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실 위기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오늘 해체·반출 작업 착수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 추진위원회는 4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옛 상업은행 지점 건물에서 민족화가 오윤(1946~1986)의 테라코타 부조 2점에 대한 해체·반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업은 건물 철거를 앞두고 작품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로, 미술품 보존·복원 전문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작품은 1973년 오윤이 오경환, 윤광주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오랫동안 건물 내부 가벽에 가려져 멸실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해 건물 매각 과정에서 재발견됐다. 추진위원회는 유족과 건물 매수인 간 작품 반출 동의를 거쳐 해체와 보존 작업을 추진해 왔다.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해체에 앞서 작품 전면을 3차원(3D) 스캔하고 사진 실측을 통해 원형을 기록한다. 해체 전 과정은 영상으로 촬영해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하며, 이후 부재를 분리·포장해 보관 시설로 옮길 예정이다. 이번 보존 작업은 시민과 미술계의 참여 속에 추진됐다. 작품 보존과 공공 이관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에는 1만1814명이 참여했으며,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 기금 마련전'에는 작가 109명이 작품 244점을 출품했다. 작품 판매 수익과 시민 모금은 해체와 이전 비용에 사용된다. 추진위원회는 해체된 작품을 보관한 뒤 역사적·문화적 가치에 걸맞은 재설치와 공공기관 이관을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서인형 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시민 1만1814명과 한 약속대로 전문적인 절차를 거쳐 작품을 안전하게 해체하고 재설치하겠다"며 "오늘부터 진행되는 모든 과정은 기록으로 남겨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동제작자인 오경환은 추진위원회와의 논의 과정에서 현재 상태에서 작품 해체는 불가능하며, 작품이 멸실되더라도 생존 작가가 원형을 재현·재제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회는 원작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재현품 제작은 보존이 아니며, 1973년 세 작가가 직접 제작한 원작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 추진위원회는 신학철 화백과 정희성 시인,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민웅 상임위원장과 서인형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오윤의 차남 오상엽, 류연복 한국민예총 이사장, 이승곤 한국민족미술인협회 이사장,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 석좌교수,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26/08/04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2026 불교미술대전 기획전 불교미술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이 오는 12일 기획전 '꽃은 홀로 피지 않는다를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 '꽃은 홀로 피지 않는다'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무상(無相), 연기(緣起), 자비(慈悲)를 바탕으로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불교적 세계관을 현대적 예술 언어로 풀어낸 전시다. 전시에는 전통불교 미술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초대작가 21명이 회화, 조각, 공예, 미디어아트 등 총 33점을 공개한다. 전시는 불교적 핵심 가르침에 맞춰 파트 1 '무상(無相)'에서는 강신자, 신상철, 신호윤, 안경진, 이혜원, 장줄리앙 푸스, 채승연, 최경락 작가가 형상에 집착하지 않는 불교적 진리를 다룬 작품을 선보인다. 파트 2 '연기(緣起)'에서 김경미, 김민, 서용, 양선희, 이배경 작가가 인연과 관계성의 깊은 원리를 예술로 구현한다. 파트 3 '자비(慈悲)'에서는 송천스님을 비롯해 곽홍찬, 오원배, 원천수, 유현정, 이진경, 최학, 현승조 작가가 대자대비의시선을 담은 작품을 공개한다. 특히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작가 장줄리앙 푸스가 참여한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공간인 ‘사유의 방’ 입구의 '순환'과 출구의 '등대', 승려 장인 특별전 '손으로부터' 등을 연츨했다. 그는 덧없이 변하는 세상의 진리를 담은 '무상'의 의미를 영상 작품으로 풀어낸다. 개막식은 오는 12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26/08/04
