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박물관, '행복이 가득한 집' 특별전 북촌박물관은 오는 24일부터 8월21일까지 '행복이 가득한 집'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가정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3가지로 풀어냈다. ▲입신양명: 출세하여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백년해로: 부부간의 화합을 바라는 마음 ▲수복강녕: 오래 살며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 등으로 구성돼 민화와 가구가 품은 3가지 상징성을 표현했다. 조선시대 유교의 주요 덕목이 그려진 '문자도'와 사랑과 화합을 의미하는 나비가 그려진 '일호 남계우의 호접도', '나비장식이층농', 장수와 복을 바라는 '백수백복도', '수복강녕이층농' 등을 공개한다. 북촌박물관 관계자는 "13번째 맞이하는 이번 특별기획전에서는 가정의 화목을 바라는 선조들의 정서가 담긴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에게 알려 오늘날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 가득한 집을 그려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07/21
프리즈(Frieze)서울, 30개국 110곳 참가…올해 첫 라이브 퍼포먼스 개최 한국화랑협회 국제 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손 잡고 여는 '프리즈(Frieze)서울'의 윤곽이 공개됐다. 올해로 서울에서 3회째 펼치는 프리즈 서울에는 30개국 110여 곳이 참여한다. 오는 9월4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키아프에는 21개국 갤러리 207곳이 부스를 차린다. 132개 갤러리가 국내 갤러리다.)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페이스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화이트 큐브, 데이비드 즈워너 등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가 연속 참여하는 가운데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현대, 조현화랑, 국제갤러리, PKM 갤러리, 학고재 등 국내 최고 갤러리들도 이름을 올려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갤러리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벨 아미, 홍콩의 엑싯, 프리슈티나 및 브뤼셀의 람다람다람다, 트빌리시의 LC 퀴져, 타이페이의 마인드 셋 아트센터, 멕시코시티의 프로엑토스 몽크로바와 파리의 설타나 갤러리 신라 등이 새롭게 참가한다. 지난 2년간 호평을 받아온 네이슨 클레멘-질리스피(프리즈 마스터스 디렉터)가 이끄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이 다시 찾아온다. 수천 년에 걸친 예술 역사를 유니크한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전시다.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 패트릭 리는 “프리즈 서울과 함께 서울이 아시아의 예술적 거점으로서 그 역할이 커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며 "올해 프리즈 서울은 부산과 광주 비엔날레와 동시에 개최되어 한국 현대 미술계에 활기와 동력을 더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서울 주요 갤러리 밀집 지역(삼청동, 한남동, 청담동)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파티가 열리는 '프리즈 나이트'와 함께 특히 올해는 서울 전역에 걸쳐 라이브 퍼포먼스, 시간 기반 미디어, 토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프리즈 라이브 FRIEZE LIVE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리즈 라이브'는 퍼포먼스 기반의 예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신·경(神經): Nerve or Divine Pathway'을 타이틀로 아트선재센터 프로젝트 디렉터 문지윤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총 7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여 5개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프리즈 라이브는 내년 서울 청담동 중심에 설립될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 DYAD와의 파트너십으로 선보인다. ◆EMAP x 프리즈 필름 2024 올해 프리즈 필름은 박주원 큐레이터(국립현대미술관)와 발렌타인 우만스키 큐레이터(테이트 모던)가 공동 기획하여 20명 이상의 국제적인 아티스트들이 시간 기반 예술 작품을 공개한다. 