창작과 발표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모두미술공간을 개관했다. 지방에서 지역 미술시장을 확보하면서, 지역 내 작가를 발굴하고 장기간 자리매김하던 화랑들이 서울에 분점을 내며 확장을 시도했다. 1989년 부산 광안리에 갤러리월드로 처음 개관했던 조현화랑이 2007년 해운대로 이전하면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열었다가 2015년에 철수하였는데, 9년 만인 지난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지하 1층에 다시 전시 공간을 열었다. 2012년 대구에 문을 연 우손갤러리가 11월 서울 성북동에 분점을 냈다. 그 외에도 경기 파주에 있는 갤러리박영이 2월 서울 강남구에 청담점을 오픈했다.◆미디어아트 전용 전시관 개관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이 부산 영도구에 전 지점 중 최대 규모(5,620㎡)로 부산점을 7월에 개관했다. 2020년 9월 제주를 시작으로 여수, 강릉에, 그리고 해외진출을 본격화하여 2022년 홍콩에 개관하였고, 청두, 라스베이거스, 두바이에 이어 국내에는 2년 만이다. ◆마이어리거 ·마시모데카를로 스튜디오 등 해외 갤러리 개관 독일 기반 갤러리 마이어리거가 서울에 지점을 두고 있던 에프레미디스갤러리를 인수합병하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9월 개관했다. 미리엄 칸·호르스트 안테스·셰일라 힉스 등 세계 정상급 작가를 거느리며 베를린·카를스루에·바젤에서 운영 중인 갤러리로 아시아의 첫 갤러리를 서울에 열었다. 이탈리아 갤러리 마시모데카를로가 3월 서울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에 갤러리 개념을 넘어선 스튜디오이자 뷰잉룸을 열였다. 스튜디오 오픈 기념으로 첫 전시는 베네치아비엔날레 이탈리아관의 대표 작가인 마시모 바르톨리니의 개인전이었다. ◆휴관, 이전 개관, 재개관 소식 제주 이중섭미술관이 11월 시설 확충공사 추진에 따른 철거로 2027년까지 장기 휴관에 들어갔다. 이중섭미술관은 미술관 운영이 중단되며, 인근 창작스튜디오 갤러리에 이중섭전시공간을 마련하여 이중섭 생애 자료와 기록물 전시를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환기미술관이 10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으로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여 12월 재개관했다. 박물관의 미래 주 관람객이 될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박물관도 재개관했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약 377㎡(약 114평) 규모로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고 11월 재개관하여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국립춘천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도 다양한 체험과 학습공간을 갖춰 재개관했다. 2024/12/27
서울시설공단,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서 '친환경 미술전' 개최 서울시설공단은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에서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한 '뉴 아키미스트' 미술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31일부터 내년 5월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생 작가 7명이 제작한 20여점의 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뉴 아키미스트(New Alchemist)는 '새로운 연금술사'라는 뜻으로 다양한 재료연구와 실험을 통해 친환경 소재의 디자인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세부 작품을 살펴보면 'With(최혜주 作)'작품은 버려진 미역줄기를 활용해 전등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인간과 환경의 공존노력을 표현한 작품이다. '플라우드(한승한 作)'작품은 플라스틱 병뚜껑을 녹여서 만든 구름모양 조각상이다. 편리함과 환경파괴의 양면성에 대한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전시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2-2290-7134)로 문의하면 된다. 한국영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이번 전시회에 오시면 일상 속 친환경 재료들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감상하실 수 있다" 며 "서울시설공단은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이 새로운 문화적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가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4/12/27
