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안은 갤러리가 아니라 은행” 미국의 저널리스트 비앙카 보스커는 ‘잠입’의 달인이다. 와인 산업의 은밀한 세계를 파헤친 베스트셀러 '코르크 도크'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이번엔 미술계를 향했다. 신작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Get the Picture·알에이치코리아)'는 제목처럼 장난스럽지만, 내용은 놀랍도록 진지하다. 보스커는 갤러리의 막일을 거들고, 아트페어 파티장을 어슬렁거리며, 미술관 경비원으로까지 일하며 예술의 내부로 들어간다. 그녀의 잠입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다. 캔버스를 밑칠하고, 작품을 운반하며, 조명을 설치하는 반복적인 노동 속에서 ‘작품을 보는 법’을 배운다. 작가 지나 말렉이 건넨 “작품이 보여주는 다섯 가지를 생각해 보라”는 조언처럼, 보스커는 눈앞의 감각을 하나씩 기록하며 ‘이해’보다 ‘느낌’으로 다가가는 법을 익힌다. 그녀가 깨달은 건 명확하다. 예술은 머리로 푸는 게 아니라, 몸으로 다시 배우는 것이다. 책은 미술계를 미화하지도, 단죄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 안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가고시안은 갤러리가 아니라 은행”이라는 문장은, ‘순수’를 포장지 삼아 자본을 순환시키는 미술 시장의 현실을 드러낸다. 돈과 명성, 욕망이 얽힌 세계. 그러나 보스커는 그 속에서도 창작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향한 애정을 잃지 않는다. [[[[:newsis_inyoung_center_start:]]]]"작품을 많이 파는 갤러리가 곧 ‘훌륭한’ 갤러리는 아니었다. 잭이 속한 그룹에서 갤러리에 대한 최상급 칭찬은 ‘순수하다’는 표현이었다. 순수한 갤러리는 돈을 설사처럼 대한다. ‘엄연한 현실이긴 하나 끔찍하다. 설사병이 났어도 티는 내지 마라’는 식이다. 순수파는 명성을 쌓은 다음 그것을 점차적으로 화폐로 바꾸는데, 이 과정은 얼핏 보면 우발적인 듯해도 실은 고도로 계산된 절차다. 가고시안(직원 300명, 소속 작가 280명, 갤러리 공간 19곳, 추정 연 매출 10억 달러)은 순수하기는커녕 갤러리라고 부를 수도 없다. 한 작가는 가고시안을 ‘은행’이라고 비웃었다…‘알록달록한 회화 작품’은 ‘쉬운 돈벌이’의 다른 말이었고 침을 흥건히 튀기며 그런 작품을 경멸하는 사람들까지 있다."(70~71쪽)[[[[:newsis_inyoung_center_end:]]]]그녀가 만난 예술가들은 불안하고, 때로는 광기에 가까웠다. 여성 작가가 “곧 엄마가 된다”는 이유로 작품을 외면당하는 장면,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는 큰 그림이 거래에서 제외되는 현실. 모두 예술이 시장의 틀에 갇혀 있는 증거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창작하고, 감동하며, 예술의 이유를 찾아 나선다. [[[[:newsis_inyoung_center_start:]]]]"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초기 인류는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실로 모든 것을 무릅썼다. 지금으로부터 30만 년 전인 구석기 시대 아프리카 사람들은 노란 오커, 검은 망간 같은 안료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도 담자색 안료인 경철석을 구하겠다고 뱀, 사자, 표범, 하이에나 등등 치명적인 위협이 득시글거리는 계곡을 가로질러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다녀왔다. 왜 그렇게까지 했냐고? 그 색이 예뻐서였다. 인간은 색채를 향한 욕망 때문에 독살, 도굴, 살생을 저질렀다. 고대 로마 사람들은 갓 도축한 고기의 불꽃 같은 빨간색을 얻으려고 죄수를 시켜 진사(황화 제이수은)를 캤는데, 독성이 너무도 강한 이 물질을 캐라는 건 사실상 사형 선고였다."(334쪽)[[[[:newsis_inyoung_center_end:]]]] 보스커는 예술의 기원을 과학과 연결짓는다. 색을 얻기 위해 맹수를 피해 수백 킬로미터를 걸었던 구석기 시대 인류의 이야기, 그리고 “예술은 삶을 압축하지 않는 장치”라는 통찰은 오래 남는다. 우리의 뇌가 현실을 단순화하도록 진화했다면, 예술은 그 단순화를 거부하고 세상을 다시 느끼게 하는 힘이다.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는 예술계의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면서 동시에 감각을 되찾는 안내서다. 예술은 어렵지 않다. 다만, ‘다시 보는 법’을 잊었을 뿐이다. 보스커는 말한다. “예술은 오로지 당신이 보는 방식으로만 존재한다.” 그 한 문장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우리가 작품 앞에 설 때마다, 우리는 잠시 스파이가 된다. 