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보드게임] 머릿속 전략, 손으로 실행…새로운 축제 탄생 경기 고양시 덕양구 어울림누리체육관에서 열린 '고양시 보드게임 가족 한마음 대축제'가 27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온 가족이 모여 건강한 놀이 문화를 만들고 즐기자는 취지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어린이들과 청소년, 학부모를 비롯해 일반 성인까지 1000여명이 함께했다. 고양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보드아리아협동조합, 뉴시스가 주관하며 고양시와 한국스포츠보드게임협회가 후원한 행사는 사전신청을 받아 진행된 보드게임 대회와 체험전 등 다채롭게 펼쳐졌다. 특히 '신의 한 수' 이세돌 국수와 '청학동 훈장님' 김봉곤 훈장, 깜짝 출연한 '국악트롯요정' 김다현까지 행사장을 찾아 참가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개회식에는 이성복 대회장, 이동환 고양시장, 공소자 고양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오영석 농협 고양시지부장, 유효종 한국스포츠보드게임협회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성복 대회장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함께 모여 즐기고 참가자들 모두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보드게임을 통한 가족 문화 발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환영사에서 "고양시민 모두가 건전한 문화를 즐기고 가까이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이 신경쓰겠다"며 "대회에서 승패를 떠나 참가자 모두 웃고 즐기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회식 이후에는 이세돌 국수와 이동환 고양시장의 오목 대결 특별 이벤트가 진행됐다. 초반부터 팽팽한 대결을 펼친 이 국수와 이 시장은 결국 승부를 결정 못 하고 무승부로 대결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좀처럼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색 대결을 보며 휴대폰 카메라 등으로 사진과 동영상 촬영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일정한 규칙과 전략적인 요소가 담긴 보드게임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쉽게 배우고 참여할 수 있다. 바둑, 장기, 체스도 대표적인 보드게임이라 할 수 있고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윷놀이 역시 이 분야에 속한다. 최근에는 성장기 어린이들의 인지능력 향상 등 보드게임을 교육 목적으로도 학교 등에서 많이 활용 중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경쟁이 아닌 가족 간 유대감을 강화하고,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됐다. 행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린 보드게임 대회는 모두에게 친숙한 알까지와 포켓볼이 결합된 '스페이스X'를 활용해 진행됐는데 테이블 마다 참가선수들의 환호와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7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참여하는 학생부와 중학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하는 성인부로 나눠 진행된 대회는 각 테이블당 4인 1조로 나눠 조별 리그 후 토너먼트 거쳐 최종 우승자가 결정됐다. 학생부 1등은 김재율, 2등 장지훈, 3등 김호수, 조현서 학생이 차지했다. 또 성인부는 1등 송치구, 2등 황정식, 3등 송강기, 정지호 선수가 입상자 명단에 올랐다. 행사장 내에 마련된 경기존 외에도 가족 단위로 참여해 다양한 보드게임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부스 역시 큰 관심과 인기를 누렸다. 고양소방서는 소방안전체험 부스를 열고 참가자들에게 심폐소생술과 올바른 소화기 사용법 등을 안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은 참가자들을 위한 의료지원에 나서 안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행사를 주최한 고양시체육회 관계자는 "많은 참가자들이 행사장을 찾아 성황리에 축제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108만 고양시민들에게 건전한 문화를 제공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04/27
