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구슬처럼 반짝이는 눈동자…히노 코레히코 'Specular' 일본 작가 히노 코레히코(HINO Korehiko)는 거울면 반사와 눈동자의 광택을 통해 인간 존재를 인식하는 방식과 그 모호한 경계를 탐구한다. 서울 명동 금산갤러리는 오는 7월 8일까지 히노 코레히코 개인전 'Specular'를 개최한다. 전시 제목인 'Specular'는 거울면 반사를 의미하는 용어다. 작가는 거울에 비친 이미지와 눈동자에 맺힌 반사광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의 문제를 다룬다. 히노는 오랫동안 인물을 통해 인간 존재의 '존재감'을 탐구해 왔다. 특정한 감정이나 연령, 성별, 상황을 암시하는 요소를 절제함으로써 인물의 서사보다 존재 자체에 집중해왔다. 화면 속 인물들은 분명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유리구슬처럼 반짝이는 눈동자와 정지된 표정, 반사면 위에 겹쳐진 이미지로 인해 익숙함과 낯섦 사이를 오간다. 이를 통해 인간과 인형, 생명과 비생명, 실재와 허상의 경계를 질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반사'와 '광택'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거울과 조화, 박제 등 작가가 지속적으로 다뤄온 '허(虛)'의 모티프가 등장하며 실재와 허상의 경계를 교란한다. 왜곡되고 변형된 반사상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허상인지, 무엇이 살아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지 질문하게 만든다. 1976년 일본 이시카와현 출생인 히노 코레히코는 쓰쿠바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5년 일본 현대미술계의 대표적 신진작가 등용문인 VOCA전 최고상인 VOCA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으며, 이후 도쿄 우에노 로열 뮤지엄, 도쿄 현대미술관, 상하이 아트뮤지엄 등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다. 2026/06/20
호크니는 왜 수영장을 그렸을까 [박현주 아트에세이 ㉕] 1964년, 영국 청년 데이비드 호크니는 로스앤젤레스로 갔다. 비와 안개, 회색 하늘에 익숙했던 그에게 캘리포니아의 햇빛은 거의 충격에 가까웠다. 하늘은 파랬고, 야자수는 높았으며, 수영장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는 평생 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상한 일이다. 수영장은 사각형이다. 집도 사각형이다. 야자수도 가만히 서 있다. 그런데 물만 움직인다. 물은 형태가 없다. 빛에 따라 달라지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고, 사람이 뛰어들면 산산이 부서진다. 호크니는 바로 그 순간에 매혹됐다. 1967년작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에는 사람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은 이미 사라졌다. 남아 있는 것은 거대한 물보라뿐이다. 누군가 방금 뛰어들었다는 흔적. 존재는 사라졌는데 흔적은 남아 있다. 호크니는 그 찰나의 흔적을 그리기 위해 물보라를 그리는 데만 2주를 보냈다. 순간을 붙잡기 위해 시간을 사용한 것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을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대개 보이지 않는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 시간도 보이지 않는다. 기억도 보이지 않는다. 이별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그것들이 남긴 흔적뿐이다. 물보라처럼. 1972년작 '예술가의 초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호크니 예술의 또 다른 정점이다. 수영장 속 한 남자는 물속을 유영하고 있고, 다른 한 남자는 수영장 가장자리에 서서 그를 바라본다. 둘은 같은 화면 안에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 있다. 이 그림은 수영장을 그린 그림이 아니다. 어쩌면 관계의 거리감을 그린 그림이다. 사랑은 늘 가까움보다 보이지 않는 틈에서 먼저 시작되고, 먼저 끝나기 때문이다. 호크니는 평생 사람을 그렸고 풍경을 그렸고 꽃을 그렸다. 그러나 그가 진짜로 그리려 했던 것은 다른 것이었다. 그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보다 어떻게 볼 것인가를 고민했다. 사진이 하나의 시점에 머무른다면, 그는 여러 시점을 이어 붙여 세상을 다시 보려 했다. 회화에 머물지 않고 사진 콜라주를 만들었고, 컴퓨터 드로잉과 아이패드 작업까지 받아들였다. 그에게 새로운 기술은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의 도구였다. 사람들은 그를 혁신적인 화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진짜 혁신은 새로운 기계를 사용한 데 있지 않았다. 그는 끝까지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 했다. 그것이 혁신이었다. 호크니는 풍경보다 그 안에 머무는 빛과 시간을 그렸다. "세상을 바라보면 참으로 아름답다." 그가 남긴 이 말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다. 평생을 통해 증명한 태도에 가깝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판단하는 데 익숙해진다. 그러나 호크니는 끝까지 바라보는 사람으로 남았다. 그가 마지막까지 그린 것은 수영장도, 꽃도, 풍경도 아니다. 어쩌면 그는 평생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사랑, 그리고 삶의 기쁨을 그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예술은 결국 보이는 것을 그리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2026/06/20
