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콩소르시움 50주년, 서울서 먼저 열었다…'벽'이 작품 된 전시 그림을 걸던 벽이 작품이 됐다. 커다란 벽화 위에 다시 그림을 걸고, 포스터 수십 장이 복도를 뒤덮었다. 반복되는 이미지와 조각이 벽을 타고 이어진다.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뒤로 물러나 있던 흰 벽이 전면으로 나왔다. 서울 성동구 더페이지갤러리에서 프랑스 디종 콩소르시움 미술관(The Consortium Museum)의 설립 50주년 기념전 ‘Up Against the Walls!’가 열리고 있다. 콩소르시움은 1977년 설립돼 내년 50주년을 맞는다. 이번 전시는 이를 앞두고 세계 여러 도시를 잇는 릴레이 전시로 기획됐다. 첫 무대는 서울이다. 한국인 큐레이터 김승덕이 2000년부터 콩소르시움에서 활동해온 인연도 작용했다. 콩소르시움 측은 최근 국제 미술계에서 서울이 보여주는 역동성과 한국 미술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콩소르시움 공동 디렉터 김승덕과 프랑크 고트로가 펼쳤다. 장-마리 아프리우(Jean-Marie Appriou), 존 암리더(John Armleder), 이사벨라 두크로트(Isabella Ducrot), 나탈리 뒤 파스키에(Nathalie du Pasquier), 앙헬라 페라리(Ángela Ferrari), 실비 플뢰리(Sylvie Fleury), M/M(파리)(M/M (Paris)),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비비안 장(Vivien Zhang) 등 9팀이 참여했다. 전시의 키워드는 제목 그대로 '벽'이다. 작품을 거는 배경에 머물던 벽을 캔버스처럼 사용한다. 벽화를 그리고 그 위에 다시 회화를 걸거나 벽 전체를 포스터와 이미지로 덮는다. 회화와 조각, 그래픽디자인이 벽을 타고 이어지며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작동한다. ◆액자 없이 걸린, 벽화 같은 작업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품보다 먼저 벽이 눈에 들어온다. 작품들은 액자 없이 벽에 직접 설치됐다. 그림과 벽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벽화처럼 보인다. 먼저 이사벨라 두크로트의 작품은 언뜻 천처럼 보이지만 종이다. 가볍고 유연한 종이에 콜라주와 안료, 목탄을 사용해 이번 전시를 위한 대형 작업 세 점을 제작했다. ‘Terra’는 가로 5.9m, 두 점의 ‘Vaso’는 각각 높이 2.7m에 달한다. 앙헬라 페라리의 공간에서는 꽃과 식물, 새와 곤충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벽 전체로 번진다. 멀리서는 거대한 한 점의 회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벽화 위에 크기가 다른 회화들이 다시 걸려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대형 삼면화와 작은 회화에는 야생동물과 꽃이 전면에 등장한다. 그 사이로 벌레와 잠자리, 벌 같은 작은 생명체가 숨어 있다. 199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멕시코시티에서 활동하는 페라리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오가는 화면을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벽과 캔버스의 경계까지 흐렸다. 나탈리 뒤 파스키에는 서로 마주 보는 벽을 이용했다. 기하학적인 형태와 색으로 벽을 구성하고 그 위에 별도의 회화를 배치했다. 벽은 그림을 받치는 배경이 아니라 또 하나의 화면이 된다. 캔버스 안에 머물던 회화가 벽을 타고 공간으로 확장되는 방식이다. 비비안 장도 전시를 위해 제작한 벽지와 회화를 결합했다. 그림 속에서 반복되던 이미지와 패턴이 캔버스 밖으로 빠져나와 전시장으로 번진다. ◆포스터 42장이 복도를 점령했다 두 전시장을 연결하는 복도도 그냥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다. 프랑스 그래픽디자인 듀오 M/M(파리)는 양쪽 벽면을 포스터로 뒤덮었다. 3열 7행으로 배치한 포스터는 양쪽 벽을 합쳐 모두 42장이다. 이미지가 겹치고 이어진다. 관람객은 포스터 사이를 걸으며 작품을 보게 된다. 한국 전시를 위해 한글 타이포그래피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글자와 이미지가 반복되면서 복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그래픽 작업이 됐다. 존 암리더의 공간은 또 다르다. 벽을 뒤덮은 반복적인 이미지 사이로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구조물이 걸려 있다. 대형 트럭에 쓰이는 스포일러다. 암리더는 대형 회화와 트럭 부품인 스포일러를 한 작품 안에 결합했다. 본래 자동차의 기능적인 부품이 전시장으로 들어오자 매끈한 곡면과 반짝이는 표면이 조각처럼 도드라진다. 회화와 일상적 사물, 벽과 공간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벽 역시 작품을 걸기 위한 배경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요소들이 만나고 중첩되는 작품의 일부가 된다. 실비 플뢰리는 벽 자체를 작업의 대상으로 삼았다. 반복적인 수직 줄무늬가 벽면을 가로지른다. 다니엘 뷔렌의 작업을 연상시키지만 엄격한 직선은 중간중간 곡선으로 휘어진다. 창살처럼 공간을 막아선 선 사이로 틈이 생긴다. 