세상을, 그리고 자신을 새롭게 엿보는 스파이 말이다. [[[[:newsis_inyoung_center_start:]]]]"고흐는 그 유명한 〈해바라기Sunflowers〉를 그릴 때 당대의 최신 안료였던 크롬산 납으로 만든 노란색 물감을 썼는데, 이 안료가 쉽게 변색된다는 사실은 한참 뒤에야 밝혀졌다. 그래서 처음엔 밝은 노란색이었던 꽃잎이 진짜 꽃처럼 갈색으로 변했다. 1960년대에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는 형광색 줄무늬가 인상적인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그렸다. 그가 사용한 밝은 주황색, 출입 금지 구역을 표시하는 테이프 같은 노란색은 벌써 색이 바래고 있다. 한 보존사에 따르면 이 작품은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우윳빛 폐허’로 변할 것이라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멋진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자신의 눈을 믿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은 변화한다. 상하고, 썩고, 내려앉는다. 어떻게 보면 벽에 붙어 있는 글은 그런 변화를 그때그때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설명이다. 그러므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지금, 바로 이 순간, 바로 이 조명 속에서, 바로 이날, 바로 이 시각, 바로 이 투어에서 작품을 만나는 것임을 이제 여러분도 알 테다."(434쪽) [[[[:newsis_inyoung_center_end:]]]] 2025/11/05
세종사이버대 호텔관광경영학과, '대한민국 관광사진공모전’ 성료 세종사이버대학교(총장 신구) 호텔관광경영학과가 최근 개최한 ‘제7회 2025 대한민국 관광 사진 공모전’에서 박경식씨의 ‘골목길의 추억’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경기 성남시 재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골목길 모습을 통해 도시의 변화 속에서 잊혀져 가는 일상의 정취와 아쉬움을 섬세하게 표현해 심사위원들에게 큰 호평을 들었다. 최우수상은 이보영씨의 ‘남한산성 서문’이 차지했다. 남한산성 산책 중 느낀 고즈넉한 풍경과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낸 점이 인상적으로 평가됐다. 우수상에는 두 작품이 선정됐다. 김승일씨의 ‘윤건릉산책’과 정태섭씨의 ‘쇠소깍 카약 체험’이다. 두 작품 모두 일상의 순간 속에서 발견한 여행의 감성과 관광의 다양성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공모전은 매년 사진을 통해 한국 관광의 현재와 미래, 지역의 숨은 매력을 조명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의 대학생과 일반인 120여 명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2025/11/04
쓸모 다한 유물의 새쓰임을 찾다…덕수궁서 ‘땅의 조각, 피어나다’展(종합) 쓸모를 다 한 석기·토기·청자·기와가 현대의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4일 서울 덕수궁에서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가 개막했다. 예담고에 소장된 석기·토기·청자·기와 등 다양한 비귀속 유물들이 작가 8인의 손끝을 거쳐 현대 예술 언어로 재구성된 작품들이 전시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덕수궁 인근 한 식당에서 언론간담회를 갖고 전시를 소개했다. 이종훈 역사유적정책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쓸모가 다 한 것들이 새로운 쓸모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쓸모를 다한 유물의 존재 가치를 이야기했다. 비귀속 유물은 발굴되었으나 국가 소장품으로 편입되지 않은 유물을 말한다. 보존 상태나 규모에 따른 행정적 구분일 뿐, 지역의 생활문화와 시대적 맥락을 보여주는 사료적 가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예담고는 이러한 유물의 체계적 보관과 활용을 위해 조성된 발굴유물 역사문화 공간으로, '옛것에 현재를 담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22년부터 충청·호남·영남·해양 등 권역별로 운영 중이고, 2027년과 2028년 사이에는 강원·수도권에 추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예담고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정책관에 따르면 발굴 유물의 운명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신라 금관처럼 보자마자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내는 '대단한 쓸모'가 남은 유물이다. '쓸모를 다한' 유물은 수장고 등으로 쓸쓸히 퇴장한다. 