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앵 잘레·코헤이 나와 협업 3부작 한국 상륙 무용, 시각예술, 패션, 음악 등 장르를 넘나들며 협업해 온 세계적인 현대무용가와 현대미술가의 작품 3편이 국내 무대에 오른다. GS아트센터는 동시대 대표 예술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예술가들' 시리즈로 벨기에-프랑스 출신 안무가 다미앵 잘레와 일본의 조각가 코헤이 나와의 협업작 세 편이 오는 24~28일 공연된다고 3일 밝혔다. 두 예술가는 무용, 시각예술, 패션, 음악 등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으로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창작자이자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아온 스타 예술가다. 다미앵 잘레는 현대무용계와 대중문화가 동시에 주목하는 안무가다. 원초적 신체 에너지를 독보적 무대 언어로 표현해왔다. 파리오페라 발레단, 사샤 발츠 무용단 등 세계 유수 무용단과의 작업은 물론 팝스타 마돈나, 라디오 헤드 톰 요크, 시각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분야별 거장들과 협업했다. 최근 애플 '에어팟 광고',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를 비롯해 공개 2주 만에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한 뮤직비디오 제너레이션의 '스톰'(2026) 등에서 안무를 맡으며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코헤이 나와는 박제된 사슴 위에 크리스털 구슬을 입힌 '픽셀(PixCell)'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의 현대미술가다. 디지털 시대에 기술과 인간의 인지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조각, 회화, 영상 등 여러 매체를 통해 구현해왔다. 두 예술가의 인연은 2013년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전시된 코헤이 나와의 '거품 Form'에서 출발했다. 이후 10년간 두 예술가는 '베셀 Vessel'(2016), '플래닛(방랑자)'(2021), '미스트 Mist'(2022), '미라지 Mirage'(2025)를 선보이며 무용과 시각예술이 하나로 융합되는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예술가들'에서는 이들의 대표 협업작 '플래닛(방랑자)'을 24~26일, '미스트'를 28일 국내 초연하고, 최신 협업 프로젝트 '프리즘'을 28일 최초 공개한다. '플래닛(방랑자)'는 몸과 물질의 가능성을 탐구해 온 다미앵 잘레와 코헤이 나와의 협업이 집약된 대표작이다. '플래닛(행성, planet)'의 어원인 고대 그리스어 '방랑자'에서 착안한 이 작품은 거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방랑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속성을 그린다. 작품의 출발점은 쓰나미 흔적이 남아 있던 일본의 항구 도시 이시노마키에서 진행된 워크숍이다. 진흙에 발을 고정한 채 춤을 추던 무용수들의 모습은 혹독한 자연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생명력을 일깨우며 작품의 영감이 됐다. 무용과 미술의 경계를 벗어나 독창적 무대 언어를 선보이는 '플래닛(방랑자)'는 관객을 살아 움직이는 작품속으로 초대한다. 2021년, 파리 샤이요 극장 초연 이후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ITA),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 등 주요 페스티벌과 극장을 투어 중인 작품으로 24~26일 GS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된다. 잘레는 한 인터뷰에서 "코헤이 나와와 함께하는 작업의 본질은 '총체적 경험'"이라며 " 안무, 인간, 재료를 구분 짓는 대신 관객이 경험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스트'(2021)는 다미앵 잘레와 코헤이 나와가 세계적인 현대무용단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1)와 협업해 선보인 댄스필름이다. '베셀'과 '플래닛(방랑자)'에 이은 두 예술가의 세 번째 협업작이다. 네덜란드의 짙은 안개 풍경에서 영감받은 '미스트'는 '안개'를 모티브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순환을 그려낸다. 코헤이 나와는 '포그'를 이용해 불, 화산, 폭포, 구름, 강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하고, 다미앵 잘레는 그 자연에 직면한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을 18명의 무용수들의 통해 표현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푸마토' 기법을 연상시키는 라히 레즈바니의 영상 연출은 숭고한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네덜란드 댄스 페스티벌, 비엔나 인펄스 탄츠 페스티벌, 그리스 오나시스 스테기 등 세계 유수 페스티벌과 극장에서 상영된 작품으로 28일 오후 5시 국내 초연된다. '프리즘'은 GS아트센터와 코헤이 나와의 창작 플랫폼 '샌드위치'(SANDWICH)가 공동제작했다. '픽셀'과 더불어 코헤이 나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프리즘' 연작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프리즘 시트를 부착한 두 개의 상자 속 무용수들의 신체가 관람자의 시선과 각도에 따라 변형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관객은 무용수의 실재하는 몸과 프리즘이 만든 허상 사이를 오가며 디지털 시대 인간의 지각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무대 위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관람하는 이번 쇼케이스는 회당 80명의 관객들에게만 공개되며, 28일 오후 3시 및 7시 GS아트센터에서 초연된다. 2026/06/03
