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벗어난 장미의 환영…이영박 ‘번짐 회화’[아트서울] “장미는 더 이상 꽃이 아니라, 감각의 이미지가 된다.” 이영박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하며 구상회화의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개인전 24회를 통해 작업을 이어온 이영박은 갈대와 장미를 주요 모티프로 삼아 자연의 감각적 이미지를 탐구하고 있다. 이영박의 회화는 자연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단순한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특히 유화 물감의 번짐을 활용한 독특한 기법은 형태를 흐리며, 대상의 경계를 해체한다. 그의 장미는 사실적인 꽃이 아니다. 화면 속에서 확대되고 부유하며, 현실의 공간으로부터 분리된 채 몽환적인 이미지로 변환된다. 번짐과 겹침을 통해 생성된 색과 형태는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이영박의 장미는 형태 묘사를 넘어선 환영의 이미지”라며 “번짐 기법을 통해 현실을 초월한 심미적 공간을 구축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3
금속 병뚜껑이 양면 조각으로…엘 아나추이, 서울서 신작 공개 금속 병뚜껑을 직조한 조각으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반열에 오른 가나 출신 엘 아나추이의 신작이 한국에 왔다. 서울 청담동 화이트 큐브 서울은 엘 아나추이 개인전 ‘LuwVor’를 4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작가의 신작을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서울을 시작으로 홍콩과 아트바젤 홍콩으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다. 이번 전시는 2024년 상하이 푸동미술관 개인전과 런던 테이트 모던 커미션 ‘Behind the Red Moon’ 이후 발표되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병뚜껑에서 직조로…확장된 조각 엘 아나추이는 금속, 점토, 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물질의 변형과 문화적 서사를 탐구해왔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시작한 병뚜껑 작업은 금속 폐기물을 직조하듯 연결해 대형 조각을 만드는 방식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조각을 고정된 형태가 아닌 장소와 설치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잠정적 상태로 이해한다. 이러한 접근은 그의 핵심 개념인 ‘비고정적 형태(Non-fixed form)’로 이어진다. 1970년대 후반의 ‘깨진 항아리(Broken Pots)’ 연작은 작가 작업의 전환점이다. 점토 파편을 접합해 구성한 이 작업은 복원을 전제로 한 전통적 조각 개념에 저항하며, 해체와 재구성을 하나의 조형 행위로 확장했다. 작가는 “깨뜨린다는 것은 파괴가 아니라 재탄생의 조건”이라고 말해왔다. 이는 과거를 미래의 자원으로 삼는 아칸 문화 개념 ‘산코파(Sankofa)’와 맞닿아 있다. ◆양면의 조각, 열리는 구조 이번 신작은 약 30년간 이어온 병뚜껑 작업을 확장한 연작으로, 수천 개의 금속 병뚜껑을 절단·변형해 구리선으로 엮어 완성된다. 접합 구조는 표면 위로 드러나며 물질이 구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조각의 양면은 어느 한쪽이 우선하지 않는 관계로 구성된다. 한쪽은 은빛 단색의 평면을 이루고, 다른 면은 흑색·갈색·황색·산화된 적색이 어우러지며 토양을 연상시키는 색채를 형성한다. 표면의 틈과 구멍 사이로 내부 구조와 공간이 드러나며, 작품은 벽에 고정되지 않고 공간에 드리워진다. 관람자는 다양한 시점에서 작품을 경험하게 된다. 한편 아트 바젤 홍콩(3월 27~29일)에서도 본 연작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이 소개된다. 공중에 설치된 작품은 한쪽 면에서 짙은 적갈색의 색조가 펼쳐지고, 반대편에서는 은빛 금속 표면이 드러나며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2026/03/23