문화예술 관람률 증가세…지출 비용은 줄어 월평균 18만 원 올해 국민이 한 번 이상 참여한 여가활동 1인당 평균 개수는 16.4개로 전년(16.1개) 대비 증가했다. 월평균 여가 시간은 평일 3.7시간, 휴일 5.7시간으로 전년(평일 3.6 시간, 휴일 5.5.시간)보다 늘었지만 여가지출 비용은 월평균 18만7000원으로 전년(20만1000원) 대비 1만4000원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문화 분야 대표 통계인 2024년 ▲국민여가활동조사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근로자 휴가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국민의 문화·여가누림 양상과 근로자 휴가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매년 시행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다. ◆물가 상승에 여가생활 비용 감소 국민이 한 번 이상 참여한 여가활동 1인당 평균 개수는 16.4개로 전년 16.1개 대비 늘었다. 특히 60대 15.1%(전년 대비 0.8%p 증가), 70대 12%(전년 대비 0.7%p 증가)로 증가폭이 커 노년층의 여가활동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반면 15~19세는 18.2개에서 17.5개, 20대는 18.6개에서 18.5개로 개수가 줄었다. 월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7시간(전년 3.6시간), 휴일 5.7시간(5.5시간)으로 나타났다. 여가활동은 주로 텔레비전(62.8%) 및 온라인·모바일 동영상 시청(48.0%)이나 산책(45.5%), 음악감상(16.6%) 등에서 증가했다. 여가활동을 혼자 한다는 이들이 54.9%로 가족(29.8%) 및 친구(13.2%)와 함께하는 비율보다 더 높았다. 여가지출 비용은 월평균 18만7000원으로 전년(20만1000원) 대비 1만4000원 줄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동영상 시청, 인터넷 검색 및 편집 등 비대면 온라인 여가 활동이 늘었고, 물가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소비가 위축돼 문화예술 관람, 스포츠, 관광 등 직접 참여 대신 휴식이나 오락 활동의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다만 전반적인 만족도는 61.6%로 2016년 이후 최고치로 조사됐다. ◆직접관람률 증가세…문화예술교육 경험률은 '뚝' 문화예술행사 직접관람률(TV, 스마트폰 등 매체를 통하지 않고 현장에서 관람)은 63.0%로 전년 대비 4.4%포인트(p) 상승해 2021년부터 계속 증가 추세다. 2201년 33.6%에서 2022년 58.1%, 2023년 58.6%, 2024년 63.0%의 추이를 나타낸다. 연령, 가구소득 관람률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관람률은 영화(57.0%), 대중음악 및 연예(14.6%), 뮤지컬(6.4%), 연극(5.9%), 미술(5.6%) 순으로 집계됐다. 영화 분야 관람률은 전년 대비 4.6%p 상승해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문화예술행사 참여율은 4.7%로 전년 대비 0.1%p 감소했다. 최근 1년 이내 학교 외 문화예술교육 경험률도 6.4%로 전년 대비 2.1%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차 휴가 자유로워져…8월 집중 현상 약화 근로자휴가는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연차소진율은 77.7%로 전년 대비 1.5%p 증가했다. 연차 휴가 중 '여행 및 여가목적'의 사용 비율은 40.7%에서 45.5%로, '휴식목적'의 사용 비율은 29.6%에서 30.6%로 상승했다. 연차 사용이 8월 여름 휴가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12월을 비롯해 다른 기간의 사용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가 보였다. 12월 연차휴가 사용 현황은 2021년 8.5%에서 2022년 9.0%, 2023년 9.4%로 집계됐다.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100점 만점 기준 77점으로 2022년 69.3점보다 7.7점 높아졌다. 근로 환경 속 연차 사용의 유연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4/12/27
면에서 선으로 빛으로…광활하고 찬란한 김병호 '탐닉의 정원' 부풀어 오른 듯한 촘촘히 맺힌 금속 타원구들이 은빛 풍경을 광활하게 흡수하고 찬란하게 내뿜는다. '57개의 수직 정원'은 그야말로 풍요로운 입체미로 탐미주의자의 취향을 보여준다. 26일 아라리오 서울에서 개막한 조각가 김병호(50)의 개인전 '탐닉의 정원(Lost in Garden)'은 금속 정원수들이 가득한 '기계정원, 미래의 공간'처럼 보인다. 반사하고 흡수하며 '그림자 미학'까지 더해 '3D 공간'으로 연출되고 있다. 금속 모듈을 재료 삼아 심미적 조형이 돋보이는 김병호의 작품은 기하학적 미감이 화려하고 웅장하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3개 층에서 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을 포함하여 다양한 규모의 조각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우거진 숲을 다듬어 인공 정원을 가꾸듯 꾸려진 작품들은 빼곡히 돋아난 '빛 점의 집합체'다. 주위의 광원을 반사하는 찬란한 금속 타원구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부피를 확장한다. 면에서 선으로, 더욱 커다란 점으로 나아가 부피를 부풀려 유려한 정경을 만들어낸다. 지하 1층에 가로 놓인 '수평 정원'(2018)은 은 천장부로부터 늘어뜨린 가는 줄에 거대한 몸을 맡긴 채 공중에 뜬 모습으로, 바닥면에 드리운 다채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1층에 전시한 두 개의 형태로 구성된 회전형 기계 형태의 작품 '두 개의 충돌'(2024)도 회전하면서 그림자 미학을 전한다. 