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붙잡으려는 집념…고영훈, 시간을 그리는 회화 이 그림 앞에 서면, 늘 묻게 된다. “이것은 실재인가, 아니면 환영인가.” '극사실화 대가' 고영훈(73)화백이 가나아트 남산에서 개인전 '흐르는 존재들'을 연다. 지난 7월 남산 하얏트 호텔 안에 새롭게 개관한 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신작 중심으로 구성돼, 고영훈이 평생 탐구해온 사실과 환영(幻影)의 경계를 다시금 환기한다. 1970년대 추상이 주류였던 한국 미술계에 사실적 회화의 충격을 던진 그는, 1986년 한국 작가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되며 국제 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이후 수십 년간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미지를 통해 지각과 인식의 한계를 흔드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초기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소품부터, 2000년대 이후 대표 오브제인 달항아리 연작까지 망라한다. 특히 신작에서는 동일한 도자를 여러 시점에서 포착하거나 흐릿하게 겹쳐 배치해, 회화 속에서 공간감과 시간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사진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넘어선 초현실적 순간이 화면 위에서 펼쳐진다. 사물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본질과 시간의 흔적까지 붙잡으려는 집념이 묻어난다. 대표작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2025)은 세 개의 달항아리를 한 화면에 중첩시켜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을 포착한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온전한 달항아리’를 창조하려는 시도다. 고영훈의 그림은 사물의 모사(模寫)가 아니다. 그가 평생 응시해온 것은 바로 그 간극, 현실과 환영 사이의 틈이다. 추상이 지배하던 시대에 사실적 회화라는 돌을 던졌던 젊은 시절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된 국제 무대, 그리고 지금도 멈추지 않는 실험까지. 그의 화면은 늘 현실의 경계를 흔들며 새로운 시선을 요구한다. 사진 같은 그림, 그러나 흐르는 시간. 2014년 개인전 때 고영훈은 이렇게 말했다. “젊었을 땐 재현에만 힘을 썼고 이제, 닮게 그리는 일은 관심이 없다.” 국내 극사실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던 그는 이미 그때 재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했다. 눈이 침침해져 사물이 흐려 보이는 것도 “세월이 준 선물”이라 여겼고, 흐릿한 형상을 그려내며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흔들었다. 그가 말한 “환영 자체를 실재로 받아들인다”는 선언은 새로운 길을 예고하는 일종의 선언문이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서울 남산 하얏트 ‘가나 남산’에서 열린 개인전 '흐르는 존재들'은 그 선언의 완결판처럼 다가온다. 항아리와 사발, 깃털과 시계 같은 오브제들이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말한다. “지금의 모습만으로는 사물의 정체성을 온전히 알 수 없다. 50년, 100년의 시간을 함께 안아야 비로소 전체가 드러난다.” 그래서 그의 화폭 속 오브제들은 단순한 정물이 아니다. 수백 년을 품은 도자기, 한 세대의 삶을 기록한 시계, 날갯짓의 순간을 얼린 깃털은 모두 ‘흐르는 존재’다. 고영훈이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실체 위를 스쳐간 시간의 흔적이다. 2014년의 고영훈이 “재현을 넘어 환영을 실재로 받아들인다”고 했다면, 2025년의 고영훈은 “시간 자체를 실재로 받아들인다”로 확장했다. 구작을 재구성한 소품에서 달항아리 회화까지, 그의 집요한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달항아리 표면을 타고 흐르는 빛과 그림자는 단순한 물질의 흔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존재 자체의 은유다. 정지된 듯 보이지만, 실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 우리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고영훈의 회화는 ‘대상’을 그린 그림이 아니라, ‘시간’을 그린 회화다. 존재를 붙잡으려는 집념 속에서 그는 오늘도 묻는다. “실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전시는 9월 21일까지. 2025/08/21
