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뉴욕서 장욱진 첫 개인전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장욱진(1917~1990)의 예술세계가 뉴욕에 진출한다. 양주시는 5월7일부터 7월19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장욱진 특별전 '장욱진 : 영원한 집'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첫 해외 순회전이자, 뉴욕에서 열리는 장욱진의 첫 개인전으로, 한국 모더니즘 회화를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다. 장욱진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등과 함께 한국 현대 회화의 기틀을 세운 '1세대 모더니스트'로, 가족과 자연, 일상의 소재를 단순하고도 상징적인 형태로 풀어내며 한국 회화의 독창성을 확립한 인물이다. 이번 뉴욕 전시에는 '가족도'(1972), '집과 아이'(1959) 등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소장한 대표작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보기 어려운 희귀 작품 40여 점이 출품된다. 장욱진 특유의 조형 언어와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이들 작품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미학을 아우르며 해외 관람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1992년 뉴욕의 예술 출판사 LEC(Limited Editions Club)가 장욱진을 한국 대표 작가로 선정해 출간한 화집 '황금방주(Golden Ark)'의 실물 공개다. 작가가 생전에 직접 고른 12점의 유화를 바탕으로 수작업 판화로 제작된 이 화집은,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시대를 초월한 본질의 방주'로 상징하며 그 철학적 깊이를 압축하고 있다. 이계영 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양주시의 문화적 자산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이자, 장욱진 화백의 세계적 재조명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10년간 작가를 연구하고 전시해온 미술관의 성과가 뉴욕이라는 세계 예술의 중심지에서 빛을 발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뉴욕한국문화원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04/25
'반 고흐 in 대전' 전시회, 역대 최단 기간 6만 관람 돌파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특별전 '불멸의 화가 반 고흐 in 대전'이 개막 한 달여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관람객 6만명을 돌파했다.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관람객 6만명 돌파는 종전 기록인 2014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 특별전' 보다 10일이나 빠르다. 지난달 25일 개막한 전시는 네덜란드 크롤러 뮐러 미술관이 소장한 반 고흐의 유화작 76점을 시대별로 구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다. '자화상' '착한 사마리아인' '감자 먹는 사람들' 등 대표작을 포함한 전시 구성은 남녀노소 폭넓은 관람층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4월 30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관람객 누구나 단체관람료로 전시를 즐길 수 있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예술을 일상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타지역 방문객들에게 추천되는 '2025 대전시티투어'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전시티투어 참가자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도슨트 해설을 들은 후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 in 대전' 전시는 오는 6월 22일까지 제1~4전시실에서 휴관일 없이 운영되며, 관련 정보는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이 전시가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시민 여러분의 높은 예술적 관심과 참여 덕분"이라며 "이번 전시가 일상에서 예술을 가까이하고, 대전이 문화예술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04/25
