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말년 걸작 '불이선란도' 한달간 전시…국중박 서화실 세번째 주인공 '김정희'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에 이어 이번에는 추사 김정희다.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이 세 번째 주제전에서 김정희의 삶과 학문,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전시에서는 말년의 걸작인 보물 '불이선란도'를 한 달여 동안 만날 수 있고,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허련과 이하응의 작품도 기증 이후 처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1일부터 11월22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주제전 '추사 김정희와 그의 동반자'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추사 개인의 예술적 성취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가 조선과 중국의 문인, 벗과 제자, 승려 등과 맺은 관계에 주목한다. 삶과 금석학, 문예, 불교 분야에서 이들과 나눈 교유가 김정희의 학문과 예술적 성취로 이어지는 과정을 편지와 서예, 그림, 탑본 등 31건 38점을 통해 보여준다.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정희가 60대 후반에 완성한 말년의 대표작들이다. 보물 '불이선란도'는 난초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서예적인 붓놀림으로 그려 그림과 글씨가 하나로 어우러진 김정희의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처음 시동 달준에게 주려고 그렸으나 제자 오규일이 그림을 보고 가져갔다는 내용에서 주변 사람들과 격의 없이 지낸 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불이선란도'는 오는 9월13일까지만 전시되며 이후 김정희의 '함추각 행서대련'으로 교체된다. 1856년 71세에 쓴 '산호가·비취병 대련'과 '해붕대사화상찬'도 함께 선보인다. '산호가·비취병 대련'은 김정희가 말년 과천 봉은사에 머물던 시절 제자를 위해 쓴 작품으로, 필획의 굵기 차이가 크고 조화로운 말년 추사체의 특징을 보여준다. 같은 해 쓴 '해붕대사화상찬'은 해붕대사를 기리는 글로, 그의 해서체 중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6건 6점도 처음 선보인다. 이 가운데 김정희의 작품은 3점이다. 34세 때인 1819년 부친 김노경의 예조판서 임명과 자신의 문과 급제 소식을 전한 '황해도 무관에게 보낸 편지', 북청 유배 시절 발견한 돌화살촉을 고증하며 지은 시를 쓴 '석노시첩', 제주 유배 중 청나라 문인 오숭량의 그림에 지어 보낸 시 '기유십육도시첩'이다. 주학년이 그리고 김정희가 스승으로 모신 청나라 학자 옹방강과 완원 등이 감상 글을 남긴 '소동파입극도'도 처음 공개된다. 또 김정희의 제자인 허련의 '원나라 화가 예찬풍 산수도'와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32세 때 김정희의 난초 그림을 본떠 그린 '묵란도권'은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으로, 기증 이후 처음 전시된다. 전시는 ▲김정희의 편지와 일상 ▲함께 성취한 금석학 성과 ▲추사 김정희의 문예교유 ▲추사 김정희의 벗, 불교 등 4부로 구성된다. 김정희가 아내와 벗, 제자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가족에 대한 애정과 유배 생활의 고독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금석학 분야에서는 김정희가 경주 무장사 풀숲에서 찾아낸 통일신라 '무장사 아미타불 조성기비 편' 등을 통해 벗들과 함께 비석을 찾고 고증했던 과정을 소개한다. 평생지기 권돈인과의 교유, 청나라 문인들과 주고받은 시와 그림도 만날 수 있다. 김정희의 제자 허련과 이하응으로 이어지는 예술적 계승 관계도 함께 살펴본다. 불교와 김정희의 관계도 조명한다. 신부의 차이를 뛰어넘어 우정을 나눈 최의에게 보낸 편지, 불교 이론을 논했던 고승 해붕과 백파를 기리는 글 등에서 불교가 김정희의 삼과 예술에 어떤 정신적 기반이 됐는지 보여준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추사 김정희를 둘러싼 사람들과 그의 삶과 학문, 예술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라며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어떻게 뛰어난 예술적 성취로 이어졌는지 살펴보며, 김정희가 지역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사귀고 학문의 경계를 넘으며 옛것을 바탕으로 이뤄낸 탁월한 서화의 경지를 깊이 감상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6/08/10
