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순국 직전 유묵 일본서 환수…이달 중 공개 일본에서 환수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이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일본에서 환수된 안중근 의사 유묵을 8월 중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환수된 유묵은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로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을 담았다. 특히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1910년 3월 26일을 며칠 앞두고 남긴 유묵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국가유산청은 13일 오전 언론공개회를 통해 해당 유묵을 먼저 공개한다. 유물을 되찾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장지훈 경기대 교수, 박철상 한국문헌문화연구소장, 정제규 국가유산청 상근 전문위원이 유물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1910년 2월 14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날 기준 보물로 지정돼 국가유산포털에 등록된 안중근 의사 유묵은 모두 31점이다. 한편, 지난 6월 24일 안중근 의사의 유묵 '백인당중유태화'는 27억원에 낙찰되며, 국내 경매에 출품된 안중근 유묵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6/08/05
국가유산청, 궁능 관람료 현실화…'세월호 기록'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국가유산청이 궁능 관람료 현실화, '단원고 4.16 아카이브'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 등재 등을 골자로 하는 '2026년 하반기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국가유산청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국가유산으로 만드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 ▲365일 빈틈없는 국가유산 안전망 구축 ▲국민 일상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의 국가유산 등을 3대 역점 과제로 제시했다. 먼저 '궁능 관람료'는 20년간 동결돼, 궁능 보존관리와 관람서비스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전체 궁능 관람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상승했고, 외국인 관람객은 29% 늘었다. 안정적 재원 마련을 위해 관람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거친 후 11월 현실화 윤곽이 잡힐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국가유산 전면 개방과 규제혁신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 5개소 녹지 공간 개방, 문화유산 숙박 체험 'K-헤리티지 스테이', '문화유산 속 결혼식' 등이 추진되는 한편,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제도 고도화, 규제허가 신속 처리제 적극 운용 등이 추진된다. 우리 유산을 알리는 노력도 계속한다.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은 11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 등재를 추진하고,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은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또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부산 선언'을 발전시킬 '부산 포럼' 개최, 이집트, 가나 등 8개국 대상 유산 보존·관리 지원(ODA), 튀르키예, 베트남, 몽골 등과 공동 발굴조사 등에도 나선다. 이달 중으로 해외 환수 문화유산 '안중근 의사 유묵'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안전망 구축도 이뤄진다. 안동 봉정사 등 주요 사찰 5개소에 대형 산불 대비 자동 물뿌리개를 시범 설치하고, 중요문화유산 180건에 358개의 폐쇄회로TV를 설치해 AI 기반 지능형 감지체계를 도입하고, 특별재난선포지역 국가유산 피해에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긴급보호조치' 등이다. 한편, 지난달 '한국의 갯벌'을 확대등재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성공적 개최와 '국가유산 영향진단', '발굴현장 합동지원단', '역사문화권정비법' 개정 등이 성과로 거론됐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제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서 세계유산위원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우리 국가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가유산 향유 프로그램과 규제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2026/08/05
