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숨죽인 미술시장…조정기냐 침체기냐[박현주 아트클럽] 국내는 물론 세계 미술시장이 조정기에서 침체기 양상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호황기를 누린 미술시장이 올 들어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경매시장도 활기를 잃었다. 낙찰률이 예년과 달리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경기불황 속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던 미술시장이 갑자기 숨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물가·고금리 속 투자와 매수 심리가 위축, 작품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1월 발표한 Art Basel과 UBS 보고서에 따르면 수집가들은 미술품 구매에 점점 더 신중을 기하고 있다. 2800명의 고액자산가(HNW)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이 보고서에서 2023년 개인 수집가들은 다른 금융 자산에 비해 미술품에 소요되는 자금 비중을 2022년 24%에서 2023년 19%로 낮췄다. 미술품 판매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도 드러났다.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판매할 의향을 밝힌 수집가는 전체 비중의 26%로 2022년 보고된 39%에 비해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숨죽인 미술시장…3분기 경매시장 낙찰률 급감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가 발표한 '2023년 3분기(7~9월) 미술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낙찰률 하락세가 완연하다. 올해 3분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서울옥션·케이옥션·마이아트옥션)의 낙찰 총액은 2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떨어졌다. 판매 작품 수(414점)와 낙찰률(65.51%)은 각각 14.67%, 10.23% 낮다. 10억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총 5점으로, 이 가운데 3점은 고미술이며, 이우환과 야요이 쿠사마 작품이 각각 1점이었다. 해외 미술품 경매 시장도 마찬가지. 지난 10월 5~6일 진행된 소더비와 필립스의 홍콩 경매 판매 총액은 10억6000만 홍콩 달러(약 1779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5% 감소했다. 올 봄 경매와 비교하면 28.11% 급감한 수치다. 유명 대가의 작품은 팔리지만 가격이 높게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10월5일 열린 소더비홍콩 경매에서 3490만 홍콩 달러(약 471억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된 모딜리아니의 ‘폴레트 주르댕’이 보여준다. 이 작품은 2015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4281만 달러(약487억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 당일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아시아의 구매력 상승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했다. 소더비는 이 작품의 낙찰가를 4500만 달러(약 609억원)로 추정했지만 2015년 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고 판매를 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같은 날 경매에 출품 된 40점 중 10점이 유찰 되기도 했다.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 정준모 대표는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경합을 이루며 거래되었던 작품들이 하한가 선에서 겨우 낙찰되거나 유찰이 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 침체기는 가속화된다. 결국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팔겠다는 판매자가 나서고 이후부터는 가격 하락의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정기는 공급 부족 현상에서부터 시작된다. 호황기 최고점을 찍었던 작품들은 그 가격을 유지하고자 하는 원리다. 미술시장 애널리스트 이호숙 대표는 "시장 상황에 맞게 움직이고자 하는 구매 수요는 하락하기를 기다리게 되는데, 일정 기간 동안은 조금의 양보도 없이 이들의 욕구가 대립하게 되며 보합세를 유지하게 된다. 이같은 분위기는 경매를 해야하는 경매사들이 협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가 돤다"면서 "때문에 높은 가격에 출품 된 작품들이 맥 없이 유찰되고, 낙찰율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최적의 매각 타이밍을 놓쳤던 기존 수요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 급랭으로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트페어도 열기 식어…런던보다 파리서 판매 급증 오픈런까지 보였던 '프리즈+키아프' 국내 아트페어 시장도 지난해와 달리 열기가 식은 모습을 보였다. 관람객은 많았지만 매출에 영향을 주는 고객이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이 매출 1조원 대를 첫 돌파했다는 보도와 달리 올해는 거래 금액이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미술문화 향유층은 급증했다. 프리즈와 키아프 측에 따르면 키아프 관객 수는 전년대비 15% 상승, 8만여 명이 방문했고, 프리즈 또한 방문객의 수가 7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개최된 싱가포르의 아트SG(4만3000여 명)와 일본 겐다이 도쿄(2만여 명)보다 많은 숫자고 아시아 최고의 미술 행사인 아트바젤 홍콩(8만6000여 명)과 비슷하다. 미술시장은 경기와 정부 정책과 연동된다. 구매력의 관건은 세금 정책과 운송, 보관, 교통 등의 인프라의 경쟁력이다. 지난 10월 열린 '프리즈 런던'과 '아트바젤 파리'가 증명한다. 런던보다 파리에서 매출이 뛰었는데, 이는 정부의 지원과 브렉시트로 인해 변동된 세금 정책 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브렉시트 전에는 유럽 미술 수집가들이 관세 없이 런던에서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이후 영국에서 EU 회원국으로 미술품을 보내려면 작품 가격의 5~20%가 관세로 붙고 각종 서류 작업 등 복잡한 행정 절차 또한 거쳐야 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 예술품 구입 시 다른 EU 회원국보다 낮은 수준인 5.5%의 세금을 낸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갤러리들도 이러한 조건들을 따져서 보다 좋은 작품들을 파리에 선보였고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각투자 논란 속 시장 위축…가격 산정 근거가 문제 미술시장 관망세 속에서 '조각 투자' 시장 또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적극 투자는 주춤세다. 2018년부터 자본시장의 규제를 받지 않는 조각투자가 등장했지만 증권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2021년 11월, 증권선물위원회는 조각투자를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했다. 이에 조각투자사들은 사업을 중단했고 2022년 4월, 조각투자 등 신종 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 라인에 준하여 투자자 보호 조치안을 마련하여 제출하도록 해 지난 7월 제재가 면제됐다. 면제를 받은 조각투자사는 투게더 아트,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테사 4개사와, 추가 면제된 바이셀 스탠다드와 알티너스, 총 6개사다. 하지만 '가격의 적정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1호로 투자이행증권을 발행한 투게더아트가 20일만에 자진 철회 했다. 