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년 전 전곡리 구석기인, 42㎝ 거대 '주먹찌르개' 왜 만들었나 길이 42㎝, 무게 10㎏. 전곡선사박물관이 12일 공개한 '초대형 주먹찌르개'는 구석기시대 석기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크기다. 지금까지 국내외 합계에 보고된 양면석기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무거운 사례로 평가된다. 이 석기는 연천 전곡리 85-12번지 구석기 유적 최하층에서 발견됐다. 약 25만~20만년 전 형성된 지층에서 나온 것으로 전곡리 유적에서도 가장 오래된 층위에 속한다. 비슷한 사례로는 아프리카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길이 31㎝(약 3.7㎏)석기나 유럽 아라고 유적에서 출토된 길이 33㎝ 석기가 있지만, 이번 유물은 그보다도 크다. 이처럼 거대한 석기가 왜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해외 사례들은 초대형 석기가 의례용 도구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전곡리 유물은 형태와 제작 방식에서 다른 성격을 지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기술 과시설이다. 단순한 생존 도구라기보다 "이 정도의 석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제작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물건이었을 가능성이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인류 진화 과정에서 먹고 사는데 직접적인 필요와는 별개로 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된 도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기능과 형태를 함께 고려해 제작된 도구였을 가능성이다. 형태와 날의 구조를 보면 실제 작업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기능과 디자인이 잘 결합된 물건을 우리는 흔히 ‘명품’이라고 부른다"며 "이 석기 역시 단순한 생존 도구를 넘어 제작자의 기술과 완성도가 함께 반영된 결과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기능만을 따지면 그렇게 복잡한 디자인이 필요 없는데, 예술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만들어졌기에 이 주먹도끼를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료 또한 특징적이다. 전곡리 유적에서 발견되는 석기는 보통 규암 자갈돌로 만들어지지만 이 주먹찌르개는 가공이 쉽지 않은 화강 편마암으로 제작됐다. 이 관장은 "인류 진화를 환경 적응 과정이라고 봤을 때 규암제 자갈돌을 가져다가 주먹도끼를 제작한 것은 결국 이 지역에 있는 원재료 돌에 가장 완벽하게 적응한 첨단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짱돌이란 어마어마하게 단단한 돌을 가져다가 깨서 (유럽의 인류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석기를 만드는 것은 더 고난도의 어려운 행위"라며 "당시에 호모 에렉투스의 한 갈래가 한반도에 들어와 한탄강 주변 돌들로 만든 주먹도끼는 환경에 적응하는 치열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현재 석기 표면의 사용 흔적을 분석하는 '쓴자국(Use-wear) 분석'과 실험고고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개막하는 특별전 '땅속의 땅, 전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2026/03/12
길이 42㎝ '초대형 주먹찌르개' 첫 공개…전곡선사박물관 전시 개편 경기 연천의 전곡선사박물관이 상설전시실을 전면 개편하고 길이 42㎝에 달하는 초대형 '주먹찌르개'를 처음 공개했다.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은 '경기도 도립뮤지엄 콘텐츠 확충 2년 차 사업'의 일환으로 상설전시실 구석기 전시대를 새롭게 단장했다. 이번 개편 전시에서는 전곡리 유적의 최신 발굴 성과를 반영한 유물 약 100여 점이 새롭게 소개된다. 특히 2021년 진행된 전곡리 24차 발굴 조사에서 발견된 유물 가운데 길이 42㎝, 무게 약 10㎏에 달하는 화강편마암제 '초대형 주먹찌르개'가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박물관은 이 유물이 고인류의 도구 제작 목적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곡리 선사유적은 1978년 한탄강 일대에서 구석기 시대 주먹도끼가 발견되며 알려진 곳으로,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확인된 유적이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 개편에서 관람객 중심의 전시 방식도 도입했다. 기본 설명과 심화 Q&A, 어린이 질문 코너로 이어지는 '3단계 텍스트 구조'를 통해 관람객이 스스로 전시 내용을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전곡리 주먹도끼 최초 발견자인 그렉 보웬의 보고서 원본 등을 소개하는 '전곡리 아카이브.zip'코너를 새로 마련하고, 석기를 3차원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전시와 인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 등도 선보인다. 