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이란 말, 왜 쓰나"…국중박 '대한제국실'이 던진 질문 (종합) "조선왕조 마지막을 1910년으로 인식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1897년에 끝났어요. 대한제국이 선포되며 조선왕조는 막을 내린겁니다." 3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 언론공개회에서 유홍준 관장은 대한제국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9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대한제국실은 대한제국을 일제강점기로 넘어가기 전 13년의 공백이 아니라, 자주국의 위상을 지키고 근대 주권국가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시대로 새롭게 조명한다. 유 관장은 "일제강점기로 들어가는 13년간의 기간을 공백으로 놔두고 선조들이 결국 일제에 나라를 넘겨준 기간으로 치부해 왔다"며 "대한제국이 엄연히 있음에도 실제로 구한말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제국실'을 만들어서 우리가 당당하게 대한제국의 존재와 실체에 대해서 국민에게 알려주고 우리의 역사의식을 더 자주적으로 고양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편을 담당한 서윤희 고고역사부 학예연구관도 "대한제국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페이지가 아니라, 스스로 근대국가가 되고자 했던 13년간의 도전의 여정"이라며 "황실의 의지와 백성들의 요구가 축적되면서 한반도에서 근대로 나아간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새롭게 문을 연 대한제국실에는 '국새 칙명지보', '안중근 의사 유묵', '데니 태극기' 등 보물 7점과 등록문화유산 1점 등 엄선한 문화유산 65점이 전시된다. 그동안 전시할 공간이 부족해 공개하지 못했던 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보물 1점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품 2점, 독립기념관 소장품 2점도 선보인다.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를 상기할 수 있도록 1996년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 당시 발견된 동제 상량문과 정초 은판을 최초 공개하고, 한국병합기념장과 함께 배치했다. 민영환과 안중근 등 독립운동가들의 저항과 관련 유물도 비중 있게 조명했다. 이 외에도 실제 사진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영상이 투명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커브형 스크린 등으로 재생되며 대한제국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영상은 '황실문양', '양복을 입은 고종 황제', '대한국 사람인 줄 아시오', '세계를 무대로', ''한성', '경성', 이제 열린 '서울'의 광장으로'다. 이에 대해 전시실 디자인을 담당한 강진영 전문경력관은 "독립 국가로서 지위를 확립하고 근대 주권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한 시대이기에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자두꽃)과 덕수궁 석조전을 모티프로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은 규모의 전시 공간이기에 영상을 공간 디자인 일부로 적극 활용했다"며 "관람객 시선이 머무는 주요 지점마다 영상 콘텐츠를 배치해 제한된 공간을 더 풍부한 관람 경험으로 넓히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제국실' 재단장과 연계해 조선3실의 19세기 전시도 새롭게 구성했다. 여기에는 유홍준 관장이 기증한 '박영효·김가진 유묵 병풍'도 전시되고 있다. 한편, 유 관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대한제국실'에 이어 제2관을 지을 때 일제강점기에 해당하는 근대 역사실도 갖추게 될 예정이라고도 귀띔했다. "대한민국은 연표가 흔들려요. 고대사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근대사까지. 역사를 세우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의 역사실은 국정교과서 이상의 의미와 권위를 지니고 있어요. 한국사의 시대구분과 연표를 확실하게 하려고 합니다." 2026/07/30
'202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9월 22일부터 41일간 개최 '202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오는 9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41일간 ‘공룡과 떠나는 신나는 모험’이라는 주제로 경남 고성군 당항포관광지에서 개최된다. 고성군(군수 하학열)은 '202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앞두고 지난 29일 군청 중회의실에서 ‘202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행정지원단’ 회의를 개최하고,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위한 부서별 행정지원 방안과 협업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하학열 군수를 비롯해 27개 부서와 고성문화관광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각 부서가 발굴한 지원과제를 공유하고 협업체계를 마련했다. 주요 과제로는 ▲다목적홀 전시 관련 시설지원 ▲금융기관을 활용한 엑스포 홍보 ▲엑스포 행사장 내외 산림환경 정비 ▲당항포 진입도로 주변 시설 정비 ▲의료인력 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항을 발굴이었다. 또한 고성군이 보유하고 있는 자매·우호도시와 향우회, 복지·교육·농업인 단체등 다양한 인적 기반을 적극 활용한 엑스포 홍보방안도 논의됐다. 하학열 군수는 “고성의 주인은 군민이고, 관람객은 고성을 찾아오는 소중한 손님인 만큼 전 군민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질 때 비로소 성공적인 엑스포를 만들 수 있다”라며 “공룡엑스포가 10회째를 맞이하는 동시에 개최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 만큼, 각 부서에서는 보유한 홍보수단과 기관·단체 간 협력체계를 적극 활용해 군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202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는 9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41일간 ‘공룡과 떠나는 신나는 모험’이라는 주제로 경남 고성군 당항포관광지에서 열리며, 9월 21일까지 사전예매가 진행된다. 엑스포 및 사전예매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고성문화관광재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2026/07/30