국제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인 이마프(EMAP, Ewha Media Art Presentation)와 협력하여 여는 프리즈 필름은 9월2일부터 6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의 컴플렉스와 역사적인 야외 정원에서 선보인다. ◆키아프 서울 및 KAMS(예술경영지원센터)와 프리즈 토크 프리즈 서울, 키아프 서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프리즈 토크 프로그램은 오늘날 국제 예술계의 주요 현안을 살펴보는 자리로, 9월5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진행된다. 현대 미술계와 시장을 조형하는 비엔날레의 역할, 아시아 미술에서 페미니즘의 역할, 갤러리에서 변화하는 큐레이터의 역할 등을 주요 논제로 다룰 예정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와 비영리 활동 프리즈는 작년에 이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적 네트워킹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구축하며 한국 미술계의 저변을 더욱 확대한다. 9월7일 국내 비영리 예술 공간 16곳의 참여로 열린다. 서울을 넘어 부산과 광주, 한국의 주요 비엔날레 개최 도시에서도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리즈 서울'에는 LG 올레드(LG OLED)가 작년에 이어 프리즈 서울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한다. 20년 넘게 프리즈의 글로벌 파트너로 활동해 온 도이치 뱅크 (Deutsche Bank)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프리즈 서울 2024 티켓은 Frieze.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프리뷰 티켓가격은 25만 원이다. 프리즈 뷰잉룸은 페어 일주일 전 공개될 예정이다. 2024/07/21
호암미술관의 백미 희원(熙園) [이한빛의 미술관 정원] 경기도 용인. 서울에서 1시간 남짓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이 미술관은 거리의 압박에도 관객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 호암미술관을 찾는 인원이 늘어난 것은 김환기 대규모 회고전, 불교미술 전시처럼 학예사의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촘촘하게 짜인 전시의 위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호암에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다음번 방문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미술관 앞의 정원, 희원(熙園)이다. ◆삼성그룹 창업주의 미술관,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의 시작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월 22일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생이 30년에 걸쳐 수집한 미술품을 바탕으로 개관했다. 해외에 유출되고, 온 사방에 흩어져 소멸될 위기에 놓였던 유산들을 수집, 보호하기 위해 미술관을 짓고 거기에 대해 문화전반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든 것. 호암은 개관사에서 “개인의 소장품이라고 하나,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이기때문이다. 이것을 영구히 보존하여 널리 국민 누구나가 쉽게 볼 수 있게 전시하는 방법으로는 미술관을 세워서 공영화하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밝혔다. 호암이 우리 문화 유산을 지켜야한다며 공격적으로 문화재를 사들인 것은 유명하다. 현재 리움에서 전시하고 있는 ‘청자동채연화문표형주전자’(국보133호)는 호암의 투 톱 컬렉션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주전자는 전 세계에 딱 석 점이 있는데, 하나는 서울에 다른 하나는 독일 함부르크 공예미술박물관에, 나머지 하나는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국립아시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호암이 이 주전자를 컬렉션하고 싶어 백지수표를 주고 사들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한옥 두 채 값을 지불했다는 설도 있다. 개관 당시 2층 전시실에 30mm방탄유리로 쇼케이스를 만든 것도 이 주전자 때문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대표 컬렉션으로는 고려불화 ‘아미타여래삼존도’(국보 218호)가 있다. 일본으로 유출됐던 문화재를 사들여 환국한 사례로 꼽힌다. 호암의 수집 열정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회장에게도 이어졌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작품을 수집했던호암과 달리, 이건희 전 회장은 명품주의에 방점을 두었다고 평가된다.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 ‘특급이 있으면 컬렉션 전체의 위상이 올라간다’며 좋은 작품은 값을 따지지 않고 구입해 쉽게 넘볼 수 없는 국보급컬렉션을 만든 것.