수어 도슨트 영상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전시물을 확대하는 등 전시 접근성도 강화했다. 전시 개편을 담당한 김소영 학예연구사는 "이번 상설전 개편은 전곡리 유적이 지닌 학술적 성과를 대중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한 결과"라며 "관람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선사·인류학 교육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관 15주년을 맞는 박물관은 오는 5월 2일부터 10월까지 기획전 '땅속의 땅, 전곡'을 열고, 하반기에는 기증 유물을 중심으로 한 야외체험관도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한용 관장은 "구석기축제를 제외해도 연간 약 15만 명이 전곡선사박물관을 찾고 있으며 선사유적 방문객까지 합치면 약 40만 명이 방문한다"며 "연천군이 전곡리 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3/12
'스머프 마을' 닮은 미술관…금나래공원 안 ‘서서울미술관’ 개관 만화 ‘스머프 마을’처럼 언덕 아래 숨은 집을 떠올리게 하는 미술관이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등장했다. 금나래중앙공원과 맞닿은 ‘서서울미술관’은 구릉처럼 이어진 낮은 건물로 산책하다 자연스럽게 들르는 열린 미술관이다. 기존 미술관이 건물의 위용을 강조했다면 서서울미술관은 공원 속 시설처럼 낮은 자세로 자리 잡았다. 미술관은 공원 풍경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편하게 찾는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12일 서울 서남권 첫 공립 미술관인 ‘서서울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의 8번째 분관이다. 금천·구로·영등포 등 서남권 지역 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한 거점 공간으로 조성됐다. 서남권 시민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집 가까운 곳에서 뉴미디어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전시장이다. 시민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출퇴근이나 산책 등 일상적인 동선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마주하도록 설계됐다. 연면적 7186㎡ 규모의 저층형 미술관으로 지하 2층·지상 1층 구조다. 2015년부터 건립 준비를 시작해 10여 년 만에 개관에 이르렀다. 공원 지형을 따라 이어지는 건물 형태와 다방향 진입 동선을 통해 어디서나 오르내리며 공간 속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은 더시스템랩의 김찬중 건축가가 맡았다. 올해로 서울시립미술관 8개관을 구축한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서서울미술관은 서울 서남권 첫 공립 미술관이자 서울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라며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매체와 언어로 인식하고 이를 실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시와 연구, 수집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한국 뉴미디어아트와 다원예술의 흐름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서울미술관은 △새로운 매체와 언어를 실험하며 뉴미디어 아트의 미래를 열어가는 미술관, △서남권 중심의 지역 문화 연구와 열린 협력 위에서 공진화하는 미술관, △문화소외계층 접근성을 확대하는 편리하고 안전한 일상의 미술관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서울역사박물관 출신으로 서서울미술관 초대 관장을 맡은 박나운 관장은 “서서울미술관은 서남권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소외 없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국어 안내, 쉬운 글 해설, 수어·문자 통역, 화면 해설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관람 환경의 장벽을 낮추고 포용적인 전시 환경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관과 함께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퍼포먼스 전시 ‘호흡’은 곽소진, 그레이코드, 김온, 남정현, 이신후, 정세영, 조익정, 탁영준, 황수현 등 27명(팀)의 작가가 참여해 인간과 환경을 ‘호흡’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공기를 매개로 생명과 환경, 인간의 행위와 사회적 관계를 탐구하는 퍼포먼스 중심 전시다. 또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전시는 서서울미술관의 건립 과정과 서남권 지역의 시간을 ‘기억의 기록’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한다. 