투게더 아트는 공모 자금 7억9000만원을 조달해 미국 작가 스탠리 휘트니의 작품 'Stay Song 61'을 7억2000만원에 취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케이옥션에서 취득 가격을 높게 산정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제가 됐다. 이같은 자진철회는 소싱, 발행, 감정, 보관, 관리, 처분을 발행사 및 연관 회사에서 담당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사례였다. 정준모 대표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검증의 자격을 부여받은 감정평가사가 조각투자발행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한 가격을 그대로 받아서 인증해주는 구조적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미술시장의 흐름(2000년부터 2023년)을 뒤돌아보면, 2006-8년/2020-2022년의 뚜렷한 호황기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의 양상이 거의 유사한 패턴으로 형성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꼭지점에 이르러서는 일정 기간 보합세를 이루다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이후 완만한 상승선을 따라 가다가 일정 시점에서 또 다시 정점을 찍는 호황기 시장에 이르게 되며 이후에는 또 같은 양상이 반복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분기별로 제출하는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현재 시장은 놀랄 만큼의 위기도 아니다. 기간으로만 본다면 오히려 다시 일상적인 시장으로 되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MZ 컬렉터들의 등장으로 미술시장이 과열된 건 사실이다. 플렉스(Flex·자기과시)의 최고 수단이지만 '아트테크'는 보는 만큼이 아닌 아는 만큼 돈 번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悅乎)아라, 미술품은 장기 투자다. 파는 것도 사는 것만큼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림은 귀로 듣고 사면 안된다. 조정기이든 침체기이든 차분해진 시기, '그림 공부'하기 딱 좋은 시기다. 2023/11/11
'5687억!' 크리스티 홍콩 11월 경매 또 대박..."그림값은 국력"(종합) "아시아 미술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크리스티 홍콩 11월 경매를 마친 벨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은 "아시아 20/21세기 미술 카테고리 연간 총액은 총 34억 홍콩달러(한화 약 5687억 원)매출을 거뒀다"며 "이는 크리스티 홍콩 사상 두번째로 높은 매출로 중국의 코비드 봉쇄(락다운)속에도 미술 시장은 건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미 크리스티 홍콩 상반기 총 낙찰액은 39억1000만 홍콩달러(한화 약 6593억4330만 원)로 이번 11월 경매 낙찰가를 포함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해 46% 상승한 수치로, 이는 한국미술시장 총 매출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크리스티 홍콩 11월 가을 경매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추정가 총 12억~17억 홍콩 달러(한화 약 2040억) 규모의 총 5개 경매를 펼쳤다. 미술품 외에도 와인, 핸드백, 시계 등 럭셔리 부분은 100% 낙찰되며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홍콩 경매장은 실제로 경합이 뜨거웠다. 현장엔 30~40대 컬렉터들이 북적인 가운데 서면과 전화 응찰의 열띤 경합이 이어졌고, 경매 무대에 오른 작품들이 잇따라 수억, 수십억, 수백억 원대 낙찰 세례를 받으며 새 주인을 찾았다. 경매 하이라이트인 20/21세기 이브닝 & 데이 경매를 통해 니콜라스 파티, MR., 애나 박 카밀라 앵스트롬, 페드로 페드로 등 총 6명 작가가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1000만 홍콩 달러가 넘는 작품은 총 25점이나 쏟아졌다. 30일, 12월1일 진행한 20/21세기 미술 경매 낙찰률은 91%, 12억3179만7300 달러(2059억723만 원)을 기록했다. 특별 경매를 진행한 마르크 샤갈은 100% 낙찰됐고, 11점이 출품된 한국 미술품도 모두 팔렸다. 크리스티 20/21세기 미술 공동대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부회장 에블린 린(Evelyn Lin)은 “이번 결과는 아시아 시장에서 20/21세기 미술 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욕구를 반영한다"며 "특히 크리스티 홍콩 경매장에서 진행된 마르크 샤갈 특별 경매도 출품된 모든 작품이 낙찰되며 샤갈의 국제적 선호도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조안 미첼 140억, 나라 요시토모 122억, 쿠사마 야요이 90억 낙찰 행진 11월 경매는 수십억 원대 낙찰 행진이 이어졌다. 아시아 지역 첫 경매에 나온 미국 작가 조안 미첼의 작품 무제(Untitled)는 8335만 홍콩달러(한화 약 140억 원)에 팔렸다. 나라 요시토모의 'Present'는 한화 약 122억 원에 팔여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프란시스 베이컨과 서울에서도 전시를 했던 아드리안 게니의 Degenerate Art(Self Portrait as Vincent Van Gogh with Bandaged Ear)는 한화 약 96억6000만 원에 팔려 대세 작가임을 증명했다. 또 초현실주의 그림으로 핫한 니콜라스 파티의 'Blue Sunset'는 한화 약 88억에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캐나다 추상표현주의 작가 장 폴 리오펠의 'Autriche III(Austria III)'도 4600만 홍콩달러(한화 약 77억2662만 원)에 팔려 새 기록으로 경신했다. 한국 출신 젊은 작가 애나 박도 378만 홍콩달러(한화 6억3492만 원)에 경매 기록을 내 눈길을 끌었다. 데이 경매에서는 동시대 가장 인기 작가이자 현재 M+에서 회고전 같은 개인전을 열고 있는 쿠사마의 작품 'Window'가 낮은 추정가의 두 배가 넘는 2085만 홍콩달러(한화 약 35억 원)에 팔려 박수를 받았다. 이 날 5점이 출품된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은 모두 팔렸는데 특히 'Infinity Nets(TWHOQ)가 한화 약 90억 원에 낙찰, 존재감을 유지했다. ◆이브닝 경매 이성자 '무제' 유일 출품...한국 미술품 11점 100% 낙찰 크리스티 홍콩 경매의 하이라이트인 이브닝 경매에 한국 작품으로 유일하게 출품된 이성자의 '무제'는 한화 2억6900만 원에 낙찰됐다. 지난 5월 열린 홍콩경매에서 방탄소년단 RM이 이성자의 'Subitement la loi(갑작스러운 규칙)'을 9억 원에 낙찰 받으면서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후 해외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출품작도 파리에서 나온 것으로 해외 컬렉터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 경매에는 박서보, 김창열, 이우환, 하종현 등의 수작이 경매에 올랐다. 박서보의 '묘법'(2007)한화 4억2328만 원, 이우환 '선으로부터 No.218 (From Line No.218·1974)' 한화 약 5억3000만 원, 하종현 접합 84-06(Conjunction 84-06·1984) 한화 약 3억8000만 원, 김창열 물방울 ENS 50(Waterdrop Series ENS 50·1978) 한화 약 2억 원에 팔렸다. 이들 작품은 전시장에서 단색화로 묶여 선보였다. 또 전광영 집합17-SE078(Aggregation 17-SE078·2017)한화 약 1억7000만 원, 김동유 마를린 먼로(Marilyn Monroe·2007) 한화 약 233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전광영 작품은 베니스에서 전시 후 주목받아 억대를 넘어섰고, 2000년대 중반 가장 뜨거웠던 김동유의 작품값은 국내에서도 전시 주춤세로 억대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1세기 이브닝 경매 10억 이상 낙찰 잇따라...중국 미술시장 강세 이브닝 경매는 10억 원 이상 낙찰이 쏟아졌다. 1000만 홍콩달러가 넘게 팔린 작품은 25점이다 벨린 사장은 "여전히 중국 컬렉터들의 구매 열기는 뜨겁다. 