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도 가족축제로…화랑미술제 in 수원 25일 개막 경기 남부 대표 아트페어로 자리 잡은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올해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며 복합문화축제로 변신한다.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6 화랑미술제 in 수원'에는 전국 103개 갤러리가 참여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소개하고, 키즈 프로그램과 반려견 동반 콘텐츠, 공연·토크 프로그램 등을 함께 선보인다. 참여 갤러리들은 윤필현, 한충석, 굿모닝타운, 송지연, 김영주, 이목하, 윤위동, 박성수 등 주목받는 신진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최병소, 채성필, 노준, 최영욱, 김덕기, 황선태, 유선태, 하태임, 국경오 등 중견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이우환, 백남준, 김창열, 이대원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된다. 해외 작가로는 데이미언 허스트, 나라 요시토모, 무라카미 다카시, 앤디 워홀, 우르스 피셔, 베르나르 뷔페, 조나단 가드너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올해 행사는 단순한 작품 판매를 넘어 가족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복합문화축제로 외연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키즈 프로그램 '거울아 거울아 미래를 보여줘!'는 어린이들이 가우디의 모자이크 기법을 활용해 자신만의 거울 작품을 만드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성인 관람객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일상을 바꾸는 예술'과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전문 해설과 함께 주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김현희 인플로우컬렉티브 디렉터, 오그림 오그림투어 대표, 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유진상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등이 참여해 세계 미술시장 트렌드와 컬렉팅, 미술 감상법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행사 기간 동안 수원컨벤션센터 야외공간에서는 '와인 & 뮤직 페스티벌'도 열린다. 한상원 밴드와 래퍼 한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며 와인 시음과 판매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반려동물 동반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했다. 반려견 전용 펫모차 무료 대여와 라이브 드로잉 포토부스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족 단위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다.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수원문화재단은 지역 예술가 지원 사업인 '수문장 아트페어' 참여 작가 24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전 '수문장'을 개최한다. '파도(Wave)'를 주제로 수원 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시각 언어를 소개한다. 화랑미술제 in 수원은 서울 중심의 미술시장 구조를 넘어 경기 남부권의 새로운 컬렉터층과 미술 향유층을 확대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예술과 일상, 지역과 시장을 연결하는 복합문화축제로서의 성격을 한층 강화하며 보다 폭넓은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일반 티켓은 화랑미술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수원시민과 학생에게는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올해 처음 도입된 패밀리 티켓도 운영된다. 2026/06/13
로봇은 어떻게 친구가 될까…권병준 어린이⁺전 '내 마음속에 너는' 로봇은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 '이방인'으로서의 로봇을 통해 공존과 이해의 의미를 탐색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6 어린이⁺ 전시 '권병준: 내 마음속에 너는'을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5·6에서 개최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이 2021년 이후 국내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로봇과 사운드 설치작품 6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권병준 작업의 핵심 개념인 '이방인'을 바탕으로 인간을 닮았지만 비인간으로 존재하는 로봇을 매개로 '다름'이 지닌 공존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전시에는 로봇 설치와 사운드 작업 등 총 6점이 출품된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대형 신작 '황금빛 꽃'(2026)은 높이 약 3.5m, 지름 약 6m 규모로 형상기억합금(SMA)과 천을 활용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조형물이다. 비인간 존재가 인간을 포옹하는 듯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촉각적 경험을 환기한다. 