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로 담아낸 '붉은 산수'…이세현,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 '붉은 산수' 이세현 작가의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이 사비나미술관에 구현됐다. 전시장 2,3,4층을 채운 대규모 전시로 회화 168점, 드로잉 30점 등 총 198점을 선보인다. 특히 3층에 150점으로 구성된 'The Sea Line(해안선)'연작이 눈길을 끈다. 작가가 사랑하는 이들의 눈 감은 모습을 붉은 산수로 그려낸 작품은 압권이다. 삶의 일시성과 존재의 소멸 속에서도 기억과 사랑이 예술을 통해 영속됨을 보여준다. 작품이 수평선처럼 일렬로 배치되어, 바다와 지평선이 만들어내는 끝없는 연결성을 전한다. 26일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이 2024년을 마무리하는 전시로 펼친 이세현 개인전 '빛나고, 흐르고, 영원한 것'은 '붉은 산수'를 창안한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주는 전시다. 자연의 근원적 생명성과 우주의 영원성을 배경으로, 현실의 부정적 요소에 맞서 생명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적 변화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대표 연작 '붉은 산수'는 여전히 뜨겁다. 한국전쟁과 분단 이후 금기의 색이 되었던 붉은색의 도입과 동서양 미술의 결합을 통해 분단 현실과 이념 갈등, 정치, 사회적 이슈, 개인적인 서정과 경험을 한 화면에 조합하여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붉은 풍경 이면에 감춰진 한국 근현대사의 상처와 비극적 서사를 드러내는 사건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자연과 우주를 통해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탐구한다. 작가의 유년 시절의 기억과 고향 상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이번 신작에서 자연풍경과 밤하늘의 별들로 승화된다. 작가의 세계관이 사회적 현실에서 자연과 우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작가의 고향 거제도와 어머니의 고향 통영의 자연풍경은 유년기의 행복한 기억과 공동체적 온기가 깃든 원형적 장소로, 그의 내면에서 자아 정체성과 예술세계를 형성하는 뿌리로 작용한다. 작가의 내적 변화는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에서도 반영됐다. 이전 작품에 등장했던 군함, 포탄, 핵무기 실험, 비무장지대 DMZ 풍경, 휴전선 인근 임진강 풍경 등 사건 중심의 사회적 사건이나 이념 양극화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던 강렬한 상징성을 지닌 서사가 화면에서 거의 사라졌다. 대신 별, 구름, 은하수와 같은 자연 현상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울림과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는 이미지가 그 자리를 채웠다. 작가는 "윤동주의 "서시"와 "별 헤는 밤"의 시 세계에 담긴 절대적인 의지와 순수한 정신, 삶에 대한 성찰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시에 등장하는 '별'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4층 전시장에는 ‘붉은 산수' 연작의 기초가 되는 30점의 연필 드로잉도 공개한다. '붉은 산수' 연작의 시작점으로서 화면 구성과 자연의 정수를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드로잉은 현대 문명에서 상실된 생명성과 평화를 회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전시 기간인 오는 12월6일 오후 3시부터 이세현 작가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전시는 2025년1월18일까지. ◆이세현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 첼시예술대학교 대학원을 마쳤다. 2024년 독일 쾰른의 미하엘 호어바흐재단, 2023년 독일 베를린의 Bermel von Luxburg Gallery, 2020년 싱가폴과 서울의 더 컬럼스 갤러리, 2019년 노르웨이 베르겐의 쿤스트 홀314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미국 뱅크 오브 아메리카 본사, 스위스의 버거 컬렉션, 율리시그 컬렉션, 영국의 올 비주얼 아트, 카랄리에트로이 컬렉션,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아트 컬렉션, 로레인배릭 컬렉션,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등 전 세계 여러 유명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14년 제 11회 하종현미술상을 수상했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독일판 표지로 채택되어 화제가 됐다. 2024/11/26