국중박이 찾아준 독립운동가 아버지의 흔적…아들은 무릎을 꿇었다 유품 한 점 없이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팔순의 아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아버지의 흔적과 마주했다. 아들은 76년 만에 만난 아버지의 글씨 앞에서 끝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주인공은 일제강점기 항일 비밀결사 '삼인회'와 '신인구락부' 활동을 이끌며 서대문형무소 등에서 수차례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고(故) 박원근 지사의 아들 박용현씨다. 1950년 국민보도연맹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박 씨에게는 아버지를 기억할 유품이 단 한 점도 남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아버지의 친필 휘호가 전시돼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들 박준홍씨가 광복회학술원이 주최한 '독립영웅아카데미'에 참가했다가 동기로부터 이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지난 25일 아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은 박씨는 전시장 한 가운데 걸린 아버지의 친필 앞에 섰다. 그가 마주한 작품은 박원근 지사의 친필 휘호였다. 평생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아버지의 글씨였다. 임진왜란 당시 최초의 승병장 영규대사의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 밥 한 그릇도 모두 나라의 은혜다)'을 붓으로 쓴 글씨로, 개인 소장품이다. 박씨는 "아버지는 청춘을 바쳐 독립운동을 하셨지만 유품 하나 남지 않아 평생 가슴에 한이 맺혔다"며 "국립중앙박물관 한가운데서 아버지의 기개가 담긴 글을 마주하니 마치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 것 같아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의 아들 박준홍씨도 "유족도 몰랐던 할아버지의 글을 지금까지 소중히 지켜주신 이름 모를 소장자분께 엎드려 절이라도 올리고 싶다"며 "뜻깊은 인연을 이어준 동기와 훌륭한 전시를 기획해 준 박물관 측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씨 부자는 이제 또 다른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광복회는 작품 소장자를 찾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의 중이다.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은 오는 10월 2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2에서 열린다. 2026/07/30
김 크리스틴 선 "16.6m 서울박스에 도전…내 한계 시험하고 싶었다"(종합) "벽도, 바닥도, 유리도 모두 사용할 수 있나요?" 농인(Deaf) 작가 김 크리스틴 선(46)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를 처음 마주한 순간 압도됐다. 층고 16.6m의 거대한 공간은 많은 작가에게 설렘과 두려움을 안기는 장소다. 그는 이 공간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삼아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로 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한국계 미국인 설치미술가로 알려져 있다. 드로잉과 벽화, 퍼포먼스, 영상, 설치를 넘나들며 언어와 번역, 접근성, 권력의 구조를 탐구해 왔다. 지난해 영국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ArtReview)가 발표한 '파워 100'에서 34위에 선정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휘트니미술관, 모리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작품을 선보인바 있다. 30일 공개된 신작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Against the Rock)'은 거대한 드로잉과 움직이는 영상, 수어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만나는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설치 작업이다. 검은 선은 벽과 바닥, 유리를 가로질러 이어지고, 중앙의 세로 8.1m, 가로 5.4m 곡면 OLED 스크린에서는 문장과 수어, 애니메이션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벽면을 가득 채운 모션 라인과 움직이는 영상으로 마치 만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선 듯한 분위기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가 공동 추진하는 'MMCA×LG OLED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지난해 첫 번째 작가 추수가 디지털 세대의 감수성과 동시대 젠더 담론을 대형 설치 작업으로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김 크리스틴 선이 언어와 소통, 접근성의 문제를 서울박스 전체로 확장했다. 