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미술가 27명 '긴 꼬리'…아르코미술관 '2025 아르코데이' "대한민국 미술의 미래, 청년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아르코미술관이 청년 작가와 기획자를 소개하는 공공프로그램 '2025 아르코데이'를 오는 26일부터 9월 7일까지 아르코미술관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최한다. 대한민국 미술축제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키아프(Kiaf),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등 국제적 아트페어 시즌에 맞춰 한국의 청년예술가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아르코 ‘2025 청년예술가도약지원사업’ 선정 작가·기획자 27명이 참여해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을 선보인다. 올해 '아르코데이'의 키워드는 '긴 꼬리(The Long Tail)’다. 80%의 비주류 다수가 상위 20%의 소수보다 큰 가치를 가진다는 ‘롱테일법칙’을 차용해, 기초예술을 지탱하는 다양성과 잠재성을 조명한다. 협력 기획은 권태현 큐레이터가 맡았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작가 프레젠테이션'은 오는 9월 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퍼포먼스 쇼케이스, 렉처 퍼포먼스, 스크리닝, 플래시몹 등 장르 혼합적 형식으로 작가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을 소개하는 독창적 무대다. 올해는 김상하, 김진주, 박아름빛, 박정연, 유승아, 홍은주, 이원정, 장영해, 황예지, 서민우 등 10명이 참여하며, 아파랏/어스의 신진영 프로듀서가 파트너로 합류한다. 공연 후에는 네트워킹 파티 '캐주얼한 네트-워커를 위한 캐주얼한 산책'이 이어진다. 여성 기획자 그룹 ‘로스트 에어(Lost Air)’가 기획한 퍼포먼스형 파티로, 예술가와 관객의 만남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게 한다. 또한 아르코미술관 공간열림에서는 거점 공간 '아티스트 라운지: 콘택트 피트'가 마련돼 17팀의 작가들이 리서치와 작업을 공유한다. 이와 함께 중견작가 하이라이트 전시 '안티-셀프: 나에 반하여'(8.22~10.26)도 동시에 열려, 청년예술가와 중견작가의 창작 궤적을 잇는 장이 된다. 아르코는 이번 행사에서 키아프·프리즈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특히 삼성 코엑스몰 스크린 전관을 통해 전소정, 최찬숙, 정연두, 염지혜 등 한국 영상작가 4인의 작업을 소개하며 해외 관객과 접점을 확대한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미술시장의 성장과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지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예술가들이 창작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중요하다”며, “〈아르코데이〉가 청년예술가들에게 창작을 펼치고 영감을 주고받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 아르코데이'는 사전신청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르코미술관 홈페이지와 공식 인스타그램(@arkoday_ar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08/19
청와대 옆 갤러리 '공근혜갤러리' 개관 20주년 특별전 2부 '청와대 옆 갤러리' 공근혜갤러리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15일부터 '시선의 확장' 특별전 2부를 연다. 이번 전시는 2005년 사진전문 갤러리로 출발해, 2010년 삼청동 청와대 옆으로 이전하며 회화·조각·영상·설치로 매체를 확장해온 갤러리의 발자취를 되짚는 자리다. 전시에는 공근혜갤러리와 오랜 시간 함께하며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첸 루오빙(Chen Ruo Bing), 젠박(Jen PAK), 곽인탄(Kwak Intan) 세 작가가 참여한다. 세대와 지역, 매체와 감각의 차이를 넘나드는 이들의 작업은 동시대 시각예술의 확장된 지형도를 조망한다. 중국 출신 추상화가 첸 루오빙은 동양의 도가 철학과 서양의 미니멀리즘을 접목한 색면 작업으로 중국 현대추상회화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절제된 색채와 구도 속에 명상적 시간성을 담아내며, 2024~25년에는 티파니와의 협업으로 스위스·홍콩·중국 매장에서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그는 2007년부터 공근혜갤러리를 통해 꾸준히 한국 관객을 만나왔다. 