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모집 15일까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이 공예·디자인 창작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2026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접수를 시작했다. 신진작가, 중견작가, 단체(그룹) 등 총 3개 부문에서 역량 있는 창작자를 모집한다. 접수 마감은 오는 15일까지다.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는 작가가 자신의 기획안을 중심으로 전시를 직접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8년 시작된 이 사업은 지금까지 신진작가 83명, 개인작가 45명, 단체 26팀 등 총 154건의 전시를 지원해 공예·디자인 분야의 창작 생태계 확장에 기여해왔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KCDF갤러리 전시 기회뿐 아니라 홍보 지원, 전시 운영 예산 등 실질적 지원이 제공된다. 신진작가에게는 500만 원, 중견작가 및 단체에는 100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공진원 관계자는 “2026년에도 KCDF갤러리를 통해 다양한 창작이 국민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고, 한국 공예·디자인이 국제 무대에서 더욱 주목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5/12/08
서울옥션, 김선우 도도새 신작 글로벌 론칭…뉴욕 필립스 ‘드롭샵’과 협업 서울옥션이 글로벌 미술품 경매사 필립스(Phillips)의 온라인 플랫폼 ‘드롭샵(Dropshop)’과 협업해 ‘도도새 작가’로 알려진 김선우의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판화 에디션 3종(각 30점)과 원화 3점으로 구성되며, 지난 5일부터 뉴욕 필립스 프리뷰를 통해 실물이 공개됐다. 공식 판매는 한국시간 10일 자정(현지시간 9일 오전 10시) 필립스 드롭샵 홈페이지를 통해 시작된다. 드롭샵은 필립스가 운영하는 큐레이션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유망 동시대 작가를 글로벌 컬렉터에게 직접 연결하는 채널이다. 에밀리 메이 스미스(Emily Mae Smith), 키네(Kyne), 공칸(Gongkan), 에드가 플랜스(Edgar Plans) 등 주요 작가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김선우는 멸종 조류인 ‘도도새’를 현대적 상징으로 재해석해온 작가다. 2015년 도도새가 멸종한 모리셔스 섬을 직접 방문한 이후, '날지 못해 멸종된 새'가 아닌 '새로운 비행을 준비하는 존재'로 도도새의 서사를 전환해왔다. 작가에게 도도새는 자기 확장의 의지, 좌절 이후의 비상, 현실을 넘어서는 내적 에너지를 상징한다. 특유의 밝고 유머러스한 화면은 관람객에게 위로와 동시대적 활력을 전한다. 최근 작가는 불가리, 스타벅스, LG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대중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 도쿄 츠타야 긴자 개인전, 타이베이·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미술 시장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기획부터 제작·유통까지 필립스와 긴밀히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국내 작가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어떻게 소개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국제 협업을 통해 국내 작가들이 글로벌 컬렉터와 만나는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2025/12/08
오디움, 베르사유 건축상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 내부 특별상 수상 국내 최초의 사운드 박물관 오디움(Audeum)이 유네스코(UNESCO)가 주관하는 베르사유 건축상(Prix Versailles)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 분야에서 2025년 내부 특별상(Special Prize for an Interior)을 수상했다. 올해 5월 동일 분야의 ‘전 세계 7대 박물관’ 후보로 선정된 데 이은 성과로, 오디움의 공간디자인·감각적 건축언어가 국제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 오디움, 7대 후보 → 내부 특별상 수상까지 베르사유 건축상은 혁신성·독창성·지속가능성·지역성 등 다층적 기준으로 세계의 우수 건축을 선정하는 국제 건축상이다. 