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공간_사이’ 새 조성…'범종 소리' 체험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상설전시관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를 새롭게 조성하고 한국의 범종 소리를 주제로 다감각 체험 전시를 선보인다. ‘공간_사이’는 상설전시관 조각공예관 3층 청자실과 금속공예실 사이에 위치한다. 두 개의 전시실 사이 공간이면서 여러 관람객들 사이를 이어주는 의미를 공간에 담았다. 한국 범종 소리의 원리를 여러 감각을 통해 경험해 보는 공간이다. 한국 범종을 대표하는 국보 '성덕대왕신종' 소리의 특징인 맥놀이(소리의 강약이 반복되며 길고 은은하게 이어지는 현상)를 시각·청각·촉각으로 느껴볼 수 있다. 공간 중앙에 폭 4m, 높이 4m의 대형 LED 화면 구조체를 배치하여 영상 안에서 '성덕대왕신종'의 거대한 존재감을 구현했다. 영상에는 한국 범종 소리의 원리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한편 실제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에 기반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성덕대왕신종' 맥놀이를 구성하는 저주파수대 소리를 효과적으로 재현할 수 있도록 스피커를 배치하여 범종음의 청각 체험이 동시에 가능하다. LED 화면 구조체의 뒤편에는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청음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공간 입구 양쪽에 놓인 의자와 LED 뒤편 청음 의자에는 셰이커(shaker, 소리의 압력을 전달하는 진동기의 일종)가 부착되어, 범종음과 함께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진동 체험은 범종 소리의 시각화와 더불어, 평소 들을 수 없었던 박물관의 종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공간_사이’에서 제시하는 '성덕대왕신종' 음향에 대한 모든 데이터는 2020∼2022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한 타음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음성해설 낭독은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의 세라, 영화 ‘타이타닉’의 여주인공 로즈의 목소리로 잘 알려진 최덕희 성우가 진행했다. 2025/03/24
벚꽃·전시 감상하자…'동촌벚꽃예술제' 26일 개최 대구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는 동촌유원지 일대에서 '2025 동촌벚꽃예술제'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5회차를 맞은 이 행사는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26일부터 내달 6일까지 열린다. 미술작품 감상, 체험 행사, 특산품 홍보관 운영 등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아양갤러리에서는 '팔공산예술인회 및 올해의 선정작가 초대전'을 열어 팔공산예술인회 회원 작품 등 40여점과 김영창 작가의 작품 40여점을 전시한다. 팔공산예술인회는 팔공산 일대에 작업실을 두고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모인 예술단체다. 미술, 음악, 무용, 문학 등 장르를 다루는 예술가들로 구성됐다. 올해의 선정작가인 김영창 작가는 실용성보다 회화적 장식성을 강조한 도예 작업을 통해 대한민국도예대전, 대구공예대전, 신라미술대전 등에서 다수 입상했다. 지금은 대구도예가협회, 팔공산예술인회, 계명도예가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축제 기간 중 아양아트센터 주차장에서는 26일부터 30일까지 지역 조각가 5인의 대형조각 작품 전시와 부대행사들이 마련된다. 2025/03/23
대전시립미술관, DMA캠프 '공백을 체우십시오' 전시 대전시립미술관은 'DMA캠프 2025' 첫 번째 전시 '공백을 채우십시오'를 25일부터 5월 6일까지 대전창작센터에서 연다고 23일 밝혔다. DMA캠프는 동시대 한국미술을 이끌어갈 기획자를 발굴·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3회째를 맞는다. 올해는 임보람, 김소진 기획자가 선정됐으며 대전창작센터 전관에서 전시 및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임보람이 기획한 '공백을 채우십시오'는 주류 역사에서 잊힌 미시사를 조명하는 전시로, 곽동경, 손윤원, 전지인, 최은철, 고영찬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해 설치, 사운드, 영상 등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곽동경은 역사에서 탈락한 흔적과 왜곡된 욕망을 카메라에 담으며, 손윤원은 공간과 존재 간의 관계를 바닥 조각과 소리로 탐구한다. 전지인은 문화적 위계질서를 조명하고, 최은철은 문명의 이중성을 시각화하며, 고영찬은 장소의 설화와 기록을 재구성한 영상을 선보인다. 임보람은 큐레이터이자 연구자, 영상 프로듀서로 시각예술과 문학, 영화, 건축 등 타 장르와의 협업을 모색하며 인간의 삶에서 발현되는 철학적 주제를 공간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김소진이 기획한 'DMA캠프 2025'두 번째 전시 '숫돌일지라도 아침을 고할찌니'는 5월 27일부터 8월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사전 예약 없이 무료 관람이 가능하며 자세한 정보는 미술관 홈페이지(www.daejeon.go.kr/dma)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막일인 25일 오후 3시에는 기획자, 참여 작가, 비평가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2025/03/23
