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퐁피두 센터 5년간 문 닫는다…관광객 북적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위치하며 국립 근대 미술관, 도서관, 음악 센터 등이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퐁피두 센터'(Le Centre Pompidou)가 오는 9월 문을 닫고 2030년까지 5년 동안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폐쇄를 앞둔 주말, 마지막 감상 기회를 잡으려는 관광객들이 몰렸다. 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0일부터 2000여개에 달하는 퐁피두 센터 내 영구 소장품 철거 작업이 시작된다. 샤갈, 자코메티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은 프랑스 다른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의 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퐁피두 센터는 하이테크 산업의 요소를 건물 설계에 융합시킨 '하이테크 건축'의 효시로 꼽히는 건축물이다. 이 분야의 대가 리처드 로저스와 렌초 피아노가 합작 설계해 1977년 개장한 퐁피두 센터는 파리의 3대 미술관(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 중 하나로 꼽히며 도시의 상징물로 자리매김했다. 퐁피두 센터는 건설 당시 사용했던 석면을 제거하고 접근성과 에너지 효율 등을 개선하는 등 전면 수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박물관 천장에서 파이프에 이르기까지 건물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석면을 제거하는 것이 이번 수리의 핵심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리 공사 비용은 약 4121억(약 2억6200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리 공사가 끝나면 퐁피두 센터는 새로운 전시 공간과 함께 재개관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미래 재개관할 퐁피두 센터를 두고 "'학제적 관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공간과 확장된 도서관도 들어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람객들이 퐁피두 센터 내 영구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은 10일 저녁 9시까지다. 가디언은 "폐쇄 전 마지막 일요일인 9일 퐁피두 센터는 북적이는 관람객에 더해 워크숍, 예술 및 디제잉 공연 등으로 활기찬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할아버지와 함께 프랑스를 방문한 엘리사(11)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수업 시간에 본 네덜란드 미술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추상화를 실제로 보고 싶어서 방문했다"고 했다. 2025/03/10
'자개 작가' 김덕용 '빛의 시간…宇宙를 품다' 칠흙처럼 검은 숯은 나무보다 더 어둡게 ‘우주’를 표현하는 새로운 표면과 결을 만들었다. 자개로 만든 별빛이 무리지어 움직임과 이야기를 만들고 불꽃같이 반짝이는 공중의 산수가 그려졌다. "나무판 작업을 하고 남은 자투리는 땔감으로 쓰이곤 하는데, 재로 남은 존재에도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해 생명의 순환을 나타내고 싶다는 생각이 ‘우주’시리즈의 탄생 배경입니다." '자개 작가' 김덕용이 '宇宙를 품다: Embrace the Universe' 개인전을 부산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13일부터 개최한다. 소울아트스페이스는 "교직생활을 하다가 전업 작가로만 20년 이상 작품 활동을 이어온 김덕용과 인연도 어느덧 10년이 되었다"며 "이번 전시는 전시의 연속성을 중요시 여기는 작가와 함께 지금까지 전시 제목으로 등장 시켜 왔던 결, 빛, 담다, 스미다에 이어 이번에는 ‘품다‘라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적 여인상, 차경 내부에 놓인 달 항아리나 책과 같이 구상화된 시리즈 외에도 바다, 산수, 별, 우주 등을 추상화된 이미지로 그려낸 대형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색을 오랜 세월 품은 단청을 통해 깊은 영감을 받았던 김덕용의 작품세계는 우주를 품고 생명의 순환과 영속으로 확장되고 있다. 나무 위에 '빛의 시간'을 자유롭고 부드럽게 묘사하는 노동집약적인 장인 정신이 빛난다. 작품은 흙과 바다의 기운으로 생성된 자연의 색채, 압축된 시간과 수백 수천의 조개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로 영롱하다. 전시는 5월20일까지. 2025/03/10