박물관 분야는 지난해 신설된 섹션으로, 올해는 한국·프랑스·노르웨이·사우디·미국·인도네시아 등 7개 기관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 경쟁 속에서 오디움은 ‘인테리어 분야 최고 평가’를 받으며 내부 특별상(Special Prize for an Interior)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지난 4일(현지시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심사위원장 이리나 보코바(Irina Bokova)는 “건축은 문화적 맥락에 반응하고 공동체를 고양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고, 사무총장 제롬 구아댕(Jérôme Gouadain)은 “아름다움은 지역 사회를 연결하고 인간 중심의 발전을 이끄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오디움의 내부 공간이 이번에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 역시, 소리·빛·재료·공간이 한데 엮여 ‘감각의 문화’를 만드는 방식이 베르사유 건축상의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 ‘보이지 않는 소리’를 건축으로 만든 공간 오디움의 공간을 설계한 이는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쿠마 켄고(Kengo Kuma). 관람객이 공간 속에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직 알루미늄 파이프 구조,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광, 목재의 향과 질감, 음향적 울림을 고려한 곡선 구조 등이 층위 있게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쿠마는 “오디움은 소리가 인간 안에 잠든 감각을 깨우는 장소”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소리의 건축’이 더 넓은 가능성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베르사유 건축상, 건축계의 ‘아카데미상’ 2015년 시작된 베르사유 건축상은 공항·학교·레스토랑·미술관 등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을 선정하는 국제적 권위의 상이다. 올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 분야 수상관은 다음과 같다. 오디움(한국) : 내부 특별상, 쿤스트실로(노르웨이) : 베르사유 본상, 조슬린 미술관(미국) : 외부 특별상, 그랑팔레(프랑스), 사카 박물관(인도네시아), 디리야 아트퓨쳐(사우디), 클리블랜드 자연사 박물관(미국) : 특별 선정. 한국의 오디움이 유럽 대형 미술관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은 의미가 크다. 특히 개관 2년도 되지 않은 신생 박물관이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다. ◆ 소리의 문화유산을 다루는 국내 유일 박물관 2024년 개관한 오디움은 ‘소리의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전시하는 국내 유일의 오디오 박물관이다. 19세기 유성기 발명 이후 150년 오디오 역사를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보존·전시한다. 상설전 ‘정음(正音): 소리의 여정’에는 올해 기준 약 2만5000명이 방문했으며, ‘미러포닉 클래식 명반 감상회’, ‘오디오 살롱’, ‘시각장애인 오디오 워크’ 등 공공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접근성을 넓혀왔다. 오디움 측은 “이번 수상은 오디움의 건축적 철학과 소리 문화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사운드 아카이브 구축과 국제적 연구기지 역할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08
끝이라고 믿은 그 자리에서…선화랑, 이만나 ‘세계의 모퉁이’ 사라지는 풍경은 늘 가장 먼저 화가의 눈에 걸린다. 이만나(54)의 회화는 바로 그 ‘사라짐의 직전’을 붙잡는 일에서 시작된다. 도시의 변방, 담장의 끝, 바람 부는 모퉁이처럼 누구도 향하지 않던 장소. 작가는 그 주변부를 오래 응시하며 “끝인 줄 알았던 그곳에서부터 세계가 다시 열린다”고 말한다. 이만나 개인전 ‘세계의 모퉁이(The Corner of the World)’는 익숙해서 보이지 않던 한국적 풍경을 위한 작은 헌시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자리다. 대표 연작 '깊이 없는 풍경'을 비롯해 신작 '벽 앞의 풍경', '모퉁이', '길가' 등 회화·드로잉 18여 점을 소개한다. 이만나는 현실의 풍경을 정확히 닮았으면서도, 현실 이상의 감각을 품은 공간을 그려온 작가다. 캔버스 속 장면은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도시의 한 켠이지만, 설명할 수 없는 ‘낯섦’이 고요하게 배어 있다. 그 낯섦은 기교가 아니라 수천 번 겹쳐 쌓인 색의 떨림, 시간이 응축된 물감의 결에서 비롯된다. 그에게 회화는 재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의 울림’을 붙잡는 시간의 형식이다. 2022년 개인전 '더 이상 거기에 없는 풍경’에서 작가는 재개발과 도시화에 밀려 사라져간 장소들을 호출했다. 풍경 기록을 넘어, 지워진 감정과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일이었다. 