패션과 화장품, 자동차, 광고 등 소비문화의 이미지를 현대미술의 형식과 결합해온 플뢰리는 이번에는 모더니즘 미술의 엄격한 형식을 비틀었다. 작품을 거는 배경이었던 벽이 그 자체로 작품이 됐다. ◆떠난 연인이 두 화면에서 마주 본다 화려한 벽화와 이미지가 이어지던 전시장은 우고 론디노네의 영상 앞에서 갑자기 고요해진다. 론디노네는 미국 시인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였던 존 조르노(1936~2019)를 촬영한 영상 설치 'thanx 4 nothing'을 선보인다. 조르노는 론디노네의 오랜 파트너이자 남편이었다. 1960년대 뉴욕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주요 인물로 활동했고 앤디 워홀의 초기 영화 'Sleep'에 등장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상에는 조르노가 자신의 시 'thanx 4 nothing'을 낭독하는 모습이 담겼다. 70세 생일에 쓴 시로 자신의 삶과 사랑, 죽음과 기억을 돌아본다. 두 영상은 서로 마주 보는 벽에 설치됐다. 한쪽에서는 흰색 정장을, 맞은편에서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조르노가 같은 시를 낭독한다.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두 벽 사이를 오간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두 개의 조르노 사이에 서게 된다. 벽이 이번에는 한 사람의 기억과 시간을 마주 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콩소르시움×김승덕…1977→2027→2077 이번 전시는 콩소르시움 공동 디렉터 김승덕과 프랑크 고트로가 기획했다. ‘한국 미술 1세대 큐레이터’로 꼽히는 김승덕은 삼성문화재단과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를 거쳐 2000년부터 콩소르시움에서 일해왔다.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아 김수자의 개인전을 선보였고, 2022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받았다. 1977년 프랑스 디종에 설립된 콩소르시움은 유명해진 작가를 불러 모으기보다 동시대 작가를 일찍 발견해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온 미술기관이다. 1980년대 신디 셔먼, 리처드 프린스, 존 암리더 등을 프랑스에 소개했고, 1990년대에는 피에르 위그, 필립 파레노, 마우리치오 카텔란, 우고 론디노네 등과 지속적으로 협업했다. 활동 영역도 전시장에 머물지 않았다. 베니스비엔날레와 리옹비엔날레 등 국제전부터 도시·공공미술 프로젝트까지 기획했다. 출판사 레 프레스 뒤 레엘(Les presses du réel)과 영화제작사 안나 샌더스 필름(Anna Sanders Films)을 함께 운영하며 출판과 영화 제작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이번 50주년 프로젝트가 내건 시간은 '1977-2027-2077'이다. 1977년에서 출발해 설립 50주년인 2027년을 지나 다시 50년 뒤인 2077년을 바라본다. 이번 서울 전시는 규모를 키우기보다 밀도를 높였다. 9팀의 작업을 압축해 보여주지만 답답하지 않다. 6.8m에 이르는 더페이지갤러리의 높은 층고가 한몫했다. 대형 벽화와 회화, 조각을 시원하게 펼쳤다. 회화와 조각, 영상, 그래픽디자인이 공간에서 맞물린다. 낯선 작가 9팀뿐인데 작은 비엔날레를 옮겨놓은 듯하다. 전시는 10월30일까지. 2026/09/16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82억원 들여 돔으로 덮는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내에 있는 국보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유리보호각이 목구조 돔으로 바뀔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위원회 건축문화유산분과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보호각 기본설계 심의'를 조건부 가결했다. 국고보조로 진행되는 2025년 국가유산보수정비사업으로 보존환경 개선 사업의 적정성을 살펴본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초 공동추진단을 구성하고 관계전문가 의견을 들은 후, 두 차례 자문회의를 가졌다. '임시 보호시설 설치'와 '주변 정비공사'를 먼저 진행한 후 보호각 설치와 석탑 해체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실시설계와 매장유산조사가 이뤄지고, 2028년 기존 유리 보호각을 철거한 후 임시 보호시설 설치와 주변 정비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임시 보호시설은 목구조 돔 형태와 철골구조 박스 형태가 논의됐는데, 돔형으로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돔은 나무로 만든 구조에 초극박막 불소수지필름(ETFE)과 메탈망을 씌운 높이 18.6m 반밀폐형으로, 보존처리와 작업을 위한 공간을 고려해 설계할 예정이다. 내외부 관람 또한 가능하게 만들 예정이며 예상 사업비는 약 81억7000만원이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높이 12m의 조선시대 석탑이다. 조선 세조 대인 1465년 탑골공원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가 연산군이 기생집으로 만들어 없어진 절 '원각사'에 있던 석탑이다. 석탑은 탑 윗부분에 세조 대인 1467년 만들어졌다고 적혀 있으며, 전체적인 형태나 세부구조 등이 고려시대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유사하다. 2026/09/16