김태동, 무진형제, 브이엔알, 신지선, 컨템포로컬 등이 참여했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야외 전시인 서서울미술관 프로젝트V의 첫 번째 무대, '세마 프로젝트V_얄루' 6월까지 미술관 앞 잔디마당에서 펼쳐진다. 오는 5월에는 뉴미디어 소장품전 ‘서서울의 투명한 기계’가 열릴 예정이다. 미술관의 주요 뉴미디어 작품을 선보이며 네트워크와 기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한편 서서울미술관 전시 공간은 지상 1층 전시실과 지하 1층의 2개 전시실 등 총 3개로 구성됐다. 미술관 로비와 1층 공간은 투명한 유리를 통해 공원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공원의 녹지가 미술관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개방감을 준다. 은빛 외벽 파사드는 ‘해머드 스테인리스 스틸(Hammered Stainless Steel)’ 패널을 사용했다. 울퉁불퉁한 금속 표면이 나무와 하늘, 계절의 변화를 은은하게 반사해 건물이 도드라지기보다 공원의 배경처럼 어우러지도록 설계됐다. 전시실 1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아우르는 높은 층고의 공간이다. 롤스크린을 통해 외부 풍경이 보이는 개방형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스크린을 내리면 화이트박스 전시실로 전환되는 가변형 구조를 갖췄다. 지하 1층의 다목적홀은 공연·강연·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동쪽의 미디어랩은 디지털 기반 예술을 창작하고 실험하는 공간으로,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라는 서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2026/03/12
日 '유스컬처 아이콘' 베르디, 4월 롯데뮤지엄서 첫 개인전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롯데뮤지엄은 일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 베르디(VERDY)의 첫 미술관 개인전 ‘I Believe in Me’를 4월 24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스트리트와 미술,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베르디의 작업 세계를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대형 조각 신작과 드로잉, 네온 작품, 설치 작업 등 약 350여 점을 선보이는 최대 규모 전시다. 베르디(39)는 일본 오사카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캐릭터와 타이포그래피를 결합한 독자적인 시각 언어로 동시대 유스 컬처의 감수성을 표현해왔다. 1990년대 일본 우라하라(Urahara) 패션 문화와 펑크 록,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영향을 바탕으로 형성된 그의 그래픽 세계는 스트리트 문화에서 출발해 패션과 디자인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는 ‘I Believe in Me’라는 제목 아래 외부 기준이 아닌 자신의 감각을 신뢰해온 작가의 태도를 조명한다. 그래픽과 캐릭터, 타이포그래피, 협업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베르디의 시각 세계를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전시에서는 크레용 드로잉 100점과 3D 캔버스 작품, 판화 70여 점, 조각 22점과 벌룬 설치 작품, 네온 작품 등이 공개된다. 일본에 위치한 작가의 실제 작업 공간을 재현한 ‘VERDY STUDIO’ 섹션도 마련해 창작 과정과 작업 세계를 함께 소개한다. 2026/03/12
김환기·박수근·이중섭·장욱진 한자리…오케이앤피 부산 특별전 오케이앤피는 한국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특별전 ‘모던, 모던과 전통 사이’를 개최한다. 전시는 12일부터 4월 12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 조선 부산 4층 오케이앤피 전시장에서 열린다. 부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을 비롯해 나혜석, 이인성, 도상봉, 장욱진,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5여 명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오케이앤피는 “전통은 과거의 양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을 통해 동시대적으로 재해석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전통과 모던이 교차하며 형성된 한국 근현대미술의 미학을 살펴보는 자리”라고 밝혔다. 오케이앤피는 2013년 가나아트에서 분사한 문화예술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2026/03/12