화면에는 상실과 체념,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던 감각의 잔향이 남았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시선은 ‘사라진 중심’이 아니라 '남겨진 가장자리’로 이동한다. 세상의 중심부가 아닌, 빛이 닿지 않는 벽 앞, 길과 담이 맞물린 변두리, 바람만 드나들던 틈. 작가는 그곳을 “끝처럼 보이지만, 실은 세계가 다시 시작되는 지점”으로 바라본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가로막힌 벽, 깊이를 알 수 없는 공간, 담쟁이가 뒤덮은 표면은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존재론적 질문이다. 독일 유학 시절 겪었던 언어·문화·정체성의 간극은 그의 회화 속에서 ‘벽’이라는 형상으로 변주되었고, 이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여는 상징이 되었다. 작가는 말한다. “벽에 납작이 붙은 ‘깊이 없는 풍경’이지만, 그 표면 아래에는 켜켜이 얽힌 시간이 있다. 그래서 사실은 너무 깊은 풍경이다.” 얇은 물감을 쌓고 깨고 다시 쌓는 글레이징을 통해 세계의 외피를 구축하고 허무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 얕은 층들이 어느 순간 울림을 만들고, 그 공명 속 틈새로 보이지 않던 이면의 세계가 조용히 열린다. 결국 이만나의 풍경은 익숙해서 보지 못했던 한국 도시의 한 장면이자, 여전히 이행 중이며 끝나지 않은 우리의 시간 그 자체다. 그의 대표 연작 '깊이 없는 풍경'은 겉으로는 납작한 벽처럼 보이지만, 그 표면 아래엔 수천 겹의 색과 시간의 침전물이 숨어 있다. 말리고, 뿌리고, 다시 쌓는 반복 속에서 ‘사실’은 해체되고, 그 사실이 가리고 있던 세계의 배후가 서서히 드러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결국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온다. “깊이 없는 풍경은, 사실 너무 깊은 풍경이다.” 2025/12/08
국립현대미술관, 'MMCA 소망나무’ 진행… 시설아동 미술심리치료 지원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연말을 맞아 관람객 참여형 예술 나눔 행사 ‘2025 MMCA 소망나무’를 8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서울관에서 진행한다. 2018년 시작된 ‘소망나무’는 관람객이 직접 작성한 소망을 작은 오너먼트 형태로 만들어 대형 트리에 걸어 완성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개인의 소망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는 참여형 행사로 매년 큰 호응을 얻어왔다. 올해는 참여 방식을 확장했다.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제작된 다양한 형태의 장식지에 관람객이 직접 소원을 적고 조합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걸기’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간 예술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소망나무 역시 기존 트리를 재활용했고, 벽면에는 펠트 천을 활용해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부 참여도 한층 편리해졌다. 현금 소지 감소 추세를 반영해 무인 기부함과 함께 온라인 기부 페이지(http://www.litt.ly/mmcawishtree)를 개설, 누구나 시간·장소 제약 없이 소망나무 행사에 동참할 수 있게 했다. 행사 기간에는 인스타그램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된다. ‘#MMCA소망나무’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 사진을 게시하면 자동 응모되며, 행사 종료 후 추첨을 통해 에어팟 프로 3세대(1명), 캡슐커피 머신(1명), 스타벅스 1만 원권(10명) 등이 제공된다. 소망나무를 통해 모인 기부금 전액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으로 전달돼 국내 시설아동을 위한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지원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월드비전은 2018년 사회공헌 협약 체결 이후 꾸준히 협력해오고 있다. 김성희 관장은 “올 한 해 미술관에서 선보인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관람객과 함께 따뜻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소망나무를 통해 다가오는 새해를 의미 있게 준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2/08