구운몽 목판본 300주년…국립한국문학관 '꿈으로 지은 집' 전시 국립한국문학관이 김만중(金萬重, 1637~1692) '구운몽' 목판본 발간 3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꿈으로 지은 집'을 연다. 서울 종로구 탑골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와 연계해 내달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만중을 비롯해 이광수(李光洙 1892~1950)의 '꿈', 최인훈(崔仁勳, 1936~2018)의 '구운몽'을 통해 한국문학에서 '꿈'이라는 소재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본다. 김만중과 이광수의 작품에서 꿈이 욕망을 이룰수록 허무함을 안겨주는 그늘이었다면 최인훈의 작품에서는 집단 무의식 속에서 파편화된 자아의 부서진 거울을 그린다. 국립한국문학관은 "'꿈으로 지은 집'은 세 작가의 작품이 꿈을 매개로 현실에 버금가는 경험을 만들거나, 견디기 힘든 현실로부터 피신할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며 기획 취지를 밝혔다. 전시는 김만중의 '구운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구운몽도' 병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또 전시에서는 '구운몽'의 가장 이른 시기의 판본으로 알려진 노존본과 김만중의 정적(政敵)이었던 조사석(趙師錫, 1632~1693)의 미완 문집 '나계유고(蘿溪遺稿)'를 최초로 공개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이번 전시 외에도 체험, 학술대회, 영화, 강연, 작가 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운몽'을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을 준비했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꿈이란 영원한 문학의 테마이자 매혹적인 장치라 할 수 있다"며 "'꿈으로 만든 집' 전시가 우리에게 꿈을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 문학을 보존하고 미래가치를 생산하는 기관으로, 2027년 상반기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2025/08/20
BTS 아냐, 벌집이다…도형태 ‘하이브 아트페어’ 출범 “하이브 아트페어는 단순한 행사 개최가 아니라, 지금의 시장에 필요한 실질적 전환을 위한 플랫폼이다. 미술 시장이 다시 단단해지기 위해 필요한 구조, 모두가 본래의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생태계, 산업으로서의 확장을 위해 여섯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2026년 5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신설 전시장 ‘코엑스 마곡’에서 '하이브 아트페어(HIVE ART FAIR)'가 첫선을 보인다. 출발점은 오래 묵은 질문이다. “지금, 아트페어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셀렉션 서울’에서 ‘하이브’로 하이브 아트페어의 모체는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가 주축이 돼 2023년 설립한 '디엑세스(DXSS)'다. 애초 ‘셀렉션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신생 아트페어를 기획했지만, 경기 침체와 시장 위축 속에 출범을 미뤄야 했다. 이후 여러 아트페어의 잇단 좌초를 목격한 끝에 내린 결론은 분명했다. “뻔한 형식으로는 안 된다.” 결국 내년 ‘하이브 아트페어’는 구조적 파격을 전면에 내세운다. 단순히 작품 거래의 장이 아닌, 미술 시장의 시스템 자체를 되짚고 새롭게 짜는 실험의 무대로 기획됐다. ◆여섯 가지 전환 제안 조직위원회는 이번 아트페어가 단기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산업적 지속성을 갖기 위해 여섯 가지 실질적 제안을 중심에 둔다. ▲작가·갤러리·컬렉터가 각자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생태계 ▲중장기적 시장 데이터 구축 ▲전시·교육·네트워킹을 아우르는 구조 ▲글로벌 연계 확대 ▲지역 미술 인프라 활성화 ▲산업적 기반 확립 등이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무분별하게 반복되는 기존 아트페어의 형식을 벗어나, 콘텐츠의 우수성과 기획력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미술 시장에서 아트페어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전환점”이 되겠다는 포부다. ◆‘하이브’ 이름의 의미 BTS의 소속사 하이브(HYBE)와는 무관하다. ‘하이브(Hive)’는 육각형 벌집 구조에서 착안한 명칭으로, 집단의 유기적 협력과 확장성을 상징한다. 