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분야 감정 실무역량 강화 교육 과정' 모집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주최·주관으로 '미술분야 감정 실무역량 강화 교육과정’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국내 미술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현장 종사자들의 실질적인 감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센터가 보유한 연구용 위작 250여 점 가운데 일부를 엄선해 진작(眞作)과 직접 비교·전시하는 실무형 커리큘럼으로 운영된다. 교육 과정은 △위작·진작의 물질적 특성 △제작 기법 △작가의 특징 등을 정밀 분석하는 심화 비교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특히 센터가 수장한 실제 연구용 위작 실물을 교육에 활용해 기존 이론 중심 교육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교육 대상은 미술관·미술품 경매회사·갤러리 등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종사자에 한정된다. 이는 기초 이해를 갖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감정의 관점과 판단 기준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모집 기간은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이며, 접수는 구글폼 링크(https://url-shortener.me/9E7U)를 통한 온라인 신청만 가능하다. 교육생 선발은 현장 경력, 지원 동기, 실무 적용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이뤄지며, 심화 과정(4~6강)은 15명 이내로 제한된다. 심화 과정을 수강하려면 1~3강 중 최소 1개 이상을 반드시 함께 신청해야 한다. 자세한 공고 내용은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신청·문의는 한국미술품감정센터([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2025/11/13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선정 작가, 지나 손 개인전 서울 송파구 소마미술관은 14일부터 12월 21일까지 지나 손 작가의 개인전 ‘Displaced: 변위’를 연다. ‘드로잉센터 작가 공모’의 최종 선정자로 소개되는 올해의 전시다. 지나 손의 드로잉은 개념미술과 대지미술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사진·비디오·회화·판화·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자연에서 관찰한 ‘부재(不在)’의 흔적을 미술관이라는 인위적 공간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숲이 잘려나간 자리, 동물의 흔적이 사라진 자리, 자연의 질서가 틀어져버린 자리, 그 빈 곳에서 다시 태어나는 감각을 드로잉처럼 옮긴다. 자연 속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해온 그의 작업은 기록이 아니라 “관계의 재배치”에 가깝다. 빛, 바람, 공기, 생명력 같은 비물질적 에너지가 사람의 행위와 섞이는 순간, 장소는 흔들리고 형태는 변한다. 지나 손은 그 흔들림을 ‘공(空)’의 미학으로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작 '흔들린 자리', '물의 드로잉: 기와', 그리고 오프닝 퍼포먼스 '먹칠하다(Blacken)'가 선보인다. 특히 미술관 앞마당 설치작 '홍시의 초대'도 눈길을 끈다. 관람객의 개입, 우연의 발생, 자연의 변화가 한 작품 안에서 결합하며 ‘작가의 부재’라는 역설적 존재감을 드러낸다. 2025/11/13
'창동레지던시 입주보고서 2025', 5개국 8명 전시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2025년 창동레지던시 국내외 입주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창동레지던시 입주보고서 2025: 다시–장면’ 전시를 14일부터 23일까지 10일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올해 창동레지던시에 참여한 국내작가 3명(이은우·전지인·최성임), 해외작가 4명(소피아 알비나 노비코프 웅어·마리-린 키플리·심 프레이만·카야 클라라 주), 해외 연구자 1명(자네트 리에키테) 등 총 5개국 8명의 작업을 소개한다. 전시는 입주 작가들의 창작을 ‘보고서’ 형식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잊혀져 가는 풍경·흔적·기억을 현재의 시각에서 다시 해석하는 과정을 담았다. 참여 작가들은 사물의 물질성, 신체 노동의 흔적, 기억과 자원의 순환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간의 층위를 탐구하며, 과거와 현재·장소와 기억이 교차하는 장면을 시각화한다. 미술관은 “올해 입주결과전은 단순한 회고가 아닌 ‘되돌아봄’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감각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개막일인 14일에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오픈스튜디오가 함께 진행된다. 참여 작가 및 해외 연구자의 스튜디오를 공개해 동시대 예술가들의 연구와 작업 과정을 직접 공유하는 교류의 장으로 운영된다.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창동레지던시는 예술가들이 서로의 시간과 경험을 교차시키며 새로운 창작 가능성을 모색하는 공간”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흐름과 감각을 관객들이 마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11/13