간송문화재단, 비지정문화유산 48점 보존처리…'묵죽도'·'삼강행실도' 등 (재)간송미술문화재단은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는 ‘2025년 비지정문화유산 보존관리 및 예방적 관리’ 사업을 통해 소장 문화유산 5건 48점의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복권기금 지원을 바탕으로 기존 관리 체계 밖에 있던 비지정문화유산의 보존과 손상 예방을 위해 추진됐다. 보존처리 대상은 탄은 이정 필 '묵죽도' 8폭, 추사 김정희의 '지란병분'을 포함한 선면화 10점, '용감수감', '삼강행실도', '보성고등보통학교 신축공사 설계도' 외 도면 30점 등이다. 보존처리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 지류·회화수리복원연구소가 수행했다. 낱장으로 보관되던 '묵죽도'는 족자 형태로 장황했고, 선면화는 접힘 자국 완화 중심의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전적류 유물인 '용감수감'과 '삼강행실도'는 해체 후 세척과 보강을 거쳐 복원했으며, 표지 배접지로 사용된 고문서의 연구 가치도 새롭게 확인됐다. 보존 성과는 2025년 간송미술관 보화각 전시 '선우풍월:부채, 바람과 달을 함께 나누는 벗'을 통해 공개됐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앞으로도 비지정문화유산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재발견하고, 연구 가치가 높은 유물은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3/12
대구 어울아트센터, 북구미술협회 초대전 '평화, 공존의 풍경' 대구 북구에서 활동하는 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12일 행복북구문화재단에 따르면 '대구북구미술협회 초대전 : 평화, 공존의 풍경'이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대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대구북구미술협회의 창작 활동을 소개하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는 북구미술협회 작가 33명을 비롯해 군위군미술협회 작가 10명, 창작프로젝트팀 '나비(NA-BE)' 6명 등 총 49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회화, 공예, 조각, 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49점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군위군미술협회와 창작프로젝트팀 나비가 함께 참여해 지역 미술 단체 간 교류의 폭을 넓혔다. 전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오프닝 행사는 16일 오후 5시 열린다. 박정숙 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초대전은 지역 미술 단체의 창작 활동을 조명하고 예술을 매개로 교류와 협력을 확장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2026/03/12
롯데백화점, '하입비스트 20주년 전시' 독점 공개 롯데백화점이 미디어 플랫폼 '하입비스트' 20주년 기념 전시를 독점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은 오는 13일부터 내달 16일까지 6층 아트홀에서 하입비스트와 공동 기획한 전시를 선보인다. '하입비스트'는 2005년 캐나다에서 출범한 미디어 기업으로, 패션·음악·예술 등 동시대 문화 전반을 아우르며 전 세계 디자이너와 패션 마니아들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트렌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1050만명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20주년 전시는 전 세계 4개 도시에서만 진행된다. 지난해 10월 뉴욕을 시작으로 도쿄와 홍콩을 거쳤다. 각 도시를 상징하는 백화점을 전시 무대로 활용하는데, 한국에서는 '롯데타운 잠실'이 서울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선정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입비스트가 지난 20년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조명하는 '하입비스트 아카이브'를 볼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와의 콜라보 제품을 비롯해 예술계의 이목을 끌었던 과거 협업 사례도 한데 모아 공개한다. 하입비스트와 K-아티스트가 함께 만든 특별한 작품들도 전시된다. '나이키 조던' '케이스티파이'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한 조형 예술가 '수린'의 작품이 그 주인공이다.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하입비스트가 롯데타운 잠실에 착륙했다는 뜻을 담은 우주선 형태의 새 조형물도 선보인다. 전시와 연계된 한정판 패션 굿즈도 구매할 수 있다. '슈프림' '피스마이너스원' '버질아블로 아카이브' 등 하이엔드 스트릿 브랜드와의 콜라보 티셔츠를 단독 출시한다. 앞선 전시들에서 하루 만에 완판됐던 상품으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전시를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격주 토요일마다 아티스트 토크 세션을 진행한다. K-패션 디자이너와 K-아트 컬렉터 등 한국 패션 예술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선다. 무료 참가 신청은 '롯데백화점' '롯데갤러리' '하입비스트코리아'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할 수 있다. 2026/03/12
