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서울 2026] “예술은 가슴의 영역”…KB금융 김택상 특별전에 ‘긴 줄’ “분석하지 말고 가슴으로 다가가세요. 예술은 가슴의 영역입니다.”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키아프 서울 2026’. KB금융그룹이 선보인 김택상의 특별전 ‘별의 축적’ 앞에 긴 줄이 생겼다. 관람객들은 부스를 에워싸고 차례를 기다렸다. 수억원대 작품이 거래되는 아트페어 한복판에서 사람들은 김택상의 색을 보기 위해 줄을 섰다. 작품은 ‘별빛이 성운이 될 때’. 가로 11m, 세로 2.4m에 달한다. 커튼을 젖히고 들어서면 노랑과 주황, 분홍빛이 거대한 화면 위에서 구름처럼 번진다. 색의 경계는 희미하다. 서로 스미고 겹치며 빛처럼 떠오른다. 양쪽으로 휘어진 화면 앞에 서면 그림을 바라본다기보다 성운 속으로 들어간 듯하다. 전시명 ‘별의 축적’도 여기서 나왔다. 밤하늘의 별빛이 긴 시간을 건너 우리에게 도달하듯 김택상의 화면도 물과 빛, 바람과 기다림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다. 화려한 화면과 달리 그 색을 만드는 과정은 느리다. ‘물의 화가’로 불리는 김택상은 캔버스를 바닥에 눕히고 극소량의 안료를 푼 물을 붓는다. 안료가 천천히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물을 빼고 말린 뒤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한다. 물의 흐름과 햇빛, 바람과 습도까지 그림에 개입한다. 작가가 색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색을 만들어낼 시간을 내주는 셈이다. 수없이 물을 붓고 말리는 동안 얇은 색의 층이 쌓인다. 가까이에서는 얼룩과 번짐처럼 보이던 색이 한발 물러서면 하나의 빛으로 떠오른다. 가로 11m의 곡면 회화를 중심으로 영상과 소리, 향을 더했다. 어두운 공간에서 색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고 곡면을 따라 관람객을 감싼다. 김택상이 그동안 거의 선보이지 않았던 조각 ‘Thing 26-2’도 공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기업과 작가의 협업 방식이다. 아트페어의 메인 후원사가 단순히 이름을 내거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와 함께 하나의 전시를 만들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택상은 처음 기업과 전시를 함께한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우려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협업 과정에서 생각이 달라졌다. “예술 지원에서 가장 지켜야 할 철칙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걸 철저히 지켜주셨어요.” KB금융은 올해로 3년째 키아프 서울 리드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김택상과 직접 협업해 아트페어 안에 독립적인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기업의 이름보다 작품이 앞에 나섰고,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들이 줄을 서며 아트페어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됐다. 빠르게 작품을 보고 가격을 묻고 다음 부스로 이동하는 아트페어. 이곳에서는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른다. 김택상은 “예술은 가슴의 영역”이라고 했다. 작품을 분석하기보다 먼저 느껴보라는 얘기다. 2일 VIP 프리뷰로 문을 연 ‘키아프 서울 2026’은 3일부터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하며 오는 6일까지 열린다. 2026/09/03
[키아프리즈 2026] 신동빈·정용진·배종옥·애니도 떴다…정·재계·스타 총출동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배우 배종옥, 한소희까지.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한 ‘키아프 서울 2026’과 ‘프리즈 서울 2026’에 정·재계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개막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사이먼 폭스 프리즈 최고경영자(CEO),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 이성훈 한국화랑협회장도 함께했다. 오 시장은 “키아프·프리즈 서울이 해마다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며 “시내 도처에서 지붕 없는 미술관처럼 서울시 문화예술 행사들이 시작된다. 많이 누리시고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프리즈 공식 협찬사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 조각계를 후원해온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이 전시장을 둘러봤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처음으로 선보인 독자 공간 ‘신세계 라운지’도 눈길을 끌었다. 