무쓸모의 감동…송명진 개인전 'otherland' "예술은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에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화가 송명진(53)이 효율과 목적 중심의 세계 바깥에 존재하는 인간 내면의 풍경을 그린 개인전 'otherland'를 연다. 갤러리퍼플은 오는 12일부터 7월 25일까지 송명진 개인전 '/otherland/를 개최한다. 전시 제목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닫는 태그(closing tag) 형식에서 착안했다. 꺾쇠괄호()와 슬래시(/)가 결합된 는 문장의 마침표처럼 그 안의 텍스트가 완결되었음을 의미하는 코딩 기호다. 'otherland'는 세상 바깥의 또 다른 세계이자 드러나지 않은 여백의 영역을 뜻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 내면에 존재하던 기억과 감각, 설명되지 않는 감정과 생각들이 작품이라는 형태로 세상 안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송명진의 화면에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닮은 기묘한 형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뛰고 흔들리며 서로 얽힌 채 무리를 이루고, 불안정한 균형 속에서 어딘가를 향해 나아간다. 개별성이 지워진 존재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의 목적과 쓸모를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서로 다른 존재와 상황들이 얽히며 만들어내는 풍경에 주목한다.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효율과 기능 중심의 질서 밖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가능성을 탐색한다. 송명진은 "작가는 쓸모없는 일에 자신도 모르게 인생을 걸어버린 사람들"이라며 "예술에는 목적이 없지만, 목적없음과 쓸모없음을 추구할 자유가 있다"고 했다. "작가는 여백에 산다.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을 드러나게 하고 세상의 경계를 바깥으로 밀어내는 존재다." 이번 전시는 효율과 생산성이 삶의 기준이 된 시대에, 쓸모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인간을 어떻게 지탱하는지 되묻는다. 작가가 말하는 'otherland'는 현실 바깥의 장소가 아니라, 아직 이름 붙지 않은 감정과 가능성이 머무는 내면의 여백에 가깝다. 송명진은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현재 갤러리퍼플 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6/06/03
1987년 6월, 그 거리의 사람들…조문호 사진전 1987년 민주항쟁의 기억은 역사책 속에 남아 있지만, 조문호의 사진은 그 거리에 서 있던 사람들을 먼저 불러낸다. 사진가 조문호가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기록한 흑백사진 30여 점을 선보이는 사진전 '1987'을 오는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종철 열사 추도식부터 6월항쟁, 이한열 열사 장례식, 12월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1987년을 관통한다.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필름을 다시 꺼내 선보이며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생생하게 복원한다. 조문호는 당시 현장을 누비던 언론사 사진기자들과는 다른 시선을 택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나 극적인 장면보다 버스 창문 너머로 시위대에 박수를 보내는 시민, 길가에서 항쟁을 응원하는 아주머니, 최루탄 연기 속 일상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그의 사진은 민주항쟁을 거대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하기보다 거리에서 숨 쉬고 울고 웃었던 시민들의 감정과 표정을 담아낸다. 민주주의가 어떻게 일상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현재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조문호는 권력과 재력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현장 중심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지속해 왔다. 대표작으로 '청량리 588', '1987', '동자동 쪽방촌' 연작 등이 있다. 작가는 "사진기자들이 지나치는 사소한 것들도 누군가는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1987년 민주항쟁은 꼭 기록해 둬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6월항쟁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부당한 권력에 다시 눈감지 않기 위해서"라며 "상기하자 6·25를 상기하자 6월항쟁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민주화운동을 박제된 역사책 속 사건이 아니라,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거리를 지켰던 시민들의 살아 있는 기억으로 되살린다. 40년 전 사진 속 박수 치던 시민들은 오늘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묻고 있다. 2026/06/03
