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부터 현재까지"…23~31일 광화문 광장서 '국가기록특별전' 행정안전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오는 23~31일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가기록특별전 '빛으로 이어진 80년의 기록'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광화문 광장에 광복 이후 80년의 대한민국 역사를 상징하는 80개 기둥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해 발광다이오드(LED) 영상과 160여점의 기록물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별전은 ▲프롤로그: 그날의 환희 ▲1부: 이제, 우리나라 ▲2부: 갈라진 운명, 하나의 꿈 ▲3부: 도전이 이뤄낸 성장 ▲4부: 광장에서 일상으로 ▲5부: 세계 속의 'K', ▲에필로그: 우리 함께 앞으로(관람객 참여존) 등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에서는 광복 소식을 접하고 거리를 가득 채우며 환호하는 한국인들의 모습과 1945년 9월 9일 구(舊) 조선총독부 건물에서 이뤄진 항복 조인식 영상 등을 통해 마침내 독립을 되찾은 그 순간의 환희를 느껴본다. 특히 일왕의 패전 선언이 있기 전인 1945년 8월 15일 오전 미국의 국영 라디오 방송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에서 송출한 일본의 '무조건 항복' 사실을 알리는 한국어 방송을 직접 들을 수 있다. 1부에서는 국민의 힘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강원도 춘천에서 진행된 1948년 5월 10일 총선거 현장, 제헌의회가 제정·공포한 제헌헌법(사본), 1948년 8월 15일의 대한민국 정부수립 선포식 장면 등이 전시된다. 2부는 분단과 전쟁, 그리고 평화를 향한 노력을 담고 있다. 특히 1950년 9월 18일 이뤄진 유엔한국위원회 위원 조지 모브슨(George Movshon)과 김해 피난민 수용소 피난민의 인터뷰 음성이 최초로 공개된다. 경남 창녕군 출신 임순근(여, 당시 71세)과 추수 직전에 피난을 떠난 정중익(남, 당시 64세)의 인터뷰에서 전쟁 발발 후 피난 경위, 피난민 수용소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3부는 폐허에서 다시 시작한 우리나라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며 경공업 중심에서 중화학공업, 첨단산업으로 발전해 온 과정을 담는다. 1960년대 독일로 떠나는 광부·간호사의 모습과 당시 받았던 월급 봉투를 기억하며 '이는 땀방울과 피눈물의 기록'이라고 말한 파독 간호사 이현순의 메모를 볼 수 있다. 이 밖에 4부에서는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 국민의 참여로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과정을 전시한다. 5부에서는 'K'라는 수식어로 문화, 첨단기술,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힘을 소개한다. 끝으로 에필로그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어가는 현재의 우리가 남기는 희망의 메시지를 체험자의 참여에 따라 구현되는 '인터랙티브 월'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2025/08/21
이종룡·이승국 '부자 사진전'…26∼3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이종룡·이승국 부자의 사진전이 26일부터 3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2전시실에서 열린다. 21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의 이름은 '父子(부자) 사진전'이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진 활동을 한 두 사람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아버지인 이종룡 작가는 '백로 사진'을 선보인다. 작가는 50년 동안 공들인 백로 사진 가운데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선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품에서는 1978년 군위에서 찍은 백로 사진부터 가장 최근 김천시 어모면에서 찍은 백로 사진까지 작가의 노력을 느낄 수 있다. 아들인 이승국 작가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과 '제주애월 일몰 사진' 등 본인의 수상작을 선보인다. 특히 2003년 찍은 '신세대'라는 작품에서는 당시 신세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종룡 작가는 "백로 가족의 삶을 담으면서 우리 인간의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며 "이번 사진전을 통해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08/21
