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 페트라 콜린스 개인전 연장…내년 2월까지 대림미술관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페트라 콜린스 개인전 ‘fangirl’을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2026년 2월 15일까지 연장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1990년대생 세대의 눈과 감성을 대표해온 페트라 콜린스(Petra Collins)는 블랙핑크, 빌리 아일리시 등 글로벌 뮤지션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Z-세대 미학의 설계자’다. 그의 세계 최초 개인전이 대림미술관 30주년 기념으로 전면 무료 개방되면서, 개막 직후부터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전시는 사진·영상·패션·아카이브 등 500여 점을 미술관 전 층에 걸쳐 풀어냈다. 10대 시절 독학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해, 세계적 비주얼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의 ‘감정의 윤곽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유의 몽환적 필터감, 핑크-블루 조도의 조합, 10대 특유의 자기-응시와 불안, ‘fangirl 문화’가 품은 사적 욕망과 집단 감정…지금 K-팝과 MZ 패션·SNS 미학의 기반이 어디에서 탄생했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자리다. 무료임에도 도슨트 투어가 매진되고, 사진 명당 줄이 끊이지 않는 인기를 반영한 결정이다. 대림미술관은 전시 연장과 함께 12월 12일~27일 특별 페스티벌 ‘Red Horse Fansta’를 연다. 2026년은 ‘붉은 말의 해(정오년)’ 그 상징성과 ‘fangirl’ 전시가 던지는 메시지, 즉 “스스로의 팬이 되는 감정”을 결합한 행사다. 2주간 미술관은 일종의 '팬덤 기반 퍼포먼스 필드’로 변모한다. 이강승·프롬·잭킹콩·키라라·아프로·콕재즈·세모 등 대체 가능한 이름이 아닌, MZ 로컬 신에서 정말 ‘지금 뜨거운’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2025/11/25
샌디에이고 미술관, 100년 만의 한국 나들이 “이번 전시는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는, 사실상 유일무이한 기회다.” 세종미술관의 문이 열리는 순간, 공기는 단숨에 16세기 르네상스의 온도로 바뀐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작품은 1520년경 베르나르디노 루이니의 '막달라 마리아의 회심'. 화면 전체를 감싸는 미세한 안개-다빈치 특유의 ‘스푸마토’를 가장 완벽하게 이어받은 제자가 남긴, 거의 레오나르도에 필적하는 명암이다. 이 작품은 오랫동안 ‘다빈치의 잊힌 명작’으로 불렸고, 최근에야 루이니의 본래 정체가 밝혀졌다.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100주년 특별전은 바로 이 ‘오해의 역사’를 첫 장면으로 꺼낸다. 이번 특별전은 숫자만으로도 압도적이다. 작품 가치 2조 원. 60명. 65점. 600년. 샌디에이고 미술관이 개관 100년 동안 단 한 번도 해외에 내놓지 않았던 상설 컬렉션 25점이 서울에 왔다. 미술관 CEO 록사나 벨라스케스는 이렇게 말했다. “100년 동안 없었던 일입니다. 한국이 최초죠.” 전시는 르네상스–바로크–로코코–사실주의–인상주의–초기 모더니즘까지 유럽 회화사의 큰 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구성했다. 베로네세의 대리석 같은 색면, 보스의 불안한 종교적 상상력, 루벤스의 근육과 신화적 폭발력, 드가의 순간의 포착, 메리 카세트의 여성적 시선, 모네의 숨결 같은 빛, 모딜리아니의 길고 고독한 얼굴. ‘양식사’가 아니라 서양 회화가 서로에게 닿고, 건너가고, 부딪히는 거대한 흐름이 보이는 구성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명화 모음’이 아니라 서양 회화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주된 흐름 자체를 보여주는 전시다. 샌디에이고 미술관 아니타 펠드만 부관장이 기획했고, 스페인 미술 연구자 마이클 브라운 박사가 큐레이팅을 맡아 전문적인 해석과 구성이 더해졌다. 도쿄·교토 순회전과 비교하면 서울은 명백히 확장 버전이다. 새로 추가된 미공개 작품 28점, 특히 인상주의 이후의 핵심 작품 대거 포함됐다. 모네–드가–로트렉–보나르–발라동–모딜리아니. 기존 일본 전시에는 없던 라인업이 서울판을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됐다. 전시를 주최한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김대성 대표는 “이번 전시는 특정 사조에 머무르는 대신, 서양미술사의 핵심 뼈대를 통째로 서울로 가져온 기획”이라며 “작품성과 희소성 면에서 단연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2026년 2월 22일까지 이어진다. 2025/11/25