"팔자 좋은 과수원 화가?"…이대원을 너무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다(종합) 사과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듯했다. 분홍과 흰 꽃잎은 서로 다른 빛을 머금고, 풀잎은 초록 하나가 아니라 수십 개의 초록으로 살아 움직였다. 검은 벽을 가득 채운 대형 화면은 덕수궁을 하나의 거대한 풍경으로 바꾸었다. 가까이에서는 촘촘한 붓질이 추상처럼 다가오고, 몇 걸음 물러서면 석양이 스며든 우리 산천이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는 왜 이대원을 '과수원 화가'로만 기억했을까. 국립현대미술관(MMCA) 덕수궁에서 6일 개막하는 '이대원(1921~2005):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단순한 회고전이 아니다. 그동안 '과수원 화가'라는 익숙한 수식어로 기억됐던 이대원을 한국적 현대회화를 평생 탐구한 문화적 지식인이자, 한국 자연의 빛과 계절을 가장 깊이 그려낸 화가로 다시 읽는 전시다. 전시는 1933년 초기작부터 말년의 5m 대형 '농원' 연작· '담'까지 유화 120여 점과 아카이브 100여 점, 평생 수집한 고미술품을 통해 약 70년에 걸친 화업을 총망라했다. 이대원과 장욱진, 유영국의 스승이었던 일본인 화가 사토 구니오의 희귀 회화 '설정(雪庭)'도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이 한 문장이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압축한다. 5일 전시장에서 만난 배 학예연구사는 "이대원은 한국 작가로서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 한국적 현대회화는 어떻게 가능한지를 평생 고민한 화가"라며 "소재뿐 아니라 양식과 기법, 미감까지 한국적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전시를 준비하며 "행복했다"는 배 학예연구사는 작품을 연구하고 수집하는 과정에서 '팔자가 좋은 화가', '행복한 화가'라는 익숙한 이미지가 이대원의 본질을 가려왔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이대원은 화가인 동시에 한국 최초의 상업화랑인 반도화랑 운영자였고, 홍익대 미대 초대 학장과 총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문화홍보대사 등을 맡으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토대를 만든 문화적 지식인"이라며 "그동안 '과수원 화가', '색채의 화가'라는 수식어에 가려 그의 회화를 너무 피상적으로 읽어왔다"고 말했다. 전시 제목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고고학자이자 미술사학자인 김원룡은 생전 이대원을 두고 "팔자가 제일 좋은 화가"라고 평했고, 그의 그림에는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적었다. 하지만 배 학예연구사는 "이 말을 단순히 그의 삶이 순탄했다는 의미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대원은 화랑을 경영하고 대학을 이끌며 한국 미술계를 위해 쉼 없이 일했고, 그렇게 얻은 경험과 책임을 자신의 화면으로 되돌려 놓았다"며 "그의 밝은 화면은 순진한 낙관의 결과가 아니라, 삶의 조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오랜 관찰과 축적, 절제를 거쳐 얻어낸 회화적 질서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화려한 색채나 대중적 인기보다 그 화면이 어떤 탐구와 축적 끝에 만들어졌는지 70년 화업 전체를 다시 살펴보려는 전시"라며 "이대원을 단순히 밝은 풍경을 그린 화가가 아니라 한국 현대회화의 조형 언어를 구축한 작가로 새롭게 읽고자 했다"고 말했다. ◆ 법대 출신, 5개 국어를 구사한 문화적 지식인 '과수원 화가', '색채의 마법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화가'. 이대원을 따라다닌 수식어다. 그러나 그는 미술대학 대신 법학을 선택한 화가였다. 청운공립보통학교 시절 유화를 처음 접한 그는 경성제2고등보통학교에서 미술교사 사토 구니오를 만나 서양미술과 조선 공예를 함께 배웠다.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부와 공예부에 입선하며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부친의 반대로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법학과를 졸업했다. 법학을 공부하면서도 회화를 포기하지 않았고, 이후 화가를 넘어 한국 미술계의 기반을 만든 문화적 지식인으로 성장했다. 1959년부터 약 8년간 한국 최초의 상업화랑인 반도화랑을 운영하며 국내 화랑 문화의 기틀을 마련했고, 5개 국어를 구사하며 박수근·김환기·장욱진·유영국 등을 해외에 소개했다. 홍익대 미술대학 초대 학장과 총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문화홍보대사 등을 맡으며 미술교육과 문화외교에도 큰 역할을 했다. ◆ 열두 살 '백일홍'에서 5m '농원'까지 이번 전시는 이대원의 시작도 새롭게 조명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인 1933년작 '백일홍'을 처음 공개했다. 열두 살 소년이 그린 작은 정물화지만 강렬한 색채 대비와 두터운 물감, 형태의 단순화가 이미 드러난다. 