미디어파사드·야외설치작품으로 재해석한 '도시의 리듬'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전역에서 EAC 야외전시 '도시의 리듬'이 25일부터 11월2일까지 개최된다. 21일 행복북구문화재단에 따르면 도시의 리듬은 매일 스쳐 지나가는 도시의 불빛과 소리, 사람들의 표정과 움직임 등을 다양한 시각 언어로 풀어낸 전시다. 전시는 라이트 패널, 설치 작품, 미디어파사드 등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시간의 흐름, 감정의 결, 빛과 색채의 변화를 표현한다. 도시를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표현하기 위해서다. 참여 작가들은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위로, 역동성과 서정성을 각자의 방식으로 담아냈다. 작품은 야외 설치 조형물과 미디어파사드로 구성된다. 야외 공간에 마련되는 라이트 패널과 조형 작품은 빛과 반사 등을 매개로 도시와 인간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미디어파사드는 10월25일 오후 9시부터 어울아트센터 공연동과 문화동 외벽에서 진행된다. 도시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3D 애니메이션, 빛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박정숙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관람객들이 도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일상의 감각을 확장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08/21
무슈 구뜨 ‘물방울 씨’ 김창열, 작고 이후 첫 대규모 회고전 “이번 전시는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던 시기의 작품을 통해 김창열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창열(1929~2021)의 작고 이후 첫 대규모 회고전을 오는 22일부터 12월 21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120여 점의 회화·조각·자료를 망라해 그의 창작 여정을 연대기적으로 조망하며, 상징적 모티프 ‘물방울’에 이르는 예술적 궤적을 집중 조명한다. 특히 김창열이 오랫동안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았던 초현실주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상형시 'Il pleut(비가 온다)'를 물방울 회화로 번역한 동명 작품(1973)이 국내외 최초로 공개된다. 더불어 드로잉과 기록, 작업실 풍경을 담은 대형 사진도 함께 소개돼, 관람객은 작가가 평생 물방울과 함께 걸어온 궤적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루브르 랑스, 파리 그랑 팔레 등 유수 미술관 전시를 디자인해온 아드리앙 가르데르 스튜디오(Studio Adrien Gardère)와 협업해 공간적 완성도를 높였다. 도록에는 생전 인터뷰와 뉴욕 시기 연구, 유족의 에세이가 수록돼 김창열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망한다. ◆첫 번째 장 ‘상흔’ 평안남도 맹산 출신의 김창열은 16세 무렵 홀로 월남해 해방과 분단, 전쟁의 격동을 겪었다. 이 경험은 그의 예술 전반을 관통하는 토대가 됐다. 1950년대 후반 ‘현대미술가협회’를 창립하며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했고, 상파울루·파리 비엔날레에 참여해 한국 현대미술의 해외 진출을 개척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55년작 〈해바라기〉, 경찰전문학교 잡지 『경찰신조』 표지화 등 초기작이 최초 공개된다. ◆두 번째 장 ‘현상’ 1965년 록펠러재단의 지원으로 건너간 뉴욕에서 그는 앵포르멜 회화가 주목받지 못하며 소외감을 체험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실험은 물방울 회화의 전조가 되었다. 1969년 파리로 이주해 응집된 형상과 점액질 화면을 거쳐, 1970년대 초 극사실적 물방울로 도달했다. 파리 외곽 마구간 작업실에서 그는 ‘무슈 구뜨(물방울 씨)’라 불리며 평생의 상징을 만들어냈다. ◆세 번째 장 ‘물방울’ 김창열 회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물방울의 조형적 특징과 전개 과정을 조명한다. 에어스프레이 기법을 활용한 초기 극사실적 물방울에서 얼룩, 콜라주 기법을 통한 확장으로 이어지며, 물질적 형상을 넘어 동아시아 철학과 맞닿은 정신적 사유의 매개체로 자리 잡는다. ◆마지막 장 ‘회귀’ 1980년대 중반부터 김창열은 천자문을 도입하며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탐구했다. 유년기에 익힌 글자를 습자지에 쓰듯 화면을 채운 ‘회귀’ 연작은 어린 시절로의 귀환이자 동양적 정서의 환원 의지였다. 노년에 이르러 물방울은 삶과 예술을 잇는 실존적 동반자가 되었고, ‘회귀’는 상흔을 꿰매는 진혼의 행위로 승화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처음으로 공개되는 7.8m 대작 '회귀 SNM93001'(1991)과 함께, 그의 육성을 담은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축약본이 상영된다. ◆‘무슈 구뜨, 김창열’,,,별책부록 같은 공간 팔레조 마구간 작업실을 떠나 파리 아파트로 옮긴 뒤, 김창열의 문패에는 이름 대신 물방울 하나가 붙었다. 그는 ‘무슈 구뜨(물방울 씨)’라 불리며 예술가와 지인들이 모여드는 사랑방을 꾸려갔다. 