세잔 '막내 아들'·르누아르 '피아노 치는 소녀들'이 서울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오랑주리–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세잔, 르누아르’는 국내 최초로 오랑주리 미술관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국립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2016년 ‘오르세 미술관전’ 이후 10년 만에 서울을 찾은 프랑스 명작들의 귀환이다. 전시에는 두 미술관이 엄선한 유화 51점과 관련 사진·영상 70여 점이 소개되며, 작품 운송을 위해 비행기 4대가 투입될 만큼 규모와 위상을 자랑한다. 전시는 ‘야외에서’, ‘정물에 대한 탐구’, ‘인물을 향한 시선’ 등 총 여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두 화가의 작품은 주제별로 나란히 배치되어 감정과 구조, 빛의 결이 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직접 비교할 수 있다. 폴 세잔(1839~1906)과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인상주의의 빛 속에서 서로 다른 언어를 발견한 화가들이다. 르누아르는 따뜻한 색채로 인간의 온기를 그렸고, 세잔은 형태와 질서를 탐구하며 회화의 논리를 세웠다. 한쪽은 감정의 화가, 다른 한쪽은 사유의 화가였지만 둘 다 ‘빛’을 믿었다. 그들에게 빛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존재를 드러내는 언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두 화가의 흑백 초상사진이 서로를 마주 본다. 그 아래, 세잔의 ‘세잔 부인의 초상’(1885~1895)과 르누아르의 막내아들을 그린 ‘광대 옷을 입은 클로드 르누아르’(1909)가 관람객을 맞는다. 가족을 향한 시선이자, 서로 다른 예술 철학의 결정체다. 세잔은 감정을 절제한 정밀한 묘사로 존재의 구조를 해석했고, 르누아르는 빛의 떨림 속에 사랑의 온기를 담았다. 세잔의 ‘화가 아들의 초상’과 르누아르의 ‘놀이 중인 클로드 르누아르’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세잔의 눈빛엔 고요한 응시가, 르누아르의 화면엔 따뜻한 숨결이 있다. 두 그림은 마치 서로 다른 온도의 빛처럼, 사유와 감정의 양극을 오가는 회화의 대화를 완성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세잔의 '사과와 비스킷’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잔의 사과는 성경 속 아담의 사과, 뉴턴의 사과와 함께 ‘세상을 바꾼 세 개의 사과’ 중 하나로 불린다. 그는 전통적 원근법을 무너뜨리고 여러 시점을 하나의 화폭에 담는 ‘다시점’ 기법으로 사물을 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이 작은 정물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20세기 회화 혁명의 씨앗이었다. 피카소의 입체주의가 그 사과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은 결국 세잔이 “모든 것은 원통, 구, 원뿔로 이루어진다”고 말한 그 신념의 예언적 결실이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작품은 르누아르의 대표작 ‘피아노 치는 소녀들’. 그가 프랑스 정부의 의뢰로 그린 여섯 점의 변주 중 한 점으로, 음악과 회화가 교차하는 순간의 따스함이 물결친다. 오르세미술관 소장 작품이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지만, 이번에 전시된 것은 오랑주리미술관이 소장한 유화다. 르누아르의 손끝에서 피어난 빛의 떨림은 관람객의 시선과 함께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전시의 말미에는 피카소의 작품이 등장한다. 그는 “세잔은 우리의 아버지”라 말했고, 르누아르의 색채에서 인간미를 배웠다. 피카소의 ‘천을 두른 누드’는 르누아르의 여성 인체와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대 정물’은 세잔의 ‘사과와 비스킷’의 구도적 흔적을 품고 있다. 세잔의 구조주의적 회화는 입체주의를 낳았고, 르누아르의 따뜻한 감성은 피카소의 고전 회귀에 영감을 주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이어진 예술의 계보, 그 빛의 전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세잔과 르누아르의 붓끝에서 피어난 ‘빛의 예술’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변함없는 감동을 전한다. 전시는 2026년 1월 25일까지 이어진다. 2025/11/13