김세중미술관에서?…정병모 '민화, 오늘의 이야기'展 "민화는 조선시대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고리타분하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다. 이는 ‘자유로운 상상력’ 덕분이다. 궁중회화나 사대부회화는 지켜야 할 규범이나 추구해야 할 격조가 있지만, 민화는 그러한 제약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다." 미술사가 정병모 한국민화학교 교장이 기획한 '민화, 오늘의 이야기'展이 김세중미술관 2025년 첫 전시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김세중미술관은 "전통적으로 조각, 회화, 설치 전문 미술관이지만, 그동안의 전시가 서양장르에 치중 되었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지난해 '한국의 채색화'의 김세중조각상(한국미술저작·출판상 부문)을 수상한 정병모 교장과 함께 현대 민화의 발견과 확산과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김세중미술관의 발전기금 후원을 위한 특별전의 취지도 갖고 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에는 강미선 김남경 김민 김생아 김영희 류민정 문선영 민신자 박하경 소소영 윤은이 이은정 정재은 허령 홍성현 등 15명의 민화 작가가 참여했다. [[[[:newsis_inyoung_left_start:]]]]"민화를 현대화하는 창의적 작업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0년 무렵, 미국과 유럽 의 팝아트를 한국화하는 과정에서 민화가 한국적인 그림의 원천으로 선택되었다. 최근에는 현대민화가 붐을 이루며 민화 작가들이 현대인의 감성에 맞게 작품을 재창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미술계에서는 서양의 현대미술을 이식하는 작업보다는 토속적이며 생활 속에서 피어난 진실한 작품들을 존중하면서 현대민화 작가들의 작업이 주목받고 있다." [[[[:newsis_inyoung_left_end:]]]] 오는 6월 20일까지 열리는 전시 기간 용산 김세중미술관 근처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조선민화의 명품을 감상할 수 있는 '조선민화대전'도 열려 조선민화와 현대민화를 함께 비교하며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은 미술사가 정병모의 '한국회화의 역사를 뒤바꾼 화가들' 강연이 열린다. 1회차 (4월 03일)솔거와 안견 – 한국적 사실주의와 고전주의의 원형, 2회차 (4월 10일)김홍도와 신윤복 – 휴머니즘과 에로티시즘, 3회차 (4월 17일) – 정선과 김정희 – 진경산수화와 문인화의 두 가치'를 강의한다. 수강료는 무료. 2025/03/23
광복 80주년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가나아트컬렉션 특별전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1941.11.20.) 광복 이후 8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 남북분단을 직접 겪었던 세대는 이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 이어졌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95%는 광복 이후에 출생했다. 이들은 남겨진 기록을 통해 역사적 사실로서 광복 전후 일련의 근현대사를 접하고 배웠다. 사회, 정치, 한국 근현대사의 거대 담론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역사적인 맥락과 개인의 서사를 예술 작품을 통해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시립미술관이 20일 서소문 본관 2층에서 광복 80주년 '가나아트컬렉션 특별전'을 펼쳤다.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를 주제로 서울시립미술관의 가나아트컬렉션과 소장품을 ▲‘광복’, ▲‘6.25전쟁’, ▲‘남북분단’, ▲‘화합’을 키워드로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가나아트컬렉션 7점, 그 외 소장품 14점을 포함하여 총 21점을 전시한다. 작품과 함께 윤동주, 구상, 박봉우가 1940~50년대 현실에 대한 저항과 극복 의지를 담아 쓴 시를 선보여 시대적 울림에 깊이 공감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가나아트컬렉션 특별전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회화, 사진, 설치, 조각, 미디어, 판화, 한국화로 만나보는 전시는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고난과 희생의 역사를 살펴본다. 