팔공산의 과거·현재·미래 담은 사진전, 5일까지 열린다 국립공원공단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대구지방보훈청과 함께 '팔공산국립공원 사진전'을 오는 5일까지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사진전은 지난달 팔공산국립공원 자생식물원에서 진행된 보훈대상자 웨딩사진 촬영 프로그램의 연계 행사로 마련됐다. 전시에는 전쟁으로 황폐했던 과거 팔공산의 모습과 6·25 전쟁 등의 이유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던 보훈대상자들의 '숲 결혼식' 사진이 소개된다. 또 팔공산국립공원의 미래 모습을 담은 그림도 함께 전시된다. 팔공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는 3일까지 팔공산 케이블카 매표소 앞에서, 4일부터 5일까지는 정부대구합동청사 내 대구지방보훈청 로비에서 열린다. 설정욱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장은 "팔공산국립공원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보훈대상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공간이 돼 뜻깊다"고 말했다. 2026/06/02
삼원갤러리 재개관…박론디·양하 2인전 '슬픔은 설탕 맛' 현대인이 소비하는 욕망과 슬픔,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폭력을 달콤하고 탐미적인 시각 언어로 풀어내는 젊은 작가 2인전이 열린다. 서울시 광진구 천호대로 삼원갤러리가 재개관전으로 박론디·양하 2인전 '슬픔은 설탕 맛(Sadness Tastes Like Sugar)'을 오는 12일부터 7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박론디(31)의 '응축된 욕망'과 양하(32)의 '희석된 슬픔'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한다. 박론디는 자신을 '욕망의 파편을 수집하는 시각 제작자(Visual Crafter)'로 정의한다. 자본주의 사회 속 욕망을 채집해 회화와 텍스타일, 세라믹 등 다양한 매체로 구현하며, 결핍과 갈망의 감정을 물성으로 치환한다. 작가의 사적 기억에서 비롯된 사물들은 귀엽고 화려한 오브제로 재탄생해 욕망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양하는 우리 곁에 편재하는 폭력과 재난, 슬픔의 이미지를 파스텔 색조의 회화로 변주한다. 폭발이나 눈물처럼 휘발되기 쉬운 비극의 순간을 얇은 레이어로 적층하며, 현대 사회가 고통을 소비하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박론디는 영국 브라이튼대학교와 바젤 응용과학예술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2023년 프리즈 서울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 선정됐다. 양하는 이화여자대학교와 네덜란드 프랭크 무어 인스티튜트를 졸업했으며, 2023년 OCI 영 크리에이티브로 선정됐다. 두 작가는 국내외 주요 전시를 통해 동시대 젊은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삼원갤러리는 삼원페이퍼가 설립한 현대미술 갤러리로, 2021년 개관 이후 다양한 동시대 미술을 소개해 왔다. 올해 기존 5층 공간에서 1층으로 이전해 재개관했으며, 재료와 이미지, 감각과 개념 사이의 유기적 관계를 탐구하는 전시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6/06/02
올해 거점도시는 충남 부여…'2026 공예주간' 19일 개막 국내 최대 규모의 공예 축제 '2026 공예주간(Korea Craft Week 2026)'이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전국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이 주관하는 공예주간은 공예를 보고, 사고, 만들고, 향유할 수 있는 전국 단위 문화축제다. 올해는 지방선거 일정에 따라 예년보다 한 달 늦게 개최된다. 2018년 시작해 올해 9회를 맞는 공예주간은 지역 공예문화 콘텐츠를 발굴·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거점도시로는 충남 부여가 선정됐다. 백제문화재단이 제안한 '공예로 머무는 부여'는 부여군 규암면 123사비공예마을 일대에서 19일 개막한다. 전시와 마켓, 교육 프로그램,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공예마을형 축제로 운영되며, 지역 작가 공방을 중심으로 공예와 여행, 슬로우 라이프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세종·공주, 부산·울산, 전주·고창, 제주·서귀포, 칠곡·구미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도 권역별 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세종·공주 권역에서는 세종수목원에서 금강 자생식물을 활용한 생태 공예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에서는 감귤박물관 일대에서 제주 공예작가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파치마켓'이 열린다. 전주·고창 권역에서는 전통공예와 지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예롭게, 거닐다'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공진원이 지원하는 전국 공예창작지원센터와 공예오픈스튜디오에서도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오픈스튜디오, 체험행사 등 23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완주에서는 한옥마을 공예 체험과 캠핑을 결합한 '완주 캠핑위크'가, 창원에서는 무형유산 보유자들의 작품전 '장인의 공간'이 열린다. 또한 전국 220여 개 공방과 편집숍, 플리마켓, 박물관, 대학 등이 '공예주간 프렌즈'로 참여해 전시와 판매,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김경배 공진원장은 "지역 고유의 공예 자원과 다양성을 결합해 누구나 공예를 향유할 수 있는 축제를 마련했다"며 "공예를 통해 지역의 일상문화를 새롭게 만나고 즐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예주간 프로그램과 일정은 공식 누리집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6/06/02