거울 같은 은빛과 흑연 같은 먹빛의 표면을 지닌 두 모듈이 각자의 회전축을 중심 삼아 상반된 방향으로 돌아간다. 작가는 금속 타원구 형태의 조각들을 ‘문명의 혹’이라고 부른다. 섬세하게 계획된 설계 도면에 기반하여 철저히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 속에서 진행되는 김병호의 작업 과정은 현대 사회의 일면을 투영한다. 작업과정은 '평면의 부활'이다. 재단된 종이 위 드로잉과 설계도로부터 정제된 금속의 단면에 이르기까지, 김병호의 기계 정원 속 입체는 모두 규격화된 평면으로부터 일어선다. 납작한 철재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원통형 획으로서 가공되고, 그 뚜렷한 금속 선의 끝자락마다 둥근 구의 형상이 숨처럼 차오른다. 곡면의 기하학적 구성을 펼쳐 놓은 '정원의 단면'(2024)은 면의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다. 두께를 지닌 금속 판을 각기 다른 곡률로 구부려 정교하게 결합한 조각의 몸체는 장소 안에 우뚝 서거나 가로 누운 자세로 유기적 자연의 풍경을 품어낸다. 검은 피막을 입은 잎사귀 형태의 단면들이 조형성을 강조하는 한편, 매끈하게 연마된 윤곽부의 가느다란 선이 본연의 재질을 내비친다. 특히 형태의 능선을 타고 흐르는 조명의 빛은 가공된 재단 면 모서리에 이를 때마다 섬광처럼 가파르게 선명해진다. 가공된 세계의 유려한 미학을 발휘하는 김병호의 조각들은 '물신주의적 사회의 양면적 초상'이다. 황홀하게 빛나는 수백의 점들, '문명의 혹'이 드러내는 탐미적 욕망은 냉소와 찬미의 태도를 동시에 표방한다. 국내 화랑가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조각 전시로, 낯익은 듯 하면서도 신선하고 완벽한 마감으로 눈길을 끈다. 전시는 2025년 2월8일까지. 관람은 무료. ◆조각가 김병호는? 200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후 2002년부터 예술공학을 연구했다. 2004년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청남대 호수영미술관(청주, 2024), K11 미술관(선양, 중국, 2022; 우한, 중국, 2023), WWNN(서울, 2023), 아라리오갤러리(서울, 2011; 천안, 2013; 상하이, 2018), 소마미술관(서울, 2010), 프랑크푸르트 문화부 스튜디오(프랑크푸르트, 독일, 2009)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제3회 지난국제비엔날레》(2024), 《전남수묵비엔날레》(2023), 《영산강국제설치미술제》(2023),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2021),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2014), 《징안국제조각프로젝트》(2012) 등에 작품을 선보여 주목 받았으며 포항시립미술관,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캔파운데이션, 경주솔거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포스코미술관, 사치갤러리(런던, 영국) 등이 연 단체전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한국), 아모레퍼시픽미술관(한국), 프랑크푸르트시 문화부(독일), 서울대학교미술관(한국), 아라리오뮤지엄(한국), 정부종합청사(한국), 상해 판롱천지(Panlong Tiandi, 중국), 뉴월드 개발 유한회사(New World Development, 홍콩), 현대자동차(한국)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25년 홍콩 및 중국 선전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2024/12/26
묵향 가득한 서화의 세계…대구 서구문화회관서 30점 전시 대구 서구문화회관은 제21회 서구서화작가회전이 오는 31일까지 열린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21회를 맞은 서구서화작가회전은 31일까지 진행된다. 관람객은 은은한 묵향이 가득한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전시회에 참여한 서화 작가들은 1년간 공들인 예술작품 30점을 선보인다. 장르는 서예, 사군자, 산수화, 회조화, 서각 등이다. 작가로는 홍을식 서화작가회장을 비롯한 총 1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구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깊은 연륜이 묻어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홍 회장은 "다양한 양식의 서화작품을 통해 창작의 의미를 느끼고 정서를 순화해 자아 성찰의 기회를 갖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민의 삶을 위한 신명 나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24/12/26