"소와 함께한 우리 역사·미래"…농진청, 특별 기획전 연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오는 8일부터 내년 10월까지 미래 축산업 방향을 조명하는 기획전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해당 기간 본청 농업과학관 1층 특별전시관에서 '소통(牛通) 소중한 동행,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우리 민족의 삶과 깊숙이 연관된 '소'를 통해 한국 축산의 정체성과 문화적 의미, 과학 기술 기반 미래 축산 비전을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이번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과거-현재-미래'로 전시 공간을 나눠 소와 함께한 우리 민족의 역사, 축산 분야 연구 성과, 미래 축산 청사진을 단계별로 경험할 수 있게 꾸몄다. '우리 민족과 함께한 숨결, 소의 시작' 전시에서는 농경사회에서 노동의 동반자이자 제물,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의 모습을 소개한다. 고구려 벽화 속 수레를 끄는 소, 신라시대 제천 기록, 견우·직녀 설화 등을 통해 우리 선조들과 함께 했던 소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시화 속의 소' 전시에서는 김홍도·김식·이중섭 등 당대 최고라 불렸던 예술가들이 순박함과 인내, 슬픔, 풍요로움 등으로 소를 표현했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한우 수탈과 품종 단일화 정책 등 역사를 기록한 '빼앗긴 워낭소리' 전시도 열린다. 한우 산업이 식문화 중심 품종에서 고급육 산업으로 발전한 과정을 다룬 '케이(K)-브랜드의 대표주자, 명품 한우'와 우리나라 낙농 산업의 발전사를 소개하고 젖소 연구 성과를 담은 '소 맞습니다. 나는 젖소'도 있다. 다양한 관람객 체험형 콘텐츠도 진행된다. '소 부위별 모형 맞추기' 체험을 비롯해 기능성 유산균 제품과 반려동물 영양기준에 맞게 제조한 사료를 전시한다. 치즈 제조 과정을 시연하고 치즈별 특징을 소개하는 체험 행사도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전시 문의는 농업과학관(063-238-1300)으로 하면 된다. 김진형 국립축산과학원장 직무대리는 "이번 특별전은 '소'라는 동물이 우리 역사, 문화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나아가 한우 산업에 과학 기술이 접목해 어떤 발전을 거듭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자리"라며 "축산의 가치와 연구의 의미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2/07
서울은 지금 인상주의의 계절…액자까지 작품[박현주 아트클럽] 올겨울 서울은 인상주의의 수도다. 서울 주요 미술관들이 동시에 대형 인상주의 전시를 선보이며, 도심 전체가 보기 드문 ‘인상주의 시즌’에 돌입했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박물관의 기획전이 겹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서울이 아시아 미술 전시 허브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세종문화회관, 600년을 관통하는 서양 회화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의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까지’는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으로, 65점의 서양 회화가 최초로 대규모 해외 반출됐다. 특히 100년 동안 외부로 한 번도 나가지 않았던 상설 컬렉션 25점이 포함돼 미술계의 관심을 모았다. 1520년경 베르나르디노 루이니의 ‘막달라 마리아의 회심’,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리스도의 체포’ 등 르네상스부터 초기 모더니즘까지 600년 회화의 변화를 따라가는 구성이 특징이다. 세종미술관의 문이 열리는 순간, 공기는 단숨에 16세기 르네상스의 온도로 바뀐다. 단순한 명작 나열을 넘어 인상주의가 등장하기까지 서양 회화의 빛·구도·사유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흐름’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2월22일까지 열린다. ◆예술의전당, 르누아르와 세잔의 ‘두 개의 빛’ 예술의전당 ‘오랑주리–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세잔·르누아르’는 오랑주리 미술관 소장품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전시다. 유화 51점과 사진·영상 70여 점을 운송하기 위해 비행기 4대가 투입되는 등 전례 없는 규모를 갖췄다. 이번 전시는 인상주의의 두 대표 화가인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폴 세잔의 작품을 주제별로 병렬 배치해 비교 감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르누아르는 부드러운 색채와 인간의 온기를, 세잔은 형태·질서를 강조하며 회화의 구조를 탐구했다. 이번 전시는 두 화가가 인상주의 안에서 얼마나 다른 시각언어를 구축했는지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서 내년 1월까지다. ◆국립중앙박물관, 인상주의의 ‘기술과 실험’ 국립중앙박물관의 ‘빛을 수집한 사람들’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로버트 리먼 컬렉션에서 회화·드로잉 81점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 전시의 강점은 ‘명작 감상’보다 인상주의가 어떤 기술적 실험을 통해 탄생하고, 어떻게 초기 모더니즘으로 이어졌는가를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연구형 구성에 있다. 