이 정책관은 "예담고가 만들어지고 난 뒤, 쓸모를 다한 유물들을 사람들이 와서 만져보고 체험하고 학습하는 자료로 많이 썼다"며 "유물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면서, 기존에 쓸모를 다한 유물들이 새로운 쓸모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김창억 한국문화유산협회장은 이날 덕수궁 함녕전 마당에서 열린 전시 개막식에서 "이번 전시는 비귀속 유산의 보존과 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물에 대해 해석하고 창작하고 공유의 장으로 확장되는 계기"라며 "이를 통해 문화유산이 과거의 유물로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삶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시 목적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공예와 현대 예술을 넘나드는 8인의 작가가 예담고에 소장된 석기·토기·청자·기와 등 비귀속 유물을 각자 재료와 기술로 재해석했다. 발굴-보존-해석-창작-공유로 이어지는 유물의 '라이프 사이클'을 오늘의 시선에서 재조명하며, 유물이 과거 흔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문화'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간 역시 전시 주제와 호흡한다. 덕수궁은 조선 왕궁의 품격과 근대의 시간성이 공존하는 장소로, 과거와 현재가 함께 놓이는 전시의 배경으로 상징성을 더한다. 이아영 한국문화유산협회 연구원을 따라 덕수궁 함녕전 마당으로 들어서니 행각을 따라 5점의 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작품은 거울 위에 전시돼 행각의 천정과 어우러지고 있었다.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 보유자 최성우는 거울 위로 피어난 연꽃과 깨어진 유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발굴의 순간'을 선보였다 이 연구원은 "거울이 하늘을 비추고 있는 땅이라는 의미"라며 "거울 속에 비치고 있는 유물들의 모습이 우리 문화 유산을 상징하고, 발굴된 축하하는 순간을 최성우 작가께서 남겨줬다"고 설명했다. 섬유공예가 김은하는 연꽃을 형상화한 섬유공예품 '숨을 틔우는 시간'을 전시하고, 김호준·최지은 예담고의 기와·토기·석기·청자의 결손 부위를 석고로 복원하고 전통회화 작업을 더한 '비워진 자리, 이어지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3D 프린팅 공예가 서은하는 작품 '조각, 새로운 형상을 잇다'에서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화병 등 공예품과 예담고 토기들을 결합해 전통과 현대를 연결한다. 유리공예가 이규비는 예담고 석기들을 소재로 빛과 암흑 속 씨앗의 생명력을 형상화한 유리공예 작품 '빛으로 깨우는 유물'을 전시했다. 덕수궁 내 덕홍전 내부에는 국가대표 플로리스트인 화예가 레오킴과 사진예술가 김유정이 예담고 기와들을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와 식물로 제작한 조형작품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가 자리했다. 가로세로 약 4m 길이의 거울 위로 흙째 이동한 푸른 벼와 기와 20여 점이 미디어아트와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냈다. 레오킴은 "추수가 끝난 벼에서 다시 싹이 나온 모습"이라며 "어떻게 보면 끝났지만 다시 시작하고 또다시 끝나고 시작하는 것들이 현대와 전통, 미래, 다시 또 전통의 이어짐 아닐까가 내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7일 오후 2시 덕수궁 덕홍전에서는 레오킴 작가가 창작과정을 공유하고 작품 시연을 진행한다. 함녕전 화랑에서는 관람객이 유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석고 조각에 색을 입혀보는 전통회화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이 정책관은 "예산이 돼 지역 작가들과 또 새로운 형태의 협업을 이어갈 수 있다면, 국민들에게 예전 사람들이 사용했던 유물이 현대 시점에 새로운 쓸모로 다가올 것"이라며 "문화유산을 폭넓게 이해하면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14일까지 열린다. 2025/11/04