이어지는 두 번째 파트에서는 6.25전쟁의 참혹함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루며, 세 번째 파트에서는 전쟁 이후 지속된 분단이 초래한 비극과 사회, 정치적 이슈를 성찰한다. 마지막 네 번째 파트에서는 전쟁과 갈등을 넘어 평화로운 공존을 그려낸 작품들을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가나아트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00점의 작품군으로 1980~90년대 한국의 사회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민중미술 및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은 2015년 가나아트컬렉션 상설 전시실을 마련, 연중 7개월 이상 가나아트컬렉션 기획 상설전시를 열고 있다. 2016년 '가나아트 컬렉션 앤솔러지', 2018년 '시대유감', 2020년 '허스토리 리뷰', 2023년 '80 도시현실' 전시를 개최했다.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는 앞선 세대의 희생에 빚을 지고 있다. 그들의 헌신과 용기로 이루어낸 자유는 우리가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광복의 가치를 되새기며, 평화와 화해의 미래를 여는 서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10월 26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도 들을 수 있다. ◆광복80주년 가나아트컬렉션 특별전 전시 작가 권순철, 김인순, 김정헌, 노순택, 노재운, 류인, 박희선, 손장섭, 송창, 신미정, 신학철, 이반, 이세현, 이용백, 이응노, 임흥순, 전소정, 함경아, 히카루 후지이(藤井光, HikaruFujii) 2025/03/22
'알 작가' 래리 피트먼 순회전..중국 상해→전남도립미술관 2022년 서울 이태원 리만머핀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알 작가'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미국 작가 래리 피트먼(Lari Pittman)의 아시아 순회전이 전남도립미술관에 상륙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상해 롱 뮤지엄(Long Museum) 전시 이후 한국 미술관에서의 최초 전시다. 지난 18일 개막한 전시에는 '거울&은유'를 타이틀로 래리 피트먼의 근작과 신작 등 회화 30여점을 선보인다. 전남도립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리만머핀 갤러리 협력으로 진행된 이 전시는 래리 피트먼 회화를 국내 미술관에서 최초로 전시하는 것"이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큐레이터 로셸 스타이너(Rochelle Steiner)가 기획해래리 피트먼의 작업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적 전략과 철학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는 래리 피트먼(Lari Pittman)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그동안 휘트니 비엔날레(1993, 1995, 1997), 카셀 도큐멘타(1997), 베니스 비엔날레(2003) 등 유수의 전시에 참여했고, 2019년 로스앤젤레스 UCLA 해머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어 주목 받았다. 그의 작업은 밀도 높은 중첩이 특징이다. 초기 작품은 에이즈 위기, 인종 갈등, 그리고 20세기 후반 LGBTQ+(성소수자) 시민권 운동에서 비롯된 사회정치적 투쟁의 영향을 받았다. 근작들은 보다 심리적인 주제를 포함한 내면적 공간으로 초점이 옮겨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주요한 일곱 가지 연작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사념체(思念體)>(2012), <카프리초스>(2015), <녹턴>(2015), <아이리스 숏 열림과 닫힘>(2020), <디오라마>(2021), <알 기념비가 세워진 도시>(2022), <알 기념비가 있는 반짝이는 도시>(2023)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최근 연작 '알 기념비가 세워진 도시'와 '알 기념비가 있는 반짝이는 도시'도 선보여 주목된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 19의 팬데믹 기간 제작된 이 작품들은 작가 특유의 밀도 높고 복잡하게 얽힌 이미지와 강렬한 색감이 특징적인 대형 회화 작품들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품에 일관되게 등장하는 알(Eggs)은 작가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생명의 풍요로움에서 비롯된 여성성과 생성의 비전을 담고 있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알로 가득 찬 작품들은 현대의 삶이 지닌 가능성, 낙관과 재생에 대한 의미를 담았다. 이지호 관장은 “이번 전시는 다양하고 폭 넓은 동시대 미술을 지역민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며 "작가의 기호와 상징이 가득한 밀도 높은 작품들을 통해 작가가 제시하는 강력한 생명력과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전시는 6월 15일까지. 2025/03/21
