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나눔 재단 아이프칠드런, 탄자니아에 아트비전스쿨 설립 추진 예술나눔 재단 아이프칠드런(이사장 김윤섭)은 지난27일 탄자니아의 KFHI 희망친구 챠케챠케 CDP센터(센터장 김금훈·강옥심)와 ‘청소년을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적 가치의 예술나눔 실천’을 위한 협약식을 개촤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한국의 K-ART 콘텐츠를 활용해 탄자니아의 문화적으로 소외된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예술관련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 및 보급하기로 협의했다. 아이프칠드런은 이번 협약식을 통해 탄자니아 잔지바르 펨바 챠케챠케시(市)에 위치한 KFHI 희망친구 챠케챠케(Chake Chake) CDP 센터에 아이프칠드런의 ‘아트비전스쿨’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센터를 다니고 있는 800여 명의 청소년들에게 창의적인 미술수업과 다양한 예술활동 체험을 도와줄 아트컨텐츠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아이프칠드런에 따르면 아트비전스쿨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아동들의 놀이문화와 여가시간 환경개선을 위한 ‘챠케챠케 장난감 나라’가 만들어진다. 이번 ‘장난감 나라’ 프로젝트는 구로구시설관리공단(이사장 남승우) 구로점의 ‘꿈나무장난감나라’에서 장난감 314점을 기부하여 성사됐다. 구로구시설관리공단 남승우 이사장은 “지역사회 내 기부를 넘어 이번 탄자니아의 장난감 기부 과정을 통해 그동안 추구해온 우리 공단의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연대와 ESG 경영 실현의 국제화에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프칠드런(aif children)의 김윤섭 이사장은 “예술 컨텐츠를 중심으로 국내외 미래세대의 감성적 위안과 자존감 회복을 지원해온 ‘아이프칠드런’의 방향성과 국내외 청소년의 기아대책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 최초 국제구호개발 NGO 기구인 ‘KFHI 희망친구’의 ‘챠케챠케 CDP센터’가 뜻을 함께 모아 미래세대에게 예술 중심의 새로운 희망과 비전은 제공하게 된다는 점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챠케챠케 CDP센터 김금훈 센터장은 “이번 ‘아트비전스쿨’ 설립 프로젝트는 탄자니아는 물론 아프리카 주변 국가에서도 보기 드문 새로운 시도"라며 "특히 한국의 문화적 감성을 기반으로 탄자니아 청소년의 미래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2023/11/28
국립중앙박물관, 日 제15대 심수관 초청 문화 교류 확대 논의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일본 도예 명인 제15대 심수관(沈壽官)을 초청,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계기 양국의 문화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협력을 요청하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27일 밝혔다. 제15대 심수관은 임진왜란 때인 1598년 일본으로 피랍된 조선 도공 심당길(沈當吉)의 후예다. 심수관 가문은 일본 가고시마(鹿児島)현에서 도예가로 활동했으며 일본 특유의 도자인 사쓰마야키(薩摩焼)를 전 세계에 알려 19세기 무역 도자의 주역이 됐다. 제12대 심수관 이후 '심수관'의 이름을 대대로 물려 받았고 1999년 제15대 심수관이 이를 계승했다. 제15대 심수관은 2011년 선조의 고향인 전라북도 남원의 명예시민, 2013년 본관인 경상북도 청송의 명예 군민이 되는 등 한일 교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 2021년부터는 대한민국 외교부로부터 일본 주 가고시마 명예총영사로 임명되어 국가 차원을 넘어 한일 민간 교류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초청은 지난 9월 윤성용 관장의 가고시마 방문을 계기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지난 협의에서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한일 문화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것에 이어, 이번 초청에서는 특별전과 다양한 기념행사 개최를 포함한 문화교류 확대 방안을 더욱 심도있게 논의하고 한일 우호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2023/11/28