‘제1회 뉴시스 반려동물 사진 콘테스트’ 수상작 발표…최우수상 ‘너를 닮은 시간’ ‘제1회 뉴시스 반려동물 사진 콘테스트’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의 영예는 반려견 사진 ‘너를 닮은 시간’(김지원 작)이 안았다. 부문별 대상은 반려견 ‘지쳤나요…? 네니요’(전하윤 작), 반려묘 ‘1인 1쇼파’(전혜진 작), 기타 ‘크레스티드게코 쥬 증명사진’(이혜령 작)이 각각 차지했다. 민영 통신사 뉴시스가 4일 콘테스트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 반려동물 문화 수준을 높이고, 반려인 간 따뜻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됐다. ‘반려동물과의 사랑스러운 순간’을 주제로 진행한 이번 공모에는 반려견과 반려묘를 비롯해 다양한 반려동물을 담은 작품 500여 점이 접수됐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반려동물과 함께한 일상의 소중한 장면을 사진에 담아내며 생생한 교감의 순간을 전했다. 1차 내부 심사를 통해 반려견 28점, 반려묘 13점, 기타 반려동물 3점 등 총 44점이 2차 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후 9월16일부터 31일까지 뉴시스 홈페이지 내 콘테스트 페이지에서 펼쳐진 2차 심사에서는 클릭 수와 댓글 수, 전문가 평가 점수를 종합해 최종 결과를 가렸다. 최우수상에는 교원그룹의 반려동물 친화 호텔 ‘키녹’(KINOCK) 숙박권이 시상된다. 대상에는 ‘시몬스’(SIMMONS)의 반려동물 전용 매트리스가 수여된다. 우수상(10인·윤신근 동물병원 반려견 건강검진권)을 비롯해 인기상(10인·최덕황 애견미용학원 반려견 미용 원데이 클래스 참가권), 감동 스토리상(1인·인천 영종도 ‘더우프앤’ 이용권), 포토제닉상(5인·‘펫츠고트래블’ 10만원권 반려동물 여행권), 장려상(50인·‘하림펫푸드’ ‘동원’ ‘원데이케어’ 반려견 사료 세트) 등 수상작도 공지된다. 이번 2차 심사 대상작 44점은 뉴시스 특집 기사와 디지털 갤러리, SNS 콘텐츠 등으로 공개되며, 포토북과 캘린더로도 제작돼 반려인들과의 따뜻한 교감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시몬스, 교원그룹, 윤신근 동물병원, 최덕황 애견미용학원, 더우프앤 리조트, 펫츠고트래블, 하림펫푸드, 동원, 원데이케어 등 다양한 기업이 후원했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최우수상 반려견 부문 ‘너를 닮은 시간’(김지원 작) ◇대상 반려견 부문 ‘지쳤나요…? 네니요’(전하윤 작) 반려묘 부문 ‘1인 1쇼파’(전혜진 작) 기타 부문 ‘크레스티드게코 쥬 증명사진’(이혜령 작) ◇우수상 반려견 부문 ‘펫셔니스타, 오늘도 출근합니다’(박선아 작) ‘사랑이 눈에 보이는 순간’(진효정 작) ‘가장 카메라를 잘 아는 자’(정명심 작) ‘간식 받으러 새배하러 가는 콩이’(최수진 작) ‘시바 자니까 건들지마’(전호성 작) 반려묘 부문 ‘잠이 보약이다’(황선경 작) ‘냥투어디스’(김소현 작) ‘크림색 호랑이’(이미애 작) ‘동순’(박은진 작) ‘올 무더위에 녹아 내린다’(황성미 작) ◇인기상 반려견 부문 ‘졸리면 귀가 사라지는 강아지’(임재성 작) ‘해변놀러왔다개’(김정 작) ‘너와 함께한 두 번째 봄’(김미선 작) ‘해피해피한 한가위’(조민숙 작) ‘행복을 전달해주는 레아’(김용미 작) 반려묘 부문 ‘미소천사 & 날개없는 천사’(배인숙 작) ‘놓칠 수 없어’(모선영 작) ‘뱅갈고양이 목욕시간’(이혜령 작) ‘2살 모카의 집안 정복기, 식탁편’(모카 작) ‘편안한 일상’(박주완 작) ◇감동 스토리상 반려견 부문 ‘은퇴 후 이제 그냥 강아지’(이미애 작) ◇포토제닉상 반려견 부문 ‘조형물인척’(장은형 작) ‘꽃밭의 작은 코끝 반짝임’(임민순 작) ‘우리는 가족’(전희준 작) 반려묘 부문 ‘잘생긴 밀크’(이현정 작) 기타 부문 ‘두둥실’(이경희 작) ◇장려상 반려견·반려묘·기타 부문 통합 50인 (별도 공지) 2025/11/04
갤러리현대 뉴욕 프로젝트 스페이스, 박현기 개인전 갤러리현대 뉴욕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6일부터 12월 27일까지 한국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박현기(1942~2000)의 개인전 ‘Pass Through the City’를 연다. 박현기는 비디오, 설치, 판화, 회화, 드로잉, 퍼포먼스,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며 당대 한국 미술의 매체적 지평을 확장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포토미디어(Photo Media)’라는 개념을 직접 제시하며 사진을 단순한 기록의 도구가 아닌, 사유의 매개로 확장시켰다. 이번 전시는 1981년 맥향화랑에서 선보였던 대표 퍼포먼스 ‘도심지를 지나며(1981)’를 재조명한다. 대구 도심을 가로지른 16m 트레일러 퍼포먼스와 대형 인공 돌 조각, 실시간 영상과 사진 설치로 구성된 이 작업은 전시장 안팎의 경계를 허문 국내 최초의 매체 융합형 퍼포먼스로 평가된다. 전시는 당시의 영상 3점과 사진 작업 24점, 관련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선보인다. 이번 뉴욕전은 ‘도심지를 지나며’의 개념을 또 다른 도시인 뉴욕의 맥락 속으로 확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갤러리현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술과 매체, 인간의 지각이 교차하는 현대 비디오아트의 대안적 계보를 제시하고, 한국 근현대미술이 세계 미술사 속에서 새롭게 재위치되는 순간을 조명한다”고 밝혔다. 2025/11/04