주최 측은 “대중적 오해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벌집이 지닌 생태적 의미가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 미술 시장은 급성장과 침체를 반복하며 불안정성을 드러내왔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지금, 왜 다시 아트페어인가.” 김동현 디엑세스 이사는 “판매 위주의 반복 구조로는 시장을 살릴 수 없다”며 “갤러리의 본질적 기획력이 곧 브랜드가 되는 구조로 시장을 리셋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김정연 디렉터가 총괄하고, 김동현 이사와 신동우 매니저가 실무를 맡는다. 이들은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에서 ‘키아프 서울’, ‘화랑미술제’, ‘프리즈 서울 공동개최’ 등을 담당한 경험을 지녔다. 컬렉터·갤러리 관계자·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어드바이저 그룹도 운영해 행사 자문을 받을 예정이다. 첫 무대는 2026년 5월 21~24일, 코엑스 마곡. 약 5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참가 신청은 오는 26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된다. 2025/08/20
9월 ‘대한민국미술축제’…국립현대미술관, 4개관 무료 개방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이 오는 9월 ‘2025 대한민국미술축제’ 기간을 맞아 서울·과천·덕수궁·청주 등 4개관을 전면 무료 개방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기간인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 국민과 해외 관람객에게 한국 현대미술 향유 기회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관에서는 김창열 대규모 회고전을 비롯해 ‘올해의 작가상 2025’, MMCA 상설전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 그리고 MMCA×LG OLED 시리즈 2025-추수 추수의 신작전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등이 펼쳐진다. 특히 9월 3~4일 야간개장과 함께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가 일본 교토실험예술축제와 협업으로 열려 서울관 곳곳에서 실험적 공연을 선보인다. 9월 4일에는 서울관 마당에서 친환경 미술관장터 ‘MMCA 마켓’과 공연 프로그램 ‘MMCA 나잇’을 묶은 특별행사 ‘삼청나잇’이 마련된다. 아트북·수공예·농산물·푸드트럭 등 50여 팀의 부스가 운영되며, 예츠비(Yetsuby), 씨피카(CIFIKA), 지소쿠리클럽(jisokuryclub)의 공연도 종일 이어진다. 덕수궁관에서는 광복 80주년 기념전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가 열리고, 과천관은 한국·아시아미술을 연구하는 해외 큐레이터·연구자를 초청한 학술 프로그램(9월 2~5일)을 진행한다. 청주관은 미술은행 20주년 기념전 '돌아온 미래: 형태와 생각의 발현'과 청주시립미술관 협력전 '벙커: 어둠에서 빛으로'를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세계 미술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9월, 방한 관광객과 해외 미술계 인사들에게 한국 미술의 가치와 매력을 전할 것”이라며 “국내 관람객에게도 미술문화를 만끽하는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5/08/20
리움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블랙 퀀텀 퓨처리즘: 타임 존 프로토콜'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은 오는 9월 4일부터 28일까지 M2 전시장에서 샤넬 컬처 펀드(CHANEL Culture Fund)의 후원을 받아 '타임 존 프로토콜(Time Zone Protocols)'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리움의 중장기 연구 프로그램 ‘아이디어 뮤지엄(Idea Museum)’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아티스트 컬렉티브 ‘블랙 퀀텀 퓨처리즘(Black Quantum Futurism)’은 카메이 아예와(Camae Ayewa)와 라시다 필립스(Rasheedah Phillips)가 공동 설립한 다학제적 예술 실천으로, 양자물리학과 흑인 디아스포라의 시간 경험, 아프리카 고유의 시간 개념을 교차시켜 대안적 시간 정치학을 탐구해왔다. 