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리석, 그 속의 금결'…필립 미라조비치, 서울 첫 개인전 인간은 어디까지 인간일 수 있을까. 기술이 인간의 몸과 감각, 기억까지 재구성하는 시대. 세르비아 출신 작가 필립 미라조비치(Filip Mirazović·48)는 ‘인간다움’의 본질을 회화로 묻는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레이지 마이크 갤러리는 필립 미라조비치의 개인전 '검은 대리석, 그 속의 금결'을 5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서울에서는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회화 20여 점을 통해, 전통 조각과 흉상의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의 조형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전시 제목처럼 ‘검은 대리석’은 역사성과 위엄, 인간 존재의 무게를 상징한다. 반면 그 속에서 드러나는 ‘금빛 결’은 기술 시대에서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인간성의 흔적을 은유한다. 미라조비치는 “우리는 여전히 인간적인가”라는 질문 아래, 고전적 인물상과 미래형 사이보그 이미지를 중첩시켜 새로운 ‘존재의 풍경’을 그려낸다. 미라조비치의 작업은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바로크와 로코코 조각의 장식성을 참조한 화면 구성에는 아르데코, 아르누보 등 근대적 미감이 겹쳐 있다. 흑대리석 질감과 부드러운 목재, 유약을 입힌 도자기질 표현은 작가가 고전 조형언어를 통해 어떻게 ‘기술 시대의 인간’을 소환하는지를 보여준다. 인물들은 종종 갑옷처럼 딱딱한 외피에 감싸여 있다. 유려하지만 위장된 형상은 정체성이 드러나는 동시에 가려지는 양가성을 드러낸다. 작가는 이 회화들을 “진실에 다가서는 장소”라고 표현하며, 자전적 체험과 심리적 풍경을 응축한 정제된 언어라 말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조형적 성취를 넘어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다. 니체의 ‘초인’ 개념에서 출발한 인간 초월성에 대한 탐구는, 포스트휴먼의 논의로 확장된다. 인공지능, 유전자 편집, 신경과학의 진보가 인간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오늘, 작가는 “인간과 기술은 공존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필립 미라조비치는 파리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은 X뮤지엄(베이징), Zuzeum(리가), 세르비아문화원(파리) 등 여러 공공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한편 레이지 마이크 갤러리는 2022년 라트비아 리가에 본점을 두고, 2024년 서울 삼청동에 브랜치를 개관하며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경을 넘는 예술’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국제 작가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아트페어에도 활발히 참여 중이다. 2025/04/23
해롭지 않기에 강하다…'2025 성남의 얼굴전:무해한 이야기' 극단과 자극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해롭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강한 힘이 될 수 있다. 성남문화재단이 오는 25일부터 7월 6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에서 여는 주제기획전 '2025 성남의 얼굴전: 무해한 이야기'는 ‘무해력(無害力)’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통해 예술의 공감과 위로의 감각을 탐색한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성남의 얼굴전’은 성남의 도시성과 예술, 생태, 문화적 지형을 종합적으로 조망해온 연례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는 자극적이지 않고, 경쟁적이지 않으며,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관계와 사유의 힘을 가지게 된 예술의 속성을 ‘무해력’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에는 성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7인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도자, 설치 등 9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홍자영 작가는 전시실 중앙에 설치한 (2023~2025)로 동양 정원 양식과 풍수지리의 시각을 빌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묵직하게 환기시킨다. 김한나는 감정의 층위를 캔버스의 입체적 질감으로 치환한 회화 연작 (2025)을, 박성수는 종이와 점토의 반복적 행위 속에서 탄생한 도자 조형을 통해 사유의 온도를 전한다. 그 외에도 3D 조각의 물성을 2차원으로 전환해 새로운 공간 감각을 제시한 김민혜의 'z-colony'(2025), 회화의 화면 위에서 감각과 심상이 교차하는 최지원의 'Becoming air'(2025), 동화적 색채로 현실을 풍자한 배윤환, 일상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베리킴의 작품까지, 작가들은 각기 다른 무해의 방식으로 감정과 관계, 현실을 다룬다. 윤정국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예술의 ‘무해한 매력’을 통해 평온과 위로를 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공감의 힘으로 예술이 확장되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23