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꼽히는 리움은 이 같은 집념의 컬렉션에서 시작했다. 호암미술관은 호암의 고미술 사랑에서 출발했지만, 개관전은 의외로 현대미술전으로 꾸려졌다. 바로 ‘헨리무어 조각 초대전’이다. 당시 영국 최고 추상조각가였던 헨리 무어의 작품을 소개한 것이다. 호암의 ‘우리나라 미술계가 세계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왔으나, 조각은 아직 미흡하기에 헨리 무어의 조각전이 배움의 장소가 되면 좋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에도 고미술, 근현대미술을 폭넓게 다루며 기획이 돋보이는 전시를 이어갔다. 1987년에는 호암이 개인적으로 컬렉션한 1167점(국보/보물 10여점 포함)을 삼성문화재단에 기증하기도 했다. 컬렉션에 기반해 ‘조선백자전’, ‘민화걸작전’을 선보였고 이후 백자나 민화전을 준비하는 전시기획자나 학예사들 사이 꼭 공부해야하는 ‘원조’전시로 꼽힌다. 활발하게 전시기획을 이어오던 호암미술관은 2004년 서울 용산에 리움이 개관하며 그 바톤을 넘겨준다. 이때부터는 고미술 중심의 컬렉션 전시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한 해 방문객은 20만명에 달했다. 코로나 등 긴 휴관 이후 2023년 리노베이션과 함께 재개관 했다. 현재는 근현대-고미술을 넘나드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호암의 앞마당, 그곳에 자리한 정원 호암미술관의 앞마당에는 정원인 희원이 있다. 지금은 호암미술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고 ‘한국의 전통 정원’으로 유명하지만 처음부터 이곳에 정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관 당시에는 큰 길에서 호암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고, 양 옆에 잔디밭이 조성돼 그 위에 조각들이 놓여있었다. 미술관이라는 건물을 감싸고 녹지가 약간 조성된 일반적 형태였던 것이다. 그러다 1997년 호암미술관 개관 15년과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해’를 기념해 희원을 조성했다.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길은 길게 우회하는 형태로 변형됐다. 희원을 조성한 배경에는 한국의 전통 정원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창덕궁 후원, 경복궁 정원, 안압지, 광한루원 등 우리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감상하며 산책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군사훈련을 위한 장소로, 연회장소로, 선비들의 문무를 겨루는 장소로 쓰였다. 차경(借景∙경치를 빌려오다)도 우리 정원을 일본과 중국의 그것과 다르게 하는 요소다. 낮은 돌담과 작은 연못들을 품은 희원은 이 같은 한국 정원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약 2만여평(6만 6000㎡)규모인 희원의 시작은 보화문(葆華門)이다. 얇은 회색 벽돌이 층층이 쌓여깔끔하면서도 안정감을 준다. 덕수궁의 유현문을 본떠 전돌을 쌓아 올린 문으로, 인간의 예술을 보호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보화문을 시작으로 정원에 들어서면 매화나무 숲과 크고 작은 벅수(석상)이 길을 안내한다. 모두 쌍으로 놓인 크고 작은 벅수들은 멀리는 신라시대로 연대가 올라간다. 장군처럼 꽤나 크고 잘생긴 것들부터 동자승처럼 작고 귀여운 것들까지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각각 모양새를 하나 하나 뜯어보다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미술관안의 국보급 불상에는 못미칠지모르나, 투박하고 자연스러운 그리고 때로는 익살스런 모습에서 드러나는 미감이 수준급이다. 매화숲이 끝날 즈음엔 작은 담장이 나타나고, 문을 넘어서면 또 다른 정원이 나타나는다. 정원이라고 부르기도 작은 이곳은 간정(사이 정원)이다. 하나의 정원이 끝나고 새로운 정원을 만나기 전, 시야를 차단해 주위를 환기시킨다. 간정 뒤엔 작은 연못과 정자 관음정이 있는 ‘소원’(小園)이 있다. 호암미술관이 위치한 가실리 지형을 본떠 만든 못엔 장-미셸 오토니엘의 ‘황금연꽃’과 ‘황금 목걸이’가 놓였다. 유리구슬 작가로 잘 알려진 그는 유리, 스테인레스 스틸, 금과 같은 반짝이는 재료로 꽃과 물, 불꽃과 영원을 표현한다. 찰나를 잡아 영원성을 부여하려 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자연은 그 찰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리라. 그렇게 쌓인 찰나는 계절의 변화를 불러오고, 다시 인간이 욕망하는 영원과 만나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세심한 높낮이 조절, 걸어가면 풍경이 바뀐다 소원 다음은 희원의 하이라이트이자 중심인 주정(主庭)이다. 사각의 법연지가 중심을 잡고 크고 작은 관목들이 자리했다. 장마철인 6월 말~7월 초가 연꽃의 절정이다. ‘소나무를 심음은 바람을 얻기 위함이요, 지당(池塘)을 만듦은 연잎에 떨어지는 빗 소리를 듣기 위함이요, 꽃을 심음은 나비를 부르기 위함이라’는 중국 시가 있다. 