스타들도 미술 나들이에 나섰다. 배우 배종옥, 채시라, 한소희, 정일우를 비롯해 모델 야노 시호와 이현이, 그룹 세븐틴의 디에잇 등이 전시장을 찾았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딸이자 혼성그룹 올데이 프로젝트 멤버인 애니도 모습을 보였다. 해외 미술계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장 미셸 오토니엘과 정도련 홍콩 M+ 예술감독 겸 수석 큐레이터 등이 현장을 찾았다. 올해 키아프의 공간 변화를 이끈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전시장을 돌며 관람객들과 만났다. 이배 작가는 조현화랑 부스에서 관람객들에게 직접 작품을 소개했다. 키아프 서울은 오는 6일까지, 프리즈 서울은 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다. 2026/09/02
[키아프리즈 2026] “불황 맞아?”…VIP 북새통, 수억원대 작품 줄줄이 팔렸다 “불황 맞아?” 2일 서울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한 ‘키아프 서울 2026’과 ‘프리즈 서울 2026’은 첫날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VIP 프리뷰인데도 일반 관람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우려했던 작품 판매도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관람객은 일찌감치 몰렸지만 판매 소식은 지난해보다 늦게 들려왔다. 수십억원대 초고가 작품이 잇따라 팔렸던 예년과 달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작품이 여러 부스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한국 작가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키아프에서는 유영국 작품이 먼저 움직였다. 국제갤러리는 유영국의 1979년작 ‘Work’를 6억~7억2000만원에 판매했다. 길성의 2009년작 ‘달항아리’는 5000만~6000만원, 김용익의 2023년작 ‘물감 소진 프로젝트 23-22: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는 약 2100만~2500만원에 팔렸다. 안규철의 2026년작 ‘미술 세계지도’는 2400만~2880만원, 2024년작 ‘세상에 있는 것들’은 300만~360만원에 판매됐다. 홍승혜의 2026년작 ‘Family’는 400만~480만원, 김영나의 2020년작 ‘Found Composition: 200219’는 약 160만~190만원에 거래됐다. 해외 전속 작가 작품도 잇따라 팔렸다. 줄리안 오피의 2025년작 ‘Katie II.’는 약 8500만~1억원에 구매자를 찾았다. 유리구슬 조각으로 유명한 장 미셸 오토니엘의 인기도 여전했다. 2026년작 ‘Sakura’는 약 6900만~8300만원, ‘Lampe Rose Mica’는 550만~660만원, ‘Lampe Alessandita Amethyste’는 500만~600만원에 각각 팔렸다. 갤러리현대도 판매가 이어졌다. 백남준은 3억~5억원대, 정상화는 4억~5억원대 작품이 여러 점 팔렸다. 김보희는 5000만~8000만원, 이우성은 2000만원대 작품이 여러 점 거래됐다. 김민정 작품은 1억5000만원대, 김성윤 작품은 4000만원대에 각각 한 점씩 판매됐다. 갤러리밈에서는 정정엽 작품이 2200만원, 권인경 작품이 2400만원에 판매됐다. 황호석 작품은 개막 전에 팔렸다. 올해 공간과 동선을 확 바꾼 키아프에도 개막부터 관람객들이 몰렸다. 상대적으로 발길이 뜸했던 B홀까지 북적였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장은 “올해 과감한 변화를 많이 시도했는데 관람객이 많이 온 걸 보니 다행”이라며 “컬렉터층이 갈수록 젊어지는 만큼 계속 혁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간 변화를 주도한 정구호 디렉터는 “페어는 사각지대가 없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특별전을 빌미로 관람객들이 구석구석 다 가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핵심은 관람객의 ‘순환’이다. 메인 동선을 명확하게 만들고 특별전과 휴게 공간을 곳곳에 배치해 전시장 안쪽까지 자연스럽게 발길이 이어지도록 했다. 특히 B홀에 마련된 F&B 플라자는 장터를 방불케 했다. 작품과 테이블이 뒤섞인 공간에는 커피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관람객들이 빼곡했다. 메이저 갤러리에 쏠리던 관람객을 전시장 전체로 흩어놓는 효과도 냈다. 3층 프리즈 서울에서도 판매가 이어졌다. 해외 갤러리들은 한국과 아시아 컬렉터들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첫날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으로는 타데우스 로팍의 아드리안 게니 작품이 꼽혔다. 판매가는 110만 유로, 약 17억원이다. 안토니 곰리의 조각도 75만 파운드, 알렉스 카츠 회화는 15만 달러에 각각 팔렸다. 