훗날 '농원' 연작으로 이어질 색채 감각의 출발점이다. 초기작 '북한산' 역시 실제 풍경을 재현하기보다 계절의 감각을 색채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북한산'으로 알려졌던 작품의 원제가 '가을 산'이었음도 새롭게 확인됐다. 전시장에는 스승 사토 구니오의 작품도 함께 놓였다. 이대원은 생전에 "사토 선생은 틀에 박힌 미술교육에서 벗어나 피카소와 입체파를 이야기해준 매우 진보적인 스승이었다"고 회고했다. 스승의 작품을 함께 배치하면서 그의 조형 감각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도 자연스럽게 읽힌다. ◆"이번 회고전의 백미…'빛을 보는 공간' 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2전시장이다. 검은 벽 위를 가득 메운 대형 '농원' 연작들이 사방에서 관람객을 감싼다. 흑경(黑鏡)처럼 연출한 바닥은 그림을 또 하나의 풍경으로 확장시킨다. 화면과 반영이 겹치면서 현실과 시간, 공간이 하나로 포개지는 듯한 압도적인 몰입감을 만든다. 작품 앞 벤치에 앉으면 연출의 의도가 더욱 선명해진다. 가까이에서는 수없이 겹친 색점과 붓질이 추상처럼 보이지만, 몇 걸음 물러나면 사과나무와 배꽃, 연못과 들판이 하나의 풍경으로 완성된다. 공간 디자인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다수 맡아온 김용주 디자인기획관이 담당했다. 작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회화 속 빛을 공간 전체로 확장시키며 이대원의 색채를 새롭게 경험하도록 만들었다. 이대원의 그림은 가까이에서 보면 추상이고, 멀리서 보면 풍경이다. 무엇보다 그의 흰 꽃은 하나의 흰색이 아니다. 미색과 분홍빛, 푸른 기운을 머금은 수많은 흰색이 서로 겹쳐 살아 있는 빛을 만든다. 자연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빛이 머무는 순간을 그려낸 회화다. 전시장에는 그가 평생 수집한 목가구와 도자기, 민예품도 함께 전시된다. 생활과 예술이 하나였던 그의 미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자화상이다. 입구를 장식한 대표작 '담(秘苑)'도 눈길을 끈다. 가로 5m가 넘는 이 작품은 미국 주재 한국대사관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액자를 해체하지 않은 채 항공편으로 국내에 옮겨왔다. 이대원은 1986년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 작품이 설치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지를 찾을 만큼 이 작품을 각별히 아꼈다. 멀리서 보면 흰 담과 나무가 어우러진 고요한 풍경이 먼저 다가온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흰 담은 하나의 흰색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미색과 분홍빛, 푸른 기운을 머금은 여러 흰색이 서로 섞이지 않은 채 나란히 놓여 화면 전체에 깊이를 만든다.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 같은 색채의 운용은 색실 하나하나가 고유한 색을 유지하는 전통 자수의 방식과 닮아 있다"며 "어두운 옻칠 바탕 위 자개가 저마다의 빛을 내듯, 이대원의 색 역시 서로 뒤섞이지 않으면서 화면 안에서 깊이 있는 울림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대원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외교통상부 문화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한국 미술을 해외에 알리는 데 힘썼다. 외교부는 그의 작품 20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담' 역시 오랜 기간 재외공관에 걸려 한국 회화의 아름다움을 전해왔다. ◆"농원 화가가 아니라 한국의 빛을 그린 화가" 이번 회고전을 보고 나면 한 가지 생각이 바뀐다. 이대원은 사과나무를 그린 단순한 '과수원 화가'가 아니었다. 그는 한국의 시간을 그린 화가였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그리고 그 사이 이름 붙이기 어려운 계절의 결을 색으로 기록했다. 그래서 그의 흰 꽃은 모두 다른 흰색이고, 그의 초록은 모두 다른 초록이다.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전시 제목과 달리, 이번 회고전은 오히려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이대원을 몰라봤다는 사실을 가장 슬프게 한다. 전시장을 나서는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진작 이대원을 샀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이대원을 '과수원 화가'라는 한 줄의 수식어 안에 가둬두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번 전시는 잊힌 화가를 복원하는 전시가 아니다. 한국 자연의 빛과 계절을 가장 찬란한 색으로 현대회화에 새긴 거장을 비로소 다시 만나는 시간이다. K-아트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금, 이대원의 회화는 한국 현대미술의 또 다른 뿌리를 새롭게 증명한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 열린다. 2026/08/05