김형재 서울시의원 "시립미술관, 반미·반정부 감정 자극 전시" 서울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강남2)이 서울시립미술관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 내용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25일 시의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2일 개최된 서울시의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서울시립미술관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에 취지에 맞지 않는 작품과 설명문이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시립미술관 본관에서 현재 전시 중인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전시와 관련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미군 평택기지 레이더 돔을 묘사하는 사진 등 전시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작품(노순택, 얄읏한 공 시리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작품 설명문에도 '미군기지 확장으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국가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국가권력과 주민들의 삶이 충돌하는 장면을 포착하였다' 등 광복의 의미와 동떨어져 있다"며 "일반 관람객에게 반미 감정과 반정부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해당 작품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의 의미와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며 "서울시립미술관은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만큼 역사적 의미와 시민 정서에 부합되는 기념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면 재검토와 대대적인 확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예술과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며 "해당 작품이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소장품"이라고 답변했다. 2025/04/25
'구 서울역 개장 100년'…100가지 로컬 이야기 전시 [뉴시스Pic]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구 서울역 개장 100주년을 기념해 25일부터 오는 5월 18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서울백화점 – Local to Seoul 100 Diaries'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전국 각지의 생활문화 브랜드 100여 개를 한자리에 모아 지역 고유의 맛, 멋, 놀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 공간은 ‘서울역에서 떠나는 지역 여행’을 주제로 경전선, 중앙선, 전라선 등 7개 철도 노선별 테마로 구성돼 있다. 통영의 옻칠과 나전칠기를 비롯해 안동·문경·영주의 전통 장인정신, 천안의 학화호도과자, 춘천 청년메이커 브랜드 ‘메이드 바이 약사천’ 등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생활문화 콘텐츠가 시각적으로 풀어져 관람객의 감각을 자극한다. 2층 공간에서는 전시에 소개된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어 지역 문화가 실질적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도 갖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로컬 100(지역문화 매력 100선)’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전시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는 1925년 준공돼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로 자리했다. 2004년까지 철도 기능을 수행한 후, 2011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며, 올해 100주년을 맞아 전시·공연·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2025/04/25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 개막, 내달 11일까지 운영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가 25일 오전 10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올해 제17회를 맞이한 박람회는 이날부터 오는 5월11일까지 '꽃, 상상 그리고 향기'를 주제로 일산호수공원 일원에서 만날 수 있다. 25개국, 200여개 기관·단체 등이 참여하며 지난해 면적(24만㎡)보다 확장된 면적(28만㎡)으로 행사장을 조성해 1억여 송이의 꽃으로 가득 채웠다. 야외 전시장에는 ▲꽃의 향기로 전해지는 문화 ▲꽃과 교감하는 상상의 정원 ▲지속가능한 세상으로의 확장 등 3부작을 내용으로 9개의 메인 정원을 포함해 20여 개의 야외 정원이 펼쳐진다. 주제 광장의 '꿈꾸는 정원'에서는 올해 꽃박람회의 메인 조형물 황금빛 판다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높이 10m, 가로 10m 이상의 대형 황금빛 판다는 꽃의 기운을 모아 온 세상으로 퍼뜨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울광장에서 '알록달록 티니핑 정원'이 어린이를 맞이하고 일산호수공원의 명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활용한 '꽃빛, 물빛 그리고 노을빛 정원'에서는 세가지 빛깔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동화 테마의 '꽃과 환상의 정원' ▲시민 정원사가 조성한 '고양시민 가든쇼' ▲텃밭 정원 '꽃, 향기 그리고 물의 정원' ▲고양시 시화로 가득한 '장미원' ▲고양시 농가에서 참여한 '고양로컬가든' ▲야외 웨딩 테마의 포토존 9개가 마련된 '일상의 상상정원'까지 다양한 야외 정원을 연출했다. 