한국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젠박은 레고를 모티브로 한 회화와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2023년 포르쉐 코리아와의 협업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고, 2024년에는 박서보재단이 작품을 소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의 내부 풍경을 상상해 그린 2025년 신작을 처음 공개한다. 곽인탄은 MZ세대를 대표하는 조각가로, 회화·드로잉·조각설치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유년기의 기억과 작가로서의 자의식, 재료의 물성 탐구를 유희적이면서도 예리한 감각으로 표현하며 새로운 조형 언어를 제시한다. 북서울시립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등 국내 주요 기관들로부터 초청을 받으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공근혜 대표는 “세 전속 작가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 예술이 어떻게 감각과 매체, 세대와 지역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한국 미술시장의 확장을 위한 다양한 매체적 실험과 축적을 거듭해 온 공근혜갤러리의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동시대 미술 담론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전시”라고 밝혔다. 2025/08/19
블랙핑크·빌리 아일리시도 러브콜…페트라 콜린스, 한국 온다 하이틴 감성과 몽환적 무드로 글로벌 패션·컬처 신을 사로잡은 비주얼 아티스트 페트라 콜린스(33)가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블랙핑크, 빌리 아일리시, 셀레나 고메즈 등 세계적 셀럽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그는 디지털 시대 ‘셀럽형 아티스트’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은 오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재단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페트라 콜린스: fangirl'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진, 영상, 설치, 패션, 매거진, 아카이브 등 500여 점을 아우르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콜린스가 10대 시절 독학으로 카메라를 들었던 초기 작업부터 패션 포토그래퍼·필름 디렉터·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확장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궤적을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특히 35mm 아날로그 필름 특유의 파스텔 톤과 복잡한 청춘의 감정을 포착해온 그의 작업은 ‘뉴트로’와 ‘Y2K’ 트렌드를 관통하며 Gen-Z 세대가 열광하는 ‘요즘 감성’의 원형으로 자리 잡았다. 전시는 대림미술관 건물 전체를 활용해 단계적으로 확장된 콜린스의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전시 제목 'fangirl'은 단순한 ‘팬 소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팬덤과 셀럽 컬처, 하이틴 감성과 여성 주체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담아낸 개념이다. 대림미술관은 “‘셀럽형 아티스트’로 성장한 페트라 콜린스의 시선을 통해 동시대 젊은 세대를 사로잡은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재단 30주년을 맞아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라는 비전 아래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을 국내 최초로 소개해온 행보를 상징하는 특별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5/08/19