가야고분군, 제주, 안동서 세계유산축전 순차 개최 이달 가야고분군에서 시작해 제주, 안동으로 세계유산축전이 이어진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오는 28일부터 내달 10일까지 가야고분군에서, 10월 3~18일 제주에서, 10월 9~25일 안동에서 '2026 세계유산축전'을 차례대로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가야고분군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안동의 하회마을·봉정사·도산서원·병산서원을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가야고분군이 분포한 김해, 함안, 합천, 고령, 고성, 남원, 창녕 7개 지자체가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 처음으로 세계유산축전을 공동 개최한다. '함께 가는 길, 동행'을 주제로 7개 고분군과 인근 박물관을 연결한다. 오는 28일 함안박물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천체 관측, 석곽묘 발굴 체험 등이 이뤄진다. 제주는 '유산, 그 너머로!'를 주제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응회구 등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용암 흔적을 따라 21㎞를 걷는 탐방 프로그램, 평소 출입 제한된 벵뒤굴과 김녕굴, 만장굴 내부를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는 탐험, 비공개 구간을 포함한 만장굴 7.4㎞ 전 구간을 2박 3일간 종주하기 등이다. 안동은 '사유의 세계유산, 통섭의 미래 가치'를 주제로 역사마을, 산사, 서원에 담긴 공동체와 학문을 선보인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전시, 봉정사 명상 수행, 병산서원 야간 공연 등이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세계유산축전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2026/08/10
‘다다익선’ 앞에 텔레토비가?…MMCA 과천 40주년 특별 이벤트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뜬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김성희)은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글로벌 인기 캐릭터 텔레토비와 함께하는 특별 이벤트 ‘MMCA 과천40 x 텔레토비’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 관람객과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14일부터 29일까지 과천관 전시 관람객에게 매일 선착순 200개씩 ‘과천관 개관 40주년 기념 텔레토비 랜덤 키링’을 무료 증정한다. 40주년 특별 한정판으로 제작된 비매품이다. 보라돌이, 나나, 뚜비, 뽀가 물감 붓과 스케치북 등을 들고 있는 미술관 특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만 3세 이상 당일 과천관 전시 관람권을 소지한 관람객이 대상이다. 폭염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개관 전 야외 대기는 허용하지 않는다. 텔레토비들도 직접 미술관을 찾는다. 과천관 개관 기념일인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백남준의 〈다다익선〉 앞을 비롯한 미술관 곳곳에서 텔레토비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루 4차례씩 회당 20분간 진행한다. 행사 기간 과천관 외부 현관에는 텔레토비 포토존을 설치하고, 1층 어린이미술관 앞 예술놀이마당에는 텔레토비 캐릭터의 다양한 아트워크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글로벌 인기 캐릭터와 협업해 새로운 미술관 관람 경험을 만들 것”이라며 “과천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모든 세대의 관람객이 미술관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8/10
경계 허물고 '동등한 우리'로…'서로가 서로를' 2부 전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 배리어프리 기획전 '서로가 서로를'의 2부 전시의 막을 올렸다. 지난 6월 개막해 오는 12월까지 총 3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장애를 시혜나 동정의 대상이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동등한 존재로서 바라보고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앞서 6월 2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진행된 1부 '서로가 서로를 알아차리는 방법'이 서로 다른 감각의 세계를 인지하는 시간을 조명했다. 2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방법'은 오는 9월 30일까지 타인을 향한 관심과 존중의 시선을 다룬다. 이번 2부 전시에는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발달장애 예술표현그룹 '틈사이로' 작가 9명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는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내달 10일 장애 주제 세미나에 이어 내달 19일에는 장애 감수성을 높이는 부스 행사, 명사 초청 토크 콘서트, 장애·비장애 가족 대상 교육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지난 5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우수등급 시설 인증을 받은 배리어프리 공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음성 및 수어 해설, 쉬운 해설, 점자 및 큰 글씨 안내서가 제공된다. 색각 보정 안경, 필담 도구, 소음 차단 헤드셋, 돋보기 등 관람 지원 도구도 이용할 수 있다. 3부 전시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방법'은 오는 10월 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어져 삶 속의 실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2026/08/09