화훼산업관과 화훼교류관으로 구성된 실내 전시관에서는 100개 이상 국내외 신품종·우수품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자생 식충식물, 콜롬비아의 레인보우 장미, 야광장미 등 이색식물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숨 쉬는 실내정원'은 전시관 내부 벽면을 활용한 약 20m 수직 정원과 공간별 테마를 가진 열린 수평 정원으로 구성돼 열대우림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세계 화훼 장식의 최신 트렌드와 디자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글로벌 화예작가 작품전'을 통해 세계대회에서 수상한 유명 플로리스트 5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고양시 33여 개 화훼농가 참여한 고양 플라워마켓, 꽃박람회 기간에만 체험할 수 있는 수상꽃자전거, 5월5일 어린이날에 진행될 캐치! 티니핑 그리팅(퍼레이드), 5월8일 어버이날 맞이 트로트 가수 공연까지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박람회가 펼쳐질 예정이다. 2025/04/25
'5월 가정의 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사생결단, 사생대회'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5월 3일 과천 야외조각공원에서 제 1회 '사생결단, 사생대회'를 개최한다. 사생대회는 당일 10시부터 17시까지 과천 야외조각공원을 중심으로 열린다. 참가자는 조각공원 야외무대 접수처에서 도화지와 그리기 도구(연필, 색연필, 오일파스텔)를 제공 받아 미술관 실내, 야외 어디에서든 ‘도전! 미술관 숨은 풍경 찾기!’또는 ‘미술관 명장면’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제출하면 된다. 또한 제 1회 사생대회 개최를 기념하여 ‘사생결단’및‘사생대회’를 주제로 4행시 백일장도 함께 열린다. 참가자들이 제출한 그림과 4행시는 향후 '미술관을 그리는 ☆☆가지 방법'이라는 전시로 과천관 2층 원형정원 동그라미 쉼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오는 28일 오전 9시부터 5월 2일 오전 11시까지 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참가자격은 없다(나이, 성별, 국적 제한없음/온라인 접수 400명, 당일 현장 접수 100명/참가비 무료). 참가자에게는 사생대회 기념품과 파파존스에서 협찬하는 피자 간식도 제공된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 가족뿐 아니라 야외조각공원에는 반려동물도 함께 입장 가능하다. 행사 당일은 교통 혼잡이 예상되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며, 더욱 자세한 내용은 추후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과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봄을 맞아 ‘자연 속 미술관’ 과천관을 재발견하고 온가족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절의 아름다움과 과천관을 국민과 함께 기록하고 추억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25
"우주 탐사,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DDP에 착륙한 톰 삭스 수공으로 쌓아올린 우주, 흔적의 미학. 톰 삭스는 “예술은 남기는 것”이라며, 손끝으로 우주를 다시 조립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착륙한 그의 세계는, 기술과 감정, 유머와 시스템이 교차하는 거대한 탐사의 장이다. 뉴욕 출신 아티스트 톰 삭스(Tom Sachs)는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천 겹의 합판과 테이프, 나사와 드릴로 쌓아올린 그의 작품처럼, 그의 말도 날것 그대로였다. 전세계 미술계에서 현재 가장 혁신적인 아티스트로 주목받는 톰 삭스는 합판, 박스, 테이프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산업 재료를 활용해 대중문화와 기술, 디자인의 상징적인 주요 산물을 브리콜라주(Bricolage∙손에 닿는 대로 아무 것이나 사용하는) 기법으로 정교하게 재제작하는 아티스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25일부터 9월 7일까지 DDP 전시1관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 전’은 그의 대표작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Space Program: INFINITY)’를 중심으로, 총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newsis_inyoung_left_start:]]]]“화성은 잊어라.우리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톰 삭스 [[[[:newsis_inyoung_left_end:]]]]전시는 작가가 2007년부터 구현해온 '스페이스 프로그램' 시리즈의 주요 작업들과,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를 질문하는 신작 멀티미디어 설치작 'Faith'까지 아우른다. 