'과수원 화가' 이대원 부활…'5개 국어' 지식인 화가였다 '과수원 화가'로 널리 알려진 이대원(1921~2005)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부활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오는 6일부터 11월 8일까지 덕수궁관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이대원의 첫 대규모 회고전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밝고 화려한 색채의 풍경화가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한국적인 현대회화를 평생 탐구한 지식인 화가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는 1930년대 초기작부터 말년의 5미터 대형 '농원' 연작까지 유화 120여 점과 아카이브 100여 점, 작가가 수집한 고미술품 등을 통해 약 70년에 걸친 화업을 총망라한다. 특히 이 전에서는 이대원, 장욱진, 유영국을 가르친 사토 구니오의 희귀 회화 '설정(雪庭)'(연도미상)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이대원은 누구? '과수원 화가', '색채의 마법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화가'로 불렸다. 하지만 그는 미대가 아닌 법대 출신 화가였다. 청운공립보통학교 시절 처음 유화를 접한 그는 1934년 경성제2고등보통학교에서 미술교사 사토 구니오(1897~1945)를 만나 서양미술과 조선 공예를 함께 배웠다.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부와 공예부에 입선하며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부친의 반대로 미술대학 대신 1940년 경성제국대학 예과(문과)에 입학해 1945년 경성제대 법문학부를 졸업했다. 법학을 공부하면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화가를 넘어 한국 미술계의 기반을 닦은 문화적 지식인이기도 했다. 1959년부터 약 8년간 한국 최초의 상업 화랑인 반도화랑을 운영하며 국내 화랑 문화의 기틀을 마련했고, 5개 국어에 능통한 당대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박수근, 장욱진, 김환기, 유영국 등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앞장섰다. 이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초대 학장과 총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문화홍보대사 등을 맡아 미술교육과 문화외교에도 힘을 쏟았다. 이번 전시는 ▲배우되 갇히지 않다 ▲이어가되 휩쓸리지 않다 ▲쌓아 올리니 자유롭다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등 4부로 구성됐다. 초기작부터 말년의 대형 '농원' 연작까지 약 70년에 걸친 화업을 조망하며, 반도화랑 운영과 전통 공예 연구 등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이대원의 문화적·미술사적 성취도 함께 살펴본다. 전시와 연계한 국제학술대회는 9월 10일 열린다.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여해 이대원의 회화 세계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의 위상을 다각도로 조명할 예정이다. 홍선표 한국미술연구소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정무정 덕성여대 교수, 이민수 한국미술연구소 연구원, 이우치 가쓰에 홋카이도미기시 고타로 미술관 큐레이터, 최경현 천안시립미술관장 등이 발표에 나선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대원은 한국 미술을 전시하고 가르치며 세계에 알리는 기반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한 문화적 지식인이자, 자신의 회화에서는 한국적인 현대 회화의 가능성을 평생에 걸쳐 탐구한 화가”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이대원의 미술가적 위상을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한국 현대회화의 중요한 성취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8/05
현장 체험학습 어떻게 할까…국립중앙박물관 교사 연수 국립중앙박물관이 박물관 체험학습을 고려하는 교사를 대상으로 문화유산 감상 교육 사례를 나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6일, 13일 오후 1시부터 박물관 내 교육관 교육연구실과 특별전시실 1·2에서 중·고등학교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시 감상을 지도하면 좋을지와 학생 중심의 체험학습을 운영하는 방법 등을 나누는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공간 오감', '감상을 잇는 시간', '박물관에서 글쓰기' 등 문화유산을 학생들이 관찰하고 생각하며 감상을 확장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연수는 참여형으로 참여자들은 감상 교육 사례와 현장 활용 방안에 관한 강의를 들은 후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연계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감상 가이드를 따라 전시를 보고, 다른 참여자와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이어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을 자유롭게 관람하게 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현장 체험학습은 학생들이 문화유산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교육의 기회"라며 "교사들의 박물관 활용 역량을 높이고, 학생들이 문화유산을 스스로 탐색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6/08/05