'언론 노벨상' 퓰리처상 사진전…10년 만에 대구서 전시 “진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들이 10년 만에 대구를 찾아간다. ㈜한솔비비케이는 '퓰리처상 사진전– 슈팅 더 퓰리처'를 오는 4월 25일 대구 뮤씨엄(동성로 스파크랜드 3층)에서 개막한다고 21일 밝혔다. 퓰리처상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보도, 문학, 음악상이다. 특히, 보도 부문은 언론의 노벨상이라 불리며 최고의 명예로 인정받고 있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세계 근현대사를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다. 10년 만에 대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팬데믹 등 최근 수상작들이 전시된다. 또한 가장 위대한 '뉴스 포토'로 불리는 굶주린 수단 소녀를 지켜보는 독수리, 베트남전쟁 3부작으로 불리는 네이팜탄 폭격을 피해 달려가는 소녀와 베트콩 즉결 처형,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던 뉴욕 9·11 테러 등 우리 시대의 결정적 순간을 담은 놀라운 기록 사진들로 구성됐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가 담긴 사진도 만날 수 있다. 1951년 수상작인 ‘한국전쟁’에서는 수많은 피난민들이 중공군을 피해 폭파된 대동강 철교 위를 건너는 절박한 장면이 담겨 있다. 2019년 한국인 최초로 보도 사진 부문에서 수상한 로이터통신의 김경훈 기자의 사진도 선보인다. 아메리칸 드림이 국경의 장벽에 막힌 중남미 이민자 가족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다. 입장권은 4월 24일까지 인터파크, 네이버 예매처 웹사트를 통해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열린다. 2025/03/21
'딜리버리 댄서' 김아영, 다시 석유 정치학…‘구획, 방울, 퐁당’ 미디어아티스트 김아영(46)은 실제와 가상의 형상으로 창발적인 미래주의를 구현한다. "사변적 허구를 실제처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의 만남과 길들임이 중요합니다." 김아영의 미디어아트가 정교하게 교차하는 건 지난 10년 간 진화한 광학 테크놀로지가 8할을 차지한다. 작가는 실사촬영(live-actionshooting)에 더해 생성형 AI V2V 영상변환(Video-to-Video 변환), 라이다 스캔(LiDARscanning), 3D 가우시안 스플래팅(3D Gaussian splatting), 게임 엔진 애니메이션, 2D아카이브 애니메이션 등, 탈광학적 이미지를 과감히 혼합하고 충돌 시켜 트랜스미디어의 실험을 추진한다. 경계와 세계를 넘나드는 주체와 불가항력으로부터 빗나가는 존재들에 관심을 가진 김아영은 개연성이 부족한 세계의 속성을 반영하는 혼성적 이야기로 현실을 재구축해 왔다. 만화 영상을 뛰어넘어 현실과 과거 미래를 오가며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하는 작품은 현재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 2월 ‘LG 구겐하임 어워드(LG Guggenheim Award)’ 수상자로 선정되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김아영은 베니스 비엔날레(2015)와 팔래 드 도쿄(2016) 개인전 등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와 석유 정치학, 영토 제국주의, 자본과 정보의 이동 등 동시대적인 이슈들을 담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의 작업을 지속해왔다. 영상, 무빙 이미지, 소닉 픽션, VR, 게임 시뮬레이션, 다이어그램, 텍스트 등으로 구현된 후 전시, 퍼포먼스, 공연, 출판의 형태로 작품을 선보인다.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2022–현재) 시리즈 세계관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2024년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호주국립영상센터에(ACMI)에서 처음 소개되어 큰 주목을 받은 신작 '딜리버리 댄서의 선'은 지난 2월 독일 베를린 첫 개인전을 이끌었다.오는 11월 뉴욕현대미술관 PS1(MoMA PS1) 개인전도 앞두고 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서 '석유 주제' 신작 개인전 김아영의 신작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21일부터 선보인다. '플롯, 블롭, 플룹(Plot, Blop, Plop)'을 주제로 액체(석유)와 관련한 서사에 다시 발을 들이며 이전과는 다른 다중적인 세계를 창조했다. 석유는 김아영의 몇몇 이전 작품들에서도 줄곧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해 왔다. 근대주의를 가능하게 한 권력이고 물리적인 이동과 속도의 에너지원이자 지정학적 분쟁 요소, 지질과 기후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아영 작품세계 전체와 연관이 된다. 