[고양 보드게임]"내년 행사도 기대할게요" 풍성한 행사 만족감↑ "가족들과 처음 참가하는 보드게임 대회라 떨리고 기대가 됩니다." "참가신청을 마치고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신나고 즐거워 합니다." 27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체육관 입구에 사람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입구 앞 테이블에 앉아 있는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접수번호를 확인하고 간식 등을 받은 이들이 차례로 체육관 내부로 들어갔다. 이날은 '고양시 보드게임 가족 한마음 대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몸에 이름을 붙이고 벽에 붙어있는 경기 테이블 등을 확인하며 분주했다. 체육관 내부로 들어서자 다양한 보드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부스와 중앙에 설치된 보드게임 대회를 위한 경기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경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체험부스에 마련된 보드게임 등을 배우고 즐기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부모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자녀가 체험하는 게임을 옆에서 도와주며 의견을 나누고 전략에 대해서도 대화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보드게임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사고와 전략이 필요하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 문화로도 각광을 받는다. 교육에도 크게 활용돼 학교 방과후 수업 등에서도 보드게임을 접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부분 중 하나는 '신의 한 수' 이세돌 국수와 '국악트롯요정' 김다현의 알까기 대결이다. 두 사람은 대회 종목으로 결정된 알까기와 포켓볼이 합쳐진 '스페이스X' 보드게임 대결 펼쳤다. 승부는 이세돌 국수의 승리로 돌아갔다. 참가자들은 두 사람의 대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탄성과 환호를 보였다. 김다현의 팬클럽도 행사장을 찾아 응원하며 즐거워했다. 이어서 진행된 개회식을 마치고 이세돌 구수와 이동환 고양시장의 오목 대결 이벤트도 진행됐다. 오목 대결을 보기 위해 메인 무대에 모인 참가자들은 휴대폰 카메라로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을 담기 위해 바빴다. 이벤트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으로 보드게임 대회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한숨과 환호가 반복됐다.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들과 탈락한 참가자들의 희비가 엇갈렸지만 얼굴에는 모두 미소가 가득했다. 부모님의 응원과 격려를 받은 자녀들과 반대로 아빠와 엄마를 응원하는 아이들 모습들까지 모두가 축제를 즐겼다. 화정동에서 행사장을 찾은 김성규씨는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려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유명인들도 만나고 보드게임도 배우며 아이가 너무 즐거워해 만족한 행사가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보드아리아협동조합 이도윤 이사장은 "보드게임을 통해 가족 모두가 소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든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모두가 즐기는 문화가 되고 보드게임이 더욱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04/27
'文 신년사 호랑이 그림' 모작자·음식점 건 사장…법원 판단은[죄와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년사에 걸렸던 호랑이 그림을 모작(模作)한 벽화 제작자와 이를 자신의 가게에 걸어둔 음식점 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의 판단은 무엇일까. 경북 안동시에 사업장을 둔 한 스튜디오 사장 A씨는 2022년 9월 B씨로부터 호랑이가 그려진 벽화를 제작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B씨는 이를 음식점에 전시할 생각으로 A씨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A씨는 문 전 대통령 신년사에서 나왔던 미술저작물을 토대로 배경 등만 일부 변형한 그림을 그려 경북 안동시 소재 B씨 음식점에 설치했다. 이듬해 10월부터 B씨는 10달 동안 피해 화가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저작재산권이 침해됐다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수령했지만 계속해서 음식점에 모작을 전시했다. A씨는 작품을 모방한 적이 없으며 않으며 저작권 침해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내용증명을 받았지만 해당 그림이 모작인지 몰랐다며 저작권 침해에 고의성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1단독 손영언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손 판사는 "A씨는 피해자에게 저작권이 있는 이 사건 저작물을 약간 변형한 벽화를 그려 한 음식점 내부 벽면에 설치해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복제하는 방법으로 이를 침해했다"면서 "B씨는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인식을 하고도 그림을 계속해 전시해 피해자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손 판사는 "이 같은 범행은 저작권자의 창작 의욕을 저하하고 수익 창출 기회를 침해해 궁극적으로 문화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A씨와 B씨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잘못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 현재까지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가 이종 범죄로 인한 한 차례 벌금형 전과 외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과 B씨가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2025/04/27
