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문화회관 "오픈갤러리 아트 쇼 작품 공모합니다" 대구 서구문화회관은 지역작가 미술품대여사업인 '오픈갤러리 서구 아트 쇼' 작품 공모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업은 서구지역 작가의 미술품을 대여해 서구청, 각 동행정복지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도서관 등에 전시하기 위해 기획됐다. 공모는 내달 11일까지다. 모집 대상은 서구에 1년 이상 거주한 주민 가운데 예술단체에서 활동하거나 1년 이상 작업실을 두고 예술 활동 중인 미술인이다. 세부 지원 조건은 ▲최근 5년 이내 1회 이상 단독 개인전 개최 ▲전국 규모 공모전 2회 이상 입상 ▲5년간 5편 이상 관련 매체 발표 ▲미술·사진 비평집 1권 이상 출간 ▲5년간 5회 이상 전시회 참가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된다. 공모 부문은 평면회화(서양화, 한국화, 서예·문인화, 사진)와 입체작품(조각·공예)로 나뉜다. 응모는 1인 1점으로 제한한다. 작품은 총 30점을 선정한다. 개당 100만원의 작품 대여 보상비와 미술작품 운송 및 설치·접수, 보험 가입 등 비용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내년 6월 서구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전체 전시회를 개최한 후 반환한다. 2025/03/20
88세 하종현 '만선의 기쁨'…다채색 '이후 접합' 신작 공개 "이번 전시는 배압법(背押法)을 이용하는 기존 '접합'의 방식과 형태를 고수하되 그 기법과 의미의 변주를 조명하는 신작을 선보인다. 색에 대한 동시대적 고민이 반영된 다채색의 '접합' 신작에서는 캔버스 뒷면에서 만들어진 작가의 붓 터치(mark-making)와 함께 밝은 색이 섞인 그라데이션이 강조됐다." '배압법 창시자'이자 단색화 거장 하종현(88)화백 개인전이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20일 개막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후 접합(Post-Conjunction)' 연작 등 확장된 '접합'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K1과 한옥에서 펼친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3년 만에 열린 전시다. 하종현 작업세계 핵심은 '배압법'이다.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두터운 물감을 바르고 천의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 넣는 기법으로 회화의 혁신을 이룬 작업이다. 기존의 '접합(Conjunction)'연작과 여기서 비롯된 다채색의 '접합', 제스처의 자유분방함과 기법의 자연미를 강조하는 최근의 '접합'을 살펴볼 수 있다. ◆국제갤러리, '접합' 변주 신작 조명 이번 전시에 선보인 다채색 '접합' 신작은 밝은 색이 돋보인다. 기존 '접합' 연작이 기왓장이나 백자를 연상시키는 색상이 주로 사용되었다면, 다채색의 '접합' 신작은 주변과 일상의 색상을 도입해 보다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졌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접합' 신작 'Conjunction 24-52'(2024)는 마포 뒷면에서 밀어낸 물감이 앞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접합' 초기작을 연상시킨다. 반면 그라데이션을 이용해 흰색이 보다 세련되어 보이고 점성 있는 물감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부각해 물감이 지닌 물성을 더욱 강조했다. 기존의 '접합' 연작에서 기둥 형상의 수직적인 제스처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자유분방하지만 사전에 계산된 듯한 미묘한 사선 형태의 붓 터치들이 캔버스 화면을 가득 메웠다. ‘재료의 물질적 특성이 만들어내는 표현이 곧 회화의 본질’임을 골조로, 화면 위에서 끊임없이 시대에 상응하는 형식적 변모를 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만선(滿船)의 기쁨"으로 희열에 찬 원색의 화면은 '이후 접합' 연작으로 이어진다. 나무 합판을 일정 크기의 얇은 직선 형태로 자른 후 그 개별의 나무 조각을 일일이 먹이나 물감을 칠한 한지, 광목 천, 마대 천, 캔버스 천 등으로 감쌌다. 작가는 이 나무 조각들을 화면에 순차적으로 나열했다. 틀에 하나의 나무 조각을 배치하고 가장자리에 유화 물감을 짠 다음 또 다른 나무 조각을 붙여 물감이 나무 조각 사이로 눌리며 스며 나오도록 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이렇게 스며 나온 물감 위에 스크래치를 하거나 유화 물감으로 덧칠하는 등 화면에 리듬감과 율동감을 더함으로써 형태와 뉘앙스가 다채롭게 변모한다. 하 화백의 표현대로 '만선의 기쁨'은 평면과 조각적 요소의 만남, 시대적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 재료로의 확장 등 '접합'의 범주를 확장해 나가는 작가로서의 성취감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다. 박서보, 이우환, 권영우 등 동시대 작가들과 함께 단색화의 거장으로 불린 그가 최근 '이후 접합'이나 다채색의 '접합'을 통해 단색화라는 틀을 넘어 시대의 흐름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전시는 현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와 궤를 잇는다. 하종현이 홍익대학교를 졸업한 1959년부터 '접합'연작을 시작한 1975년까지의 초기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아트선재센터의 '하종현 5975'를 보고 국제갤러리로 관람이 이어진다면 '단색화 거장'으로 우뚝 선 하종현의 작업세계를 쉽게 파악해볼 수 있다. 