“‘아차, 내 문화누리카드!’…"30일까지 발급 받아 사용하세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개인당 11만 원이 제공되는 '2023년 문화누리카드' 발급과 사용을 당부했다. 사용 기한을 놓치면 이용하지 않은 문화누리카드 지원금은 국고로 자동 반납된다. 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는 오는 30일 이전에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고, 오는 12월 31일까지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문화누리카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고 사용하지 않은 대상자 중 약 9%는 깜빡 잊고 사용기한을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누리카드 사업 담당자는 “올해 문화누리카드는 12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연말을 맞아 가족, 친구와 함께 문화생활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누리카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267만명 개인에게 문화예술,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간 11만 원을 지원하며,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공익사업이다. 문화누리카드는 오는 30일까지 가까운 주민센터, 온라인, 모바일앱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2023/11/28
이런 달항아리 어때요?…슈페리어갤러리,강민성·김경희·조성현展 파란 굽이 인상적인 항아리는 온고지신(溫故知新)미학이 담겼다. 도예가 강민성의 작품으로, 흙과 유리를 조합하여 현대적인 달항아리를 재해석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흙의 상부와 하부를 결합하거나 흙과 유리와 같은 다양한 재료를 조합해 독특하고 신선한 미감을 보여준다. 민화를 문신처럼 새긴 달항아리는 활기가 넘친다. 작가 김경희가 전통의 채색기법과 민화 정신을 현대적으로 결합해 기쁨, 소망, 행복 등을 담았다. 문양이 장식된 사물에는 특유의 기운이 있다. 색채, 형태, 빛의 반사를 통해 감정과 생각을 전달한다. 따뜻하고 다정한 미감을 전하는 달항아리는 온화한 힘을 상징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달항아리는 어질게 둥근 모습이 최고다. 작가 조성현은 전통 달항아리의 순수하고 무결한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항아리 형태를 만들기 위해 절반씩 그릇 모양으로 작업하여 '업다지' 기법으로 둘을 결합한다. 미니달항아리, 금박이 적용된 달항아리, 페인팅 된 달항아리로 탄생한 작품은 만능이다. 어떤 공간이든 놓아두면 진주처럼 은은한 빛을 발하며 담백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강민성, 김경희, 조성현 작가의 독특하고 다양한 달항아리를 모은 전시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슈페리어갤러리 제1전시관에서 열린다. '내 손 위의 Super Moon : 달항아리'를 주제로 12월19일까지 선보인다. 2023/11/28
손병희 등 작고작가 서예작품 60점, 충북근현대명가전Ⅱ 충북미술협회가 충북 연고 작고 미술인을 기리는 '충북 근현대 명가전Ⅱ'를 연다. 29일부터 12월3일까지 한국공예관 3층에서 지난해 한국화·문인화편에 이어 서예편을 선보인다. 손병희·신규식·변영인·임창순·안효열·안재전·민철식·금기풍·김사달·민병산·이상복·현수근·정광환·오국진·강주관·이상우·조성필·박몽룡 등 18명의 작품 60점이 전시된다. 작가들의 서풍과 충북서예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충북미술협회 박문현 회장은 "충북과 연고가 있는 근현대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라며 "충북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11/27
김용주 국립현대미술관 1호 디자인기획관…'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전시장에서 여러 미술관 관장을 만나 중섭의 예술에 대한 감상을 교감하였는데 대화 끝에는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 전시 디스플레이가 언제 이렇게 발전했느냐는 찬사였다. 정말 환상적이다.” (유홍준_미술사가, 명지대 석좌교수)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가 언제인가부터 세련되게 변했다. 파격적이고 신선한 전시 디자인과 연출은 그림만 건다고 다 좋은 전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디자인 공채 1호 디자이너가 탄생하면서다. 우리나라 전시디자인을 새 지평을 연 김용주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운영·디자인기획관의 손길은 남달랐다. 전시는 공간 속 작품이 놓인 관계, 전시장 분위기, 작품들 사이의 관계,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다양한 경험과 인식체계가 교차하면서 비로소 완성되는 복합적 관계의 산물이라는 것을 감상자들에게 깨닫게 했다.