유홍준 "걷는 부처, 절대자가 다가오는 모습…그것도 베풀기 위해" "동판으로 만들었으면서도 옷자락은 옆으로 휘날리고, 발은 반 발짝만 들어서 앞으로 나가죠. 도상적으로는 부처가 도리천에서 내려오는 거지만, 보는 사람 관점에서는 내가 다가가는 게 아니라 절대자가 다가오는 거죠. 그것도 베풀기 위해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에서 태국의 대표 불상인 수코타이 시대 '걷는 부처'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 관장이 특별전에서 가장 주목한 '걷는 부처'는 도리천에서 설법을 마치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형상화한 불상이다. 그는 "우리 불상이 나의 몸에 맞고 거기에 붙어서 살아왔기 때문에 태국 불상을 보면 '이국적이다' 이상의 느낌이 다가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절대적 존재를 담은 불상에는 조각예술의 보편적인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태국 불상을 시작으로 인도와 중국, 한국, 일본의 불상을 차례로 소개하며 불교미술이 각 나라에서 토착화하며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온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상징하는 말이 된 '아는 만큼 보인다'를 한걸음 더 확장했다. "나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많이 말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생각하는 만큼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유 관장은 미술사를 공부하던 시절 초기에는 "불상이 다 그 불상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석굴암을 보고 비로소 불상을 조각예술로 보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불교라는 사상의 뿌리는 같지만, 나라마다 서로 다른 신앙의 형태로 불상이 만들어졌고, 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 때의 감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유 관장은 세계적인 불상 가운데서도 석굴암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 용문석굴의 비로자나불상을 남아 있는 불상 가운데 최고 명작으로 꼽는 사람이 많지만, 거기는 인간에 가깝고 신에 가까운 모습은 우리 석굴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과 종교, 예술, 건축이 모두 집약된 석굴암 하나에 부처님 세계를 모두 담았다고 자부해도 된다"고 말했다. 고대 간다라 지역에서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아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되기 시작한 불상은 인도와 중국, 한국으로 전해지며 각 지역의 미감에 맞게 변화했다. 인도인을 닮은 마투라 불상과 아잔타 석굴의 불상, 중국 운강석굴의 불상, 고구려 상현좌 형식의 불상 모두 그 과정에서 탄생했다. 유 관장은 외래 문화를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미학이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가들이 대작해 본 다음에 그림이 굉장히 좋아진다. 20호, 30호 그리다가 200호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다른 화가가 된다"며 "문화를 수용할 때 처음에 좋은 부분을 받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서툴더라도 자기식으로 해보고 거기서 뛰어나가면 진짜 멋있는 게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남북조 시대의 '수골청상' 양식이 삼국시대로 전해져 백제와 신라의 온화한 불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왜 미소를 지을까요? 초기 불교가 가진 절대자의 많은 이미지 가운데 권위나 위엄보다 친절성을 앞세웠기 때문에 이런 불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소장품인 반가사유상에 대한 자신의 시각도 밝혔다. "금동반가사유상은 생로병사의 고뇌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저는 화랑의 고뇌라고 생각해요. 조국의 운명을 짊어진 화랑 선도의 호신불이 아니었을까요." 유 관장은 문화재청장 재직 시절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을 언급하며 문화는 축적과 변용을 거쳐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티베트의 환희불과 몽골 자나바자르의 보살상도 문화가 전성기를 지나며 새로운 조형미를 만들어낸 사례로 소개했다. 한편, '걷는 부처'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은 6월 23일부터 지난 3일 기준 누적 관람객 5만2655명을 기록했다. 유 관장은 이날 현장에서 5만명 돌파를 기념해 관람객들에게 도록 등을 증정했다. 2026/08/04