DDP, 5월 디자인테마파크로 변신…'환상의 성' 주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5월 한 달 간 디자인 테마파크로 변신한다.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차강희)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어린이, 청년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봄 행사를 DDP 실내외 전역에서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동화 속 장면을 재연하는 대형 구조물과 8m 규모 해치 광고 풍선(애드벌룬)을 DDP 야외에 설치한다. 해치 풍선이 밴드 음악에 맞춰 DDP 일대를 행진하는 '둥실둥실 퍼레이드'가 준비돼 있다. 어울림광장은 '환상의 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시민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독일 피규어 완구 브랜드 '플레이모빌'과 디자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쑥쑥공작소', 프랑스 디자인 브랜드 '오마이(OMY)'와 함께하는 드로잉월 '상상그림터'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다음 달 4일에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함께하는 '스타워즈 데이 2025'가 개최된다. '스타워즈 데이 뮤직나이트', '스타워즈 제다이 트레이닝' 등을 통해 스타워즈를 다시 즐길 수 있다. DDP공원 팔거리에서는 ▲캐리TV의 '장난감 도서관' ▲포디랜드의 슈퍼포디프레임 대형 전시 ▲가족 참여형 키링 만들기 체험 등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창의 체험 공간이 운영된다. 캐리TV는 잔디사랑방에서 '캐리와 슈퍼콜라'등 대표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다음 달 6일에는 잔디언덕에서 '캐리와친구들 싱어롱쇼'가 펼쳐진다. 디자인 브랜드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디자인마켓'과 F&B마켓 '푸드 스트리트'가 운영된다. '풀무원지구식단'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식물성 디저트를 체험할 수 있다. 잔디언덕과 잔디사랑방에서는 ▲종이비행기 페스티벌 ▲글로벌 애니메이션 '라바' 상영 ▲한-스페인 수교 75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상영 ▲캐리와 친구들의 싱어롱쇼 ▲디키디키 키즈마켓 등 어린이날 연휴 기간에 가족 단위 관람객이 머물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 잔디언덕에서는 개막일부터 어린이날까지 매일 저녁 연주회가 펼쳐진다. 다음 달 1일 KBS국악관현악단과 '거꾸로 프로젝트', '소리나래빛 중창단'이 함께하는 전통 창작 국악 공연이 열린다. 2일에는 KBS관현악단이 클래식과 배경음악(OST) 등으로 구성된 연주를 선보인다.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돼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활약하며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다음 달 3일과 5일 2차례 공연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디자인 클래스', 특별한 주제가 있는 어린이 눈높이 맞춤형 투어인 'DDP 어린이 투어'가 열린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해석하는 전시 '이원공명(Resonance of Reality and Virtuality)'이 오는 25일부터 7월 31일까지 DDP 디자인랩 3층 디자인쇼룸에서 열린다. 레이저와 소리를 활용한 설치 작품을 통해 관람자는 현실과 가상, 과거와 미래가 중첩된 시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윤제호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술이 일상이 된 시대에 예술이 어떤 감각을 다시 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일환으로 미국 NASA의 우주 탐사 계획을 재구성한 톰 삭스의 '스페이스 프로그램', 김성곤 서울시립대 디자인과 교수 컬렉션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 제품의 아름다움과 디자인 가치를 탐구하는 '공산품미학 part 2. Good Appearance', 크리스찬 디올의 헤리티지와 창조성을 엿볼 수 있는 '크리스찬 디올 :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등 전시가 열린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DDP 사계절 축제는 시민 누구나 장벽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디자인 축제"라며 "이번 봄, 환상과 감각이 공존하는 야외 축제와 미디어 전시가 어우러져 DDP를 일상 속 디자인 경험의 공간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23
