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방' 남경민 작가, 덜어내고 '내면의 풍경으로' "가급적 덜어내고 빼면서 조금은 가벼워지는 작업을 시도했다." 지난 2022년 이화익갤러리에서 7년 만에 개인전을 열고 스타 작가의 열정을 다시 보여준 화가 남경민(55)이 평화로워졌다. 2년 만에 발표한 '화가의 방' 신작은 비움의 미학으로 깊어진 면모를 보인다. 특히 '미티스의 연주하는 여인들' 작품은 밝은 색으로 화려하던 이전과 달리 갈색톤의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이전 그림 화면의 공간에 가득 찬 구성이 단순화됐다. 작가를 상징하는 중요 오브제인 해골, 날개, 투명병 등의 물체들도 단순하게 배치됐다. 작가는 "내면의 흐름을 상징하는 나비도 적은 수로 공간의 적막감과 고요하고 차분하면서도 평화로운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전엔 화면에 가득하던 오브제와 사물들도 빠져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강조되고 있는 신작 전시가 서울 청담동 갤러리 라루나에서 열리고 있다. '초대받은 N – 내면의 풍경으로' 타이틀로 구작을 포함해 22점을 선보인다. '마티스의 여인들'을 비롯해 반 고흐 '고흐의 방'과 '아를르 침실'도 눈길을 끈다. '고흐의 방'은 남경민 작가의 '내 영원한 화가의 작업실' 시리즈 중 가장 애착과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13년 만에 해바라기가 있는 '고흐의 방4'를 그리게 되었다"는 작가는 "고흐의 방 시리즈를 십 수년 만에 다시 그리게 된 것은 세월이 흘러도 내 안에 있는 간직되어있는 고흐의 영적인 에너지를 다시 꺼내어 교감하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적막했던 이전 침실과 달리 평온한 분위기가 감돈다. 어두운 문과 대비되는 환한 방안에 활짝 핀 노란 해바라기 꽃을 중앙에 배치했다. 고흐를 추앙하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진다. [[[[:newsis_inyoung_left_start:]]]]"한 없이 쓸쓸하면서도 한 없이 초라하게만 느껴졌을 적막하기만한 그의 낡은 작업실. 그의 작은 숨소리가 나는 듯한 생명감이 살아있는 고흐의 영혼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이 공간을 그려내고 싶었다. 그가 죽어서 되찾은 명성에 가장 날개를 달아 준 해바라기그림은 고흐가 가장 많이 병적일 만큼이나 반복적으로 그렸다. 레이저로 살펴본 고흐의 해바라기작품은 어찌나 빠른 터치로 순식간에 그렸는지 그의 깊은 몰입이 광적일만큼 빠르게 표현된 그림이여서 걸작으로 꼽힌다 하던가. 정신병이 집 안 내력이어서 맑은 정신이 늘 아니였기에 언제 정신착란을 일킬줄 몰랐던 스스로를 인지했던 고흐. 정신이 맑은 상태일 때 그 순간을 놓치지않기 위해 캔버스위에 해바라기를 빠른 붓터치로 그리는 그의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더 애닳은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다. 나는 몰입과 집중력이 떨어질 때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들여다보곤한다. 고흐에 대한 시공을 초월한 서양의 선대의 선배화가의 쓸쓸함과 나의 애잔한 마음을 이 그림에 담아내고 싶었다. 고흐의 순수한 영혼이 나비로 승화되고 있다."(화가 남경민)[[[[:newsis_inyoung_left_end:]]]] '고흐의 아를르 침실'을 2017년 이후 두 번째로 그려낸 작가는 고흐 내면의 담담한 의지를 느껴 먹먹해졌다고 했다. '아를르의 침실'은 고흐가 고갱을 아를르 자신의 작업실로 초대하여 창작 생활을 같이 하기로 하고 꾸민 방이다. 남경민 작가는 이 그림 방 안의 창 밖에 '겨울 풍경'을 그려 넣었다. 고갱과 다툼 후 귀를 자르고 처절하게 고통스럽고 외로웠던 그의 심경이 자연 속에서 고요한 평화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과 붕대를 감은 고흐의 자화상을 형형한 눈빛으로 담아 전설적인 화가의 자존심을 살렸다. 부드럽게 조우하는 파스텔톤 분위기로 방안은 평온한 에너지가 감돌고 있다. 한편 갤러리 라루나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2022년 설립된 갤러리로 웹사이트의 온라인 가상 전시관과 서울 청담동 갤러리에서 온오프라인 전시를 동시에 개최하고 있다. 갤러리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각기 다른 공간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상전시는 희림이 보유한 VR 기술로 만들어져 마치 실제 전시장에 설치된 것과 같은 현장감을 준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전시에 접속할 수 있다. VR 전시관은 도슨트의 해설과 작가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 남경민 개인전 VR 전시관은 작품에 등장하는 정원을 모티브로, 총 5개의 전시실과 1개의 미디어실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남경민 작가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나비를 조명한다. 관람객이 작품을 자신의 공간에 배치해볼 수 있는 재미도 선사한다. 