타데우스 로팍은 “페어가 강하게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판매는 주로 한국 컬렉터에게 이뤄졌으며 말레이시아와 중국, 홍콩 등 아시아는 물론 일부 유럽과 미국 컬렉터들도 구매에 나섰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의 제임스 그린 어소시에이트 파트너는 “한국은 서구 작가에 대한 이해가 깊은 수준 높은 컬렉터층을 갖고 있다”며 “이 지역의 구매력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하우저앤워스에서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청동 조각 ‘Femme’가 60만 달러에 판매됐다. 로나 심슨의 대형 회화 두 점도 각각 42만5000달러와 40만 달러에 새 주인을 찾았다. 글래드스톤에서는 키스 해링 작품 10점이 한꺼번에 판매됐다. 작품당 25만 달러로 총 250만 달러, 약 35억원 규모다. 한국을 찾은 해외 컬렉터가 구매했다. 최근 별세한 구사마 야요이 작품에도 문의가 이어졌다. 오타 파인아츠가 내놓은 판화 10여 점 가운데 2~3점이 판매됐다. 프리즈에서도 한국 작가들의 거래가 활발했다. 서도호 솔로 부스를 선보인 리만머핀도 프리뷰 당일 상당수 작품을 판매했다. 구매자는 대부분 아시아 고객이었다. 레이철 리만 공동창립자는 “이 지역 미술시장의 지속적인 회복력과 깊이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STPI는 서도호의 2025년작 실 드로잉 ‘Breathing Home’을 22만 달러(약 3억원)에 판매했다. 학고재에서는 이준의 ‘송’이 1억5000만원, 송현숙 회화가 1억원에 팔렸다. 유리의 150호와 80호 작품 두 점도 모두 판매됐다. 채림은 출품작 4점 가운데 3점이 33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화이트큐브는 박서보의 말년 ‘묘법’ 2022년작을 약 4억1000만원에 판매했다. 조현화랑에서는 이배의 청동 조각 7점이 4만~14만 달러에 팔렸고, 숯 회화 한 점도 7만5000파운드에 판매됐다. 국제갤러리에서도 한국 작가들의 판매가 이어졌다. 하종현의 2021년작 ‘Post-Conjunction 21-512’가 약 3억5000만~4억2000만원, 박서보의 2022년작 ‘Ecriture No. 220611’이 약 3억5000만~4억1000만원에 판매됐다. 이기봉의 2026년작 ‘The Mystery Tour’는 약 1억7000만~2억원, 강서경의 2023~2024년작 ‘자리 #24-10’은 약 1억4000만~1억7000만원에 팔렸다. 갤러리현대에서도 고가의 한국 작가 작품이 여러 점 거래됐다. 이승택 작품은 약 2억3000만~8억5000만원, 김창열 작품은 약 2억4000만~15억원에 각각 여러 점 판매됐다. 프리즈에 처음 참가한 홍콩 솔루나 아트에서는 올해 로에베 공예상 수상 작가 박종진의 ‘Strata of Illusion_MOBGBBRY’가 4600만원에 팔렸다. 올해 프리즈가 새롭게 선보인 섹션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세기 비서구권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스포트라이트’에서는 현대 사진가 한영수의 작품을 선보인 백아트 부스가 붐볐다. 젊은 갤러리 16곳이 참여한 ‘포커스’에서는 파운드리 서울의 오묘초, 지갤러리의 우한나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됐다. 고가의 유명 작가에만 구매가 몰리지 않았다는 점도 첫날 시장의 특징이다. 현장 갤러리 관계자들은 “3040세대 컬렉터들의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미술을 관람하고 구입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점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불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 첫날 판매만으로 시장 회복을 말하기도 이르다. 다만 작품이 안 팔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거래는 시작됐다. 지난해처럼 수십억원대 초고가 작품이 잇따라 팔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작품이 여러 부스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유명 작가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움직였다. 전시장을 채운 관람객의 폭도 넓어졌다. 해외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3040세대 관람객도 부쩍 늘었다. 키아프·프리즈 관계자들은 이날 VIP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술시장 불황과 별개로 미술을 향유하고 작품을 사는 층은 넓어지는 모습이다. 작품이 팔리고 관람객까지 몰리면서 갤러리스트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다만 첫날의 온기가 실제 시장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남은 기간 지켜봐야 한다. 프리즈 서울은 오는 5일까지, 키아프 서울은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2026/09/02