작품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는 로봇의 움직임과 결합해 관객의 감각을 확장한다. 전시실 5와 6을 연결하는 '가려진 소리길'(2026)은 시각에서 청각으로 감각이 전환되는 경험을 제공하며, 전시실 6에 마련된 12채널 입체음향관 '자연과 신경망의 울림'(2026)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결합해 서로 다른 존재들의 공존을 상상하게 한다. 권병준은 1990년대 초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해 얼터너티브 록과 전자음악을 넘나드는 음악 활동을 펼쳤다. 이후 영화·연극·무용·국악·미술 등 다양한 분야로 작업 영역을 확장했으며, 2005~2011년 네덜란드 실험 전자악기 연구기관 스타임(STEIM)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현재는 소리와 기술, 로봇을 결합한 작업을 통해 음악과 연극,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뉴미디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 참여했으며, 2025년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와 아이치 트리엔날레 등에 초청돼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기간 어린이 해설 프로그램과 악기 제작 워크숍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어린이 해설사가 작품을 소개하는 모바일 리플릿을 상시 제공하며 어린이가 직접 참여하는 특별 도슨트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가는 권병준 작가의 작품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며 기술 매체가 예술을 통해 '함께'의 의미를 모색하는 힘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2027년 5월 16일까지 열린다. 2026/06/13
89세 생일 한 달 앞두고…英 팝아트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별세(종합)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가 11일(현지시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8세. 호크니의 홍보 담당자는 "89번째 생일을 한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1960년대 영국 팝아트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강렬한 색채와 햇빛, 수영장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대표작인 A Bigger Splash와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는 현대미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다. 회화뿐 아니라 사진 콜라주, 판화, 무대 디자인, 디지털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실험했다. 특히 아이패드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고령에도 새로운 예술 언어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호크니는 2018년 '예술가의 초상(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 '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가 경매에서 9030만 달러에 낙찰되며 당시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은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 '데이비드 호크니'를 개최해 드로잉, 회화, 사진, 영상 등 130여 점을 선보였다. 당시 전시는 8개월간 3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국내 미술관 역대급 흥행 기록을 남겼다. 호크니는 지난해 파리 대규모 회고전에서도 건재한 창작 의지를 보여줬다. 생애 마지막까지 그림을 그리며 "세상을 바라보는 기쁨"을 이야기했던 그는 20세기와 21세기를 연결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2026/06/12
[속보]영국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별세…향년 88세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현대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호크니의 홍보 담당자는 영국 BBC 등 언론에 "그가 89번째 생일을 한 달 앞두고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2026/06/12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3인전 릴레이…신재은·반재하·허수인 죽음과 소멸, 분단의 이미지, 기록의 누락과 오류. 동시대 사회를 관통하는 질문을 던지는 신진 작가 3인의 전시가 서울 곳곳에서 릴레이로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6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 선정 작가인 신재은, 반재하, 허수인의 개인전을 6월과 7월 서울 시내 전시공간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08년부터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작가와 기획자에게 전시 경비를 지원하고 미술관 인프라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 선정된 7인의 전시는 6월부터 9월까지 서울 각지에서 이어진다. 