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그린 섬세함"…청백여류화가회 정기전 3일 개최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독창적인 미학이 담긴 전시가 대구 동구에서 열린다. 대구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는 '제46회 청백여류화가회 정기전'을 3일부터 8일까지 아양갤러리에서 개최한다. 1980년 창립한 청벽여류화가회는 여성 예술인의 예술적 정체성과 역량을 높여온 여류화가 단체다. 회화를 향한 열정과 꿋꿋이 걸어온 예술 여정을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단체는 이번 전시에서 주봉일의 '2025+A', 신문광의 '시절풍경', 김향주의 'Spirit', 조여진의 'Again' 등 작품 60여점을 소개한다. 이들은 회화 전통의 깊이를 유지함은 물론 동시대적 감성과 실험정신을 아우르는 작품 세계를 통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여성 예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 '대구미술과 청백여류화가회'를 주제로 여성 예술의 현재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함께 모색하는 세미나도 마련한다. 청백여류화가회 관계자는 "회화에 대한 사랑으로 걸어온 46년이라는 시간이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6/02
서울시립사진미술관 한정희 관장 “공공성과 예술성, 함께 열겠다”[문화人터뷰] “사진은 기억을 담는 그릇이자, 시대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국내 최초 사진 매체 특화 공립미술관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10여 년의 준비 끝에 서울 도봉구 창동에 문을 열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으로 설립된 이 미술관은 '오직 사진을 위한 미술관'이다. 사진 전시와 교육, 연구, 수집이 가능한 국내 첫 공공기관으로, ‘사진의 도시 서울’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연면적 7048㎡,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전시실 외에도 교육실, 암실, 포토라이브러리, 포토북카페, 사진 필름 원본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수 있는 필름 수장고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특히 검은색 큐브형 외관이 돋보인다. 사진의 픽셀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구현됐다. 건물 전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에 반응함으로써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공간적으로 드러낸다. 건축은 오스트리아 건축가 믈라덴 야드리치(Mladen Jadric)와 일구구공도시건축(윤근주 소장)이 협업해 완성했다. 초대 관장에는 디뮤지엄과 대림미술관 부관장을 역임한 한정희 관장이 임명됐다. 한 관장을 만나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비전을 들어봤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국내 최초 공립 사진 특화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입니다. 개관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시립사진미술관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문을 연 사진 특화 미술관이자, 공공기관으로서는 처음입니다. 사진이라는 매체에 집중해 전시하고 연구하며, 교육과 수집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공적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만으로도 뜻깊습니다. 무엇보다 공립미술관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수익성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한국 사진예술의 아카이빙과 전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죠. 또한 이곳은 사진작가, 관련 종사자, 애호가, 일반 대중까지 모두가 자유롭게 드나들며 교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사진의 사회적 가치와 예술적 가능성을 함께 나누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도시 서울’을 선언하며 개관한 만큼, 미술관이 지향하는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 공간이 사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대화하고 소통하는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모두에 열린 공간으로 국내외 사진 작가, 연구자,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영감을 나누고, 사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탐구하는 열린 장이 되었으면 해요. 그 성과들을 전시, 출판,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나눌 계획입니다. ◆미술관 건축에도 ‘사진적인 개념’이 담겼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에 중점을 두셨나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을 설계한 믈라덴 야드리치와 윤근주 소장에 따르면, 이 공간은 빛과 어둠, 재료가 만들어내는 조화로 성립되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정육면체를 회전시킨 듯한 외관은 시간에 따라 검정과 회색으로 변화하며, 이는 사진이 빛과 시간을 포착하는 방식을 건축적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내외부는 주로 검정, 회색, 백색으로 구성되어 흑백사진뿐 아니라 다양한 컬러와 형식의 사진을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의 설계대로 공간 구성을 마무리할 때, 저희 사진미술관 기획자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진이 구현되길 바랐습니다. 