[미술전시]피비갤러리 '드로잉:회화의 시작'· 노화랑 '방앤리' 개인전 샌정, 김정욱, 임순남, 김세은, 윤이도 작가의 '드로잉: 회화의 시작'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북촌로 피비갤러리에서 오는 12월28일까지 열린다. AI 등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미술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지만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다. 드로잉에 기반한 다양한 형식의 작업으로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하고 있는 다섯 명 작가들의 작품은 그리기의 행위와 회화의 본질을 전한다. 서울 인사동 노화랑은 '방앤리(Bang & Lee)'의 전시를 12월2일까지 펼친다. ‘방앤리(Bang & Lee)’는 방자영과 이윤준이 2006년 결성한 2인 컬렉티브다. ‘워킹 시뮬레이터(Walking Simulator)’ 형식을 빌려 기획된 이번 전시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탐구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한 위기와 재난을 ‘게임’ 형식으로 풀어냈다. 직접적으로 플레이하기 위한 물리적 장치는 없지만, 게임의 요소가 어우러져 전시는 하나의 ‘시적인 게임’으로 전개된다. '카나리아 배포: 모든 거짓말에 대한 증명(Canary Release: Proof Against All Lies)'을 타이틀로 텍스트, 평면, 입체, 가상현실 등을 아우르는 다차원적 방식의 작업을 선보인다. 2024/11/26
벌집 같은 조명 희한하게 아름답네…PKM갤러리, 호르헤 파르도 개인전 독특한 조명(램프 조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쿠바계 미국 작가 호르헤 파르도(59)의 디자인과 순수미술의 영역을 융합한 인테리어 전시 같은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는 오는 27일부터 호르헤 파르도의 전시를 22년 만에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페인팅과 드로잉, 램프, 가구, 텍스타일 등 일상과 예술의 영역을 아우르는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파르도는 흐르는 빛과 선명한 색채, 유기적인 형태를 통해 기능적인 소재를 순수미술의 언어로 확장해 왔다. 미적인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 받는 그의 작업은 미술과 디자인, 인테리어, 건축 등 예술의 전 장르를 유연하게 가로지른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르도가 2023~2024년에 제작한 행잉(hanging)램프 조각과 월(wall)램프 조각 14점이 직접 디자인한 수납장, 벤치, 카펫 작업과 함께 소개된다. 파르도의 시그니처 작업인 램프 조각은 그가 1980년대부터 지속해 온 연작으로, 색채를 탐구하기 위한 밑그림이자 독자적인 조각이며, 건축물의 내부를 밝히는 조명의 기능까지 발휘한다. 레이저 커팅 기술을 활용한 램프 조각은 분자, 벌집, 등마루 등 생물의 유연한 구조를 연상하게 한다. 전시장 벽을 장식하는 회화와 드로잉은 미술사적이거나 개인사적인 이미지를 쪼개고 레이어링하여 추상화한 작업이다. 이 작업들은 'Untitled'라는 제목처럼 고정된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작업하면 할수록, 바라보면 볼수록 뜻밖의 발견(serendipity)을 가능하게 한다. 기능성과 아름다움, 디자인과 순수미술, 나아가 삶과 예술을 경계없이 넘나드는 파르도의 이번 전시는 총체적인 예술 환경 속에서 시공간을 새롭게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2025년1월11일까지. ◆ 호르헤 파르도는? 일리노이 대학교 시카고(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에서 생물학을,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아트 센터 컬리지 오브 디자인(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사바나 SCAD미술관, 뒤셀도르프 K21, 아일랜드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파르도는 1998년 LA의 주택가 언덕 꼭대기에 나무, 콘크리트, 유리 등으로 직접 집을 짓고 램프 설치 작업으로 내부를 꾸민 LA 현대미술관 MOCA 의 개인전 프로젝트 '4166 Sea View Lane'로 국제 무대에서 이목을 얻기 시작했다. 그가 다년에 걸쳐 멕시코 유카탄 정글의 저택을 생동하는 작품이자 ‘작품 안에서 살 수 있는(living inside a work of art)’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Tecoh' 프로젝트(2012)는 그의 역작으로 남아 있다. 2018년 프랑스 아를에서는 바닥과 벽의 타일에서부터 가구, 난간, 샹들리에에 이르기까지 파르도의 예술 세계를 집대성한 호텔 'L’Arlatan'이 개관하기도 했다.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재단상(Louis Comfort Tiffany Foundation Award, 1995),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루셀리아 작가상(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Lucelia Artist Award, 2001) , 맥아더 펠로우십 어워드(MacArthur Fellowship Award, 2010)등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테이트 모던 등 전세계 주요 미술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2024/11/26