고대 유물부터 200만 점 넘는 그곳…미국 최고 미술관은? 미국에서 가장 가볼 만한 미술관은 어디일까. 200만 점이 넘는 소장품을 자랑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또 한 번 미국 최고의 미술관으로 선정됐다. 미국 미술전문지 ARTnews는 편집진이 선정한 '미국 최고의 미술관 30(The 30 Best Art Museums in the US)'를 발표했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1위에 오른 가운데 디아 비컨과 메닐 컬렉션, 존 마이클 콜러 아트센터 등 실험적인 전시와 독창적인 공간으로 주목받는 미술관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순위는 소장품의 수준과 규모는 물론 기획전의 완성도, 건축적 가치, 관람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다. 1위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다. ARTnews는 "200만 점이 넘는 소장품 가운데 약 8만 점을 상설 전시하며, 고대 유물부터 현대미술까지 아우르는 세계적인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이라고 평가했다. 2위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이다. 회화와 조각은 물론 사진, 디자인, 영화까지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하며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이끌어온 기관으로 평가받았다. 3위는 워싱턴 D.C.의 내셔널갤러리오브아트, 4위는 시카고미술관, 5위는 로스앤젤레스 게티센터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존 마이클 콜러 아트센터, 휘트니미술관, 디아 비컨, 메닐 컬렉션,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이 10위 안에 포함됐다. 이번 순위에는 미술계에서 잘 알려진 대형 미술관뿐 아니라 실험적인 전시 프로그램으로 주목받는 기관들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8위에 오른 뉴욕 허드슨강변의 디아 비컨은 미니멀리즘과 대지미술을 장기 설치 방식으로 선보이는 공간으로, 2022년 방탄소년단(BTS) RM의 라이브 퍼포먼스 영상 'RM Live in New York' 촬영지로도 주목받았다. ARTnews는 "최종 순위는 편집진의 토론을 거쳐 선정됐으며, 영구 소장품의 깊이와 수준을 중심으로 기획전의 경쟁력과 건축, 공간 경험 등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RTnews 선정 미국 최고의 미술관 톱10 1.메트로폴리탄미술관(뉴욕) 2.뉴욕현대미술관(MoMA) 3.내셔널갤러리오브아트(워싱턴 D.C.) 4.시카고미술관 5.게티센터(로스앤젤레스) 6.존 마이클 콜러 아트센터(위스콘신) 7.휘트니미술관(뉴욕) 8.디아 비컨(뉴욕주) 9.메닐 컬렉션(휴스턴) 10.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2026/08/04
돌아온 국중박 '분장놀이' 올해도 뜨겁네…예선 275건, 지역이 절반 지원 올해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국중박 분장놀이'가 치열한 본선을 예고했다. 3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예선 지원자는 275명(팀)으로 수도권이 포함된 1권역을 제외한 11개 박물관의 지역 참가자가 52.72%(145건)에 달했다. 권역별로 보면 ▲1권역(중앙, 춘천, 제주) 130건 ▲2권역(부여, 공주, 청주, 익산) 57건 ▲3권역(경주, 대구, 진주, 김해) 65건 ▲4권역(광주, 전주, 나주) 23건이다. 예선 지원 인원이 지난해 83명(팀)의 3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누리소통망(SNS)을 뜨겁게 달구며 20~30대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체험했던 분장놀이가 올해 전국으로 확대되며 참가자들의 관심도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분장놀이 심사기준은 ▲참가 동기 및 지역 연결성 ▲유물 이해와 표현력 ▲창의성과 재해석 ▲확산 가능성 ▲퍼포먼스 수행력(본선)이다. 분장놀이를 담당하는 정재현 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은 "1권역을 제외하고도 참가자가 50%를 넘는 수준이라 올해 여러 국립박물관과 함께 지역의 유물과 문화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던 취지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여러 작품이 벌써 SNS를 통해 많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14일에 최종 본선 진출작들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관람객들이 이렇게 우리 유물을 온몸으로 표현하시는 것이 아닐까"라며 "분장을 통해 유물을 온몸으로 표현해 보면서 나에 대한 가치와 유물에 대한 가치를 일치화시키는 게 분장놀이가 가진 선한 영향력"이라 덧붙였다. 지난달 31일부터 초충도,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성덕대왕신종, 진묘수, 주먹도끼 등 다양한 유물로 변한 참가자들은 SNS에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코스프레를 전업으로 하는 캡스파(박도현, 33)는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으로 분했다. 