200년 전 꽃이 다시 피다…서울식물원 전통화원 전시 서울식물원은 야외 주제정원 일대에 조선 후기 전통화훼식물을 전시하고, 23일부터 방문객들에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이날부터 5월 30일까지 서울식물원 주제정원에서 열리며, '예원지'에 수록된 장미, 동백, 원추리를 비롯한 꽃식물 65종(목본 22종, 초본 28종, 관엽식물 15종)을 소개한다. 서울식물원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대학자 서유구가 편찬한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예원지(藝畹志)'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화원을 조성한 것이다. 200년 전 '예원지' 문헌 속 등장하는 식물 중 오늘날 자생·재배 식물과 비교해 가장 비슷한 진달래, 해당화, 영춘화 등 꽃나무 22종을 선정했다. 더불어 모란, 작약, 봉선화 등 초화류 28종, 파초, 새깃유홍초 등 관엽식물 15종 등 총 65종을 선별해 계절감과 관상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전시와 연계해 2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세미나가 진행된다. 세미나에서는 '조선 후기 전통 화원과 꽃식물'을 주제로, 예원지에 기록된 65종의 꽃식물과 전통 정원의 철학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 꽃 문화 기록이 오늘날 정원 운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공유하고, 시민과 함께 전통 정원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세미나는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2층 보타닉홀에서 개최되며, 참여 신청은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를 통해 선착순 접수로 무료 진행된다. 박수미 서울식물원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 정원의 철학과 식물 문화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기획 전시"라며 "가장 아름다운 봄날, 서울에서 200년 전 꽃들이 다시 피어나는 이 특별한 순간을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를 잇는 정원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4/23
‘북을 꿰매고 감각을 엮는다’…요한한 개인전 ‘엮는 자’ '감각은 기억을 불러들이고, 몸은 시간을 꿰맨다.' 작가 요한한(Yohan HÀN·42)이 신체와 감각, 그리고 시간을 주제로 한 개인전 ‘엮는 자’를 열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23일 개막해 6월 7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제작한 조각, 설치, 영상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엮는 자’라는 제목처럼, 서로 다른 재료와 감각, 문화를 꿰매고 연결하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작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오브제는 바로 ‘북’. 동물의 외피로 만든 북은 타악기이자, 오래전부터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주술적인 의례에 사용되던 도구다. 요한한은 이 북을 직접 꿰매고 채워 넣으며, 잊힌 몸짓과 감각을 퍼포먼스로 되살리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메티사주(Métissage)’, 프랑스어로 ‘혼합’을 뜻하는 단어다. 그는 전통과 현대, 신체와 디지털, 물질과 비물질을 연결해 하나의 새로운 형태를 실험한다. 요한한은 “예술은 본질적으로 시간에 대한 질문”이라며 “내 작업은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교차점을 신체를 통해 표현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작가에게 있어 피부는 단순한 신체의 경계가 아니라, 감각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존재들을 이어주는 ‘감각의 접면’이다. 반복적으로 꿰매고, 맞닿고, 엮는 작업은 신체와 공간, 기억과 현재를 ‘공명’이라는 방식으로 이어 붙인다. 이 전시는 디지털 추상성과 물질의 무게가 만나는 하이브리드한 공간 속에서, '원초적 감각은 어떤 형태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피부, 북, 퍼포먼스를 통해 이어 붙인 감각의 잔상은, 오늘날 예술이 다룰 수 있는 감응과 공명의 범위를 넓혀준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퍼포먼스를 생략하고 메트로놈이 연주자로 작용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관람은 무료. ◆작가 요한한은? 1983년 프랑스 트라프에서 태어나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파리1대학 팡테옹 소르본 조형예술학과 석사를 취득한 후 2019년 파리-세르지 국립고등미술학교 국가조형예술학위를 받았다. 