신재은의 개인전 'GAIA-피식의 서'는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영등포구 Hall1에서 열린다. 장례지도사 출신인 작가는 8년간 이어온 'GAIA' 시리즈의 마지막 장을 선보인다. 죽음과 부패, 소멸과 순환의 과정을 인간 중심적 시선에서 벗어나 바라보며, 인간 또한 자연의 순환 속에서 끊임없이 먹히고 분해되는 존재임을 환기한다. 전시에서는 신작 대형 설치작 '빛의 교섭'을 비롯해 시신 트레이에 저주파 진동 사운드를 결합한 '삼키는 몸 ver.2', 알루미늄 주물 조각 '무표정의 이빨' 등을 소개한다. 16일에는 관람객이 식용 종이에 편지를 써 삼키는 참여형 퍼포먼스 '나를 먹을 너에게'도 진행된다. 반재하의 개인전 '모퉁이를 돌면 거짓 친구'는 19일부터 7월 12일까지 종로구 NC문화재단 스튜디오 화이트에서 열린다. 2018년 이후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분단사회와 북한 이미지를 조망하는 8년 만의 개인전이다. 언어학 용어인 '거짓 친구(False Friend)'를 전시의 핵심 개념으로 삼아 북한을 둘러싼 이미지와 검열, 기술, 데이터, 유통의 문제를 다룬다. '허풍선이, 촌뜨기, 익살꾼', '96년 8개월의 크로마키', '정산 없는 시장' 등 설치와 영상, 게임, 아카이브 작업 8점을 선보인다. 허수인의 개인전 '사적인 프로토콜'은 7월 1일부터 18일까지 종로구 더레퍼런스에서 개최된다. 작가는 익명의 사물들을 수집하고 배열하는 과정을 통해 기록과 보존이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누락과 어긋남의 순간에 주목한다. 설치와 퍼포먼스로 구성된 전시에서 허수인은 개인의 일상적 정리 행위와 제도적 기록 시스템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을 탐구한다. 기록을 세계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수단이 아닌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행위로 바라보며,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관계의 방식을 드러낸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세 전시는 죽음과 순환, 분단과 이미지, 기록과 보존이라는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동시대 사회를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며 "신진 작가들이 구축한 새로운 예술 언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전시는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별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이 가능하다. 2026/06/12
"유산은 어떻게 몸에 남는가"…백아트서울, 인도네시아 작가 5인전 유산은 재산만이 아니다. 지식과 기억, 몸에 새겨진 습관과 상처, 때로는 말해지지 못한 트라우마까지 세대를 건너 전해진다. 인도네시아 작가 5인이 세대를 넘어 이어진 기억과 유산의 흔적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읽어내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백아트 서울에서 열린다. 회화와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개인의 경험과 문화적 서사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한다. 전시 제목은 'Minutes'로, 회의록(minutes of meeting)에서 가져왔다. 누군가의 여정과 순간을 기록하는 행위이자 삶의 흔적을 남기는 일기와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개인사와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세대를 넘어 전승된 기억과 정체성, 신체적 경험을 동시대적 언어로 풀어낸다. 참여 작가는 찬드라 로셀리니, 디안 수치, 헨리에트 루이즈, 리즈카 아지자 하야티, 윈디 아프리아니 등 5명이다. 이들은 성 정체성, 여성의 삶, 공동체 신앙, 가족 관계, 기억과 시간 등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세대를 거쳐 전해진 기억과 유산의 흔적을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백아트는 "이번 전시는 세대를 거쳐 전해진 기억과 감정, 그리고 아직 해석되지 못한 유산들을 소환하는 자리"라며 "개인적 경험과 문화적 서사가 만나는 지점을 통해 동시대 인도네시아 미술의 다양한 목소리를 소개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6/06/12
이길이구갤러리 '풍경 미수'…김연용·노충현·서동욱·안두진·정용국 풍경은 더 이상 창밖의 산과 강을 옮겨놓는 일이 아니다. 기억과 감각, 시간과 심리가 뒤섞인 채 끝내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 머무는 것이다.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갤러리는 13일부터 그룹전 '풍경 미수(風景未遂)-Almost Landscape'를 개최한다. 김연용, 노충현, 서동욱, 안두진, 정용국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해 동시대 회화에서 풍경이 존재하는 방식을 조망한다. 전시 제목인 '풍경 미수'는 풍경이 되려다 멈춘 상태, 혹은 풍경을 넘어선 또 다른 가능성을 의미한다. 여기서 '미수(未遂)'는 실패가 아니라 끝내 완결될 수 없기에 지속되는 감각과 인식의 상태를 가리킨다. 김연용은 이미지가 형성되고 인식되는 과정을 탐구하며 감각과 사유가 교차하는 화면을 구축한다. 중첩된 이미지와 레이어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지각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노충현은 도시의 주변부와 오래된 골목, 재개발 지역 등 사라져가는 일상의 풍경을 응시한다. 