2층은 건축물 고유의 독특한 공간 구조를 그대로 살려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전시가 펼쳐질 수 있도록 했고, 3층은 화이트 큐브로 구성해 전통적인 방식의 사진부터 동시대 작업까지 폭넓게 수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1층과 4층은 관람객들이 사진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과 휴식 중심의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사진의 RGB 컬러(빨강, 녹색, 파랑), 조리개, 프레임 등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가구들을 배치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만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개관 특별전 '광채'는 10년간의 준비 기간 동안 수집된 소장품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전시 구성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광채: 시작의 순간들'은 단순히 ‘미술품으로서의 사진’을 소개하는 전시가 아닙니다. 기록성과 감각, 시간성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기획된, 수집 관점에서 출발한 전시입니다. 개관 이후 처음 여는 전시인 만큼, ‘공공을 위한 공립미술관이 수집하는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근현대 사진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작가들이나, 미학적 재평가가 필요한 이미지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단일 작가나 특정 장르 중심이 아닌, 한국 사진문화의 지형과 층위를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말하자면, 이 전시는 누락된 기록을 복원하고, 사진사 속 공백을 메우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전시 환경 또한 기획 의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섬세한 물성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무반사 유리(뮤지엄 글라스)를 사용했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조도 조절과 보존 조명 설계를 정교하게 적용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시각적 경험을 확장하는 동시에, 향후 사진 전시의 물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하나의 사례가 되기를 바랍니다. ◆'스토리지 스토리'는 미술관 자체를 주제로 삼은 독특한 전시입니다. 동시대 작가들과의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요? 일반적으로 건축 기록에는 사진이나 영상이 활용되곤 하지만, ‘사진 미술관’의 건립 과정을 사진 매체로 해석하고 기록한다면 좀 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건립을 기록할 것인가’보다도, ‘어떻게 예술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가 이 전시입니다. 기획을 맡은 학예사는 사진과 기록을 전공한 분으로, 다양한 사진 형식을 아우를 수 있는 여섯 명의 작가를 섭외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부터 상업사진, 기술 기반의 실험적 작업까지 각기 다른 지향을 가진 작가들이죠. 작가들은 약 1년에서 최대 3년에 걸쳐 미술관 건립 현장을 오가며, 직접 보고 경험한 과정을 자신만의 언어로 시각화했습니다. 단순한 건설 다큐멘트가 아니라, 건립이라는 사건에 대한 예술적 기록이자 해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지 스토리'는 그렇게 완성된 작품들을 통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되짚어보는 전시입니다. ◆수집품이 2만여 점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연구와도 연계되나요? 네. 개관 전부터 1920~90년대 사진 자료를 집중적으로 수집해왔습니다. 기존 미술관들의 사진 소장품을 분석하고, 한국 사진사의 연표와 주요 인물, 사건들을 정리하면서 수집 전략을 수립했죠. 앞으로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의 수집 방침과 연계해 미술사적 대표작과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을 균형 있게 수집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한국 사진사를 체계화하려는 과정에서, 미술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우선은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연구를 통해 시대별 작가와 작품들을 조명하고, 그 결과를 세미나나 출판, 전시 등으로 시민들과 공유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지금 이 시대의 사진, 그리고 미래의 사진까지도 함께 포괄할 수 있는 통합적이고 유연한 연구를 지속하려고 해요. ◆서울 동북권 문화 거점으로서 지역사회와는 어떻게 접점을 만들고 계신가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지역사회와의 유기적 연계를 주요 과제로 삼고, 개관 초기인 2025년부터 2027년까지는 미술관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역 주민과의 연결과 연대를 중심에 두고, ‘우리 동네에 새롭게 생긴 