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 관장 “서서울미술관 3월 개관…올해 8개 본·분관 완성의 해” 서남권 최초의 공공미술관이자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인 서서울미술관(금천구 독산동))이 오는 3월 개관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서울미술관 개관을 비롯한 2026년 전시 계획과 2026~2030년 중장기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서서울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의 여덟 번째 본·분관으로, 서남권 문화 인프라 확충과 함께 뉴미디어 예술을 중심으로 한 특화 미술관으로 운영된다. 개관 특별전으로는 SeMA 퍼포먼스 ‘호흡’,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뉴미디어 소장품전‘ 서서울의 투명한 ‘청소년|기계’’가 예정돼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서울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8개 본·분관 체계를 완성하며, 각 관의 고유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네트워크형 미술관 운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모두의 다음을 짓는 미술관, SeMA’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임기 4년차를 맞이한 최은주 관장은 “8개 본·분관 완성을 기점으로 준비해 온 변화들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시점”이라며 “서울과 세계를 잇는 공공미술관으로서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역할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서울과 세계를 잇는 공간성’과 ‘동시대 미술의 미래지향적 시간성’을 축으로, 정체성·책무성·브랜드·혁신성 등 4대 전략 목표와 8개 전략 과제, 20개 세부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2026년에는 8개 본·분관에서 총 39개의 전시와 634회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영국, 오윤, 조숙진, 권병준, 이슬기, 김희천 등 한국 작가 개인전과 함께 린 허쉬만 리슨, 마틴 파 등 해외 작가 전시가 예정돼 있으며, 사운드아트를 주제로 한 국제 교류전도 열린다. 이와 함께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주년 기념전 ‘사랑의 기원’, ‘글짓, 쓰는 예술’, ‘오인환 vs. 장서영: 인간-하기’ 등 기관·전시 의제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도 준비 중이다.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은 2030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서소문 본관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총사업비 792억원을 투입, 지상 증축 없이 광장 지하 공간(1000평)을 확장해 전시동과 수장고,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2026/01/27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작년 관람객 18만명 돌파 전북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남원시 함파우 예술특화지구 핵심 거점이자 전북과 지리산 권역을 아우르는 시각예술 교육·체험의 중요 플렛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남원시는 시립김병종미술관을 찾은 지난해 관람객이 18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16만여명 대비 2만명이 증가한 수치로, 남원을 대표하는 공공문화시설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관람객의 증가 요인은 미술관이 가진 자연과의 조화, 양질의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인 것으로 관람객 만족도 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미술관은 기획전·상설전에 아카이브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엮어 운영하는 한편 전북도립미술관 협력전을 함께 선보이며 전시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높였다. 아울러 교육동 '콩'과 생태놀이터 '마음은 콩밭'을 비롯해 수장고 확충을 통한 전시·교육·소장품 관리가 균형 있게 성장하는 운영체계를 구축한 것도 호평을 이끌어낸 요인이다. 시는 올해 '제1회 김병종 미술상' 수상자 윤진미 작가 개인전과 해외 작가전, 소장품전 등을 통해 지역을 기반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미술관의 발판 마련에 나선다. 허정선 미술관장은 "남원시가 추진 중인 ‘함파우 예술특화지구(아트밸리)’의 거점 시설로서 향후 조성될 '남원현대옻칠목공예관', '남원도자전시관' 등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문화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며 "시민과 방문객의 문화 향유 기반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1/27