"햇빛 한 줄기 없이 14년"…런던 수족관 펭귄 논란 영국 런던의 한 수족관에서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전혀 못 받는 지하 공간에 펭귄을 사육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의 '시라이프 런던 아쿠아리움'에서는 현재 젠투펭귄 15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동물단체들은 이 펭귄들이 햇빛이나 신선한 공기를 전혀 접하지 못한 채 ‘좁은 지하 공간’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서에는 "펭귄 수조의 수심은 6~7피트(약 2m)에 불과해 야생에서 잠수 가능한 깊이(약 180m)에 한참 못 미친다"며 "사회적·신체적 욕구를 전혀 충족하지 못하는 환경"이라고 내용이 담겼다. 이 청원에는 현재 3만7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70명 이상의 영국 국회의원들이 환경식품농촌부(DEFRA)에 공동 서한을 보내 "펭귄을 더 적합한 시설로 옮길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노동당의 데이비드 테일러 의원은 "돈 때문에 동물의 권리를 희생시켜선 안 된다"고 비판했고, 자유민주당 대니 체임버스 의원은 “신선한 공기와 자연광, 충분한 공간을 박탈하는 것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송인 겸 환경운동가인 크리스 패컴은 지난달 수족관 앞 시위에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15마리의 펭귄이 햇빛과 신선한 공기 없이 지하에 갇혀 있으며, 그중 한 마리인 '폴리'는 14년째 이곳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족관 측은 "펭귄들은 지하가 아닌 1층 시설에서 전문가의 관리 아래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야생 방류는 안전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시설은 수의사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설계됐고, 모든 결정은 동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식품농촌부(DEFRA) 대변인은 "정부는 최고 수준의 동물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동물원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며 "젠투펭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최선의 환경에서 보호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5/11/13
토탈미술관 ‘난지도·메타-복스 40: 녹아내린 모든 견고함’ 전시 토탈미술관의 ‘난지도·메타-복스 40: 녹아내린 모든 견고함’은 기획자와 연구자가 세대를 이어 만든 전시다. 198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흐름을 이끌었던 예술 그룹 ‘난지도’와 ‘메타-복스’의 결성 40주년을 기념하며, 당시 멤버 6인과 젊은 기획자·연구자가 협력한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전시 제목 '녹아내린 모든 견고함’은 1980년대 실험미술과 모더니즘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상징하며, 두 그룹이 시도한 관습의 해체와 사유의 전복을 은유한다. 전시는 과거를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 해체 이후에도 지속된 작가적 실천이 오늘날 어떤 의미로 이어지는지를 묻는다. 1990년대생 연구자들이 참여한 아카이빙 프로젝트가 병행되며, 세대 간 시차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자 강부민은 구술 채록을 통해 난지도와 메타-복스의 활동 맥락을 복원했고, 김강리는 1980~90년대와 2010년 이후 미술계를 감각적으로 비교한 연표를 재구성했다. 이승준은 매체 변화의 관점에서 두 그룹의 활동을 분석하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대화의 장을 미술관 안에 구축했다. 전시에는 1980년대 재현작과 최근작이 함께 소개된다. 쓰레기 매립지 이름을 그룹명으로 삼았던 ‘난지도’는 폐자재와 일상 오브제를 통해 현실과 인간 존재를 탐구했고, ‘메타-복스’는 언어와 조형, 신화적 내러티브를 통해 오브제의 표현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40년이 지난 지금, 박방영·신영성·하용석(난지도)과 김찬동·하민수·홍승일(메타-복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실험적 실천을 확장하며, 전시에서 과거와 현재의 감각을 잇는다. 토탈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과거를 단선적으로 회고하는 대신 다양한 세대가 협업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자리”라며 “2026년 개관 50주년을 앞두고, 제도 안팎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23일까지. 2025/11/12