보이는 것 너머의 흐름…이강화 ‘자연 회화’[아트서울] “꽃이 아니라, 꽃을 흔드는 바람을 본다.” 이강화가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서울대학교와 프랑스 파리 국립 8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이강화는 개인전 49회를 통해 자연과 감각의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다. 현재 세종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강화의 회화는 자연을 그리지만, 단순한 풍경의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대상 그 자체보다 그 주변을 흐르는 빛과 공기, 그리고 움직임의 방향에 주목한다. 작업은 점차 절제된 방식으로 변화해왔다. 이전의 복합적 질감 중심 표현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최소한의 재료를 통해 톤과 흐름의 변화를 강조한다. 이는 화면을 채우기보다 비워내며, 감각의 여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강화도 작업실에서의 경험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 된다. 바람과 햇살,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작가는 질서를 만들기보다 그 흐름에 순응하는 태도를 택한다. 빛이 스쳐간 자리, 바람이 지나간 방향…그의 회화는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움직이는 방식을 따라가는 기록에 가깝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3
알루미늄에 새긴 삶의 희노애락…유휴열 ‘생·놀이’[아트서울] "차가운 금속 위에, 삶의 온기를 새긴다.” 유휴열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전주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유휴열은 수십 년간 인간과 자연,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다. 보관문화훈장을 비롯해 한국작가상, MANIF 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한 축을 형성해왔다. 그의 작업은 ‘알루미늄 부조회화’라는 독자적 형식에서 출발한다. 금속을 자르고, 두드리고, 구부리는 과정을 통해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면을 구축한다. 특히 빛의 반사와 굴절에 따라 변화하는 표면은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주되는 시각 경험을 만들어낸다. 알루미늄이라는 차가운 물성은 작가의 손을 거치며 따뜻한 감각으로 전환되고, 그 위에 인간의 희로애락이 겹쳐진다. 유휴열의 작업은 구상과 추상을 가로지른다. 우주와 자연, 인간의 감정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교차하며,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흐린다. 빛과 소리 같은 비가시적 요소를 물질로 환원하려는 시도는 그의 조형 세계를 특징짓는 핵심이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생·놀이’라 부른다. 삶과 작업을 분리하지 않고, 몸의 감각과 감성을 통해 존재를 탐구하는 행위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3
"내 생애 모든 그림은 어머니의 것"…엄윤영 ‘봄날 풍경’[아트서울] 노란 산수유 꽃이 흐드러지게 번져 있다. 그러나 이 풍경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라기보다, 기억과 감정이 스며든 장면이다. 흐릿하게 번지는 건물과 땅의 질감 위로, 밝은 색의 꽃들이 흩날리며 시간의 결을 드러낸다. 엄윤영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엄윤영은 개인전 15회를 통해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유를 회화로 풀어온 작가다. 그의 작업은 특정한 형식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내면의 고백에서 출발한다. 엄윤영의 나무는 생명의 상징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비추는 대상이다. 작가는 스스로를 “한 그루의 나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존재”라며, 부족함과 미완의 상태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러한 고백의 중심에는 어머니의 기억이 있다. 언제나 그림을 지지하고 격려해주던 존재, 그 사랑은 작가에게 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됐다. 작가는 “내 생애 모든 그림은 어머니의 것”이라고 했다. 그의 회화는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부족함 속에서 피어나는 삶의 한 장면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3
