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모든 그림은 어머니의 것"…엄윤영 ‘봄날 풍경’[아트서울] 노란 산수유 꽃이 흐드러지게 번져 있다. 그러나 이 풍경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라기보다, 기억과 감정이 스며든 장면이다. 흐릿하게 번지는 건물과 땅의 질감 위로, 밝은 색의 꽃들이 흩날리며 시간의 결을 드러낸다. 엄윤영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엄윤영은 개인전 15회를 통해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유를 회화로 풀어온 작가다. 그의 작업은 특정한 형식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내면의 고백에서 출발한다. 엄윤영의 나무는 생명의 상징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비추는 대상이다. 작가는 스스로를 “한 그루의 나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존재”라며, 부족함과 미완의 상태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러한 고백의 중심에는 어머니의 기억이 있다. 언제나 그림을 지지하고 격려해주던 존재, 그 사랑은 작가에게 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됐다. 작가는 “내 생애 모든 그림은 어머니의 것”이라고 했다. 그의 회화는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부족함 속에서 피어나는 삶의 한 장면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3
꽃은 색의 출발점…엄윤숙 ‘정물 회화’[아트서울] “꽃은 화면의 중심이 아니라, 색의 출발점이다.” 엄윤숙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엄윤숙은 개인전 34회, 2인전 24회를 통해 정물화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색채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한국구상대제전, MANIF 서울국제아트페어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하며 꾸준한 작업을 이어왔다. 엄윤숙의 정물화에서 꽃은 핵심 모티프다. 고유의 색을 지닌 꽃은 화면의 배색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며, 작은 면적 안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색은 대상의 속성이 아니라, 화면을 구성하는 주도적 요소로 작동한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정물화는 작가의 색채 감각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르”라며 “엄윤숙은 꽃을 중심으로 강렬한 색채 이미지를 구축하며 조형적 자유를 확장해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3
엄미술관, 박상미 개인전…'더미: 존재 이후의 지속' 엄미술관(관장 진희숙)은 25일~5월 30일 박상미 개인전 ‘더미: 존재 이후의 지속duré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 인공식물 연작을 확장해 자연과 도시에서 채집한 개체들을 ‘더미’의 형태로 축적하고 응집시킨 신작을 선보인다. ‘더미’는 인간과 식물의 관계를 넘어 존재와 본질을 사유하는 개념적 장치다. 작가는 식물을 재현의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여러 개체와 시간, 감각과 흔적이 중첩된 덩어리로 인식한다. 대표작 ‘동산수상행(東山水上行)’은 10점의 린넨 캔버스와 5개의 나무 모듈로 구성된 5미터 길이의 대작이다. 잎과 줄기를 연상시키는 형상들이 중첩되지만 특정 식물의 재현은 아니다. 개별 존재를 넘어 다수의 관계와 구조,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한다. 전시장에는 자연광이 유입되며 시간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7폭 병풍 형식의 설치작 ‘아무렇지 않은 장면’은 빛과 마주하며 지속의 감각을 생성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빈 프레임 형태의 나무 모듈 역시 공간 속에서 시간의 확장을 지탱한다. 2층을 비롯한 전시장 곳곳에는 더미가 형성되는 과정의 단위들이 소품으로 제시된다. ‘조작된 경치’는 종이 상자 모형 위에 수묵 조각을 콜라주한 작품으로, 한 달간의 감정과 사유를 기록한 일기 형식의 작업이다. 진희숙 관장은 “박상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식물이라는 구체적 형상을 넘어, 존재가 시간 속에서 어떻게 축적되고 관계 맺는지를 묻는다”며 “완결된 형태보다 진행 중인 상태에 주목하며, 장면이 중첩과 변환 속에서 새롭게 구성되고 유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6/03/23