국중박 분장놀이 결선 D-3…전국서 25팀 모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코스프레 행사 '분장놀이' 전국편 결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 결선 행사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총 275팀 643명이 참가했고, 이 가운데 50명이 차례대로 지역박물관에서 본선 무대를 가졌다. 결선에서는 현장 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25팀의 유물 퍼포먼스와 함께 안동 탈놀이단과 가수 안예은의 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국중박 분장놀이'와 연계한 뮷즈(인형머리띠 3종, 머리핀 2종)를 출시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전국 각지 뜨거운 참여 열기 속에서 우리 유물이 재치 있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관람객들의 열띤 호응을 보며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람객들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결선 현장에서 선보일 참가자들의 퍼포먼스를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6/09/16
19세기 종이 윷판, 딱지처럼 접을 수 있었다 가상 재현을 통해 19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종이 윷판이 휴대하기 간편하게 접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내년 8월 22일까지 경기 파주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보존과학실에서 '보존과학이 밝혀낸 종이 윷판의 비밀'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윷판이 딱지처럼 접히며 내부에 윷을 수납해 보관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종이의 접힘선과 뒷면의 오염 흔적을 토대로 가상으로 접힘 구조를 재현한 결과 딱지 모양으로 접을 수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 접힌 윷판 안에는 작은 공간이 있어 소형 밤윷을 넣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분석을 통해 제작 방법과 시기도 추정할 수 있었다. 윷판 표면에서는 단백질 성분이 확인됐는데, 박물관은 종이 강도를 높이기 위해 콩즙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윷판 채색에는 19세기 초 독일에서 상업적으로 제조되기 시작한 합성 안료 에메랄드그린이 쓰였음을 발견했다. 국내 유입과 사용 시기를 고려하면 윷판은 19세기 중반 이후에 만들어졌다고 판단된다. 전시에서는 종이 윷판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공예민속자료도 함께 볼 수 있다. 바늘과 실을 보관하던 실첩이나 골무상자 등이 '딱지 모양 접기' 방식으로 제작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보존처리는 단순히 손상된 문화유산을 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료에 남은 작은 흔적을 통해 과거의 제작 기술과 사용 방식을 밝혀내는 연구 과정"이라며 "우리 생활문화 속 종이 공예의 다양성과 조형 감각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6/09/16
"청와대 사랑채서 섬·들·산 보고가세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문화진흥원와 오는 12월 31일까지 청와대 사랑채 1층에서 기획전시 '섬·들·산 솟아오르다'를 개최한다. 16일 시작되는 이번 전시는 섬, 들, 산 등의 지형과 생태환경이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사진과 영상, 기물 등 여러 매체를 활용해 조명한다. 전시는 지난 6월 개막한 5극 3특 문화콘텐츠 상설 전시 '팔색찬란: 케이로 가득한 지역'에 이어 '3특' 지역인 제주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를 집중 조명한다. 제주 전시로 시작해 10월 14일 전북, 11월 11일 강원으로 이어진다. 12월 2일에는 세 지역의 문화자원을 한눈에 접하는 종합 특별전이 열린다. 특히 제주 전시에는 콘텐츠 그룹 재주상회, 오두제, 재주도좋아 등 제주 지역 브랜드와 김승환, 박훈 등 지역 창작자들이 참여한다. 아울러 전시 기간 중 매주 수요일 낮 12시 10분에는 '문화요일' 정기 공연이 개최된다. 제주 전시 기간에는 추다혜 음악인이 제주굿과 무가에 담긴 기원과 위로의 정서를 선보인다. 또 30일에는 제주 대표 예술단데 사단법인 마로가 공연한다. 전시와 관련된 내용은 '팔책찬란-청와대사랑채'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09/16