제9회 한국라틴문자예술협회 회원전…12~18일 경인미술관 한국라틴문자예술협회(회장 이동률)는 제 9회 한국라틴문자예술협회 (KLLAS) 회원전을 12~18일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3전시관에서 개최한다. 2017년 설립되어 매년 단체전을 펼치고 있는 이번 전시에는 라틴 알파벳 캘리그래피 작가 18명이 ‘글자’와 ‘편지’를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김미옥, 김민정, 김민지, 문예진, 박경화, 박주민, 손유학, 안소연, 안시현, 오현주, 유지안, 유환연, 이동률, 이수정, 이수현, 이춘기, 장수은, 한수지 작가가 참여한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는 편지 속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 메리 올리버의 '하나의 세계에 대한 시',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 괴테의 시, 양광모 시인의 '내 안에 머무는 그대', 이해인 수녀의 '벗에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라틴문자예술협회 이동률 회장은 “단순히 글자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마음과 감정을 조명하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라틴 알파벳 캘리그라피로 표현한 따뜻한 마음이 관람객들에 안온하게 가 닿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라틴문자예술협회는 매년 정기 회원전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 워크숍, 라틴 알파벳 캘리그래피 전문가 자격 검정 시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알파벳 캘리그래피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2025/03/10
부산 국립해양 어린이박물관 새단장…10일 재개관 부산 영도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새단장을 마치고 오는 10일 오후 2시 다시 문을 연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양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은 2022년부터 최신 전시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기획전시실 등 박물관 시설을 전면 교체해 왔으며 어린이박물관은 작년부터 1년간 개편 사업을 추진했다. 이번 개편으로 시설과 전시물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전면 교체했고 동반가족들이 쾌적하게 박물관을 즐길 수 있도록 보다 개방적인 공간으로 바꿨다. 새단장을 마친 어린이 박물관은 '타임머신 타고 떠나는 바다 여행'을 주제로 상설전시를 운영한다. 바다의 과거, 현재, 미래를 탐험하면서 해양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껴보고 미지의 바다에 대한 호기심을 탐구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전시는 1부 '바다로 모험을 떠나요', 2부 '바다와 더불어 살아요', 3부 '바다로 내일을 꿈꿔요' 등 세 가지 소주제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어린이들이 바다 탐험가가 되어 바다 속 괴물이야기와 항해도구 체험 등 미지의 바다를 탐험한다. 2부에서는 바다 소리, 색 등 감각 체험과 우리의 자랑스러운 해양문화 유산 학습을 통해 우리 가까이 살아 숨 쉬는 바다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3부에서는 해저도시를 통해 미래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해보고, 기후위기, 해양생물보호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해양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5세 이하 어린이를 위해 새롭게 마련된 유아 공간 '섬마을 놀이터'에서는 발달에 도움이 되는 신체활동 놀이물과 감각 체험물이 준비돼 있다. 어린이박물관은 쾌적한 체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평일에는 5회, 주말 및 공휴일에는 6회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국립해양박물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유아 공간은 별도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오는 11~15일은 재개관 기념으로 어린이박물관 전시 특별해설, 체험프로그램, 공연 등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국립해양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바다의 소중함을 배우고 해양에 대한 꿈과 호기심을 키워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3/09
원광대박물관, ‘수변미색 물가의 아름다움’ 전시 연장 전북 원광대학교 박물관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수변미색水邊美色 물가의 아름다움' 전시를 오는 6월30일까지 연장한다. 이 전시는 LINC3.0사업단 지원을 받아 큐레이터 전문인력 양성프로그램 일환으로 마련됐다. 전시는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 깃든 물가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 그리고 수변 문화생활을 주제로 한 전시다. 이상수 ‘사계산수8폭병풍’, 이상길 ‘무이구곡10폭병’, 심사정 ‘수하한담도’를 비롯해 ‘청화백자산수문각병’, ‘자라병’, ‘쭈꾸미잡이단지’, ‘대동여지도’ 등 소장품 80여점이다. 박물관장 김석우 교수는 "박물관 학예사를 꿈꾸고 준비하는 역사문화학과 학생들이 기획부터 유물 선별·유물 촬영·전시·도록 발간 등 전반의 과정을 직접 진행했다"라며 많은 관심과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원광대 박물관은 지역사회 문화유산을 연구할 목적으로 지난 1968년 1월 개관해 1987년 6월 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6,076㎡ 규모의 종합박물관으로 건립됐다. 재학생과 구성원,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비즈발 만들기, 슈링클스 키링 만들기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할 계획이다. 2025/03/09