전시는 5월 11일까지. ◆단색화 거장 하종현 화백은? 1935년 경상남도 산청에서 출생으로 1959년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장(1990~1994)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2001~2006)을 역임했다. 현재 경기도 일산에서 거주하고 작업하고 있다. 그동안 뉴욕, LA,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LA 해머 미술관(2024),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2023), 덴버 미술관(2023), 뉴욕 현대미술관(2019),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2018), 브루클린 미술관(2017), 벨기에 보고시안 재단(2016), 시카고 미술관(2016), 프라하 비엔날레(2009) 등에서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도쿄도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2025/03/20
KB증권·깨끗한나라, 서울 국제정원박람회 기업동행정원 조성 서울시는 오는 5월 개막하는 국제정원박람회에 기업동행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KB증권·깨끗한나라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KB증권은 지난해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깨비정원'으로 기업동행정원에 참여한 바 있다. 깨비정원은 낮은 언덕을 지그재그로 오르는 동선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언덕 정상 노란색 집 안에 있는 의자로 유쾌함을 표현했다. 올해 국제정원박람회장인 보라매공원에 조성될 2번째 깨비정원은 모두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주제하에 유쾌하고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올해 처음 참여하는 깨끗한나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자연과의 공존을 실천하기 위해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깨끗한나라가 만들 정원인 포포랜드(PAW-PAW LAND)는 '자연 속에서 남기는 행복한 발자국'을 주제로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 편안하게 산책하고 숲속 분위기를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2025년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시민과 기업, 단체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우리 모두의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면서 "많은 관심과 참여로 한층 풍성해질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2025/03/20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재개관…수허하우스 입주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가 다시 문을 열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상하이 중심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구역인 징안구 쑤저우 강변에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를 재개관했다고 20일 밝혔다. 2005년 처음 중국 베이징에 진출한 아라리오갤러리는 2014년 상하이로 이전, 국내 및 아시아 작가들을 중국 본토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2017년 7월 상하이 웨스트번드(西岸) 지역으로 확장 이전한 후 2024년 3월 8일부터 4월 27일까지 마커루 개인전을 마지막으로 재정비에 나서 문을 닫은 바 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뮤지엄을 운영하는 씨킴(CIKIM) 김창일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창일 회장은 세계적인 100대 미술품 컬렉터이자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가 새롭게 자리 잡은 장소는 쑤저우 강변에 위치한 문화공간 수허하우스(SUHE HAUS)이다. 1931년 건축 설계사무소 앳킨슨 & 댈러스(Atkinson & Dallas)가 설계한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로, 상하이의 역사를 품은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다. 수허하우스에 입주한 미술기관은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아치 갤러리(Arch Gallery), 롱라티 파운데이션(Longlati Foundation), P.art 그룹(P.art Group), 샹아트 갤러리(ShanghART Gallery), 수파 아트 스페이스(Soofa), 탕² 익스체인지(TANG² Exchange), 더 패럿(The Parrot) 등이 있다. 수허하우스 내 미술기관은 19일 동시에 전시를 개막, 상하이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는 재개관전으로 한·중·일 작가 10인의 단체전 'Fluid in Forms 虛实相'전을 5월 11일까지 개최한다. 김병호, 김인배, 이정배, 이승애, 임노식, 천위판(CHEN Yufan), 천위쥔(CHEN Yujun), 후윈(HU Yun), 포코노 짜오위(Pocono ZHAO Yu), 코헤이 야마다(Kohei YAMADA)의 41점을 전시한다. 2025/03/20