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한국현대미술작가: 최만린', '윤형근'전시 등이 김용주 기획관의 디자인으로 살아나 관람객들에 새롭게 스며들었다. 전시디자이너는 주어진 제약 속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이다. 김용주 디자인기획관이 펴낸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은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디자이너가 작가의 생각과 삶을 어떻게 이해해가는지, 현실적으로 마주한 여러 한계 속에서 어떻게 발상을 전환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돌파구를 만들고 전진하는지가 담겼다. "내가 좋아했던 여러 전시의 숨결에 김용주의 에너지가 있다. 섬세하면서 선하고 강직한 에너지로 만든 전시들이다. 김용주는 이런 전시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는 책을 선사해 주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고, 이 에너지의 움직임이 삶이라고 여긴다”는 그의 말처럼, 이 책은 작업을 삶으로 실천하는 디자이너와의 귀한 여정이다."(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 교수) 2023/11/27
국립중앙박물관, 해외 어린이박물관 전문 도서 번역·출간 국립중앙박물관은 "해외 어린이박물관 전문 도서인 'Welcoming Young Chldren into the Museum’의 번역을 기획해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출판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맡았다. '어린이의 박물관 경험 이해하기- 박물관의 어린이맞이 실무 길잡이'로 발간된 이 책은 어린이에 적합한 체험전시와 양질의 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린이와 박물관의 관계를 해석하고, 어린이박물관 관련 교육이론에서부터 공간, 전시, 교육 그리고 직원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박물관 분야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키워온 세 명의 전문가인 사라 어드만(Sarah Erdman, 박물관 전문가이며 유아 교육자), 니 응우엔(Nhi Nguyen, 박물관 에듀케이터), 마거릿 미들턴(Margaret Middleton, 전시 기획자)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이야기한 것을 엮은 책이다. 박물관은 이 책이 관련 실무자들을 위한 지침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실무를 할 때 필요한 초기 조사 단계부터 기획, 구현, 운영,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체계적인 설명과 연구 자료 및 문헌은 어린이박물관의 현장 실무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11/27
버스정류장에 탄소배출 숨은그림찾기…문체부 '지구를 위한 다시 보기' 문화체육관광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기 위해 '지구를 위한 다시 보기' 캠페인 행사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행사를 통해 문체부는 국정홍보 업무를 총괄하는 주무 부처로서 우리 일상 속 탄소배출 행위와 에너지에 대한 시각을 되돌아보고, 탄소중립을 통해 행동과 생각을 바꾸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27~28일 ‘에너지’, ‘소비생활’, ‘일상생활’이라는 주제로 한국철도공사와 협업해 서울역 역사 내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12월1일부터 한달간 서울 시내 60개 지역 버스정류장에 ‘지구를 위한 다시 보기’ 광고를 게시한다. '에너지' 주제 행사에서는 400여 개 못난이 감자로 친환경 전기를 만들어 광고판을 운영한다. 서울대학교 기술나눔동아리 VESS와 이화여자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학술동아리 이.이.아이 학생 50명이 광고판 제작에 참여했다. 27일 오후 5시 30분에는 서울역에서 광고판 점등식이 열린다. ‘소비생활’ 주제 행사로는 서울역 역사 내에 ‘에코백 증정 자판기’를 설치한다. 이용자가 분리배출 마크 손잡이를 회전시키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가방을 받을 수 있다. 재활용 제품 소비를 촉진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생활 수칙도 함께 안내한다. ‘일상생활’ 주제 행사로는 추억의 그림책 ‘월리를 찾아서’를 본떠 만든 숨은그림찾기로 사무실과 가정에서 일어나는 행동 그림판을 보며 지구를 위험에 빠트리는 탄소배출 행위를 찾는다. 12월 한 달 동안은 서울 시내 버스정류장에서 탄소배출 숨은그림찾기가 이어진다. 정류장 버스 대기시간 안내판과 버스 안에 ‘우리집 다시 보기’와 ‘사무실 다시 보기’ 숨은그림찾기 광고를 게시해 게임처럼 일상 속 탄소배출 행위를 찾고 QR코드를 스캔해 정답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문체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동참하지 않으면 달성되기 어려운 과제인 만큼,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2023/11/27