[미술전시]갤러리 시몬 김태호·가람화랑 김철규 개인전 "모든 것은 눈에서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사라지지 않는다." 서울 통의동 갤러리시몬은 오는 5월 3일까지 김태호 개인전 'Timeless'를 개최한다. 2006년 이후 줄곧 ‘모호함’을 주제로 작업해 온 작가는 반복적으로 한 화면 안에 덧그리는 행위를 통해 눈에 보이는 것 너머를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바위를 만져 꽃잎이 되게 하다'는 작가가 상식의 경계를 초월하는 작업 태도를 대변해 주는 작품 중 하나다. "예술가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만들어내고 이야기한다"는 작가는 반복적 회화 행위를 이어 가다 보면 언어나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르게 되는데, 바로 그 모호한 지점에서 영성을 체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서울 인사동 가람화랑은 김철규 개인전을 12~26일 선보인다. 주름을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인식하며, 시간, 변화, 불완전함, 존재의 의미를 조형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색을 층층이 겹쳐 시간의 축적을 의미화하고, 화면에서 색을 덜어내거나 갈아내는 과정을 통해 지나온 삶의 흔적을 형상화한다. 'SYMBOL 형상 비형상의 경계에 흐르다'를 전시 타이틀로 펼친 작가는 "최근의 SYMBOL 작업들은 주름을 다양한 형상으로 풀어내고, 그것을 통해 주름의 심오한 상징성과 의미를 탐구하는 연속적인 결과물"이라며 "주름을 표현하며 색을 채우고 비워가는 과정은 인간의 삶이 채우고 비우는 연속이듯 내 작업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2025/03/09
국제갤러리 양혜규, '윤년'…런던→네덜란드 유럽 순회전 설치미술가 양혜규의 네덜란드 첫 번째 대규모 서베이 개인전이 쿤스트할 로테르담(Kunsthal Rotterdam)에서 열려 주목받고 있다. 2024년 런던 헤이워드 전시의 유럽 순회전으로, '양혜규: 윤년(Haegue Yang: Leap Year)'을 주제로 설치, 조각, 영상, 텍스트, 음향 작업 70여 점을 선보인다. '윤년'은 사회, 정치, 영적 일상, 의사-수행성(Quasi-Performativity), 단일성-복수성(Singular-Plural) 등 작가의 작업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별로 구성됐다. 지난 30년간 일상적인 사물과 산업용품 등을 활용해 감각을 일깨우고, 추상과 구상 사이의 경계 및 이분법적 사고를 허물어 온 작가의 작품세계가 총망라된 전시다. 양혜규는 현재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2017년부터 모교인 프랑크푸르트 국립미술대학교 슈테델슐레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미국 댈러스 내셔 조각 센터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개인전도 진행 중인 양혜규는 오는 9월 미국 세인트 루이스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 St. Louis(CAM)에서 첫 개인전 개최를 앞두고 있다. 오는 15일부터는 홍콩 M+의 그룹전(The Hong Kong Jockey Club Series: Picasso for Asia-A Conversation)에서 작가의 또다른 작업 '토템 로봇'(2010)을 공개한다. 한편 쿤스트할 로테르담은 로테르담의 뮤지엄파크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으로, 1992년 개관 이후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미술기관이다. 미술관 건물의 직선적 형태와 벽체 없이 개방감이 돋보이는 현대적 디자인은 로테르담에 본거지를 둔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설계했다. 양혜규는 고전적인 비율의 대형 직사각형 전시장을 대각선으로 배치한 임시 벽체로 구획하여 광장과 복도, 그리고 다양한 작업을 담을 수 있는 크고 작은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문화권의 공예 및 전통 의례 등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주요 연작들도 선보인다. 유럽의 이교적 전통을 반영한 '중간 유형The Intermediates'(2015–), 비서구권의 민속 예술과 주술적 행위에 대한 연구에 기반한 '황홀망恍惚網Mesmerizing Mesh'(2021–)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양혜규의 조형 언어를 조망한다. 오는 6월 13일 미술관과 피트 즈와트 인스티튜트(Piet Zwart Institute)가 공동 주최한 양혜규의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양혜규 전속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유럽의 주요 미술관과 협업한 양혜규의 전시 '윤년'은 쿤스트할 로테르담에서 8월31일까지 진행한 후 오는 9월 27일부터 2026년 1월 10일까지 취리히의 미그로스 현대미술관(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2025/03/09