이들은 식민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든 시간 체계가 흑인 공동체의 기억과 자율성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퍼포먼스·설치·음악·글쓰기·커뮤니티 프로젝트 등을 펼쳐왔다. '타임 존 프로토콜'은 1884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자오선 회의’를 기점으로, 영국 그리니치가 세계 기준 자오선으로 지정되며 표준화된 시간 체계가 서구 중심으로 재편된 역사에 문제를 제기한다. 전시는 기존의 직선적 시간 인식을 해체하고, 흑인·아프리카 공동체가 지녀온 다층적이고 순환적인 시간성을 조명한다. 전시장에는 시간 억압의 역사를 보여주는 연표, 순환적 시간성을 탐구하는 영상, 라이브러리 설치, 관람객이 각자의 리듬으로 시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또한 개막에 맞춰 9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본초자오선 언컨퍼런스(Prime Meridian Unconference)'가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이라는 맥락에서 블랙 퀀텀 퓨처리즘과 아시아적 시간성의 접점을 모색하며, 서로 다른 시간이 교차하는 대안적 미래를 제안한다. 카메이 아예와와 라시다 필립스를 비롯해 종교학자 이창익, 런던 연구자 최영숙, 말레이시아 ‘게리미스 아트’ 공동 설립자 웬디 시아, 프린스턴대 V. 미치 매큐언 교수, ‘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 등 다양한 국제 전문가와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구정연 리움미술관 교육연구실장은 “지난해 젠더와 다양성을 주제로 경계의 새로운 언어를 탐구했다면, 올해는 다양한 시간성이 공존하는 사회를 상상하고 실험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 뮤지엄’은 샤넬 컬처 펀드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포용성·다양성·평등·접근성이라는 리움의 핵심 가치를 동시대 예술적 상상력 속에서 탐구하는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다. 2025/08/20
학고재 ‘흙으로부터’…김환기·송현숙·박영하·이진용·박광수·로와정·지근욱 학고재가 20일 본관과 신관에서 개막한 그룹전 '흩어지고 바스라지며 단단해지는: 흙으로부터'는 단순한 테마전이 아니다. 흙을 매개로 한국미술의 근원과 정체성을 탐구하고, 이를 동시대 세계 미술의 장과 연결하는 시도다. 오는 9월 키아프·프리즈 서울 기간과 맞물려 열리는 이번 전시는, ‘뿌리 있는 K아트’를 내세우며 한국적 미감의 본질과 세계화 전략을 동시에 드러낸다. 참여 작가는 김환기, 송현숙, 박영하, 이진용, 박광수, 로와정, 지근욱 등 7명이다. 전시 기획을 맡은 신리사 팀장은 흙을 “모든 생명의 기원이자 귀환의 자리”로 설명한다. 흙은 분청과 백자, 흑자를 거쳐 한국 도자사의 미학을 형성했고, 현대작가들에게는 존재와 정체성, 노동과 수행, 생성과 소멸을 사유하게 하는 질료로 작동해왔다. 전시는 도자의 역사에서 출발한다. 분청과 백자가 보여준 비움과 충만, 흑자가 드러낸 고요와 심연의 미학은 흙이 시대마다 새롭게 호흡해온 방식을 증언한다. 김환기의 추상회화는 근대사의 상흔을 넘어 ‘흙의 기억’을 시적 언어로 승화했고, 송현숙은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을 흑빛 화면 속에 녹여내며 안식의 공간으로 확장했다. 박영하와 이진용은 고대와 고전의 물질과 조우해 얻은 정신적 고양을 오늘의 공간에 불러내고, MZ세대 박광수와 로와정은 대지의 휴식과 해체의 감각을 탐구한다. 1985년생으로 이번 전시의 막내인 지근욱은 중력에서 풀려난 입자가 빛으로 환원되는 연금술적 순간을 포착하며, 세대의 맨 앞과 맨 끝을 잇는 고리를 완성한다. ◆김환기 점과 기호, 흙 위의 우주 김환기의 ‘상징도형(Sign Series)’은 1960년대 제작된 연작으로, 모래와 시멘트를 섞은 거칠고 질박한 화면 위에 한글 자음·모음과 상형문자를 기호화해 새겼다. 화면에는 태극의 음양, 한국적 색채의 조화가 겹겹이 스며 있다. 물수제비 던지듯 반복되는 기호와 붓질은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향한 회귀이자, 태고의 감각을 불러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송현숙 흑빛 화면, 디아스포라의 안식 1970년대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갔던 송현숙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으로 흙빛 화면을 구축했다. 항아리, 고무신, 명주실 등 한국적 소재는 검은색 배경 속에 기호처럼 부유하며, 개인적 기억을 집단적 감각으로 확장한다. 템페라 기법과 귀얄 붓을 병용한 화면은 단순한 정물화가 아니라, 고향과 가족에 대한 애도, 디아스포라의 서사를 품은 기호화된 회화다. 