“나는 나무예요”…91세 김윤신, 호암에서 다시 본 70년 조각[박현주 아트클럽] “나무는 바로 나입니다.” 구순을 넘긴 조각가 김윤신의 말은 단순한 비유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의 작품을 보고 나면 오히려 그 말이 가장 정확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11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개막한 회고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한국 현대조각의 한 축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전시다. 동시에 한 조각가가 자연이라는 재료와 평생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직으로 서 있는 나무조각들이다. 거칠게 절단된 면과 벌어진 틈, 다시 맞물린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나무의 껍질과 내부 결이 동시에 보이고 전기톱의 흔적도 숨기지 않는다. 김윤신의 조각은 완성된 형태라기보다 과정이 드러난 조각에 가깝다. 그는 나무를 오랫동안 바라본다. 결과 색, 재료의 성질을 관찰하다 어느 순간 형상이 떠오르면 전기톱을 든다. 밑그림은 없다. 나무 안에 이미 존재하는 형태를 끌어낸다는 방식이다. 작가는 이 과정을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자르고 나누고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고, 그 만남 속에서 또 다른 존재가 탄생한다는 뜻이다. ◆죽은 나무를 다시 세우다 김윤신에게 나무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다. 1935년생 함경남도 원산이 고향인 그는 전쟁 중 어머니와 함께 오빠들을 찾기 위해 시신이 쌓인 곳을 뒤집어 보며 가족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그 기억은 훗날 죽은 나무를 다시 세우는 일과 이어진다. 그가 말한 또 하나의 장면도 있다. 전쟁 뒤 기름을 얻기 위해 뿌리째 거꾸로 파헤쳐진 소나무들이다. 그는 그 나무들을 친구처럼 느꼈다고 했다. 버려진 나무를 작품으로 남기는 것이 친구를 기억하는 마음이었다는 그의 말. 그 고백 앞에서 김윤신의 조각은 더 이상 단순한 추상이 아니다. 삶과 죽음, 상실과 복원, 그리고 기도의 흔적을 품은 조형이 된다. 어쩌면 그의 수직의 조각들은 쓰러진 것을 다시 세우려는 몸짓인지도 모른다. 갈라지고 맞물린 형상들은 오빠가 살아 있기를 바랐던 어머니의 기도를 닮아 있다. ◆남미에서 시작된 전기톱 조각 나무 조각 앞에 서면 묘한 장면이 떠오른다. 전기톱을 든 할머니가 나타난다. 나무들이 떨고 있다. 전기톱이 지나가고 나무는 갈라지고 맞물린다. SF 만화 같은 장면이지만 이것이 바로 조각가 김윤신의 하루다. 그러나 그 나무들 이미 죽은 나무들, 버려진 나무들이다. 전기톱은 나무를 죽이는 도구가 아니라 다시 살리는 도구가 된다. 일명 '전기톱 할머니'가 지나간 자리에서 나무는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그렇게 탄생한 조각이 김윤신이 평생 말해온 ‘합이합일 분이분일’이다. 김윤신의 작업 방식이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게 된 것은 1983년 아르헨티나 이주 이후였다. 그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지금도 기억한다고 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과 숲이 보였습니다. 한국은 산과 산 사이에 마을이 있는데 거기는 평야였습니다. 그 자연이 나를 멈추게 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작업 환경이 갖춰진 것은 아니었다. 작업실도, 재료도 부족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버려진 나무를 주워 작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목재였다. 남미의 나무는 한국에서 쓰던 조각 도구로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단단했다. 결국 그는 전기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기톱으로 절단한 나무의 결과 틈, 쪼개진 면은 그대로 작품에 남았다. 그 상처는 숨겨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이 조각의 생명력이 됐다. ◆돌과 회화로 확장된 작업 이번 전시는 나무조각뿐 아니라 돌조각과 회화까지 함께 보여준다. 1990년대 이후 그는 돌을 사용한 조각으로 재료의 범위를 넓혔다. 단단한 물질을 쪼개고 맞물리게 하는 방식 속에서 조각의 표정은 더욱 복잡해졌다. 2000년대 초반 이후에는 색채와 기호가 등장한다. 삼각형, 지그재그 같은 문양은 남미 원주민 문화의 시각 언어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동시에 작가 자신의 기호 체계와 만난다. 이 무렵부터 조각과 회화는 서로를 닮아가기 시작한다. 