'차크라' 같은 색채 에너지…애런 존슨 'New Light' 폭발하듯 에너지를 발산하는그림이다. 세 개의 눈을 가진 존재들이 서로 응시하는데 이는 불교와 티베트 도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국 LA에서 활동하는 작가 애런 존슨(50) 'New Light' 개인전이 서울 가나아트 한남에서 열린다. 가나아트에서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두 인물이 함께 등장하는 구성을 탐구한 신작 14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강렬하고 몽환적인 색채와 독창적인 기법을 통해 인간과 우주의 연결성을 탐구한다. 물감을 스며들게 하는 특유의 기법으로 색을 쌓아 올리며 자유로운 흐름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형상을 만들어낸다. 존슨의 작품에서 ‘눈’은 특히 중요한 요소다. 그는 "처음 그림을 그릴 때, 색의 흐름이 추상적인 형태로 자리하다가 거기에 눈을 더하는 순간 생명력이 깃든다"고 했다. 최종적인 형태를 정해두지 않은 채 색이 빚어내는 우연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패턴과 형상들은 생명의 탄생을 연상시키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화면 속 둥글게 퍼지는 원형의 색채들은 행성이나 힌두 신화에서 신성한 바퀴를 의미하는 차크라(Chakra)를 연상시키며, 모든 존재가 거대한 에너지의 흐름 속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두 명 이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구도를 통해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와 삶을 공유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30일까지. 2025/03/08
황창배미술관, '디자이너의 결, 황창배에 스미다' 개막 서울 서대문로 연희로에 취치한 황창배미술관은 '非非設計:디자이너의 결, 황창배에 스미다' 특별전을 8일 개막한다. 황창배(1947-2001)는 한국화의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조형 감각을 결합하여 한국화의 현대화를 이룬 '한국화 거장'으로 꼽힌다. 전시 제목 ‘非非設計’는 ‘디자인이 아닌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다. 황창배의 작품을 시각디자인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실험적 시도를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전통적인 한국화 재료를 사용하여 현대적 조형성과 디자인적 감각을 드러낸 황창배의 초기(70~80년대) 수묵담채 작품을 시각디자인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을 전시한다. 황창배미술관 이재온 관장은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장이자, 황창배의 작품이 지닌 조형성과 메시지를 시각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확장하는 의미 있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에는 황창배의 작품 외 6팀의 시각디자이너 및 시각디자인팀이 각자 황창배의 1970~80년대 작품 중 하나를 선택해 각자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포스터 디자인 및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최고야, 박유선, 박지은, 사물의 좌표, 스튜디오 사라다로 현재 시각디자인을 바탕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시각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전시는 29일까지. 2025/03/08
유선태 '동시적 풍경'…추구미는 '화이부동'[박현주 아트클럽]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림이 조각이 되고, 조각이 그림이 되는 작품. 유선태 작가는 이를 두고 ‘동시적인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상반된 개념, 자연과 오브제를 한 화면에 배치하는 ‘동시적 풍경’의 '추구미'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상태다. 두 요소 간의 순환과 조화를 이루는 작업 세계다. '말과 글' 오브제 풍경 작가로 유명한 유선태(67)가 5년 만에 귀환했다. '자연을 담은 오브제, 오브제를 담은 자연'을 타이틀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Space 97’과 ‘공예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회화와 오브제 작품 총 40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말과 글'의 새로운 시리즈인 ‘우연과 필연’을 최초로 공개했다. 