그는 “그리움이 아닌 영원한 안식”의 공간을 그리고 있다. ◆박영하, 고대 안료와 ‘내일의 너’ 박영하는 호주 원주민 미술에서 사라진 42가지 천연 안료를 복원해 작업에 사용한다. 화면 위에 두텁게 쌓인 안료는 단일 색이 아닌 시간과 기억의 층을 드러내며, 추상적 형상들은 고요히 잠들거나 꿈틀거리며 생의 리듬을 시각화한다. '내일의 너'는 특정 풍경이 아니라 존재의 바탕 자체를 표현하는 회화로, 태고의 감각을 현재적 추상으로 재맥락화한다. ◆이진용, 활자, 문명의 결을 새기다 이진용은 오래된 활자를 흙과 안료로 재현하는 ‘Type’ 시리즈를 이어왔다. 반복적이고 수행적인 제작 과정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시간의 결을 몸으로 새기는 의례에 가깝다. 화면 위에 집적된 활자들은 거대한 문양을 이루며, 개인과 집단, 입자와 우주의 구조를 동시에 환기한다. 이는 극사실적 재현을 넘어, 소멸과 생성의 순환을 드러내는 추상적 실천으로 읽힌다. ◆박광수, 숲과 뿌리, 존재의 감내 박광수의 인물들은 자연에 흡수되거나 뿌리와 뒤엉키며, 사라지기 직전의 경계에 놓인다. 폭풍에 휩쓸리듯 땅으로 빨려 들어가면서도 허공을 응시하거나, 고요히 엎드려 있는 모습은 소멸과 평온을 동시에 품는다. 화면은 동양의 무위자연 정신과 서구 낭만주의적 표현, 동시대 만화적 색채가 공존하며, 뿌리를 통한 귀환과 존재의 감내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로와정 - 못과 ‘0’, 쓸모없음의 의미 로와정은 설치작업 에서 못과 숫자를 통해 ‘0(null)’의 철학을 제시한다. 지탱하지 못하는 못, 연산 끝에 도출된 0은 무용함과 공허를 드러내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품는 대지와도 같다. 벽에 박힌 작은 못 작업이지만 불교적 ‘공(空)’ 사상을 환기하며, 빠른 효율을 지향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담는다. ◆지근욱, 선과 파동, 우주의 연금술 지근욱은 색연필로 선을 무수히 긋는 수행적 행위를 통해 우주의 리듬을 그린다. ‘Space Engine’ 연작에서는 은색과 금색의 광물적 색채가 더해져, 입자가 흙에서 빛으로 환원되는 순간이 포착된다. 반복과 축적이 만들어낸 화면은 물질과 파동, 대지와 대기의 경계에서 우주적 진동을 감각하게 한다. 대지에서 우주로, 고체에서 파동으로, 유한에서 무한으로 확장되는 전환의 과정은 동시대 한국미술이 지닌 정신적 지평을 새삼 확인시킨다. 참여 작가들의 공통점은 모두 노동집약적이고 장인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는 점이다. 흙을 빚고, 안료를 쌓고, 선을 긋고, 활자를 새기는 모든 과정은 단순한 제작이 아니라 시간을 축적하는 수행이며, 동시에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다. 이는 속도의 논리가 지배하는 오늘의 시대에 한국미술이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미학적 자산이다. 특히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기획된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학고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성은 민속적 장식이나 지역적 특수성에 머무르지 않고, 보편적 질료와 수행적 감각 속에서 드러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다시 말해, 뿌리 깊은 전통성 위에서 이루어지는 동시대적 확장이야말로 한국미술이 세계와 대화하는 방법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2025/08/20
[단독]예경 해외출판 지원, ‘눈먼 돈’ 논란…공익감사청구 접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의 해외출판 지원사업이 회계 부정, 밀어주기, 보조금 유용 의혹에 휘말리며 제도 개선 요구에 직면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 변현주 더플로어플랜 대표는 미술·출판계 인사와 시민 320명의 서명을 모아 지난 6월 25일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현재는 감사 실시 여부와 결과를 대기 중이다. 20일 변 대표는 뉴시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예경의 감독 부재 하에 회계 처리 불투명, 정산 미비, 계약 미이행이 이어졌다”며 “일부 심사위원의 반복 위촉, 특정 출판사의 반복 선정, 공익신고를 회유·방해하는 행위까지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호구 사업이었다. 작가가 주체인 사업인데, 정작 지원금 구조는 출판사 중심으로 짜여 있다. 책이 나오지 않아도 저자가 책임을 지고, 계약·집행 과정에서는 손도 못 댄다. 