"다정한 위로의 자리"…제2회 인문문화축제, 시민 호응속 마무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함께 마련한 '제2회 인문문화축제'가 22일과 23일 이틀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28개 지역에서 열린 45개의 연계 인문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되며, 많은 시민들이 일상 가까운 곳에서 인문을 만나는 계기가 됐다. 올해 축제는 '다정한 존재들'을 주제로, 단절과 고립의 시대 속에서 인문이 관계를 회복시키는 힘에 주목했다. 토크콘서트·사례공유·전시·체험·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이 실제 삶과 공동체 안에서 일어내는 변화를 시각화했다.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인문 토크콘서트 '다정한 대화'는 사전예약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소방관, 작가, 배우, 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단절의 시대에 서로를 잇는 다정한 시선을 주제로 삶과 마음의 이야기를 전했다. 첫째 날에는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백경 소방관, 정시우 영화전문기자가 '보통 사람의 온기'를 주제로 현장과 일상의 이야기를 전했고, 김영하 소설가와 요조 작가는 '단 한 번의 삶, 단 한 번의 시간'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담담하게 전했다. 연출가 윤혜숙, 배우 최희서, 사진작가 이훤, 극작가 김연재가 함께한 '나의 희곡 주머니' 세션에서는 창작과 회복의 순간이 소개되며 "무대 뒤의 인간을 만나는 시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둘째 날에는 양다솔·원소윤 작가와 조아란 출판마케터가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법'을 통해 청년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었고, 장재열 월간 '마음건강' 편집장,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경일 인지심리학자는 '오늘을 살아낸 너에게' 세션에서 불안과 소진의 시대를 살아가는 마음의 언어를 짚었다. 예수정 배우, 연상호 영화감독,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타인의 삶, 그리고 나'를 주제로 예술과 현실을 오가며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시선을 제안했다. 매 세션 말미에는 관객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전문가들과의 직접 소통이 이뤄졌다. 일상의 고민과 다정함에 대한 생각들이 오가며 객석에는 고개 끄덕임과 미소가 번졌다. "상담실이 아니라 토크콘서트장에서 위로받았다"는 후기가 나오기도 했다. 사례공유 '함께 여는 다정한 시간'에서는 지역·청년·청소년·중장년·취약계층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인문이 만든 변화를 나눴다. 22일 '길위의 인문학 & 지혜학교' 사례에서는 도서관·문화시설이 강연·산책·동네 기행 등을 통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대화하는 '동네 인문공간'으로 재탄생한 과정이 소개됐다. "책만 빌리던 공간이 동네 라운지처럼 변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청년 사례에서는 고립·은둔 청년들이 인문 모임에서 다시 말을 시작하고, 목적 없이 나누는 대화가 회복의 계기가 된 경험이 전해졌다. 학교 밖 청소년 사례에서는 글쓰기·대화를 통해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끝까지 말해본 경험"을 하며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후기가 소개됐다. 중장년 사례에서는 여행·체험·에세이 기반 활동을 통해 오랫동안 멈춰 있던 가족·부부 대화를 다시 여는 변화가 공유됐다. 도서관·생활문화공간이 중장년의 "말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점이 강조됐다. 23일 ‘디딤돌 인문학(한국형 클레멘트코스)’’사례에서는 독서·토론·연극을 통해 수감자·노숙인이 스스로를 다시 호명하게 된 변화가 소개되었고, 디지털 과몰입 청소년 인문치유 프로그램은 스마트폰·게임 문제를 ‘통제’가 아닌 ‘성찰’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DDP 잔디사랑방과 야외 잔디언덕에서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인문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필사 카페: 돈 대신 글을 받습니다'는 관람객이 마음에 든 문장을 손글씨로 적어 내면 천근성 작가가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돼 큰 호응을 얻었다. 