한남동 몸집 키운 갤러리바톤…24인으로 다시 문 연다 갤러리바톤이 서울 한남동에 몸집을 키워 다시 문을 연다. 2011년 개관한 갤러리바톤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3-9로 확장 이전하고 오는 18일부터 재개관전 'GRACE'를 개최한다. 새 공간의 두 개 전시층을 국내외 작가 24명의 회화와 조각, 영상으로 채웠다. 재개관전은 갤러리가 그동안 소개해온 작가들의 대표작과 근작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고 전국광을 비롯해 미야지마 타츠오, 조나단 몽크, 리암 길릭, 빈우혁, 허달재, 유이치 히라코, 리너스 반 데 벨데, 배윤환, 이재석, 최민영, 노에미 구달, 짐 람비 등이 참여한다. ◆1987년 전국광부터 2026년 신작까지 서로 다른 세대와 국적, 매체를 한 공간에서 부딪치게 한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고 전국광의 1987년작 '매스의 내면'은 파이프를 이용한 높이 218㎝의 조각이다. 물질의 덩어리와 그 내부의 구조를 탐구해온 작가의 조형 언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 옆으로 동시대 작가들의 신작이 이어진다. 리암 길릭은 구조와 관계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는 신작을 선보인다. 조나단 몽크는 미술의 형식을 재구성하는 개념적 접근을 보여주는 2026년작 'What is Seen is Described, what is Described is Seen, Version XVIII'를 내놨다. 회화 옆 벽면에 길릭이 쓴 텍스트를 함께 설치한 작품이다. 자연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도 만난다. 허달재는 붉은 먹과 금분으로 그린 2026년작 '산수'를 선보이고, 빈우혁은 자연을 유화로 풀어낸 대형 회화를 내걸었다. 리너스 반 데 벨데의 목탄화는 한쪽 벽면을 채운다. 가상과 실제가 교차하는 장면을 흑백의 목탄으로 펼치며 독자적인 서사를 만든다. 이재석과 최민영은 개인의 경험과 상상에서 출발한 회화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전시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노에미 구달의 영상 'Below the Deep. South'(2021)다. 열대 숲의 이미지가 불에 타 사라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지구의 시간과 자연환경의 변화를 탐구한다. 밝은 화이트큐브에 놓인 회화와 조각을 지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불길로 가득 찬 영상이 벽면을 채운다. ◆한남동 확장 이전…새 공간서 다시 출발 2011년 서울 서초동에서 출발한 갤러리바톤은 전용진 대표가 이끌고 있다. 2013년 압구정으로 이전한 데 이어 한남동에 자리를 잡았고, 이번에 새 공간으로 확장 이전했다. 국내외 작가들을 함께 소개하며 한국 현대미술과 국제 동시대미술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새 전시장은 G1B와 G2B 두 개 층으로 구성했다. 회화와 조각, 영상 등 서로 다른 매체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며 갤러리가 그동안 구축해온 동시대미술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장소도 눈여겨볼 만하다.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국내외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한남동 일대에서 갤러리바톤의 확장 이전은 서울 미술계의 공간 지형 변화와도 맞물린다. 전시는 10월10일까지. 오프닝 리셉션은 17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열린다. 2026/09/16
[국가유산 소식]임진왜란 호국선열 기리는 제사 거행 ▲칠백의총관리소, '제434주년 칠백의사 순의제향' 국가유산청 칠백의총관리소는 오는 23일 오후 3시 충남 금산군 칠백의총에서 임진왜란 때 순절한 호국선열을 기리는 '제434주년 칠백의사 순의제향'을 거행한다. 제향은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로, 칠백의총 종용사에는 의병장 조헌, 고경명, 영규대사와 의승 등의 위패가 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칠백의사 후손, 불교계 인사 등 약 300명이 참석한다. 칠백의총관리소장이 초헌관(첫 번째로 술을 올리는 제관)을 맡는다. 초헌례 이후 축관의 축문 낭독, 아헌례, 종헌례 이후 허 청장이 대통령 헌화와 분향을 대행한다. 제향행제 후 의총참배와 불교의례가 이어진다. 올해는 의병장 조헌의 14대 후손과 종회장이 1754년 발급된 '조헌 영의정 추증(사후 관직을 내리는 것)문서'와 '처신씨 정경부인 추증문서'를 칠백의총관리소에 기증한 데 대한 감사패 수여식을 사전 행사로 진행한다. ▲궁능유적본부-국가유산진흥원, '대한제국 외국 공사 접견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10월 2~4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행사를 개최한다.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현 덕수궁)에서 고종 황제의 외국공사를 맞이하던 의례와 당시 외교 상황을 바탕으로 한 몰입형 체험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한불수교 140주년을 맞아 '대한제국, 미래를 향한 외교에 나서다'를 주제로 1901년 봄을 배경으로 한다. 