갤러리그림손, 한조영 개인전…'나는 풍경 안에 있지 않다' 작가 한조영(46)에게 도시는 건물이 모인 공간이 아니다. 수많은 관계와 기억이 축적된 구조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이 펼친 한조영 개인전 '나는 풍경 안에 있지 않다'는 도시 풍경을 기록하는 대신, 도시를 가능하게 하는 관계의 구조와 그 경계에 놓인 개인의 존재를 보여준다. 한조영은 오랫동안 도시의 건축물과 밤의 불빛을 회화의 주요 소재로 다뤄왔다. 그러나 작업을 이어오며 관심은 풍경 자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의 구조로 이동했다. 작가는 도시의 익명성과 단절에 주목한다. 화면 속 수많은 창은 각자의 삶을 담고 있지만 우리는 그 불빛 너머의 타인에게 완전히 도달할 수 없다. 서로를 인식하면서도 끝내 닿을 수 없는 관계의 풍경이 작품의 출발점이다. 작업 방식 또한 변화했다. 사진 이미지를 인화해 화면에 부착하는 실험을 거쳐 최근에는 물감을 칠한 종이를 잘라 붙이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화면은 잘라내고 붙이고 중첩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며, 이는 도시를 구성하는 기억과 시간, 그리고 관계의 흔적을 상징한다. 수많은 조각이 쌓여 하나의 화면을 이루듯 도시 또한 수많은 삶의 시간과 관계가 축적돼 형성된다. 이번 전시는 도시를 재현하는 풍경화가 아니라, 도시를 살아가는 존재들의 관계와 시선을 되묻는 자리다. 전시는 7월 14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6/06/19
박현주 신작 '빛그림' 공개…영은미술관 특별기획전Ⅱ "나에게 빛이란, 언제나 부재와 결핍에 대한 그리움의 대상이다." 영은미술관은 오는 20일부터 9월 6일까지 특별기획전Ⅱ로 박현주(57) 개인전 '빛의 현존(Light's Presenc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이후 금박을 활용한 반입체 작업 'Inner Light'와 'Light Monad' 시리즈부터 최근 평면 회화 연작 '빛그림(Into Light)'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박현주는 오랜 시간 빛과 색, 물질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다. 금박과 안료, 수성 바탕지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빛이 만들어내는 공간성과 존재의 의미를 시각화해왔다. 특히 사각 오브제로 구성된 반입체 작업은 빛의 반사와 확산을 적극 활용해 평면 회화의 경계를 확장하며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안한다.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최근작 '빛그림(Into Light)' 시리즈는 영은미술관 레지던시 작업을 통해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작가는 직접 제작한 수성 바탕지 위에 안료와 물감을 여러 차례 쌓아 올리는 방식을 반복한다. 축적된 시간의 흔적은 화면 속에 깊이와 밀도를 형성하고, 색은 빛이 머물고 스며드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번 전시에는 붉은 기운이 감도는 신작 '빛그림 Into Light 2619', 깊고 농밀한 청색 계열의 '빛그림 Into Light 2606'을 비롯해 옅은 수채빛의 화면을 선보이는 신작들이 출품된다. 영은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빛의 본질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해 온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살펴보는 자리"라며 "빛과 색이 지닌 다양한 의미를 발견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2026/06/19
송은미술대상 수상 전혜주 개인전…공기·습기·소리의 진동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꽃가루와 먼지, 곰팡이 포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매 순간 그것들을 들이마시며 살아간다. 제22회 송은미술대상 수상자인 전혜주의 개인전 '엔도스코페이아(Endoskopeia)'가 19일부터 8월 1일까지 서울 청담동 송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리스어 어원인 'endo(내부)'와 'skopein(관찰하다)'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외부 세계가 인간의 몸 안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추적하며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관(管) 구조로 구성했다. 