유영국 닮은 듯 다른 아우라…남궁솔 '파랗고 일렁이는' 유영국을 닮은 듯하지만 어딘가 다르다. 공기와 온도, 색채가 뒤섞인 화면에는 작품마다 강렬한 아우라가 감돈다. 독일 라이프치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 남궁솔이 국내 첫 개인전 '파랗고 일렁이는(Blue and Waving)'을 서울 한남동 디아컨템포러리에서 개최한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산과 바다, 노을과 하늘을 소재로 하지만 실제 풍경의 재현보다 기억 속에 남은 빛과 색의 잔상을 탐구한다. 남궁솔의 그림은 언뜻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특정 장소를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산과 바다, 노을과 하늘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실제 풍경이라기보다 시간이 흐른 뒤 기억 속에 남은 빛과 색의 흔적에 가깝다. 작가는 시야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감각 안에 남아 있는 색의 온도와 공간의 흔들림을 화면 위에 불러낸다. 이번 전시에는 '동해', 'Sun Setting(강릉)', 'Bird Trilling', 'In the Dolomites' 등 신작이 출품됐다. 작품 속 풍경은 구체적인 장소를 암시하면서도 동시에 추상적 색면과 공간으로 해체되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회화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의 화면에는 독일 표현주의와 미국 추상회화, 한국 근현대 회화의 영향이 함께 스며 있다. 독일 유학 시절 접한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를 비롯해 엘스워스 켈리, 윌렘 드 쿠닝, 클리포드 스틸 등의 색채 감각, 그리고 유영국과 윤형근의 절제된 공간성이 회화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춘천에서 성장한 작가는 강원도의 산세와 자연 속에서 경험한 감각적 기억을 작업의 중요한 원천으로 삼고 있다. 특히 속초 동명항에서 바라본 동해의 풍경은 이번 전시의 주요 모티프로 등장한다. 그는 반복적으로 밀려왔다 사라지는 파도의 움직임 속에서 "큰 바다를 눈에 심어 놓으면 자잘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감각을 얻었다고 말한다. 남궁솔은 자신의 회화를 "확실하게 불확실한 감각을 잡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알고 시작해도 작업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하고 흐려지며, 모든 과정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화면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시 제목 '파랗고 일렁이는'은 이러한 회화 세계를 함축한다. 'Blue'가 감각의 깊이와 정서를, 'Waving'이 흔들리는 시간과 기억의 흐름을 의미한다. 작가의 그림은 명확한 결론보다 사라진 풍경의 잔상과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감각 사이를 떠돌며 관람자를 천천히 머물게 한다. 한편 디아컨템포러리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14년간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해온 갤러리 휴(Huue)가 사명을 변경한 공간이다. 지난달 서울 한남동으로 이전했으며, 동시대 미술의 다층적 흐름과 작가·작품·관람객 간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2026/06/02
선물로 보는 우정…내일부터 한·프 수교 140주년 특별전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과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공동 특별전 '선물과 기록, 한국-프랑스 우정의 140년'을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1886년 6월 4일 조불(朝佛) 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시작된 양국 외교 역사의 첫 발자취를 조명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온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정상 간 교환한 선물로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우리나라 정상이 받은 선물뿐 아니라 주한 프랑스 대사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프랑스에서 소장하고 있는 선물도 함께 전시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시는 이달 3일부터 8월 2일까지 두 달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먼저 선보인 뒤 8월 14일부터 9월 13일까지 한 달간 대통령기록관으로 자리를 옮겨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시대별 흐름에 따라 총 5부로 구성된 전시 중 1부 '조선과 프랑스의 만남'에서는 1851년 비금도에 표류한 프랑스 포경선 '나르발호' 선원들의 구출을 위해 만난 프랑스 외교관과 조선 관원의 우호의 증표로 전해진 '옹기주병'이 전시된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들이 저술한 최초의 근대적 한국어-외국어 사전인 '한불자전' 등도 볼 