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문화회관, 우수 청년 작가 발굴 'The 3column' 공모 대구 서구문화회관이 우수 청년 작가 발굴을 위한 'The 3column전' 공모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The 3column전 공모는 평면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우수 청년 작가들이 서구문화회관 전시실의 공간적인 특성에 따라 작품을 전시하는 사업이다. 신청은 만 39세 이하의 청년 예술가 3명이 1팀을 구성해 접수해야 한다. 총 5팀(총 15인)을 선정해 전시보상금으로 팀당 300만원을 지급한다. 전시 도록 및 홍보물도 지원한다. 황영희 서구문화회관 관장은 "창의성과 혁신, 역동성과 에너지 넘치는 작품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우수 청년 작가들이 많이 참여해 관객에게 새로운 전시 문화를 소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05/02
'구미생활문화센터' 시범 운영…6월 말 개관 경북 구미시는 생활문화 거점 공간인 '구미생활문화센터'를 오는 13일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구미생활문화센터는 78억원을 들여 옛 도심인 원평동 구미초등학교 맞은편 1091㎡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난해 11월 중공됐다. 휴게실, 방음연습실(드럼, 전자피아노), 미술공작소, 동호회연습실, 다목적실, 작은도서관, 야외 데크 등의 시설을 갖췄다. 이 센터는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공간 대여, 구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생활문화 동아리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된다. 동아리 커뮤니티 활성화 등 시민의 문화적 감수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는 6월 말 정식 개관에 앞서 오는 13일부터 31일까지 시범운영을 통해 미흡사항을 확인하고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센터 누리집 또는 전화(054-480-6625)로 문의하면 된다. 2024/05/02
오성환 시장, 국제e-모빌리티 엑스포서 전략 발표 제11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특별 세션 세미나에서 오성환 당진시장이 1일 시 모빌리티 현황과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3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에서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서 오 시장은 이날 ‘한국드론 최고 기술 투자 및 수출 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시 청사진을 밝히고 국내외 드론전문가의 토론을 들었다. 이날 오 시장은 ▲활력 있는 당진 경제 ▲수소도시 조성사업 ▲모빌리티 혁신지역 계획 ▲당진시 드론사업지원센터 ▲당진 드론 물류 배송 ▲재난 대응 수소모빌리티 통합솔루션 구축 ▲E-모빌리티 제조기업 현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시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내비쳤다. 오 시장은 “우리 시는 기업혁신파크로 선정되면서 자동차산업 밸류체인 기업을 집적시킬 수 있는 모빌리티 혁신파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충남 최초 수소도시에 선정돼 모빌리티 사업 발판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당진시의 모빌리티 산업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진 기업혁신파크는 시와 SK렌터카㈜가 송악읍 일원 50만㎡ 부지에 2030년까지 2980억원을 투입, 복합물류단지, 모빌리티 혁신복합단지 등 자동차산업 밸류체인 기업을 끌어 모으는 모빌리티 혁신파크다. SK렌터카는 총 3단계로 나눠 1단계 전국 10여개의 물류센터를 통합한 통합물류센터 조성 등을 추진하고 2단계 창업보육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복합센터 조성, 3단계 문화체험 공간, 자동차 브랜드 체험관을 만든다. 시는 이번 엑스포 기간 아이엔항공, 선진정공, 패리티와 협력해 투자 상담, 해나루농특산물 홍보 부스 등을 운영한다. 오는 14일에는 드론산업지원센터를 개소한다. 2024/05/01
'찾아가는 비엔날레-느슨한 연대' 참가 접수…100곳 모집 한국도자재단이 17일까지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찾아가는 비엔날레-느슨한 연대'에 참여할 도내 문화예술 관련 거점시설·프로그램을 모집한다. 1일 한국도자재단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5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에서 열리는 우수 문화예술 콘텐츠를 '경기도자비엔날레'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연결하고 집중 홍보를 통해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와 경기도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모집 분야는 ▲미술관·박물관·갤러리·공방 등 문화 거점시설 ▲축제·전시·공연·강연·페어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 2개 분야로 50곳씩 모두 100곳 안팎이다. 도내 기관, 단체, 개인 등 도자·공예를 포함해 문화예술 콘텐츠를 운영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찾아가는 비엔날레' 협력 연대로 선정된 곳에는 공식 인증 마크 부여, 경기도자비엔날레 통합 입장권 제공, 온오프라인 비엔날레 지도 홍보물 제작 및 홍보 등이 지원된다. 