김선형 '꽃이 아닌 꽃’…갤러리마리 10주년 기념전 “예술은 무엇이며, 우리는 예술 앞에서 어떤 존재로 서 있는가.” 개관 10주년을 맞은 갤러리마리는 이 질문을 던지고, 김선형 작가는 회화로 응답한다. 개인전 'GARDEN BLUE, 꽃이 아닌 꽃'이 오는 30일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선형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자, 갤러리마리의 1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시 제목 ‘꽃이 아닌 꽃’은 실재와 형상의 경계, 이름과 본질 사이의 틈을 가리킨다. 작가는 꽃을 그리는 대신, ‘꽃이 되기 전의 감정’과 ‘꽃이면서도 꽃이 아닌 것’ 사이에 머문다. 김선형의 회화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처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유영한다.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펼쳐지는 붓의 움직임은 무위자연의 흐름을 따르며, 완결을 선언하지 않는다. 그의 그림 '푸른 정원(GARDEN BLUE)'은 실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감정의 진폭, 잠재된 기억, 마음의 진동이 머무는 내면의 풍경이다. 김선형의 푸른색은 색이 아니라, 시간이고 감각이다. 격렬한 붓질과 튀는 흔적들로 언어화되지 않은 감정의 격류를 표현하는가 하면 하나의 거대한 꽃 형상을 이루지만, 정작 꽃을 그리지 않음으로써 '보이는 것 너머의 감각'을 유도한다. 어떤 그림은 감정의 추상이 기호와 언어의 흔적으로 이어진다. 꽃 숫자, 하트, 별, 이름 모를 언어들이 푸른 배경에 겹쳐지며, 마치 기억과 상징의 지도, 또는 꿈의 일기장을 연상케 한다. 정마리 갤러리 대표는 “예술은 단지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며 “김선형 작가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예술 앞에 어떤 존재로 서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6월 13일까지. 2025/04/27
'심플' 장욱진, 타계 35년 만에 뉴욕 첫 개인전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한국 모더니즘의 뿌리, 장욱진(1917~1990)이 세계 무대에 선다. 타계 35년 만에 뉴욕에서 여는 첫 개인전을 통해서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뉴욕한국문화원 공동 주최로 장욱진 특별전 '장욱진: 영원한 집'을 오는 5월 7일부터 7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첫 해외 진출이자, 장욱진 화백의 뉴욕 첫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장욱진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과 함께 한국 근현대 미술의 기틀을 세운 1세대 서양화가다. 자연과 가족, 일상이라는 소박한 주제를 단순하고 상징적인 조형 언어로 풀어내며, 한국 미술의 독자적인 현대성을 확립한 인물이다. 일상의 이미지를 따뜻한 시선과 독창적인 색감으로 화폭에 담아낸 그는, "나는 심플하다"고 스스로를 정의하며 단순함의 미학과 소박한 삶을 일관되게 추구했다. 그가 꿈꾼 이상향은 작고 단순한 화면 안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삶과 예술의 본질을 응시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대표 소장품인 '가족도'(1972), '집과 아이'(1959)를 비롯해 장욱진의 주요 작품 40여 점이 소개된다.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이들 작품은 장욱진 특유의 철학적 깊이와 미적 긴장감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국제 미술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화집 '황금방주(Golden Ark)'가 실물로 전시된다. '황금방주'는 1992년 뉴욕의 예술 출판사 Limited Editions Club(LEC)이 장욱진을 한국 대표 작가로 선정해 제작한 것으로, 작가가 생전 직접 고른 12점의 유화를 바탕으로 정교한 수작업 판화로 완성됐다. ‘황금’은 예술의 고귀함을, ‘방주’는 시대를 넘어선 본질을 상징한다. 이계영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장욱진 화백의 예술을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 뉴욕에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그의 작품을 연구하고 소개해온 미술관의 첫 해외 전시인 만큼, 양주시의 문화적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은 5월 7일 오후 6시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리며, 전시는 1층 아트리움과 2층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2025/04/26