수림큐브(서울, 한국, 2023), 팔리아멘트 갤러리(파리, 프랑스, 2022), 갤러리조선(서울, 한국, 2019)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금천예술공장,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프랑스 파리 라 제네랄과 프랑스 파리 국제예술공동체 레지던시 등에 입주하여 작업한 이력이 있다. 청주시립미술관 등의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25/04/22
구지윤, ‘실버’ 회화로 시간의 흔적을 붙잡다 빛은 기억을 반사하고, 회화는 시간을 보존한다. 서울의 회색빛 풍경과 그 안에 잠든 감정의 층위를 색과 붓질로 되살려온 작가 구지윤이 개인전 ‘실버(SILVER)’로 돌아왔다. 전시는 23일부터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빛과 시간의 투영체’를 주제로, 신작 추상화 21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실버’는 단지 색의 이름이 아니다. 작가에게 그것은 ‘시간의 반사’이자 ‘기억의 흔적’이다. 구지윤은 서울 도심에 켜켜이 쌓인 역사와 정서를 포착하고, 회화적 언어로 사라져가는 감각과 존재를 기록해왔다. “생멸을 반복하는 건물과 구조물, 일상 속 장면들을 유기체처럼 바라보며, 도시는 결국 한 생명체의 궤적처럼 기억 속에 남는다”고 작가는 말한다. ‘빈티지’, ‘파티나’, ‘빛바랜 실버’, ‘화석’ 등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제목만으로도 시간의 축적을 암시한다. 화면 위에 쌓인 물감의 층위, 겹쳐진 붓 자국은 도시의 감정 지형을 회화적으로 환기시킨다. 작가는 회화를 “시간이 스며든 장(場)”이라고 정의하며, “지금 여기를 그리는 일은 단지 풍경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오는 시간의 흔적을 붙잡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는 서울의 색을 ‘그레이’와 ‘실버’ 사이에서 고민한다. “회색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불투명한 삭제의 색이라면, 은빛은 과거의 흔적을 반사해 잠시나마 되살리는 감각의 색”이라는 설명이다. 구지윤의 회화는 과거와 현재, 소멸과 축적, 익숙함과 낯섦 사이를 유영한다. 회색 도시 위로 번지는 실버의 파편은 사라진 것들의 잔광처럼 반짝인다. 그 빛은 기억을 흔들고, 색은 욕망처럼 긴장한다. 도시는 침묵하지만, 그 표면 위에서 감각은 끊임없이 되살아난다. 전시는 6월 7일까지. ◆작가 구지윤은? 1982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한 후 2007년 미국 시카고예술대학 순수미술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0년 미국 뉴욕대학교 스튜디오아트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에서 거주 및 작업한다. 아라리오뮤지엄, 한국은행 등의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25/04/22
21m 김밥말기부터 알라딘 공연까지…대구 어린이날 행사 풍성 어린이날을 맞아 대구 곳곳에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22일 대구시 9개 구군 등에 따르면 어린이날인 5일을 맞아 각 구군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북구는 구암동 함지공원에서 가족 간의 화합과 자립심을 배울 수 있는 '어린이날 큰잔치'를 연다. 21미터 대형김밥 말기와 박 터트리기 등 문화체험의 장을 마련한다.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어울아트센터 전역에서 무대 공연, 체험 부스, 참여형 이벤트 등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날 대축제'를 개최한다. 동구는 율하동 율하체육공원에서 '어린이날 큰잔치'를 연다. 빅벌룬쇼, AI 과학드림존, 목공놀이 등 공연과 체험 활동을 준비한다. 동구문화재단은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가족 뮤지컬 '안녕? 빨강머리 앤'을 개최한다. 세계적인 명작 몽고메리의 '초록지붕집의 앤' 원작을 바탕으로 탄생한 뮤지컬이다. 수성문화재단은 수성아트피아에서 '키즈 페스티벌'을 펼친다. 시설 곳곳에서는 샌드아트, 청년작가 전시회, KPOP댄스, 어린이 다도체험 등이 열린다. 달서구는 대천동 호림강나루공원 축구장에서 '달서 가족 축제'를 연다. 팀별 명랑경기, 가족미션경기, 체험부스, 화합마당 등이 펼쳐진다. 군위군은 생활체육공원, 삼국유사테마파크, 사라온이야기마을 3곳에서 어린이날 관련 행사를 각각 개최한다. 어린이날 전후로 행사를 여는 곳도 있다. 서구는 내달 3일 서구문화회관과 이현공원 잔디광장 일대에서 '오감만족 어린이 큰잔치'를 연다. 매직쇼, 어린이 버스킹 공연, 직업 체험 등이 준비된다. 중구는 근대문화골목에서 '어린이날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내달 4일부터 6일까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수성구는 내달 3일 수성미래교육관 앞 광장과 청소년수련관에서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각각 연다. 