꽃은 색의 출발점…엄윤숙 ‘정물 회화’[아트서울] “꽃은 화면의 중심이 아니라, 색의 출발점이다.” 엄윤숙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엄윤숙은 개인전 34회, 2인전 24회를 통해 정물화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색채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한국구상대제전, MANIF 서울국제아트페어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하며 꾸준한 작업을 이어왔다. 엄윤숙의 정물화에서 꽃은 핵심 모티프다. 고유의 색을 지닌 꽃은 화면의 배색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며, 작은 면적 안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색은 대상의 속성이 아니라, 화면을 구성하는 주도적 요소로 작동한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정물화는 작가의 색채 감각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르”라며 “엄윤숙은 꽃을 중심으로 강렬한 색채 이미지를 구축하며 조형적 자유를 확장해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3
엄미술관, 박상미 개인전…'더미: 존재 이후의 지속' 엄미술관(관장 진희숙)은 25일~5월 30일 박상미 개인전 ‘더미: 존재 이후의 지속duré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 인공식물 연작을 확장해 자연과 도시에서 채집한 개체들을 ‘더미’의 형태로 축적하고 응집시킨 신작을 선보인다. ‘더미’는 인간과 식물의 관계를 넘어 존재와 본질을 사유하는 개념적 장치다. 작가는 식물을 재현의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여러 개체와 시간, 감각과 흔적이 중첩된 덩어리로 인식한다. 대표작 ‘동산수상행(東山水上行)’은 10점의 린넨 캔버스와 5개의 나무 모듈로 구성된 5미터 길이의 대작이다. 잎과 줄기를 연상시키는 형상들이 중첩되지만 특정 식물의 재현은 아니다. 개별 존재를 넘어 다수의 관계와 구조,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한다. 전시장에는 자연광이 유입되며 시간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7폭 병풍 형식의 설치작 ‘아무렇지 않은 장면’은 빛과 마주하며 지속의 감각을 생성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빈 프레임 형태의 나무 모듈 역시 공간 속에서 시간의 확장을 지탱한다. 2층을 비롯한 전시장 곳곳에는 더미가 형성되는 과정의 단위들이 소품으로 제시된다. ‘조작된 경치’는 종이 상자 모형 위에 수묵 조각을 콜라주한 작품으로, 한 달간의 감정과 사유를 기록한 일기 형식의 작업이다. 진희숙 관장은 “박상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식물이라는 구체적 형상을 넘어, 존재가 시간 속에서 어떻게 축적되고 관계 맺는지를 묻는다”며 “완결된 형태보다 진행 중인 상태에 주목하며, 장면이 중첩과 변환 속에서 새롭게 구성되고 유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6/03/23
예경, 아트바젤 홍콩서 한국미술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정부가 아트바젤 홍콩을 무대로 한국미술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는 26~28일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 기간에 맞춰 한국 작가의 국제 인지도 제고와 해외 진출 기반 강화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행사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핵심 거점인 홍콩에서 한국 동시대 미디어아트를 소개하고, 글로벌 미술 관계자 및 컬렉터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다. ◆김아영·이끼바위쿠르르 상영 및 토크 26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아트바젤 홍콩 필름 프로그램 ‘시스템으로서의 삶: 동시대 영상 예술에서의 시간, 노동, 그리고 서사(Life as a System: Time, Labor, and Storytelling in Contemporary Moving Image)’에서는 김아영과 이끼바위쿠르르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노동, 자본, 기술이 일상과 사회 구조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조명하며, 동시대 삶을 규정하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을 영상 매체로 탐구한다. 상영 이후에는 두 작가와 글로벌 미술 전문 매체 아트리뷰(ArtReview) 편집장 마크 래폴트(Mark Rappolt)가 참여하는 토크가 이어진다. 이번 토크는 아트바젤 홍콩과 아트리뷰의 협업으로 마련됐으며,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흐름을 심도 있게 다룬다. ◆‘아트 커넥트: 한국×홍콩’ 네트워킹 이어지는 ‘아트 커넥트: 한국×홍콩(Art Connect: Korea × Hong Kong)’은 홍콩 기반 미술관, 기관, 갤러리, 컬렉터 등을 초청해 국내 화랑의 해외 프로모션과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제갤러리, 선화랑, 제이슨함 등 국내 화랑 약 13곳이 참여해 갤러리 및 전속 작가를 소개하는 피칭 세션을 진행하며, 이후 오후 9시까지 네트워킹을 통해 국제 협력과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홍콩이라는 아시아 미술시장 중심지에서 한국 미디어아트와 국내 화랑의 역량을 함께 선보이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글로벌 미술 관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3/23