관람객은 지층에서 생장, 대기로 이어지는 흐름 속을 이동하며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 입자와 파동이 신체 내부에 침투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들이 생태와 역사, 기술과 권력, 인간의 몸과 사회를 어떻게 연결하는지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전혜주는 제22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선보인 '해머(Hummer)'(2022)를 통해 에너지 개발과 군사기술, 꽃가루 확산 방식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에 주목하며 비가시적 침투 메커니즘을 탐구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그 관심을 한층 확장한 결과물이다. 2층에 설치된 신작 '레퓨지아(Refugia)'(2026)는 건물의 유리 표면을 안과 밖이 교차하는 피부의 막으로 바라본다. 균사망과 꽃가루, 먼지 입자들이 통과하고 머무는 과정을 시각화하며 생명과 물질의 이동 경로를 유기적인 구조로 재구성했다. 3층 신작 '대기, 장소'(2026)는 공기와 먼지, 습기, 곰팡이 같은 비가시적 존재들에 주목한다. 초지향성 스피커와 점멸하는 조명을 통해 공간 안에 보이지 않는 기류와 진동을 형성하고, 관람객은 이를 통과하며 대기의 움직임을 몸으로 감각하게 된다. 전혜주는 그동안 주변의 사물과 환경을 관찰하고 수집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별 작품을 넘어 하나의 환경 자체를 구축함으로써 인간의 몸이 공기와 습기, 소리의 진동에 반응하는 감각의 장이 되도록 유도한다. 송은미술대상은 2001년 (재)송은문화재단이 제정한 미술상으로, 국내 유망 작가를 발굴·지원해 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송은 개인전 개최 기회가 주어진다. 2026/06/19
아리랑은 어떻게 민족의 노래가 됐나…국악박물관 특별전 국립국악원이 국악의 날을 기념해 우리 민족의 대표 노래 아리랑의 역사를 조명하는 기획 전시를 마련했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9월 6일까지 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아리랑_당신의 노래'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전시는 아리랑이 시대마다 어떤 의미로 불려왔는지에 주목, '위로의 아리랑', '우리의 아리랑', '나의 아리랑'으로 나눠 선보인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던 노래에서 국가적 축제와 응원의 상징,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살펴본다. 전시장에서는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1926)과 유성기 음반에 담긴 옛 아리랑을 비롯해 독립군가로 불린 아리랑,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의 단가, 2002년 월드컵 응원 현장 등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또 재외동포 사회에서 전승된 아리랑과 세계 무대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 잡은 과정을 소개한다.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관람객이 직접 가사를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 '당신의 아리랑'과 전문가 특강 '노래 너머의 아리랑'이 함께 운영된다. 특강은 7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 열린다. 2026/06/19
멕시코서 K-아트 특별전…사비나미술관·10인 작가 문화 외교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멕시코시티 한복판에서 K-아트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월드컵이 국가와 국가를 축구로 연결한다면,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해 문화와 문화를 연결한다. 주멕시코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사비나미술관이 주관하는 특별전 'K-아트 2026: 전통을 번역하다, 미래를 상상하다(K-Art 2026: Translating Tradition, Imagining the Future)'가 7월 31일까지 멕시코 국립세계문화박물관에서 열린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문화와 동시대 미술이 만나는 문화외교의 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멕시코 국립세계문화박물관이 협력하는 이번 전시에는 권기수, 김창겸, 김선두, 김춘옥, 박영근, 양대원, 이윰, 지오최, 황선태, 황인기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는 "한국 전통문화를 현재의 언어로 번역하고, 현재를 미래의 감각으로 연결한다"는 기획 의도 아래 마련됐다. 전통유산의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 담긴 미학과 정신을 현대인의 감각과 기술 환경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미디어아트와 AI아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은 전통문화 콘텐츠를 보다 몰입감 있는 예술 경험으로 확장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문화강국인 동시에 첨단 디지털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라는 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가 열리는 국립세계문화박물관은 멕시코시티 역사지구에 위치한 대표 국립 문화기관이다. 