청년인문교실 기획전시 '고립과 은둔, 고독과 외로움의 방'은 청년 정서 문제를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야외 잔디언덕에서는 전통 연희·타악·재즈·인디음악 공연이 이어졌고, '어린이 놀이터', '인문 종이비행기 대회' 등 가족 단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국 곳곳에서도 다양한 연계 인문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경기도 광주의 지역 독립서점 '근근넝넝'에서 진행된 북토크 프로그램 '다정한 한마디, 언제나 기억해'는 한 권의 책을 다양한 시각으로 탐색하며 위로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했다. 희곡 전문서점 '인스크립트'의 협력으로 진행한 '대!단막 희곡 낭독회'는 배우 박정민이 모더레이터로 참여해 배우들의 낭독과 창작자의 대화를 이끌었다. 정병국 아르코 위원장은 "제2회 인문문화축제를 통해 인문이 지역과 세대 전반에서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인문 활동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25/11/25
이은결·황소윤·박기웅의 토포필리아…관광공사, ‘나의 살던 동네는’ 한국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서영충)는 25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하이커그라운드에서 ‘나의 살던 동네는 – 마이 토포필리아(My Topophilia)’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현대 한국의 정서와 미감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영감을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이고자 기획했다. 건축가 조병수(서울), 일루셔니스트 이은결(경기 평택시),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충북 제천시), 배우 겸 화가 박기웅(경북 안동시), 브랜드 ‘소백’ 대표 박민아(경북 영주시), 가구 디자이너이자 ‘하바구든’ 디렉터 문승지(제주) 등 6인이 자신의 ‘동네’를 주제로 숏필름을 제작해 창작의 근원을 탐구하는 몰입형 전시를 선보인다. ‘토포필리아’는 장소를 향한 사랑이다. 특정 공간을 떠올릴 때 느껴지는 그리움과 애정을 의미한다. 아티스트들은 각자 일상과 자연, 고향에서 얻은 영감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비롯되는 창작의 본질을 보여준다. 그들의 시선을 기반으로 구성한 6개 전시 공간은 지역의 풍경, 일상 등을 담아낸 공간으로 소리·빛·질감을 활용한 영상과 오브제를 통해 감각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앉음을 통한 몰입’이다. 전시 공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문승지 디자이너의 의자는 단순한 가구가 아닌 ‘앉음은 곧 사유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확장하는 장치다. 관람객은 의자에 앉아 잠시 멈춘 채 자신만의 속도로 전시를 감상하며, 깊은 몰입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관광공사 윤성욱 관광홍보관운영팀장은 “관광공사는 9월 하이커그라운드의 야외 테라스를 재단장한 ‘퍼즈그라운드’를 선보이고, 독서 모임·가드닝 클래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도심 속 쉼터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하이커그라운드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 또한 공간·예술·일상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하이커그라운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국내외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커그라운드는 이번 전시 개막과 함께 방문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참여형 도슨트 프로그램 ‘하이-라이트(Hi-Light) 투어’를 운영한다. ‘하이커그라운드의 핵심만 콕콕, 가볍지만 알차게 즐긴다’는 콘셉트로 약 40분간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베스트 콘텐츠를 엄선해 소개한다. 하이커그라운드 네이버 예약 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2025/11/25