"83일간의 항해"…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 개막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총감독 이종후, 전시감독 강제욱)'가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83일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제4회 제주비엔날레 본전시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The Drift of Apagi: The Way of Water, Wind, and Stars)'에는 14개국 8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2025년 2월16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총 5곳에서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또한 제주비엔날레 연계 전시로 제주도립미술관 장리석 기념관에서 《누이왁》 특별전이 동기간 개최되며 제주비엔날레 협력 전시로 제주현대미술관에서 내년 3월 30일까지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전이 열린다. 제4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제는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들고 흩어지는 ‘표류’ 현상에 의한 문화인류학적, 사회인류학적 고찰, 자연과 예술에 대한 새로운 공감에서 출발했다. '표류'라는 키워드는 사회, 문화, 정치적 이슈 전체를 포괄한다. 제주는 그 자체로 표류의 역사를 간직한 섬이다. 표류에 의한 이동과 이주는 남방문화와 북방문화가 서로 공존하고, 충돌하며 제주에서 독특한 생태환경과 정체성을 형성했다. 이번 전시는 표류를 통한 문명의 여정과 자연과 문화예술의 이동과 이주, 생존과 변용의 생태계를 내포한다. 제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14개국 87명의 작가들은 '표류'를 주제로 이종후 총감독과 강제욱 전시감독의 리서치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표류와 관련된 작업을 하는 제주 작가들도 대거 참여한다. 바람의 길을 통한 철새의 이동을 주제로 한 고길천, 김용주, 이은봉 작가와 해양쓰레기를 추적해 리서치와 설치작업을 하는 양쿠라 작가, 표류의 미디어적 해석을 담은 부지현 작가와 설치조각 서성봉, 사진 김수남, 회화 현덕식 작가가 참여한다. 이날 개막식은 오전 10시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환영사와 주부산미국영사관 놀란 바크하우스 영사의 축사에 이어 이종후 총감독의 전시 소개가 이어졌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 비엔날레는 문명과 문명이 만나 인류가 성장하며 세계를 확장시키는 담대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제주도정의 정책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제주도정은 세계 여러 도시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글로벌 평화와 번영의 문화공동체’를 제안하고, 제주를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 허브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했던 이소별 배우가 홍보대사로 참석했고, 제주도립무용단의 축하공연과 참여 작가의 개막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2024/11/26
리안갤러리, 이건용 '물고문' 들고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 첫 출격 서울과 대구에서 운영하는 리안갤러리(대표 안혜령)가 '2024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에 첫 참가한다. 오는 12월4~8일 미국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38개국 28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리안갤러리 외에 갤러리현대(대표 도형태), PKM갤러리,우손갤러리 등이 전시한다. 리안갤러리는 이건용, 이강소, 윤희, 김근태, 김택상, 이진우, 남춘모 작품을 출품한다. 부스 입구에 이건용의 '물고문' 대형 그림을 선보인다. 1980년대 박종철의 죽음으로 촉발된 군사 독재 반대 시위에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해외에서 처음으로 전시된다. 그 옆에는 이강소의 '던지기 조각과 역동적이고 힘찬 붓놀림 회화를 부스 전면에 내세운다. 또한 숯과 한지를 린넨 천에 반복적으로 덮은 후, 금속 브러쉬로 긁어내는 고된 수행적인 과정에서 예술을 탄생시키는 이진우, 중력, 바람, 공기, 물과 같은 자연요소를 활용하여 섬세하고 감성적인 색채를 화폭에 물들이는 김택상, 회화의 기본적 요소인 ‘선’을 바탕으로 회화에서 조각에 이르는 부조 회화 영역을 탐구하는 남춘모, 차분한 모노톤으로 선사의 명상적 수행에 가까운 비가시적이며 고요한 정신성을 드러내는 김근태 등 후기 단색 화가로 일컬어지는 작가군들의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12월에도 따뜻한 마이애미는 전 세계 슈퍼리치들의 휴양지로, 2002년부터 열린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는 불황없이 그림이 팔리는 미주 지역 최대 아트페어로 부상하고 있다. 2024/11/26