수 있다. 2부 '조불수호통상조약의 체결과 동행의 시작'에서는 한국과 프랑스에 각각 소장된 조약 관련 문서와 수교 이후 양국 공사 관련 자료, 조약 체결 결과 조선 내 선교가 자유로워지면서 발전한 천주교 관련 유물 등이 전시된다. 3부 '조선 국왕과 프랑스 대통령의 선물 교환'에서는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고종 황제에게 증정한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과 이에 대한 고종 황제의 답례품인 '청자 대접' 등을 통해 당시의 외교 정취를 느낄 수 있다. 4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프랑스의 연대'에서는 일제 강점기에도 이어진 한국과 프랑스의 연대를, 5부 '이어지는 우정, 대한민국과 프랑스'에서는 은제 그릇, 도자기, 소반 등 양국 대통령이 주고받은 다양한 선물과 서한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전시에 앞서 이날 오후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김민재 행안부 차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 행사와 환영 리셉션이 열릴 예정이다. 2026/06/02
"한옥은 지금도 갱신한다"…사진가 이동춘 '원형이정' 22년 동안 전국의 한옥과 종택, 서원과 제례 현장을 기록해온 사진가 이동춘이 한옥에 스며 있는 삶의 질서와 기억을 조명한 사진전을 연다. 오는 9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22에서 열리는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읽는, 한옥'은 한옥을 단순한 전통 건축물이 아닌 시간과 윤리, 공동체의 기억이 축적된 공간으로 바라보는 전시다. 전시 제목에 담긴 원형이정은 '주역'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시작(元)과 펼침(亨), 이로움(利), 바름(貞)의 생성과 순환 원리를 뜻한다. 작가는 집이 터를 잡고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 사랑채와 대청마루를 통한 소통, 부엌과 곳간에 담긴 생활의 지혜, 사당과 제례를 통해 이어지는 기억과 윤리의 계승 과정을 이 네 가지 흐름으로 해석했다. 전시에는 안동을 비롯한 영남 지역 종택과 서원, 제례 현장 등을 기록한 사진 30여 점이 소개된다. 병산서원, 도산서원, 후조당, 동암종가 수졸당, 창덕궁 낙선재 등 한국 전통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공간들이 작가의 시선으로 재구성됐다. 특히 세월을 견딘 기둥과 마루, 빛과 그림자, 반복된 노동과 의례의 흔적을 통해 건축의 외형보다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삶의 태도에 주목한다. 이동춘 작가는 "한옥은 남아 있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스스로를 갱신하며 살아 있는 구조"라며 "한옥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무엇을 이어가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6/02
광주비엔날레, 첫 예술감독 공개 공모…30년 만에 추천제서 전환 광주비엔날레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예술감독 공개 공모제를 도입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028년 개최 예정인 제17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를 총괄할 예술감독을 공개 모집한다고 1일 밝혔다. 창설 이후 30년간 유지해온 추천제 중심 선임 방식에서 벗어나 공개 공모제로 전환하는 첫 사례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소수의 추천위원이 추천한 후보군을 중심으로 선임돼 왔다. 재단은 창설 30주년을 맞아 광주정신과 비엔날레의 역사적 자산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예술감독 선임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공개 공모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독 개인의 명성보다 전시의 비전과 내용, 기획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모는 국적과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국내외 전시기획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단독 지원뿐 아니라 2인 이상의 공동 예술감독 체제로도 지원할 수 있으며, 국내외 전문가 간 협업 형태의 지원도 가능하다. 재단은 민주·평화·인권의 광주정신을 예술적으로 구현하고 새로운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안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선도할 역량 있는 국내외 전시기획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제17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공모 접수는 오는 8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된다. 지원자는 지원서와 전시계획 제안서, 포트폴리오 등 관련 서류를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제출해야 한다. 재단은 8월 중 서류 심사를 진행한 뒤 9월 중 전시계획안 프레젠테이션과 인터뷰 심사를 거쳐 최종 1인 또는 1개 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 결과는 10월 중 발표된다. 한편 제17회 광주비엔날레는 2028년 개최될 예정이다. 공개 공모를 통해 선임되는 첫 예술감독이 광주비엔날레의 새로운 30년을 이끌게 된다. 자세한 공모 내용은 광주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