가나아트파크, 어린이날 맞아 ‘보Go! 놀Go! 찍Go!’ 축제 가나아트파크가 어린이날을 맞아 전시, 체험, 놀이가 어우러진 통합형 문화예술행사 '보Go! 놀Go! 찍Go!'를 개최한다. 행사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경기 양주시 장흥면 가나아트파크 전역에서 펼쳐진다. '보Go! 놀Go! 찍Go!'는 아이들이 예술을 보다 가깝게 느끼고, 창의력과 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획된 가족 맞춤형 축제다. 팅키 작가의 개인전 '팅키파워'와 피카소 미술관의 드로잉·도자·판화 전시, 홍원표 작가의 야외 드로잉 퍼포먼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하리보 팝업 트럭과 ‘꿈을 담은 깨꾸미 인형 만들기’ 체험, 리틀 아트파크 플리마켓이 운영되며, 미술관 투어를 완주하면 팅키 캐릭터 풍선과 부채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조각공원과 전시관 곳곳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포토존이 설치된다. 가나아트파크는 “예술이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길 기대한다”며 “어린이날을 더욱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가족들에게 최고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5/04/26
국립중앙박물관, '삼국 기와'로 역사문화탐구 첫 강연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오는 5월 7일, '삼국시대 기와를 말하다'를 주제로 '박물관과 함께하는 역사문화탐구' 첫 강연회를 개최한다. 고구려·백제·신라의 기와를 통해 고대 건축문화의 기술과 미의식을 조망하는 자리다. 강연은 교육관 2강의실에서 열리며,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김유식 전 국립제주박물관장이 신라 영묘사 기와와 승려 장인 양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윤용희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고구려 기와의 문양과 제작기법을 소개한다. 신민철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부여 금강사지 발굴성과를 중심으로 백제 기와의 특징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강연회를 시작으로 매년 상·하반기에 걸쳐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박물관과 함께하는 역사문화탐구' 프로그램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김재홍 관장은 "삼국시대 기와는 시대의 기술과 미의식을 담은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강연회를 통해 우리 고대 건축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4/26
'자개 버드나무'의 몽환적 풍경…정회윤 개인전 전통 옻칠과 자개를 회화에 도입해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정회윤 작가가 개인전 ‘기억의 강가, 감정의 메dk리’를 연다. 전시는 5월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사막과 소금호수, 버드나무 등 자연의 원형적 풍경을 주제로,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내면 풍경을 포착한다. 옻칠이라는 느림의 재료와 자개의 섬세한 빛은 치유의 감정과 감각적 깊이를 화폭 위에 녹여낸다. “작업은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잊힌 자연, 잊힌 나를 되찾고 싶었습니다.” 정회윤의 고백처럼, 그의 그림은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감정의 거울, 심리적 풍경으로 삼는다. 특히 자개로 표현한 버드나무는 작가의 반복 상징이자 정체성의 시그니처다. 이번 전시에는 세 점의 주요작이 중심을 이룬다. '한강브릿지_침묵의 계절'(90×60cm)은 짙은 청색 수면 위로 자개 조각이 흩뿌려진 장면을 담았다. 달빛 아래 출렁이는 물결과 드리워진 버드나무 가지는 마치 고요 속의 사색을 은유하는 듯하다. '버드나무 연작#1'(120×80cm)은 초록과 분홍, 하늘빛이 겹치는 수평선 위에 자개의 미세한 점과 선으로 늘어진 가지를 표현했다. 강렬한 색면 구성과 가느다란 선의 떨림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몽환적 풍경을 연출한다. '한강브릿지_양육의 계절'(90×60cm)은 생명력 넘치는 초록과 민트, 분홍의 색면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자개 가지를 통해, 감싸고 품는 듯한 양육의 정서를 시각화했다. 자개는 빛의 각도에 따라 표정을 바꾸며, 관람자의 정서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정 작가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일본 유학을 통해 옻칠의 전통기법을 체득했다. 개인전 16회, 그룹전 90여 회를 이어오며, 광화문 국제 아트페스티벌(GIAF)과 ASYAAF ‘히든 아티스트’로 주목받기도 했다. 장은선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상실과 회복, 기억과 존재를 마주하는 여정”이라며 “자연의 감각을 통해 잊고 있던 감정의 본질을 되찾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2025/04/26