전시의 8전시실은 이러한 삶의 면모를 비추는 아카이브 공간으로 구성돼, 미공개 자료와 기록을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김창열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이번 전시에서 그의 삶과 예술이 지닌 고유한 미학과 정서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12월 21일까지 이어진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 김창열은 독창적인 물방울 회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월남한 뒤 성북회화연구소에서 미술을 배웠으며 서울 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의 발발로 학업을 마치지 못했다. 1950년대 한국 앵포르멜 미술을 주도 하였고 1965년부터 4년 간 미국에 체류하며 새로운 추상 미술 실험을 전개했다. 1969년 프랑스 파리에 정착하여 2021년 타계하기까지 50여 년 동안 물방울 회화에 몰두하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확립했다. 또한 1980년 중반부터 물방울에 천자문을 결합한 ‘회귀’작품을 통해 김창열만의 독보적인 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 프랑스 문화 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 및 오피시에 등을 수훈했으며, 프랑스 쥬 드 폼 개인전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다수의 전시를 개최했다. 2025/08/21
예경 우수전속작가, 10명 전시…북촌 휘겸재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우수전속작가 기획전시 '다이얼로그: 수신 미확인'이 오는 24일부터 9월 15일까지 서울 북촌 휘겸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의 성과를 조명하며, 글로벌 미술 무대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은 10인의 작가를 집중 소개한다. ◆6년간 115억 원 판매 성과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은 유망한 신진 작가들이 화랑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3년간 지원하는 제도로, 2019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475개 화랑과 900명의 전속작가가 참여했다. 누적 작품 판매는 3904건, 총액은 약 115억 원에 달한다. 미술시장에서 작가와 갤러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대표적인 지원사업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는 김윤영, 김지민, 박예나, 신민, 이해민선, 정유진, 정재연, 조이솝, 최수련, 최윤희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회화, 조각, 설치를 아우르는 약 68점의 작품을 통해 이들의 실험적이고 다층적인 시각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전시에 앞서 각 작가는 해외 큐레이터들과 1:1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엔나 세제션 미술관 큐레이터 베티나 슈퍼어, MoMA PS1의 조디 그라프,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 홍콩 수석 큐레이터 외즈게 에르소이, 전 프리즈 매거진 수석 에디터 폴 클린턴 등 9인의 글로벌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도 있는 비평문을 작성했다. 이 글들은 전시 도록을 통해 함께 소개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장호 대표는 “전속작가제가 젊은 작가들의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뒷받침하고, 화랑이 새로운 인재를 발굴·육성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며 “갤러리와 작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수전속작가 기획전 '다이얼로그: 수신 미확인'의 자세한 정보는 대한민국 미술축제 공식 인스타그램(@koreaartfestival)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5/08/21