2024 공예트렌드페어, 작년 대비 2배 이상 거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은 ‘2024 공예트렌드페어(CRAFT TREND FAIR 2024)’가 해외 바이어 초청 등 비즈니스 적극 운영으로 작년 대비 2배 이상의 거래액을 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12~15일 열린 ‘2024 공예트렌드페어는 '일상명품'을 주제로 신진공예작가, 공예공방, 브랜드 및 기업 등 총 296개사가 참여했다. 올해 19회를 맞은 공예트렌드페어는 공예문화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된 공예 전문 박람회다. 공진원에 따르면 한국 공예와 한국 공예작가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공예전문기관을 초청, 글로벌 공예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며 지난 15일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했다. 올해 행사는 공예문화산업 활성화와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전문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 매칭을 중점 관리했다. UAE, 영국, 대만, 프랑스 등 각국 공예전문 바이어와 국내 공예작가 및 공방 간 상담이 이뤄져 행사 기간 전년 대비 2배 넘는 거래성과를 기록했다. 주제관은 '자연의 선(線), 마음의 선(禪)'을 주제로 한국 공예계 대표 작가 29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공예매개관, 공예공방관이 주목을 받았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공예전문 갤러리들을 비롯해 국가유산진흥원, 청주시한국공예관, 렉서스, 오뚜기 등 공예가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는 기관과 기업들의 다양한 프로모션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올해 대학관을 통합해 참여부스를 확대한 ‘신진공예가관’은 4 대 1의 경쟁을 거쳐 입성한 20대 청년공예작가들이 전체 93개 참가사 중 50% 이상을 차지했다. 장동광 공진원 원장은 "공예시장 활성화와 공예문화의 향유기회 확대에 기여하는 공예트렌드페어가 올해 행사를 통해 한국공예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발전 가능성을 넓히는 성과를 이뤘다"며 "공예트렌드페어 20주년을 맞는 2025년에는 K공예 가치를 재정립하고 글로벌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금부터 다각도로 계획을 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4/12/26
2023년 국내 미술시장 거래액 6928억원, 전년 比 14.1% 감소 2023년 국내 미술시장 작품거래액은 6928억 원으로 전년보다 1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가 발표한 2023년 ‘미술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 영역별 거래금액의 중복을 제외한 2023년 국내 미술시장의 작품거래 규모는 약 69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4.1% 감소한 수치다. 주요 미술품 유통영역별 작품 판매 금액는 화랑 4166억 원, 경매시장 1572억 원, 아트페어 2958억 원으로 조사됐다. ’22년 대비 화랑과 아트페어의 작품 판매금액은 각각 7.6%, 3.1% 줄고, 경매시장 감소폭은 3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의 작품 구입 금액은 전년대비 19.5% 감소한 229억원이다. 건축물 미술작품과 미술은행의 작품 구입 금액은 각각 1,130억원, 29.3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러한 감소는 판매 작품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각 영역별 거래 작품 수의 중복을 제외한 2023년 국내 미술시장의 거래 작품 수는 5만2780점으로, 전년 대비 13.2%가 감소했다. 주요 미술품 유통영역에서는 경매회사와 아트페어의 작품 수 규모가 전년대비 각각 17.3%, 19.8% 감소한 16,668점, 45,357점으로 화랑의 판매 작품수는 2만6762점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미술관의 구입 작품 수가 1687점으로 전년대비 39.9% 감소했고, 건축물 미술작품과 미술은행의 구입작품 수는 전년대비 18.8%, 3.3% 증가한 877점, 280점이었다. 작품거래 규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3년의 화랑과 아트페어의 수는 전년대비 증가하여 각각 895개, 82개로 집계되었으며, 종사자 수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4년의 미술시장 상황과 2025년 전망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미술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본 결과,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2024년 미술시장은 전년대비 다소 부진하다고 평가하였으며, 2025년 미술시장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답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최근 미술시장의 조정에 대한 미술시장 관계자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작품거래 규모 기준으로도 감소세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지난 10년간의 미술시장 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미술시장이 급성장하기 이전인 2014년~2019년 시장규모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향후 미술시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하여 한국 미술의 해외진출, 미술품 소비 기반 마련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결과는 예술경영지원센터 누리집(www.gokams.or.kr)과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k-artmarket.kr)을 통해 배포될 ‘2024 미술시장조사’ 보고서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2024/12/26