BTS 뮷즈 열풍…문화상품 매출 최대 38%↑[BTS 컴백] "머리핀 너무 귀여워" "다 사고 싶어. 뭘 골라야하지?"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중앙 상품관. 개장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정시 20분 전부터 모인 방탄소년단(BTS)팬들은 서로 상품을 가리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1시, 판매가 시작된 것은 BTS와 국립중앙박물관이 협업한 '뮷즈(MU:DS)'상품이다. 현장은 예약제로 운영됐지만, 입장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지며 열기를 실감케 했다. 직원들이 상품을 진열하자 팬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고, 상품을 고르는 손길도 분주해졌다. 이번 협업은 2024년 '달마중 뮷즈'에 이은 두 번째다. 성덕대왕신종 문양을 활용한 상품 5종과 공식 굿즈 3종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하이브 용산 사옥,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시대 제작된 우리나라 최대 범종으로, 봉덕사종 또는 '에밀레종'으로도 불린다. 종 중앙의 공양자상과 구름 문양은 이번 ‘뮷즈(MU:DS)’ 상품 디자인에 반영됐으며, 종의 울림은 정규 5집 '아리랑' 수록곡 음원에도 활용됐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단순한 굿즈 소비를 넘어 '한국 문화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베라니아(31)는 "BTS 때문에 한국에 왔다"며 "박물관 협업을 통해 한국 역사를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한국에 도착해 가장 먼저 박물관을 찾았다는 그는 "이번 앨범을 계기로 한국 문화를 더 알게 됐다"며 헤어핀과 헤어클립을 구매했다. 일본인 이토 사오리(48)는 가족과 함께 상품관을 찾았다. 사오리씨는 "멤버 각자 개성이 뚜렷한데 다 합쳐지면 조화가 너무 좋아 2021년부터 아미였다"며 "원형지갑과 포스터를 살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는 40대 여성은 "BTS를 좋아해서 한국 역사를 공부하려고 박물관을 둘러 보고 궁궐 가이드 투어를 했는데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수하물 여유 공간이 부족해 작고 예쁜 상품을 사고 싶다. 정말 고르기 힘들다"며 결국 모든 상품을 구매했다. 선물용 구매도 눈에 띄었다. 루카 배리(29)는 호주에서 한국에 여행 목적으로 방문했다. 그는 "호주에 있는 연인이 BTS를 좋아한다"며 "선물을 사려고 들렀다"고 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첸(20)도 "국립중앙박물관과 BTS를 다 좋아하기에 이번 협업은 최고의 조합"이라며 "친구 선물을 사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상품을 손에 든 팬들의 발걸음은 다시 광화문 일대로 향했다. 외벽 영상 공연(미디어 파사드), 드론쇼, 스탬프투어 등 BTS 관련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영윤씨는 "오늘 아침에 삼성과 강남을 들러 휴대전화 기념품을 받았다"며 "이따 저녁에는 숭례문에 가고 내일은 여의도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배우 조벨 살바도르(60)도 "BTS가 많은 아미들을 박물관에 오게 했다"며 "드론쇼와 스탬프투어에도 갈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두 친구 제슬린(52)과 일링(47)은 뮷즈 구매후 "하이브로 돌아가 카페에 방문해야 한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이처럼 BTS 컴백을 계기로 한 협업 상품은 '관람→소비→관광'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문화 동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에 따르면 '아리랑' 발매와 연계한 기획전을 시작한 이후 K-헤리티지 스토어 매출은 최대 38.2% 증가했다. 지난 18일부터 진행 중인 ‘아리랑 인 더 팰리스 상품 팝업존’과 온라인 기획전 ‘아리랑, 일상 속에 담다’ 영향이다. 이달 11~13일과 18~20일(20일 오후 3시 기준)을 비교하면 온라인 매출은 1785만2400원에서 2342만1700원으로 31.2% 증가했고, 고궁박물관 스토어는 830만6900원에서 1148만700원으로 38.2% 늘었다. 경복궁 스토어도 2838만1100원에서 2937만8400원으로 3.51% 상승했다. BTS 공연과 연계된 관광객 유입이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시작된 소비는 박물관을 넘어 궁궐, 도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BTS를 매개로 한 문화유산 소비가 '상품'을 넘어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6/03/21