씹다 뱉은 껌·개 혀·녹슨 톱…윤동천의 '시시한 세계’ “이 전시는 대단하고 멋진 것이 아니라, 시시하고 미미한 것에 대한 관심으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리고 당연히, 소중합니다.” ‘예술의 일상화’를 40년 넘게 실천해 온 윤동천(68)작가가 갤러리밈 개관 10주년을 맞아 전관 특별전을 연다. '시시·미미'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3층부터 6층까지 총 4개 층에 걸쳐 펼친다. 회화·사진·드로잉·판화·영상·조각설치 등 약 70여 점의 신작을 통해 일상성과 사회성을 탐구해온 작가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윤동천은 1980년대 중반부터 개념미술을 기반으로, 평범한 사물·언어·풍경을 예술적 사유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어린 아이의 놀이 같기도 하고 철학적인 의제 같기도 한 단어와 이미지의 조합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다양한 측면을 드러내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보잘것없음’이다. 녹슨 톱, 100자루의 펜, 씹다 뱉은 껌, 끓는 물에 쪼그라붙은 플라스틱병 등 흔한 일상적 사물들이 철판 전시장치와 보호 케이스 속에 ‘박물관적 존재감’으로 재배치된다. 작가는 관습적 시선을 뒤틀어 '시시한 것들의 미학'을 묻는다. 5층에서는 사회적 현실에 대한 비판적 유머를 드러내는 ‘익숙한 문구들’이 관객을 맞는다. 정교한 철제 프레임과 명조체 문구가 던지는 진지함은, 작품명 ‘개의 혀’ 앞에서 한순간 우스꽝스러운 균열을 만든다. 또한 10m에 이르는 대형 캔버스 작품, 그리고 자투리 철판을 이어붙인 ‘남은 물감 칠하기’ 작업은 추상과 일상의 경계가 어떻게 서로 침투하는지를 직접 보여준다. 윤동천은 “미술은 멀리 있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사물과 언어, 그리고 습관 속에 편재해 있다”며 “시시하고 미미해 보이는 것들이야말로 세계를 사유하게 하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밈은 “윤동천의 일관된 실험성은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축”이라며 “이번 전시는 관객이 일상의 사물에서 새로운 시각적·철학적 층위를 발견하도록 안내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전시는 12월 21일까지. 2025/11/25
상금 2000만 원 ‘2025 SeMA-하나 평론상’에 김윤진 서울시립미술관(SeMA)은 제6회 ‘2025 SeMA-하나 평론상’ 수상자로 신진 비평가 김윤진을 선정했다. 하나금융그룹 후원으로 2015년 제정된 이 상은 한국 미술계의 미래 비평 인력을 발굴하기 위한 제도다. 서울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올해는 총 56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어 1차 서면 심사, 2차 토론 심사, 3차 인터뷰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수상자인 김윤진은 시각예술 전반에 관심을 두고 미술·영화·만화 등 장르를 넘나드는 평론 작업을 이어왔다. 특히 관객과 작품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권력 구조에 주목한 비평으로 젊은 평론가층에서 주목받아왔다. 수상작은 2021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 전시를 ‘관종’과 ‘외설’이라는 키워드로 비평한 ‘관종의 시대와 자기 노출 전략의 미학’이다. 심사위원단은 이 글을 두고 “도발적 전시에 대한 도발적 비평”이라며 “제도의 자기 비평에 이르는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한 글”이라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12월 5일 오전 11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지하1층 세마홀에서 열린다. 상금 2000만 원과 상패, 그리고 향후 2년간 진행되는 ‘2026-2027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이 프로그램은 수상자의 장기적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신설됐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에는 '2025 한국 현대미술비평 집담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올해는 ‘젊은 예술의 오늘’을 주제로, 제도권 바깥의 독립 예술 현장을 논의한다. 독립 기획자 박유진·윤태균·한문희, 비평가 콘노 유키가 패널로 참여한다. 또한 2023년 수상자인 장한길의 비평연구 프로젝트 결과물 ‘남겨진 것: 공적 기억과 예술 언어’가 현장에서 최초 공개된다. 집담회 참가 신청은 서울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2025/11/25