예경, 아트바젤 홍콩서 한국미술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정부가 아트바젤 홍콩을 무대로 한국미술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는 26~28일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 기간에 맞춰 한국 작가의 국제 인지도 제고와 해외 진출 기반 강화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행사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핵심 거점인 홍콩에서 한국 동시대 미디어아트를 소개하고, 글로벌 미술 관계자 및 컬렉터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다. ◆김아영·이끼바위쿠르르 상영 및 토크 26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아트바젤 홍콩 필름 프로그램 ‘시스템으로서의 삶: 동시대 영상 예술에서의 시간, 노동, 그리고 서사(Life as a System: Time, Labor, and Storytelling in Contemporary Moving Image)’에서는 김아영과 이끼바위쿠르르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노동, 자본, 기술이 일상과 사회 구조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조명하며, 동시대 삶을 규정하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을 영상 매체로 탐구한다. 상영 이후에는 두 작가와 글로벌 미술 전문 매체 아트리뷰(ArtReview) 편집장 마크 래폴트(Mark Rappolt)가 참여하는 토크가 이어진다. 이번 토크는 아트바젤 홍콩과 아트리뷰의 협업으로 마련됐으며,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흐름을 심도 있게 다룬다. ◆‘아트 커넥트: 한국×홍콩’ 네트워킹 이어지는 ‘아트 커넥트: 한국×홍콩(Art Connect: Korea × Hong Kong)’은 홍콩 기반 미술관, 기관, 갤러리, 컬렉터 등을 초청해 국내 화랑의 해외 프로모션과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제갤러리, 선화랑, 제이슨함 등 국내 화랑 약 13곳이 참여해 갤러리 및 전속 작가를 소개하는 피칭 세션을 진행하며, 이후 오후 9시까지 네트워킹을 통해 국제 협력과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홍콩이라는 아시아 미술시장 중심지에서 한국 미디어아트와 국내 화랑의 역량을 함께 선보이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글로벌 미술 관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3/23
BTS 뮷즈 열풍…문화상품 매출 최대 38%↑[BTS 컴백] "머리핀 너무 귀여워" "다 사고 싶어. 뭘 골라야하지?"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중앙 상품관. 개장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정시 20분 전부터 모인 방탄소년단(BTS)팬들은 서로 상품을 가리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1시, 판매가 시작된 것은 BTS와 국립중앙박물관이 협업한 '뮷즈(MU:DS)'상품이다. 현장은 예약제로 운영됐지만, 입장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지며 열기를 실감케 했다. 직원들이 상품을 진열하자 팬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고, 상품을 고르는 손길도 분주해졌다. 이번 협업은 2024년 '달마중 뮷즈'에 이은 두 번째다. 성덕대왕신종 문양을 활용한 상품 5종과 공식 굿즈 3종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하이브 용산 사옥,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시대 제작된 우리나라 최대 범종으로, 봉덕사종 또는 '에밀레종'으로도 불린다. 종 중앙의 공양자상과 구름 문양은 이번 ‘뮷즈(MU:DS)’ 상품 디자인에 반영됐으며, 종의 울림은 정규 5집 '아리랑' 수록곡 음원에도 활용됐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단순한 굿즈 소비를 넘어 '한국 문화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베라니아(31)는 "BTS 때문에 한국에 왔다"며 "박물관 협업을 통해 한국 역사를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한국에 도착해 가장 먼저 박물관을 찾았다는 그는 "이번 앨범을 계기로 한국 문화를 더 알게 됐다"며 헤어핀과 헤어클립을 구매했다. 