英 터바인 홀서 전시…‘현대 커미션’ 11번째 작가 타렉 아투이 사운드 아티스트 타렉 아투이(46)가 ‘현대 커미션(Hyundai Commission)’의 2026년 전시 작가로 선정됐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2015년부터 이어온 장기 파트너십 전시 프로젝트로,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터바인 홀에서 신작을 발표해왔다. 타렉 아투이는 이 프로젝트의 11번째 작가다. 타렉 아투이는 1980년 레바논 베이루트 출생으로 현재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작곡가다. 음악사와 악기, 사운드 제작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소리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확장하는 다감각적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그의 작업은 여러 예술가와 제작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유리, 물, 도자기 등 다양한 재료로 직접 제작한 악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악기들은 조각 작품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모터의 작동이나 연주자·관객의 신체적 접촉과 호흡을 통해 소리를 발생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아투이는 악기 연주에서 발생하는 소리에 각 지역에서 수집한 환경음과 컴퓨터로 생성한 전자음을 결합해, 전시 공간 전체를 감싸는 몰입형 사운드 설치와 퍼포먼스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소리를 단순히 듣는 대상이 아닌, 촉각과 시각까지 확장된 경험으로 제시한다. 테이트 모던 관장 직무대리 캐서린 우드는 “음악, 기술, 조각,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동시대를 반영해온 타렉 아투이는 건축적 공간을 소리 탐구의 중요한 요소로 삼아 온 작가”라며 “터바인 홀에서 선보일 새로운 작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악기와 공간, 관객을 연결해온 타렉 아투이의 실험적 작업을 통해 동시대를 성찰하는 다층적 경험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전시는 오는 10월 13일 개막해 2027년 4월 11일까지 약 6개월간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에서 열린다. 전시는 테이트 모던 국제 미술 시니어 큐레이터 나빌라 압델 나비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디나 아흐마드에이예바가 공동으로 기획한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014년부터 테이트 미술관과 이어온 파트너십을 최근 2036년까지 연장하며, 예술을 매개로 세대와 지역, 분야의 경계를 넘는 동시대적 대화를 지속해 오고 있다. 2026/01/27
‘두산아트랩 전시 2026’, 박예림·송지유·오정민·이동현·이희단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는 ‘두산아트랩 전시 2026’를 오는 28일부터 3월 7일까지 개최한다. ‘두산아트랩’은 두산아트센터가 2010년부터 운영해온 신진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각 예술과 공연 예술 분야의 젊은 작가를 발굴·소개해왔다. 시각 예술 부문에서는 매년 35세 이하 작가 5명을 공모로 선정해 단체전 형식으로 선보인다. 이번 '두산아트랩 전시 2026’에는 박예림, 송지유, 오정민, 이동현, 이희단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해 판화,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총 1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의 감각과 경험을 출발점으로, 주어진 세계 안에서 자신만의 장소를 구축해 나간다. 기억과 시간을 통과하며 남은 흔적, 세계와 어긋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균열을 작업의 기반으로 삼아, 기존의 질서와 정상성에 질문을 던진다. 관람은 무료. 2026/01/27
자연을 그리지 않는다…박철호 개인전 '중첩(Overlap)’ "자연을 닮은 형상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내는 흐름과 결이다." 박철호(61)의 작업은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로서 순환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해, 존재의 위치를 사유하는 과정이 회화로 축적돼 온 결과다. 1990년대 판화 작업을 출발점으로, 자연의 형상과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자연의 내적 원리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다. 30대 초반 미국 유학 시절을 기점으로 이러한 작업은 본격화됐다. 뉴욕의 판화 공방에서 작업하던 당시, 그는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시기를 겪었다. 이때 우연히 목격한 비둘기 두 마리의 모습은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고, 이후 발표한 ‘Bird(새)’ 연작으로 이어졌다. 거칠고 검은 형태의 새는 당시 작가가 느꼈던 좌절과 희망이 교차하는 내면의 상태를 반영한다. 이후 그의 관심은 개인의 실존에서 자연으로 확장됐다. 