남구는 내달 3일 대덕문화전당 드림홀에서 어린이날 및 청소년의 달 기념축제 '제3회 악동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뮤지컬 '알라딘'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달성군은 내달 10일부터 11일까지 강정보 디아크광장 일대에서 '예스 키즈존'을 운영한다. 대형 인형극 '걸리버 여행', 빅벌룬쇼 등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준비된다. 경찰은 어린이날 행사로 인한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경찰서별로 인원을 배치해 교통정리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사고 없이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2025/04/22
'세계 유일' 수묵비엔날레, 참여작가 20개국 82명 확정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이란 주제로 오는 8월30일부터 두 달여간 펼쳐질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수놓은 국내·외 참여 작가 명단이 확정·발표됐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참여 작가 명단과 전시 방향 등을 소개했다. 참여 작가는 '수묵으로 그리는 세계의 새로운 중심'을 목표로 20개국 82명이 참여한다. 국내 49명(작고 17명, 생존 32명)과 해외 생존작가 33명이 참가한다. 해외에서는 국제적 작가인 중국의 란한, 일본의 팀랩(teamLab)을 비롯해 중국 8명, 일본 5명, 네덜란드·호주·폴란드 각 2명, 대만·미국·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폴·인도·페루·홍콩·핀란드·인도네시아·이란 각 1명씩이다. 올해 수묵비엔날레는 직전 2023년 비엔날레 당시 13%이던 해외작가 비중을 40%로 대폭 늘려 수묵화의 글로벌화를 꾀했다. 목포와 진도에서만 열렸던 직전 비엔날레와 달리 이번엔 수묵의 뿌리가 전남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해남 고산 윤산도박물관으로도 넓혀 3원 전시 체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관은 해남 고산윤선도박물관과 땅끝 순례문학관, 진도 소전미술관과 남도전통미술관, 목포 실내체육관과 문화예술회관 등 모두 6곳에 설치됐다. 또 하나의 주제 아래 전시관별 콘셉트를 설정해 해남은 최고의 수묵 거장전과 붓의 향연을, 진도는 수묵의 확장-여백의 미와 실험성, 채움과 비움-수묵추상 및 채색, 목포는 수묵 예술의 동시대 가치와 새로운 자연·움직이는 수묵 등으로 잡았다. 수묵을 전통기법에 머무르지 않고, 설치·영상·디지털 매체와 접목한 실험적 시도를 확대한 점도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이자 달라진 점이다. 여기에 예년과 달리 진도·해남에서 프리뷰와 프리오프닝을 운영하는 등 개막행사의 다양화로 관심도를 높이고,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등 단체 관람객 유치, 도내·외 기관과의 협약(MOU), 인센티브 지원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꼽힌다. 김형수 사무국장은 "수묵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 전시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 작가들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대 작가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고 밝혔다. 윤재갑 예술감독은 "수묵은 더 이상 과거의 회화 장르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이번 전시는 수묵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해석·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전남이 지닌 수묵의 역사성과 함께 동시대 예술 흐름을 연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2025/04/22
겸재정선화첩·해동명산도, 공립미술관 첫 공개…금강산 예술사 조명 해외에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소장)이 傳 김홍도의 '해동명산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와 함께 공립미술관에서 처음 공개된다. 겸재정선미술관(관장 송희경)이 개관 16주년을 맞아 22일 개막한 특별전 '아!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대학교·성균관대학교 등 주요 기관의 유물을 집대성해, ‘금강산’을 통해 시대와 감성의 흐름을 조망하는 대형 기획전이다. 