예경은 감독 기능을 잃은 채 행정 처리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2년 사업에 참여한 아카이브 북스(Archive Books)가 계약서에 명시된 사례비를 전액 지급하지 않고 수개월 지연 지급하는 등 회계 부정 행위가 있었다는 증빙 자료가 감사원에 제출됐다. 변 대표는 “2025년에도 같은 문제를 예경에 알렸으나, 예경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채 해당 출판사를 다시 선정, 약 1억 원의 지원금을 배정했다”고 주장했다. 공익감사청구서에는 ▲해외 출판사의 회계 부정 및 정산 부실 ▲보조금 사적 유용 및 자기거래 의혹 ▲일부 심사위원의 반복 위촉 ▲특정 출판사의 반복 선정 ▲공익신고 방해와 회유 ▲사업 사후 검증 절차 부재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예경은 '한국미술 해외출판' 사업 지침과 국고보조금 관리지침을 스스로 어겼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변 대표는 “감사청구가 공론화되자, 2025년 사업에서 아카이브 북스 대신 작가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는 지원금이 출판사로만 지급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무력화시키는 부실한 행정 처리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의 경우 해외 출판사의 불성실한 운영을 여러 차례 알렸으나 예경은 사실상 ‘방관’했다. 반면 이번 감사청구 준비 과정에서 여러 작가들이 예경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경험했다며 함께 서명해 주었다. 이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공익신고자로서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 변 대표는 “솔직히 예경 측의 공익신고 만류 및 회유에 응하면 향후 지원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에 고민도 했다”며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국제 지원금이 ‘눈먼 돈’처럼 소모되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개인적 불이익보다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우선시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감사청구는 단순히 특정 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예경 운영 전반을 향한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변 대표는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주체는 예술경영지원센터”라며, “문제를 인지하고도 시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규정을 무시하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감독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제도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06년 설립된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연간 수백억 원대의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이지만, 심사위원 명단과 평가 방식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예경은 ‘지원센터’가 아니라 ‘간섭센터’였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업계 자율성보다 행정 간섭이 앞서면서 본래 사업 취지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이번 공익감사청구는 이러한 뒷말이 제도적 감사로 이어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예술경영지원센터 측은 규정 위반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각해외진출팀 윤지영 팀장은 “저희 쪽에서는 규정 위배가 크게 없다고 판단했고, 감사원에 관련 자료를 제출 중”이라며 “해외 출판사와 작가 간 계약은 제도상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 다만 중재와 주의 요청은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출간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부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이후 해외 출판사들에 주의를 당부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더 꼼꼼히 챙기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사업 자체는 심의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됐다”고 덧붙였다. 2025/08/20