유년 시절 자연 속에서의 경험과 동식물에 대한 꾸준한 관찰은 ‘Leaf(잎)’, ‘Hive(벌집)’, ‘Flower(꽃)’ 연작으로 이어지며, 자연을 박철호 작업 세계의 핵심적인 탐구 대상으로 자리 잡게 했다. 가나아트 한남에서 새해 첫 전시로 펼친 박철호의 개인전 ‘Overlap(중첩)'은 작가가 30여 년 전 판화 작업에서 체득한 신체적 감각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신작 ‘Overlap(중첩)’ 연작은 분말 형태의 안료를 사용해, 먹의 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선의 미묘한 차이와 얇지만 깊이 있는 결의 표현을 보여준다. 작가는 캔버스를 세운 상태에서 안료를 붓고 흘려보내는 행위를 반복하며, 선이 중력과 물성에 반응해 스스로 생성되도록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Forest(숲)’ 연작을 거쳐 2020년대 ‘Ripple(물결)’ 연작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화면 위를 흐르는 선의 움직임을 ‘결’이라 명명하는데, 이는 물결의 파문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상태를 가리킨다. 그는 이 ‘결’ 속에서 인간 또한 하나의 선으로 존재할 뿐이라는 사유를 통해 존재에 대한 성찰로 나아간다. 박철호 작업의 또 다른 특징은 판화와 회화를 분리하지 않는 제작 방식에 있다. 초기의 석판화와 에칭 작업을 통해 축적된 매체 실험은 2010년 무렵부터 회화로 확장됐고, 이미지를 단일한 형상으로 완결하기보다 시간에 따라 축적되는 흔적과 변화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전개돼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판화와 드로잉 작업을 비롯해 회화 연작 ‘Ripple(물결)’, 신작 ‘Overlap(중첩)’에 이르기까지 주요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2월 19일까지 열리며, 관람은 무료다. 2026/01/27
그는 그림만 그리지 않았다… ‘쓰다, 이중섭’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아서 슬픈 사람. 이중섭의 ‘연꽃 봉우리를 든 남자’는 울고 있지 않는데도, 이미 다 울어버린 얼굴이다. 푸른 배경 위에서 연꽃 봉우리를 든 손은 유난히 조심스럽고, 크게 부풀린 몸과 달리 마음은 늘 접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힘을 쓰는 팔이지만, 그것은 공격이 아니라 무언가를 건네기 전의 간청에 가까운 자세다. 이중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예술과 삶을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국민화가 이중섭'을 다시 읽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는 특별전 ‘쓰다, 이중섭’을 오는 30일부터 6월 14일까지 펼친다. 이번 전시는 ‘비운의 천재 화가’라는 수식을 넘어, 편지와 엽서, 그림을 통해 삶을 기록해온 인간 이중섭의 면모에 주목한다. 처음 공개되는 은지화 작품 2점을 포함해 은지화, 유화, 엽서화, 편지화, 드로잉 등 총 80점이 출품된다. 전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쓰다’다. 이중섭이 남긴 편지와 엽서, 그림을 중심으로, 삶을 기록하고 감정을 새겨온 그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망한다. 글과 그림이 결합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랑과 이별, 시대의 고통을 견뎌낸 예술적 증언으로 읽힌다. 전시는 이중섭의 생애 흐름에 따라 6개 섹션으로, ▲‘쓰다, 사랑을’(엽서화) ▲‘쓰다, 절절함을’(편지화) ▲‘새기다, 그리움을’(은지화) ▲‘쓰다, 시대를’(유화·드로잉) ▲‘쓰다, 역사로’(아카이브) ▲‘쓰다, 나의 이야기’(체험 공간) 등이다. 전시의 출발점은 일본 유학 시절 훗날 아내가 된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에게 보낸 엽서들이다. 젊은 시절의 사랑과 예술적 실험이 결합된 기록이다. 이어지는 편지화 섹션은 1952년 가족과 이별한 이후 이중섭이 겪은 고독한 시기를 다루며, 글과 그림이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들을 통해 그의 내면을 보여준다. 담뱃갑 은박지를 긁어 완성한 은지화는 극한의 현실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이중섭의 창작 에너지를 드러낸다. 유화 섹션에서는 ‘환희’, ‘바다가 보이는 풍경’, ‘파란 게와 어린이’ 등 대표작을 통해 그의 조형 실험과 독창성을 살필 수 있다. 전시 말미에는 관람객이 직접 편지를 써보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손으로 쓰고 그린 흔적이 지닌 감각과 밀도를 되새기게 한다. 입장료가 있다. 성인 8000원, 어린이·청소년 5000원. 2026/01/26