설치미술가 김승영은 누구인가?…'삶의 다섯 가지 질문' '설치미술가', '미디어 아티스트' 김승영은 누구일까?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삶의 다섯 가지 질문'을 주제로 작가 김승영을 조명한다. 2022년 제16회 김종영조각상 수상 기념 전시다. 25일 김종영미술관은 "김승영 작가는 오랜 시간 삶에서 피어 오르는 내밀한 감성을 조각, 오브제,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설치 작업을 선보여왔다"며 "이번 전시는 ‘스펙터클’ 하지 않지만 김승영만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독백을 통해 ‘낯선 김승영’을 알아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종영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주목하는 작품은 '자화상 연작'이라고 밝혔다. ‘자화상’은 화가가 자기를 대상화해 낯선 자기를 탐구하기 위해 그리는 것으로 ‘어떻게 그렸는지’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어떤 정황에서 무엇을 살펴보고자 했을지 빙의해 보는 게 더 중요하다. 김승영은 이러한 자화상을 지속해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1층 전시실은 2점의 '자화상'을 포함한 5점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3m 60cm 높이 벽에 투사된 느린 동작으로 재생되는 영상 속 인물들은 모두 똑같이 행동한다. 각자 자신을 모델로 찍어 실물 크기로 인화한 사진을 네 모퉁이만 테이프로 붙여 벽에 기대 세운다.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5장의 거대한 인화지가 주저앉는 순간 생기는 소리 역시 영상에 맞춰 느리게 재생되는데 마치 거대한 건물이 무너질 때 나는 소리처럼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2점의 '자화상'은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하나는 1999년 첫 번째 전시 때 그이고, 이를 바라보는 다른 하나는 2024년 지금의 작가 모습이다. 2층 전시실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자개로 장식한 의자 6개가 눈길을 끈다. '장님을 이끄는 장님'(피터 뷔뤼헬(Pieter Brueghel de Oude)의 같은 제목의 작품을 연상시킴)과 또 다른 영상작품 '자화상-기억(1963~2024)'으로 ‘섞여 하나가 된다. 3층은 최근 유명을 달리한 어머니를 기억하는 작품 3점을 선보인다. 소복이 쌓인 재 위에 숯처럼 새카맣게 탄 의자가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더 이상 앉을 수 없는 의자다. 그런데 의자 하나가 다른 의자에 기대어 있다. 벽에는 특이한 작품이 걸려있다. 천에 심박 그래프처럼 보이는 선을 보라색 실로 한땀 한땀 수놓은 '보라'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작은 모니터에 생전 어머니 모습이 재생되고 있다. 전시는 2025년 1월5일까지. 관람은 무료. ◆작가 김승영은? 1963년 서울 태생으로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대학 미술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했다. 물의 작가, 성찰과 사유의 공간을 작품으로 보여주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80년 후반부터 물, 이끼, 숯, 돌, 낙엽, 냄새 등을 비롯한 자연재료와 함께 빛과 음향, 사진, 기계장치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자아정체성과 존재에 대한 탐구는 1997년 이후 인간관계와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시켰다. 2019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된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 – 당신의 마을을 닮은 얼굴'전을 통해 바닥의 벽돌과 이끼를 사용한 작품 'Are you free from yourself'와 스피커 설치작품 '타워'가 호평을 받아 2021년 한-호주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시드니 파워하우스뮤지움에 초대되었다. 2023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전에 초대되어 설치된 작품 '바벨탑'은 여러 국가에서 만든 다양한 형태의 스피커 1700여 개로 성경에 나오는 인간의 욕망과 언어의 기원을 보여주는 바벨탑의 형상으로 설치된 바 있다. 1999년 뉴욕 P.S.1 국제 레지던시 참여이후 국립고양스튜디오, 프랑스 CEAAC을 비롯한 국제 레지던시, 2008년 몽골, 2012년 남극, 2014년 바이칼호 노마딕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22년 김종영미술상, 2020년 전혁림미술상, 1998년 동아미술상 대상, 1997년 모란조각대상전 우수상, 1997년 공산미술제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4/11/25
마그리트 '빛의 제국' 컬렉터가 소장한 '책거리 10폭 병풍' 르네 마그리트의 명작 빛의제국(L'empire des lumières)을 1억2116만 달러(한화 약 1690원)에 낙찰 시킨 크리스티 뉴욕의 '미카: 미카 에르테군 컬렉션 (MICA: THE COLLECTION OF MICA ERTEGUN)' 세 번째 경매가 오는 12월 13일 열린다. 지난 1,2회 경매는 낙찰총액 1억8893만430달러(한화 약 2650억 원)을 기록하며 주목 받았다. 특히 에르테군 여사가 소장했던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이 10분 간 치열한 경합 끝에 구매자 수수료 포함 1억2116만 달러에 팔리면서 마그리트의 경매 신고가와 초현실주의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했다. 12월 진행되는 '파트 3'는 디자인 및 장식 예술품을 선보인다. 이 경매에는 조선시대 궁중화가 이택균 (1808~1883 이후)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책거리 10폭 병풍이 소개되어 눈길을 끈다. 크리스티는 "뛰어난 안목의 소유자인 미카가 소장했던 유일한 한국 고미술품으로, 파리나 런던의 앤틱숍에서 구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녀의 뉴욕 타운하우스에 걸려있던 작품이라 더욱 의미 있다"고 소개했다. 각종 서책과 문방구류, 다채자기와 같은 고동기물과, 수선화와 같은 화훼 과일류 등을 책가에 배치한 모습을 세밀하게 그린 10폭 병풍으로 책거리 또는 책가도로 불린다. 이택균은 조선시대 궁중화원이자 책가도의 대가로, 유사한 책거리 병풍은 현재 미국 클리브랜드 미술관에도 소장되어 있다. 한편 이번 미카 컬렉션 경매는 맨해튼, 사우샘프턴, 그리고 파리 자택에 있었던 개인 소장품 중 일부를 선보이는 경매다. 판매 수익금 중 상당 부분은 자선 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2024/11/25