존재를 붙잡으려는 집념…고영훈, 시간을 그리는 회화 이 그림 앞에 서면, 늘 묻게 된다. “이것은 실재인가, 아니면 환영인가.” '극사실화 대가' 고영훈(73)화백이 가나아트 남산에서 개인전 '흐르는 존재들'을 연다. 지난 7월 남산 하얏트 호텔 안에 새롭게 개관한 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신작 중심으로 구성돼, 고영훈이 평생 탐구해온 사실과 환영(幻影)의 경계를 다시금 환기한다. 1970년대 추상이 주류였던 한국 미술계에 사실적 회화의 충격을 던진 그는, 1986년 한국 작가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되며 국제 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이후 수십 년간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미지를 통해 지각과 인식의 한계를 흔드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초기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소품부터, 2000년대 이후 대표 오브제인 달항아리 연작까지 망라한다. 특히 신작에서는 동일한 도자를 여러 시점에서 포착하거나 흐릿하게 겹쳐 배치해, 회화 속에서 공간감과 시간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사진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넘어선 초현실적 순간이 화면 위에서 펼쳐진다. 사물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본질과 시간의 흔적까지 붙잡으려는 집념이 묻어난다. 대표작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2025)은 세 개의 달항아리를 한 화면에 중첩시켜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을 포착한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온전한 달항아리’를 창조하려는 시도다. 고영훈의 그림은 사물의 모사(模寫)가 아니다. 그가 평생 응시해온 것은 바로 그 간극, 현실과 환영 사이의 틈이다. 추상이 지배하던 시대에 사실적 회화라는 돌을 던졌던 젊은 시절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된 국제 무대, 그리고 지금도 멈추지 않는 실험까지. 그의 화면은 늘 현실의 경계를 흔들며 새로운 시선을 요구한다. 사진 같은 그림, 그러나 흐르는 시간. 2014년 개인전 때 고영훈은 이렇게 말했다. “젊었을 땐 재현에만 힘을 썼고 이제, 닮게 그리는 일은 관심이 없다.” 국내 극사실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던 그는 이미 그때 재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했다. 눈이 침침해져 사물이 흐려 보이는 것도 “세월이 준 선물”이라 여겼고, 흐릿한 형상을 그려내며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흔들었다. 그가 말한 “환영 자체를 실재로 받아들인다”는 선언은 새로운 길을 예고하는 일종의 선언문이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서울 남산 하얏트 ‘가나 남산’에서 열린 개인전 '흐르는 존재들'은 그 선언의 완결판처럼 다가온다. 항아리와 사발, 깃털과 시계 같은 오브제들이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말한다. “지금의 모습만으로는 사물의 정체성을 온전히 알 수 없다. 50년, 100년의 시간을 함께 안아야 비로소 전체가 드러난다.” 그래서 그의 화폭 속 오브제들은 단순한 정물이 아니다. 수백 년을 품은 도자기, 한 세대의 삶을 기록한 시계, 날갯짓의 순간을 얼린 깃털은 모두 ‘흐르는 존재’다. 고영훈이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실체 위를 스쳐간 시간의 흔적이다. 2014년의 고영훈이 “재현을 넘어 환영을 실재로 받아들인다”고 했다면, 2025년의 고영훈은 “시간 자체를 실재로 받아들인다”로 확장했다. 구작을 재구성한 소품에서 달항아리 회화까지, 그의 집요한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달항아리 표면을 타고 흐르는 빛과 그림자는 단순한 물질의 흔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존재 자체의 은유다. 정지된 듯 보이지만, 실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 우리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고영훈의 회화는 ‘대상’을 그린 그림이 아니라, ‘시간’을 그린 회화다. 존재를 붙잡으려는 집념 속에서 그는 오늘도 묻는다. “실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전시는 9월 21일까지. 2025/08/21
구운몽 목판본 300주년…국립한국문학관 '꿈으로 지은 집' 전시 국립한국문학관이 김만중(金萬重, 1637~1692) '구운몽' 목판본 발간 3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꿈으로 지은 집'을 연다. 서울 종로구 탑골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와 연계해 내달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만중을 비롯해 이광수(李光洙 1892~1950)의 '꿈', 최인훈(崔仁勳, 1936~2018)의 '구운몽'을 통해 한국문학에서 '꿈'이라는 소재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본다. 김만중과 이광수의 작품에서 꿈이 욕망을 이룰수록 허무함을 안겨주는 그늘이었다면 최인훈의 작품에서는 집단 무의식 속에서 파편화된 자아의 부서진 거울을 그린다. 국립한국문학관은 "'꿈으로 지은 집'은 세 작가의 작품이 꿈을 매개로 현실에 버금가는 경험을 만들거나, 견디기 힘든 현실로부터 피신할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며 기획 취지를 밝혔다. 