창밖 풍경도 작품이 된다…대만서 온 리킷, 서울서 펼친 느린 풍경 전시장 전면 유리창에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그린 회화 '창문(Window)'이 펼쳐졌다. 여러 겹의 물감으로 만든 반투명한 색면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광과 만나 전시장 안에 빛과 그림자의 미세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유리 너머 도시 풍경은 회화와 겹치면서 실내와 실외, 이미지와 현실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흐린다. "하늘을 바라보면 특별한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내 그림도 하늘을 바라보듯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홍콩에서 태어나 대만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 리킷(Lee Kit)이 5일부터 서울 스페이스 이수에서 개인전 '곧 흘러가 버릴 날들을 천천히 곱씹으며(Chewing a day for hours before it slips off)'를 연다. 2019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슬픈 미소의 울림' 이후 한국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리킷은 2000년대 초 손으로 줄무늬와 격자무늬를 그린 천을 활용한 '핸드 페인티드 클로스(Hand-painted Cloths)' 연작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영상과 빛, 회화, 텍스트, 사운드를 넘나들며 작업 세계를 확장해 왔다. 홍콩에서 성장하며 경험한 사회·정치적 현실을 거창한 서사보다 일상의 풍경과 사소한 몸짓, 절제된 정서를 통해 풀어내는 것이 그의 작업의 특징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스페이스 이수에 오랜 시간 머물며 관찰한 공간에서 출발했다. 전시장의 구조와 빛, 시간의 흐름, 창밖을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자연광은 시간에 따라 화면을 바꾸고, 공간은 하루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표정을 만들어낸다. 함께 선보이는 회화 두 점은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산업용 스프레이 페인트와 파스텔을 여러 겹 쌓아 제작했다. 캔버스처럼 물감을 흡수하지 않는 금속판은 색을 표면에 머금은 채 빛을 반사한다. 여기에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과 영상이 더해지면서 화면은 보는 시간과 위치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장면을 만들어낸다. 카펫과 투명 포장용 테이프 같은 일상적인 재료도 리킷 작업의 중요한 언어다. 카펫은 투사된 영상을 오래된 필름처럼 미세하게 흩뜨리고, 투명 테이프는 프로젝션의 빛을 반사하며 기억과 현실이 교차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작가가 직접 연주하고 녹음한 기타 사운드와 짧은 문장들은 공간 전체를 하나의 느린 리듬으로 엮는다. 리킷에게 그림은 정답을 제시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저마다의 기억과 감정을 비춰보는 풍경이다. 회화와 영상, 빛과 소리, 텍스트가 겹쳐지는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사라져 버리기 쉬운 하루의 감정과 시간을 천천히 곱씹도록 제안한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열린다. 2026/08/04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태양과 살아온 페루 사람들처럼 국립민속박물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태양을 주제로 한국과 페루의 여름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특별 행사를 마련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8일 경기 파주시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 개관 5주년 기념 세계민속 세시행사 '태양탐험대'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행사는 우리나라 여름 세시풍속과 태양과 함께 살아온 페루 사람들의 자연·문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태양탐험대' 대원이 돼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개방형 수장고를 탐험하며, 여름을 상징하는 민속자료와 이야기를 찾아 임무를 수행한다. 우리나라의 유두천신 풍습(처음 수확한 햇과일을 조상과 신에게 바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태양과 함께 살아온 페루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페루를 대표하는 라마를 모티프로 한 모루 인형을 만드는 체험이 준비됐다. 잉카 문명의 매듭 기록 키푸를 응용한 십자수 엽서 꾸미기, 태양·갈대배·코카잎·칸투타(페루의 국화) 등 페루 상징 요소로 모빌 만들기 등도 있다. 모든 체험 프로그램은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08/04