케이옥션, 박서보 120호 '연필 묘법' 10억6000만 원 낙찰 고금리에 경기 침체 탓일까? 경매 시장에 쏟아진 박서보(1931~2023)화백 작품이 높은 추정가를 넘지 못하고 체면 유지에 그쳤다. 케이옥션은 24일 연 11월 경매에 나온 박서보 작품 6점 중 판화 작품만 유찰되고 '묘법' 작품이 모두 낙찰됐다고 밝혔다. 최고가 경신 기대를 모았던 박서보의 120호 '연필 묘법 No. 48-75-77'(1975~1977년)은 10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6억 원에 올라 경합이 붙었지만 높게 치고 나가지 못했다. 추정가는 6억~15억 원이었다. 높은 추정가인 15억 에 팔린다면 국내 경매 낙찰가 최고가를 경신할 작품이었다. 또 200호 크기 공기색 회색 '묘법 No. 020503'은 5억8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높은 추정가는 9억 원이었다. 30호 검은 '묘법(1987)'은1억7000만원, 2004년작 15호 '묘법 No.040302'는 1억2000만에 낙찰됐다. 추정가 5550만원에서 1억 원에 나온 판화 작품 '묘법 No. 16-21'은 응찰자가 없었다. 케이옥션은 "좋은 작품은 대체로 경합이 이뤄지며 잘 팔렸지만 여전히 관망세와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가 높고, 유동성이 줄어든 상황 속에서 미술시장도 주식, 채권, 부동산 같은 자산 시장의 흐름과 같이 움직인다"는 설명이다. 케이옥션 11월 경매는 낙찰률 66%를 기록했다. 한편 박서보 화백 작품이 총 7점 출품된 서울옥션 경매는 오는 28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다. 노란 색이 화사한 2010년 작 '묘법 No.100131'( 130×200cm(120)이 추정가 5억5000만~7억 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또 2004년 작 10호 크기 공기색 '묘법 No.040110'이 1억3000만~2억원, 같은 10호 크기 2007년 작 진달래색 '묘법 No.070130'이 1억~1억8000만원에 추정가가 매겨져 경매에 부친다. 서울옥션 11월 경매에는 파블로 피카소 여인 초상화(추정가 30억 원)등 총 103점 약 125억원 어치가 출품됐다. 2023/11/27
[윤종석·박성수 부부 화가 유라시아 횡단 자동차 미술여행-13] 윤종석·박성수 부부화가 = 2023년 5월 9일 한국을 떠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튀르키예에 온 것은 6달 만이다. 여행을 계획하고 시작에 앞서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았고 후원도 이루어졌다. 그중 여행 기간에 대한적십자사의 로고를 차량에 부착한 후원은 우리가 난처한 일이 생긴 상황마다 큰 힘이 되어줬다. 뜨거운 날씨에 4일간 씻지도 못한 상태로 스위스의 한 캠핑 장에 도착했지만, 자리가 없어 너무나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적십자 로고를 본 캠핑 장의 주인은 ‘적십자가 스위스에서 시작된 것을 아느냐’며, 없던 자리를 금방 만들어줬다.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은 유럽에서 조약 가입국 간 국경 검문을 철폐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범죄 수사도 협조하도록 하는 조약이다. 솅겐조약 국가 90일 여행을 마치고 다시 비솅겐조약 국가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몰도바, 북마케도니아 그리고 튀르키예의 국경을 넘을 때 국경검문소에서도 적십자 로고의 덕을 봤다. 이처럼 낯선 여행자의 이미지를 대한적십자사는 호의적으로 만들어주었고, 지나온 유럽 17개국의 낮과 밤을 안전하게 만들어 준 것 역시 ‘Red cross korea’의 힘이라 믿는다. 지난 글 이후로 체코와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거쳐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다시 독일의 베를린으로 갔다. 특히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그러니까 폴란드 동남부 작은 도시인 오시비엥침(Oswiecim)의 독일 나치 시절 집단 수용소였던 곳을 갔을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그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잔혹함에 놀랐다. 사람이 어디까지 끝을 생각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우리의 역사도 되돌아보게 했다. 