[키아프서울 2026] 넓고 쾌적해졌다…“프리즈보다 볼 게 많네” “키아프가 이렇게 넓었나?”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키아프 서울 2026’ 전시장에 들어서자 지난해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부스 사이 시야가 길게 뚫렸다. 메인 통로에는 검은 카펫이 깔렸다. 복잡하게 얽혔던 동선도 한눈에 들어왔다. 같은 코엑스인데 전시장이 훨씬 넓어 보였다. 이날 먼저 프리즈 서울을 둘러본 뒤 키아프로 넘어온 관람객들 사이에서도 “프리즈는 작아진 것 같고 키아프는 커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 참가 규모만 놓고 보면 갑자기 몸집을 키운 것은 아니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키아프 서울에는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달라진 것은 공간을 쓰는 방식이다. 올해 키아프의 공간 변화를 주도한 정구호 디렉터는 “페어는 사각지대가 없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특별전을 빌미로 관람객들이 구석구석 다 가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핵심은 관람객의 ‘순환’이다. 메인 동선을 명확하게 만들고 특별전과 휴게 공간을 곳곳에 배치했다. 인기 갤러리 몇 곳만 둘러보고 빠져나가는 대신 전시장 안쪽까지 자연스럽게 발길이 이어지도록 했다. 특히 B홀에 마련된 F&B 플라자는 장터를 방불케 했다. 작품과 테이블이 뒤섞인 공간에는 커피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관람객들이 빼곡했다. 메이저 갤러리가 몰린 A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길이 뜸했던 B홀까지 활기가 번졌다. 정 디렉터는 “F&B를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게 하고, 다리 아프면 쉴 수 있는 광장을 만들어 오랫동안 키아프에 머무르게 하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홀 F&B 공간은 이날 오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다. 작품을 보던 관람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쉬고 다시 전시장으로 흩어졌다. 단순한 식음 공간이라기보다 사람을 붙잡아두는 ‘광장’에 가까웠다. 키아프 관계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관람객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수치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관람객 구성도 젊어졌다. 과거 유명 작가와 이른바 ‘블루칩’ 작품에 집중됐던 컬렉팅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정 디렉터는 “예전에는 투자 목적의 컬렉션이 많았다면 요즘 젊은 세대는 취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부모 세대가 좋아했던 블루칩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작가를 찾으면서 다양한 작가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갤러리들의 작품 구성에 직접 관여하기보다 관람객이 더 많은 작품을 만나도록 ‘판’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갤러리 한 곳 한 곳을 제가 어떻게 할 수는 없어요. 그 이외에 제가 할 수 있는 포장들을 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정 디렉터는 올해 키아프의 관람 포인트로 특별전과 신진 작가, VR 전시, ‘광장’처럼 꾸민 F&B 공간을 꼽았다. 특히 유명 작가만 좇기보다 각 갤러리 부스 곳곳에 숨어 있는 신진 작가를 찾아보라고 권했다. “유명한 작품만 보지 마시고 다양한 갤러리가 갖고 있는, 보지 못했던 독특한 작품들을 많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넓어지고, 쉬워지고, 오래 머물게 됐다. 불황 속 25주년을 맞은 키아프가 올해 꺼내든 카드는 화려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보는 방식’을 바꾸는 공간의 재설계다. 첫날만큼은 이 전략이 먹혀든 모습이다. 키아프 서울 2026은 서울 코엑스에서 오는 6일까지 열린다. 2026/09/02