태국 불교미술의 모든 것…'태국의 불교와 불교미술' 국제학술대회 스리랑카에서 태국으로 전래된 불교부터 에메랄드 불상까지 태국 불교문화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3일 박물관 교육관 소강당에서 '태국의 불교와 불교미술'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과 연계한 이번 학술대회는 박물관이 상좌부 불교와 불교미술을 둘러싼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태국 불교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 한국을 비롯해 태국, 미국, 일본의 불교 미술 전문가 6명이 참여한다. 행사에서는 황순일 동국대 교수의 '스리랑카 테라와다 불교와 태국 불교의 발전: 종교적 권위, 왕권, 그리고 국가 형성'을 주제로 한 발표를 시작으로 강희정 서강대 교수의 '드바라바티와 당(唐), 의좌상과 우전왕상의 형식과 도상 수용', 하라다 아유미 일본 고쿄산노마루쇼조칸 수석 큐레이터의 '태국의 미륵신앙과 도상: 왕권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멜로디 로드-아리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의 '태국의 서상(瑞像), 에메랄드 불상과 프라 푸타 시힝 불상', 디사퐁 네트럼웡 태국 문화부 예술국 선임 큐레이터의 '태국 불교건축의 발전: 인도화, 지역 전통 그리고 근대화', 노남희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사의 '영원에서 지상으로: 태국 불교미술의 도리천강하와 성지의 현지화' 등의 순서로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발표 후에는 발표자 전원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태국 불교미술의 최신 연구 성과를 깊이 있게 논의하는 자리이자, 특별전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현장에서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은 내달 6일까지 진행된다. 2026/08/09
에어컨 없던 시절…유물로 보는 선조들의 여름나기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 우리 선조들은 한여름 무더위를 어떻게 견뎌냈을까. '손안의 선풍기' 부채부터 몸에 바람길을 만든 등등거리, 잠자리를 시원하게 한 죽부인, 갈증을 달래던 앵두화채까지.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에는 냉방기기 하나 없던 시대를 살아낸 선조들의 삶과 지혜가 담겨 있다. 선조들의 대표적인 여름 필수품은 단연 부채였다. 부채는 단순히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가 아니었다. 태극선을 비롯해 합죽선, 단선, 윤선, 파초선 등 용도와 모양이 다채로웠다. 실용품인 동시에 예술품이기도 했다. 부채면에 산수화와 글씨를 그린 '선면화'는 더위를 식히는 도구를 넘어 감상의 대상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전 만운 필 선면 산수도'는 부채 위에 산수 풍경을 담아 실용성과 예술성을 함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체온을 낮춰주는 생활용품도 눈길을 끈다. 등등거리는 잘게 쪼갠 등나무 줄기를 엮어 만든 여름용 상의다. 옷이 등에 달라붙지 않도록 띄워 바람이 잘 통하게 만든 것으로, 오늘날 기능성 냉감 의류를 떠올리게 한다. 죽부인은 대오리를 둥글게 엮어 만든 원통형 피서용품이다. 잠잘 때 팔이나 다리를 올려두면 몸에 열이 차는 것을 줄여줘 조선시대 대표적인 여름 침구로 사랑받았다. 먹거리와 민속 의례 역시 무더위를 이겨내는 한 축이었다. 단오 무렵 즐겨 먹던 '앵두화채'는 앵두와 오미자를 활용해 여름철 갈증을 식히고 기력을 보충하던 별미였다. 질병과 재난이 잦았던 한여름에는 굿과 같은 민속 의례를 통해 액운을 막고 평안을 기원했다. 무당이 잡귀를 제압할 때 사용한 '작두'나 다섯 방위의 신장을 상징하는 '오방신장기' 등은 당시 사람들의 신앙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오늘날 냉방기기가 더위를 해결한다면, 선조들은 생활용품과 음식, 그리고 공동체의 의례를 통해 무더위를 견디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은 여름 관련 소장품을 잇달아 소개하며 무더위 속 선조들의 생활문화와 여름나기 지혜를 알리고 있다. 2026/08/08