전시는 2025년 1월24일까지. 2024/12/05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 10년 연속 세계 미술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영국의 저명한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ArtReview)’가 5일 발표한 '2024 파워 100'에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이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10년 연속 선정되며 국내외 미술계 독보적인 영향력을 증명했다. 아트리뷰에 따르면 이현숙 회장은 96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2년부터 매년 발하는 '파워 100'은 전세계 각지의 패널과 관계자들이 본 심사에 참여, 전세계 문화예술계 인물들, 그들의 활동과 영향력 등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100인을 선정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술계의 지변에 변화를 일으킨 작가 및 작가 그룹, 컬렉터, 큐레이터, 페어, 갤러리, 기관, 철학자 그리고 사회활동가를 포함했다. 이현숙 회장과 함께 국제갤러리 전속인 양혜규 작가도 48위로 '2024 파워 100'에 뽑혔다. 양혜규는 2017년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의 권위 있는 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가 하면 작년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싱가포르 비엔날레가 주최하는 ‘제13회 베네세 상(Benesse Prize)’을 받았다. “최근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린 양혜규의 개인전 《양혜규: 윤년》의 중심에는 블라인드를 활용한 작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약 20년간 작가의 대표적 소재로 사용되어 온 블라인드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2006년 국내 첫 개인전 《사동 30번지》를 열었던 폐가를 재방문하여 촬영한 영상 작업 등을 담아내는 프레임의 역할을 한다. 작가가 직접 기획했던 이 초기 전시에는 빨래 건조대, 종이접기 작품, 조명 장치들로 이루어진 설치작 또한 포함되었는데, 미술사적 순간, 정치적 사건, 또는 민속 의식을 시적으로 참조하며 일상의 건축적 잔재를 활용하는 작가의 예술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헤이워드 전시는 가디언지로부터는 별점 1점의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이외에 다른 곳에서는 수많은 찬사를 받았다. 양혜규의 팬층이 두텁다는 점은 그의 런던 전시가 올해 열린 유일한 기관 전시가 아니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양혜규 작가는 시카고 아트클럽(The Arts Club of Chicago)에서 지난 20년간의 콜라주, 판화, 회화를 아우르는 서베이 전시 《양혜규: 평평한 작업》을 개최했고, 파키스탄의 라호르 비엔날레와 오스트리아 빈의 제체시온(Vienna Secession),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하는 등 다양한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아트리뷰) 한편 이현숙 회장과 양혜규 작가 외에도 2022년 11월에 개관한 홍콩 M+의 부관장이자 수석 큐레이터 정도련이 관장 수하냐 라펠(Suhanya Raffel)과 함께 30위, 한국 출신 재독 철학자로 독일과 스위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학교 교수가 39위로 선정됐다. 1위는 샤르자 아트 재단 설립자이자 샤르자 비엔날레 디렉터인 후르 알 카시미(Sheikha Hoor Al Qasimi), 2위는 태국 출신의 현대미술 작가로 관계미학의 대표적 작가인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가 차지했다. '2024 파워 100'의 전체 순위는 ‘아트리뷰’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12/05
동성갤러리 장재창 사장 "성원 감사…미셸 앙리 앵콜 전시" 프랑스 구상 회화 거장 미셸 앙리(1928~2016)의 전시가 9년 만에 다시 10~11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성황리에 열린 가운데 12월 앵콜 전시가 이어진다. 미셸 앙리의 전시를 주관한 동성갤러리 장재창 대표는 "지난 전시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이어 이번 앵콜 전시는 한층 더 깊이 있는 감동을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전시에서 보여드린 작품 외에도 새로운 미공개작을 선보여 미셸 앙리의 예술세계를 심도 있고 폭 넓게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셸 앙리 : 위대한 컬러리스트' 앵콜 전시는 오는 13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제 5전시실에서 펼친다. 10월 전시는 입소문만으로 3만 여명이 방문한 이 전시는 행복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더욱 확장된 공간과 풍성해진 구성으로 선보이는 앵콜 전시는 마법 같은 빛과 색채로 빚어낸 미셸 앙리가 남긴 사랑과 열정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조명한다. 1928년 프랑스 랑그르에서 태어난 미셸 앙리는 유럽의 낭만을 꽃과 함께 표현하는 프랑스가 사랑한 최고의 구상화가로 불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자신만의 빛과 색채로 행복과 희망을 전하고자 했던 화가다. 1947년 국립고등미술학교에 입학한 미셸 앙리는 외젠 나르본(Eugène Narbonne)에게서 구성의 미학적 엄격함을 배웠고, 샤플랭 미디(Chapelain-Midy)로부터 과학적인 색채 활용과 유연한 붓 터치, 구성의 조율을 배웠다. 