세종 국립박물관단지에 박물관 4곳 추가 건립…'미술품 물납제도' 개선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에 2028년까지 국가기록박물관 등이 새로 조성되고 경기 파주시에 국립박물관 수장시설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또한 올해 최초로 인정된 미술품 물납제(상속세를 현금 대신 문화재·미술품으로 납부)도 개선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3차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기본계획(2024~2028)'을 26일 발표했다. '국민과 함께 살아 숨 쉬는 박물관·미술관'이라는 비전 아래 ▲우리 문화를 즐기는 대표 문화예술 공간으로 ▲지역을 살리는 지역 문화예술 거점으로 ▲미래를 이끄는 모두의 문화예술기관으로 진흥하는 것을 3대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문화의 가치로 성장하는 박물관·미술관 ▲지역문화의 활력소이자 거점인 박물관·미술관 ▲문화로 포용하는 박물관·미술관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박물관·미술관의 4대 추진 전략과 12개 중점 추진 과제를 도출했다. ◆문화의 가치로 성장하는 박물관·미술관 문체부는 우선 박물관·미술관이 본연의 기능인 수집·보존·연구·전시·교류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기반시설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을 종합 지원한다. 공립박물관·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를 내년부터 광역자치단체에 이양해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자료, 소장품 대여, 공용수장고 등에 관한 박물관·미술관 등록 기준을 정비한다. 또 인증제도를 폐지, 컨설팅 제도로 개편하는 등 건설한 박물관·미술관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한다. 문화유산 관리를 위해서는 파주 탄현면 법흥리에 국립박물관 수장시설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국립민속박물관, 무대예술지원센터,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등을 건립한다. 아카이빙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과 인력을 정비하고 소장품 데이터베이스(DB) 구축도 고도화한다. 학예직 재직 중 재교육이 미흡하다는 현장의 수요를 반영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에 분야별, 경력단계별 전문인력 교육과정을 설계·확대한다. ◆박물관·미술관을 지역 문화의 활력소, 거점으로 전시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한편 전시기획 전문가를 확보해 지역의 문화향유 질을 높임과 동시에 이를 지역 관광과 연계한다. 지역에서도 고품질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을 확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에 국립박물관단지를 조성한다. 지난해 어린이박물관에 이어 도시건축박물관(2026년), 디자인박물관(2027년), 디지털문화유산센터(2027년), 국가기록박물관(2028년) 등이 들어선다. 국립 박물관·미술관 분관도 권역별로 균형 있게 건립한다. 분관은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 형태로 설립하는 새로운 운영모델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국·공·사립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기획전시 프로그램을 확대해 전시기법과 인력 교류를 확대하고, 수도권-지방 간 지역 순회 전시를 통해 문화향유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한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학예인력 지원을 강화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세계 박물관의 날(5월18일)을 계기로 '박물관·미술관 주간'과 중소형 박물관·미술관 대표 소장품을 선정해 홍보하는 '비하인드 50' 등 사업도 추진해 지역의 박물관·미술관을 관광자원과 연계한다. ◆문화로 포용하는 박물관·미술관 어린이, 노인,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장애인의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고 관련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장애인도 불편함 없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어린이들의 연령별 이해와 관심사에 맞춰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박물관·미술관과 늘봄학교, 지역발달 장애학교 등 대외기관 협업도 확대한다. 