전시는 김만중의 '구운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구운몽도' 병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또 전시에서는 '구운몽'의 가장 이른 시기의 판본으로 알려진 노존본과 김만중의 정적(政敵)이었던 조사석(趙師錫, 1632~1693)의 미완 문집 '나계유고(蘿溪遺稿)'를 최초로 공개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이번 전시 외에도 체험, 학술대회, 영화, 강연, 작가 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운몽'을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을 준비했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꿈이란 영원한 문학의 테마이자 매혹적인 장치라 할 수 있다"며 "'꿈으로 만든 집' 전시가 우리에게 꿈을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 문학을 보존하고 미래가치를 생산하는 기관으로, 2027년 상반기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2025/08/20
BTS 아냐, 벌집이다…도형태 ‘하이브 아트페어’ 출범 “하이브 아트페어는 단순한 행사 개최가 아니라, 지금의 시장에 필요한 실질적 전환을 위한 플랫폼이다. 미술 시장이 다시 단단해지기 위해 필요한 구조, 모두가 본래의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생태계, 산업으로서의 확장을 위해 여섯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2026년 5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신설 전시장 ‘코엑스 마곡’에서 '하이브 아트페어(HIVE ART FAIR)'가 첫선을 보인다. 출발점은 오래 묵은 질문이다. “지금, 아트페어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셀렉션 서울’에서 ‘하이브’로 하이브 아트페어의 모체는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가 주축이 돼 2023년 설립한 '디엑세스(DXSS)'다. 애초 ‘셀렉션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신생 아트페어를 기획했지만, 경기 침체와 시장 위축 속에 출범을 미뤄야 했다. 이후 여러 아트페어의 잇단 좌초를 목격한 끝에 내린 결론은 분명했다. “뻔한 형식으로는 안 된다.” 결국 내년 ‘하이브 아트페어’는 구조적 파격을 전면에 내세운다. 단순히 작품 거래의 장이 아닌, 미술 시장의 시스템 자체를 되짚고 새롭게 짜는 실험의 무대로 기획됐다. ◆여섯 가지 전환 제안 조직위원회는 이번 아트페어가 단기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산업적 지속성을 갖기 위해 여섯 가지 실질적 제안을 중심에 둔다. ▲작가·갤러리·컬렉터가 각자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생태계 ▲중장기적 시장 데이터 구축 ▲전시·교육·네트워킹을 아우르는 구조 ▲글로벌 연계 확대 ▲지역 미술 인프라 활성화 ▲산업적 기반 확립 등이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무분별하게 반복되는 기존 아트페어의 형식을 벗어나, 콘텐츠의 우수성과 기획력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미술 시장에서 아트페어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전환점”이 되겠다는 포부다. ◆‘하이브’ 이름의 의미 BTS의 소속사 하이브(HYBE)와는 무관하다. ‘하이브(Hive)’는 육각형 벌집 구조에서 착안한 명칭으로, 집단의 유기적 협력과 확장성을 상징한다. 주최 측은 “대중적 오해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벌집이 지닌 생태적 의미가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 미술 시장은 급성장과 침체를 반복하며 불안정성을 드러내왔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지금, 왜 다시 아트페어인가.” 김동현 디엑세스 이사는 “판매 위주의 반복 구조로는 시장을 살릴 수 없다”며 “갤러리의 본질적 기획력이 곧 브랜드가 되는 구조로 시장을 리셋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김정연 디렉터가 총괄하고, 김동현 이사와 신동우 매니저가 실무를 맡는다. 이들은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에서 ‘키아프 서울’, ‘화랑미술제’, ‘프리즈 서울 공동개최’ 등을 담당한 경험을 지녔다. 컬렉터·갤러리 관계자·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어드바이저 그룹도 운영해 행사 자문을 받을 예정이다. 첫 무대는 2026년 5월 21~24일, 코엑스 마곡. 약 5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참가 신청은 오는 26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된다. 2025/08/20