높이 16.6m의 서울박스를 통째로 활용한 이번 작업은 김 크리스틴 선에게도 가장 큰 도전이었다. "처음 서울박스를 둘러본 뒤 벽과 바닥, 천장, 유리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지 먼저 물었습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국립현대미술관과 LG가 제 구상을 믿고 공간 전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다"며 "그 덕분에 머릿속에 있던 작업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는 작가의 구상에 맞춰 55형 OLED 스크린 72대를 제공했다. 서울박스를 파도처럼 휘감는 초대형 곡면 미디어 설치가 완성됐으며, 이는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선보인 역대 최대 규모의 OLED 설치다. 김 크리스틴 선은 "내 작업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또 우리 팀이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고 싶었다"며 "이번 작업은 내 한계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밝은 에너지와 소녀 같은 인상이 남는 작가와의 인터뷰는 미국에서 동행한 수어 통역사를 통해 진행됐다. 작가의 손짓이 끝나면 통역사의 음성이 이어졌고, 미국수어(ASL)와 음성은 마치 하나의 언어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김 크리스틴 선의 작업은 농인으로 살아온 언어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는 수어 통역과 자막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온 경험을 '메아리(Echo)'에 비유하며, 언어와 접근성, 소통의 구조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곡면 OLED 스크린은 단순한 영상 장치가 아니다. 김 크리스틴 선은 '바위'를 인간이 짊어진 선택과 역사, 책임의 무게를 상징하는 존재로 해석했다. 그는 "관객이 그 무게를 몸으로 느끼길 바랐다"며 "스크린이 머리 위를 덮치는 듯한 형태를 통해 역사의 무게와 인간의 선택이 남긴 결과를 신체적으로 경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벽과 바닥을 가득 메운 드로잉도 작품의 중요한 축이다. 작가는 이를 하나의 '악보'에 비유했다. "벽과 바닥의 드로잉은 악보이고, 스크린 속 애니메이션은 그 악보를 연주하는 것입니다." 관객은 작품 사이를 걸으며 선과 움직임, 영상, 사운드가 하나의 공간적 퍼포먼스로 펼쳐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 제목인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은 갈등과 소모적인 대립이 반복되는 동시대 사회를 은유한다. 고전 만화의 모션 라인에서 착안한 선과 기호는 서울박스 전체를 가로지르며 언어와 충돌, 번역의 과정을 시각화하고, 드로잉과 영상, 사운드는 서로 호응하며 언어를 움직임과 리듬, 관계로 확장한다. 이번 작업은 작가의 관심이 감각 자체에서 언어와 권력의 문제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그는 "예전에는 진동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누가 무엇을 말하는가'에 더 관심이 있다"며 "문장과 수어가 움직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을 하는 주체"라고 말했다. 흑백 중심의 화면에 대해서는 "세상은 농인인 나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며 "음성언어 중심 사회에서 살아오며 가능한 한 흑백처럼 명확하게 말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작가로서 조금은 모호해질 특권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작업의 출발점도 개인에서 다음 세대로 옮겨가고 있다. 그는 "이제는 더 이상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나의 두 딸이 살아갈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것이 내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은 농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속도와 방향, 충돌과 긴장을 담은 만화적 선들이 서울박스를 통통 튀듯 가로지르며, 언어가 누구를 위해 만들어지고 누구를 배제하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관객은 그 안을 걸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일이 완결된 결과가 아니라, 차이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이루어지는 과정임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김 크리스틴 선은 언어와 소리, 접근성과 번역이라는 동시대의 중요한 의제를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확장해 온 작가"라며 "이번 신작은 예술과 기술이 만나 새로운 감각 경험을 제시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가 공동 추진하는 'MMCA×LG OLED 시리즈'로, 2027년 2월 1일까지 열린다. 관람은 무료. 2026/07/30
16.6m 곡면 OLED 스크린 서울박스 활기…김 크리스틴 선 개인전 김 크리스틴 선이 3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에서 신작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Against the Rock)'을 수어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높이 16.6m의 곡면 OLED 스크린과 벽·바닥·유리를 하나의 장소특정적 설치로 구성했다. 2026.07.30. [email protected] 2026/07/30