서해미술관서 현대회화, 파괴와 창조 기획전…'8~30일' 서해미술관은 8일부터 30일까지 현대회화 작가 9인이 참여하는 '현대회화, 파괴와 창조' 기획전을 갖는다고 밝혔다. 2일 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에서 파괴와 창조가 어떻게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정태궁 관장을 비롯해 ▲고성희 ▲박삼칠 ▲이경우 ▲이상록 ▲이은우 ▲임재광 ▲장규돈 ▲황선익, 총 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회화를 중심으로 유리, 도조, 옻칠, 목판, 혼합매체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각기 다른 조형 세계를 보여준다. 관람객은 서로 다른 작업 방식을 가진 이들 작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보고 현대회화가 전통적인 재료와 형식의 경계를 어떻게 넘어 새로운 표현으로 확장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다. 12일 오후 1시에는 이번 기획전 연계행사로 이경교 시인·명예교수가 '현대성, 파괴와 창조' 특별강연도 펼칠 예정이다. 이 교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창조적 변화가 중심이 아닌 변방과 경계에서 어떻게 시작돼 왔는지를 설명한다. 이 교수는 또 미술관이 자리한 창리의 역사·장소성에도 주목해 현재까지 지역에 남아 있는 지명과 역사를 바탕으로 변방이 지닌 자유와 파격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이를 전시 주제와도 연결한다. 정 관장은 "이번 전시와 특강은 '중심과 변방', '전통과 혁신', '파괴와 창조'라는 서로 다른 개념 사이에서 새로운 예술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라며 "현대미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9/02
전 세계 미술 작품이 한 자리에… 키아프·프리즈 서울 개막 [뉴시스Pic]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6'과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6'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 개막했다. 2002년 한국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로 출범한 키아프는 올해 ‘공존(Coexistence)’을 주제로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국내 127개, 해외 48개 갤러리다. 이 가운데 20개 갤러리가 처음 참여한다. 프리즈 서울은 이날부터 5일까지 4일간 코엑스 C·D홀에서 개최되며, 30개국 133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2026/09/02
[키아프서울 2026] 호리아트스페이스 첫 참가…김남표 '꽃 그림' 눈길 “어떤 사람은 제 꽃이 전투적이라고 해요. 꽃은 샤방샤방해야 하는데 말이죠.” 제주의 초록풍경과 바다, 백호를 그려온 김남표(56)가 이번에 새롭게 꽃을 들고 나왔다.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키아프 서울 2026’에서 호리아트스페이스는 김남표 솔로 부스를 선보였다. 키아프에 처음 참가한 호리아트스페이스의 첫 선택이 김남표다. 김남표에게도 8년 만의 키아프 무대다. 이번에 선보인 신작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연작이다. 김남표가 꽃을 본격적으로 그려 아트페어에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5.5x97cm 크기 'Memento Mori#18' 가격은 2800만원이다. 하지만 그의 꽃은 화사한 정물화와는 거리가 멀다. 활짝 핀 꽃 옆에서 꽃잎은 시들고 떨어진다. 김남표는 “꽃이 실제로 이삼일 만에 떨어진다”며 “정물이지만 야외에서 풍경을 그릴 때처럼 그 현상을 그리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은 제 꽃이 전투적이라고 한다”며 “나한테서 꽃이 어떻게 나올까 나도 궁금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생화를 직접 사서 화병에 꽂아놓고 그 변화를 지켜보며 작업한다. 몇 시간 만에 형태가 달라지고 만개한 꽃이 낙화하는 과정까지 화폭에 옮긴다. 고정된 정물을 그린다기보다 변화하는 풍경을 그리는 셈이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메멘토 모리 역시 여기서 나왔다. 화려하게 만개한 순간은 동시에 소멸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전의 시든 해바라기와 늙은 사자 연작에서 이어지는 문제의식이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키아프 서울에는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국내 갤러리 127곳과 해외 갤러리 48곳이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 코엑스에서 오는 6일까지 열린다. 2026/09/02