겸재 정선 탄생 350주년…소장품으로 읽는 겸재정선미술관 한 미술관이 무엇을 수집해왔는지는 그 미술관이 어떤 역사를 믿어왔는지를 말해준다. 겸재정선미술관이 정선 탄생 350주년을 맞아 소장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되짚는다. 겸재정선미술관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 ‘소장품 다시 보기’를 3월 8일까지 제1·2기획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겸재 정선을 축으로 조선시대 서화와 현대 한국화를 아우르며 형성해 온 미술관 소장품의 흐름을 되짚고, 수집의 문제의식과 방향성을 조망하는 자리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남긴 예술적 정신이 오늘날 어떤 의미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핀다. 2009년 개관한 겸재정선미술관은 그동안 겸재 정선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회화와 서화, 현대 한국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장품을 꾸준히 수집해 왔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어떠한 기준과 관점으로 예술적 맥락을 확장해 왔는지를 소장품을 통해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겸재 정선 이후,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이어졌을까. 전시는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네 점의 그림’에서는 겸재 정선의 작품과 함께 강세황의 비평을 병치해 조선 후기 화단에서 작품이 어떻게 평가되고 의미화됐는지를 살핀다. 이어지는 '오늘의 시선’에서는 겸재가 남긴 예술적 유산이 현대 작가들에게 어떻게 계승되고 변주되고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송희경 겸재정선미술관 관장은 “소장품은 한 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라며 “겸재로부터 이어지는 예술적 맥락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01/26
대구간송미술관, 국보 신윤복 ‘혜원전신첩’ 5월까지 공개 대구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은 상설전 전시 작품을 전면 교체하고, 27일부터 회화와 서예, 도자 등 31건 40점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상설전은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호랑이·봉황·매 등 상서로운 동물을 그린 길상 회화와 함께, 김홍도, 신윤복, 이인문 등 조선 후기 대가들의 인물·풍속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18~19세기 조선과 청나라 문인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서예 작품과 고려부터 조선까 지의 도자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회화 부문에서는 새해의 평안과 길상을 기원하는 세화(歲畵) 성격의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유숙의 '심곡쌍호'와 '포유양호'는 용맹한 호랑이를 통해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를 담았고, 심사정의 '노응탐치'는 사악한 기운을 쫓는 매의 기상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조선 후기 인물·풍속화로는 이인문의 '모춘야흥', 김홍도의 '송단아회' 등이 소개되며,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에 수록된 '홍루대주', '주사거배' 등도 새롭게 전시된다. 학문과 교류, 도시의 풍류와 일상이 교차했던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서예 부문에서는 조선 후기 대표 서예가 신위의 작품을 중심으로, 청나라 서풍의 영향을 받으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던 18~19세기 서예 작품 5건 9점을 선보인다. 신위의 '천벽소홍', '청부홍점'을 비롯해 그와 교유했던 청나라 문인들과 김정희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도자 부문에서는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한국 도자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 14건 15점이 공개된다. '청자양각연당초문매병'과 '백자청화동자조어문병' 등은 흙과 불, 시간이 빚어낸 도자의 조형미를 보여준다. 명품전시(전시실 2)에서는 ‘하늘이 내린 천재 화가’로 불린 장승업의 '삼인문년'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고사 ‘동파지림’을 바탕으로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으며, 장승업 특유의 대담한 구도와 화려한 색채, 섬세한 인물 묘사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전인건 관장은 “간송 탄신 120주년과 병오년 새해를 맞아 간송의 주요 작품을 통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길상의 의미를 함께 조망하고자 했다”며 “작품 속에 담긴 선조들의 소망과 평안의 메시지를 통해 미술관이 일상 속 작은 행복을 경험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상설전에서 선보이는 회화와 서예 작품은 5월 25일까지 전시된다. 개관 이후 꾸준히 소개돼 온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은 이번 상설전을 끝으로 보존을 위해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은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동절기 3월까지, 이후 오후 7시까지), 20인 이상 단체 관람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2026/01/26