그의 화면 속 풍경은 단순한 장소의 기록을 넘어 시간의 흔적과 정서적 밀도가 응축된 심리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서동욱은 중첩되는 붓질과 색채의 흐름을 통해 풍경을 생성 중인 감각의 상태로 환원한다. 화면은 특정 장소를 묘사하기보다 회화가 스스로 형성되고 흔들리는 과정을 드러내는 장이 된다. 안두진은 유기적 형상과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유영한다.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형상들은 자연과 신체, 풍경과 감각이 뒤섞인 회화적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정용국은 동양화의 전통적 여백과 번짐의 감각을 동시대 회화 언어로 전환한다. 화면 속 풍경은 구체적 장소의 재현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사유의 흐름을 담아내는 정신적 공간으로 확장된다. 이길이구갤러리 백운아 대표는 "이번 전시는 완결된 풍경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라며 "서로 다른 회화 언어를 사용하는 다섯 작가는 하나의 결론 대신 오늘날 회화가 머무는 불완전한 감각의 지형을 펼쳐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6/06/12
순국 직전 남긴 보물 안중근 유묵 첫 경매…케이옥션 "시작가 16억원" "백 번 참는 집안에 태평과 화목이 깃든다(百忍堂中有泰和)."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 뤼순 감옥에서 남긴 친필 유묵이 처음으로 경매 시장에 나온다. 케이옥션은 오는 24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6월 경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총 107점, 약 120억원 규모다. 이번 경매의 핵심 출품작은 보물 제569-1호인 안중근 의사의 친필 유묵 '백인당중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안중근 유묵이 국내 경매에 출품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매 시작가는 16억원이다. 작품은 안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1910년 2월 뤼순 감옥에서 남긴 글씨다. 당나라 장공예(張公藝)의 고사에서 유래한 문구로, "참음(忍)"과 "화합(和)"의 가치를 강조한다. 충과 의를 강조한 다른 유묵과 달리 동양 평화와 공존에 대한 안 의사의 사상적 면모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출품작에는 1910년 2월 14일자 '관동도독부법원 안중근 외 사형 판결문' 유인본이 함께 출품된다. 안 의사에게 사형이 선고된 재판의 공식 기록으로, 유묵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순국 직전의 역사적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사료다. 케이옥션은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한국인이 입수한 뒤 약 100년 동안 한 가문에서 보존해 온 작품"이라며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 역사성, 국가지정문화재의 위상을 모두 갖춘 상징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는 안중근 유묵과 함께 한국사를 관통하는 역사 인물들의 친필도 대거 출품된다. 임진왜란 시기 국가를 지탱한 서애 류성룡의 1595년 간찰을 비롯해 추사 김정희의 '묵란도·제발', 백범 김구의 '항려·자손', '충효전가·백범일지', '교탈천공', 그리고 신영복의 '처음처럼'이 출품된다. 1595년 류성룡에서 추사 김정희, 안중근, 백범 김구를 거쳐 현대의 신영복에 이르는 약 400년의 시간은 한자리에 모인 필적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정신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미술 부문에서는 탄생 110주년을 맞은 유영국의 1974년작 '산'을 비롯해 이우환, 박서보, 하종현 등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또한 알렉스 카츠, 야요이 쿠사마, 타카시 무라카미, 헤르난 바스, 카즈오 시라가 등 해외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경매에 오른다. 경매에 나온 작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전시는 13일부터 24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예약 없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2026/06/12
갤러리현대, 스위스 아트바젤 2026 참가…김보희 6m 'The Days' 공개 갤러리현대가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바젤 2026'에 참가해 한국 추상미술과 실험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작가 7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갤러리현대는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스위스 메세 바젤(Messe Basel)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바젤 2026' 갤러리즈 섹터(G13)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보희의 대형 회화 작품을 언리미티드 섹터(U15)에서 공개한다. 갤러리즈 섹터에는 한국 추상회화 1세대를 대표하는 이성자를 비롯해 단색화 거장 정상화, 한국 실험미술의 중심에 선 이건용과 이강소, 평면과 공간의 경계를 확장한 신성희, 그리고 김보희·김민정의 작품이 출품된다. 약 60여 년에 걸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구성이다. 