미술관’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양질의 전시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사진을 매개로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자원봉사와 각종 지원사업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이 미술관의 구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는 기회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지역과 미술관 간에 탄탄한 신뢰와 유대가 형성되면, 향후 지역의 요구와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로 그 연계를 더욱 심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아시아 또는 세계 사진미술관들과의 교류 계획도 있으신가요? 물론입니다. 지난해 사전 프로그램을 통해 오스트리아, 헝가리,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사진 전문 기관들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어요. 저희처럼 사진에 특화된 공공미술관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기 때문에, 해외 기관들도 이번 개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앞으로는 다양한 국제 컬렉션을 소개하거나 공동 기획전을 여는 등 실질적인 교류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사진이라는 매체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함께 고민하고, 더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도 이어갈 수 있도록 꾸준히 네트워크를 다져가고 싶습니다. 2025/06/02
국립익산박물관 '미륵사지 중국도자 테마전' 3일 개막 국립익산박물관이 오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미륵사지 중국도자 테마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중국 도자기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첫 전시로, 총 112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박물관의 중장기 학술조사연구인 '미륵사지 재발견 사업'의 첫 성과로, 2023년에 발간된 중국도자 자료집의 내용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백제 불교문화의 중심지였던 미륵사지는 1974년부터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2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이 중에는 당나라와 송나라 시기에 제작된 중국 도자도 포함되어 있어 동아시아 교류사 연구에서 꾸준한 주목을 받아왔다. 1부 '미륵사지 중국도자'는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중국 도자를 생산지(월요, 요주요, 형요, 정요, 경덕진요, 건요 등)별로 소개한다. 대부분 파편 형태인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완형 도자도 함께 전시된다. 2부 '국내 유적 중국도자'에서는 미륵사지 도자와 경주, 개성, 파주, 원주, 남원 등지에서 출토된 중국 도자기를 비교해 소개하며, 고려시대 중국 도자 수입 양상과 특성을 조명한다. 3부 '고려청자와 중국백자'에는 고려의 차 문화 속 도자기의 역할을 다룬다. 미륵사지에서는 중국 백자와 고려청자가 함께 출토되었으며, 이는 고려에서 청자는 자체 제작, 백자는 수입해 사용한 정황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도자기의 형태와 문양을 관찰하는 '나만의 감상법', 전시 유물을 모티브로 한 '중국도자 뱃지 만들기' 등이 운영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미륵사지 중국도자는 고려와 송의 교류, 그리고 고려 차 문화의 단면을 함께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며 "관람객들이 중국 도자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의미를 함께 느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2025/06/02
국립현대미술관, 와엘 샤키·아크람 자타리 미공개 대표작 국내 첫 공개 “역사는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해석되고 재연된다.” 극장 커튼이 열리고, 조명이 깜빡이며, 영상 속 배우들이 느릿한 동작으로 시간을 되감는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선보이는 '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는 두 중동 작가의 대표작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해외 뉴미디어 소장품을 소개하는 전시로, 오는 3일부터 8월 17일까지 과천관 1원형전시실에서 열린다.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오페라 극장과 영화관 형식을 본뜬 공간이 연출됐다. 커튼과 조명, 좌석이 설치된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어느새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다른 세계(otherland)'에 발을 들이게 된다. ◆오페라로 재현한 민족 저항의 서사…와엘 샤키 이집트 출신 작가 와엘 샤키(54)는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 영상 설치 '드라마 1882'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이집트의 민족주의 운동의 기점으로 평가되는 ‘우라비 혁명’을 8장의 오페라 형식으로 재현한 48분 분량의 영상 작품이다. 