유독 비가 잦은 시절에 피는 꽃이 못내 아쉬워, 이에 대한 낭만적 해제가 아닐까 싶다. 주정을 바라보는 정자는 ‘호암정’이다. 사방 창호문이 달린 정자로, 창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매력적이다. 특히 가을엔 정자의 창 너머로 보는 단풍이 일품이라 관객들의 포토스팟이기도 하다. 밖의 경치를 빌려온다는 ‘차경’의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그러나 사실 차경은 이곳 호암정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희원 전체가 차경의 원리에 의해 구성됐다. 맨 위에 미술관이 있고 아래로 계단식으로 낮아지는 희원은 담의 높이, 석벽의 높이, 계단의 높이를 세심하게 조율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는 풍경이 확 달라진다. 특히 미술관 바로 앞 양지바른 잔디밭에서 바라보면 정원이 보이지 않는다. 가까운 정원은 숨고 멀리 호수가 바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만들어내는 질감을 더 자세히 보려 걸음을 옮기면 그제야 비로소 정원이 드러난다. 정원에서 위를 올려다 보아도 마찬가지다. 높은 석담과 초목, 낮은 담장에 가려 미술관 기와지붕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희원은 건축사 조성룡이 디자인했고, 한국의 1세대 조경가이자 최초의 여성 기술사인 정영선이 참여했다. 이제는 그 가치를 헤아리기도 벅찬 문화재가 모인 곳이 호암미술관이라면, 미술관처럼 빛나는 정원, 그곳이 희원이다. 2024/07/20
어떻게 살고 싶어요?…'58채 집 이야기'[박현주 아트클럽]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소설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 '집’은 결국 우주다. 행복과 불행은 모두 집에서 시작된다.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도 이제 텃밭 있는 주택으로 집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집이라는 공간의 소중함이 새삼 부각됐다. '미드센츄리 인테리어', '식물테리어'가 떠오른 배경이다. '사는 곳이 달라지면 사는 것이 달라진다.' 공간을 위한 공간이 아닌 '사람을 위한 공간'을 찾는 추세 속 주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펼쳐 더욱 주목된다. 과천에서 선보인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로, 가족제도와 생활양식 변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집과 건축의 이야기다. 2000년 이후 동시대 한국 현대 건축과 도시 속 다양한 주거 방식과 미학적 삶의 형식을 조명한다. 30명(팀) 건축가의 58채 단독·공동주택을 소개한다.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는 총 6개 주제 '58채의 집 이야기'롤 선보인다. '선언하는 집’, ‘가족을 재정의하는 집’, ‘관계 맺는 집’, ‘펼쳐진 집’, ‘작은 집과 고친 집’, ‘잠시 머무는 집’ 등으로 나눴다. 참여하는 건축가는 승효상, 조민석, 조병수, 최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성 건축가부터 양수인, 조재원 등 중진, 그리고 비유에스, 오헤제건축 등 젊은 건축가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이들은 집을 통해 가족 구성원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기후위기 등 점점 빠르게 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질문한다. 특히 '아파트 공화국'이라고도 불리는 한국 사회에서 대안적 선택으로 자리 잡은 집들을 통해 삶의 능동적 태도가 만든 미학적 가치와 건축의 공적 역할을 전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집’을 통해 삶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존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전시”라며 "현대미술의 장르 확장과 함께 건축예술과 삶의 미학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언하는 집’ 공간 개념과 형식을 강조하는 집이다. 집 내외부의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고, 건축 요소들이 일상 활동에 집중하기보다 심미적인 측면에 맞춘 특징을 드러낸다. '수백당'(승효상, 1999-2000), '땅집'(조병수, 2009), '축대가 있는 집'(최욱, 2006-2022), '베이스캠프 마운틴'(김광수, 2004)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가족을 재정의하는 집’ 가족의 규범이었던 4인 가족 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반려 개념을 재구성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다. '홍은동 남녀하우스'(에이오에이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2018), '고개집'(양수인, 