국제갤러리, 아트바젤홍콩 2025 참가…'캐비넷 섹터' 김윤신 조명 국제갤러리는 오는 26~30일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 2025’에 참가한다. 42개국 240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이번 페어에서 국제갤러리는 한국 대표 화랑으로 메인 섹터인 ‘갤러리즈(Galleries)’에서 박서보~칸디다 회퍼 등 국내외 전속 작가의 작품을 전시 판매한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Écriture No. 040516'(2004)은 후기 '묘법'에 해당하는 작품을 시작으로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주역 하종현 신작 'Conjunction 24-50'(2024)을 선보인다. 하종현은 2월 아트선재센터 개인전에서 초기작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20일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 개최를 앞두고 있다.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승조의 '핵 89-40'(1989)과 교토에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 최재은의 'Paper Poem No. 26'(2024)도 출격한다. 빛바랜 책의 빈 페이지들을 겹쳐 작업한 'Paper Poem' 연작은 개별 페이지에 내포된 각기 다른 시간의 층위로 ‘시간의 초상’을 그려낸다. 작가는 20일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 '자연국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간과 사물, 세계의 본질 및 흐름을 탐구하는 이기봉의 신작, 함경아의 자수회화 삼면화, 이광호의 풍경화도 전시된다. 현대미술가 양혜규의 신작이자 아시아 전역에서 수 세기 동안 계승되고 있는 연(鳶) 제작 전통에서 영감 받은 조각 '공중 지류 생물 – 떠나는 홍색 펄럭 남매'(2025)도 홍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한지와 마블지를 오려 만든 문양과 장식, 파키스탄 펀자브 지역에서 사용하는 염소 방울, 다양한 색의 비단실 및 술로 만든 머리 장식 파란다(paranda) 등으로 치장한 이 조각은 자연 세계 내 다른 종(種)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탐구를 암시한다. 양혜규는 아트 바젤 홍콩 기간 중 M+ 미술관에서 특별전에도 참가한다. 지난 2월 미국 덴버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마친 강서경의 '따뜻한 무게 610 #23-01'(2022–2023)도 이번 페어에서 공개한다. 차가운 철제 틀에 털실을 엮고 덮어 ‘따뜻함’이라는 감각을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해외 작가들의 작업도 한국 현대미술과 어우러져 함께 선보인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문화적 장소의 역사와 시간의 흐름을 포착하는 칸디다 회퍼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포르투갈 이민자들에 의해 설립된 도서관의 아름다운 내부를 담아낸 작품을 전시한다. 미국 정보 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된 정부의 검열 문서를 거대한 추상으로 제니 홀저(Jenny Holzer), 영국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 우고 론디노네, 수퍼플렉스의 작품을 판매한다. 한편 국제갤러리는 아트 바젤 홍콩의 ‘캐비닛(Kabinett)’ 섹터에도 참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의 회화, 판화, 조각 15점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캐비닛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아시안 디아스포라에 중점을 둔 작가를 선별해 보여주는 전시다. 1980년대 중반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후 한국의 주류 모더니즘에서 물리적으로 단절된 채 독자적인 시각문법을 구축한 김윤신은 재료의 물성, 특히 나무 고유의 성정을 탐구해왔다.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의 철학은 둘을 합하여도 하나가 되고, 둘을 나누어도 하나가 된다는 우주적 의미로, 작가 작업의 근간이 되는 철학이다. 이번 캐비닛 섹터에서 선보이는 회화 중 '즐거움의 울림 2024-6'은 강렬한 푸른색의 추상 요소를 통해 원초적인 역동성을 전한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부스에서는 김윤신 작가의 작품 뿐만 아니라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공개한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철제 조각을 연구하던 1960년대 초부터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시작한 1970년대, 아르헨티나로 건너간 1980년대, 준보석을 활용한 조각을 시작한 2000년대에 이르는 사진 등 지난 50여 년을 아우르는 김윤신의 역사와 궤적을 입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2025/03/20