샤키는 직접 극본과 연출, 작곡, 미술까지 도맡으며 회화, 조각, 설치, 공연 등 장르를 넘나드는 형식으로 제국주의 시기의 역사를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특히 꼭두각시처럼 연기하는 배우들과 느릿한 슬로우모션 연출은, 당시 이집트 민중이 서구 열강에 의해 어떻게 조종당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구 중심의 역사 서술을 비판하며, 제국의 시선 아래 은폐된 기억들을 시적으로 호출하는 이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의 기증으로 소장됐다. ◆가상의 편지, 실재한 저항…아크람 자타리 레바논 출신 작가 아크람 자타리(59)는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2013)를 통해 1982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 당시 벌어진 실화를 탐색한다. 작가는 고향 사이다에서 “이스라엘 조종사가 학교 폭격 명령을 거부했다”는 소문을 접한 뒤, 그 실존 인물을 추적해 직접 만나고, 그 이야기를 영상으로 옮겼다. 작품의 제목은 알베르 카뮈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쓴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착안했고, 영상은 실제 전쟁의 기록 사진과 더불어 한 레바논 소년의 성장기를 교차해 보여준다. 소설, 음악, 시각 이미지가 중첩된 이 작품은, 적대와 대립의 시간 속에서 인간성의 가능성을 성찰하게 만든다. ◆“해외 소장품의 스펙트럼 확장… 문화 향유의 장 열겠다” 이번 전시는 과천관 1원형전시실을 오페라극장 및 영화관 형식으로 연출하여 두 작품의 형식과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특히 아크람 자타리의 작품은 두 영상 사이에 관람석이 배치되고, 영상과 조명이 연동되며 실감 나는 몰입을 유도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와엘 샤키의 '드라마 1882'는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의 기증을 통해 2024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수증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는 2011년 기업CEO들을 중심으로 발족한 단체로 기증, 전시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발전을 후원하고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뉴미디어 소장품의 국제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라며 “해외 작품 수집의 의미를 환기하고, 국민들에게도 다양한 문화 향유 경험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5/06/02
김해 봉하마을 깨어있는시민문화체험전시관 '12·3 비상계엄 사진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있는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은 9월 7일까지 ‘광장과 민주주의’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의 슬로건이자 어록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를 부제로 열리는 전시는 지난 12·3 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빛의 광장을 지켜낸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송승현(민주노총 노동과 세계 기자), 정운(사진작가), 황일수(녹색연합 활동가), 허란(사진작가) 등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소속 활동가 4명의 사진 40여 점이 전시된다. 당시 폭설과 추위 속에서 은박 담요를 덮고 밤샘 시위를 펼쳤던 이른바 키세스단의 모습을 매화로 표현한 이동원 작가의 ‘키세스 설매’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2·3 비상계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이기도 했지만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한 깨어있는 시민을 기념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은 2022년 9월 개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과 꿈, 민주주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김해시가 건립하고 노무현재단이 수탁 운영하고 있다. 2025/06/02
캐서린 번하드 "AI 시대에 붓 들고 그림 우습고 멋져" ‘핑크팬더 화가’로 알려진 미국 현대미술 작가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hardt, 50)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6월 6일 개막하는 '캐서린 번하드: Some of All My Work'는 세계 최초·최대 규모로 기획된 작가의 회고전이다. 140여 점의 회화와 조각을 통해 번하드의 25년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다. 번하드는 핑크팬더, E.T., 피카츄, 심슨, 도리토스, 나이키 등 대중문화 속 사물과 상징을 직관적 붓질과 화려한 색채로 재구성해온 작가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출신으로, 시카고예술학교(SAIC)와 뉴욕시각예술학교(SVA)에서 수학했으며, 이후 세계적인 화랑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국제 무대에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는 초기 ‘슈퍼모델 시리즈’부터 한국 전시를 위해 제작된 대형 신작까지 시간순으로 구성된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번하드의 작업실을 약 100평 규모로 실물 재현해, 작가의 창작 환경과 회화적 영감을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했다. “무엇을 그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번하드의 작업은, 대중문화의 기호와 회화의 자유로움을 유쾌하게 교차시키며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시는 9월 1일까지. 2025/06/01