그는 참가 동기에 대해 "현재 국내외 상업 코스프레 시장은 해외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속 캐릭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가장 '한국적인 가치'를 품은 국보급 문화유산을 서정적이고 예술적인 코스프레로 재해석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보는 이에게 기쁨과 행복을 전한다는 저만의 코스프레 철학이자 본질은, 반가사유상이 전하는 자비와 안식의 메시지와 온전히 맞닿아 있다"며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마음의 평안을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분장놀이 본선 중 1권역은 9월 5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2권역은 9월 6일 국립공주박물관에서, 3권역은 9월 12일 국립대구박물관에서, 4권역은 9월 13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다. 최종 결선은 9월 19일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26/08/03
서울서 만나는 전통 목공예…소목장 전시 '법고창신' 소목장 조화신 전승교육사가 제자 34명과 함께 전통 목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국가유산진흥원은 오는 4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별관 3층 전시장 '올'에서 '조화신 소목연구회 제8회 전시 '법고창신''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소목장은 건물의 창호와 목기, 목가구(장롱·궤·경대·책상·문갑 등)를 제작하는 목수를 말한다. 이번 전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주제처럼 전통 소목의 다양한 짜임 방식을 재현하는 동시에 현대의 생활 공간에도 어울리는 목공예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조화신 전승교육사는 '의걸이장', '책장', '사방탁자'를 출품한다. 이와 함께 김미리 작가의 '경상', 김준희 작가의 '머릿장' 등 전통 목가구의 원형을 살리면서도 현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작품 43점을 전시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Photoshop 확장에 추가 2026/08/03
PBG, '아티스트 유니버스' 공개…'IP 쇼케이스' 개최 작가의 작품을 넘어 세계관까지 브랜드와 연결하는 아트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전략이 공개된다. 아트 커머스 플랫폼 PBG는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B4 전시관에서 'IP 쇼케이스'를 처음으로 개최하고, 작가 발굴과 브랜드 협업, 해외 진출을 아우르는 '아티스트 유니버스' 전략을 선보인다. PBG는 서울옥션이 2012년 론칭한 아트 브랜드 '프린트베이커리(Print Bakery)'에서 출발했다. '빵집에서 빵을 고르듯 누구나 쉽게 예술 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 출범한 프린트베이커리는 2017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해 현재 아트 플랫폼 PBG로 사업을 확장했다. PBG는 현재 약 20명의 소속 작가와 전국 10여 개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유통망을 기반으로 아트 IP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단순한 굿즈 제작이나 이미지 라이선싱을 넘어 작가의 세계관을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하는 사업 모델을 선보인다. '아티스트 유니버스'는 작품보다 작가의 창작 세계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기획하는 전략이다. 작가의 콘텐츠를 제품과 공간, 캠페인 등으로 확장해 브랜드와 작가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행사에서는 불가리(BVLGARI),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스타벅스 등과 진행한 협업 사례도 소개한다. PBG는 브랜드 성격에 맞는 작가와 콘텐츠를 연결하고 기획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아트 IP 사업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신진 작가 발굴과 육성 전략도 공개한다. 상업적으로 검증된 작가뿐 아니라 새로운 작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콘텐츠를 확장해 미술 생태계의 외연을 넓히는 방안도 함께 소개한다. 해외 진출 전략도 제시한다. PBG는 지난 3월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PBG MARAIS'를 개관했으며, 이 공간을 거점으로 소속 작가와 작품을 유럽 시장에 소개하고 다양한 아트 IP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파리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PBG 관계자는 "이번 IP 쇼케이스는 그동안 축적한 작가 발굴 역량과 IP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는 자리"라며 "작가의 세계관을 다양한 산업과 연결하는 아트 IP 플랫폼으로 국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8/03