반가사유상에 취한 한국인, 금관에 매료된 외국인 지난해 650만7483명이 찾으며 관람객 수 기준 세계 3위에 오른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들이 남긴 데이터에는 전시실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또 다른 풍경이 담겨 있었다. 한국인은 반가사유상을 가장 오래 기억했고, 가장 만족한 연령대는 50대에서 20대로 바뀌었다. 어린이박물관은 더 이상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025년 관람객 만족도 조사와 전년도 보고서를 비교해 650만 관람객이 남긴 7가지 흥미로운 장면을 짚어봤다. ◆남다른 한국인의 반가사유상 사랑 한국인과 외국인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유물은 달랐다. 한국인은 반가사유상, 외국인은 금관이었다. 이 같은 선택은 2년 연속 이어졌다. 2025년 내국인 조사에서 다시 보고 싶거나 높이 평가하는 유물을 1순위 기준으로 물은 결과 반가사유상이 22.9%로 가장 높았다. 금관(14.7%), 경천사지 십층석탑(10.7%), 빗살무늬토기(10.3%)가 뒤를 이었다. 1·2순위를 합하면 반가사유상은 37.9%였다. 2024년에도 반가사유상은 1·2순위 합계 44.0%로 압도적인 1위였다. 외국인의 선택은 금관이었다. 2025년 1순위 기준 금관이 22.2%로 가장 높았고 경천사지 십층석탑(17.4%), 왕비 관 꾸미개(11.6%), 빗살무늬토기(9.2%) 순이었다. 1·2순위를 합한 금관의 비율은 36.7%로, 2024년 37.5%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높았다. 세대별로 보면 작은 예외도 있었다. 2025년 내국인은 성별과 거주지역, 방문 횟수와 관계없이 대체로 반가사유상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19세 이하와 70대 이상에서는 금관이 1위였다. ◆50대에서 20대로…만족도 1위가 바뀌었다 내국인 관람객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높은 세대도 달라졌다. 2024년에는 50대 이상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20대로 바뀌었다. 2024년 조사에서는 50대 이상이 89.4점으로 가장 높았고, 40대(89.1점), 20대 이하(89.0점)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20대가 93.4점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고, 19세 이하(92.9점)가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 만족도는 2024년 89.0점에서 2025년 93.4점으로 4.4점 상승했다. 반면 2024년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50대 이상은 2025년 88.1점으로 내려갔다. 성별로는 2024년과 2025년 모두 남성의 만족도가 여성보다 높았다. 내국인 전체 종합만족도는 89.3점에서 89.9점으로 0.6점 상승했다.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처음 찾는 관람객이 꾸준히 유입되는 동시에 여러 차례 다시 찾는 '단골 관람객'도 두터웠다. 2025년 내국인 조사에서 첫 방문은 23.2%로 전년보다 6.4%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2회 이상 방문한 관람객은 76.8%에 달했다. 특히 4~9회 방문이 20.8%, 10회 이상 방문도 19.0%를 차지해 다섯 명 중 두 명은 네 번 이상 박물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방문 의향도 전년보다 1.0점 높아져 '다시 찾는 박물관'이라는 조사 결과를 뒷받침했다. 반면 외국인은 89.9%가 첫 방문이었다. 여행 일정 중 박물관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내국인과는 다른 방문 양상을 보였다. ◆'몰라서'보다 '멀어서' 못 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처음 찾는 이유도 달라졌다. 2024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잘 몰라서'가 첫 방문 이유 1위였지만, 2025년에는 '시간(또는 거리상) 오기 힘들어서'가 가장 많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잘 몰라서'라는 응답은 48.4%에서 38.2%로 줄었고, '시간(또는 거리상) 오기 힘들어서'는 34.1%에서 40.3%로 늘었다. 박물관을 몰라서 찾지 못했다기보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거리나 시간의 제약 때문에 방문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관람객층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이박물관, 이제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니다 30대의 선택은 어린이박물관이었다. 내국인의 어린이박물관 관람 비율은 2024년 29.8%에서 2025년 38.0%로 8.2%포인트 늘었다. 특히 연령별로는 30대의 60.0%가 어린이박물관을 관람해 모든 전시 공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른 연령대가 선사·고대관이나 중·근세관을 가장 많이 찾은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외국인 관람객의 어린이박물관 관람 비율은 3.4%에 그쳤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관람 동선이 뚜렷하게 달랐음을 보여준다. ◆내국인은 문화를 즐기러, 외국인은 한국을 보러 왔다 박물관을 찾는 이유에서도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이는 분명했다. 내국인은 문화 체험과 자녀 교육, 가족·지인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2025년 조사에서 방문 목적(1·2순위 기준)은 문화적 체험(63.6%), 자녀 교육(43.7%), 가족·지인과 시간 보내기(37.5%), 여가·휴식(28.