고령화 추세에 맞춰 어르신이 향유할 수 있는 역사 주제 강좌, 치유 프로그램 등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문화 공급자로서 전시해설, 유물 정리 등 자원봉사 기회도 제공해 박물관·미술관을 노년의 활동 무대로 활성화할 예정이다. 국가별 '다문화 꾸러미'(국립민속박물관의 체험·교육 프로그램. 중국·일본·몽골·태국·베트남·우즈베키스탄 등 각국의 민속문화 세트) 사업을 확대 보급하고, 다문화가족 비율이 높은 지역 박물관·미술관에 관련 교육, 체험프로그램도 확대 지원한다.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박물관·미술관 박물관·미술관의 지속가능한 경영모델을 제시하고, 인구소멸, 기후위기, 신기술에 대응하는 문제 해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재조명한다.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공적개발원조(ODA) 등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해외에 홍보하는 거점 역할도 뒷받침한다. 문체부는 박물관·미술관의 지속가능한 경영지원을 위해 사립 박물관·미술관의 법인화 전환 컨설팅을 지원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력해 후원을 촉진할 계획이다. '박물관·미술관 박람회'를 매년 열어 유관 기업과 전문가 교류도 강화한다. 문화유산 상속세를 현금 대신 문화재·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미술품 물납제'를 개선, 물납 미술품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물납 미술품 간행물 발행과 특별전을 개최해 제도 홍보를 적극 알릴 방침이다. 또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뮤지엄 리빙랩을 지원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뮤지엄 조성을 활성화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개발과 활용을 통해 관람객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초실감 문화콘텐츠 체험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 기술도 개발한다. 송윤석 문체부 지역문화정책관은 "박물관의 새로운 가치인 포용성, 지속가능성, 지역사회 참여가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구현되고, 모든 국민이 가까운 박물관·미술관에서 문화를 향유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4/12/26
제2회 김복진미술상에 조각가 정현…"투철한 시대 의식 가졌던 분 존경" 청주시립미술관(관장 박원규)은 ‘제2회 김복진미술상’에 조각가 정현(68)이 선정되었다고 26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정현 작가는 인간에 대한 존경과 사람에 대한 가치 그리고 인본을 중시하는 사상과 태도를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오랜 시간 동안 작가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실험을 해왔고, 뛰어난 작품성과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제2회 김복진미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김복진선생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그에 걸맞은 예술 활동과 작품성을 가진 작가”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복진미술상은 한국 근대미술의 토대를 이룩한 청주 출신의 예술가 정관(井觀) 김복진(1901~1940) 선생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청주시에서 제정한 상이다. 제2회 김복진미술상 시상식과 수상 작가 전시는 2025년 청주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상패 및 상금 2000만 원이 수여된다. 정현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같은 대학원 조소과에서 수학하고, 이후 프랑스로 유학하여 1990년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92년 원화랑에서의 첫 개인전 '정현 조각전'을 시작으로 2001년 금호미술관 '정현',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2006: 정현', 2016년 프랑스 파리 IBU 갤러리, 팔레 루아얄 정원, 생-클루 국립공원 '서 있는 사람', 2018년 금호미술관 '정현', 2022년 성북구립미술관 '시간의 초상: 정현', 2023년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덩어리', 2024년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 출품 등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현 작가는 침목, 고철, 수명을 다한 대들보, 폐자재 등 본연의 용도를 다하거나 버려진 소재들로 작업을 한다.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재료의 물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시간성, 역사성, 개인적 기억과 경험 등이 함축된 비물질적 요소들도 함께 조각하여 작품을 확장시킨다. 202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