엄마는 왜 펠리컨이 됐을까…줄리 커티스, 韓 첫 개인전 하얀 드레스, 검은 부리, 그리고 펠리컨. 모성과 욕망,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장면이 캔버스 위에서 부유한다. 줄리 커티스의 캔버스 속에서, 모성은 더 이상 따뜻한 품이 아니다. 그것은 피로와 사랑, 헌신과 욕망이 뒤엉킨 복합체이며, 한 생명을 품기 위해 자신을 찢어내는 존재의 초상이다. 프랑스 작가 줄리 커티스(Julie Curtiss, 43)가 한국에서 첫 개인전 ‘깃털로 만든 여인(Maid in Feathers)’ 연다. 서울 도산대로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5일부터 2026년 1월10일까지 펼친다. 이번 전시는 신작 20여 점을 통해 ‘모성’이라는 단어에 깃든 신화와 그림자를 해부한다. 전시 제목 ‘깃털로 만든 여인’은 작가가 엄마가 된 이후 경험한 내면의 변화를 상징한다. 커티스는 모성의 이면을 신화와 무의식의 세계로 확장하며, 일상의 돌봄을 초현실적 이미지로 옮긴다. 유화, 과슈,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불안과 욕망, 돌봄의 모순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불안한 상징으로 빚어낸다. 대표작 ‘두 요람(Cradles, 2025)’은 흰 드레스를 입은 두 여성이 검은 유모차 속 아이를 돌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대칭된 화면의 반대편에는, 그 자리를 대신하듯 검은 부리를 지닌 두 마리의 펠리컨이 서 있다. 모성의 몸이 신화적 존재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두고 “모두 빛과 어둠, 그리고 버거움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펠리컨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상징이다. 기독교 도상학에서는 모성과 부활을, 연금술에서는 물질의 변형과 영혼의 순환을 의미한다. 1982년 파리에서 태어나 현재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커티스는 화이트 큐브 홍콩(2023), 런던 메이슨스 야드(2021)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리움미술관(2022)과 퐁피두센터(2025) 전시에 참여했다. 2025/11/04
쑥 향 가득한 바라캇컨템포러리…니키타 게일, 韓 첫 개인전 전시장이 쑥 향과 주전자의 끓음, 수증기와 조명이 교차하는 감각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상층과 지하층을 잇는 공간에서 시각·청각·후각이 맞물린 몰입형 경험을 선사한다. 서울 삼청동 바라캇컨템포러리는 5일부터 미국 작가 니키타 게일(Nikita Gale)의 한국 첫 개인전 ‘99개의 꿈(99 DREAM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게일의 꿈에서 출발한 신작 커미션 설치작품으로, 작가가 꿈속에서 본 이미지를 현실의 공간으로 구현했다. 전시는 소리와 빛, 냄새와 수증기가 엮인 하나의 ‘몸’처럼 작동한다. 쑥 내음이 공간을 스치고, 주전자의 끓음이 리듬을 만들며, 조명은 증기를 잠시 붙잡았다 놓는다. 전시 제목이자 동명의 설치작품 ‘99개의 꿈’(2025)은 완결과 질서를 상징하는 숫자 100에서 벗어난 ‘99’의 상태를 표현한다. 고정되지 않은 열린 가능성의 공간, 즉 의식의 질서로 포섭되지 않는 무의식의 영역을 상징한다. 게일은 “가시성의 부재는 때로 존재보다 더 위협적이고 흥미로운 입장”이라며 퍼포머의 부재를 통해 공연과 노동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1983년 알래스카에서 태어난 니키타 게일은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퍼포먼스와 사운드, 조명, 오브제를 결합해 사회적 구조 속 보이지 않는 노동과 권력을 탐구해왔다. 2024년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템포 루바토(Tempo Rubato)’로 벅스바움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2026년 1월 4일까지 열린다. 2025/11/04