관광객에 지친 걸작…바티칸, '최후의 심판' 복원 돌입 르네상스의 성취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의 ‘오버투어리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바티칸 미술관은 13일(현지시각), 미켈란젤로의 대작 '최후의 심판'이 2026년 초 대규모 복원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매년 수백만 명이 몰려드는 관광객 행렬이 성스러운 프레스코의 안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1536년부터 1541년까지 제작된 이 작품은 시스티나 성당 제단 벽 전체(세로 14.6m, 가로 13.7m)를 가득 메운 초대형 벽화다. 재림한 그리스도가 인류를 심판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천국에 오른 이들, 우측에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이들이 극적으로 배치돼 있다. ‘하늘과 지옥’을 동시에 품은 이 장엄한 벽화는 르네상스 미술의 정점으로 꼽힌다. 미술관에 따르면 복원은 10여 명의 보존가가 참여해 10층 규모의 임시 비계 위에서 진행되며, 2026년 3월 말 부활절 이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바티칸 복원연구소장 파올로 비올리니는 “작품의 물리적 상태뿐 아니라 그 성스러운 의미까지 함께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티칸은 현재 라파엘로의 방과 연결되는 ‘로지아(Loggia)’ 복원도 병행 중이다. 라파엘로의 디자인에 따라 제자들이 완성한 이 회랑 장식 공간은, 16세기 ‘그로테스크(grotesque)’ 장르의 유행을 촉발시킨 세계문화유산적 가치가 있다. 지난여름 마무리된 ‘콘스탄티누스의 방’ 프로젝트에서는 라파엘로의 미확인 작품 2점이 새롭게 드러나며, “복원은 단순히 색을 되살리는 작업이 아니라 미술사의 서사를 다시 쓰는 일”임이 입증되기도 했다. 1923년 설립된 바티칸 복원연구소는 단순히 예술품의 물리적 손상만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품이 지닌 비물질적이고 성스러운 의미까지 함께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5/08/18
"한국인의 장 문화, ‘살아 있는 문화’로"…아름지기 기획전 한국인의 정서가 오롯이 발효된 맛의 문화, '장(醬)'을 주목한 전시가 열린다.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홍정현)가 오는 29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서울 통의동 사옥에서 기획전 '장, 식탁으로 이어진 풍경'을 연다. 이번 전시는 한식 발효 식문화의 중심인 ‘장(醬)’을 주제로, 장과 음식·도구·식탁으로 이어지는 한국인의 생활 문화를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아름지기가 의식주를 순차적으로 조망해온 기획전의 일곱 번째 ‘식(食)’ 전시다. 특히 202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장 문화’를 본격적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시는 ‘장과 음식’, ‘장과 도구’ 두 부문으로 나뉜다. '장과 음식'에서는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맛공방이 선정한 열 가지 전통 장과 이를 활용한 열 가지 음식이 함께 소개된다. 정월대보름 복쌈, 절기 상추쌈, 청육장 등 계절 상차림도 선보인다. '장과 도구'는 장독, 항아리, 국자, 주걱 등 전통 도구와 함께, 장을 오늘날의 식탁에 어울리게 재해석한 공예작가·디자이너 15인의 작품이 전시된다. 목재, 금속, 유리, 흙 등 다양한 재료의 식기를 통해 전통과 현대, 실용과 조형 사이의 균형을 탐색한다. 참여 작가는 김경찬, 김동준, 김민욱, 박선민, 백경원, 손민정, 안성규, 양유완, 온지음 디자인실(이예슬), 이석우(SWNA), 이인진, 이지호, 정영균, 한정용, 황경원 등이다. 홍정현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장을 다시 ‘살아 있는 문화’로 되살리려는 시도”라며 “과거의 문화유산이 오늘의 식탁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아름지기 기획전은 매년 기업 및 문화예술 지원기관과 협력으로 이어져 왔다. 까르띠에는 11년째 메인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건박영주문화재단, 한국메세나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10년 이상 꾸준히 후원해왔다. 2025/08/18
프리즈 서울 ‘격 높인 갤러리’ 레정뤼미뉘르, 또 필사본 들고 온다 오는 9월 3일 개막하는 ‘프리즈 서울 2025’에서 유럽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희귀 작품이 선보인다. 세계적 갤러리 레정뤼미뉘르(Les Enluminures)가 프리즈 마스터스(부스 M18)에 참가해 대표작을 출품한다. 레정뤼미뉘르는 1991년 미술사학자 산드라 하인드만 박사가 파리에서 설립했다. 이후 시카고, 뉴욕으로 확장, 루브르(파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뉴욕), 게티 미술관(로스앤젤레스) 등 세계 주요 기관과 거래해온 중세 필사본·세밀화와 역사적 주얼리 전문 갤러리다. 프리즈 서울 1회부터 참여해 ‘격을 높인 갤러리’로 평가받아왔다. 주요 출품작은 프랑스 중세 문학의 대표 필사본 '로망 드 라 로즈(Le Roman de la Rose)'(1350년경)다. 리샤르와 잔느 드 몽바스통 부부가 제작한 23점의 세밀화가 포함돼 있으며, 가격은 약 59만 5000달러(한화 약 8억 2000만 원)다. 16세기 프랑스 궁정에서 제작된 '르네상스 에나멜 사티로스 펜던트 목걸이'는 오픈워크 구조와 흰색·붉은색 에나멜 장식이 특징이다. 가격은 약 27만 5000달러(약 3억 8000만 원)다. 또한 '에메랄드와 에나멜 솔리테어 반지'(1680~1720년경, 서유럽 추정)도 출품된다. 콜롬비아 무조 광산에서 채굴된 에메랄드를 사용했으며, 가격은 12만 달러(약 1억 7000만 원)다. 레정뤼미뉘르는 “이번 전시는 한국 관람객에게 중세 필사본과 역사적 주얼리를 직접 감상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 컬렉터와 유럽 문화유산을 잇는 가교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5/08/18