2016), '정릉주택 & 지하서재'(조남호, 2018), '맹그로브 숭인'(조성익, 2020) 등 가족이 해체되고 있는 요즘 사람이 아닌 동·식물과 함께 사는 집, 3대가 함께 사는 집, 1인 가구를 위한 집을 만나볼 수 있다. ◆‘관계 맺는 집’ 새로운 사회적 공동체를 상상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로 더불어 살아가는 집짓기 실천에 주목한다. '대구 앞산주택'(김대균, 2008), '써드플레이스 홍은 1-8'(박창현, 2020-2024), '이우집'(박지현+조성학, 2023) 등 단독주택이지만 그 안에 회합의 장소가 있는 집, 타인과 공유하는 집을 들여다본다. ◆‘펼쳐진 집’ 시골의 자원과 장소성에 대응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다. 농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집짓기 사례들을 통해 과거 전원주택으로 대표되었던 시골 집짓기의 변화를 살펴본다. '목천의 세 집'(이해든+최재필, 2018), '와촌리 창고 주택'(정현아, 2012), '볼트 하우스'(이소정+곽상준, 2017), '아홉칸집'(나은중+유소래, 2017) 등이 소개된다. ◆‘작은 집과 고친 집’ 도시의 한정된 자원과 장소성에 대응하는 집이다. 대규모로 조성된 신도시 필지가 아니라 도심 속 독특한 형태의 땅을 찾아 올린 집부터 오래된 집을 고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픽셀 하우스'(조민석, 2003), '얇디얇은 집'(안기현+신민재, 2018), '쓸모의 발견;(박지현+조성학, 2018), 'Y 하우스 리노베이션-만휴당'(서승모, 2019) 등이다. ◆‘잠시 머무는 집’ 생의 주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주거의 시간성을 논의한다. '여인숙'(임태병, 2020), '뜬 니은자 집'(조재원, 2010), '고산집'(이창규+강정윤, 2017) 등 일상과 여가의 중간 지대에서 잠시 머무는 숙박 시설과 최근 한국 사회의 주요 공간 소비 장소로 떠오른 ‘스테이’와 주말 주택을 소개한다. 전시 감상의 폭을 넓히기 위한 워크숍, 영화 상영, 강연 등 풍부한 연계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전시실 중앙에 마련된 가변 극장에는 6개의 주제로 구성된 단편 영화 및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주말극장’도 운영한다. 전시는 2025년 2월2일까지. 관람료 2000원. 2024/07/20
한국도자재단, '비엔날레-느슨한 연대' 네트워킹 데이 개최 한국도자재단이 19일 이천도자지원센터 만화당에서 '찾아가는 비엔날레-느슨한 연대' 협력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사전 붐업을 위한 D-50일 기념행사다. 비엔날레의 주요 프로그램 '찾아가는 비엔날레–느슨한 연대'에 참여하는 도자·공예 문화예술 관련 도내 87개 연대협력 기관이 모여 비전을 공유하고, 협력 네트워킹의 공식적인 출발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프로그램은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예술감독의 프로젝트 소개, 연대협력 기관 대표와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가 함께하는 MOU 공동 체결식, 연대협력 기관 의견 청취·토론 등이다. 한국도자재단은 MOU 공동 체결을 맺은 연대협력 기관에게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공식참여 기관 인증 마크를 제공하고, 굿즈와 홍보물 패키지, 통합입장권 등을 지원한다. 연대협력 기관은 비엔날레 홍보, 참여자 만족도 평가, 관람객 통계 수집, 행사 기록 촬영 등 운영 지원 업무를 협력할 예정이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찾아가는 비엔날레-느슨한 연대' 프로그램은 도자와 공예를 통한 경기도 문화예술의 발전과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협력 네트워킹 데이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연대협력 기관들이 서로 협력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과 일정은 한국도자재단 누리집(koce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는 오는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45일간 경기도 이천, 여주, 광주 및 경기도 곳곳에서 펼쳐진다. 2024/07/19
기장군 박태준기념관, 23일부터 현대미술 작품전 부산 기장군은 오는 23일부터 박태준기념관에서 현대미술 작품전인 '파랑 파란 파도'(Waving Waves Wave)를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작품전은 여름 바다를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되며 ▲건축(김기덕) ▲조각(최수앙, 조재영) ▲영상(추미림) ▲공예(양유완)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기념관 입구에서부터 가장 안쪽에 위치한 수정원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이 파도 물결처럼 배치돼 기념관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기장군 박태준기념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이번 작품전은 박태준기념관의 아름다운 공간과 예술 작품이 어우러지는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을 선보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19