네덜란드 국비 장학생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유학한 그는 1960년대 본격적으로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풍부한 색채와 구성으로 유명세를 탄 그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열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2016년 미셸 앙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 속 빛과 색채는 기쁨으로 가득했던 한 화가의 사랑을 전한다. 창가에 놓인 꽃병과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단순한 정물이 아닌, 자연과 인간이 가진 조화와 생명력을 탐구한 독창적인 화법의 결정체로 평가 받고 있다. 앵콜 전시는 따스하고 생명력 넘치는 꽃과 작가의 영감으로 표현된 풍경들과 밝고 생기 넘치는 미셸 앙리의 오리지널 작품 100여점을 전시한다. 2025년 3월15일까지 열린다. 2024/12/05
국가유산청, 세이버스코리아 등 사회적경제 우수기업 4곳 시상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5일 오후 1시 LW컨벤션 센터(서울 중구)에서 사단법인 한국 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대표 이선우)과 함께 ‘2024 국가유산형 사회적경제 우수기업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번 우수기업 시상식에서는 올해 우수한 활동을 보인 총 4개(국가유산형 우수예비사회적기업 2개, 사업개발비 지원사업 대상기업 2개)의 국가유산형 사회적경제 기업에게 시상할 예정이다. 국가유산형 우수 예비사회적기업으로는 창덕궁 낙선재에서 전통장인과 현대작가들의 아름다운 작품을 전시한 ‘K-헤리티지 아트전’(9.3.~9.8.) 등을 통해 국가무형유산의 홍보, 판로개척 등의 새로운 사업 모형을 개발·운영한 ‘(주)세이버스코리아’와 근현대 기록유산 자료 저장소(아카이브) 구축 등 새로운 사업 모형을 보여준‘(주)앵커랩’이 선정되어 국가유산청장 표창을 받는다. 사업개발비 우수 성과 기업 2곳은 5일 행사 당일 13개의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발표와 현장 심사를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2024/12/05
"히로부미는 한국을 멸망시킨 역적"…안중근 의사 심문 자료 등 추정가 10억 일본인 외교관 오노 모리에의 14페이지 분량 회고록, 안중근 의사 및 하얼빈 의거와 관련된 인화 사진 7점과 유리건판 8장이 '안중근 의사 관련 자료 일괄'로 경매에 나왔다. 추정가는 10억 원이 매겨졌다. 서울옥션은 오는 17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여는 '제181회 미술품 경매'에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와 관련한 자료와 사진, 박경리 토지 '육필원고' 등 총 137점, 낮은 추정가 총액 약 70억 어치를 경매한다고 5일 밝혔다. '안중근 의사 관련 자료 일괄'중 오노 모리에 회고록은 하얼빈 의거 실행일인 1909년 10월 26일과 안중근 의사가 일본 영사관으로 인도된 후 공식적인 첫 심문이 이뤄지는 30일 사이 사흘 간의 흔적을 알려주는 자료다. 안중근 의사 관련 연구에서 이 기간은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회고록에는 안중근 의사가 자신을 신문하는 오노로부터 담배를 받고 ‘생큐’라고 짤막하게 말하는 인간적인 면모부터 손가락이 잘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독립운동 동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로 대답하는 상황 등 거사 직후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의 다양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자신만만하게 ‘한국을 멸망시킨 역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서술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강인한 결기가 느껴진다. [[[[:newsis_inyoung_left_start:]]]]"그때 ‘땡큐’ 한 마디를 흘렸다. ‘너는 영어를 아는가’하고 물으니 ‘아니’라고 하기에 ‘지금 그 말은 영어가 아닌가’라고 묻자 ‘아니 일본어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이는 영어라 설명해주며 ‘왜 일본어라 생각하냐’고 반문하자, 자기가 예전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뱃일을 할 때 동료 일본인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서로 감사의 표현을 ‘땡큐’라고 해서 일본말인줄 믿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겨우 입을 열기 시작했으나 다시 입을 다물어 얄미울 정도였다. 