회화 연작 ‘영혼의 노래’에 나타나는 파동과 기호들은 조각의 리듬과 이어지고, 조각은 다시 회화적 표면을 얻는다. 2000년대 이후 김윤신의 조각에는 색채와 기호가 들어오며 조각과 회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조형 세계가 펼쳐진다. ◆잔잔한 리듬의 일상…런웨이 같은 전시 나무 작업이 총망라된 이번 전시는 그 양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 작업하는 사람의 일상처럼 잔잔하고 성실한 리듬으로 공간을 연출했다. 한 점 한 점이 축적의 결과라기보다 오늘도 작업실로 향했을 한 사람의 습관처럼 놓여 있다. 특히 2층 전시장은 런웨이처럼 길게 구성됐다. 관람객은 양쪽에 놓인 작품을 번갈아 응시하며 걷게 되는데, 그 동선은 마치 김윤신의 시간 위를 걷는 경험에 가깝다. 오래된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한 조각가의 열정이 그 공간을 밀고 간다. 이번 전시에만 170여 점이 나왔지만 작가가 남긴 작품은 현재 1500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5년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해 70여 년을 예술에 헌신해온 김윤신이 현재까지 제작한 작품은 평면과 입체를 아우른다. 이번 회고전에는 망실된 1960년대 이전의 작품을 제외하고 현존하는 가장 초기작인 1960년대 파리 유학 시절의 판화와 이후의 실험적인 평면작품들, 그리고 60대에 들어 몰입하기 시작한 다채로운 회화까지 선보인다. ◆코로나가 만든 ‘회화-조각’ 전시 후반부에 등장하는 채색 조각은 코로나 시기의 산물이다. 밖에 나갈 수 없고 재료도 떨어지던 시기, 그는 작업실에 남은 나무 조각들과 공사장에서 나온 폐목재들을 모아 조각을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입혔다. 그렇게 탄생한 작업은 조각이면서도 회화 같고, 회화이면서도 구조물 같다. 작은 캔버스들이 조립된 것 같은 이 형식에 그는 ‘회화-조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버려진 목재 위에 색을 칠하는 행위는 어린 시절 자연과 놀던 기억을 다시 꺼내는 일이기도 했다. 쓸모를 다한 재료에 다시 숨을 넣는다는 점에서 이 작업 역시 김윤신 조각의 오랜 테마를 잇는다. ◆뒤늦게 시작된 국제적 조명 김윤신이 국제 미술계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프랑스 출신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가 70대 이후 재평가된 것과 비슷하게 그는 80세에 가까워서야 다시 조명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을 겪으며 성장한 그는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뒤 1964년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조각과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3년 이우환, 권영우, 김창열 등과 함께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했고 1974년에는 ‘한국여류조각회’를 창립하며 여성 조각가들의 활동 기반을 마련했다. 상명대 교수직도 버리고 1983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그는 40년 가까이 남미에서 작업하며 독자적인 조각 세계를 구축했다. 수양딸인 김란 등 제자들의 도움으로 한국에 귀국한 그는 2023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개인전을 계기로 그의 작업은 국제갤러리, 리만머핀 전시 등을 통해 국내외 미술계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되며 국제적으로 재조명됐다. ◆호암미술관에서 다시 읽히는 K 조각가 김윤신 90대 '전기톱 할머니 조각가'의 이번 전시는 또 하나의 기록이다. 호암미술관에서 한국 여성 조각가 개인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열린 여성 조각가 전시는 루이즈 부르주아였다. 호암미술관 김성원 부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윤신 작가는 이미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지만 호암미술관 전시를 계기로 그의 작품 평가는 전과 후가 달라질 것입니다. 살아 있는 ‘올드 파워’ 작가로서 한국 여성 조각가의 미술사적 의미를 국내외적으로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전시는 그런 선언에 걸맞다. 한국에서 출발해 파리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이어진 김윤신의 여정은 한 작가의 개인사에 머물지 않는다. 모더니즘이 어떻게 유럽의 발원지를 넘어 남미와 아시아의 자연, 신앙, 기억과 만나 다른 얼굴로 변형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모던하면서도 원시적이고 자연적이면서도 구조적이며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이 조형 세계는 한국 현대미술 안에서도 쉽게 닮은 예를 찾기 어렵다. ◆작가가 꼽은 '원픽'은 구겐하임 미술관 소장품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특히 애정을 보인 작품은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分二分一) 1987-88'이다. 