5만8000명 몰린 어반브레이크·토이콘 서울…"첫 통합 개최 성료" 어반브레이크 & 토이콘 서울 2026이 나흘간 5만8000여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막을 내렸다. 토이콘 서울에서는 인스팅토이(INSTINCTOY) 부스에 연일 관람객이 몰리며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한국 아티스트 B98C의 IP 오브제 프로젝트 'SUPERMARKET'과 아일랜두의 '이지', '백' 전시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어반브레이크와 토이콘 서울을 하나의 티켓으로 통합 개최했다. 행사에는 15개국 355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주빈국 일본 작가 40여 명과 초청국 인도네시아 작가 25명이 함께했으며, 토이콘 서울에는 10개국 126명의 아티스트와 29개 크리에이티브 브랜드가 참가했다. 개막식에서는 청년문화예술인연대 '이음'과 청년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협약을 체결하며 창작 지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행사 기간에는 라이브 드로잉과 아티스트 토크, 네트워크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참여 작가 B98C와 슬링키, 쿠키런 디자이너들이 함께한 '브레이브 스트리트' 토크를 비롯해 데브시스터즈 이은지 CIPO와 아티스트 반스의 대담, 400여 명이 참가한 '브레이크 파티 Vol.3' 등이 열렸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목원대학교 입체조형학부와 청년 창작자 활동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일본 아티스트 카마키리는 밑그림 없이 포스카 마카만으로 대표작 'GABULIEN'을 완성하는 라이브 드로잉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어반브레이크 & 토이콘 서울 2026'을 운영하는 장원철 대표는 "이번 통합 개최를 통해 시각예술과 아트토이, 컬렉터블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청년 창작자와 글로벌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8/04
'후 더 베어' 사이먼 후지와라 신작 들고 온다 일본계 영국 작가 사이먼 후지와라가 자신의 분신 '후 더 베어(Who the Bær)'를 앞세운 신작으로 오는 9월 서울을 찾는다. 에스더쉬퍼 서울은 후지와라의 개인전 'Who Lived Happily Ever After?'를 9월 2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에스더쉬퍼 서울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2023년 갤러리현대 개인전에서 미술사의 명작을 '후 더 베어'의 세계로 끌어들였다면, 이번에는 동화와 신화를 무대로 이미지와 정체성의 유동성을 탐구하는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의 주인공인 '후 더 베어'는 성별과 인종, 나이를 특정할 수 없는 캐릭터다. 이번 신작에서 그는 신데렐라가 되고,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며, 동화 속 장미와 곰, 영웅을 넘나든다. 하나의 고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신하는 존재를 통해 원본보다 복제와 이미지가 현실을 규정하는 시대를 질문한다. 후지와라는 2023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후 더 베어'의 꿈은 궁극의 이미지가 되는 것"이라며 "후 더 베어는 만화 캐릭터가 아니라 세상을 사유하는 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세계관이 미술사를 넘어 신화와 동화의 영역으로 확장된 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982년 런던에서 태어난 후지와라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정체성과 역사, 소비문화, 이미지 정치학을 탐구해왔다. 2021년 밀라노 프라다재단 개인전 이후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았으며, 회화와 콜라주, 영상, 설치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에스더쉬퍼 서울은 "이번 전시는 동화와 신화처럼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이미지를 다시 호출해 현대인의 불안과 욕망, 피로를 돌아보게 한다"며 "익숙한 이야기가 어떻게 새로운 현실을 비추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