담배 한 대로 잠시 기분이 좋아진 줄 알고 이토 공의 암살 동기를 물으니 자신만만하게 ‘한국을 멸망시킨 역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새끼손가락이 절단된 이유를 물으니 전혀 주저함 없이 ‘자신은 원래 북한의 산 사냥꾼이었는데 당시 토끼를 요리하다 잘못해서 새끼손가락이 절단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블라디보스토크의 배 일꾼이라는 점과 산의 사냥꾼이라는 점이 사실이라면 그 후 상당한 시일이 경과해 상처가 유착되어 있어야 함에도 생생한 사실에 대조해볼 때 안중근의 답변은 엉터리임을 알았다."(오노 모리에 회고록)[[[[:newsis_inyoung_left_end:]]]] 유리건판과 이를 인화한 사진은 회고록과 함께 구성됐다. 이들 사진의 최초 원본의 잔존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건판의 크기나 하단에 표기된 사진관의 정보 등으로 보아 하얼빈 의거와 비슷한 시기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국내에 무려 세 점의 안중근 사진이 전함에도 현전하는 유리건판은 이번 출품작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안중근 의사 관련 사료를 발굴하는 데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오노 모리에 회고록과 유리건판 사진들은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채 일본에 소재하던 사료를 발굴해 한국으로 환수한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조금 더 다각도로 조명하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수많은 사료들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이번 출품작이 아직도 국내외에 흩어져 있을 안중근 의사의 흔적들을 새로이 발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경매에는 한국 근현대문학의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는 주요 작품들도 선보인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5부 육필원고는 이번 경매로 미술시장에 처음 공개된다. 추정가는 5억원이다. 오타를 고치고 표현을 다듬어 놓은 부분 등 출판물에서는 보이지 않는 육필원고만의 매력이 돋보이며 25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집필된 대하 장편소설을 마무리 짓는 작가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근대문학 초판본은 '한국 근대문학의 집대성'이라는 별도 섹션으로 구성된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제470-4호로 등록된 김소월의 '진달래꽃' 초판본을 포함해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 초판본, 출판 당시 작가가 자비로 100부만 찍어냈다고 알려진 백석의 '사슴' 초판본 등 한국문학의 뿌리를 살펴볼 수 있는 희귀 서적 7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근현대미술 섹션에는 조지 콘도의 'The Screaming Priest'(추정가 6억~9억원) 이중섭의 은지화 '아이들'(추정가 6000만~1억원), 이우환의 '무제'(추정가 3억~5억원)등 국내외 근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하이엔드 럭셔리 마켓 주요 레코드 견인하고 있는 천연 다이아몬드 및 유색 보석, 희소성 높은 에르메스, 샤넬 가방 등 럭셔리 품목 또한 다채롭게 구성됐다. 출품작은 오는 7일부터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볼 수 있다. 관람은 무료. 2024/12/05
"매년 전시 감사"…장은선 갤러리 '20인의 여정'展 11~20일 개최 "30년이 되는 세월 동안 매년 전시를 하게 화랑으로서는 큰 영광이죠.“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 갤러리 대표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는 연말을 맞아 작가와 고객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20인의 여정'전을 기획해 선보인다. 매년 매월 초대전을 열어오면서 3년 전부터 1년에 3회 정도 그룹전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펼치는 '20인의 여정'전에는 70대부터 40대 작가까지 서양화가·한국화가·조각가 20명을 초대했다. 서울,경기, 강원, 대구, 부산, 광주, 충청, 호남, 경상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전시는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김근배, 김지옥, 김효정, 박태광, 복진오, 서형석, 소울황소, 송기재, 신선희, 이주영, 이준호, 이철규, 이혜양, 이후창, 임소형, 전옥희, 조현동, 조현애, 하정민, 황제성 작가가 참여한다. 2024/12/04