우리도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강제 식민 통치를 겪었다. 일본은 한국의 모든 권한과 소유를 박탈하고 민족의 정신과 문화적 자존감마저 말살시키려 하였다. 이런 역사를 가진 조국의 관점에서 본 폴란드의 집단 수용소는 매우 가깝게 다가왔고, 더욱 절실히 전해졌다. 어마어마하게 큰 수용소를 보는 내내 그 아픔이 무겁게 전해져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독일은 부지런히 반성의 길을 걸어왔다. 베를린에서도 그 자취를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역사를 바로 알리고 반성하며, 아직도 그 일은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인 반면, 일본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역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국가 간의 이익을 앞세워 힘을 과시하며 전범국가의 면목을 지키고 있다. 음흉한 속내를 숨기고 기웃대는 비뚤어진 자세가 볼썽사납다. 사람마다 마음가짐이 정말 다르며, 사람의 힘이 참 무섭기도 하다.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행복과 불행이 갈라진다. 세계는 지금 아프다. 여행 초기 우리는 러시아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들어왔다. 만나는 많은 사람이 북한을 통해 육로로 여행하지 않는 이유를 묻기도 했다. 한국과 북한의 경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그 밖의 모든 갈등, 그리고 자연재해로 인한 전쟁 같은 상황들이 있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대한적십자의 후원으로 여행을 시작한 우리는 21개국 120개의 도시를 지나 튀르키예 가지안 테프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우리가 받은 선한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되돌려주고 싶었다. 튀르키예에 도착했을 때 10명 중 다섯 명은 ‘튀르키예와 한국은 형제’라고 말했는데 맞는 말이다. 튀르키예는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대규모 파병하면서 희생자도 미국, 영국 다음으로 컸다. 튀르키예는 그 일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2023년 2월 6일, 형제 국가인 튀르키예의 중남부지역과 시리아 북서부에 규모 7.7 및 7.6의 대규모 강진이 있었다. 튀르키예만 사망자 50,096명과 부상자 108,272명이 발생했다. 535,000채의 건물이 파손되어 260만 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고 텐트나 컨테이너 임시숙소에 머물게 되었다. 지난 4월 한국의 대한적십자사도 튀르키예 지진 재건복구지원단을 파견하고, 튀르키예의 카라만 마라쉬 파잘직에 국제적십자사연맹, 튀르키예 적신월사와 협력하여 1,100동의 컨테이너 단지를 조성하였다. 이 컨테이너 단지는 ‘튀르키예-한국 우정의 마을’로 이름 붙여졌다. 전체는 2,000여 명 이상이 거주하고, 5세부터 18세 사이의 청소년이나 아동도 약 900명 이상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여행 출발하기 전 그곳 카라만 마라쉬에서 아이프칠드런과 대한적십자사의 예술나눔 프로젝트에 합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카라만 마라쉬의 학교 시설이 채 완공되지 못해 아쉽게도 예술나눔 프로젝트 미술 수업은 또 다른 지진 피해자들의 컨테이너 거주 주택이 모여있는 이스켄데룬(İskenderun)의 ‘한국친선마을’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되었다. 한국에서 아이프칠드런의 김윤섭 대표와 최은경 사무국장, 이리교 기획팀장을 비롯해, 엔젤아티스트 4명(김남표·두민·남지형·아트놈)의 작가와 튀르키예의 가지안테프에서 상봉했다. 윤종석 작가와 나 역시 엔젤아티스트로 합류한 것이다. 비로소 대한적십자사의 현지 안내를 통해 튀르키예 1차 예술나눔 프로젝트를 위한 구성원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11월 11일 늦은 저녁에 우리는 가지안 테프의 숙소에 모여 다음날 첫 수업을 위한 회의를 길게 이어갔다.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일정이지만, 아이프칠드런은 첫 번째 국제 예술나눔 프로젝트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온 점에 놀라웠다. 작가별 성격과 선호에 따라 수업방식과 업무를 분담했다. 이제 준비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12일 아침 6시, 다시 최종 점검 회의를 마치고 온갖 준비물과 함께 이동 버스에 올라타 2시간 30분을 달려 이스켄데룬의 컨테이너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 안에서도 쉴 새 없이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느라 모든 팀원이 분주했다. 