수준 높은 유물을 공립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이자, 지역 문화 향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전시로 주목된다. (용인 호암미술관 '겸재정선'전까지 갈 수 없다면 이 전시를 봐도 손색없다) 가장 주목할 점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傳 김홍도의 '해동명산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이 구립미술관 최초로 공개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겸재정선화첩'은 전통 문화재의 국외 반출과 반환 과정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1925년 독일인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가 금강산을 여행하며 수집해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에 보관되었던 작품이다. 이후 2005년 왜관 수도원에 영구 대여 형식으로 반환됐으며, 총 21점의 진경산수,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가 수록되어 있다. 이 중 '금강내산전도', '만폭동도', '구룡폭도' 등이 공개되며, 작품 보호를 위해 5월 15일과 6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교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금강산'이라는 주제를 두 축으로 나눈다. 정선 붓끝에서 황인기의 레고 작품까지, 시대를 아우른 금강산 작품 대거 전시된다. ‘Part 1. 성지에서 진경으로’는 조선시대 금강산이 종교적 이상향에서 실제 유람의 대상이 되며 진경산수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Part 2. 기억과 심상의 공간으로’는 금강산이 현대 작가들에 의해 감성적이고 상징적인 풍경으로 재해석되는 흐름을 담아낸다.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겸현신품첩', 성균관대학교박물관 소장 '동유첩' 등 학술성과 미학적 가치를 겸비한 유물도 함께 전시되며, 공립미술관과 대학 간 협업의 새로운 전시 모델을 제시한다. 또한 근현대 동양화 거장들이 재해석한 ‘오늘의 금강산’도 눈에 띈다. 변관식 '금강사계', 이응노 '몽견금강', 김호득 '구룡폭', 김선두 '금강지춘' 등은 단순한 실경 재현을 넘어 조형적 실험과 시대정신이 담긴 작품으로, 금강산의 예술적 확장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겸재정선미술관이 국립중앙박물관의 대여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항온항습기, 자동문 등 시설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기획 초기부터 전문성과 공공성을 강화한 사례로도 주목된다. 송희경 관장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공공미술관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시도였다”며 “금강산이라는 주제를 통해 전통과 현재, 지역과 국가, 공공과 학술이 만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관람료는 500~1000원. 2025/04/22
강서구, '아!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 특별전 개최 서울 강서구가 겸재정선미술관 개관 16주년 기념 특별기획 '아!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전시는 이날부터 6월 25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개막식은 오는 24일 오후 4시에 열린다. 금강산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 유수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과 이응노, 변관식 등 근현대 동양화 거장들의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전(傳)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와 같은 희귀 소장품들이 구립미술관에서 최초로 전시된다.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에 따라 금강산이 갖는 의미와 변화를 조명하며, 1·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성지에서 진경으로'에서는 조선 화가들이 금강산을 화폭에 재현하며, 진경산수화를 구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 '기억과 심상의 공간'에서는 한국 근현대 동양화 거장들에 의해 다양하게 변주되는 금강산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변관식의 '금강사계', 이응노의 '몽견금강', 황인기의 '오래된 바람' 등 당대를 대표하는 8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장을 채운다. 전시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및 군경 500원(단체 관람 시 성인 700원, 청소년 및 군경 300원)이며, 만 6세 미만과 만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등은 무료이다. 진교훈 구청장은 "이번 전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접하기 어려운 귀중한 소장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한국 미술사의 뿌리인 겸재 선생을 기리는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개최돼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