[현장]50주년 MCM, '한국 예술'에 꽂혔다…김해리 "새로운 창작 계속할 것" 글로벌 럭셔리 패션하우스 MCM이 브랜드 50주년을 맞아 한국 현대미술과의 접점을 넓힌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예술과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MCM HAUS를 활용하고, 국내 신진 작가를 발굴해 브랜드의 정신적 가치를 알린다는 전략이다. MCM은 2일 서울 강남구 MCM HAUS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창옥 작가의 개인전 '김창옥: 당신의 위로'를 공개했다. 이번 전시는 프리즈 위크 서울 2026 개막에 맞춰 마련했다. 김해리 MCM 대표는 "브랜드 상품만 소비하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점과 목표가 고객과 맞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그 브랜드를 기억하게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MCM HAUS에 대해서도 "판매만을 위한 공간도, 전시만을 위한 공간도 아니다"라며 "다양한 목적과 문화적 활동으로 교류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 작가로 김창옥을 선정한 것도 이러한 브랜드 전략의 연장선이다. 김 대표는 "올해가 MCM의 50주년인데 우연히 김창옥 작가의 전시를 보게 됐다"며 "옻이라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를 가지고 굉장히 꾸준하고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에서 열정과 진정성을 느꼈고 작품 자체가 주는 매력도 컸다"고 말했다. MCM이 주목한 것은 김 작가의 작품에 담긴 '시간의 가치'다. 옻칠은 한 번에 완성되는 작업이 아니라 여러 차례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김 대표는 이를 두고 "인스턴트적인 것이 아니라 금전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성과 시간, 노력의 가치에 주목했다"며 "순수한 열정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옻을 단순한 전통 공예 소재가 아닌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K-콘텐츠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옻이라는 소재 자체가 K-콘텐츠로서 굉장히 중요하다"며 "동아시아에서 오랜 시간 활용돼 왔지만, 이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김창옥 작가처럼 옻 자체의 물성과 아름다움에 집중해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내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번 전시를 MCM이 추구하는 '차세대 럭셔리'의 방향성과도 연결했다. 그는 "좋은 상품들이 많지만 이제는 MCM이 가진 정신적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며 "누구나 하는 것을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석 같은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MCM의 전략 중 하나"이라며 "이를 통해 지난 50년처럼 앞으로의 50년도 새로운 시도와 창작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CM과 김 작가의 향후 협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해리 대표는 김 작가의 작품을 본 독일 MC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시 관심을 보이며 협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전시를 앞두고 독일에서 온 MC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시 옻의 아름다움에 놀랐다"며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김창옥 작가와의 제품 협업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MCM은 '프리즈 위크 서울(Frieze Week Seoul) 2026' 개막에 맞춰 오는 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청담동 MCM HAUS에서 김창옥 작가의 첫 개인전 김창옥: 위로의 흔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옻을 매개로 상처와 실패, 기다림과 노동의 시간을 표현한 작품을 비롯해 신작 울다와 선 없는 선 등을 선보인다. 전시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MCM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국내 예술가와의 협업을 비롯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지속 확대하며 브랜드의 문화적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2026/09/02