한국 첫 대규모 퀴어 미술전…74명 참여한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퀴어 미술전이 막을 올렸다. 아트선재센터와 홍콩 선프라이드재단이 공동 주최한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은 국내외 작가 74명(팀)이 참여해 퀴어 미술의 역사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성소수자의 정체성과 감각을 다루는 ‘퀴어 미술’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전시는 이를 하나의 정체성 범주에 가두지 않는다. 오히려 동시대 사회를 읽는 비평적 프레임으로 확장한다.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기술적 변화 속에서 형성된 퀴어성을 조망하며, 그동안 충분히 가시화되지 않았던 감각과 목소리를 드러낸다. ‘스펙트로신테시스’는 다양성을 상징하는 ‘스펙트럼(spectrum)’과 서로 다른 요소의 결합을 뜻하는 ‘신테시스(synthesis)’를 결합한 용어다. 이번 전시는 서울을 하나의 프리즘으로 삼아 퀴어성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와 감각이 교차하는 장을 펼쳐 보인다. 2014년 설립된 선프라이드재단은 LGBTQ+ 커뮤니티 지원을 목적으로 활동해 온 비영리 재단이다. 이번 전시는 타이베이현대미술관(2017), 방콕아트앤컬처센터(2019), 홍콩 타이쿤(2022)에 이어 선보이는 네 번째 ‘스펙트로신테시스’ 시리즈다. 김선정 예술감독과 이용우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양면의 조개껍데기’와 ‘텐더: 언제든, 어디서든’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전시는 재단 소장품을 중심으로 길버트 & 조지, 마틴 웡 등 현대미술사적 주요 작가부터 김아영, 이강승 등 한국 작가의 작업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일부 작가는 소장작이 아닌 신작 및 최근작으로 참여한다. 오인환은 서울의 게이 바와 클럽 이름을 전시장 바닥에 향가루로 기록하고 이를 태워 연기와 향으로 기억을 환기하는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박그림은 도시 속 LGBTQ+ 인물들의 집합적 초상을 통해 위로와 연대를 그려낸 신작 회화를, 정은영은 비상계엄 이후 광장 시위에서 드러난 퀴어 공동체의 실천을 다룬 영상을 공개한다. 마크 브래드포드는 전시 공간에 직접 체류하며 제작한 장소 특정적 신작을 선보인다. 이용우 큐레이터가 기획한 ‘텐더: 언제든, 어디서든’은 국내 작가 20인과 홍콩 작가 1인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기억’ ‘장소’ ‘형식’을 축으로 익선동, 낙원동, 이태원 등 서울의 퀴어적 장소성을 재해석하며 한국 퀴어 미술의 현재를 조망한다. 듀킴은 억압 속에서 변형되는 신체의 감각을 다룬 설치를 선보이고, 박정우와 윤정의는 사적 공간에서 교환된 시선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이번 전시 맥락 속에 다시 위치시킨다. 이반지하는 2024년 말 계엄 사태와 이에 맞선 소수자들의 연대와 저항을 다룬 대형 캔버스 설치 신작을 발표한다. 특히 김성환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벽돌이 개이다’를 커미션 받아 전시의 해석적 층위를 확장한다. 해당 글은 전시 도록에도 수록된다. 전시 기간에는 구자혜, 루킴, 이동현, 이반지하, 전우진 등이 참여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학자들이 참여하는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관람료 1만원. ◆참여작가 74명(팀) 구자혜, 길버트와 조지, 김경렴, 김경묵, 김대운, 김무영, 김아영, 김재원, 김태연, 닐바 귀레쉬, 데릭 저먼, 데이비드 보이나로비치, 듀킴, 로버트 라우센버그, 루지한, 루킴, 리밍웨이, 마리아 타니구치, 마크 브래드포드, 마틴 웡, 문상훈, 민윤, 박그림, 박민영, 박정우, 성재윤, 송세진, 쇼나 김, 신 와이 킨, 알폰소 오소리오, 애니 레보비츠, 앤슨 막, 야광, 얀 보, 양승욱, 어우 슈이, 에블린 타오청 왕, 엔조 카마초 & 에이미 리엔, 에텔 아드난, 오용석, 오인환, 유키 키하라, 윤정의, 윤희주, 이강승, 이동현, 이미래, 이반지하, 이우성, 이우인, 이정식, 임창곤, 임철민, 장쉰, 장영해, 재훈, 전나환, 전우진, 정은영, 제스 판, 조이솝, 조현진, 차연서, 쳉퀑치, 최하늘, 치트라 가네쉬, 칭호청, 캔디스 린, 탁영준, 하지민, 허호, 호소에 에이코, 호탐, 홍민키. 202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