특히 2014~2015년에 걸쳐 3부 연작으로 제작했던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Zepheth, Whale Oil from the Hanging Gardens to You, Shell)'에서는 석유의 기원과 신화, 석유의 자본화와 신식민주의 등 20세기의 역사를 석유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바 있다. 이 연작을 계기로 작가의 시야는 역사의 단편적인 사건 중심에서부터 문명사적인 흐름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에 시각적, 공간적 레이어를 더해 밀도 높으면서도 확장된 세계를 제시한다. 전시 타이틀 '플롯, 블롭, 플롭'은 음성적으로 입안에서 터지는 방울들의 소리를 연쇄적으로 흉내내는 듯 유희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들이지만 실제로는 작가가 운율에 맞춰 주의 깊게 선택한 것으로 ‘구획, 방울, 퐁당’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6월 1일까지. 2025/03/21
"지구가 위험하다"…'자연국가' 최재은 '아름다운 경고' [박현주 아트클럽] "지구가 위험하다. 바로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늦는다." 숲 회복 'DMZ 프로젝트'를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설치 미술가 최재은(72)이 "지구를 지키는 일에 절실하게 작업하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20일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자연국가'개인전을 연 최재은은 "자연은 인간이 필요 없지만 인간은 자연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며 "자연 생명에 주권을 찾아주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숲이 망가지고 있다. 'DMZ'는 누구의 땅도 아닌 상징적인 공간이다. 생태계가 주인이지 않나. 생명체들과 멸종위기종들이 편하게 살 수 있게 그들의 주권을 찾아주고 싶다." 작가 최재은은 "그렇다고 계몽가는 아니다"라며 "예술가이니까 작업으로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연국가' 최재은은 누구? 국제갤러리 K2와 K3에서 펼친 최재은 개인전 '자연 국가' 전시는 아름다운 경고다. 조각, 설치, 건축, 사진,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생명의 근원과 시간, 존재의 탄생과 소멸, 자연과 인간의 복합적인 관계를 사유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1970년대 중반 도쿄로 건너간 최재은은 도쿄의 소게츠 아트 센터에서 ‘이케바나(生け花)’의 문법을 수학,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으로 미술에 입문했다. 1985년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가 설계한 소게츠 아트 센터 내 실내 정원 'Heaven'을 13톤의 흙으로 덮고 그 위에 씨앗을 뿌린 '대지(Earth)'를 선보이며 첫 개인전을 개최 주목받았다. 생명의 흐름과 시공간성에 대한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시각화한 작업이다. 이후 1986년부터 시작된 '월드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World Underground Project)'를 통해 자연 생명과 순환에 대한 '프로젝트 작업'은 최재은을 상징화 했다. 종이를 오랜 시간 땅 속에 묻었다가 꺼내어 종이에 축적되는 시간의 흔적으로 생명과 순환에 대해 고찰하는 작업은 종이 속 미생물의 소우주를 관찰하는 등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시도로 확장됐다. 특히 2015년부터 진행해 온 '대지의 꿈(Dreaming of Earth)'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DMZ의 숲을 회복하기 위해 전문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 해결 방안과 실천적인 방법론들을 작업의 형태로 구축해 오고 있다. ◆국제갤러리 개인전…자연에 집중한 '숲의 빛과 소리' 이번 전시를 통해 최재은은 ‘숲’의 생명력을 다채롭게 해석해냈다. K2의 1층을 수놓은 '숲으로부터' 회화 연작은 기발하다. 매일 숲을 산책하는 작가의 일상에서 비롯된 작품으로, 영어 흘림채로 써 있는데 대화하듯 읽히고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분홍색과 황토색, 옅은 갈색으로 보이는 캔버스는 자연적인 소리가 담겼다. 작가가 거주하는 일본 교토의 동네 숲을 산책하며 주워 모은 낙엽과 꽃잎을 재료로 물감의 안료를 만들고 캔버스에 칠했다. 숲 속을 거닐면서 들었던 바람소리, 새소리, 빗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을 들리는 그대로 음차해 흑연으로 적었다. 'Sar r r r r'(2025)는 늦가을 낙엽이 ‘사르르’ 떨어지는 소리이며, 'Hu u u u'(2025)는 숲 너머의 먼 산에서 들려오는 산울림 소리다. 한글로 '쉿!'