들개처럼 짖는 지알원 ‘Grrr!’…OCI미술관, 초대 개인전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오는 28일부터 3월 28일까지 그래피티 아티스트 지알원(GR1)의 초대 개인전 ‘Grrr!’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래피티를 단순한 시각적 스타일이 아닌, 태도이자 실천의 방법론으로 확장해 온 지알원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한다. 지알원은 2000년 청소년 시절 첫 그래피티를 제작한 이후 한국과 미국, 아시아 각지를 오가며 거리 작업을 이어왔다. 2010년 이후에는 내러티브를 지닌 대형 그래피티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며, 거리의 즉흥적 흔적을 회화의 언어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2019년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개인전을 기점으로 제도권 미술에 본격 진입한 지알원은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그래피티의 형식과 활동 경계를 확장해 왔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개들이 짖는다'는 들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Grrr)를 시각화한 작품으로, 전시의 제목이자 지알원의 작가적 태도를 상징한다. 그의 들개는 무작정 공격적인 존재가 아니라, 지키고 드러내기 위해 울부짖는 존재다. 이는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제도의 폭력성에 맞서, 사회 주변부에서 사라지고 잊히는 대상을 지속적으로 호출하려는 작가의 태도를 드러낸다. ‘여기에 있었다’는 존재적 사실을 발언하는 것이다. 부산에서 그래피티를 시작한 지알원은 20여 년간 거리를 캔버스 삼아 흔적을 남겨왔다. 전 세계를 누비며 남긴 무수한 표식들은 ‘내가 여기에 있었다’는 선언이자, 존재를 증명하려는 태도였다. 오늘날 그의 작업은 다양한 매체로 확장됐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그래피티적 태도가 놓여 있다. 거리와 제도, 중심과 주변을 가로지르는 확장적 실천으로서의 그래피티다. 지알원은 타투이스트, 펑크 뮤지션, 코스플레이어 등 비주류 문화의 인물들, 동료 교포 아티스트의 사연, 버려진 스프레이 캔과 자투리 목재 등 사회의 이면에 놓인 존재들에 주목해 왔다. 그는 이들을 작업 속으로 불러내며, ‘그/것들이 여기에 있음’을 꾸준히 발언한다. 정유연 OCI미술관 선임 큐레이터는 “길들지 않은 들개의 울음은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지워질 것을 알면서도 남기고 들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반복하는 존재의 각인”이라며 “말 대신 형태로 남은 발언, 우리 앞에 드러나는 ‘보이는 목소리’”라고 설명했다. 2026/01/26
바라캇 컨템포러리 중동 첫 진출…김윤철·정서영 작가 신작 공개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오는 2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아트 바젤 카타르 2026(부스 D217)에 참가해, 2022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였던 김윤철의 신작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카타르 도하 므셰이렙(Msheireb) 다운타운을 무대로, M7과 도하 디자인 지구 등 주요 문화 공간 전반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아트 바젤의 중동 첫 진출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페어에는 31개국·지역에서 87개 갤러리와 84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이 중 16개 갤러리는 아트 바젤에 첫 데뷔한다. 한국에서는 바라캇 컨템포러리와 BB&M이 참가한다. 바라캇이 카타르에서 공개하는 김윤철의 신작은 작가의 대표 연작인 ‘Strata’ 시리즈로, 자연과 인공, 유기물과 비유기물의 경계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상태를 탐구하는 김윤철 작업 세계의 핵심을 보여준다. ‘Strata’는 자연과 인공이 구분되지 않는 지점을 파고든다. 그중 ‘Strata V’는 심해를 연상시키는 시적 층위의 물질로, 자연 환경과 인공 환경을 가로지르며 형성된 물질의 고유한 궤적을 담아낸다. 이 작품에는 광물 생성 과정을 연상시키는 형상과 함께, 나무에서 추출한 바이오 기반 소재인 셀룰로오스 하이드로겔이 사용됐다. 식물과 광물이 서로의 상태를 전도하듯 교차하는 상호 전이 과정을 통해, 이질적인 요소들은 하나의 하이브리드 물질 주체로 재구성된다. 한편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2월 5일 카타르 도하의 파이어 스테이션에서 정서영의 중동 첫 개인전을 연다. 아트 바젤 카타르의 첫 회 출범과 함께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제적 협업의 연속선상에서 기획된 프로젝트의 첫 서막이다. ‘정서영: Endless Facts’는 30여 년에 걸친 작가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주요 작품들과 함께, 파이어 스테이션의 공간적 맥락에 맞춰 특별히 제작된 신작 커미션을 선보인다. Garage Gallery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일상적·산업적 재료를 정교하게 배치한 조형을 통해 사물과 집단적 기억, 그리고 삶의 경험 사이에 존재하는 다층적 관계를 탐구한다. 전시는 4월 20일까지 이어지며, 아트 바젤 이후에도 지속된다. 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