'미디어 조각 선구자' 토니 아워슬러, 부산서 첫 개인전 눈동자가 움직이고, 입이 중얼거린다. 인체 일부가 기괴한 형태의 오브제에 투사된다. 조각처럼 보이지만, 실은 움직이는 영상이다. 미국 미디어 아티스트 토니 아워슬러(Tony Oursler· 68)의 개인전이 부산 F1963 석촌홀에서 5월 18일까지 열린다. 전시 제목은 ‘토니 아워슬러: A Projective Installation’. 조각·영상·음향이 결합된 다층적 설치 작업으로, 감정과 기억의 구조를 디지털 오브제로 구현한 대표작들이 소개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눈과 입, 손가락 등의 신체 일부가 천, 인형, 실린더 형태의 오브제에 프로젝션 맵핑된 작업들이다. 기존의 스크린을 벗어나 구조물에 감정의 파편을 입히며, 관객은 '보는 감정'이 아닌 '느끼는 시선'에 놓이게 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심리학의 투사기법(projective test)을 시각적으로 실험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기억, 정체성, 감정 같은 비물질적 요소가 이미지와 음향을 통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탐구하는 방식이다. 아워슬러는 1990년대부터 디지털 영상과 조각을 결합해온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미디어를 조각처럼 다루는 작가’라는 별칭답게 시청각적 몰입을 넘어서 심리적 투사에 가까운 체험을 유도한다. 부산문화재단이 펼친 이번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디지털 미디어 페스티벌 ‘루프 랩 부산 2025’(Loop Lab Busan)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마련됐다, ‘루프 랩 부산’은 시 전역 26개 문화기관과 공공장소에서 동시에 열리는 국제 디지털 미디어 아트 플랫폼이다. 시간과 이미지를 매개로 공동체의 수평적 연대를 실험하는 아시아 최초의 대안적 행사로, 스페인 루프 바르셀로나를 모델로 기획됐다. 행사는 ‘디지털 서브컬처’, ‘무빙 온 아시아’, ‘BMA 미래미술관 포럼’, ‘루프 랩 아트페어’ 등으로 구성되며,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된 LED 화면을 통해 전시가 이뤄지는 등 기존 디지털 미디어 아트의 존재 양식에 대한 실험도 시도된다. 전 세계 28개국 45명의 디지털 창작자가 참여한 ‘디지털 서브컬처’는 6월 29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야외조각 공원과 김해공항 등에서 열린다. 에이플럭션(A-Fluction)이 주관하는 아트페어는 루프 바르셀로나에 참여했던 에스더쉬퍼, 갤러리 바오 두아르트 세퀘이라 등 국내외 유수 화랑 25곳이 참여해 오는 26일까지 그랜드 조선 호텔에서 펼친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은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전시, 페어, 포럼으로 구성된 입체적인 예술 경험을 제공하며, 기존 미술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제안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부산시립미술관 '루프 랩 부산(Loop Lab Busan)' 행사장 ▲도모헌 ▲영화의전당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등 공공기관과 ▲카린갤러리(와엘 샤키, 문경원, 전준호) ▲에프(F)1963(토니 아워슬러) ▲해운대플랫폼(알도 탐벨리니) ▲국제갤러리(정연두) 등 2025/04/26
정연두, 밀가루로 우주를 만들다 [박현주 아트클럽] '실재하지 않는 연주, 만져지지 않는 사운드. 정연두는 공기로 세계를 조율한다.' 무대가 있다. 연주자도 있다. 관객도 있다. 하지만 공연은 없다. 전시장에 펼쳐진 것은 실제 공연처럼 보이지만, 모두 사전에 녹화된 영상이다. 정연두의 신작은 벽에 박힌 영상 속 연주자들을 통해 실재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세계를 연출한다. 25일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막한 정연두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은 영상, 사진, 조각,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신작으로, 작가 특유의 다정한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국제갤러리에서 2008년 이후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블루스와 발효, 음악과 이미지로 익숙한 질서와 논리를 넘어, 설명할 수 없는 세계와 조우하려는 시도를 펼친다. 전시는 블루스 음악을 연주하는 여섯 명의 뮤지션이 각기 다른 조명과 배경 속에서 몰입한 채 연주하는 다채널 영상 설치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마주 보지 않고, 함께 연주하지 않지만, 각자의 리듬으로 하나의 합주를 이룬다. 작곡가 레이 설(Ray Soul)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12마디 블루스 구조를 차용한 이 연주에는 단 두 가지 약속만 주어진다. 67bpm의 느린 템포와 간단한 코드. 