장인의 손길, 워싱턴을 홀리다…'한국적 환대의 아름다움'展 ‘한국 전통공예에 담긴 미학, 정성, 철학을 알리는 전시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사)국가무형유산기능협회가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워싱턴 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한국적 환대의 아름다움(The Beauty of Korean Hospitality' 전시가 열린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가무형유산 장인 23인과 제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공예전이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후원하며, (사)국가무형유산기능협회가 주관한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한국의 전통미와 환대의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뜻깊은 자리"라며 "단순한 예술품 전시를 넘어, 한국의 전통공예가 지닌 정성과 철학을 통해 '환대의 미학'을 구현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 금박, 옻칠, 매듭 등 무형유산 23명 장인의 작품 146점이 전시된다. 다양한 작품들이 한국 고유의 예술적 깊이와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장인들의 출품작들로 관람객이 실제 장인의 작업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가무형유산 제작소(Workshop)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공사관 3층에 각자장(刻字匠), 단청장(丹靑匠), 금박장(金箔匠) 등 장인의 작업공간이 재현된다. 장인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심층 영상이 함께 상영된다. 전시 총괄감독은 원보현 WBHLab 대표가 맡았다. 원 대표는 "한국 전통공예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람을 맞이하는 마음과 예(禮)의 표현"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워싱턴 시민과 외교 관계자들이 한국의 품격 있는 환대를 직접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 15일에는 스미스소니언 국립 아시아 미술관에서 특별 프로그램 'Timeless Traditions: Korean Craft ASMR’이 마련된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 무형유산 장인 10명이 직접 제작 기술을 소개하고,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선보인다. 참가자들은 장인의 철학을 직접 듣고 공예의 리듬과 소리를 체험한다. 2025/11/04
비귀속 유물, 예술로 되살리다…덕수궁서 ‘땅의 조각, 피어나다’展 발굴 유물이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비귀속 유물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전시 '땅의 조각, 피어나다'가 서울 덕수궁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한국문화유산협회와 함께 오는 4일부터 16일까지 덕수궁에서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비귀속 유물은 발굴되었으나 국가 소장품으로 편입되지 않은 유물을 말한다. 보존 상태나 규모에 따른 행정적 구분일 뿐, 지역의 생활문화와 시대적 맥락을 보여주는 사료적 가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예담고는 이러한 유물의 체계적 보관과 활용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예담고는 '옛 것에 현재를 담는다'는 의미를 지닌 발굴유물 역사문화 공간으로, 현재 충청·호남·영남·해양 등 4개 권역에 운영 중이다. 이번 전시는 예담고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전시는 예담고에 소장된 석기·토기·청자·기와 등 다양한 비귀속 유물을 현대 예술 언어로 재구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8인의 작가가 예담고에 소장된 석기·토기·청자·기와 등 비귀속 유물을 각자의 재료와 기술로 재해석했다. 발굴-보존-해석-창작-공유로 이어지는 유물의 '라이프 사이클'을 오늘의 시선에서 재조명하며, 유물이 과거 흔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문화'로 다시태어 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간 역시 전시 주제와 호흡한다. 덕수궁은 조선 왕궁의 품격과 근대의 시간성이 공존하는 장소로, 과거와 현재가 함께 놓이는 전시의 배경으로 상징성을 더한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공예와 현대 예술을 넘나드는 8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 보유자 최성우는 예담고의 토기들이 흙 속에서 드러나는 발굴의 순간과 그 유물을 토대로 오늘날 만개한 찬란한 문화를 궁중채화와 결합해 선보인다. 