일본인 이토 사오리(48)는 가족과 함께 상품관을 찾았다. 사오리씨는 "멤버 각자 개성이 뚜렷한데 다 합쳐지면 조화가 너무 좋아 2021년부터 아미였다"며 "원형지갑과 포스터를 살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는 40대 여성은 "BTS를 좋아해서 한국 역사를 공부하려고 박물관을 둘러 보고 궁궐 가이드 투어를 했는데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수하물 여유 공간이 부족해 작고 예쁜 상품을 사고 싶다. 정말 고르기 힘들다"며 결국 모든 상품을 구매했다. 선물용 구매도 눈에 띄었다. 루카 배리(29)는 호주에서 한국에 여행 목적으로 방문했다. 그는 "호주에 있는 연인이 BTS를 좋아한다"며 "선물을 사려고 들렀다"고 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첸(20)도 "국립중앙박물관과 BTS를 다 좋아하기에 이번 협업은 최고의 조합"이라며 "친구 선물을 사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상품을 손에 든 팬들의 발걸음은 다시 광화문 일대로 향했다. 외벽 영상 공연(미디어 파사드), 드론쇼, 스탬프투어 등 BTS 관련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영윤씨는 "오늘 아침에 삼성과 강남을 들러 휴대전화 기념품을 받았다"며 "이따 저녁에는 숭례문에 가고 내일은 여의도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배우 조벨 살바도르(60)도 "BTS가 많은 아미들을 박물관에 오게 했다"며 "드론쇼와 스탬프투어에도 갈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두 친구 제슬린(52)과 일링(47)은 뮷즈 구매후 "하이브로 돌아가 카페에 방문해야 한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이처럼 BTS 컴백을 계기로 한 협업 상품은 '관람→소비→관광'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문화 동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에 따르면 '아리랑' 발매와 연계한 기획전을 시작한 이후 K-헤리티지 스토어 매출은 최대 38.2% 증가했다. 지난 18일부터 진행 중인 ‘아리랑 인 더 팰리스 상품 팝업존’과 온라인 기획전 ‘아리랑, 일상 속에 담다’ 영향이다. 이달 11~13일과 18~20일(20일 오후 3시 기준)을 비교하면 온라인 매출은 1785만2400원에서 2342만1700원으로 31.2% 증가했고, 고궁박물관 스토어는 830만6900원에서 1148만700원으로 38.2% 늘었다. 경복궁 스토어도 2838만1100원에서 2937만8400원으로 3.51% 상승했다. BTS 공연과 연계된 관광객 유입이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시작된 소비는 박물관을 넘어 궁궐, 도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BTS를 매개로 한 문화유산 소비가 '상품'을 넘어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6/03/21
한국 첫 대규모 퀴어 미술전…74명 참여한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퀴어 미술전이 막을 올렸다. 아트선재센터와 홍콩 선프라이드재단이 공동 주최한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은 국내외 작가 74명(팀)이 참여해 퀴어 미술의 역사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성소수자의 정체성과 감각을 다루는 ‘퀴어 미술’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전시는 이를 하나의 정체성 범주에 가두지 않는다. 오히려 동시대 사회를 읽는 비평적 프레임으로 확장한다.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기술적 변화 속에서 형성된 퀴어성을 조망하며, 그동안 충분히 가시화되지 않았던 감각과 목소리를 드러낸다. ‘스펙트로신테시스’는 다양성을 상징하는 ‘스펙트럼(spectrum)’과 서로 다른 요소의 결합을 뜻하는 ‘신테시스(synthesis)’를 결합한 용어다. 이번 전시는 서울을 하나의 프리즘으로 삼아 퀴어성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와 감각이 교차하는 장을 펼쳐 보인다. 2014년 설립된 선프라이드재단은 LGBTQ+ 커뮤니티 지원을 목적으로 활동해 온 비영리 재단이다. 이번 전시는 타이베이현대미술관(2017), 방콕아트앤컬처센터(2019), 홍콩 타이쿤(2022)에 이어 선보이는 네 번째 ‘스펙트로신테시스’ 시리즈다. 