갤러리현대, 뉴욕 쇼룸 첼시로 이전…프로젝트 스페이스 개관 갤러리현대(대표 도형태)는 뉴욕 쇼룸을 첼시로 이전, 프로젝트 스페이스를 개관했다고 20일 밝혔다. 도형태 대표는 "2025년 55주년을 맞아 2019년부터 뉴욕 트라이베카 지역에서 쇼룸으로 운영되던 공간을 첼시로 옮기고 각종 전시, 작가 지원, 기관 협력, 연구 자료 지원을 통해 뉴욕과 더 나아가 미국 전반의 예술 문화계에 보다 집중적으로 우리 작가를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의 첫 전시로 지난 13일 펼친 '프롤로그'는 갤러리현대의 '뉴욕 비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실험미술의 거장 이승택, 이건용, 이강소, 성능경 작가를 비롯해 파리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신성희와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현상 배후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도윤희, 동서양화의 전통을 현대적인 개념과 기법으로 재해석하는 김민정, 유근택, 정주영, 김성윤, 문화사를 연구하며 서로 다른 시공간을 공유 가능한 시각적 경험으로 엮는 이슬기, 이강승을 소개한다. 전시는 4월 26일까지 열린다. 2025/03/19
리만머핀 소속 설치미술가 이불→하우저앤워스와 전속계약 "이불(61)작가는 자타공인 당대 가장 뛰어난 한국 아티스트입니다." 스위스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 하우저앤워스는 "BB&M과 협력해 설치 미술가 이불 작가의 공동 전속 갤러리가 됐다"고 19일 밝혔다. 이전 이불 작가는 미국 뉴욕의 세계적 화랑 리만머핀 갤러리 소속이었다. 1992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작한 하우저 앤 워스는 현재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홍콩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22년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에 첫 등장, 조지콘도의 빨간 그림Red Portrait Composition'을 한화 약 40억 원에 판매하고 연이어 필립거스턴, 니콜라스 파티 등의 작품을 완판해 세계적인 화랑이라는 이름값을 증명했다.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이불 작가는 1997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썩어가는 물고기'를 스팽글로 장식한 도발적인 설치작업으로 장르를 뛰어넘는 예술로 국제적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에 선보이면서 국제적인 작가로 세계 무대를 휩쓸었다. 조각, 설치, 퍼포먼스, 회화를 아우르는 이불 작업은 현재 현대 기술과 공상 과학과 접목해 메탈릭하고 미래지향적인 미학을 구현하며 확장하고 있다. 한국작가와 첫 전속을 맺은 하우저앤워스는 이불 작가의 전시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오는 9월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2026년 3월 홍콩 M+로 이어진 후 주요 해외 기관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하우저앤워스는 "현재 이불 작가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미술관의 5번가 파사드의 상징적인 ‘니쉬(niche)’를 위한 조각을 제작했다"며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이불, 롱테일 헤일로(The Genesis Facade Commission: Lee Bul, Long Tail Halo)'는 오는 9월 12일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03/19
크리스티 뉴욕, 달항아리 41억 낙찰…한국 작품 선전 조선시대 '달 항아리'가 한화 41억 원에 낙찰됐다. 18일 (현지 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뉴욕에서 열린 ‘Korean and Japanese Art’ 경매는 한국 작품 28점이 팔려 낙찰 총액 440만188달러(한화 약 64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매 전 주목받은 18세기 달항아리인 높이 45cm ‘백자 대호’가 열띤 경합 끝에 구매자 수수료 포함 283만3000달러(한화약 41억 원)에 팔렸다. 새 주인은 미국인으로 알려졌다. 높이와 폭이 거의 같은 이상적인 형태의 이 달항아리는 뛰어난 발색의 유약이 눈에 띄어 소장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백자대호를 낙찰 시킨 크리스티는 한국 고미술품 전문 경매를 진행하는 유일한 국제 경매사다. 크리스티 뉴욕은 지난 2007년 3월 127만2000달러(한화 18억2000만원 )낙찰에 이어 2023년 3월 456만달러(한화 65억원)에 달항아리를 낙찰시키며 달항아리 세계 최고가 경매 기록을 연이어 경신한 바 있다. 백자 대호에 이어 한국 미술품 중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에 판매된 작품은 15~16세기의 조선시대 ‘백자 청화 매죽문소호’로, 구매자 수수료 포함 30만2400미국 달러 (한화 약 4억 4,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외에도 청자 작품이 치열한 경합 끝에 낮은 추정가 대비 8배 이상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고려 시대 (13세기)의 ‘청자 상감 모란문 소호’는 11만9700미국 달러 (한화 약 1억 7000만 원)로 낮은 추정가 대비 10배 이상, 12세기 고려 시대의 ‘청자 잉어형 인장’은 4만320 미국 달러 (한화 약 5800만 원)로 낮은 추정가 대비 8배 금액에 팔렸다. 고미술품 외에도 최명영, 윤병락, 허명욱 등 한국 현대 미술품도 선전했다. 최명영 '평면조건 19-1015(Conditional Planes 19-1015), 한화 1억7000만 원, '사과 그림' 윤병락의 '가을향기' 한화 약 7300만 원, 허명욱 무제 (Untitled)는 한화 약 2200만 원에 낙찰,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에서 K아트의 위상을 입증했다. 2025/03/19