우수 협력 연대로 선정 시 해당 거점시설 및 프로그램 내 비엔날레 참여 작가 초청 강연 지원과 비엔날레 기간 행사장 내 상영되는 홍보 영상물 제작 등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참가를 원하면 한국도자재단 누리집에서 참가신청서, 소개서 등 관련 서류를 작성해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타 문의 사항은 한국도자재단 비엔날레전시학술TF팀으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20여년간 이천, 여주, 광주 등 제한된 행사장에서 개최되던 경기도자비엔날레를 올해는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해 관계형 문화예술 행사로 진행된다"며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가 공공행사로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는 9월6일부터 10월20일까지 45일 동안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를 주제로 이천, 여주, 광주를 중심으로 경기도 곳곳에서 펼쳐진다. 2024/05/01
日 공포만화가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한국 온다 세계적인 공포만화 작가 이토 준지(Junji Ito)의 몰입형 체험전시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가 올 여름 한국에 상륙한다.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전시는 오는 6월15일부터 서울 홍대 LC타워에 있는 DUEX에서 열린다. 체험존(2개)와 원화존(1개)로 선보인다. 체험존에서는 실제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통해 마치 작품 속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복수를 테마로 이토 준지의 작품 ‘지붕 밑의 머리카락’, ‘장서환영’, ‘터널 괴담’, ‘토미에 : 사진’, ‘견디기 힘든 미로’ 다섯 작품을 통해 몰입감 넘치는 공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원화존에서는 이토 준지 작가의 대표작 '우즈마키'의 원화나 전람회를 위해 직접 그린 그림 등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자료들과 작품마다의 의미를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한편 이토 준지는 현재 공포만화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로 '토미에' '소용돌이' '소이치의 저주일기' '목매는 기구' 등 단편부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전 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국내에도 이토 준지 걸작집, 이토 준지 공포만화 콜렉션 등 만화책으로 출판되어 인기를 얻었고,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인기를 모았다. ‘이토 준지 매니악’이라는 타이틀로 제작된 20여 편의 애니메이션이 지난해 넷플릭스에 소개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2024/05/01
'죽은 자를 모신 항아리를 만나다'…마한박물관 '독널' 특별전 전북자치도 익산시 마한박물관이 '2024년 서동축제(5월 3~6일)' 개막에 맞춰 죽은 자를 위한 관으로 사용했던 항아리인 '독널'을 주제로 특별전을 개막한다. 금마 서동공원 내 마한박물관에서 오는 3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은 청동기시대부터 마한까지 독널 2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마한의 대표적 무덤 양식인 독널(甕棺)을 중심으로 청동기시대부터 마한까지 독널의 변천사를 살펴보고 과거 사람들의 분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청동기시대의 독널 ▲마한 성립기의 독널 ▲마한발전기의 독널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마한은 다른 시기보다 독널을 이용한 무덤이 많이 발견된다. 특히 익산 황등 율촌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대형독널을 통해 호남지역 대형 독널의 초기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마동 테니스공원 조성 부지에서 발굴된 마한의 독널도 전시된다. 이 유적에서는 마한성립기인 서기전 3~1세기부터 마한발전기인 3세기 이후까지 다양한 형태의 독널이 발견됐다. 또한, 특별전 전시 연계 체험으로 '희망 담은 솟대만들기' 체험 키트를 서동축제 기간인 5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20명씩 증정한다. 특별전은 익산에서 활발하게 제작된 독널과 그 변화상 등을 살펴보며 한(韓)문화의 중심지 익산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관련사항은 마한박물관(063-859-4627)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죽은 자의 영원을 생각해 제작된 단단하지만, 따스했던 공간과 그 속에 담긴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며 "독널을 통해 한(韓) 문화의 중심지 익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2024/05/01