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은 전시와 한국 문화재를 보기 위해(79.7%),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호기심(74.9%) 때문에 박물관을 찾는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내국인에게는 일상 속 문화공간이라면,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화장실은 최고, 쉬고 먹을 곳은 아쉬웠다 편의시설 가운데 관람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은 화장실이었다. 2025년 내국인 조사에서 화장실 만족도는 89.0점으로 가장 높았다. 안내시설·표지판(88.6점), 안내데스크(85.6점)가 뒤를 이었다. 반면 편의점(74.8점), 카페·식당(75.4점), 주차시설(80.2점)은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특히 문화상품점과 유모차·휠체어 대여를 제외한 대부분의 편의시설 만족도는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외국인도 화장실 만족도는 95.4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다만 가장 높은 만족도를 받은 시설은 유모차·휠체어 대여(97.8점)였다. 관람객이 늘어난 영향인지 대부분 편의시설 만족도는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화장실만큼은 여전히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개선을 요구한 분야는 휴식공간과 식음시설이었다. 전시를 즐긴 뒤 편하게 쉬고 식사할 공간은 여전히 보완 과제로 남았다. 2026/08/08
"별 사고 없이 하루 지나가길 바라죠"…폭염 속 국중박 첫 관문 지키는 사람 "오늘도 별 사고 없이 하루가 지나가길 바라죠." 관람객 수로만 세계 3위 수준인 국립중앙박물관의 하루는 이 바람으로 시작된다. 여름방학 극성수기를 맞은 박물관은 주말이면 오전 10시께 주차장이 모두 찬다. 하루 최대 3000대의 차량이 몰리는 박물관의 첫 관문에서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는 사람은 박광순 행정지원과 주차관리팀 반장이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객은 650만7438명. 올해도 상반기에만 379만5400명이 찾았다. 관람객이 늘어날수록 주차장도 더 일찍 찬다. "예전에도 여름방학이면 만차였지만 지금은 훨씬 (만차 시점이)빨라졌어요. 주말에는 오전 9시30분이면 지하주차장이 차고, 오전 10시면 전체가 만차가 됩니다." 비수기보다 차량이 세 배 가까이 몰리는 여름방학에는 긴 대기줄은 흔한 풍경이다. 박물관 입구 진입까지 길게는 1시간 30분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박 반장은 "자가용으로 오신다면 오전 10시 전에는 도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박물관이 수용할 수 있는 차량은 이면도로를 포함해 약 1000대. 박 반장을 포함한 9명의 주차팀은 무전기로 빈 공간을 체크하며 차량을 지하주차장과 야외주차장으로 나눠 유도한다. 하루 최대 3000대가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하지만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차량이 아니라 '사람'과 '더위'다. 만차인데도 실내 주차장으로 실어가겠다고 하거나, 그늘에 차를 세우겠다며 통행로를 막는 경우도 있다. 반려 동물을 데리고 입장하려는 관람객도 설득하기 쉽지 않다. 만차로 인한 차량 안내뿐 아니라 요금 정산 과정에서도 실랑이는 피하기 어렵다. 주차요금이 크지 않아도 할인을 받지 못하거나 예상보다 많이 나오면 관람객 입장에서는 아쉽기 때문이다. 박 반장은 "저희도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시스템에 나온 요금을 받을 수밖에 없어 설명을 드리다 보면 불편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며 "요즘처럼 불쾌지수가 높은 날은 아무래도 최일선에 있다 보니 트러블이 생기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올 여름 폭염은 주차팀이 마주한 가장 큰 변수다. 하루 종일 야외를 오가야 하는 직원들의 건강이 박 반장이 가장 먼저 챙기는 일이다. "계속 땡볕에 있는 건 원하지 않아요. 초소에 에어컨이 있고 정산소에는 물과 음료도 준비돼 있습니다. 잠깐 쉬어야겠다고 판단하면 들어가서 쉬는 게 맞죠." 박 반장은 2013년부터 박물관 주차장을 지켜왔다. 한때 20명 가까웠던 주차팀은 무인정산 시스템 도입 등으로 현재 9명으로 줄었지만, 막내도 함께 일한 지 9년이 될 만큼 팀워크는 단단하다. 박 반장은 "현장직이다 보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다"며 "비수기가 지나면 극성수기가 오고, 그러다 보면 가을도 오고 겨울도 온다. 어느새 10년 넘게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한 가지 바람도 있다. 