'요즘 작가' 이미주, 악몽 '털북숭이 설인'과 조용한 반란 "내성적이고 털이 많고 얼굴이 없다고 흉한 건 아니잖아요?" 북실북실 '이미주 설인'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됐다. 19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서정아트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 'MZ작가' 이미주(42) 전시는 일단 캐릭터의 귀여움으로 눈길을 끈다. 일상 풍경을 일러스트처럼 트렌디하게 풀어내는 '요즘 작가'들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겼다. '탐구생활: 숨겨진 실타래'를 주제로 작가의 일상 이야기를 풀어낸 조각과 회화 작품은 이중적이다. 내면과 외면, 물 위와 아래, 극과 극 심리전이 공존하면서도 위트와 흥미로 치장 되어 재미를 선사한다. 어디서 본 듯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매력이 있다. 북실북실 붓맛과 물감 맛이 살아있는 털북숭이 같은 얼굴 없는 캐릭터, '설인'이 압권이다. 아직은 수줍음이 있는 캐릭터로 그림 속에서 나와 캔버스 뒤에 숨어 있거나, 바닥에 뒤돌아 앉아 작가의 내면 감정을 이끈다. 특히 여자 아이의 손을 잡고 물 속을 걷고 있는 '설인'은 이번 전시에 처음 당당하게 모습을 보여 존재감을 과시한다. 하얀 몬스터 같은 '설인'의 탄생 배경이 재미있다. "고교 시절 전생 체험을 하다 만난 '무섭고 부끄러운 무언가'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꿈을 꾸면 악몽처럼 털이 등장했다. 사춘기에 수치스럽다는 생각에 눌린 채로 있던 '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꿈을 꾸게 되고 '털 같은 존재'가 구석에 있으면서 위협해 공포스러웠다. 악몽으로 오랜 기간 남아 있던 '그 존재'는 막상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달라졌다. "이런 게 내 안의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다. "소극적이고 나의 감추고 싶은 모습이 응축된 존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작가는 "계속 놓아두면 부끄러운 존재로 남아있을 것 같아" 이 존재를 끄집어냈다. 그림을 그리게 된 2011년부터 주물 주물 손으로 작은 도자기로 '털 인물'을 만들다가 점점 커졌다.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닌 것 같은 인물인데, 만들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의외로 친근하게 생각하더라고요. 회색의 털로 뒤덮여 얼굴도 없고 아직도 내성적인 '설인'은 이제 제 작업세계의 메이트가 됐어요." '설인'과 함께 하면서 작가도 용감해졌다. 일러스트냐, 디자인이냐 경계에선 고민도 사라졌다. 소극적으로 귀퉁이에 나타나던 '설인'이 커지고 입체화되면서 이미주도 작가로서 새로운 도약을 맞이했다. 이미주 작가는 홍익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 2년 만에 그만뒀다. 친구가 있는 스페인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그린 그림을 전시하게 되면서 미술 공부를 다시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예술대학(EINA Centre Universitari de Disseny i Art de Barcelona)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창작 커뮤니케이션 석사 과정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콜렉시온 솔로 미술관 Colección SOLO, Spain 및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작가를 하면서 다른 직업에 미련이 없을 정도로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는 이미주는 "'식물의 화가' 조너스 우드와 일상을 재치 있게 표현하는 데이비드 슈리글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전시장 1층 작업들은 저의 여정이 새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설인'이 회화에 전면으로 나선 것도 처음입니다. 이제 걷기 시작하는 저의 '설인'처럼 이번 전시는 정적인 순간을 벗고 움직이며 다양한 이야기가 피어나는 작품들입니다. 앞으로도 화면에 담고 싶은 재미있고 찌글찌글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요. 계속 꾸준하게 작업하고 싶어요." 전시는 4월30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5/03/19
인공지능(AI)전시 추세…코리아나미술관도 '합성열병'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술계에도 AI 기술과 접목한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주요 미술관들은 현대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AI를 탐구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지난 2월 개막한 '머신 러브: 비디오 게임, AI, 그리고 현대미술'는 AI를 포함한 디지털 환경 전반을 조망하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폭넓게 탐구해 주목됐다. 프랑스 파리 주드폼(Jeu de Paume) 국립미술관은 오는 4월 'AI에 따른 세계(The World According to AI)'를 개최한다. 