허달재 화백, 작은 화면에 담은 큰 사유…이화익갤러리서 소품전 한국화가 허달재(73)가 대작 대신 소품을 선보인다. 매화·돌·찻잔·주전자 같은 소박한 소재 속에 응축된 철학은 작은 화면에서 오히려 더 큰 사유로 번져 나간다. 허달재는 남종문인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1891~1977)의 손자이자 제자로, 전통 수묵의 필선과 묵색을 오늘에 잇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시작했지만 60세가 넘어서야 붓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갔다”며, 억지로 그리기보다 마음속에 쌓인 것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이 곧 그림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도 그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화익갤러리에서 20일부터 열리는 ‘허달재 소품전–매화, 돌, 그리고 찻잔과 주전자’는 작가가 좀처럼 선보이지 않았던 소품에 주목한다. 매화는 유한한 생을, 돌은 불변과 영원을, 찻잔과 주전자는 타인과의 교감을 상징한다. 작은 화면에 응축된 상징은 일상의 오브제를 넘어선 삶의 은유로 확장된다. 허달재는 이화익갤러리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최근에는 아부다비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하며 현지 왕족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되기도 했다. 이화익 대표는 “허달재의 소품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유의 압축”이라며 “소박하고 익숙한 오브제를 통해 잊고 지낸 감각과 내면의 감정을 환기한다”고 밝혔다. 관람은 무료. 2025/08/18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백숙자 개인전 '먹빛의 소리' 전북자치도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오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2층 시민열린갤러리에서 초당 백숙자 작가의 개인전 '먹빛의 소리'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40여 년간 수묵과 문인화 작업에 매진해온 백 작가의 내공이 담긴 수묵화 30여 점이 공개된다. 작품에는 자연과 삶을 묵묵히 응시해온 작가 특유의 시선이 담겼다. 백 작가는 "오랜 작업의 흔적 속에서 길어 올린 묵향의 시간이 관람객에게도 예술적 쉼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한국적 정서가 녹아든 수묵화의 미학을 재조명하고, 전통 회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체험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시민열린갤러리는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 공간으로, 공개 모집으로 작가를 선정해 전시를 하고 있다. 2025/08/18
현대건설, 아파트 단지에 신진 예술가 작품 6점 전시 현대건설이 신진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등 아파트 단지에 배치해 전시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서울대학교 오디토리움에서 'S.H.A.A(SNU ICA Hyundai E&C Art Awards)' 공공미술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2회째를 맞은 'S.H.A.A' 공공미술 공모전은 현대건설과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의 산학협력 프로젝트다. 주거 공간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회화, 조각, 공예,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공모했다. 대상은 정은형 작가의 조형 작품 '돌봄에 대하여'가 차지했다. 아이가 부모의 품에서 편안하고 동등하게 자라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따뜻한 유대와 보호의 의미를 담았다. 