구매자 기여도에서 1등"이라며 이는 "중국 미술 경매 결과가 좋았다는 점에서 입증하는데 락다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시장, 중국 미술시장은 강세"라고 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이 죽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지난 5월 20/21세기 경매의 90%는 아시아 구매자들이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6월 파리의 지방시 경매, 7월 런던 경매, 9월 런던 경매와 뉴욕 폴 앨런 경매까지 아시아 지역은 28%의 구매율을 기여했다. 중국이 약하면 아시아가 강할 수 없다. 이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중국의 락다운은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모두 어렵게 했고 이러한 점들이 미술 시장의 역동성에 영향을 끼쳤을 수는 있지만 아시아 시장은 강세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각국이 약해졌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크리스티 뉴욕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자선 경매가 증명한다. 그 경매의 구매자 20% 정도가 아시아(중국)이었다"고 말했다. 폴 앨런의 경매는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단일 경매로는 최고액인 15억638만6000달러(2조 640억원)의 낙찰총액을 달성했다. 최고가는 조르주 쇠라의 ‘모델들, 군상’으로 1억4900만달러(2041억원)에 팔렸다. 이 작품은 중국의 컬렉터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 홍콩 경매 최고가 잇단 낙찰 비결은 "최고의 작품 큐레이팅 헌신" "1년에 딱 2번 마스터피스(masterpiece) 작품들이 출품되기 때문에 이번 경매도 작품마다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는 벨린 사장의 자부심은 허세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크리스티 홍콩의 승승장구세는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조직력으로 보인다. 최고의 작품을 큐레이팅하며 고객들의 취향과 고객 만족 서비스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노력의 결과다. 실제로 홍콩 경매장에서 본 크리스티의 직원들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함께 컬렉터들의 '대리인'으로 최고의 경합을 이끌어내는데 헌신했다. 벨린 사장부터 재키호 MZ부사장, 한국의 이학준 대표를 비롯해 각 아시아에서 온 CEO들이 정장한 채 경매장 데스크에 나란히 앉아 진지하게 경매에 임했다. 전화를 받고 서면을 써내 비등하며 나라별 경쟁이 치열했다. 이브닝 경매에서 MZ 부사장인 재키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날 작가 최고가를 경신한 니콜라스 파티의 경우, 전화와 서면을 오가며 경합 한 재키 호 부사장이 결국 작품을 잡아챘다. 초현실주의 그림으로 최근 세계 미술시장에서 핫한 니콜라스 파티의 'Blue Sunset'는 재키 호가 한화 약 88억 원에 낙찰시켰다. 하이라이트 경매가 끝나자마자 낙찰 실적을 바로 공개하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국내 경매사들은 경매 후 낙찰률과 낙찰 총액을 발표하지 않는다.) 지난 1일 20세기/21세기 데이 경매를 마치고 이날 저녁 9시 아시아 지역에서 온 기자들과 간담회를 연 크리스티 프랜시스 벨린총괄 사장은 매출 실적을 발표하며 크리스티 홍콩의 비전을 보여줬다. 이는 "투명성이 생명"이라는 크리스티의 최고 전략이다. 크리스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990년 후반 경쟁사인 소더비와 수수료 담합으로 대표들이 구속되는 사건을 겪은 후 모든 경매의 낙찰가 공개는 물론, 수수료(26%)의 극대화를 위해 고객과 작품에 숭배하듯 최고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크리스티는 코로나 사태 후 MZ세대 컬렉터 급증과 함께 디지털 플랫폼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신규 컬렉터 30%가 밀레니얼 세대로 나타나면서다. 이번 11월 경매에는 총 33개국에서 참여, 생중계된 플랫폼을 통해 450만명 이상이 실시간으로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벨린 사장은 "위챗, 온라인 비딩, 크리스티 현장 경매 라이브 응찰 등 다양한 컬렉터 플랫폼 투자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 때문에 못 오는 사람들을 위해 생중계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시청자가 매우 늘어서 2600만 명 정도가 시청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한국, 일본에서 100만명 넘게 총 팔로워가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여전히 작품은 눈으로 봐야한다는 고객들의 욕구에 충실하고 있다. 출품작들은 싱가폴, 타이페이, 중국에서 프리뷰 투어를 한다. 경매 전 미리 본 크리스티 홍콩 경매 출품작 전시는 유명 아트페어 못지않은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마르크 샤갈의 특별 경매 기획전(20점)을 따로 마련하고, 출품작의 미술사를 연결한 전시도 주목됐다. 작품과 함께 활동했던 작가들의 연결고리를 찾아 작품을 전시한다. 최고의 작품을 최고의 가치로 선보여 최고가로 이끄는 배경이다. 작품을 도드라지게 초점을 맞춘 조명과 공간감과 개방감을 살린 가벽 설치로 그림 감상의 묘미를 더했다. 온라인 활성화속에서도 그림은 여전히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는 고객 만족 서비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게 크리스티 홍콩의 경영 방침이다.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취지로 경매 수수료 26%가 그리 높지만은 않다는 배경이기도 하다. 벨린 대표는 "무엇보다 경매는 작품이 중요하고 큐레이팅이 중요하고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컬렉터들의 수집 여정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아시아 태평양 지역 20세기 및 21세기 미술 공동 대표인 크리스티안 알부(Cristian Albu)는 “이번에도 성공적이였던 20/21세기 미술 경매 시리즈는 크리스티의 혁신적인 큐레이션 전략을 반영한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조안 미첼과 장 폴 리오펠 같은 서양 작가를 아시아 시장에 소개하고 동시에 조젯트 첸, 르 포, 야요이 쿠사마 등 아시아 작가들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 포스트-밀레니엄 이브닝 경매를 포함한 이번 경매들의 열띤 경합과 훌륭한 결과는 아시아 수집가의 다채롭고 세련된 취향을 보여준다.” ◆크리스티 홍콩 아시아 미술품 최대 격전지.."그림값은 국력" 크리스티 홍콩은 아시아 각국의 미술품 최대 격전지로 자웅을 겨룬다. 한 자리에서 수십억 수백억이 오가는 컬렉터들의 머니게임의 각축장이다. 크리스트 홍콩 11월 경매에서 만난 크리스티 코리아 이학준 대표는 "그림값은 국력"이고 했다. "각국 미술품은 나라를 대표하는 작품들로 낙찰가격이 곧 국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제력과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 등이 합쳐져 그림값으로 환산된다"며 "우리나라 작가가 국제화되려면 자국 시장이 받쳐줘야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크리스티 홍콩 경매는 한,중,일 3국의 경쟁 속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미술품이 부상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작품값을 뛰어넘고 있다. 자국의 미술에 투자하는 컬렉터들과 미술력을 키우려는 마케팅의 힘이다. 현재 단색화 이후 뚜렷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작가들이 부상하고 있는 현실이다. 미술품도 패권을 가르는 건 강대국의 싸움이다. 일본은 쿠사마 강세속 나라, 다카시 이어 MR.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수억대에 팔려나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컬렉터들의 치열한 경쟁 속 크리스티 홍콩의 매출은 코로나 사태에도 역대급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며 고공해진 하고 있다. 한편 크리스티는 지난해인 2021년 평균 낙찰률 87%, 매출 총액은 52억 파운드(GBP)(한화 약 약 8.4조 원)를 기록했다. 2020년 대비 54%, 2019년 보다 22% 상승한 매출로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온라인 경매도 계속 성장세다. 지난해보다 43% 증가해 4억 4500만 미국달러)한화 약 5310억 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고객이 점차 증가, 글로벌 상반기 판매 총액의 39%, 연간 판매 총액의 31%를 기여했다. 구매액이 16억 8000만 미국달러(약 2조 원)를 차지한다. 2021년 홍콩 경매의 판매 총액은 10억3000만 미국달러(한화 약 1.2조 원)에 달했다. 크리스티는 아시아 본사를 홍콩에 두고 확장 이전한다. 2024년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에서 건축한 하더슨 건물로 이전, 홍콩 컨벤션센터 대여해 하는 경매를 탈피 1년 내내 풍성한 경매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2022/12/04