김선정 예술감독과 이용우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양면의 조개껍데기’와 ‘텐더: 언제든, 어디서든’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전시는 재단 소장품을 중심으로 길버트 & 조지, 마틴 웡 등 현대미술사적 주요 작가부터 김아영, 이강승 등 한국 작가의 작업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일부 작가는 소장작이 아닌 신작 및 최근작으로 참여한다. 오인환은 서울의 게이 바와 클럽 이름을 전시장 바닥에 향가루로 기록하고 이를 태워 연기와 향으로 기억을 환기하는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박그림은 도시 속 LGBTQ+ 인물들의 집합적 초상을 통해 위로와 연대를 그려낸 신작 회화를, 정은영은 비상계엄 이후 광장 시위에서 드러난 퀴어 공동체의 실천을 다룬 영상을 공개한다. 마크 브래드포드는 전시 공간에 직접 체류하며 제작한 장소 특정적 신작을 선보인다. 이용우 큐레이터가 기획한 ‘텐더: 언제든, 어디서든’은 국내 작가 20인과 홍콩 작가 1인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기억’ ‘장소’ ‘형식’을 축으로 익선동, 낙원동, 이태원 등 서울의 퀴어적 장소성을 재해석하며 한국 퀴어 미술의 현재를 조망한다. 듀킴은 억압 속에서 변형되는 신체의 감각을 다룬 설치를 선보이고, 박정우와 윤정의는 사적 공간에서 교환된 시선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이번 전시 맥락 속에 다시 위치시킨다. 이반지하는 2024년 말 계엄 사태와 이에 맞선 소수자들의 연대와 저항을 다룬 대형 캔버스 설치 신작을 발표한다. 특히 김성환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벽돌이 개이다’를 커미션 받아 전시의 해석적 층위를 확장한다. 해당 글은 전시 도록에도 수록된다. 전시 기간에는 구자혜, 루킴, 이동현, 이반지하, 전우진 등이 참여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학자들이 참여하는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관람료 1만원. ◆참여작가 74명(팀) 구자혜, 길버트와 조지, 김경렴, 김경묵, 김대운, 김무영, 김아영, 김재원, 김태연, 닐바 귀레쉬, 데릭 저먼, 데이비드 보이나로비치, 듀킴, 로버트 라우센버그, 루지한, 루킴, 리밍웨이, 마리아 타니구치, 마크 브래드포드, 마틴 웡, 문상훈, 민윤, 박그림, 박민영, 박정우, 성재윤, 송세진, 쇼나 김, 신 와이 킨, 알폰소 오소리오, 애니 레보비츠, 앤슨 막, 야광, 얀 보, 양승욱, 어우 슈이, 에블린 타오청 왕, 엔조 카마초 & 에이미 리엔, 에텔 아드난, 오용석, 오인환, 유키 키하라, 윤정의, 윤희주, 이강승, 이동현, 이미래, 이반지하, 이우성, 이우인, 이정식, 임창곤, 임철민, 장쉰, 장영해, 재훈, 전나환, 전우진, 정은영, 제스 판, 조이솝, 조현진, 차연서, 쳉퀑치, 최하늘, 치트라 가네쉬, 칭호청, 캔디스 린, 탁영준, 하지민, 허호, 호소에 에이코, 호탐, 홍민키. 2026/03/21
찬란한 허무함…데이미언 허스트 '다이아몬드 해골’ [박현주 아트에세이 ⑳] 죽음은 이렇게까지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 이건 신의 사랑인가, 인간의 집착인가. 유리 케이스 안, 해골 하나가 빛난다. 백금 위에 촘촘히 박힌 다이아몬드가 빛을 쪼갠다. 눈은 그 반짝임에 붙들린다. 잠시, 우리는 그것을 보석처럼 바라본다. 그러나 오래 보면 이내 알게 된다. 그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 해골은 죽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덮는다. 반짝임은 공포를 가리고, 가격은 질문을 밀어낸다. 죽음은 더 이상 사유가 아니라 전시되는 이미지가 된다. 우리는 그것을 소비한다. 허스트는 늘 죽음을 꺼내 놓았다. 포름알데히드 속 상어, 썩어가는 생명, 유리 안에 갇힌 시간. 그러나 여기서 죽음은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 지나치게 매끈하고, 지나치게 빛난다. 죽음을 견디기 어려워진 시대는 그것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그렇게 가공된 죽음은 결국 우리 자신을 닮아간다. ‘신의 사랑을 위하여.’ 그 제목은 거창하지만 움직이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사라지지 않으려는 욕망. 남고자 하는 의지. 끝내 붙잡을 수 없는 것들에 값을 매기려는 집착. 빛은 눈을 홀리고, 의미는 미끄러진다. 우리는 빛 앞에서 질문을 멈춘다. 아름다움은 생각을 늦추고, 가격은 판단을 대신한다. 그래서 이 해골은 묻는다. 죽음을 이렇게까지 꾸며야 했는가, 아니면 우리는 이미 이렇게 꾸며진 삶을 살고 있는가. 찬란하게 빛나지만 남는 것은 없다. 그 빛은 오래 머물지 않고, 의미는 붙잡히지 않는다. 그저 한순간, 눈부셨다는 감각만이 남는다.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우리는 믿기로 한다. 이것이 인생이다. 2026/03/21