윤범모 기획 ‘문자와 가구’전… 갤러리 윤·고미술 단청서 전시 서울 인사동은 오랜 세월 한국 예술 문화의 심장이 되어온 거리다. 그러나 젠트리피케이션의 파도 속에서 이곳의 예술적 결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그 한가운데서 여전히 인사동의 정신을 지켜온 두 사람이 있다. 갤러리 윤(대표 윤용철)과 고미술 단청(대표 신소윤)이다. 인사동 중심도로에서 10m 정도 들어가는 새 예술 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동 이전전 ‘문자와 가구’를 열었다.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기획한 ‘문자와 가구’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이전 행사가 아니라 인사동의 전통적 뿌리를 오늘의 감각으로 이어가는 ‘살아 있는 예술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갤러리 윤은 현대 서양화를 중심으로 전시와 감정 활동을 이어온 공간이다. 윤용철 대표는 한국화랑협회 감정이사 및 동서양화 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30여 년간 미술품 감정의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인사동은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닌, 전통과 현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 생태계”라며 “이번 전시는 과거의 예술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 창작의 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미술 단청의 신소윤 대표는 40여 년간 인사동에서 전통예술의 결을 지켜온 인물이다. KBS ‘진품명품’ 감정인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인사동은 제게 단순한 근무지가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 시간이 쌓인 문화의 집”이라며 “전통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감각 속에서 살아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전시 제목 ‘문자와 가구’는 글자의 조형성과 생활의 미학을 결합해 한국 미학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를 담았다. 문자는 인간의 정신을, 가구는 삶의 구조를 상징하며 두 요소가 만나 시간과 기억, 사유의 공간을 형성한다. 윤용철 대표와 신소윤 대표는 “인사동을 떠나지 않고,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를 잇는 삶의 공간으로 다시 세워가겠다”고 새로운 의지를 전했다. 2025/11/12
피라미드 앞에 박종규 '영원의 코드'…‘포에버 이즈 나우' 개막 이집트 카이로의 기자 피라미드(Pyramids of Giza)에 한국 작가 박종규의 작품이 세워졌다. 11일(현지시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피라미드에서 매년 가을 열리는 국제미술제 ‘포에버 이즈 나우(Forever Is Now)’가 개막했다. 올해 전시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브라질 ·레바논 등 전 세계 10개국 작가 10명이 참여했으며, 한국 작가로는 박종규가 유일하게 초청돼 대지미술 신작 ‘Code of the Eternal(영원의 코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초청된 강익중에 이어 피라미드 현장에서 전시를 여는 두 번째 한국 작가다. 12월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집트 문화부, 관광·유물부, 외무부, 유네스코(UNESCO)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피라미드 앞에 빨강·노랑·파랑의 삼각 기둥 구조로 이루어진 박종규의 ‘영원의 코드’는 피라미드의 고유한 수학적 구조와 한국·이집트의 고대 역사를 사막 위에서 디지털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피라미드의 높이와 변의 길이를 자신이 고안한 공식에 적용해 기하학적 구조물을 철과 철망으로 구현했고, 그 앞에는 단군이 파라오에게 보내는 상상의 편지를 모스 부호로 암호화해 아크릴 미러 점들로 표현했다. 박종규 작가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한국 문화를 새롭게 조명하고, 역사·언어·문명 간 지속적인 연결을 예술로 표현하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말했다. 매년 가을 열리는 ‘Forever Is Now’는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제예술행사 중 하나로, 이집트 문화부·외교부·관광유물부가 후원하고 유네스코가 협력한다. 주최사 아르데집트(Art D’Égypte by Culturvator)의 설립자 나딘 압델 가파르(Nadine Abdel Ghaffar)는 "‘Forever Is Now’는 고대 이집트 역사와 현대미술, 과거와 현재, 미래, 세계 여러 나라를 연결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주는 국제전”이라며 “이제 이 전시는 상징적 유적 앞에서 예술가들이 하나의 대화를 나누는 글로벌 담론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포에버 이즈 나우’ 큐레이터 위원회 위원 이규현 큐레이터는 “올해는 ‘디지털’과 ‘영원’을 주제로 작가를 선정했는데, 한국과 이집트의 고대 역사를 잇고 피라미드의 고유성을 디지털 언어로 해석한 박종규의 작품이 올해 주제를 가장 잘 구현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 J. Park의 석서연 큐레이터는 “박종규 작가는 그동안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 정체성을 상징하는 숫자를 활용해 기하학적 조형언어를 구축해왔다”며 “이번 작품은 피라미드의 수학적 수치를 기반으로 한 만큼, 디지털과 현실 세계가 맞닿는 감각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CIS(이차전지 전극공정 장비 선도 기업)와 아이프칠드런(AIF Children Foundation)의 후원을 받았다. CIS는 전극공정 장비 기술의 국산화와 글로벌화를 이끌며 올해 대한민국 산업대상(소부장 부문)을 수상했다. 