살보, ‘여행하는 화가’였다 작고 직전까지도 살보는 길 위에 있었다. 그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우즈베키스탄 히바를 그린 작품에는, 일생을 걸고 쌓아온 집요한 관찰력과 낯선 세계를 향한 다정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간과 공간을 통과하며, 그는 끝까지 ‘여행하는 화가’로 남았다.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거장 살보(Salvo, 1947~2015)의 회화를 소개하는 전시 '살보, 인 비아조'(Salvo, in Viaggio)가 서울 글래드스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살보 재단(Archivio Salvo)과의 협력으로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비아조(Viaggio)’는 ‘여행’이란 뜻이다. 이번 전시는 그가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를 여행하며 본 풍경과 상상 속 장면을 그린 회화들로 구성된다. 특히 1988년부터 2015년까지, 작고 전까지의 그림들이 중심을 이룬다. 살보는 본명 살바토레 망지오네(Salvatore Mangione)로, 1960~70년대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 운동과 함께 등장했다. 초기에는 다양한 재료로 실험적 작업을 이어가다, 1973년부터 다시 구상 회화로 돌아섰다. 이후 이탈리아 고전 회화와 현대 감각이 혼재된, 강렬하면서도 단순한 회화를 통해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했다. 1976년부터는 데 키리코나 카를로 카라의 영향을 받은 듯한 ‘d’après’ 연작을, 이후에는 알록달록한 색조와 평면적 구성으로 독특한 풍경화를 이어갔다. 1990년대부터는 ‘오토마니아(OTTOMANIA)’, ‘카프리치(Capricci)’, ‘밸리(Valley)’, ‘메디테라네이(Mediterranei)’ 등으로 대표되는 시리즈를 통해 시간, 장소, 기억을 주제로 작업했다. 다채로운 색채와 단순한 구조, 반복되는 건축 요소가 등장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각 시리즈를 통해 각국의 풍경을 어떻게 시각화했는지가 잘 드러난다. 시칠리아-노르만-아랍 양식의 첨탑, 고대 유적지, 사계절의 산길, 지중해 연안 도시 등은 작가가 축적한 시공간의 흔적들이다. 말년까지도 그는 여행을 계속했고, 작고 직전에는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우즈베키스탄 히바를 그린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생전 그가 걸었던 경로를 따라가며, 예술가의 시선으로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도시와 계절,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회화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다가온다. 전시는 7월 12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5/05/31
겸재·샤갈·위그·톰 삭스, ‘광채’까지…놓치면 아까운 '미술관 전시 8선' 2025년 상반기, 미술계가 이례적으로 뜨겁다. 국내외 거장들의 회고전이 봇물 터지듯 열려, 서울 전역은 ‘미술 성찬’의 장이 됐다. 겸재 정선부터 론 뮤익, 마르크 샤갈, 피에르 위그, 톰 삭스까지. 고전 회화부터 외계적 상상력이 폭발하는 현대 설치미술등 전시 하나하나가 ‘레전드’급이다. 이처럼 미술계가 화려하게 터지는 순간, 1년에 한 번도 보기 어렵다.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 회화와 영상이 한 도시에서 겹치는 지금, 눈과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을 '놓치면 아까운 미술관 전시 8선’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론 뮤익: 시간의 입자' 극사실회화 론뮤익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 개막 한달만에 21만 명을 돌파한 전시는 관람객이 이어지고 있다. 30여 년간의 조각 작업을 총망라한 대표작 10점 등 정교하게 구현된 거대한 인물 조각들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 감정적 울림을 전한다. 7월 13일까지, 관람료 5000원. ◆리움미술관 '피에르 위그: 리미널'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인공지능, 생명체, 환경요소가 혼합된 설치 작업을 통해 감각과 지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리미널’한 전시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 공간 자체가 유기체처럼 반응하고 변화하는 생태계로 구성돼 관람 자체가 실험이자 퍼포먼스다. 7월 6일까지, 관람료 1만5000원. ◆DDP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피니티(Space Program: INFINITY)’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시. 톰 삭스의 DIY 정신과 우주 탐사를 결합한 유쾌한 조형언어가 돋보인다. 우주선, 발사대, 컨트롤 타워까지 미술관에 우주기지가 들어섰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9월 7일까지, 관람료 1만5000원. ◆예당 한가람미술관 "마르크 샤갈 특별전:비욘드 타임' 20세기 대표 작가 마르크 샤갈의 유화, 석판화,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인 등 17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 특히 세계 최초 미공개 유화 7점이 공개되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파리 오페라극장의 천장화와 이스라엘 하다사 메디컬 센터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재현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공간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9월 21일까지, 관람료 2만5000원. ◆서울시립사진미술관 개관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 검은색 사각형+곡선형 외관으로 오직 사진을 위한’ 미술관으로 29일 개관했다. ‘광(光)적인 시선’이라는 주제 아래 3층 '광채'와 2층 '스토리지 스토리'로 특별전을 선보인다. 