그물망처럼 직조된 시선…채성숙 ‘공감각 회화’[아트서울] 보이지 않기에, 더 또렷해지는 감각이 있다. 채성숙의 화면은 촘촘한 선과 색의 겹침으로 직조된다. ‘스크린’과 ‘그물망’의 구조를 통해 기억과 감각의 층위를 탐구해온 작가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 순수미술과를 졸업한 후, 개인전 22회를 통해 일관된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화가 채성숙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작가는 영국과 튀르키예 등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적 풍경을 축적해왔다. 반복된 붓질은 그물망과 같은 구조를 형성하며, 불필요한 요소를 걸러내고 남은 이미지의 실루엣만을 떠올린다. 이는 실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 감각을 다시 구성하는 과정이다. 특히 양털과 같은 물성을 활용한 화면은 시각을 넘어 촉각적 감각으로 확장된다. 올록볼록한 표면 위로 스며드는 빛과 색은 이미지의 가시성을 물질적 경험으로 전환시키며, 공감각적 회화를 형성한다. 결국 그의 작업은 대상을 드러내기보다, 걸러내고 남은 감각으로 세계를 다시 보여주는 방식이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0
캔버스에 분채·석채로 쌓은 시간…최송대 ‘생기화’[아트서울] "시간 위에 시간을 쌓을 때, 화면은 비로소 숨을 쉰다." 화가 최송대 작업은 ‘시간의 중첩’에서 출발한다. 붓질로 물감과 물감을 겹쳐 올리는 과정은 단순한 색의 축적이 아니라, 살아가는 시간의 흐름을 화면에 쌓아가는 행위다. 홍익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색의 중첩과 시간의 축적을 통해 생의 에너지를 탐구하고 있다. 최송대는 오는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 캔버스에 분채와 석채으로 담아낸 꽃 그림의 생기를 전한다. 꽃을 기본 형상으로 삼지만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삶의 전 과정을 응축한 상징이다. 피어나는 힘, 만개의 에너지, 시들며 남는 여운까지 겹겹이 쌓인 색채는 생의 무게를, 그 사이로 스며드는 여백은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잔상을 드러낸다. 화면은 화려함과 차분함을 오가며, 삶의 섬세한 에너지를 시각화한다. 꽃의 생기를 통해 삶의 변화와 의미를 사유하는 작가는 "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살아나는 생의 기운을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고 했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0
멈춘 순간, 깊어지는 울림…조안석 ‘파스텔 회화’[아트서울] “고요한 화면 속에서, 감동은 더 크게 울린다.” 조안석이 4월 16일까지 열리는 마니프 온라인 미술장터 ‘2026 아트서울’에 참가한다.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한 조안석은 인물과 풍경을 중심으로 일상의 순간을 포착해온 작가다. 개인전 15회, 부스 개인전 16회를 비롯해 국내외 단체전 350여 회에 참여하며 꾸준한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감동의 순간’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그 찰나의 기억을 스케치와 긴 준비 과정을 통해 화면으로 옮기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균형 속에서 감정의 밀도를 조율한다. 작가는 사람과 자연이 지닌 찬란함과 아름다움의 근원을 탐구하며, 그 감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의 회화는 난해한 개념 대신 사물의 본질과 감정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그의 회화는 격렬한 사건이나 극적인 서사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멈춰 있는 듯한 인물과 고요한 풍경을 통해 일상의 한 순간을 정지된 시간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그 정적 속에는 색과 선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미묘한 파동이 흐른다. 한편 ‘2026 아트서울’에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65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등 1000여 점을 선보인다. 아트서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하며, 구매 후 1년 이내 환불이 가능한 ‘80% 가격 보장 제도’도 운영된다. 202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