'친남매 작가' 윤석남·윤석구 2인전…학고재, '뉴라이프' '여성주의 작가'로 유명한 윤석남(85)과 레디메이드’ 조각가 윤석구(77)의 2인전이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렸다. 미술계에서 보기 드문 친남매 전시로, 누이와 남동생이 미술을 시작한 후 70년 만에 마련된 뜻깊은 전시다. 예술 작업에 정진해 온 두 미술가의 다른 듯 닮은 작업을 살펴볼 수 있다. 윤석남은 조선시대 전설의 여류작가 허난설헌(1563~1589)의 생가에서 깨우침을 얻어, 생가에서 주운 나뭇가지에 조각도로 인물 형상을 새기고 붓으로 그려서 독자적인 조각을 제작했다. 어머니, 가족, 여성을 주제로 수많은 드로잉과 회화 작품을 선보였으며, 조각을 지속했다. 이 드로잉과 조각은 독자적 형식으로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과 의미가 체현되었기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윤석구는 버려진 나무에서 버려진 사물로 시야를 확장했다. 전통적인 나무 조각을 고수했던 윤석구는 어느 날 조각 재료를 구하다 쓸모 있는 나무는 (작가에 의해) 채택되며, 그렇지 않은 나무는 버려지는 사실을 깨닫고 개탄했다고 한다. 곧고 굵게 자라지 않아도 나무이거늘, 가늘고 퍼진 나무는 골라서 도륙하는 것은, 조각가의 작업 방식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예술가의 마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폐기물인 의자ㆍ소파ㆍ화장대ㆍ자전거ㆍ자동차에 천을 감쌌다. 버려진 사물을 찾아서 새 생명을 부여하여 재탄생시키는 작업 과정은 자본주의적 생산과 소비의 순환이 일으키는 생명, 생태, 환경의 파괴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윤석남은 해방 전 혼돈의 시대에, 만주에서 태어나 온갖 역경을 겪고 극복하여 여성으로 사는 삶의 의미를 찾았고, 그 의미를 미술로 표현했다. 윤석구는 인간과 대상(세계)이 화해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속박된 일상 사물의 구휼(救恤), 그것이 윤석구가 가는 길이다. 두 작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진혼가(鎭魂歌)가 흐른다. 학고재는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은 진혼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윤석남이 천착해 온 여성주의 예술의 진가는 배가되고 윤석구의 ‘레디메이드’ 혹은 ‘발견된 사물(found object)’의 의미는 증폭된다"고 소개했다. 회화 조각 총 110여점이 나온 전시는 5월25일까지 열린다. 2024/05/01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실학박물관 15주년 특별전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개관 15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를 30일 개막했다.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중 집필한 바다생물 백과사전 '자산어보'를 주제로 실학 정신을 조명하고, 글로만 쓰인 '자산어보'를 정약전의 본래 구상대로 '그림 백과' 형태로 구현한 전시다. 실학박물관이 개관 15주년을 맞아 '모두를 위한 박물관'(Museum for All)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으로 기획됐다. 점자·음성지원 패널, 어린이와 휠체어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낮은 높이의 전시보조물, 쉬운 글 설명,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요소를 반영했다. 또 실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관람객 주도형 체험전시로 구성했다. 음성지원 패널 제작에는 실학박물관 홍보대사인 배우 박철민과 정인기가 참여했다. 전국의 발달장애 예술가 39명이 '자산어보'에 수록된 해양생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림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27일까지 실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예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https://www.ggcf.kr)과 실학박물관 누리집(https://silhak.ggcf.kr)을 참고하면 된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정약전이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 그림 백과 '자산어보'를 오늘날의 우리가 함께 완성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서 "전시를 통해 실학의 현재적 가치를 느껴보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실학박물관은 제102회 어린이날을 맞아 다음 달 4~5일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와 연계한 어린이날 행사 ‘바다야 놀자!’를 진행한다. 바다와 해양생물을 주제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체험교육 프로그램 '나만의 바다친구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해양생물 스크래치 페이퍼, 실학 배지 만들기 등을 준비했다. 또 도시락을 지참한 관람객이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다산정원에 돗자리 등을 설치해 피크닉 존을 운영할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2024/04/30