올해 대전시 최고의 문화예술인은 누구? 대전시는 4일 지역 문화예술 창달에 기여한 시민에게 수여하는 제36회 대전광역시 문화상 수상자로 3개 부문 3명을 선정해 시상했다고 밝혔다. 시는 문화예술 진흥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시민을 발굴해 포상함으로써 그 공적을 널리 알리고 지역문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문화상 수상자를 선정해 오고 있다. 시는 지난 9월 문화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시각예술 부문 차상권, 공연예술 부문 한선덕, 문학 부문 유재봉 씨를 각각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각예술 수상자 차상권 작가는 17회의 개인전과 600회의 단체전 등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으며, 39년 간 미술 교육에 힘쓰며 신진 미술인 발굴에 기여하는 등 지역미술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연예술 수상자 한선덕 연출가는 '극단 새벽'을 창단한 후 40년간 다양한 연극 작품을 연출했으며, 특히 2018년 제33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아버지 없는 아이'로 대통령상을 받는 등 지역 연극 발전에 기여해 왔다. 또 연극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주제의 해외 공연으로 한국 예술을 홍보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문학부문 수상자 유재봉 시인은 1989년 '시대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지역에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9권의 시집과 6번의 문학상을 받았고 현재 시민들과의 심미적 정서를 공유하기 위해 좋은 시를 선정,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제36회 대전시 문화상 수상 후보자는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6일까지 공모, 6개 부문 11명이 응모했다. 2024/12/04
'타이틀 매치' 10년 만에 여성 작가 홍이현숙 vs 염지혜 '강은엽 vs. 김지은' 이후 10년 만에 여성 작가 2명이 맞대결한다. '홍이현숙 vs. 염지혜'가 '돌과 밤'으로 붙었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2024 타이틀 매치'전이 5일 개막한다. 올해 11회를 맞이한 이번 2024 타이틀 매치는 동시대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1985년생 홍이현숙 작가와 1982년생 염지혜 작가로 신구 2인전이라는 대결 구도 대신, 공명하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서로 연결된다. 신작 프로젝트 4건을 포함 영상, 설치, 회화 등 35여 점을 전시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북서울미술관 대표 연례전인 타이틀 매치에서 올해는 두 여성 작가가 어떻게 연결되고 또 어떻게 서로 다른 통찰력을 발휘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 제목 ‘돌’과 ‘밤’은 두 작가가 각자 집중하는 화두일 뿐 아니라, 재난의 상황을 의미하는 ‘밤’, 그것에 대응하는 신체적 감각이자 다른 존재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물질적 감각으로서의 ‘돌’이며, 두 작가는 이를 중심으로 각자의 조형 언어를 확장시키는 대형 신작을 선보인다. 홍이현숙과 염지혜는 이번 전시에 기상이변, 전쟁, 기술 경쟁이 교차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극단을 향해 달려가는 전 지구적 위기를 예민하게 감각하며 자신의 신체를 통해 물질적으로 사고 하게 하는 한편 두 작가의 목소리로 완성한 사운드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두 작가가 각자의 문제의식에서 파생된 짧은 글들을 주고받는 대화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는 2025년 3월30일까지. 2024/12/04
'삼각형 한지 집합' 전광영 개인전…한국서 6년 만에 개최 수천 개 삼각형 '한지 조각'의 거대한 반란은 이제 '치유'로 뭉쳤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일명 '한약 봉지 작가' 전광영(80)의 개인전(Aggregations: Resonance, In-between)이 4일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에서 6년 만에 여는 개인전으로, 1980년대 '빛'시리즈를 비롯해 대형 설치 작업과 치유 시리즈 등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 '집합(Aggregation)'연작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닥 나무와 닥 풀 우리나라 전통 한지로 만든 평면 16점, 설치 4점이 전시됐다. 전광영의 대표작 '집합'은 수천 개의 삼각형 스티로폼을 논어, 맹자, 법전이나 소설 등 고서(古書)의 내용이 담긴 한지로 감싼 후 종이를 꼬아 만든 끈으로 묶고, 화판에 촘촘하게 매달아 완성하는 작업이다. 197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 유학시절, 한 때 추상표현주의에 심취해 있던 작가는 자신의 경쟁력을 한국 고유의 정신과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1982년 귀국했다. 