세계 각국의 역사와 종교, 생활문화를 소개하는 국제문화박물관으로,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상설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한국의 전통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고정된 유산이 아니라 동시대 예술과 첨단 기술을 만나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고 확장되는 살아 있는 문화자산"이라며 "세계 각국의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한국 문화의 깊은 뿌리와 한국 현대미술의 창의적 역량, 미래 가능성을 함께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와 함께 국립세계문화박물관의 역사적 건축 공간을 활용한 특별 아트 프린트전도 마련된다. 아즈텍 황제 목테수마의 궁전 터에 세워진 16세기 조폐국 건물에 권기수, 김춘옥, 양대원, 김범수 등 작가 4인의 대표작 16점을 대형 이미지로 설치해 한국 현대미술과 멕시코의 역사적 공간이 만나는 특별한 풍경을 연출한다. 개막식에는 이주일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와 무라트 살림 에센리 주멕시코 튀르키예 대사, 민수이 주멕시코한국문화원장, 알레한드라 프라우스토 게레로 국립세계문화박물관 관장 등 외교·문화예술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공연으로는 사물놀이가 펼쳐져 한국 전통문화의 역동성과 공동체 정신을 현지 관람객들에게 전달했다. 2026/06/19
공예로 잇는 지역문화…'2026 공예주간' 19일 개막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19일부터 28일까지 '2026 공예주간(Korea Craft Week 2026)'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2018년 시작된 공예주간은 공예를 일상 속 문화로 확산하고 공예 향유의 저변을 넓혀온 행사다. 9회째를 맞은 올해는 전국에서 450여 개 공예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는 지역 고유의 공예자원에 주목해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공예로 새롭게 해석하고 공유한다. 지역을 잇는 체류형 여행 프로그램도 선보이며 공예와 관광을 연계한 새로운 문화 경험도 제공한다. 거점도시로 선정된 충남 부여에서는 1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공예로 머무는 부여'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규암면 '123사비공예마을'의 공방과 상점, 문화공간이 참여하는 공예마을형 축제에서 전시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백마강변 공예시장에서는 제철 감각을 살린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다. 공예와 휴식을 결합한 '공예 런케이션', 야외 독서회와 수북정 찻자리 등 부여의 자연과 어우러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서울 공진원 갤러리에서는 28일까지 '2026 공예주간' 특별전시 '로컬감각(Texture of Local)'을 개최한다. 부여를 비롯한 세종과 전주, 울산, 칠곡, 제주 등 공예주간 참여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12명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전국 5개 권역 10개 도시에서도 지역의 특성을 살린 공예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세종·공주에서는 생태공예 전시와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전주·고창에서는 공예 전시와 치유 여행을 운영한다. 부산·울산은 재즈&공예 축제와 국제아트페어 연계 행사를, 칠곡·구미는 산업 소재를 활용한 공예 전시와 강연을 한다. 제주·서귀포에서는 공방 투어와 파치마켓 등을 진행한다. 전국의 공예창작지원센터와 공예오픈스튜디오도 공예주간에 함께한다. 아울러 전국 공방 218개, 사립 미술관·박물관 등이 '공예주간 프렌즈'로 참여해 특별 전시와 시장, 일일 강좌 등 시민 참여 행사를 연다. 공예 체험과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협력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20일과 27일에 부여를 중심으로 한 공예 여행상품을 운영하고, 놀유니버스와 연계해 부여·공주·전주 지역 숙소 2만원 할인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2026 공예주간'의 프로그램과 일정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과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06/19