가을 세계유산 조선왕릉축전 청년 서포터스 모집 국가유산진흥원이 올 가을에 열릴 '세계유산 조선왕릉축전'의 서포터스 '능이랑' 40명을 모집한다. 국가유산진흥원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함께 오는 4~24일 '2026 세계유산 조선왕릉축전' 공식 서포터스 '능이랑' 40명을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세계유산 조선왕릉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의 역사와 가치를 왕릉 뮤지컬, 체험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만나는 국가유산 축제로, 10월 16일 개막제를 시작으로 25일까지 진행된다. '능이랑은' 동구릉, 선릉·정릉, 융릉·건릉, 서오릉, 김포장릉 등 5개 조선왕릉에서 ▲개막제와 주요 프로그램 관람객 안내·현장 운영 지원 ▲조별 소규모 참여 프로그램 '능이랑의 비밀 미션' 기획·운영 ▲축전 홍보용 사진 촬영, 숏폼 영상 제작과 게시 등에 참여한다. 진흥원 관계자는 "능이랑은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 기획 등으로 조선왕릉축전을 널리 알리고 관람객이 축전을 더욱 즐길 수 있도록 축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선발된 '능이랑'은 내달 18일 발대식과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조별 프로그램 기획에 나선다. 활동 중 식사, 소정의 교통비, 전용 복식과 소품, 기념품 등이 제공되고, 활동 종료 후 수료증과 봉사활동 시간이 주어진다.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19~39세 청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외국인도 지원할 수 있다. 조선왕릉축전 누리집을 통해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2026/08/03
日에 잠든 한국미술 사료 찾는다…국립현대미술관, 5년 공동조사 착수 일본에 흩어져 있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사료를 찾아 국내 연구자와 국민에게 공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도쿄문화재연구소와 한국 근현대미술 연구 및 한일 미술교류사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공동 학술교류사업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 미술 관련 아카이브를 조사·디지털화·번역해 공개하는 것이다. 그동안 접근이 쉽지 않았던 자료를 체계적으로 발굴해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공백을 메우고, 한일 미술교류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기초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 기관은 지난 7월 7일 체결한 협약을 바탕으로 연구원 교류를 통한 소장 자료 조사와 공동 연구를 비롯해 디지털 정보 구축 및 공유, 국제 심포지엄 개최, 학술 출판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는 2013년 개소 이후 한국과 아시아 근현대미술 자료를 수집·연구·보존해 온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 아카이브 기관이다. 현재 약 52만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협력기관인 도쿄문화재연구소는 일본 문화청 산하 국립 연구기관으로, 일본 미술사 관련 문헌과 사진, 기록, 미술작품, 작가 자료 등을 폭넓게 소장하고 있다. 아시아 미술 연구 활성화를 위해 자료를 공개하고 국제 학술교류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연구소에는 1930~40년대 일본에서 유학하거나 활동한 고희동, 이인성, 이중섭, 유영국 등 한국 근대미술 1세대 작가들의 자료와 함께 백남준, 이우환, 박서보 등 일본과 깊은 인연을 맺은 현대미술 작가 관련 아카이브도 다수 남아 있다. 이들 자료는 단순한 작가 기록을 넘어 작품 제작과 전시, 교육, 인적 교류, 미술 유통 등 당시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보여주는 1차 사료다. 한국 근현대미술이 형성된 과정과 한일 미술교류의 흐름을 새롭게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기반이 될 것으로 미술관은 기대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도쿄문화재연구소가 소장한 한국 미술 관련 중요 자료를 현지 조사와 대규모 디지털 스캔을 통해 확보하고, 국문 번역과 연구를 거쳐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아카이브로 구축할 계획이다. 8월부터 11월까지 방문연구원을 도쿄문화재연구소에 파견해 1920~30년대 일본에서 유학하거나 활동한 한국 작가들의 자료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 결과는 향후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검색·활용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2027년에는 조사 범위를 1940년대부터 1980~90년대까지 일본에서 활동한 한국 작가와 미술작품으로 확대한다. 