주차 공간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는 것이다. "실내 주차장이 200~300면만 더 있어도 관람객도 훨씬 편하고 직원들도 한결 여유 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 반장에게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잠시 웃으며 답했다. "고마워해 주시면 기억에 남죠." 2026/08/08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가우디의 세계…미완성 건축 3D로 만난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의 창작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가우디재단 공식 월드 투어 전시 '가우디: 서울에서 다시 태어나다(Gaudí: Back to the Origins)'가 서울 강남구 신사하우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서울 전시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33만 명 이상이 관람한 월드 투어의 후속 일정이다. 한국 건축가 승효상이 리모델링한 신사하우스의 개관 전시로 1~5층 전관에서 열린다. 가우디 서거 100주기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중앙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 완공을 기념해 마련된 전시로, 스페인 가우디재단과 가우디서울이 공동 주최한다. 전시에는 가우디재단이 소장한 친필 노트와 건축 도면, 원본 타일 모델 등 원본 약 30점과 공인 레플리카 42점을 선보인다. 가우디재단은 40여 년간 축적한 연구를 바탕으로 전 세계 가우디 전문가와 건축가, 연구자들과 협업해 도면과 스케치로만 남아 있던 프로젝트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했다. 가우디의 실현되지 못한 건축적 상상과 실험을 오늘의 기술로 다시 살펴보는 작업이다. 전시는 건축과 자연, 구조, 상징 등 가우디의 작품 세계를 7개 테마 공간으로 구성했다. 대형 미디어아트는 가우디 건축 특유의 곡선과 색채, 빛을 영상과 음향으로 구현해 공간을 몰입감 있게 연출했다. 배우 류승룡이 참여한 오디오 도슨트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의 특별 강연 등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전시는 10월31일까지. 2026/08/08
공기반 빛반…이대원이 그린 생의 찬미[박현주 아트에세이 ㉚] 서두르지 않는다. 점 하나를 찍고 또 하나를 찍는다. 빨강 옆에 파랑을 놓고, 노랑 사이로 초록을 놓는다. 점점점. 툭툭툭. 이대원의 과수원은 그렇게 조금씩 차오른다. 가까이에서 보면 추상이다. 몇 걸음 물러서면 나무가 되고 들판이 되고 과수원이 된다. 말년으로 갈수록 점은 길어진다. 짧은 색선들이 위에서 아래로 쏟아진다. 나뭇잎 사이로 내리꽂히는 햇빛 같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같다. 풍경을 묘사하던 붓질이 어느 순간 자연의 리듬이 된다. 꽃은 만개하고 나무는 무성하다. 색은 서로 부딪치면서도 어둠으로 가라앉지 않는다. 이대원에게는 오래도록 ‘과수원 화가’, ‘색채의 마법사’, ‘행복한 화가’라는 이름이 따라다녔다. 미술사학자 김원룡은 그의 그림에는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오랫동안 ‘행복한 풍경’으로 읽혔다. 하지만 그 행복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는 파주의 농원에서 같은 나무를 수십 년 그렸다. 봄이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잎이 무성해지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었다. 그에게 자연은 익숙해질수록 시시해지는 대상이 아니었다. 볼 때마다 달라지는 세계였다. 이대원은 파주의 자연이 계절과 시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무한히 다르게 보였다고 회고했다. 아무리 그려도 나무의 모습에는 끝이 없다고 했다. 반복해서 그린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바라본 것이다. 말년의 대작 '도리화'는 그 오랜 바라봄이 도달한 화면처럼 보인다. 꽃이 만개한 과수는 굵고 자유로운 색선으로 화면 가득 펼쳐진다. 형태는 느슨해졌고 붓질은 거침없어졌다. 그런데 이상하다. 나이가 들수록 그의 그림은 오히려 더 자유롭고 찬란해졌다. 그림은 늙지 않는다. 대개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 무언가를 하나씩 잃는다고 생각한다. 눈이 흐려지고 몸이 느려지고 세계에 대한 놀라움도 조금씩 무뎌진다고. 이대원의 그림은 반대다. 오래 바라볼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인다. 같은 나무에서 다른 색을 발견하고, 이미 수없이 그린 꽃에서 또 다른 표정을 찾아낸다. 나이 든다는 것은 세계의 색을 잃는 일이 아니라,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색을 발견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 생전 ‘행복한 화가’라는 오래된 수식어도 달리 읽힌다. 행복은 좋은 조건이나 근심 없는 삶의 다른 이름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세계를 오래 바라보고도 여전히 놀라워할 수 있는 능력에 가까운 것인지 모른다. 어제 본 나무를 오늘 다시 바라보는 일. 수십 년 본 과수원에서 또 붓을 드는 일. 익숙한 세계에서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하는 일. 그가 평생 그린 것은 어쩌면 과수원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빛과 바람. 흐르는 시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만물. 살아 있다는 감각. 이대원의 화면이 그토록 찬란한 이유다.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