31억 이우환·우국원 1억200만원 최고가 경신...서울옥션 '난리났네' "코로나 시대, '거꾸로 가는 미술시장 호황'이 더 놀랍다." 24일 열린 서울옥션 162회 8월 경매는 또 대박을 터트렸다. 낙찰률 86.3%, 낙찰 총액 약 203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경매 총액 약 203억원은 이번 경매 시작가 총액 173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올해 두 번째로 낙찰총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유례없는 호황에 미술시장 관계자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마치 15년전 미술시장 활황때를 보는 것 같다는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컬렉터 층이 젊은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며 미술시장의 저변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경매는 높은 낙찰률을 증명하듯 출품작 대부분이 경합을 벌이며 새 주인을 찾았다. 특히 미술시장 블루칩 이우환은 작가 기록 경신과 김환기 전면 점화 낙찰은 물론, 우국현 문형태 김선우 등 젊은 작가의 치열한 경합이 주목받았다. 단색화로 뜨거웠던 미술시장이 '구상화'로 물꼬를 바꾸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경매에서 이우환의 1984년 작품 East winds(동풍)은 20억원에 올라 31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작가 최고가로 두 달 만에 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가 작품의 경매가는 22억이다. 한국의 생존 작가 중 미술 시장에서 30억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경매의 낙찰작인 1984년 제작된 '동풍'은 자유로운 운율과 리듬에 따라 일률적인 질서가 해체된 ‘Winds’ 시리즈 가운데 손꼽히는 수작이다. 김환기가 1971년도에 제작한 일명 붉은 점화로 불리는 '1-Ⅶ-71 #207'는 40억에 시작40억에 새주인을 찾았다. 김환기가 말년에 제작한 전면 점화로, 김환기의 붉은색 전면 점화는 그 수가 매우 적어 희소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또한 다수의 전면 점화작품들이 김환기 특유의 푸른색 계통으로 완성된 것에 비해 붉은빛의 점화가 눈에 띄며, 두 개의 큰 반원이 회전하듯 화면을 구성하고 있어 전면점화 가운데서도 리듬감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이외에도 스케치와 선면추상 작품 등 김환기의 출품작 모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서는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 경합이 치열했다. 다채로운 색감, 인물과 공간을 천진난만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작업 방식이 특징인 문형태의 Diamond(2018)가 4000만원에 낙찰되었다. 450만원에 시작해 4000만원까지 치솟아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근 인기 작가로 등극한 우국원의 작품은 그야말로 '난리났네 난리났어' 분위기를 연출했다. 3000만원에 시작해 경합이 이어져 1억200만원의 망치세례를 받아 감탄이 쏟아졌다. 흘려 쓴 것 같은 문구와 사람, 동물 형상을 즉흥적인 붓 터치와 강렬한 색채로 버무린 작품으로 손예진등 연예인들의 '최애품'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도도새를 그리는 작가로'로 알려진 김선우도 존재감을 뽐냈다. 1000만원에 오른 '모리셔스 섬의 비극'이 7900만원에 낙찰돼 단색화 이후 구상화 젊은 작가들의 약진을 알렸다. 2021/08/25
크리스티, 상반기 낙찰총액 한화 4조원...밀레니얼 고객 증가 코로나19 시대에도 미술품 경매시장은 호황세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폭발적인 낙찰률로 유례없는 열기를 띠고 있다. 14일 세계적인 경매사 크리스티는 "2021년 상반기 경매 낙찰총액은 35억 달러로 한화 약 4조원 규모"라고 밝혔다. 평균 낙찰률 87%로 낙찰총액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했다. 크리스티는 "온라인 경매와 프라이빗 세일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상반기 구매자 중 30%는 크리스티 신규 고객이며, 그중에서도 31%가 밀레니얼 고객"이라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경매는 신기록 경신이 잇따랐다. 5월 뉴욕에서 열린 첫 21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Femme assise prés d'une fenêtre’가 1억 341 만 달러(한화 약 1167 억)에 낙찰, 상반기 경매 시장에서 가장 비싼 작품으로 등극했다. 1억 달러가 넘는 작품으로는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이어 장 미셸 바스키아의 ‘Warrior’는 아시아 미술 시장에서 낙찰된 서양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4190 만 달러(한화 약 472억 원)에 팔렸다. 더불어, 비플(Beeple)의 5000개 NFT 콜라주 작품 '매일:첫 5000일'은 지난 3월 뉴욕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6930만달러(약 783억원)에 팔려 온라인 경매 부문 낙찰 최고가를 기록했고, NFT미술품 열풍을 일으켰다. 크리스티의 CEO 기욤 세루티 (Guillaume Cerutti)는 “코로나19 로 인한 혼란과 변화의 1 년이 지난 후, 아시아 고객의 전례 없는 높은 참여도와 더불어 NFT 시장을 국제적인 경매에 소개하며 새로운 세대의 작가와 고객을 위한 문을 열고 지속적으로 세계 미술 시장을 혁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에 따르면 상반기 낙찰률은 아시아 고객이 1위로 경매 총액의 39%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EMEA)33%, 아메리카 28%를 순이다. 판매량은 4곳중 뉴욕이 11 억 미국달러로 선두다. 런던, 홍콩, 파리가 그 뒤를 이었다. 올 상반기 매출 증가에는 아시아 참여도의 증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 아시아 홍콩은 2021 년 상반기 경매를 통해 3억5300만 GBP(4억 9500 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2019 년 상반기 대비 40% 증가다. 올해 홍콩 경매에서 선보인 퍼플핑크 다이아몬드는 2929 만 미국달러에 낙찰되며, 보석 경매 최고 기록을 경신다. 크리스티는 NFT 를 글로벌 경매 시장에 개척했다고 자평했다. 판매액은 올해 현재까지 총 9320만 미국달러를 기록하며,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 카테고리를 선도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경쟁사인 소더비의 두 배 이상 기록이라며 순수 디지털 미술 작품의 NFT 를 경매한 최초의 국제 경매 회사라고 자부했다. 