이어 2028년에는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2030년에는 5년간 구축한 미술 아카이브를 집대성한 연구 출판물을 발간해 한일 미술사 연구의 기반을 넓힐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연구센터는 근현대미술사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미술관의 핵심 기능이자 공간"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미술 자료를 새롭게 조명하고, 한일 미술교류사 연구의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03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확인한 메나(MENA) 작가들의 약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오만, 레바논, 팔레스타인…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이른바 메나(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즉 중동·북아프리카 작가들의 존재감이었다. 중동에서 전시를 기획해온 필자에게는 그 변화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메나 작가들은 '낯선 지역을 소개하는' 초청 작가에 가까웠다면, 올해는 참여 규모는 물론 비엔날레가 던지는 담론의 중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최근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다. 그 가운데서도 이번 비엔날레는 메나 지역의 부상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식민주의와 이주, 공동체, 전쟁과 기억을 다루는 작업들이 세계 미술의 새로운 언어로 자리 잡고 있었다. ◆공동체가 만드는 예술 이번 비엔날레에서 메나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준 특징은 개인의 천재성보다 공동체와 장인정신을 앞세운 작업 방식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관의 다나 아와르타니(Dana Awartani)는 '돌 위에 눈물 흘리는 자여, 그대의 눈물이 절대 마르지 않기를(May your tears never dry, you who weep over stones)'에서 전통 이슬람 기하학 문양을 2만9000여 개의 점토벽돌로 구현했다. 관람객이 작품 위를 걸을수록 벽돌은 조금씩 갈라진다. 아름다움과 동시에 역사와 문화유산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장치다. 수많은 장인이 참여해 수만 시간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현대미술에서 잊혀 가던 노동과 협업의 가치를 다시 전면에 세웠다. 오만관 역시 모래와 금속 오브제를 활용해 공동체가 축적한 기억을 공간으로 풀어냈고, 아랍에미리트관 '와슈와샤(Wash Washa)'는 공식 역사에서 지워졌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속삭임'이라는 사운드 설치로 들려주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메나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누가 말하는가"보다 "누가 함께 만드는가"를 묻고 있었다. ◆전쟁과 기억을 기록하는 미술 메나 지역의 현실은 작품의 주제에도 깊이 스며 있었다. 레바논의 나빌 나하스(Nabil Nahas)는 국가관 전시에서 폐허를 연상시키는 설치와 회화를 통해 혼란과 재생을 동시에 이야기했고, 팔레스타인 출신 모하메드 조하(Mohammed Joha)는 찢어진 종이와 천을 이어 붙인 콜라주로 가자 주민들의 불안한 삶을 기록했다. 팔레스타인은 공식 국가관은 없지만 오히려 베니스 곳곳에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팔라초 모라(Palazzo Mora)에 설치된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전통 자수 '타트리즈(Tatreez)'는 한 땀 한 땀 이어진 바느질로 역사와 상실, 그리고 공동체의 기억을 담아냈다. ◆ 오일머니, 문화투자로 꽃피우다 메나 작가들의 약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미술관과 비엔날레, 국제전시를 비롯한 문화예술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는 그 결실이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카타르의 행보다. 이미 서구 강대국들의 국가관으로 가득 차 더 이상 새로운 전시장이 들어설 수 없다고 여겨졌던 자르디니 한복판에 카타르가 국가관 부지를 확보한 것이다. 올해는 붉은 텐트 형태의 임시 전시장을 선보였는데,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붙잡았다. 