"자수가 교양? 여성 혁명"…박혜성 학예연구사 "근현대 자수 담론 확장됐으면" 미안하다 몰라봤다. '자수'는 '여성 혁명'이었다는 것을. 그 옛날 있는 집 여식의 '교양 수업'처럼 고리타분하게 느껴졌던 자수가 AI시대 새로운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박혜성 학예연구사 덕분이다. 미술이 아닌 자수를 덕수궁미술관에 보란 듯이 전시한 그는 "취미생활이자 일상 용품이라는 편견과 폄훼로 예술적인 작품들을 남기고도 수많은 자수인들이 무명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사실 20세기 이후 우리나라에는 자수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않은 것처럼 근현대 자수는 낯설다. 작가 생전 본인의 이름을 내건 자수박물관을 개관한 박을복(1915~2013)정도를 제외하면 자수 작가는 일찍이 일본 유학을 다녀왔건, 조선미술전람회나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수상했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건 미술계예서 알려진 경우가 드물다. "이는 자수가 기존의 밑그림에 여성들의 반복적인 손동작만으로 만들어져 창의성도, 개성도 부족하다는 인식, 즉 개성, 독창성, 천재성 등을 중시한 모더니즘 미학이 만들어낸 선입견 및 가치절하와 무관하지 않아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박혜성 학예연구사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특히 그녀의 짧은 시 "마녀의 마법에는 계보가 없다"가 떠올랐다고 했다. "19세기 엄숙한 청교도 및 가부장적 사회에서 은둔의 삶을 살았던 그녀는 주변의 일상과 자연을 시에 담에 사랑, 죽음, 상실, 영원, 아름다움, 글쓰기와 읽기의 즐거움을 노래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게 되는 20세기 한국의 자수 작가들 역시 근대화=서구화, 식민, 전쟁, 분단 산업화 등 특수한 사회 조건 아래서 혹은 조건에 맞서 자신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 사랑과 소망 절망과 고통, 저항 등을 한 땀 한 땀 자수에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5월1일부터 덕수궁미술관에서 펼치는 한국 근현대 자수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구성한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전시는 반전이다. '이 시대에 웬 자수?'라거나 '미술관에서 왜 자수전?'이라는 어설픈 의혹을 타파한다. 19세기 말 이후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시대 상황과 미술계의 흐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해 온 한국 자수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1점)과 필드 자연사박물관(3점), 일본민예관(4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 국내외 60여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근현대 자수, 회화, 자수본 170여 점, 아카이브 50여 점이 출품됐다. "전시는 실과 바늘을 매개로 세상과 소통한 여성 작가들의 마법에 경지에 다다른 바느질을 보여준다." 한국 자수는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 속에서 시대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웠다. 현전하는 고대, 중세 유물의 수가 극히 한정적인 탓에 흔히 ‘전통자수’로 불리는 작품의 대부분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조선 시대 여성들이 제작하고 향유한 규방 공예로서의 자수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자수의 변화상은 개항, 근대화 및 서구화, 전쟁, 분단, 산업화, 세계화 등 격변의 시기를 거치면서 주류 미술사의 관심 밖에 놓여왔다. 생활 자수, 복식 자수, 병풍 등 조선 시대 규방 공예로서 탈피한 건 일본 유학파들이 생기면서다. 일제강점기 한국 부잣집 여성들은 일본 ‘여자미술전문학교(현 여자미술대학, 이하 조시비(女子美))’에 유학하여 자수를 전공 하는 게 최고의 학력이었다. 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부터 공예부가 신설되면서 공예품이 ‘미술공예’로 거듭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마련되었다. 조시비 출신인 윤봉숙의 작품 '오동나무와 봉황'(1938)이 '회화 같은 자수'가 등장했다. 해방 직후 이화여자대학교에 국내서는 처음으로 자수과가 설치되면서 부흥기를 맞았다. 1950년대 이후 조시비와 이화여자대학교 출신 작가들의 다양한 활동과 작업은 한국 자수가 조시비 자수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과정의 전모를 보여준다. 독학으로 예술 자수의 경지를 보이는 송정인의 '작품 A'(1965), 김인숙의 '계절 Ⅱ'(1975) 등은 추상화 같은 자수화의 혁신을 이룬다. 자수는 규방에서 벗어나 여성의 자립기반이 됐다. "1960년대 당시에는 미술품보다 자수가 인기였다 부업으로 자수를 제작했고, 수출용으로 많이 만들었고 혼수로도 수요가 많았다. 자수를 잘 놓는 여성들은 집을 몇 채씩 살 정도로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1980년대 기계 자수가 등장하면서 전통 자수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옛날 여성의 취미정도로 취급받은 자수를 공예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는 1963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수공예학원을 설립한 한상수 씨로, 그는 1984년 국가무형문화재 제 80호 자수장으로 지정되었다.