4회 ‘키아프리즈’…‘공진’하는 키아프 vs ‘허브’ 노리는 프리즈 4회를 함께하는 ‘키아프리즈’가 올해는 합체되는 모양새다. 프리즈 서울의 한국 화랑 참여 비중은 35%를 넘었고, 키아프는 해외 화랑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렸다. 두 행사의 ‘체급 차’가 줄어들며, 키아프가 내세운 주제 ‘공진(Resonance)’이 서울을 넘어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공명할지 주목된다. 헤드 후원사도 키아프는 KB금융, 프리즈는 LG올레드가 나란히 맞붙었다. 세계 미술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를 겨냥한 ‘프리즈 서울’과 국내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이 네 번째 동행으로 다시 문을 연다. 오는 9월 3일부터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두 행사는 글로벌 거장부터 신예 작가까지 총 30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를 차지하기 위한 공략을 본격화한다. 올해도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다. 프리즈 서울은 9월 3~6일 코엑스 3층 C, D홀에서, 키아프서울은 9월 3~7일까지 코엑스 A, B홀과 그랜드볼룸에서 각각 펼쳐진다. ◆ 키아프, 외형보다 내실 "176개로 준 게 아니라 줄인 것" 24회를 맞은 키아프 서울에는 20여 개국 17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 205개보다 줄었지만,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줄어든 게 아니라 줄인 것”이라며 “외형적 성장보다 품격 있는 페어로의 전환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이성훈 신임 회장과 새롭게 구성된 이사진이 처음으로 주제를 내걸었다. 공식 주제는 ‘공진(Resonance)’. 예술이 만들어내는 연결과 회복력에 주목하며, 해외 갤러리 약 50곳(전체의 3분의 1 규모)이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대만, 미국, 태국, 스페인 등지에서 합류했다. 신진 작가 발굴은 여전히 키아프의 강점이다. ‘Kiaf PLUS’ 섹션에서는 대만 아르트민 갤러리가 눙수안 청의 연극적 이미지를, PBG가 포브스 ‘30세 미만 30인’에 선정된 이희조의 ‘행복’ 작업을, 아줄레주 갤러리가 스페인계 이탈리아 작가 비아니의 회화를 선보인다. 또한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 '리버스 캐비닛'과 인천공항·서울시와 연계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도 준비돼, 아트페어를 넘어 확장된 문화 교류의 장을 연다. 이 회장은 “프리즈가 못하는 부분이 한국 근현대미술의 재발견이다. 그 역할을 키아프가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즈, ‘아시아 허브’ 겨냥 120여 개 갤러리가 참가하는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확장 전략을 내세운다. 아니카 이, 키시오 스가, 루 양, 신와이킨, 피나리 산피탁, 조르주 브라크, 웨민쥔, 마를렌 뒤마 등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국내에서는 백남준, 김환기, 박수근, 윤형근, 이우환 등 한국 근현대 거장부터 이미래, 이불, 듀킴, 제이디 차 같은 동시대 작가까지 한자리에 선다. 전통적 미학과 수행적 감각에 기반한 추상에서부터 사회적 규범을 전복하는 실험적 실천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의 다층적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서울은 이미 전 세계 미술계의 문화적 중심지임을 입증했다”며 “올해 28개국 120여 개 갤러리 중 다수가 아시아 갤러리이고, 특히 한국 갤러리의 참여가 늘어난 것은 한국 문화 위상의 성장에 대한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첫 상설 공간 ‘프리즈 하우스 서울’도 개관한다. 개관 기념으로 김재석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 〈UnHouse〉가 열린다. 그는 “‘집’과 ‘정체성’을 퀴어적 관점에서 탐구하는 이 전시는 프리즈 서울의 의미와 활동 반경을 확장하는 계기이자, 젊은 미술의 활력을 더욱 다채롭게 만날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한 4회째를 맞은 ‘포커스 아시아’는 두산갤러리 장혜정 수석 큐레이터와 마닐라 MCAD(현대미술디자인박물관) 디렉터 조셀리나 크루즈의 자문으로 진행돼, 아시아 컨템퍼러리 아트의 지형도를 새롭게 조명한다. 