이 전시는 NASA의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브리콜라주 방식으로 구현한 대형 설치 프로젝트로, 핸드메이드로 구성한 우주선과 격리실, 채굴장비, 관제센터 등 가상의 탐사 세계가 펼쳐진다. 달, 화성, 유로파, 베스타 등 과거의 탐사 미션에 더해, 이번엔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라는 새로운 설정이 가세했다. 탐험은 우주의 끝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향한 여정이 된다. 전시는 총 9개 주요 섹션으로 구성된다. 입구의 정화실(RISCAR)을 시작으로, 채굴지(DIG SITE), 유물관(Astrobiology & Museum), 격리실(Quarantine), 체험형 Lunar Lander까지 이어지며, 관람객은 조각과 설치, 멀티미디어가 결합한 몰입형 우주를 탐험한다. 가장 깊숙한 곳엔 클라이맥스인 미션 관제센터(MCC)와 신작 'Faith'가 기다린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로서 미션을 수행하고 ID카드를 발급받으며 톰 삭스 스튜디오의 일원이 된다. 이날 한국 기자들을 만난 톰 삭스는 “우주를 탐사하는 일은 결국 인간 자신을 탐색하는 일”이라며, 질문의 방향을 안쪽으로 돌렸다. 예술과 과학, 집착과 유머, 기술과 아날로그 감각을 뒤섞은 이번 전시는 그의 작업 세계가 응축된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는 톰 삭스의 최신 대표작을 망라한 전시다. 톰 삭스는 1960~7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 프로젝트 ‘아폴로 프로그램’에 매료됐고, 더 나아가 일상 생활과 소비재에 등장하게 될 선구적인 신기술을 위한 인큐베이터로써 NASA의 지속적인 역할에 관심을 가져왔다. 다양한 우주선 모델과 우주에서 사용하기 위해 신소재로 제작한 신발, 그의 몰입형 우주 프로그램인 등 우주 관련 작업을 다수 구현했다. 그는 "굉장히 오래 선보이는데 엔터테인먼트와 다르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이 자리에서는 지구에서 화성으로 떠나려고 한다. 우리의 미션은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를 망가뜨렸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로 가는 것도, 새로운 터전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다. 지구에서 찾은 자원을 더 잘 이용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준비 기간만 18개월이 걸렸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관계자는 “전시의 구성부터 작품의 위치 등을 작가와 세밀하게 협의해 준비했다.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가 열리는 DDP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여성 최초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건축물로, 마치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공간이다. 삭스는 “이 건물 자체가 자하 하디드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곳은 우주선과 같은 건물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선이 DDP 옥상에 착륙하는 모습을 생각해 봤고, 그 상상이 이번 전시의 작품으로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스튜디오 운영 방식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우리가 서로를 지지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손으로 만드는 예술의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았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의 29번째 프로젝트이자, 7년 만의 대형 복귀작인 이번 전시는 단지 우주를 재현하는 작업이 아니다. DIY와 브리콜라주, 탐사와 환상, 시스템과 유머가 충돌하는 이 거대한 핸드메이드 우주는 결국,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한편 이 전시에서는 톰 삭스의 개성이 담긴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휴대용 현미경, 레이저 줄자 등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Infinity)’ 작품 속 우주 탐사 과정에 실제 활용된 도구를 비롯해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 등 총 101종의 굿즈를 전시장 내 아트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톰 삭스와 글로벌 브랜드가 협업해 제작한 한정판 아이템도 순차적으로 깜짝 공개할 예정이다. ◆톰 삭스? 196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1987년 런던 건축협회 건축학교에서 공부한 작가는 1989년 버몬트 주 베닝턴 대학교를 졸업했다. 