도 써 있어 입에 손을 대고 '쉿'하게 한다. K2의 2층 전시장 안쪽에서 만나는 영상 작품 'Flows'(2010)는 명상으로 이끌며 자연에 집중하게 한다. 거대한 고목의 밑동을 느리게 360도 회전하며 17분 동안 보여주는 작품은 거대한 시간의 흐름이 남기는 자연 변화의 움직임을 전한다. ◆10년 간 'DMZ 프로젝트'…"종자 볼 기부 하세요" K3 전시장에는 작가가 지난 10년 간 진행해 온 ‘DMZ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대지의 꿈'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최재은의 DMZ 프로젝트는 '자연국가(Nature Rules)'의 단계로 진입해 한반도 비무장지대의 생태 회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작가는 "DMZ 내부의 생태 환경은 애초 가졌던 환상과는 달리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며 "‘생태 현황 분석도’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남북의 군사적 개입으로 인하여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 지역의 숲이 파편화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비무장지대의 생태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각 구역 생태계의 복원을 위한 식재의 종류와 양을 정리하는 데만 수 년이 걸렸다. 작가는 여전히 수많은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비무장지대에 나무 종자를 품은 직경 3~5 cm의 자그마한 ‘종자 볼(seed bomb)’을 빚어 드론으로 뿌리겠다는 야심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서만 비로소 회복될 수 있는 이 땅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그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보면서 종자 볼 기부를 해 달라"고 바랐다. 말린 꽃잎으로 제작한 병풍 안에 컴퓨터가 한 대씩 놓여 있다. 관람객은 작가가 만든 웹사이트에 들어가 DMZ의 지도를 살펴보며 자신이 원하는 구역에 맞춰 ‘종자 볼 기부 약속’을 등록할 수 있다. 100원에 한 개의 종자 볼을 기부할 수 있어 DMZ의 숲을 회복하는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전시는 5월 11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5/03/20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총감독 엠마뉘엘 드 레코테 선임 대구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은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감독 추천위원회의 토론과 자문을 통해 5명의 총감독 후보를 선정한 이후 선임위원회를 개최해 최종적으로 '엠마뉘엘 드 레코테'를 예술총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0일 밝혔다. 엠마뉘엘 드 레코테는 국립현대미술관 퐁피두 센터와 파리사진미술관에서 큐레이터를 역임하고 매년 11월 파리에서 대규모 사진 축제로 열리는 ‘포토 데이즈(PhotoDays)’의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사진전문가이다. 회관에 따르면 그는 총감독 선임 이후 전시 주제 ‘The Pulse of Life(생명의 울림)’를 설정하고 명망 있는 국내외 큐레이터로 기획팀을 구성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총감독은 동시대 사회적인 이슈와 현대사진의 주요 경향을 반영한 주제를 선정하고 나아가 AI시대를 맞아 사진매체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진예술의 정체성과 역할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주제전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우주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돌아보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세계,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색하기 위해 80여명의 세계적인 예술가의 사진, 영상, 설치작품 500여 점으로 구성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주제와 조화를 이루도록 포토북전시, 국제사진심포지엄, 포트폴리오 리뷰 등의 부대 행사를 총감독의 총괄하에 구성했다. 2006년 10월에 시작하여 국내 유일 및 아시아 최대의 사진축제인 대구사진비엔날레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결과 최고 등급을 받은 바 있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세계적인 행사로 거듭나고자 국제적으로 명망이 높은 사진전문가 해외 감독을 초빙하게 됐다”며 “총감독을 중심으로 큐레이터 및 문화예술회관 모든 관계자가 총력을 기울여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