이성자는 파리를 기반으로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과 서구 모더니즘을 접목한 독창적 조형 언어를 구축한 작가다. 정상화는 물감을 뜯어내고 다시 메우는 반복적 수행 과정을 통해 한국 단색화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건용과 이강소는 신체와 행위, 사유를 바탕으로 회화의 개념을 확장해온 한국 실험미술의 핵심 작가들이다. 신성희는 캔버스를 박음질하고 매듭짓는 방식으로 평면 회화의 한계를 넘어선 독자적 작업세계를 구축했으며, 현재 프랑스 세루누치 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김민정은 한지와 먹, 불을 활용해 생성과 소멸, 수행의 시간을 화면에 담아내고, 김보희는 자연 풍경을 명상적 시선으로 해석한 회화로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언리미티드 섹터에서는 김보희의 대형 작품 'The Days'(2022)가 공개된다. 세로 390㎝, 가로 648㎝ 규모의 작품으로 12개의 캔버스를 연결해 완성했다. 제주에서 마주한 자연과 생명의 에너지를 담아낸 이 작품은 야자수와 열대 식물, 새와 반려견 레오를 화면에 담아 자연에 대한 사유와 생명에 대한 경외를 표현한다. 갤러리현대는 이번 아트바젤을 통해 한국 추상미술과 실험미술이 구축해온 조형 언어의 다양성과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6/06/12
"색즉시공 어렵지 않네" 놀이처럼 즐기는 불교문화엑스포 "공(空)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졌는데 놀이처럼 풀어놓으니까 훨씬 친근하네요" 11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EXCO) 동관 4홀. '2026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 행사장에는 평일 낮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올해 엑스포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누구나 좋아하는 공놀이'를 주제로 불교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통 불교문화와 현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접목해 불교를 특정 종교행사에 머물지 않고 일상 속 문화 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체험형 박람회다.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 사찰과 전통 공예업체, 차(茶) 브랜드, 사찰음식 업체, 문화단체 등 149개 업체가 참여해 229개 부스를 채웠다. 부스는 단순 판매 공간이라기보다 작은 전시관처럼 꾸며졌다. 한쪽에는 불상과 불화, 단청 작품이 걸린 불교예술전이 자리했다. 맞은편에는 목탁과 나전칠기, 도자기, 금속 공예품 등을 전시한 부스들이 이어졌다. 천연염색 승복과 생활 한복을 진열한 공간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원단을 만져보며 색감과 재질을 살폈다. 차 부스가 모인 구역에서는 은은한 차 향이 전시장 안을 채웠다. 녹차와 황차, 발효차 등을 시음하려는 관람객들이 작은 찻잔을 손에 들고 설명을 듣는 모습도 이어졌다. 사찰음식과 비건 식품 부스 주변은 비교적 북적였다. 연잎밥과 전통 장류, 차 음료 등을 소개하는 부스 앞에는 시식 행렬이 이어졌고 관람객들은 음식 재료나 조리법을 묻기도 했다. 행사장 중앙 무대에서는 스님들의 법문과 강연도 이어졌다. 객석에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관람객들도 적지 않았다. 가장 눈길을 끈 공간 중 하나는 올해 주제를 반영한 '행운 공 뽑기' 이벤트 부스였다. 관람객들은 현장 이벤트 등으로 받은 코인을 공뽑기 기계에 넣고 공을 꺼낸 뒤 안에 담긴 종이를 확인했다. 종이에는 '지금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같은 짧은 질문이나 응원 문구, 불교 진언, 당첨 메시지 등이 적혀 있었다. 행사 측은 불교의 '공(空)' 개념을 어렵게 설명하기보다 놀이 형태로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직접 공을 뽑고 메시지를 읽으며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 상태를 돌아보게 만드는 방식이다.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대학생 정선희(24·여)씨는 "공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철학처럼 느껴졌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생각보다 재밌고 편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는 불교의 치유와 공존의 의미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까지 확장해 풀어낸 점도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초 '펫 프렌들리 불교박람회'를 표방한 행사답게 반려견과 함께 전시를 찾은 시민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행사 리플렛에는 예방접종 완료, 목줄 착용, 배변 처리 등 반려동물 동반 관람 수칙도 함께 안내됐다. 반려견을 품에 안고 공예 부스를 둘러보던 한 시민은 "보통 박람회는 반려견 동반이 쉽지 않은데 함께 입장할 수 있어 편하게 관람했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는 "불교문화를 어렵고 엄숙하게만 느끼기보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전통문화와 현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함께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는 오는 14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