실제로 비플(Beeple) 온라인 경매를 선보이며 6900 만 미국달러를 달성하고, 온라인 경매 부문 낙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어 Larva Labs 의크립토펑크(CryptoPnks, 1700 만 미국달러)와 푸오셔스(FEWOCiOUS, 216 만 미국달러)가 뒤를 이었다. NFT 시장에서 크리스티의 우위는 젊은 신규 고객을 크리스티 웹사이트로 유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NFT경매에 등록한 고객들 중 73%가 크리스티 신규 고객으로 평균연령은 38세다. 이렇게 유입된 신규 고객들 중 기존 순수 미술카테고리로 넘어와 거장 또는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티는 올해 상반기 구매자 중 30%는 신규 고객이라고 밝혔다.(2019 년에는 26%). 이중 절반은 온라인 경매를 통해 유입됐다. 신규 고객 중 31%가 밀레니얼이며, 32%는 여성 고객(전년 대비 27% 증가); 새로운 구매자 39%는 EMEA, 33%는 아메리카, 29%는 아시아 고객이며 미국, 중국(홍콩) 및 영국에서 신규 구매자가 가장 많았다. 온라인 경매는 급증세다. 2020년 상반기에 비해 178% 증가한 1억 5880 만 파운드(약 2억 2270 만 미국달러)로 놀라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작품은 평균 2만7000 미국달러로, 2020년 상반기의 2배이며 2015년 상반기의 6배에 달한다. 온라인을 통해 유입되는 신규 고객은 2019년 대비 64% 증가했다. 최근 크리스티 두바이에서 온라인 시계 경매가 낙찰총액 1412 만 미국달러를 달성하며, 온라인 시계 경매 부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현장 및 온라인 경매 전반에서 작품당 평균 응찰자수는 4 명 이상으로, 고객 참여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구매자-응찰자의 17%가 크리스티 경매의 다양한 카테고리 전반에 걸쳐 활성화되어 있다(전년 상반기 대비 12% 및 2019년 상반기 대비 15% 증가). 또한 여러 카테고리 경매에 응찰하는 고객수는 2019년 상반기 대비 11% 증가했다. 크리스티는 "이번 상반기 경매 출품작은 평균적으로 낮은추정가의 125%에 달하는 낙찰가(구매자 수수료 미포함)을 달성하면서 위탁한 고객들에게 매우 높은 수익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편 크리스티는 여성 경매사들이 현장 경매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주요 이브닝 경매에서는 76%가 여성 경매사였다. 현재 경매사 남녀 성비율은 50/50%에 가깝다(6 년 전66/34%) 특히 지난 6 월,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성소수자의 인권의 달)을 맞아 크리스티에서 선보인 가장 젊은 작가, 18세 트랜스젠더 디지털 미술 작가 푸오셔스(FEWOCiOUS)의 NFT 작품 경매를 통해 인상적인 결과를 기록했다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하는 글로벌 회사라고 강조했다. 2021/07/14
'한화로 1750억' 코디최 NFT 작품 깜짝...어떤 그림이길래? 6930만 달러(한화 773억원)에 낙찰돼 NFT 미술계의 대부로 등극한 미국 작가 비플(Beeple) 작품 보다 2배 더 비싼 작품이 한국에서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코디최(60)의 작품이다.2019년 디지털페인팅 '하드믹스'시리즈2 전시 이후 3년만에 NFT 작품으로 돌아왔다. 그는 1999년 데이터베이스(DB) 페인팅 연작 '애니멀 토템(Animal Totem)' 중 1점을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작품으로 내놨다. 가격이 무려 7만이더리움(약 1750억원)이다. 알록달록한 원숭이 2마리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디지털 아트다. 한화로 1750억. 이 작품값은 현재 '살아있는 작가중 최고 비싼 예술가' 1위인 제프쿤스의 '토끼'(약 1082억-2019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 낙찰)도 뛰어넘는 금액이다. 이 작품가격은 어떻게 책정된 것일까.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는 "코디최는 디지털 아트의 선구자이자 원조"라는 것을 강조했다. 코디최가 1999~2000년에 작업하고 최근 NFT화 한 데이터베이스 페인팅(Database Painting)의 원본 디지털 파일 및 디지털 파일의 원본성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기 한참 전에 작업했다는 것. 이번 전시에는 당시에 전시를위해 그물망 캔버스에 대형 프린트로 제작했던 실물 작품들을 다시 공개한다. 코디 최는 이 작품을 아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1999년 동물원에 다녀온 일곱살 아들이 컴퓨터로 호랑이와 정글 이미지 파일 등을 붙이는 걸 봤다. 이후 그는디지털 공간 내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확장시키고 중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하는 회화에 있어서 창조란 작가의 순수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선택 이전에 존재한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쪽으로 기반이 옮겨져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회화 구축을 뜻한다. NFT로 디지털 아트시장은 거래 내역과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국내 메이저 상업화랑으로는 처음으로 NFT 작품을 전시하는 박경미 대표는 "데이터들의 결합으로 이뤄진 디지털 창작물(이미지, 음원, 영상 등)에 무단 복제 및 위변조를 막고 원본성을 입증하는 장치 NFT 덕분에 가상 세계의 작품도 아우라를 획득, 디지털 아트의 진본성과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면서 코디최의 작품은 이전 국내에서 선보인 NFT 작품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디지털의 창작 개념을 내세우거나 미학적 토대를 견고히 하는 NFT 작품을 아직 찾아볼 수 없는 게 현 상황"이라며 "단순히 디지털 기술로 제작하거나 기존 회화를 디지털화한 것은 진정한 디지털 아트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코디최는 지난 5월 아트바젤홍콩에 호랑이를 표현한 NFT 작품 '애니멀 토템' 연작을 같은 가격(1750억)에 출품했지만 팔리지 않았다. 7만이더리움(약 1750억원)이라는 작품 가격 책정에 국내 미술품 감정위원들은 "작품값은 말 그대로 작가 호가"이라며 "눈먼 투자자가 나타나 팔린다면 그야말로 대박이지만 이 같은 엄청남 가격 책정은 감정이 불가하다"는 입장들을 전했다. 그러면서 "상업화랑에서 선보인 NFT 작품은 새로운 미술 시장 구조변화에 대해 상기시켜주는 구실의 노이즈마케팅으로도 볼수 있다"는 의견도 보였다. 전시는 13일까지. 코디 최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되어 국내에서 알려졌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미국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디자인과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1990년대 중반 뉴욕 다이치 프로젝트 개인전The Thinker, December, Deitch Projects, 1996, 프랑스마르세유 현대미술관 개관 기념 그룹전 L'ART AU CORPS: le corps exposéde Man Ray ànos jours, MAC, 1996 등으로 일찍이 국제적작가로서 명성을 다졌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뉴욕대학의 객원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그가 집필한 현대문화전문 비평서 '20세기 문화 지형도'(2006), '동시대 문화 지형도'(2010) 등은 국내 미술문화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피터 핼리, 마이크 켈리, 로버트 로젠블럼 존 C. 웰치맨 등 서구 유명 미술인들의 개인 컬렉션에 코디 최의 초기 데이터 베이스 페인팅들이 소장되어 있다. PKM갤러리 전속 작가로 지난 2019년에 개인전을 연바 있다. 2021/07/13