마음은 벌써 현장에 도착해 있었고 튀어나올 듯 뛰는 심장에 기분이 이상했다. 오는 내내 눈에 밟히는 무수한 건물 잔해와 반쯤 무너지고 버려진 집들로 유령도시의 황량함이 전해졌다. 모든 이들은 서로의 눈만 쳐다보며 할 말을 잃었다. 마음과 마음이 통했는지 이스켄데룬에 도착하자 벌써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린 눈방울에 설렘과 기대감이 느껴졌다. 다시 엄습하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곳 컨테이너 마을은 튀르키예 한인회총연합회가 해외 한인단체와 한국 시민단체들의 성금을 모아 조성된 곳이다. 수업하기 전 이곳 아이들과 주민을 대할 때의 주의할 사항을 전해 들었다. 며칠 전에도 4.6의 지진이 있었고, 이런 여진이 다시 대지진으로 이어질까 하는 두려움이 크다고 한다. 아이들의 뛰어놀 공간이나 어떤 놀이의 여건이 충분하지 않아 항상 아이들이 힘들어하며, 이번 미술 수업에 많이 기대하고 있을 것이란 얘기도 있었다. 미술 수업을 위한 공간은 참으로 열악했다. 아직 공사가 덜 끝나 수북한 먼지와 쌓인 건축자재들을 치워야만 했다. 간신히 마련한 공간에 수업할 테이블과 의자 역시 아이들의 수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다. 한마음으로 쓸고 닦고, 책상이 모자란 공간엔 여분으로 챙겨온 돗자리를 깔아 그럴듯한 임시 교실을 만들어냈다. 정말이지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졌다. 이것은 욕심 없이 준비한 모든 것을 다 쏟아내려는 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 믿는다. 첫 수업은 1시부터 이루어졌고, 시간은 소나기 같았다. 모두의 얼굴과 손발 온몸이 먼지와 땀으로 범벅이었지만, 표정들은 더없이 밝았다. 상기된 표정들에서 행복감이 전해졌다. 처음엔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이었지만,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음악과 함께 춤추며 그림을 그리고, 만들고, 휴식 시간엔 함께 공을 차고 …. 수업이 이어지는 동안 신기루 같은 예술의 힘을 실감했다. 돈이나 물리력으론 해결할 수 없는 위로의 힘을 예술이 지니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 대부분이 형제자매가 참 많았다.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서로 보지 못한 채로 손만 잡고 버티다 3일 만에 구조된 아이들 이야기도 들었다. 집을 잃고 생계를 잃고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많았다. 엔젤아티스트 두민과 남지형 작가가 진행한 ‘집 만들기’ 수업에서 아이들이 예쁘게 만든 집이 다시 무너질까 봐 이층으론 만들지 못하더라는 얘기에 모두의 마음이 무너졌다. 아이들은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수업 전반을 즐겼다. 나누어주는 작은 선물들도 기뻐했다. 작은 마음과 실천이 모여 이 같은 공감을 나눈다는 것이 기적 같았다. 대지진 속에 살아남은 그 기적처럼 앞으로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기적도 찾아오길 바랐다. 마지막 수업 날에 한 아이의 “다시 언제 올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모두 숙연해졌다. 과연 다시 올 수 있을까? 이 짧은 만남에도 저렇게 큰 기쁨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또 볼 수 있을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가지안 테프를 떠나기 전, 카라만 마라쉬 파잘직의 ‘우정의 마을’을 방문했다. 아이프칠드런과 대한적십자사는 지속적인 예술나눔프로젝트를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 워낙 컨테이너시티 단지가 커서 학교와 운동장 등 부대시설들도 마련되고 있다. 아이프칠드런은 시설들이 완공되면 내년 봄 시즌에 예술나눔 수업을 위해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튀르키예 적신월사 관계자들이 수업이 가능한 공간들과 부대시설들을 안내해줬다. 함께 한 팀원의 눈빛들이 다시 빛났다. 돌아오는 내내, 다시 숙소에서 회의할 때도 서로 앞다퉈 내년에도 합류하겠다며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다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가. 기회는 기적이다!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고, 다음을 준비하는 아이프칠드런이 있으니 다시 올 수 있겠다. 이제 아이프칠드런과 엔젤아티스트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고, 우리는 만남과 헤어짐에 아쉬워하며 다시 한달살이 할 안탈리아로 향했다. 여행은 계속된다. 202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