리먼 컬렉션은 두 세대에 걸친 수집가의 안목이 축적된 컬렉션으로, 프랑스 미술과 인상주의의 핵심 변화를 포착해 온 사적 아카이브이기도 하다. 전시는 고갱·르누아르·세잔 등의 작품을 통해 색은 어떻게 해체되고, 빛은 어떻게 분절되며, 형태는 어떻게 재구성되었는가를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실에서 내년 3월 14일까지 열린다. ◆왜 지금, 인상주의인가 세 전시가 동시에 열린 것은 서울의 문화적 위상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첫째, 해외 주요 미술관들이 한국을 아시아 관람객의 중심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반출이 어려운 작품들이 한국을 향하는 사례가 늘며 전시 유치 경쟁에서도 서울의 비중이 커졌다. 둘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인상주의 회화가 다시 주목받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감정·빛·위로의 요소를 가진 인상주의는 위기 시기일수록 관객 유입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셋째, 세 전시의 구성 자체가 “이번이 아니면 다시 보기 어렵다”는 희소성을 가진다. 관계자들 역시 “동일 구성으로 재편성이 불가능한 수준의 조합”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전시를 봐야 할까 전체 미술사 흐름을 보고 싶다면 → 세종문화회관.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까지의 600년 대서사를 파악할 수 있다. 인상주의 핵심 화가를 비교하고 싶다면 → 예술의전당. 세잔과 르누아르의 빛·구조·감정의 차이를 읽는 자리다. 인상주의를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 국립중앙박물관. 빛·색·형태의 원리를 해부하는 연구형 전시다. 지금의 서울은 유럽 미술관이 선택한 하나의 ‘정거장’이다. 세종에서 인상주의의 뿌리를 보고, 예술의전당에서 인상주의의 두 심장을 보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인상주의의 기술을 본다면 유럽 미술관에 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더 이상 남지 않는다. 그리고 놓치기 쉬운 즐거움이 하나 더 있다. 세 전시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액자 자체가 시대의 흔적을 품고 있다. 19세기 특유의 장식적 목재 프레임은 오늘날의 미니멀한 액자와 달리, 화면의 빛과 호흡을 함께 품어내며 또 하나의 시각적 층위를 만든다. 액자까지가 작품으로 느껴진다. 올겨울 서울은 그 자체로 ‘인상주의 올인원 패스’다. 19세기 유럽 회화의 가장 깊은 결을 서울 한가운데서 경험하는 일, 이 또한 K-문화의 힘이다. 2025/12/06
사랑은 먼저 ‘나’를 건너는 일…이소연 자화상[박현주 아트에세이⑦] 촛불이 흔들리는 방, 어지럽게 놓인 사물들, 그리고 그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한 소녀. 이소연의 회화 속 장면들은 마치 늦은 밤 우리의 마음을 은근히 들여다본다. 조현화랑에서 열리는 ‘Love of This Age(이 시대의 사랑)’은 거창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며 감당해야 하는 감정의 무게와 얼굴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지만, 거울 앞에 앉아 그린 전통적 자화상은 아니다. 오늘을 버티기 위해 바꿔 끼는 여러 겹의 얼굴들 어린 소녀일 때도, 낯선 존재일 때도, 혹은 감정이 잠긴 표정 없는 인물일 때도 있다. 그 변화무쌍한 얼굴들이 바로 이 시대의 사랑을 말해준다. 사랑은 누군가를 향하기 전에 늘 ‘나’라는 미로를 먼저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내 그림은 ‘진짜 나’와 ‘꾸며낸 나’가 교차하면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다.” 그 말은 회화를 넘어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직장에서의 나, 관계 속의 나, 혼자 있을 때의 나. 우리는 끊임없이 얼굴을 갈아끼우지만, 그 안에서 밀려난 감정들은 어느새 사물처럼 쌓여 우리 곁에 남는다. 그래서 그림 속 정물들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맥주병, 촛대, 오래된 장난감, 잎사귀… 모두 작가가 실제로 곁에 두고 살아온 기억의 잔해들이다. 말없이 놓여 있을 뿐이지만, 그 자체로 한 사람의 마음의 자리들을 대신한다. 이 시대의 사랑이란, 어쩌면 타인을 사랑하는 일보다 자기 자신을 다시 찾기 위해 식탁 앞에 앉는 일인지도 모른다. 캔버스 속 소녀처럼, 조용히 책 한 권을 펼치고 흩어진 감정의 파편들을 하나씩 주워 담아보는 일. 그렇게 그림은 우리를 다시 세상과 연결시킨다. 마법처럼. 2025/12/06