현재 구겐하임 미술관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에 특별 대여됐다. 이 작품은 김윤신이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지 4년째에 제작한 조각이다. 안정감 있는 밑둥 위로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돌기들이 서로 다른 각도와 밀도로 맞물리며 올라가 마치 조각의 뼈대를 이루는 듯한 구조를 만든다. 이러한 구성 속에서 작품은 관람자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하나의 응축된 몸체에서 굴곡이 풍부한 역동적 형태로 끊임없이 변화한다. 나무의 껍질과 심부를 넘나드는 시선은 나무의 결뿐 아니라 전기톱이 지나간 흔적까지 함께 읽어 들인다. 1984년 작품과 유사한 형식을 지니면서도 구조적으로 더욱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조형으로 발전한 이 조각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김윤신의 조형 세계가 원숙하게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90대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 90대에도 계속 작업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짧게 답했다. “정신력입니다.” 이는 단순한 근성론이 아니다. 나무와 돌을 다루는 일은 노동이고 오랜 시간 재료를 응시하며 자기 안의 형상을 기다리는 일은 수행에 가깝다. 그는 “내 생각과 내 정신이 하나가 돼야 작업이 된다”고 말했다. "젊을 때는 형태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지만 나이가 든 지금은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 작품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김윤신의 조각은 손보다 정신이 먼저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됐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순간이 올 줄 몰랐습니다.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호암미술관에서 생애 첫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작가는 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런 날이 올 줄 진짜 몰랐어요. 이건 사람이 만든 일이 아닙니다. 하늘이 준 기회입니다.” 이 말은 단지 겸손의 수사가 아니다. 그는 70년 가까이 작업해온 사람이고 현재까지 평면과 입체를 합쳐 1500점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시간이 이제야 도착한 것처럼 말한다. 그 늦은 도착의 감각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만든다. 전기톱 자국이 남은 나무들, 쪼개진 뒤 맞물린 돌, 기호와 색을 입은 회화와 조각들. 모두가 한 사람의 평생을 관통한 같은 문장을 말하고 있다. “나는 나무예요.” 죽은 나무를 다시 세우고 버려진 것을 다시 생명으로 바꾸는 일. 그것이 김윤신이 평생 해온 작업이다. “91세, 나이를 의식한 적이 없다”는 그는 지금도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다. “꿈이요? 그냥 계속 작업하는 겁니다.” ‘합이합일. 분이분일.’ 마치 주문처럼 그 말을 되뇌며 또 하루를 조각한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열린다 2026/03/11
RM 기부금으로 만든 도록 '나라 밖 빛나는 한국 옛그림' 나왔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해외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전해진 한국 회화를 모아서 도록 'IT’S ____ HERE : 나라 밖 빛나는 한국 옛 그림'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방탄소년단(BTS) RM의 기부금으로 제작된 도록에는 16세기 초부터 20세기까지 한국 회화가 담겼다.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이 소장한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이 소장한 '한림제설도' 등이다. 도록은 국내외 국공립 도서관과 주요 연구 기관에 배포된다. 재단은 "해외 소장 기관과 협력 아래 고해상도 이미지와 작품 해설을 함께 실어 학술 연구는 물론 전시·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곽창용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사무총장은 "우리 전통 회화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정신과 미감을 담아온 귀중한 문화유산이며, 그중 일부는 국외에서 세계인과 만나고 있다"며 "이번 도록은 해외에 전해진 24점의 전통 회화를 통해 한국 회화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다시 조명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202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