화예가 레오킴과 사진예술가 김유정은 예담고 기와들을 소재로 미디어아트와 식물로 제작한 조형작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과거를 건너온 유물이 현재를 살아가는 관람객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섬유공예가 김은하는 연꽃을 형상화한 섬유공예품을 전시하고, 김호준·최지은 예담고의 기와·토기·석기·청자의 결손 부위를 석고로 복원하고 전통회화 작업을 더한 작품을 내놓는다. 3D 프린팅 공예가 서은하는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화병 등 공예품과 예담고 토기들을 결합해 전통과 현대를 연결한다. 유리공예가 이규비는 예담고 석기들을 소재로 빛과 암흑 속 씨앗의 생명력을 형상화한 유리공예 작품들을 전시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7일 오후 2시 덕수궁 덕홍전에서는 레오킴 작가가 창작과정을 공유하고 작품 시연을 진행한다. (선착순 30명, 예담고 공식 누리집에서 사전접수) 또 함녕전 화랑에서는 관람객이 유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석고 조각에 색을 입혀보는 전통회화 체험 프로그램(14일, 선착순 100명)이 진행된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예담고가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유산과 국민이 직접 만나고 교감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문화 향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11/04
김아영 '딜리버리 댄스', 이번엔 MoMA PS1 공략…美 첫 개인전 서울의 한복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던 여성 배달기사가 이제는 뉴욕의 화이트 큐브 안을 질주한다. 그녀는 현실의 노동자이자, 가상의 전사이며, 동시에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의 몸 그 자체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의 개인전 ‘Delivery Dancer Codex’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PS1에서 6일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아영의 미국 내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PS1의 3층 전관을 가득 채운다. PS1은 뉴욕현대미술관(MoMA) 산하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동시대 미술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김아영의 작업은 기술, 여성, 노동, 신체, 그리고 감정의 진동이 한 화면 안에서 뒤엉키는 우리 시대의 초상이다. 만화영화같은 영상 '딜리버리 댄스'는 팬데믹 동안 실제 배달노동자들을 따라다니며 ‘배달’이라는 움직임 속에서 생존의 서사를 포착했다. AI와 게임엔진, 실사 촬영이 교차하는 화면 속에서 그녀의 인물들은 끝없이 전송되고, 복제되고, 사라진다. 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 이상하리만치 따뜻한 온기가 남는다. 기계의 언어로 인간의 감정을 다시 쓰는 작업, 그것이 김아영식 ‘딜리버리’다. 김아영은 1979년 서울 출생으로, AI와 신화, 데이터와 기억, 여성성과 기술 문명을 넘나드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의 화면은 언제나 이 세계보다 반 박자 빠르게 움직인다. 영국 Tate, 미국 구겐하임, M+ 등 세계 주요 미술기관이 그의 작품을 수집했고, 그의 시선은 이미 미래의 감각에 닿아 있다. 김아영은 LG 구겐하임 어워드의 첫 한국인 수상자이자,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딜리버리 댄서’를 띄운 한국의 첫 미디어 아티스트다. 이번 전시는 현대카드와 뉴욕현대미술관이 함께 만든 ‘큐레이터 교류 프로그램’의 결실로 성사됐다.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김아영의 작업을 본 PS1 수석 큐레이터 루바 카트립이 직접 전시를 제안했다. 20여 년간 MoMA와 협력해온 현대카드는 이번 전시를 후원하며 “예술이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관계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아영의 PS1 전시는 2026년 3월 16일까지 열린다. 202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