9월 ‘대한민국미술축제’…국립현대미술관, 4개관 무료 개방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이 오는 9월 ‘2025 대한민국미술축제’ 기간을 맞아 서울·과천·덕수궁·청주 등 4개관을 전면 무료 개방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기간인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 국민과 해외 관람객에게 한국 현대미술 향유 기회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관에서는 김창열 대규모 회고전을 비롯해 ‘올해의 작가상 2025’, MMCA 상설전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 그리고 MMCA×LG OLED 시리즈 2025-추수 추수의 신작전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등이 펼쳐진다. 특히 9월 3~4일 야간개장과 함께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가 일본 교토실험예술축제와 협업으로 열려 서울관 곳곳에서 실험적 공연을 선보인다. 9월 4일에는 서울관 마당에서 친환경 미술관장터 ‘MMCA 마켓’과 공연 프로그램 ‘MMCA 나잇’을 묶은 특별행사 ‘삼청나잇’이 마련된다. 아트북·수공예·농산물·푸드트럭 등 50여 팀의 부스가 운영되며, 예츠비(Yetsuby), 씨피카(CIFIKA), 지소쿠리클럽(jisokuryclub)의 공연도 종일 이어진다. 덕수궁관에서는 광복 80주년 기념전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가 열리고, 과천관은 한국·아시아미술을 연구하는 해외 큐레이터·연구자를 초청한 학술 프로그램(9월 2~5일)을 진행한다. 청주관은 미술은행 20주년 기념전 '돌아온 미래: 형태와 생각의 발현'과 청주시립미술관 협력전 '벙커: 어둠에서 빛으로'를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세계 미술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9월, 방한 관광객과 해외 미술계 인사들에게 한국 미술의 가치와 매력을 전할 것”이라며 “국내 관람객에게도 미술문화를 만끽하는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5/08/20
리움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블랙 퀀텀 퓨처리즘: 타임 존 프로토콜'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은 오는 9월 4일부터 28일까지 M2 전시장에서 샤넬 컬처 펀드(CHANEL Culture Fund)의 후원을 받아 '타임 존 프로토콜(Time Zone Protocols)'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리움의 중장기 연구 프로그램 ‘아이디어 뮤지엄(Idea Museum)’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아티스트 컬렉티브 ‘블랙 퀀텀 퓨처리즘(Black Quantum Futurism)’은 카메이 아예와(Camae Ayewa)와 라시다 필립스(Rasheedah Phillips)가 공동 설립한 다학제적 예술 실천으로, 양자물리학과 흑인 디아스포라의 시간 경험, 아프리카 고유의 시간 개념을 교차시켜 대안적 시간 정치학을 탐구해왔다. 이들은 식민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든 시간 체계가 흑인 공동체의 기억과 자율성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퍼포먼스·설치·음악·글쓰기·커뮤니티 프로젝트 등을 펼쳐왔다. '타임 존 프로토콜'은 1884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자오선 회의’를 기점으로, 영국 그리니치가 세계 기준 자오선으로 지정되며 표준화된 시간 체계가 서구 중심으로 재편된 역사에 문제를 제기한다. 전시는 기존의 직선적 시간 인식을 해체하고, 흑인·아프리카 공동체가 지녀온 다층적이고 순환적인 시간성을 조명한다. 전시장에는 시간 억압의 역사를 보여주는 연표, 순환적 시간성을 탐구하는 영상, 라이브러리 설치, 관람객이 각자의 리듬으로 시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또한 개막에 맞춰 9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본초자오선 언컨퍼런스(Prime Meridian Unconference)'가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이라는 맥락에서 블랙 퀀텀 퓨처리즘과 아시아적 시간성의 접점을 모색하며, 서로 다른 시간이 교차하는 대안적 미래를 제안한다. 카메이 아예와와 라시다 필립스를 비롯해 종교학자 이창익, 런던 연구자 최영숙, 말레이시아 ‘게리미스 아트’ 공동 설립자 웬디 시아, 프린스턴대 V. 미치 매큐언 교수, ‘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 등 다양한 국제 전문가와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구정연 리움미술관 교육연구실장은 “지난해 젠더와 다양성을 주제로 경계의 새로운 언어를 탐구했다면, 올해는 다양한 시간성이 공존하는 사회를 상상하고 실험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 뮤지엄’은 샤넬 컬처 펀드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포용성·다양성·평등·접근성이라는 리움의 핵심 가치를 동시대 예술적 상상력 속에서 탐구하는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다.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