김 크리스틴 선, 수어로 푼 영상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김 크리스틴 선이 3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에서 신작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Against the Rock)'을 배경으로 수어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높이 16.6m의 곡면 OLED 스크린과 벽·바닥·유리를 하나의 장소특정적 설치로 구성한 작품이다. 2026.07.30. [email protected] 2026/07/30
국현 서울박스 채운 김 크리스틴 선…만화처럼 펼친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2025년 영국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ArtReview)가 선정한 '파워100' 34위 작가인 김 크리스틴 선(Christine Sun Kim)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를 거대한 언어와 소통의 공간으로 바꾼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LG전자와 협력한 'MMCA×LG OLED 시리즈 2026: 김 크리스틴 선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Have Many Dumb Fights Against Rock)'을 오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 크리스틴 선은 드로잉과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설치 등을 통해 언어와 소리, 접근성과 번역, 사회적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박스를 위해 제작한 장소특정적 신작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을 처음 공개한다. 서울박스 벽면에는 세로 8.1m, 가로 5.4m 규모의 곡면 OLED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작가의 드로잉을 바탕으로 제작한 그래픽을 벽과 바닥까지 확장해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업으로 구성했다. 전시장에는 55인치 LG OLED 패널 72대가 사용됐으며, 국내 미술관 전시에 설치된 OLED 디스플레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작품은 반복되는 갈등과 소모적인 논쟁이 일상이 된 동시대 사회를 다룬다. 전시 제목인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반복되는 대립을 '돌과 끝없이 논쟁하는 상황'에 비유한 표현이다. 작가는 고전 만화의 모션 라인과 미국 수어(ASL)의 움직임을 결합한 시각 언어를 활용해 언어가 생성되고 충돌하며 다시 번역되는 과정을 공간 전체로 확장했다. 관람객은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사운드, 텍스트가 결합된 공간을 거닐며 소통을 고정된 결과가 아닌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경험하게 된다. 김 크리스틴 선은 농인 커뮤니티의 경험에서 출발해 언어와 번역, 접근성, 차이와 공존을 탐구해 왔다.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무엇을 들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작업의 핵심 주제로 삼으며, 언어와 권력 구조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지난해 아트리뷰 '파워100'에서 세계 현대미술계 영향력 있는 인물 34위에 선정됐으며, 휘트니미술관(2025) 개인전에 이어 올해 워커아트센터 순회전을 개최했다. 이밖에도 모리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베를린비엔날레 등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가 공동 추진하는 'MMCA×LG OLED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서울관 대표 공간인 서울박스를 위한 장소특정적 신작을 선보인다. 2026/07/30
대한제국을 제대로 읽다…AI·투명 OLED로 되살린 '근대국가의 꿈' "우리는 그동안 대한제국을 평가하는 데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을 9개월 만에 재개관하고, 국권 상실의 역사에 가려졌던 대한제국을 새롭게 조명한다. 박물관 내 상설전시관 1층에 자리한 대한제국실은 지난해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후 문을 닫았다 새단장을 거쳐 30일 재개관했다. 새롭게 문을 연 대한제국실에는 '국새 칙명지보', '안중근 의사 유묵', '데니 태극기' 등 보물 7점과 등록문화유산 1점 등 엄선한 문화유산 65점이 전시된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보물 1점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품 2점, 독립기념관 소장품 2점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고종의 황제국 선포와 근대화 정책을 소개하는 데 그쳤던 기존 전시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황제 즉위와 근대화 추진을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시대에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하고, 조선이 근대 주권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한인'이라는 정체성이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더욱 공고해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를 위해 대한제국 시기 국내외 외교 활동을 유물과 사진, 영상으로 살펴보는 코너를 새롭게 마련했고, 민영환과 안중근 등 독립운동가들의 저항도 비중 있게 조명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황제국 선포가 근대 주권국가를 지향한 선택이었음을 보여준다.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새 3점(보물)과 황제 즉위식 과정을 담은 보물 '대례의궤', 7년 만에 전시되는 전 채용신 필 '고종황제어진' 등을 만날 수 있다. 2부는 근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주제로 했다. 