반도문화재단, '내 마음속의 계절' 사진전 개최 반도건설은 반도문화재단이 지난 23일부터 12월11일까지 동탄2신도시 동탄역 반도유보라 브랜드 상업시설 내 복합문화공간 '아이비 라운지'에서 지역주민 대상 무료 사진전시회 '내 마음속의 계절'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24명으로 구성된 사진동호회 '마마모의 사방출장' 결성 3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회는 지난 3년 동안 130회 넘는 출사를 통해 촬영한 작품 중 엄선된 3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사진전에 전시된 작품들은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 곳곳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들로 동호회 안에서도 사진의 색감, 구도 등을 고려하여 특별히 엄선했다. 그만큼 아마추어라고 보기 힘든 깊이 있는 색감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작품을 접한 방문객들 역시 뛰어난 작품성에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전은 12월11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개방되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반도문화재단 관계자는 "사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진 작가들과 작품들을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전시회 및 문화 공연을 위한 무료 대관을 지원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4/11/25
한국 여성조각가 5인展…김혜원·김효숙·윤석남·이정자·임송자 김세중미술관은 여성조각가 5인의 그룹전 '여성 조각가 5인의 삶과 예술'展을 12월29일까지 개최한다. 연말 특별 기획 전시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인체조각 부문을 대표하는 김혜원, 김효숙, 윤석남, 이정자, 임송자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척박한 환경과 고된 제작 환경에도 묵묵히 조각가의 길을 걸어온 다섯 명의 작가들은 현재 80대로, ’삶이 예술이자 예술이 삶‘이 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세중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이들 다섯 작가들이 60여 년 동안 활동하면서 제작한 다양한 작품 중 총 38점을 선별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 근현대 여성 조각가의 조각적 성취를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인 12월14일 조은정 미술사가(고려대 초빙교수)의 특강을 열어 한국 여성조각가들의 작업 전반을 살필 예정이다. 관람은 무료. 2024/11/25
서울옥션, 미술품 시가감정위원회 출범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미술품의 정확한 가치 평가를 위한 미술품 시가감정위원회를 새롭게 출범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옥션은 "지난달 미술품 물납제 첫 번째 사례가 공개되고 전문적인 미술품 가치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시가감정위원회를 조직했다"며 "고미술부터 근현대, 해외미술까지 미술사 전반과 미술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분야별 전문인력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시가감정위원회는 실물 조사를 통한 작품상태 확인과 함께 1998년 서울옥션 창립 이래 축적해 온 20만 건 이상의 경매 거래 데이터, 내부 아카이브 자료 등을 활용해 객관적인 작품 가격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미술품 물납제의 시행으로 단순히 예술적 가치를 넘어 제도권 내 자산으로서 미술품의 위상이 재정립되고 있다"며 "향후 미술품 관련 금융상품이나 제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신력 있는 시가감정 서비스를 통해 미술품 가치평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미술품 물납제는 상속세를 예술적 가치가 큰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대납할 수 있는 제도다. 시가감정 서비스 의뢰는 서울옥션 홈페이지 및 이메일을 통해 가능하다. 감정의뢰서 작성 후 작품리스트와 이미지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실물 확인과 시장 분석을 거쳐 최종 가격이 산출되며 상세한 근거자료와 함께 결과보고서가 제공된다. 202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