상반기 미술품 경매시장 매출 1438억 3배↑…이우환 187억 낙찰 1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는 약 14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증가한 수치다. 2일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는 '2021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상반기 결산'과 '낙찰총액 상위 5순위 작가별 KYS미술품가격지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상반기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총 거래액은 약1438억원으로, 2020년 약 490억원, 2019년 약 826억원, 2018년 약 1030억원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뜨거웠던 국내 미술시장의 열기를 증명했다. 상반기 낙찰률 65.4%(2020년 64.5%·2019년 65.81%·2018년 68.76%)는 예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총 출품작 1만6822점(2020년 1만4224점2019년 1만2458점·2018년 1만2820점)과 낙찰작 1만999점(2020년 9173점·2019년 낙찰 8199점·2018년 낙찰 8815점)을 기록했다. 낙찰총액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이우환 작가가 약 187억원, 낙찰률은 86%로 자신의 기록을 3배 넘게 경신했다. 낙찰총액, 낙찰률, 출품 및 낙찰 작품수 등 모든 면에서 '이우환 독주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위는 김창열(약130.6억원·91.6%), 3위 쿠사마 야요이 121억원·85.4%), 4위 김환기(약119억원·72%), 5위 박서보(약79.5억원·96%)순으로 집계됐다. 개인별 낙찰총액 100억원이 넘은 작가는 4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창열과 박서보의 90% 이상 낙찰률, 낙찰총액 상위 20순위 중 생존작가가 60%(12명)을 차지한다는 점 등이 주목됐다. 경매사별로 살펴보면 서울옥션이 697억원(낙찰률 82.5%)으로 1위를 차지했고, 최고 낙찰가 1위는 42억원을 기록한 마르크 샤갈로 3년 연속 해외 작가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2018년 김환기의 85억3000만원 기록은 넘지 못했다. 반면 최고가 상위 20순위 중엔 쿠사마 야요이와 이우환이 각각 4점씩을 올려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줬다. 한편 호당가격 ▲1위는 약 2787만원 김환기(지수 100), ▲2위 이우환(57.7) 약 1608만원, ▲3위 박서보(42) 약 1171만원, ▲4위 김창열(30.9) 약 860만원, ▲5위 정상화(23.6) 약 65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낙찰총액 상위 5순위 국내 작가에 대한 ‘KYS미술품가격지수’ 분석 결과다. ‘KYS미술품가격지수’는 같은 작가라도 시장에서 선호하는 작품 주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적용해 세부 주제별 평균 호당가격을 산정한 것이다. 산정된 호당가격의 최고가 작가를 ‘지수 100’으로 설정한 후, 다른 2순위 이후 작가들을 비교한 수치를 개별 가격지수로 표기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김영석 이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장기간 국제적 불황이 지속되는 사회분위기에서 국내 상반기 미술시장은 지난해 대비 무려 3배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특히 "최근 이건희컬렉션 기증 사례나 미술품 투자열풍 등이 가세해 미술 수요에 긍정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수요가 극소수의 특정 작가에 편중됐다는 점과 일부 미술품 투기욕구를 부추기는 요소들은 빠른 개선과 경계할 사안으로 여겨진다”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은 국내에서 운영되는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마이아트옥션, 칸옥션, 꼬모옥션)에서 올해 1월~6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결과다. 2021/07/02
[2020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총 거래액 1153억·낙찰 총액 1위 이우환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 매출 규모는 지난 5년간 최저 수준인 약 1153억원으로 집계됐다. 낙찰총액 1위는 이우환 작가로 올해 약 149억7000만원어치가 팔렸다. '김환기 독주'를 4년만에 밀어내고 '이우환 시대'를 증명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아트프라이스(대표 고윤정)가 30일 발표한 '2020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결산'에 따르면 올해 경매시장 낙찰총액은 국내 경매사 8곳을 합쳐 약 1153억원이다. 이는 2019년 1565억원, 2018년 2194억원, 2017년 1900억원, 2016년 1720억원에 비교해 미술 경매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석 감정위원장은 “미술시장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매시장의 큰 축을 담당한 서울옥션이 코로나19 여파로 연 4회 진행하던 홍콩 현지 경매를 취소하면서 작년대비 약 400억원 이상의 거래액 감소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 대상은 국내에서 운영되는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칸옥션, 꼬모옥션)에서 1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 결과다. 올해 경매시장 총 출품작은 3만276점으로 1만8342점이 팔려 낙찰률 60.61%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총 출품작 2만5962점으로 낙찰률은 66.55%였다. (2018년은 총 출품작 2만6290점. 낙찰 1만7175점, 낙찰률 65.33%, 2017년 총 출품작 2만8512점, 낙찰작 1만8623점, 낙찰률 65.32%)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올해는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되었지만, 낙찰총액은 가장 적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구매하기 보다 내다 파는 작품이 많았다는 결과다. 2020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 1위는 이우환이 약 149억 7000만원으로 4년만에 김환기를 추월했다. '이우환 시대'를 증명하듯 낙찰률도 78.95%로 높게 나타났다. 2019년 낙찰총액 1위, 김환기는 약 249억6000만원, 낙찰률은 72.95%였다. 이우환 작품은 올해 경매에서 최고 낙찰가 30순위에서 10점을 순위에 올려 3분1을 차지할 정도로 '이우환 강세'가 두드러졌다. 작가별 낙찰총액 30순위를 살펴보면, 2위 쿠사마 야요이 약 89억원, 3위 김환기 약 57억원 등에 비해 1위인 이우환이 압도적인 우세다. 지난해 11점을 포함시켜 절대 강세를 보였던 김환기의 경우 올해는 2점에 그쳤다. 이우환은 생존 현역작가라는 점과 낙찰총액 2·3순위에 비해 높은 낙찰률을 기록한 것은 그만큼 시장이 선호도가 높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반면, 작품별 최고 낙찰가 1위는 해외 작가인 쿠사마 야요이가(약 27억8800만원)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최고가의 50% 미만의 가격으로 지난 4~5년간 최저 가격으로 1위를 기록한 셈이다. 그만큼 미술품 구매에 나선 큰손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음을 반증한다. 2019년에는 서울옥션 경매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이 약 72억4750만원, 2018년에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이 약 95억1400만원에 낙찰됐다. 올해 8곳중 경매사중 최고 낙찰총액은 약 517억4000만원을 기록한 K옥션이 1위에 올랐다. 국내 경매시장 총 거래액인 1153억원 규모중 45%를 장악했다. 지난해 1위였던 서울옥션은 코로나 사태로 약 434억원을 기록해 2위로 밀렸다. 해외법인 홍콩경매가 무산되면서 평균 400억원 이상 매출이 줄어들어든 결과다.(물론 그럼에도 양대 경매사가 국내 경매시장의 83%를 차지 작년(2019년 89%, 2018=91%, 2017년 89%)보다 소폭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양대 경매사는 매출이 크게 준 반면, 중위권 3사는 크게 늘어난 점이 돋보인다. 경매사별 상위 5순위 낙찰총액을 살펴보면, ‘K옥션 약 517억원, 서울옥션 약 434억원, 마이아트옥션 약 76억원, 아트데이옥션 약 51억원, 아이옥션 39.5억원, 에이옥션 27.2억원’ 순이다. 