작가는 연주자들의 자유로운 해석을 모아 비동시적 협주로 재구성한다. 그 사운드는 곧 불가피한 현실을 살아가는 개별 존재들의 리드미컬한 몸짓으로 확장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블루스의 리듬을 따라 다섯 개의 장면이 펼쳐진다. 첫 장면에서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손끝에 맞춰 빛을 발하는 항아리를 마주하게 된다. '아픈 손가락’이라는 이 작품은 아름다운 음악 뒤편에 숨은 고통을 시각화하며, 항아리 내부에는 만화경처럼 색색의 빛이 일렁인다. 벽에 걸린 러시아어 텍스트는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의 사연에서 비롯된 노래다. “BTS, 블랙핑크는 나의 사랑. 하지만 한국 여자가 되는 건, 안타깝게도 나에겐 불가능해.” 작가는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인터뷰하고, 그 사연을 가사로 바꿔 블루스 멜로디 위에 실었다. 이 이야기는 인도네시아산 바틱(Batik) 천 위에 손으로 쓴 글귀로 번역되고, 치자·강황·자초 등 천연 염료로 염색된 천 위에 새겨진다. 전시장은 음악뿐 아니라 발효의 리듬으로도 구성된다. 막걸리의 기포가 터지는 박자에 드럼이 울리고, 사워도우 반죽이 부푸는 리듬에 맞춰 색소폰이 숨을 쉰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우주’처럼 보이는 사진 이미지다. 검은 대리석 위에 밀가루를 흩뿌려 만든 이 장면은 마치 은하계의 탄생처럼 보인다. 오르간과 퍼커션 연주자가 음악에 맞춰 밀가루를 뿌리고, 영상 속에서는 그 가루가 빛을 받아 별처럼 떠다닌다. 소망하듯 두 손을 비비고 박수를 치며 만들어낸 장대한 우주는, 실은 빵을 만들기 위한 밀가루라는 점에서 정연두 특유의 가벼움과 무거움, 장난기와 엄숙함이 교차하는 역설의 미학을 보여준다. 가벼운 밀가루가 그려낸 장엄한 우주는, 전시장 전체에 깔린 역설의 정수이자 ‘가볍고도 무거운 삶’을 함축하는 시적 장면이다. 또 작가는 메주를 담그는 대신, 그 위에 사람의 기억과 시간을 띄웠다. 사진 연작 '바실러스 초상'은 메주 속 바실러스균이 피워낸 하얀 거품을 클로즈업해, 마치 사람의 초상처럼 보여주는 작업이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메주의 재발견”이라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보이지 않는 균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감정의 박테리아와도 닮았다. 우주와 블루스와 메주균을 연결하는 장면은 우주의 질서를 되묻는 ‘치유의 리듬’처럼 다가온다. 조용히 스며들고, 시간 속에서 발효되며, 결국 삶의 일부가 되는 존재. 정연두는 이번 전시에서 그 발효의 과정을 통해 신의 리듬에 가까운 삶의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작가에게 이번 작품에 어떤 메시지가 관통하느냐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는 방식. 논리보다 믿음, 치유보다 리듬.” 전시는 종교적 경계와 감각의 흐름까지 건드린다. 작품 곳곳에서 불교 경전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양한 인연이 얽힌 존재감. 이것과 저것의 관계 맺기, 비어 있음의 충만함, 닿을 수 없는 감정의 밀도. 혼자 음율에 빠져 온 몸을 전율하듯 연주하고, 중얼거리듯 노래하고, 얼굴이 벌개져도 불고 부는 색소폰리스트처럼 부단히 반복하는 영상이 보여준다. 이것이 삶이라는 것을. 이 전시는, 설명할 수 없어도 끝내 살아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피치 못할’ 풍경을 조용히 응시한다. 전시는 7월 20일까지. 관람은 무료. ◆정연두 작가는? 1969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조소과 졸업, 골드 스미스 칼리지 미술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작가는 퍼포먼스가 직·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사진, 영상, 설치 등 미디어 작업에 주력해 왔다. 주로 현대인의 일상에서 작업의 소재를 발견하고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에 주목하며 그로부터 파생되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국립현대미술관 ‘2007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 국립현대미술관(2023), 울산시립미술관(2022), 미국 웨스트 팜 비치 노턴 미술관(2017), 아트선재센터(2017), 프랑스 비트리 쉬르 센 맥발 미술관(MAC VAL)(2015), 일본 아트 타워 미토(2014), 플라토 미술관(2014), 중국 상하이 K11 아트 스페이스(2013), 미국 뉴욕 PERFORMA 09(2009) 등이 있다. 2025년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2024년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기념전, 2021년 광주비엔날레,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등에 참여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도쿄도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시애틀 미술관, 맥발미술관 등에 작가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