지난 10년 간 현대 예술가들이 AI를 활용한 방식과 AI가 미술 실천 안에서 자리 잡아온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는 전시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국내에도 일상 깊숙이 스며든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며 AI 예술 담론을 심화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 코리아나미술관이 19일 개막하는 국제 기획전 '합성열병'은 AI 기술이 예술과 창작의 개념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준다. 전시는 ‘AI는 정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창작과 사회에 끼치는 복합적 영향과 숨겨진 문제들도 드러낸다. 국내외 9명의 참여 작가들은 인간의 주체성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데이터 추출과 편향, AI 환각, 유령노동 등 다양한 주제를 사진, 회화, 미디어 설치 작품 약 30점을 통해 다층적으로 선보인다. 전시 제목 ‘합성열병’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저서 '아카이브 열병(Archive Fever)'(1995)에서 착안됐다. 데리다는 아카이브를 단순히 과거 보존의 공간이 아닌, 기억과 망각, 권력과 욕망이 뒤얽힌 역동적인 장(場)으로 보았다. [[[[:newsis_inyoung_left_start:]]]]"단순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몇 초 만에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의성’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의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이제 챗GPT와 같은 AI 기반 생성 모델들은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누구나 손쉽게 고품질의 합성 이미지, 더 진짜 같은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생성형 AI는 마법처럼 순식간에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거나 외면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newsis_inyoung_left_end:]]]]코리아나미술관_서지은 학예팀장은 "‘합성(synthetic)’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AI의 생성 메커니즘을 드러내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 개념이고, ‘열병(fever)’은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초래하는 혼란과 불확실성 등을 은유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해외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국내 작가들의 신작을 동시에 만나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로렌스 렉(Lawrence Lek)이 인간과 AI의 미래 서사를 다룬 83분 길이의 국내 미발표 영상 '아이돌(AIDOL)'(2019)을 선보인다. 싱가포르 출신의 작가이자 연구자 호 루이 안(Ho Rui An)은 올해 2월까지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전시된 작품 '역사의 형상들과 지능의 토대'(2024)를 국내 최초로 전시, 생성형 AI가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이미지와 함께 탈식민주의 역사와 AI기술의 관계를 렉처 퍼포먼스 형식으로 탐구한다. 요나스 룬드(Jonas Lund)는 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동시에, 그것이 인간 사회의 구조, 정체성,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프리야기타 디아(Priyageetha Dia)는 생성형 AI와 연결된 데이터 추출주의를 동남아시아 식민주의의 자원 착취 역사와 연결하는 비디오 설치작을 보여준다. 국내 작가 김현석은 인공지능과 공동 집필한 소설을 오디오 설치로, 양아치와 장진승은 각각 인공지능을 둘러싼 물리적 환경과 AI의 범용화가 인간의 주체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탐구한 신작을 발표한다. 정영호는 사진 매체를 활용해 AI 생성 이미지와 인간이 육안으로 경험하는 세계의 차이를 조명하며, 방소윤은 캔버스 위 회화를 통해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현실의 접점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김지훈 중앙대 영화미디어학센터 디렉터는 “'합성열병'에 출품된 작품들은 생성형 AI와 관련된 시급한 질문들을 창의성과 초지능에 대한 빅 테크 기업의 미디어 과대광고(hype)에 종속되지 않는 방식으로 사유 해 볼 수 있는 미적 경험을 제공한다"고 평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AI 음성 오디오 가이드 및 키워드 맵을 제공한다. 오는 22일, 전시를 기획한 서지은 학예팀장의 스페셜 전시투어가 진행된다. 4월 12일 김지훈 중앙대 영화미디어학센터 디렉터의 강연, 4월 30일 큐레이터 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합성열병'전 참여작가(국내외 작가 9인) 김현석, 방소윤, 양아치, 장진승, 정영호, 로렌스 렉 Lawrence Lek, 요나스 룬드 Jonas Lund, 프리야기타 디아 Priyageetha Dia, 호 루이 안Ho Rui An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