샤갈 ‘꽃다발’ 94억 낙찰…국내 샤갈 경매 사상 최고가(종합) 경매 전 화제를 모은 마르크 샤갈의 ‘Bouquet de Fleurs(꽃다발)’이 94억 원에 낙찰됐다. 국내에서 진행된 샤갈 미술품 경매 가운데 역대 최고가다. 서울옥션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센터에서 진행한 11월 야간경매 ‘EVENING SALE: Eternal Emotion’에서 해당 작품이 시작가 94억 원에 낙찰되며 블루칩 작가 샤갈의 시장 저력을 재확인했다. 이어 출품된 샤갈 말년 대작 ‘파리의 풍경(Paysage de Paris)’ 역시 59억 원에 낙찰됐다. 추정가 60억~90억 원으로 제시된 작품으로, 화풍의 완숙기에서 나온 대형 회화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 수요가 높은 국내외 작가의 작품도 큰 관심을 받았다. 김환기의 뉴욕 시기 작품 '15-VI-69 #71 I'이 7억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화면 밖까지 붓질이 확장되는 듯한 리듬감이 인상적인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도 9억 1000만원에 낙찰되며 두 작가 모두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컴퓨터 드로잉 작품은 4억 8000만원,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은 7억 1500만원에 해외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서울옥션 정태희 경매사 겸 미술품경매팀장은 “이번 첫 이브닝 세일의 성공, 특히 샤갈의 걸작이 고가에 낙찰된 것은 한국 미술시장이 글로벌 아트 마켓의 주요 거점으로서 충분한 기초 체력과 안목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며 “이는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서 홍콩이나 서구 시장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하이엔드 마켓’ 소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옥션은 이번 ‘이브닝 세일’ 낙찰률은 77.27%, 낙찰총액은 약 23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옥션 국내 단일 경매의 낙찰총액이 200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총 26점이 출품됐으며, 낮은 추정가 총액만 약 270억 원이었다. 한편 서울옥션은 25일 ‘CONTEMPORARY DAY SALE’을 열어 젊은 컬렉터층을 대상으로 한 현대미술 경매를 이어갈 예정이다. 2025/11/24
샤갈 ‘꽃다발’ 94억· ‘파리풍경’ 59억 낙찰…서울옥션 11월 경매 경매 전 화제를 모은 마르크 샤갈의 ‘Bouquet de Fleurs(꽃다발)’이 시작가 94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국내에서 진행된 샤갈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서울옥션이 24일 서울 강남센터에서 진행한 11월 야간경매 ‘EVENING SALE: Eternal Emotion’는 한국 시장에서 샤갈 브랜드의 여전한 저력을 확인시켰다. 샤갈의 ‘꽃다발’이 94억 원에 새 주인을 찾은 데 이어, 말년 대작인 ‘Paysage de Paris(파리의 풍경)’ 역시 59억 원에 팔렸다. 해당 작품의 추정가는 60억~90억 원이었다 이번 이브닝 세일은 글로벌 경매사의 운영 방식에 맞춘 ‘하이엔드 야간 경매’로 기획됐다. 총 26점이 출품됐으며, 낮은 추정가 총액만 약 270억 원으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한편 서울옥션은 25일 ‘CONTEMPORARY DAY SALE’을 이어가며 현대 컬렉터층을 겨냥한 주요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5/11/24