후원사인 LG OLED 라운지에서는 고(故) 박서보를 기리는 특별전이 마련된다. 도이치뱅크도 글로벌 리드 파트너로 참여해 장기적 지원을 이어간다. 호황 속 출발했던 2022년과 달리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술 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리 디렉터는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오히려 동력으로 작용한다”며, “매년 관람객과 갤러리 수가 증가하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 계약 1회 남겨… 앞날은? 4회째를 맞이한 두 아트페어는 이제 떨어질 수 없는 공명(共鳴)을 이루며 ‘키아프리즈’라는 새로운 아트위크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2026년까지로 예정된 공동 개최 계약은 이제 단 한 차례만 남아 있다. 화랑협회와 프리즈 간 입장 차이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회장은 “아직 결정은 안 됐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화랑협회 차원에서 총회 결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리 디렉터는 “키아프와의 협업을 결혼에 비유할 만큼 가치 있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본다”며 서울을 떠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2025/08/19
영국서 온 '서투른 작곡가' 홍영인…PKM갤러리서 개인전 “음(音)에 귀 기울일 때 언어와 인간 중심의 지배적 체제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홍영인(53)이 서울 삼청동 PKM 갤러리에서 개인전 '서투른 작곡가(Amateur Composer)'를 20일부터 연다. 전시는 지난 7년간 동물, 자연, 일상에서 채집한 소리를 색과 이미지, 촉감의 코드로 번역한 신작 20여 점을 소개한다. 소리에서 출발해 감각을 가로지르는 그의 작업은 이번에도 ‘공감각적 풍경’으로 펼쳐진다. 멸종위기 두루미의 울음을 악보로 시각화한 '소나타: 두루미와 나', 전통 수공예 기법을 작곡 요소처럼 되살린 설치 작품이 메인 공간을 채운다. 별관에는 색과 형태를 리듬처럼 탐구한 패치워크 '모튼 펠드만을 위한 패턴', 소리를 이미지로 전환한 평면 악보 '공생의 구성', 동물 장난감을 기념비적 조각으로 확장한 '모뉴먼트'가 이어진다. 홍영인은 이동과 여정 속에서 모은 소리에 대해 “사진보다 더 선명히 기억을 불러냈다”고 말한다. 그에게 음은 단순한 채집이 아니라 세계를 다시 인식하게 하는 틈새, 인간 중심의 위계적 질서를 흔드는 매개다. PKM 갤러리는 “홍영인은 위계 구조를 비이분법적 사고와 다매체적 접근으로 유연하게 해체해온 작가”라며 “작업의 확산 과정 자체가 낯설지만 따뜻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개막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즉흥 연주 퍼포먼스도 예정돼 있다. 홍영인은 브리스톨을 거점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밀라노 트리엔날레 등 국제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 작가로 선정됐으며, 현재 영국 바스 스파 대학 전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2025/08/19
디지털로 만나는 국가유산 '헤리티지 : 더 퓨처 판타지' [뉴시스Pic] 국가유산 활용 디지털 콘텐츠 전시 '헤리티지 : 더 퓨처 판타지'가 오는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2관에서 열린다. '헤리티지 : 더 퓨처 판타지'는 국내 최초로 다양한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은 이머시브 전시로, 관람객은 몰입형 공간에서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생생하게 느끼고 국가유산을 미래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유산으로부터 현재를 경험하고, 미래를 그려보는 흐름으로 구성된다. '한국의 탑'을 재해석한 김준수 작가의 설치 작품으로 전시의 포문을 연다. '의궤: 영원의 서사' 섹션에서는 조선왕조 의궤를 새롭게 해석한 실감의궤 3D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한다. '장인, 무한한 울림' 섹션에서는 전통을 이어가는 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작업 영상이 상영된다. 전시는 오는 9월 17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