최우수상은 김지수 작가의 'EUZY', 권현빈 작가의 '푸른 기억', 우수상은 김태훈 작가의 'World Remix', 김영미 작가의 'Shiver', 권정륜 외 2인의 공동작품 'Mist Totem'이 선정됐다. 상금은 대상 500만원, 최우수상 300만원, 우수상 10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현대건설은 이번에 선정된 6개 수상작을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와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등에 설치해 입주민들이 단지 내 조경 공간에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체험의 장을 확대했다. 한편 제1회 공모전에서 수상한 5개 작품은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에 설치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통해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공공미술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조경과 예술이 결합된 외부 공간을 조성해 일상에 예술을 더하고 있다"며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창작 활동의 참여와 경험의 기회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8/18
작가와 갤러리 50:50?…불문율의 그림자 [박현주 아트클럽] “작품을 만든 이는 작가인데, 왜 절반밖에 가져가지 못하는가.” 수십 년간 미술 시장을 지탱해온 ‘50:50 룰’. 작가와 갤러리가 판매 대금을 똑같이 나누는 불문율이 흔들리고 있다. 논쟁은 미국에서 먼저 불붙었다. 그리고 그 불씨는 한국 시장에도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 분배 구조는 여전히 정당한가. 8월은 늘 뉴욕 미술계가 숨 고르는 달이지만, 올해의 정적은 유난히 무겁다. 미국 아트딜러협회(ADAA)의 대표 행사 The Art Show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페어는 단순한 거래의 장을 넘어, 130년 역사의 비영리 기관 헨리 스트리트 세틀먼트를 위해 지금까지 38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온 사회적 플랫폼이었다. 그 공백은 곧장 작가, 갤러리, 커뮤니티, 나아가 미술 생태계 전체에 충격을 던졌다. 이 사건이 드러내는 것은 단순한 ‘페어 취소’가 아니다. 갤러리 비즈니스 모델의 불안정성, 그리고 무엇보다 관행처럼 유지돼온 ‘50:50’ 수익 배분 구조가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사실 ‘50:50’은 한국 화랑시장에서도 오랜 불문율이었다. 작가는 갤러리의 몫을 의심 없이 인정했고, 화랑은 전시 공간과 홍보, 컬렉터 네트워크 제공을 명분 삼아왔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는 다르다. 인스타그램과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직접 고객을 만나고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는 신진 작가들에게 이 질문은 더욱 예리하다. “갤러리의 기여가 정말 절반에 해당하는가?” 정준모 미술비평가는 이 구조의 뿌리를 짚는다. 그는 “작가들이 수십 년간 각자도생하다가 70줄에 들어서야 작품이 팔리기 시작하면, 그제야 화랑이 절반을 가져가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레오 카스텔리가 젊은 야스퍼 존스와 라우센버그를 발굴해 전 생애를 함께하며 ‘5:5 구조’를 만들어낸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 화랑들은 과연 그 자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물론 국내 화랑들이 KIAF, 프리즈 서울 등 국제 아트페어 참가 비용을 감당한다는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정 비평가의 지적처럼, 실질적 지원과 관리가 부재한 구조에서 ‘절반의 몫’은 점점 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50:50 구조의 기원 자체를 문제 삼았다. “사실 5:5가 굳어진 건 1990년대 말, 점잖은 화랑들을 중심으로 전속제가 시행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런데 전속 개념도 없이 단기 전속이나 일회성 계약에도 5:5를 적용하는 건 무리지요. 외국은 20~30년에 걸친 전속 관계 속에서 ‘윈윈’하며 만들어진 구조인데, 한국 화랑들은 국제적 관례라는 이유로 분배 문제만 국제 룰을 들이대는 겁니다. 말이 안 되죠. 해외 화랑들은 작가의 미술관 전시를 위해 로비하고 펀딩을 하며, 고객들을 미술관 후원회에 가입시키는 등 온갖 일을 다 합니다.” 