날개에서 괴물원까지…엄미술관, 최수앙 20년 조각 세계 조망 상처 입은 인간의 몸을 조각해온 최수앙이 이제는 몸 너머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수십 개의 손으로 이루어진 대표작 '날개'에서 인간과 동물, 식물의 경계가 뒤섞인 신작 '괴물원(The Garden of Monsters)'까지. 최수앙의 20년 조각 여정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경기 화성 엄미술관은 24일부터 9월 15일까지 최수앙 개인전 'Unseen Ground'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초기 대표작부터 신작 '괴물원' 연작에 이르기까지 조각, 드로잉, 판화, 영상 등 48점을 통해 작가의 조형 세계를 살펴본다. 전시 제목인 'Unseen Ground'는 형상 아래 숨겨진 토대와 생성의 과정을 의미한다. 관객은 극사실적 인체 조각에서 출발해 물질과 흔적, 생명의 얽힘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변화를 따라가게 된다. 서울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최수앙은 오랫동안 인간의 신체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 존재의 불안과 욕망을 탐구해 왔다. 극사실과 왜곡을 동시에 품은 인체 조각들은 거대하고 획일적인 사회 속에서 인간이 겪는 무력감과 소외를 드러내며 동시대인의 자화상으로 읽혀 왔다. 대표작 '날개(The Wings)'(2009)는 수십 개의 손으로 이루어진 날개를 통해 억압받는 개인의 좌절된 비상을 상징하며 작가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그러한 익숙한 최수앙의 이미지 너머를 보여준다. 완결된 형상을 재현하는 데서 나아가 조각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물질의 생동성, 그리고 존재들이 맺는 관계에 주목한다. 2018년 '무제(Untitled)' 연작에서는 매끈한 인체 형상이 상부로 갈수록 뭉개지고 해체되며 질료가 지닌 원초적 에너지를 드러낸다. 작가는 이를 통해 조각을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물질과 작가가 서로 반응하는 과정으로 확장해왔다. 이 같은 변화는 '언폴디드(Unfolded)'(2021) 연작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종이에 기름을 반복적으로 스며들게 하는 행위를 통해 조각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흔적을 기록하며, 조각의 본질을 결과보다 과정에서 찾는다. 전시의 종착점은 올해 신작 '괴물원(The Garden of Monsters)'이다. 인간과 동물, 식물의 경계가 무너진 존재들이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처럼 얽혀 있는 설치 작업으로, 파편화된 신체와 자연의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며 새로운 생명의 장을 형성한다. 엄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대상으로서의 조각이 아니라 생성과 변화, 관계의 흐름으로서의 조각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026/06/19
돌에 새긴 '무시광겁'…이광기 갤러리끼, 우종택 개인전 돌은 침묵한다. 그러나 그 침묵은 인간의 시간보다 훨씬 길다. 작가 우종택(53)은 이번 전시에서 자연석을 통해 시작을 알 수 없는 시간, '무시광겁(無始曠劫)'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눈앞의 돌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수만 년, 수억 년의 시간을 품은 존재가 되고, 관람자는 그 앞에서 생명과 죽음, 존재와 시간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배우 이광기가 운영하는 경기 파주의 갤러리끼는 오는 26일부터 8월 2일까지 우종택 개인전 '무시광겁의 묘유(妙有)'를 개최한다. 2024년 토탈미술관에서 선보인 전시를 바탕으로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을 통해 갤러리끼 공간에 맞게 새롭게 재구성됐다. 토탈미술관에서 시작된 '무시광겁'의 사유가 파주라는 새로운 장소를 만나 또 다른 풍경으로 확장됐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것은 자연석이다. 토탈미술관 전시에서 '현목(玄木)'이 생명과 죽음, 생성과 소멸의 긴장을 드러냈다면, 갤러리끼에서는 자연석이 그 사유를 이어받는다. 나무가 한때 생명을 지녔던 존재의 흔적이라면 자연석은 훨씬 더 오래된 지질학적 시간과 침묵을 품은 물질이다. 작가는 자연석을 통해 무시광겁의 시간성을 전시장 안으로 들여오고, 관람자의 이동을 통해 그 시간이 현재의 감각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무시광겁'은 시작도 끝도 없는 한없는 시간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묘유'는 실체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우종택은 이 두 개념을 자연석과 공간 설치를 통해 시각화한다. 중앙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우종택은 전통 수묵의 영역을 현대적으로 확장해온 작가다. 먹과 숯가루, 송진, 백토 등을 결합한 자신만의 '반사수묵' 기법을 구축했으며, 전통 동양회화의 기운생동(氣韻生動), 이형사신(以形寫神), 심원법(深遠法)의 정신을 현대적 설치와 공간 연출로 변용해왔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다. 자연과 얼마나 온전히 공존하는가, 물질과 정신이 어떻게 하나의 장 안에서 교섭하는가에 있다. 이광기 갤러리끼 대표는 "토탈미술관에서 시작된 우종택의 '심원(深遠)'은 이제 파주 갤러리끼에서 또 다른 호흡을 얻는다"며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명의 본질과 존재의 기운을 탐구해 온 우종택 작가의 사유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수행, 예술이 만나는 공간 속에서 새롭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