양혜규, JFK국제공항 신축 터미널에 '공중 조각' 설치한다 현대미술가 양혜규가 2026년 완공 예정인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하 JFK 국제공항)의 제6터미널에 공중 설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19일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이번 JFK 공항미술 프로젝트는 총 22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 찰스 게인즈와 바바라 크루거를 포함한 7개국 출신의 작가 18인이 참여한다. 전 세계인들이 모이고 드나드는 허브 역할을 해온 JFK 국제공항과 뉴욕이라는 도시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뉴욕 출신의 작가 이외에도 사회적, 문화적, 지리적으로 다양성을 포괄할 수 있는 작가들을 엄선하여 보다 다채로운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취지다. 공중설치 조각 작품을 제안한 양혜규는 에스컬레이터나 터미널 사이 통로가 교차하여 많은 여행객들이 오가는 지점의 높은 천창 아래에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양혜규 작가는 오는 9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 소재한 아트 클럽 오브 시카고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조각가로 알려진 작가의 평면작업을 거시적으로 한 눈에 조망하는 최초의 전시로 지난 30여 년 간 꾸준히 작업해온 다양한 평면 작품 58점을 선보인다. 이어 10월 9일부터 영국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영국 내 첫 대규모 서베이 개인전을 펼친다. 10월 5일부터는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진행하는 제3회 라호르 비엔날레에 참여해 샬리마르 정원에 커미션 설치 작품을 소개한다. 2024/07/19
박물관 거닐며 '공예작품' 즐겨요…서울공예박물관, 개방 전시 서울공예박물관은 시민소통 공예 프로그램인 '공예@인앤아웃' 공모에서 선정된 두 개의 설치작품을 전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두 작품은 박물관을 찾는 시민들이 마당에서부터 교육동 5층 옥상까지 박물관을 자연스럽게 거닐면서 즐길 수 있도록 배치됐다.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서울시 건축상 등을 수상한 박물관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인왕산, 백악산 등을 병풍삼아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첫 작품은 어린 시절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수영장의 물 속과 물 밖의 인상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최민지 작가의 도자 작품(CREATING MEMORIES : Swimming Pool)이다. 수영하는 모습의 작은 도자 인형들이 주변 전시 그래픽과 조화롭게 배치돼 생동감을 더한다. 수영장 바닥을 연상케 하는 푸른색 타일로 꾸며진 기물과 튜브 모양의 도자기 의자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앉아볼 수도 있다. 최원서 작가의 '얕은 시간(shallow time)' 작품은 기술 문명의 폐기물과 같은 여러 잔재들이 쌓여 언젠가는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질적인 땅'을 표현한 작품이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기념비와 벤치를 통해 인류 문명의 폐해로 나타날 '인류세(Anthropocene)'를 고민해야 하는 불편한 현실을 화두로 던지고 있다. 인류세는 지구 온난화 등 인간 활동으로 지구의 환경 체계가 급격히 변하며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의미한다. 전시는 오는 9월8일까지 진행된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박물관 내·외부에 공예작품을 배치해 시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공예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공예콘텐츠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전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24/07/19