[프리즈서울 2026] 가고시안 허스트 인기… ‘땡땡이’ 가격은 47만5000달러 세계적인 메가 갤러리 가고시안의 데이미언 허스트 솔로 부스도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대형 스폿 페인팅 앞에는 작품을 보려는 컬렉터와 관람객들이 몰렸다.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 2026’에서 가고시안은 허스트의 대표 연작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솔로 부스를 꾸렸다. 부스 앞에 선보인 땡땡이 연작의 출품가는 47만5000달러(한화 약 6억5000만원)다. 가고시안은 1980년 래리 가고시안이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갤러리 중 하나다. 뉴욕, 런던, 파리, 홍콩 등 세계 주요 미술도시에 전시 공간을 운영하며 데이미언 허스트, 게르하르트 리히터, 무라카미 다카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소개해왔다. 한국에는 아직 지점을 두고 있지 않다. 한편 제5회 프리즈 서울에는 30개 국가 및 지역에서 13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2026/09/02
쇼핑 공간 넘어 미술관으로…백화점, '아트 마케팅' 고객 발길 붙잡는다 여름 도심 속 피서지로 역할하던 백화점들이 가을을 맞아 미술관 또는 전시관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미술계 주요 행사가 열리는 시기 저마다 문화예술 행사들을 앞다퉈 진행하면서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리테일 아트 플랫폼'을 목표로 하는 롯데백화점은 한 달 간 디자인과 예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더콘란샵 공간 프로젝트(TCS Space Project)'를 진행한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컬러(Color)'와 '모노크롬(Monochrome)' 두 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과 사진작가 다이도 모리야마(Daido Moriyama)의 작품 세계를 연이어 선보인다. 본점 외관이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더콘란샵 강남점에서는 팝업도 진행된다. 이달 23까지는 '롯데아트위크'도 진행 중이다.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에서 총 6개 전시를 선보인다. 회화부터 조각, 사진, 디자인까지 장르를 넓혀 일상적인 쇼핑 공간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본점 2~6층 쇼핑 동선에서는 '취향의 수집'을 주제로 김환기, 박서보 등 한국 미술 대가 13인의 대표작과 김옥, 전형호 작가의 조형물 등을 전시한다. 전시 기간 롯데백화점몰에서는 아트 전문 브랜드 '프린트 베이커리'와 협업해 전시작을 비롯한 아트 포스터 등 굿즈를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강남점에 정식 갤러리 공간을 열고 문화·예술 콘텐츠를 강화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중층(1M층)에 신규 갤러리 공간을 개관하고, 첫 전시로 한국 단색화 1세대로 꼽히는 최명영 작가의 개인전 '평면조건'을 진행하고 있다. 9일까지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본점 더 헤리티지는 도심 속 문화예술 플랫폼을 표방하며 사진전, 미디어아트, 공예전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는 숯을 활용한 설치 작품으로 유명한 박선기 작가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옥상에는 남산을 배경으로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들의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조각공원 '트리니티 가든'을 조성돼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Korea International Art Fair)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이날부터 6일까지 열리는 행사 기간 코엑스 현장에 우수고객 전용 VIP 라운지를 운영할 예정이다. 다음달 말까지는 전국 주요 점포에서 대규모 아트 테마 행사 ‘2026 더현대 아트스테이지’도 진행한다. 더현대 아트 스테이지는 회화, 판화, 조각,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행사다. 압구정본점, 목동점 등에서는 한국 작가 10인이 참여하는 특별 기획전이 열린다. 더현대 서울 등 전국 10개점에서는 12개 전시·공연과 70여개 예술 강좌가 진행된다. 판교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는 11월 1일까지 어린이 상상력 키우는 사진 전시 '사진세계'가 열리고, 더현대 서울 복합문화공간 알트원(ALT.1)에서는 11월 3일까지 뱅크시, 스틸히어 전시가 진행된다. 킨텍스점 문화홀과 하늘정원에서는 5일과 6일 양일간 서울 발레단, 고양시티발레단 공연도 열린다. 다양한 전시 행사 등을 마련하는 백화점들은 고객의 방문과 늘어나는 체류 시간이 구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는 만큼 가을 굵직한 미술 이벤트들과 맞물린 행사들이 잇따를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경험 가치'에 있다"며 "뱅크시 같은 거장의 작품을 보러 백화점에 오고, 자녀와 함께 미술관 프로그램을 즐기는 일 자체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