아이프칠드런은 예술을 통한 정서 회복과 미래세대의 자존감 향상을 목표로 문화예술 구호활동을 펼치는 공익재단이다. 2025/11/12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막바지 열기…현장 방문 인증 이벤트 지난 9월 26일 개막한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오는 11월 18일 폐막을 앞두고,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 속에 막바지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Radically More Human)’을 주제로 도시와 건축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서울 곳곳을 열린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폐막을 일주일 앞둔 현재,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특히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감성건축 워크숍’은 오는 16일까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진행된다. ‘감정으로 디자인하기’, ‘감정의 벽’, ‘스탬프 이벤트’ 등으로 구성된 워크숍은 도시의 감정을 관찰하고 창작으로 풀어내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폐막 주간에는 시민참여 이벤트 '파이널 위크 현장 방문 인증 이벤트’도 열린다. 15일까지 열린송현 녹지광장을 방문해 SNS에 인증사진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네이버페이 상품권, 스타벅스 기프티콘, 서울비엔날레 굿즈 등 다양한 경품이 제공된다. 늦가을, 서울 한복판에서 건축이 전하는 이야기와 감동을 마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18일까지 열린송현 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일대에서 진행된다. 2025/11/12
지디가 사랑하는 '괴물 화가' 조지콘도, 하우저앤워스 떠났다 ‘괴물의 얼굴, 인간의 초상’을 그려온 미국 작가 조지 콘도(George Condo·63)가 새로운 둥지로 옮겼다. 최근 ARTnews에 따르면 조지콘도는 세계적인 화상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와의 6년 인연을 마무리하고, 독일 베를린 스프루스 마거스(Sprüth Magers)와 뉴욕의 명문 갤러리 스카르스테드(Skarstedt)와 손을 잡았다. 피카소의 뒤를 잇는 ‘신입체파’ 화가로 주목받고 있는 콘도는 유럽 모더니즘을 미국적 감수성으로 변주한 작가다. 그의 화면 속 인물들은 부서지고 겹쳐지며, 때로는 괴물 같고 때로는 인간적이다. 입체주의를 해체하고 다시 구성한 초상화, 그 뒤틀린 얼굴 속에는 현대인의 불안과 욕망이 비친다. 콘도는 2010년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의 앨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커버를 작업하며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국내에서는 빅뱅의 지드래곤(G-Dragon)과 탑(T.O.P)이 그의 작품을 소장해 ‘스타들이 사랑하는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다. 1984년, 모니카 스프루스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뉴욕 화단의 센세이션으로 떠올랐던 그는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스카르스테드와 협업하며 ‘하이엔드 회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계약은 콘도에게 원점으로의 회귀’이자 ‘전성기의 재결합’이다. 스프루스는 ARTnews에 “1980년대 초 신진이던 콘도와 함께 출발했다”며 “그의 예술이 다시금 전 세계 무대에서 확장되는 시점에 손잡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하우저앤워스의 이완 워스 역시 “콘도는 놀라운 작가이며, 함께한 6년은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콘도는 현재 생존 작가 중 경매 매출 3위를 기록 중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경매에서 3920만 달러(약 540억 원)를 올렸으며, 대표작 Force Field(2010)은 2020년 홍콩 크리스티에서 682만 달러(약 95억 원)에 낙찰됐다. 올해 아트바젤 파리에서도 Multicolored Female Composition(2016)이 450만 달러에 팔리며 여전한 인기를 입증했다. 현재 콘도는 파리 시립근대미술관(Musée d’Art Moderne de Paris)에서 40년 회화 여정을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진행 중이다(2026년 2월까지). 이전에도 런던 테이트 모던, 베를린 국립미술관, 워싱턴 필립스 컬렉션, 모나코 국립미술관 등 주요 기관이 그의 세계를 집중 조명해왔다.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