조각, 회화, 도자기, 산업 및 그래픽 디자인과 영화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나는 피카소 작품과 화장실 청소 도구 사이에 어떠한 가치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예술이든, 일상용품이든, 우주선이든 관계없이, 가장 깊이 있고 진정한 관계를 맺으며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이해하고자 모든 것에 대해 탐험한다”고 했다. 35년 이상 활발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톰 삭스의 작품은 전 세계 유수 미술관을 통해 소개됐다. 초기 전시회에서 작가는 전화번호부와 강력 접착테이프로 사무가구 제조사인 놀의 사무용 가구를 만들었고, 이후 폼 코어와 글루건만을 사용해 르 코르뷔지에의 1952년 주택 집합체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재창조했다. 주요 프로젝트로 자신의 버전으로 다시 만든 아폴로11 달 착륙선과 항공모함 USS 엔터프라이즈의 다리와 맥도날드 감자튀김 부스를 그대로 재현한 모델이 있으며, 이는 현재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 2025/04/24
“회화는 감각의 피부”…알렉스 카버, 아시아 첫 개인전 인간은 고통을 어떻게 예술로 바꾸는가. 그리고 회화는 어떻게 살아있는 ‘피부’가 되는가. 서울 청담동 화이트 큐브 서울이 ‘인사이드 더 화이트 큐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 작가 알렉스 카버(Alex Carver, 41)의 아시아 첫 개인전 '승화(昇華)'(Effigy)를 25일부터 6월 14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카버가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서 영감을 받아, 사회적·정치적 불안과 형이상학적 고통을 회화로 풀어낸 신작 1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 ‘Effigy(형상)’는 원래 사람의 모습을 닮은 상징 조각을 뜻하지만, 카버의 회화 안에서 형상은 타오르고 해체되며 결국 ‘감각과 사유의 연기’로 남는다. 불길에 휩싸인 인체, 의료기기의 도면, 피부를 확장하는 장치, 프로타주(frottage) 기법과 기계적 스텐실 스크린은 모두 “회화는 감각의 피부”라는 그의 선언을 증명한다. 전시는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공간은 단테의 ‘지옥(Inferno)’에서 아홉 개의 원을 내려가는 여정처럼 펼쳐진다. '승화'(2024), '무심한 시선'(2024), '숭배자들'(2025) 등에서 카버는 종교화의 구성과 불길 속에 뒤얽힌 신체를 중첩시키며, 고통과 황홀 사이의 심리적 지점을 파고든다. 그는 수술실의 구조에서 착안한 도면을 배경에 깔고, 화상 환자의 피부를 연장하는 ‘식피 확장기’를 회화 구성요소로 사용한다. 회화는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치료와 트라우마의 반복된 층위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인간 형상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풍경’ 연작이 이어진다. ‘원시적 축적’(Primitive Accumulation, 2025), ‘견고한 모든 것’(All That Is Solid, 2025)등에서 그는 화상 환자의 무균 순환 시스템 도면을 흐릿하게 중첩하며, 대기처럼 유영하는 회화적 추상을 시도한다. 이 공간은 카버가 회화를 ‘은유적 피부’로 인식하는 지점이다. 그는 배경과 형상을 대등하게 다루며, 회화가 무엇을 재현할 수 있는가보다 어떻게 기억을 덧입힐 수 있는가에 주목한다. 알렉스 카버는 콜럼비아대학교 MFA, 쿠퍼 유니언 BFA를 졸업하고 뉴욕과 아이다호 보이시를 오가며 활동한다. 회화뿐 아니라 영상, 설치,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2024년 베를린의 크라우파-투스카니 자이들러와 바젤 미술관 Parcours 프로젝트 등에서 주목받았다. 그의 영화는 테이트 모던,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화이트 큐브의 ‘인사이드 더 화이트 큐브’는 기존 갤러리 소속이 아닌 작가들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전시 프로그램이다. 카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첫 발을 디뎠다. 화이트 큐브 서울은 "인간 형상의 중심성을 거부하고 형상과 배경을 대등하게 구성하는 알렉스 카버의 제작 방식은 회화라는 장르가 품을 수 있는 재현의 윤리에 대한 사유로 이어지며, 작가의 예술 실천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2025/04/24
김마저 작가 기획 '꺼내진 조각 ‘a’ 프로젝트'…우리옛돌박물관 예술이란 혼자의 몫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길임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렸다. 김마저 작가가 기획한 프로젝트 전시 '꺼내진 조각 ‘a’'가 서울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후원자, 관람객이 함께 감정을 꺼내어 나누는 공동 창작의 실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김마저 작가는 지난해 ‘무각섬’ 전시를 통해 지원금 없이 오로지 자발적인 후원자와 컬렉터들의 참여로 대규모 설치 및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완성시킨 바 있다. '꺼내진 조각 ‘a’'는 그 전시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으로, 감정이라는 비가시적 요소를 조각으로 시각화한 실험이다. 