'대한민국 국립 20C 미술관(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세미나' 23일 개최 '국립20C(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오는 23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세 번째 대규모 토론의 장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예술인 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와 함께 펼친다. 지난 2021년 5월27일 발족한 이 모임은 지난 1월19일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위한 전국 연구자포럼'을 진행하며 '한국 근대기 미술을 책임질 근대 미술관의 건립'을 주장해오고 있다. 상임간사인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해방 이후 80년이 되도록 한국의 근대기 미술을 연구하고 소집 소장하며 전시하고 교육하는 기관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박물관학의 발전에 따라 '대한민국 국립 20세기 미술관'을 건립해 근대를 새롭게 인문학을 기반으로 미래의 선진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번 '토론의 장'은 조은정(미술사)고려대 초빙교수 사회로 ▲국립근대미술관 존재이유-한국미술의 총체적 인식의 장(이원복·미술사,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한국의 근대미술사 완성을 위한 제언(연사 타테하다 아키라(Akira Tatehata)·미술비평, 다마미술대학장, 일본전국미술관회의회장, 쿠사마야요이미술관 관장)이 기조발제에 나선다. 이후 ▲한국 근대, 미완의 프로젝트(김복기 경기대 교수), ▲컬렉션에서 박물관으로, 미술사에의 의지: 유럽 근대미술관의 사례(김한결), ▲국립 20세기미술관 또는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위한 실천적 제안(정준모(미술비평)이 이어진다. 2024/07/19
서울숲서 '별 헤는 낭만' 만끽…내달 푸른밤 축제 개최 서울숲에서 한 여름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 서울시는 오는 8월17~24일 서울숲에서 '2024 서울숲 푸른밤 축제, 별 헤는 서울숲'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달빛버스킹' 공연을 비롯해 전시·휴식·체험 등 '물빛갤러리', 숲체험, 포토존 등 '별빛산책'으로 구성된다. 바쁜 일상 속 서울숲을 찾은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서울숲 야외무대에서는 다음 달 17일과 24일에 걸쳐 달빛버스킹 공연이 진행된다. 공연은 오후 7~9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며 현장에서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다음 달 17일에는 자연이 준 악기인 '얼후' 공연과 마술·버블쇼가 진행된다. 여름밤을 감성으로 채워줄 재즈 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 24일에는 비눗방울 마술쇼와 사야·스윔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능동밴드'의 흥겨운 무대도 마련된다. 서울숲 중앙연못 옆의 커뮤니티센터에서는 '자이언트 플라워' 작품 전시와 그림책 도서관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꽃 그리고 사람, 서울숲에 피어나다'를 주제로 한 플랜테리어(플라워 아트 공간연출)를 선보이는 김미진 작가의 전시에서는 서울숲에서 볼 수 있는 꽃과 자연을 형상화한 작품과 서울숲 여름축제를 수채화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을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누구나 빈백(푹신한 의자)과 캠핑 의자 등에 앉아 그림책을 즐길 수 있는 '서울숲 그림책 도서관'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플라워 팝업 북 만들기 체험' 등도 준비된다. 여름밤의 아름답고 시원한 서울숲을 산책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별빛산책'도 마련된다. 안내자 없이 스스로 지도를 갖고 지정된 탐방코스를 돌며 미션을 완료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고, 쓰레기 줍기(쓰줍) 캠페인에도 참여할 수 있다.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도 마련된다. 가족마당에 설치된 모기장 텐트에서 감정 카드로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 간의 소통과 이해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행사와 관련된 내용은 서울의 공원 누리집(parks.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오는 25일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인숙 동부공원여가센터소장은 "무더운 여름 서울숲의 아름답고 시원한 밤하늘 아래 자연을 만끽하며, 서울숲 푸른밤 축제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