욕조에서 망고를 먹던 반 데 벨데, 이번엔 갤러리바톤으로 욕조에서 망고를 먹던 남자가, 이번엔 갤러리 안에서 메아리처럼 증식한다.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는 스스로를 모델로 삼아 수많은 ‘또 다른 나’를 호출하며,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평행우주의 서사를 쌓아 올려왔다. 갤러리바톤은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Rinus Van de Velde·b.42)의 개인전 ‘큰 메아리(Loud Echoes)’를 오는 12월 24일까지 개최한다. 2024년 아트선재센터와 전남도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연이어 성료한 뒤 1년 만에 선보이는 갤러리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 본인을 비롯해 외광파 화가들로 분한 자아를 모델로 한 목탄화, 오일 파스텔 작업, 새로운 조각 매체 등 30여 점을 소개한다. 반 데 벨데가 수많은 미술 사조 가운데서도 외광파를 유독 집요하게 호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빛과 자연을 찾아 끝없이 작업실 밖으로 나갔던 외광파 화가들은, 스튜디오 안의 안락의자에서 상상의 여행을 떠나는 자신과 가장 ‘닮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외광파가 실제 풍경 속에서 빛의 변화와 자연의 감각을 체험하며 회화를 발전시켰다면, 반 데 벨데는 한 발도 움직이지 않은 채 상상의 풍경을 구축한다. 그는 “공상은 강력한 도구”라며, “상상의 세계야말로 우리가 현실을 성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리너스 반 데 벨 데는 회화·설치·조각·영상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상과 실제, 그리고 평행우주적 개연성에 대한 탐구로 주목받아온 벨기에의 동시대 작가다. 직접 촬영한 사진 자료와 이미지 아카이브, 역사적 기록 등을 기반으로 고유한 내러티브 구조를 구축해왔다. 작가와 매우 닮은 인물이 반복 등장하는 이번 전시는 도플갱어·평행우주 개념을 끌어들이며 회화의 확장성과 자아의 다중성을 실험한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현실보다 더 사실적이고, 허구보다 더 개연성 있는 ‘평행적 실재’의 감각을 형성한다. 2023년 유럽 개인전 제목이기도 한 ‘안락의자 탐험가(Armchair voyager)’는 스튜디오 중심으로 작업하는 작가의 성향을 대변한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인상파 화가들과의 ‘가상 대화’를 즐겼다"면서 “나 역시 상상 속의 평원에서 대상을 포착해 왔기에 플랜에어 화가라 불려도 무방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2025/11/24
리움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 3탄…팀 잉골드와 ‘다섯 개의 움직임’ 리움미술관이 샤넬 컬처 펀드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연구 기반 프로젝트 ‘아이디어 뮤지엄’의 세 번째 프로그램 ‘In the Middle Voice: 다섯 개의 움직임’을 25일부터 2026년 7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 인류학자 팀 잉골드(Tim Ingold)의 ‘중동태(middle voice)’ 개념을 토대로 기획됐다. 잉골드는 배움을 능동·수동의 이분법을 넘어 “함께 변화하는 흐름”으로 바라보며, 지식의 축적이 아닌 감각적 인식의 형성과 관계적 경험을 강조한다. 리움은 이러한 사유를 ‘만들기·춤추기·연주하기·합창하기·듣기’ 다섯 가지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프로그램의 포문은 25일 오후 3시 열리는 기조 강연 '중동태의 자리에서 성찰하기: 대를 잇는 삶, 지각, 그리고 배움'이 연다. 잉골드는 지각과 배움이 발생하는 관계적 순간들을 소개하며, 예술·교육·환경을 잇는 새로운 배움의 방법을 제시한다. KAIST 인류세연구센터 김지혜 연구원이 대담자로 참여한다. 26~28일에는 ‘만들기’ 세션을 주제로 리움·남산·한강공원·파주 짚풀문화마을 등에서 전개되는 세 가지 워크숍이 이어진다. 26일 ‘땅 워크숍’은 흙의 물성과 순환을 통해 생명·시간·감각의 흐름을 경험하는 자리로, 잉골드와 현대미술가 김주리가 공동 진행한다. 27일 ‘식물 워크숍’은 짚풀을 엮는 손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과 식물이 얽혀 만들어내는 관계적 리듬을 탐구한다. 파주 짚풀문화마을과 협력해 식물을 ‘함께 자라는 선(line)’으로 바라보도록 확장한다. 28일 ‘공기 워크숍’에서는 한국민속연보존회 노순 명인과 연을 제작하고 날리며, 바람·하늘·몸이 맺는 관계를 체험한다. 참가자들은 공기를 ‘몸과 세계를 잇는 감각적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구정연 리움미술관 교육연구실장은 “기후 위기 시대, 미술관은 예술적 실천 속에서 세계와 맺는 관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아이디어 뮤지엄은 배움과 인식의 방식 자체를 다시 사유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모든 세션은 무료로 운영된다. 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