텐트 안에서는 영상과 퍼포먼스, 음식을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걸프 지역의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공간을 보며 아랍 공동체의 전통적인 모임 장소인 '마즐리스(Majlis)'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카타르 국가관이지만 공간은 레바논 출신 프랑스 건축가 리나 고트메(Lina Ghotmeh)가 설계했고, 프로젝트는 태국의 세계적인 작가 러끄릿 띠라와닛(Rirkrit Tiravanija)이 기획했다. 국적보다 협업과 문화적 연결을 중시하는 오늘날 메나의 개방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산마르코 광장 인근 마리나레사 정원(Giardini della Marinaressa)에서는 바레인 왕실 작가 셰이크 라시드 알 칼리파(Shaikh Rashid bin Khalifa Al Khalifa)의 대형 설치작 '통로를 지키며(Guarding the Passage)'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유럽문화센터(ECC Italy)가 주관한 특별전 '개인의 구조(Personal Structures)'에 출품된 작품이다. 붉은 금속 격자는 멀리서 보면 새장처럼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한다. 사람을 가두는 구조물이 아니라 안과 밖, 이편과 저편을 연결하는 열린 통로가 된다. 바레인이 추구하는 개방성과 공존의 가치를 은유적으로 드러낸 작품이기도 했다. ◆세계 미술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언제나 세계 현대미술의 방향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무대다. 미술 애호가들이 2년마다 베니스를 찾는 이유도 지금 세계 미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비엔날레에서 가장 분명하게 확인한 것은 비서구권이 더 이상 세계 미술의 주변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히 메나 작가들은 전쟁과 이주라는 시대의 상처를 공동체와 장인정신, 그리고 문화적 기억이라는 자신들만의 언어로 풀어내며 새로운 현대미술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번 베니스의 주인공은 더 이상 유럽만이 아니었다.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속에서 메나는 가장 역동적인 축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오일머니는 더 이상 미술품을 사들이는 데 머물지 않는다. 이제는 세계 미술의 흐름을 움직이는 문화 자본이자 문화외교의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는 그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글=이규현 이앤아트 대표([email protected]). 한국작가들을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아트마케터이자 전시기획자다. 특히 중동지역에서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 국제미술제인 ‘포에버 이즈 나우’의 큐레이터이며,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 ‘그림쇼핑’ ‘미술경매이야기’ 등의 저자다. 2026/08/02
얼음이 남긴 시간의 풍경…던 응, 5년 만의 한국 개인전 싱가포르 작가 던 응(Dawn Ng)이 얼음의 소멸 이후 남겨진 물질과 시간의 퇴적을 탐구한 신작으로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가나아트 한남은 오는 8월 6일부터 9월 8일까지 던 응 개인전 'The Earth Laughs in Flowers'를 개최한다. 회화 12점과 라이트박스 4점 등 신작 16점을 선보인다. 2021년 가나아트 나인원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개인전이다. 던 응은 지난 10여 년간 얼음을 매개로 시간과 물질의 변화를 탐구해 왔다. 대표 연작 'Into Air'(2017~2023)에서는 안료를 얼린 뒤 녹여가는 과정을 사진과 영상, 회화, 설치로 기록하며 생성과 소멸을 하나의 순환으로 바라봤다. 이번 전시는 그 관심을 한 걸음 더 확장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얼음이 녹는 순간이 아니라, 녹은 뒤 남는 흔적이다. 신작 목판 회화는 안료와 모래를 층층이 얼린 대형 얼음 블록을 나무 패널 위에서 깨뜨리며 시작된다. 얼음이 녹는 동안 안료와 모래는 중력과 물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고, 시간이 지나며 지층이나 해안선처럼 퇴적된 화면을 만든다. 물과 열, 바람, 중력이 함께 만든 회화는 마치 하나의 작은 행성이나 지질 단면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 제목 'The Earth Laughs in Flowers'는 미국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에서 가져왔다. 인간은 사라져도 자연은 다시 꽃을 피운다는 구절처럼, 이번 전시는 소멸을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생성으로 바라본다. 던 응은 에르메스 파운데이션 싱가포르와 설리번+스트럼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싱가포르 국립미술관과 퀸즐랜드 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다.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