헤럴드경제가 운영하는 아트데이옥션이 약진했다. 지난해에 32억원으로 6순위에서 올해 4위로 올라섰다. 온오프라인으로 경매방식을 적극적으로 확장한 여파로 보인다. 낙찰 작품 장르는 여전히 회화가 우세다. 현재 미술품 경매에서 장르별로 차지하는 비중은 회화부분이 지난해 55%와 비슷한 56%로 나타나 큰 비중을 유지했다. 2위는 판화(14%), 3위는 공예(13% )순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감정위원장은 “올해 경매 출품수가 처음으로 연간 3만 점이 넘었다"며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경매사들의 매출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경기가 되살아난다면 미술품 경매시장의 대중화는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미술품 양대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코로나19 사태가 앞당긴 온라인 미술경매시장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재테크와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주요 아이템으로서 예술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옥션은 전체적인 경매 낙찰 총액은 줄었으나 미술 시장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온라인 경매 활성화(제로베이스 등)로 20-30대 컬렉터의 유입과 저평가된 근대미술 및 고미술 등이 호조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은 내년도 홍콩 현지 경매 진행 여부를 확실히 알수 없는 상황이지만 해외 사이트인 아트시 협업 경매와 프라이빗 세일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0/12/30
김영석 이사장 '미술품 통상가격 산출 기준과 모형' 발표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국내 미술품의 통상가격 산출을 위한 기준과 모형’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aif tv (아이프 티브이)’에서 발표한 ‘국내 미술품의 통상가격 산출을 위한 기준과 모형’은 올해 초 같은 주제로 발표했던 ‘KYS미술품시가감정을 위한 모형’을 보완한 것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이 모형은 작품 가격을 수학적으로 산출하기 위한 공식이 아니라, 평가 내용과 방법을 설명하는 ‘상징적 모형’"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국내 미술시장은 작품가격의 객관적 산출기준이 없어 작가마다 주관적 판단에 따라 임의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작가별 가격편차가 심하다"며 "가격의 일관성이 부족해 미술시장 활성화와 가격 투명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매층 형성이 안 되도 작가의 연령만 높아지면 작품가격도 무작정 비례적으로 상승되어 쉽게 구매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작가적 역량이나 작품제작 소요시간, 재료비, 창작가치 등이 고려되고, 구매자도 납득할 수 있는 통상가격산출 모형 개발과 실행이 절실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작가의 통상가격은 작업기간과 경력(학업 특성, 전시 활동, 사회적 인지도)을 바탕으로 산출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작가가 ‘시장에서 통용 가능한 작품가격’을 직접 평가할수 있다. 이를 위해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지난 14년 간 거래된 작품의 종류, 재료, 크기, 가격을 분석해 '평균치'를 정리한 기준표를 마련했다. 이 모형은 작품가격 산출을 위한 평가 내용과 방법을 설명하는 ‘상징적 모형’이다. 여기에서 작품가격 산출의 영향요인과 방법을 개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작가가 매년 개인전, 단체전에 준하는 전시 활동을 한 경우 작업 기간에 산정한다. ②작가를 파악할 수 있는 학업 특성, 전시 활동 내용, 인지도를 3등급으로 평가한다. ③작가의 작업 기간과 경력(학업특성/전시활동내용/인지도)을 평가해 10호 크기 (53cm×45.5cm)를 기준하여 통상가격을 산출한다. ④작품의 보존상태를 평가하되, 크기별 가격은 별도의 적용 비율에 준하여 산정한다. ⑤의뢰 작품의 작품성과 시장성을 평가 후 통상가격에 적용해 최종가격을 책정한다. 예를 들어 작업기간이 11~15년 된 작가의 10호(53cm×45.5cm) 작품이 100만원일 때, 1호는 20만원, 50호는 400만원, 100호는 700만원, 300호는 1500만원 등으로 작품 크기의 호수에 가격이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 높거나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적용할 만한 통상가격의 산출 과정에서 작품의 보존상태, 전시활동, 인지도, 시장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산출 기준을 적용하게 된다. 미술품 가격은 새로운 작품이 전시되는 1차 미술시장의 전시가격과 경매에서 재판매 되는 2차 미술시장의 실거래가격으로 분류된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전시과정의 미술품 가격결정은 작가의 통상가격 바탕에서 미술품의 작품성과 시장성을 평가하게 된다"며 "작가 스스로 작업기간과 경력을 바탕으로 작품가격을 계산할 수 있도록 기준안을 마련한 것이 통상가격 산출기준 모형"이라고 강조했다. 작품가격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국내 미술품의 통상가격 산출을 위한 기준과 모형’에 따르면 작업기간 & 경력(학업 특성, 전시 활동, 인지도), 작품 크기 시장성, 작품성을 따진다. 작가의 작업기간은 매년 개인전 1회 또는 단체전 2회 조건을 충족 시 1년 경력으로 인정한다. 작업경력은 작가의 학업특성, 전시활동 평가, 사회인지도를 평가한 것이다. 작가의 작업경력 평가에서 학업특성은 작가의 숙련기간을 평가하고, 전시활동 평가는 경험과 안목을 가진 갤러리스트와 큐레이터의 전시 참여(관여)도를 평가한 것이다. 사회인지도에 ‘수상경력ㆍ소장이력ㆍ보도내역’에서 수상경력은 심사위원, 소장이력은 관장과 학예사, 보도내역은 미술전문기자의 결과물을 평가한다. 미술품 시가감정 과정에서 작품성과 시장성은 미술품감정위원이 평가하게 되면, 작가·평론가·갤러리스트·큐레이터·컬렉터·미술시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작품성은 주제·시기·바탕재료·물감재료·기법 등을 기준해서 평가하고, 시장성은 1ㆍ2차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자료를 토대로 선호도를 평가하게 된다. 올해초 'KYS미술품시가감정을 위한 모형’이 발표됐을때 작가(예술가)를 등급으로 나눈다는 것에 반발도 있었다.반면 주먹구구식인 가격 책정은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부르는 게 값'으로 인식된 미술품 가격의 허세로 미술시장 활성화와 가격 투명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술품 판매 가격은 경매 낙찰가와는 다르다. 낙찰가를 근거로 터무니없이 올리거나, 내리는 일도 빚어지고 있다. 또한 작가의 경력에 따라 무조건 가격을 올려 책정하거나 화랑에서 호가와 판매가가 다른 이중가격 체제도 미술시장 투명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국내 미술품 통상가격 산출을 위한 기준과 모형’ 제시는 작가를 등급으로 나눈다는 것 보다는 작품 가격 산출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김영석 이사장은 1995년 국내에 첫 아트페어인 마니프를 진행, 국내 최초로 '작품 가격 정찰제' 시스템을 구축한 장본인이다. 김영석 이사장은 "'미술품 통상가격 산출을 위한 기준과 모형’은 구매자도 납득할 수 있는 작품가격 산출 기준"이라며 "미술시장의 객관적인 신뢰도를 형성하여, 건전한 미술품 유통문화가 보다 활발해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기본 목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국내 미술품의 통상가격 산출을 위한 기준과 모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아이프 TV()에서 확인할수 있다. 2020/12/09
15년간 작품가격 분석해보니...김창열, 호당 230만원 2.64배↑
뉴시스는 미술품의 투명한 유통 거래를 위해 국내 블루칩 작가 5순위의 각 작가별 최고가 작품을, 같은 크기와 시리즈별로 비교 분석해 작품가격을 매주 소개한다.