먼저 광명문에서 외국공사가 궁에 들어온 후 함녕전에서 고종 황제가 이들을 맞이하는 접견례를 행하고, 정관헌에서 대한제국 관리 현상건과 이한응이 외교 현안을 논의한다. 즉조당과 준명당 앞마당에서는 연희가 펼쳐질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대한제국 기자단'으로 변해 국제 정세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작성한다.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회당 4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국가유산청-카자흐스탄 문화부, '유목전통 문화유산 교류 행사' 국가유산청은 카자흐스탄 문화부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유목전통 문화유산 교류 행사'를 개최한다.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 공동체 역할을 강조해 온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조정식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참석한다. 카자흐스탄의 전통 유목생활을 상징하는 유르트(펠트천으로 만들어진 이동식 원형 거주지) 모양의 디지털 전시관에서 전면 영상(파노라마 영상) 등을 통해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류와 협력을 살펴볼 수 있다. 전통공예품, 장신구, 민족복식, 전통악기 등을 선보이고, 전통 공연도 펼쳐진다. 이 외에도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해 모아 온 무형유산 관련 영상, 출판물, 전시자료 등이 소개된다. 유산청 관계자는 "오랜 역사적 교류 속에서 형성된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문화적 연결성과 다양성을 문화유산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026/09/16
박물관으로 조명하는 K-컬처…국중박 등 151곳 참여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박물관협회, 대전광역시와 함께 오는 18~20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2026 박물관·미술관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3회차를 맞은 박람회는 'K-컬처, 미래를 여는 뮤지엄-확장·전환·미래지향'을 주제로 미래 박물관과 미술관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가속화 시대 속 박물관과 미술관의 문화·사회적 가치와 역할을 모색한다.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공·사립·대학 박물관·미술관,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관련 기업 등 151개 기관이 참여했다. 총 380여개 부스를 운영해 전시 및 홍보부터 체험·교육 프로그램, 실감 콘텐츠, 탐방 프로그램, 구직 상담프로그램, 뮤지엄 토크 등을 진행한다. 우수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역에 제공하는 사업 '우리동네 이게오네' 프로젝트가 박람회에 선보인다. 김포다도박물관, 연세대박물관, 더리미미술관 등 공·사립·대학 박물관·미술관의 체험 부스와 기획전시가 열린다. 박람회 주제에 맞춰 '제20회 한국박물관 국제학술대회'도 개최된다. 키노트 세션에서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세계를 향한 K-뮤지엄: 확장·전환·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한다. 또 체이스 로빈슨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관장,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이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2026/09/16
올해 '우수공예품' 6점 선정…도자·목·유리에 현대적 쓰임 도자와 목공예, 유리공예 등 한국 공예품 6점이 올해 '우수공예품'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주관하는 '우수공예품 지정제도'를 통해 2026년 우수공예품 6점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도자공예에서는 제주점토도예연구소의 'COSMO-허벅잔 세트'와 이여령도자의 '이중 구조 타원형 보울 세트'가 선정됐다. 목공예는 노크네버랜드의 '조약돌 옻칠합'과 목록의 '접목함', 유리공예는 유리획의 '묵획 접시 시리즈'와 두레이어(Deux Layer)의 '순환적 유물 시리즈_주병 & 조각잔 세트'가 이름을 올렸다. 각각 고유한 소재와 제작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형태와 쓰임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공예품 지정제도'는 공예적 가치와 상품성, 시장성을 갖춘 공예품을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다. 안전성 검사를 포함한 4단계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선정 업체에는 문체부 장관 명의의 지정서와 지정패를 수여하고 판매·유통과 홍보를 지원한다. 2014년 시행 이후 올해까지 13차례 운영됐으며 이번 6점을 포함해 모두 267점이 우수공예품으로 지정됐다. 