국내 화랑들이 KIAF, 프리즈 서울 등 국제 아트페어 참가 비용을 감당한다는 논리는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정 대표의 지적대로 실질적 지원과 관리가 부재한 상태에서 ‘절반의 몫’을 주장하는 것은 이제 시대착오적 발상에 가깝다. 같은 초대전 타이틀을 달고 열리는 개인전이라도, 갤러리의 투자와 지원 수준은 제각각이다. 한 전시기획자는 이렇게 꼬집는다. “제대로 된 초대 개인전은 ‘도어 투 도어’를 기본으로, 작업실에서 전시장 설치와 반출까지 갤러리가 책임집니다. 개막식 케이터링, 홍보, 도록 제작, 고객 초청 및 관리, 부대 행사, 사후 관리까지 모두 지원하는 것이죠. 그런데 일부 갤러리는 단순히 공간 제공과 엽서 제작만 해놓고도 50% 배분을 요구합니다. 이는 공정하지 못한 사례입니다.” 그는 이번 논의가 단순히 분배 구조의 재검토를 넘어, “제대로 된 지원 체계를 지키는 갤러리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 그리고 컬렉터의 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 중견 작가 김남표는 단호했다. “갤러리는 본질적으로 공익이 아니라 비즈니스입니다.” 해외 갤러리가 더 낫다는 환상도 일축한다. “외국에는 갤러리를 견제할 컬렉터가 있지만 한국에는 없습니다. 사실은 갤러리보다 컬렉터가 더 심하죠. (작가인) 우리는 갤러리를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어디서든 미술가는 이 조건을 견뎌왔고, 예술은 그 속에서 꽃을 피워왔습니다.” 신생 화랑들은 오랜 ‘룰’을 따르면서도 균열을 내고 있다. 개관 5년 차 호리아트스페이스 김나리 대표는 현실을 짚는다. “작품이 팔리지 않아도 화랑은 한 달 전시에 평균 2000만 원을 지출합니다. 결국 작가와 화랑의 역할 분담이 먼저이며, 판매금 배분도 그 비중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실제로 세계 미술시장은 점점 더 ‘유연한 계약 모델(flexible contract model)’을 모색하는 추세다. 첫째, '슬라이딩 스케일(scaling model)'이다. 신진 작가일수록 갤러리의 투자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갤러리 몫을 높게, 반대로 경력이 쌓이고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 작가일수록 작가 몫을 늘리는 방식이다. 고정된 산식 대신 성장 단계별 분배 구조를 설계하자는 제안이다. 둘째, 매니지먼트형 갤러리 모델이다.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는 ‘중개상’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장기적 커리어를 관리하는 파트너로 기능할 때 비로소 50%라는 몫이 정당성을 갖는다는 주장이다. 전시 기획, 국제 무대 진출, 미술관 네트워크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다. 셋째, 디지털 판매 플랫폼이다. 온라인 뷰잉룸과 SNS 채널이 확산되면서 갤러리의 독점적 권위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 작가가 직접 판매망을 구축하는 방식은 더 이상 미래형 가설이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논점은 ‘누가 더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누가 어떤 위험을 감수했는가’다. 단순한 산식은 이미 무력해지고 있다. 화랑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작가의 동반자인가, 아니면 단순한 유통업자인가. 이 질문은 최근 불거진 ‘미술서비스업 신고제’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내년부터 시행될 신고제와 ‘재판매 보상청구권(추급권)’은 이 질문을 더욱 예리하게 던질 것이다. 예술 생태계는 단순한 장부 계산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작가와 화랑의 동행, 제도의 뒷받침, 컬렉터의 책임이 삼각형처럼 맞물려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 미술시장은 여전히 ‘룰’을 두고 공방 중이다. 한국화랑협회 이성훈 회장은 “어영부영 시행되면 한국 화랑은 고사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0:50은 오랫동안 불문율처럼 지켜져 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 자체가 다시 질문이 된다. 이는 단순히 작가와 갤러리 사이의 ‘돈 문제’가 아니라, 누가 미래 미술 생태계의 주체가 될 것인가를 가르는 더 큰 물음이다. 예술은 시대의 거울이자, 경제의 풍향계다. 그리고 지금, 그 풍향은 확실히 바뀌고 있다. 작가와 갤러리의 싸움은 이미 구시대의 프레임이다. 진짜 경쟁자는 알고리즘과 데이터다. 5:5라는 산식은 더 이상 정의도, 설득력도 되지 못한다. 바뀌지 않는 쪽이 먼저 시장에서 퇴장할 것이다.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