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고 유 무형의 문화재가 국가적 보호 대상으로 규정된 지 20여 년 만의 일이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1996년 최유현이 두번째 자수장으로 지정되었다. 박혜성 학예연구사는 "한상수(불수)와 최유현(불화)의 전방위적인 활동과 이들의 스승이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자수를 배운 신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스승으로부터 전통 자수의 원형을 전수 받고 그대로 보전했다기보다 직접 전통을 찾아내고 전통 자수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 공예로만 인식됐다가 이 분들의 노력으로 보존해야 할 전통문화로서 재인식되는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변화된 자수 실천이 어떻게 전개해 왔는지 시대별로 나눠 4부로 구성했다. "20세기 한국자수의 역사라는 아름다운 실의 향연 뒷면에는 서양(일본) 동양(한국) 남성/여성, 근대/전통, 공/사, 순수예술/공예, 독창성/모방 등 무수한 길항의 관계가 존재합니다. 회화의 재료인 붓과 물감이 주로 종이와 캔버스의 표면과 상관한다면, 자수의 재료인 바늘과 실은 바탕 천의 표면을 뚫고 이면을 접촉하고 다시 표면으로 돌아오는데, 이는 마치 세상을 명확하게 구분되는 이분법적 경계에 의문을 던지듯 경계를 넘나드는 것 같습니다." 박혜성 학예연구사는 "20세기 후반 이후 현대미술가들은 섬유를 주요 매체로 자유자재로 사용하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근현대 자수의 실천과 담론에 대한 연구가 보다 심화, 확장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근현대 자수가들의 작품과 함께 선보인 현대미술가 함경아, 홍영인, 이강승, 이인선 등의 작품은 무한히 연장되고 있는 자수의 혁명으로 새롭게 보인다. 기계 못지않게 제작한 근현대 자수품들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자수장 최유현이 쓴 글은 자수인 뿐 만 아니라 예술가들에 전한 조언이다. "수놓는 기술자에 그치지 말고 혼을 불어넣어 주제 의식을 작품에 제대로 구현하는 작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진정으로 임할 때 오늘날 자수가 하나의 독립된 예술세계로 인정받게 될 것이며 자연히 자수인 또한 한 명의 작가로서 받아들여 줄 것입니다." 3년 간의 준비로 근현대 자수사를 새롭고 꼼꼼하게 정리한 이번 전시는 자수화가 현대미술 매체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될지 주목된다. 전시는 8월4일까지. 관람료 2000원. 2024/04/30
'시장이 한다면 다 하나' 광주시의원, 비엔날레 이관 발끈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던 디자인비엔날레 업무를 다시 광주비엔날레재단으로 이관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광주시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심철의 의원은 30일 열린 제324회 임시회 상임위에서 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에게 "강기정 광주시장이 디자인비엔날레 업무 이관을 언론에 먼저 발표한 것은 의회를 거수기 역할로 경시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시장이)'나를 따르라고 해서 다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확정된 것이 아니라면 해명자료를 내던지 아니다라는 공식 브리핑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창욱 의원도 "전에 용역의뢰를 하는 걸 보면 방향을 정해놓고 하는 경우가 있다. 최고 결정권자가 방향성을 제시하면 직원들은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교육문화위원회 위원장도 "최종 결론에 도달하기 전까지 의회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오늘 질의는 단순히 의원들뿐만 아니라 현장과 외부 관계자들의 말을 풀어서 한 것이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은 "강기정 시장이 디자인비엔날레 업무 이관을 언급한 것은 결정된 것이 아니고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여러 단체의 찬반 의견을 듣고 수정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부시장은 "디자인진흥원의 설립 목적은 산업디자인과 지역 고유 전통디자인을 발전시키는 것이지만, 진흥원이 디자인비엔날레를 진행하면서 고유 목적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디자인산업에 집중하기 위해 산업디자인과 공공디자인을 특화하는 게 광주 전체를 위해 필요하다는 진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최근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를 참관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비엔날레를 올해부터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뜻을 밝혔다. 2년 간격으로 지난 2005년 처음 시작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1회부터 5회까지는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주관했으나, 이후 2015년 6회부터 지난해 10회까지 디자인진흥원이 운영해 왔다. 지난해 열린 제10회 광주비엔날레재단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방문해 호평을 했다. 202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