선정작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도 나선다. 이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2026 공예트렌드페어', 내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메종&오브제'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KCDF갤러리 1층 공예 전문 유통숍 '공예정원'에서도 선정 상품을 소개한다. 김경배 공진원 원장은 "이번에 지정된 우수공예품이 다양한 국내외 유통과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와 만나고, 한국 공예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09/16
샤갈에서 호크니·쿠사마까지…현대미술 100년 '시대의 초상' 마르크 샤갈에서 윌렘 드 쿠닝, 데이비드 호크니, 쿠사마 야요이, 조지 콘도까지. 20세기 초부터 동시대까지 현대미술의 흐름을 세계적인 작가 14명의 작품 20점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전시가 열렸다.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기획전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을 서울 강남구 S-Tower에서 개최한다. 초현실주의에서 추상,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현대미술의 변화를 작가의 삶과 시대적 배경을 함께 살펴보는 전시다. 니콜라스 파티, 데이비드 호크니, 린 드렉슬러, 마리나 페레즈 시마오, 마르크 샤갈, 살보, 아드리안 게니, 윌렘 드 쿠닝, 조나단 가드너, 조지 콘도, 쿠사마 야요이, 폴 델보, 피터 핼리, 힐러리 페시스가 참여한다. 전시는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인 박미화 독립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지난 4월 열린 '한국현대회화 하이라이트: 모더니즘과 도전'에 이어 이번에는 국제 현대미술로 시야를 넓혔다. ◆꿈에서 추상으로…다시 돌아온 형상 전시는 '꿈의 산책', '난해한 추상', '형상의 부활' 등 세 부분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 '꿈의 산책'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성과 합리주의에 대한 반발 속에서 무의식과 꿈의 세계를 탐구한 초현실주의에서 출발한다. 폴 델보의 1956년작 '크리스마스의 밤'과 마르크 샤갈의 1955~1957년작 '방스 주변'이 대표적이다. 델보는 정교한 필치로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신비로운 장면을 만들었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갈은 꿈속을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풍경을 펼친다. 두 번째 '난해한 추상'에서는 모더니즘 추상의 유산과 이후의 변화를 살펴본다. 눈에 띄는 작품은 추상표현주의 거장 윌렘 드 쿠닝의 1984년작 '무제 XIX'다. 빨강과 파랑의 선이 화면을 자유롭게 휘감는 말년의 작품이다. 전시장에는 쿠사마 야요이와 린 드렉슬러, 마리나 페레즈 시마오의 작품도 함께 나왔다. 색과 선, 면, 반복되는 패턴과 기하학적 구조가 서로 다른 추상의 언어를 보여준다. 네오-지오를 대표하는 피터 핼리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호크니·콘도…그림에 형상이 돌아왔다 마지막 '형상의 부활'에서는 모더니즘 이후 다시 등장한 인물과 풍경, 일상의 장면을 만난다. 데이비드 호크니와 살보, 니콜라스 파티는 풍경을 다시 그렸고 힐러리 페시스와 조나단 가드너는 실내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아드리안 게니와 조지 콘도는 특유의 인물 표현을 통해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을 드러낸다. 호크니의 2009년작 '더 많은 월드게이트 통나무, 2009년 10월 13일'도 나왔다. 영국 요크셔의 자연을 강렬한 색채로 그려낸 작품이다. 조지 콘도의 2011년작 '경영진들과 그들의 아내들'도 눈길을 끈다. 유화와 아크릴, 목탄, 파스텔을 함께 사용해 일그러지고 뒤섞인 인물 군상을 그려낸 대형 작품이다. 쿠사마는 반복되는 패턴과 기하학적 구조를 활용한 추상 작업뿐 아니라 자신의 대표적인 모티프인 호박을 통해 개인의 경험을 형상으로 바꿔낸 작품을 선보인다. 20세기 초 꿈과 무의식에서 출발해 추상을 거쳐 다시 인물과 풍경으로 돌아온 회화. 전시는 100여 년의 미술사를 연대기처럼 늘어놓기보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낸 작가들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그렸는지를 따라간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그림도 얼굴을 바꿨다. 전시 제목처럼 20점의 그림으로 읽는 '시대의 초상'이다. 관람료는 5000원. 일·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전시는 내년 1월9일까지.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