세계 미술시장 재편 움직임…세컨더리 전문 갤러리 ‘PDS’ 출범 세계 미술시장이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페이스갤러리(Pace Gallery), 디도나 갤러리의 오너 에마뉘엘 디도나(Emmanuel Di Donna), 소더비 글로벌 프라이빗 세일즈 총괄 데이비드 슈레이더(David Schrader)가 힘을 합쳐 글로벌 세컨더리마켓 전문 갤러리 ‘페이스 디도나 슈레이더(Pace DiDonna Schrader·PDS)’를 설립한다. 아트뉴스 등 해외 미술 전문 매체에 따르면, PDS는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에 본사를 두고 2026년 봄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갤러리는 여름 공식 개관 후 가을 첫 역사적 작품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합작은 최근 글로벌 경기 변동과 미술 구매 방식 변화 속에서 세컨더리마켓(2차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페이스 CEO 마크 글림처(Marc Glimcher)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고 수준의 세컨더리 갤러리가 거의 사라졌다”며 “아쿠아벨라 갤러리 정도만 예외”라고 말했다. 페이스갤러리는 뉴욕·LA·런던·제네바·베를린·서울·도쿄 등 글로벌 지점을 운영하며 전후 작가 및 작가 재단과의 두터운 네트워크를 보유한다. 디도나는 소더비 인상주의·모더니즘 부문 부회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초현실주의와 모던, 포스트워 분야 전문성을 더한다. 디도나 갤러리 팀은 그대로 PDS 본사로 이동해 새 갤러리의 운영과 큐레이션을 담당한다. 소더비를 떠나 합류하는 슈레이더는 초고액 컬렉터 네트워크와 대형 거래 구조화 경험을 바탕으로 힘을 보탠다. ◆한국 미술시장에도 변화 신호? PDS의 출범은 단순히 뉴욕에서 새로운 갤러리가 생긴 수준을 넘어, 한국 미술 시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이미 페이스·페로탕·리만머핀·글래드스톤 등 글로벌 메가갤러리가 집결한 ‘아시아 허브’로 자리 잡았다. 만약 세컨더리 전문 갤러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힘을 얻기 시작한다면, 한국에서도 ▲2차 시장 전문성에 대한 관심 증가, ▲컬렉터들의 매입·매각 방식 변화, ▲국내 갤러리의 역할 재정립 등 새로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단색화 등 한국 전후 작가들이 국제 2차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만큼, PDS의 출범이 한국 작가 재평가와 가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술계의 관심이 쏠린다. 2025/12/05
성북구립미술관, 소장품 선집 첫 출간… 4700점중 150점 소개 성북구립미술관이 수집품 4700여 점 가운데 대표작 150점을 담은 첫 소장품 선집을 출간했다. 미술관이 보유한 작품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첫 출간물로, 기관의 수집 역사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선집은 작품의 매체와 시대적 스펙트럼을 고려해 엄선된 작품들로 구성됐으며, 지속적인 자료 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집은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 ‘성북구립미술관 소장품’에는 작가 또는 유족의 기증으로 미술관에 수집된 작품이 포함됐다. 서세옥, 최만린, 윤중식, 송영수, 김세중, 조덕환, 조문자, 유근택 등 주요 작가의 작품 97점이 실렸다. 2부 ‘서세옥컬렉션’은 성북동에 거주했던 산정 서세옥 화백의 개인 소장품으로, 2021년 유족이 대량 기증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등 조선시대 서화부터 스승인 소전 손재형, 근원 김용준, 그리고 박서보·윤형근 등 동시대 작가의 작품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담고 있으며, 이번 선집에는 총 53점이 수록됐다. 또한 책 말미에는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에 적힌 한문 해제를 수록하고, 작가명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찾아보기(index)를 제공해 도판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은 “소장품 선집 발간은 미술관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이번 출간을 시작으로 소장품 연구를 지속해 다양한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집은 성북구립미술관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전시 공간에서 실물 책자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202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