뉴시스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는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함께 2019년 국내 미술품 경매사 낙찰총액 기준 상위 5순위 작가의 작품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봤다. (▲1위 김환기(250억원), ▲2위 이우환(134억원), ▲3위 박수근(60억원), ▲4위박서보( 45억8000만원), ▲5위 김창열(28억3000만원)순이다.)
작품가격 지수는 국내 경매시장이 활성화된 지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년간 낙찰가를 분석했다. 국내 8개 경매회사에서 거래된 작품 가격을 종합했다.여기에 'KYS미술품가격지수'를 적용한 결과, 낙찰총액 순위와 달리 작품가격지수는 뒤집어졌다.
1위는 박서보(712.34), 2위는 김환기(268.27), 3위는 김창열(264.25), 4위는 이우환(263.06), 5위는 박수근(85.3) 순으로 집계됐다.
'KYS 미술품가격지수'는 비교 기간의 시작점(2005년) 기준을 100으로 정해, 2019년 현재 시점과 비교한 작품가격의 변동 폭을 분석한다. 712.24인 박서보의 가격지수는 지난 15년간 7.12배, 2위 김환기의 268.27 지수는 2.6배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가격지수는 동일한 재료로 비슷한 주제를 그린 10호 크기 작품을 기준으로 호가(미술품 거래 최소 단위)를 산정한 것이다. 경매시장에서 가장 선호 받은 ‘주제-바탕재료-크기’ 등 작품의 특성까지 고려한 작품 가격 평균지수라는 점에서 시장 경쟁력까지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주 1위 박서보, 2위 김환기에 이어 3위 김창열의 인기 작품가격을 공개한다.<편집자주>
▲김창열(91)화백= '물방울 화가'로 유명하다.
1970년대부터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유럽중심의 국제무대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프랑스 마굿간에서 생활하던 시기, 마포에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1972년 파리 근교 마구간에서 살았을때다. 화장실이 없어 밖에서 물통을 만들어놓고 세수를 했다. 어느 날 아침, 세수하려고 대야에 물을 담다 옆에 뒤집어둔 캔버스에 물방울이 튀었다. 아침 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던 물방울. "이거다 싶었다" 그렇게 만난 물방울은 찰나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화두가 되어 평생 물방울을 그렸고, 물방울 화가가 됐다.
▲김창열 작품 가격= 1970년대 중후반 작품이 절대적인 강세다. 최고가 10순위 중 9점이 모두 70년대 중후반 작품으로, 특히 76~79년 작품 선호도가 높다. 현재 김창열의 최고가 작품은 5억1282만원에 낙찰된 1973년에 그린 '물방울(195×123cm)로 2016년 3월 K옥션 홍콩경매에서 팔렸다.
물방울 그림은 1983년을 기점으로 작품의 핵심을 이루는 물방울과 문자 구성의 변화가 시작된다. 1990년대부터는 작품에 ‘회귀'라는 표제어를 붙이며 캔버스 위에 천자문을 새기고 글자와 물방울을 병치하거나 중첩시키며 과거에서 미래까지의 시공간을 한 폭에 담기 시작했다.
작품의 분류를 1983년 이전과 이후, 물방울의 다소(多少), 문자와의 병치 등 5가지로 구분하여 나눌 수 있고, 작품가격 또한 이러한 분류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어 있다. 그 동안의 낙찰가를 분석한 결과 1983년 이전에 그린 물방울이 많은 작품이 큰 선호를 받으며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인기 크기 20호· 100호 가격 지수= 1983년 이전의 '물방울(多) 20호'의 가격지수는 279.95, 1983년 이전-물방울(少) 20호의 가격지수는 414.29이다.'1983년 이후-물방울(多) 20호'는 247.62, '1983년 이후-문자 100호'는 219로 집계됐다. 따라서 2019년 평균 가격지수는 264.25로서 약 2.64배의 가격 상승을 나타냈다.
김창열은 2006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김창열ㆍ김환기ㆍ이우환 3인전과 2007년 개인전을 통해 얻게 된 유명세와 그 즈음에 형성된 한국 미술시장의 갑작스런 팽창기가 맞물리며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되었다.
‘1983년 이전-물방울(多) 20호’ 작품은 2006년에는 3750만원에 거래되었지만 2019년에는 약 1억 500만원에 거래되어 2.8배 상승되었다.
2014년에는 약 2억원까지 치솟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하향 조정되어 1억원을 상회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작품의 가격 상승은 주로 1983년 이전-물방울(少) 20호 작품에서 변동폭이 크다.
2006년 3500만원 거래되던 작품은 2018년 1억4500만원에 낙찰되며 4.14배나 올랐다. 이어 '1983년 이후-문자 100호'는 2.19배, 1983년 이후-물방울(多) 20호는 2.48배, 83년 이후-물방울(少) 10호는 1.6배 상승했다.
김창열의 작품가격 분석결과 '1983년 이전-물방울 20호' 작품이 그 이후 작품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낙찰되었다.
1983년 이전-물방울(多)20호의 작품 중에 2006년의 최고가 작품은 'P.A.S.81016'
올 봄 국내 미술경매 5년새 최악...낙찰총액 70% 수준 국내 미술시장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국내 경매시장 낙찰 총액이 5년전보다 70%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일 '지난 5년간 1/4분기 미술품 경매의 낙찰총액만을 비교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국내 미술품 오프라인 경매 낙찰총액은 약 173억원으로, 지난해(228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5년 전인 2016년(323억원)과 비교해도 71% 수준이다. 낙찰총액과 대비해 출품수와 낙찰수, 낙찰률도 크게 위축됐다. 올해 경매 출품수는 6145점으로, 2017년(6437점)과 2018년(6275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낙찰수와 낙찰률은 크게 낮아졌다. 반면 온라인 시장이 선전하고 있다. 올해 약 57억원으로 집계, 2018년(47억원) 2019년(51억원)보다 상승세다.실내 소비 경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폭탄'을 맞은 건 국내 경매사의 해외 법인 부문이다. 홍콩 경매의 경우 지난해까지 낙찰총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3월 경매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날 서울옥션 측은 “코로나 사태로 연기된 홍콩 경매를 17일 미국 온라인 플랫폼 아트시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올해 1/4분기 경매 낙찰총액이 지난해의 약50%대 수준에 비해, 출품수가 많다는 점은 미술품의 환금성이 필요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올해 경매에서는 블루칩 인기작가의 작품도 유찰되는가 하면 추정가의 하한선에서 낙찰되고 있다. 서울옥션 케이옥션등 양대경매사가 지난 3월 치른 메이저 봄 경매 낙찰률은 60~67%로 1억선 미만 중저가 작품이 주로 낙찰됐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큰 손들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는 신호다. 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