유선태의 '동시적인 풍경'은 크게 '말과 글'과 '문'에서 나타나며, 이번 전시에서 두 시리즈 모두 감상할 수 있다. 2006년 시작된 '말과 글'은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의 저서 『말(Les Mots)』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지어진 것으로 작가가 우연히 본 창밖 풍경에서 출발했다. "작업을 하던 어느 날 앞뜰의 나무 주위에 나뭇잎이 가득 떨어진 모습을 보았는데 이때 나무에 달린 잎은 '말', 떨어져 낙엽이 된 잎은 '글씨'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잎이 떨어져 거름이 되고 다시 새잎이 돋아나는 것처럼 '말은 글이 되고 글은 다시 말이 된다는 느낌. 이러한 발견 후 말과 글의 관계처럼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을 찾아서 작품으로 옮겼지요." '말과 글' 시리즈에는 대표적으로 책이 들어있다. 책은 인쇄 활자, 즉 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초기 '말과 글'에서부터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책은 자연과 가장 대비되는 오브제다. 인간의 곁에 오랫동안 존재하면서 인간에 대한 것들을 기록한 문명의 결과가 책이다. 작품에는 침묵하는 듯이 닫혀 있거나, 때로는 활짝 펼쳐진 채로 날개 단 듯 부유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신작에도 수십 권의 책이 차곡차곡 쌓여 마치 개선문처럼 하나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 존재하여 우연적인 자연과 달리 책은 필연적"이라며 "이 작품을 '말과 글', 그 중에서도 ‘우연과 필연’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newsis_inyoung_left_start:]]]]"각각 우연과 필연을 상징하는 자연과 책을 하나의 화면에서 다룸으로써 약간의 긴장을 만드는데, 이와 동시에 책과 자연은 모두 인간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책을 통해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통하는 면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하나의 문처럼 쌓여 있는 책의 기둥들 사이로 자연의 풍경이 보이고 그 사이를 자전거를 타고 통과하며 자연으로 향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은 두 대상 간의 조화를 이루려는 표현이다. " [[[[:newsis_inyoung_left_end:]]]]유선태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후 1980년대 초 파리로 건너가 국립 8대학에서 조형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랜 유학기간 동안 동서양의 감성을 절묘하게 혼합한 화법을 고안하며 작업의 정체성을 찾아갔다. 유학 시절부터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시도한 유선태는 매체의 경계를 허무는 조형 실험을 거듭한 끝에 2006년 '말과 글' 연작을 시작하며 그림과 오브제가 순환하는 작업 세계를 만들었다. "애초에 예술이란 것도 인간이 규정한 것일 뿐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드러냄과 표현만이 있다"는 그의 말처럼, 기성의 관념이나 위계, 범주를 거부하는 작가의 태도가 작업에서 엿보인다. 유선태는 오브제에 풍경을 덧그리기도 한다. 푸른 하늘과 숲이 울창한 풍경이 그려진 첼로, 세계지도 대신 단풍으로 물든 산이 그려진 지구본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전 골동품 오브제를 껴 놓은 작품은 너무 장식적이어서 흠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오브제를 보는 순간 작품이 떠오른다. 나는 뼈 속까지 장식적"이라며 "프랑스 유학시절 벼룩시장에 만난 '골동품'이 작품의 영감이 됐다"고 했다. (골동품)오브제는 '멈추지 않는 시간을 도입한 것"이라는 것.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말과 글'의 ‘온실 시리즈’도 첫 선을 보였다. 자신만의 아뜰리에를 꿈꾸며 ‘나의 아뜰리에’ 시리즈를 그렸던 유선태는 그 희망대로 독립적인 아뜰리에를 갖게 되었고, 이제는 나만의 온실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린다. 시공간을 오가는 작품은 경계가 하나밖에 없는 뫼비우스띠처럼 이어진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자연과 건축, 외부와 내부, 순간과 영원, 말과 글, 오브제와 자연물 등이 하나로 엮어진다. 자전거를 탄 작가의 모습은 가로 막힌 것처럼 보이는 두 대상을 오가며, 소녀상이 보고 있는 거울에는 소녀의 얼굴이 아닌 풍경이 비쳐 입체와 평면의 순환이 이뤄졌음이 드러난다. 하나의 풍경에서 또 다른 풍경이 생성되고 중첩되는 건 그의 '쌍둥이 기질'이 담겼다. 본능적으로 또 다른 하나를 항상 생각한다는 그는 화가로, 형은 의사로 살고 있다. 오브제와 그림이 분별이 없는 작품은 마치 입체화 같은 환영에 빠지게 한다. 화려한 색채와 정면승부한 자신감, 식물을 화폭에 부활시킨듯한 붓질의 정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찰나의 순간을 찬란하게 빚는 예술가로서 '끊임없는 호기심'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전시는 30일까지. 2025/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