이번 전시에서 후원자 각자가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인 뒤, 그 감정이 작가의 손을 통해 하나의 조각으로 형상화되었다. 이름 붙이기에서 시작된 이 예술은 단지 감정 표현을 넘어 관계, 공감, 치유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작품들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의 형상이며, 누군가의 결핍이자 소망이고, 예술가와 타자, 관객이 함께 만든 진정한 연대의 조각들이다. 관객은 전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타인의 감정을 비추며 ‘예술적 공감’의 의미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김마저 작가는 말한다. “예술은 단순히 개인의 고독한 창작이 아니다. 그것은 함께 느끼고, 함께 나누는 삶의 경험이다.” 전시는 5월 4일까지. 2025/04/24
출판보국에서 문화보국으로…'박영사 기념관' 개관 “책도 문화고, 미술도 문화입니다.” 출판사 박영사의 창립 70주년을 맞아, 한국 근현대 출판의 궤적을 담은 ‘박영사 기념관’이 파주에서 문을 열었다. 책과 예술, 지식과 감성의 결이 교차하는 이 공간은, 출판 명가의 새로운 문화 실험장이자, 파주시 미술문화특구로서의 위상을 더한다. 1952년 부산에서 시작된 박영사의 첫 출판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계몽의 씨앗을 틔웠다. 대중문화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출판사는 ‘박영사’로 사명을 바꾸며, 1970~1990년대 회계학, 법학, 미술사 등 다양한 학술서와 교양서를 통해 한국 지성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 24일 갤러리박영이 공개한 기념관은 박영사가 걸어온 시간을 물리적 공간에 아카이빙한 장소다. 층고 높은 전시실과 채광 가득한 유리홀로 구성된 공간에는 1950~90년대 시대별 주요 도서, 동양미술 단행본, 백과사전과 교과서 등 출판 유산이 시대의 서가처럼 재배치됐다. 전시 콘텐츠로 재해석된 책과 굿즈, 디자인 원고, 초판본이 함께 전시되며 관람객은 ‘읽는 전시’를 체험할 수 있다. 기념관 개관과 함께 열린 기획전 'BAKYOUNG THE SHIFT 10: 지도에서 청사진으로'는 박영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전시다. 2016년부터 이어진 ‘더 시프트’ 시리즈는 출판의 철학을 예술 창작으로 확장한 프로젝트로, 이번에는 7명의 작가(고형지, 박용호, 신지아, 이아영, 홍시, 최수정, 한윤제)가 공간의 의미를 예술언어로 해석했다. 2022년 박영사 창립 70주년 기념 전시인 '두레문화박영 ‘70展' 이후, 갤러리박영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5월 5일, 파주출판도시 내 새롭게 단장된 갤러리박영은 대중에게 전면 개방된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갤러리를 넘어, 출판과 예술, 그리고 역사적 가치를 함께 담아낸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한국 근현대 미술의 발자취를 되짚는 중요한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이번 공간에는 창업주 故안원욱 회장의 출판 철학이 오롯이 담긴 기념관과 고서 전시관이 함께 문을 연다. 전시장에는 박영사 출판사 본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1950년대 고서부터 출판과 미술, 문화전반에 걸친 한국 지성사의 흔적들이 한자리에 펼쳐진다. 특히 안중근, 안중식, 허백련, 손재형, 김명국, 오세창 등 안 회장이 소장하였던 고미술품들이 전시돼 박영사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 공간은 유료 멤버십 공간으로 운영되며, 네이버 예약제로 하루 3회(11시, 14시, 16시) 관람이 가능하다. “책을 단순히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고미술과 동양화, 서예까지 접목해 책을 하나의 미술작품처럼 구성하셨죠" 안수연 갤러리박영 대표는 "예전 간송가와의 교류로 제작된 고미술 서적들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며 “파주라는 도시가 출판도시를 넘어 미술문화특구로 성장하는 데 갤러리박영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표 교양 총서였던 '박영문고'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281권이 발간된 이 총서는 철학, 윤리, 과학, 정치, 문학 등을 아우르며 국민 교양 수준 향상에 기여했다. 특히 '작고 가볍게,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철학은 오늘날까지 출판의 미감을 전한다. 박영사의 출판 철학은 오늘날 예술과 만나며 더욱 다채롭게 확장되고 있다. 고 안원욱 회장의 철학을 잇는 안종만 회장, 안수연 대표는 각각의 방식으로 '문화의 힘'을 현실로 실현 중이다. 과거 대통령 훈장을 수훈한 액자와 언론 매체에 나온 기사들이 모여 있는'청암방은 '문화의 힘, 파급효과는 굉장히 크다'는 울림이 메아리치고 있다. 오래된 책들 사이,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공간. 출판보국의 철학과 문화보국의 의지가 스며든 이곳은, 한 사람의 의지로 시작된 출판이 세대를 넘어 문화의 유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증명하고 있다.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