건립 과정과 수장 시스템을 소개하는 연계 프로그램도 주말마다 열린다. 10월12일까지, 관람은 무료. ◆사비나미술관 '페이퍼 아트로 만나는 멸종위기 새들의 초상' 종이로 만든 새, 그러나 사라지고 있는 현실의 새들. 작가 이재혁은 멸종위기 조류 30여 종을 종이 조형물로 형상화했다. 정교한 공예성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교차해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좋은 여름 전시다. 7월 14일까지 관람료는 5000원. ◆일민미술관 '시대복장 Iconclash: Contemporary Outfits' 지용킴, 포스트아카이브팩션(PAF), HYEIN SEO 등 서울의 패션 스튜디오 3곳이 참여한 패션 전시. 단순한 의복이 아닌 감각과 정보, 퍼포먼스의 구조로 구성된 쇼룸 같은 전시다. 설치, 영상, 아카이브 등은 모두 이번 전시 최초 공개다. 7월 20일까지, 관람료는 7000~9000원. ◆호암미술관 '겸재 정선: 진경의 시작' 겸재 정선의 회화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형성과 미학을 조명하는 전시. 국보 '인왕제색도'부터, '금강내산총람도' 등 165점을 공개하며 정선의 진경세계 전반을 아우른다. 자연과 어우러진 전시 공간에서 고전 회화를 감상하는 특별한 기회다. 6월 29일까지. 온라인 예약. 관람료 1만원. 2025/05/31
정연두 작가, 제4회 하인두예술상 수상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작가 정연두(56)가 제4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트조선은 30일 “정연두는 시대의 틈을 비추는 이질적 감각의 병치를 통해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서사를 구축해왔다”며 수상 배경을 밝혔다. 하인두예술상은 ART CHOSUN이 2022년 제정한 동시대 미술상으로, 한국적 추상미술의 선구자 하인두(1930~1989)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만 59세 미만의 한국 작가 중 국내에서 3년 이상 활동한 작가를 대상으로 매년 1인을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함께, 2026년 아트조선스페이스 개인전,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é internationale des arts) 레지던시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정연두는 현재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7월20일)을 열고 있으며,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에서는 2025년 1월까지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정연두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국립현대미술관 ‘2007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으며, 베니스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울산시립미술관, 프랑스 MAC VAL, 미국 노턴미술관, 일본 아트타워 미토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과 전시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MoMA), 도쿄도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2025/05/30
마이아트옥션, 겸재 '소상야우' 2억5000만원에 낙찰 고미술 경매시장이 불황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마이아트옥션은 29일 연 제56회 메이저 경매는 총 151점 중 92점이 팔려 낙찰률 60.9%, 총 낙찰가 22억3455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에서는 도자, 서화, 공예 등 고미술 주요 장르 전반에서 고른 낙찰이 이어지며, 꾸준한 수요 흐름을 보여줬다. 경매 전 주목받은 겸재 정선의 그림과 범옹 홍주국의 시, 원교 이광사의 글이 더해진 삼인 합작 '소상야우(瀟湘夜雨)'가 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추정가 1억5000만~3억 원에 나온 이 작품에 대해 마이아트옥션은 "'방차만리별업', '낙산사' 등과 함께 한 화첩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술사적·서예사적 가치가 모두 높다"고 밝혔다. 일본 화가 후쿠다 비센이 1925년 한국의 풍경을 담은 '대동강도·압록강도'는 9600만원, '금강산 내·외도'는 8500만원, 궁중 감상용으로 추정되는 '화초길상문자도 2폭'은 6200만원, 심사정의 '수미대'는 3000만원에 낙찰됐다. 도자 부문에서는 청자원앙형향로(靑磁鴛鴦形香爐)가 1억250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분청사기덤벙병(6600만원), 청자상감여지당초문완(6200만원), 백자청화운룡문타구(5600만원), 청자철백퇴화나한상(5600만원) 등도 새 주인을 찾았다. 공예 부문에서는 조선 말기 생활 유물과 문방구류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인광노·부시·성냥케이스 외'는 4600만원, '화각사불상문사각필통'은 35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마이아트옥션 측은 “이번 경매는 고미술의 희소성과 내재된 가치에 주목한 컬렉터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도 한국 전통미술의 미적 가치와 문화적 위상을 조명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