행정 시스템의 변화, 신식 교육의 확대, 신문·잡지를 통한 대중의식 확장, 서구적 요소가 융합된 예술계 변화 등이다. 3부는 일제에 의한 국권 침탈과 이에 대한 저항으로서 '대한인' 등을 다뤘다. 1905년 을사늑약에 저항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민영환 관련 유물과, 보물 '안중근 의사 유묵',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데니 태극기(보물)' 등이 전시됐다. 특히 1996년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 당시 발견된 동제 상량문 정초 은판은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번 개편을 통해 '대한제국실'은 최신 기술과 기법을 활용한 전시 공간으로 거듭났다. 투명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인공지능(AI), 커브형 스크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영상 5종을 선보이며 근대 국가로 변모한 대한제국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대한제국실' 재단장과 연계해 조선3실의 19세기 전시도 새롭게 구성됐다. '민의 성장과 시대의 전환'이라는 흐름 속에서 북학과 연행을 통해 넓어진 세계 인식, 새로운 지식과 만남 그리고 충돌, 개항과 개혁의 움직임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상 등이다. 유홍준 관장은 "고종은 경운궁으로 이어하고 곧바로 환구단을 건립함으로써 당당하게 대한제국을 출발시켰다"며 "결과적으로는 국권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동안 대한제국을 평가하는 데에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대한제국이 자체의 노력으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2026/07/30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 송하영 개인전 '파빌리온' "경계는 무언가를 나누는 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 관계를 맺는 접점이다."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송하영 개인전 'PAVILION(파빌리온)'은 도시의 직선과 자연의 곡선이 한 화면에서 만나는 추상회화를 선보인다. 건물 외벽과 유리창의 반사, 공사장의 가설 구조물 등 도시에서 발견한 경계와 빛과 그림자, 색이 서로 스며드는 자연의 경계를 화면에 담아냈다. 작가는 "파빌리온의 모듈성과 임시성, 안과 밖이 서로 열려 있는 구조에서 작업을 출발했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을 하나의 파빌리온으로 상정하고, 회화 역시 완결된 결과물이 아니라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선에 따라 다르게 경험되는 공간으로 제안한다. 전시 제목인 '파빌리온'은 벽과 지붕이 고정되지 않은 임시 건축물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는 50호 회화 11점을 비롯해 셰이프트 캔버스(shaped canvas) 작업 등 모두 19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모든 작품은 캔버스에 아크릴로 제작됐으며, 절제된 색채와 기하학적 형태를 바탕으로 화면의 구조와 공간감을 탐구한다. 송하영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추상회화와 설치를 통해 도시 풍경 속 경계와 흔적을 탐구해왔다. 최근 개인전으로는 '구조의 결, 움직이는 면'(2026), 'HIDDEN PIECE'(2025), 'Re:Sense'(2024), '움직이는 가장자리'(2023) 등이 있으며, 60여 회의 단체전과 기획전에 참여했다. 인천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국제색채초대전 베스트 작품상(2025), 제6회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 예술상(2023)을 수상했다. 작품은 서울시, 여수시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전남문화재단 등 주요 기관과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8월 22일까지 열린다. 관람은 무료. 2026/07/30
세계유산위 '대한민국관' 10일간 13만명 찾았다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개최국 공식전시관인 '대한민국관'에 10일간 13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국가유산을 활용한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K-헤리티지 스토어 매출은 2억8000만원을 돌파했다. 30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9일까지 운영된 '대한민국관'에는 13만7422명이 방문했다. 축구장 두배 규모로 조성된 대한민국관에는 총 35개 기관이 45개의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날짜별 방문객 수는 20일 7391명, 21일 7129명, 22일 9683명, 23일 1만3070명, 24일 1만5485명, 25일 1만9385명, 26일 2만1282명, 27일 1만3395명, 29일 1만5347명, 29일 1만5255명이다. 대한민국관 내 K-헤리티지 스토어는 10일간 누적 2억8275만5300원의 매출을 올렸다. 날짜별로 보면 20일 1849만6700원, 21일 1943만7800원, 22일 2166만4600원, 23일 2194만4200원, 24일 2783만3200원, 25일 3700만3700원, 26일 3628만5800원, 27일 3406만6700원, 28일 3258만1600원, 29일 3344만1000원이다. 한국조폐공사가 3일간 한정 판매한 은화, 백동화 등 기념주화는 382장이 판매됐다. 이 외에도 위원회 기간 관광 프로그램 31건과 부대행사 61건이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특히 '산화비', '굿보러가자' 등 특별공연 3회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위원회가 끝까지 안전하고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아낌없이 지원해 준 모든 협력기관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