그는 곳곳의 미술관, 박물관, 민속촌 등을 다니며 영감을 얻고자 노력했다. 그러던 중 그가 불현듯 떠올린 것은 어린 시절 큰아버지의 한약방에서 보았던 풍경과 물건을 보자기로 감싸는 우리의 문화였다. 두 소재 모두 전광영에게 한국의 정(情)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한약방 천장에 빼곡히 달린 약재 봉투는 전광영의 화면에서 삼각형의 구성 요소로 새롭게 태어났고, 이를 하나하나 한지로 감싸는 작업 방식은 보자기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집합'의 삼각형 조각을 싸고 있는 한지에는 서로 다른 고서의 내용이 적혀 있으며, 이들은 그의 화면에서 우연히 만나고 얽힌다. 전광영은 이러한 작업 방식을 사용해 각기 다른 지식, 역사, 사상 등을 기반한 이야기들이 시대나 지역을 초월해 인접하면서 조화를 이루거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때로는 충돌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인류의 역사에서 반복되었던 이데올로기의 대립, 계층 간의 갈등 등을 담은 세계의 축소판의 '집합'이다. 전광영의 '집합'은 1995년 처음으로 등장한 이래 다양한 형태로 변주됐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색채 사용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연작을 갓 시작한 1995년부터 한지를 갖가지 색으로 물들이거나, 부적이나 신문지와 같은 재료를 사용해 화려한 색감이 강조된 화면을 구성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의 단초는 이번 전시에 선보인 1980년대 작업인 '빛' 시리즈에서 찾을 수 있다. 빛 시리즈 작품은 평면 작업에서 시작된 작가의 구조적이고 구축적인 조형 방식으로 '집합' 시리즈의 토대가 되었고 부조와 같은 회화를 탄생 시켰다. 다채로운 색채 사용이 다시금 나타나는 근작은 전광영이 화업 초창기부터 보여 온 색채에 대한 애정과, 평면에 공간감을 부여하고자 지속한 매체 탐구의 결과가 종합판이다. 전광영은 한국인 최초로 뉴욕 브루클린 뮤지엄과 모스크바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제 59회 베니스 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로 선정되어 화제의 전시로 주목받았다. 영국 박물관(British Museum), 홍콩 M+, 호주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중국 하우 아트 뮤지엄(How Art Museum) 등 세계적인 기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올해의 작가 2001-전광영'과 2022년 제 59회 베니스 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 '재창조된 시간들(Times Reimaged)'의 출품작도 공개해 그동안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그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망해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서 솟아오른 듯한 형상의 설치 작업 'Aggregation19-MA023'은 영상 작업 'Eternity of Existence'와 함께 배치되어 눈에 띈다. 가로 폭 11미터, 세로 폭 4미터의 벽을 가득 메운 거대한 나이아가라 폭포의 낙수는 압도적이다. 경이롭고 강렬한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아 두려움과 의아함을 증폭시킨다. 작가는 "태초의 생명을 연상시키는 형태의 설치 작품과 영상 작업을 마주보게 놓아 수만 년의 시간을 품은 자연과 인간이 대면한 상황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지구분화와 태초의 폭발 같은 흔적 속 긍정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최근 '집합'의 '치유 시리즈'를 전개하면서 기존 화면에서 표현하던 충돌의 상흔을 희망을 상징하는 밝은 요소와 나란히 배열해 위로와 울림이 가득한 공간을 선사한다. 전시는 2025년 2월2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4/12/04
박진아 '돌과 연기와 피아노'보다 집중한 건 '회화성'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멈춰있다. 결국 문제는 '집중'이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3일 개막한 박진아 개인전 '돌과 연기와 피아노' 전시는 '박진아의 회화성'에 집중하게 한다. 돌을 옮기고, 주방에서 연기를 내는 사람들과, 피아노를 만드는 사람들은 절대 의식하지 않는다. 바깥의 시선을. 오로지 자신의 일에 고정된 채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 화가 박진아(50)도 그렇게 살고 있다. 화가로서 회화의 물리적 진실에 근접하고 더 나아가 회화적 자율성을 획득하기 위해 부단히 실험해오고 있는 것.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런던 첼시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번 전시도 회화성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을 의뭉스럽게 풀어냈다. 박진아의 빛을 본 국제갤러리는 이번 전시에 전시장 2곳을 내줬다. K2(1, 2층)와 한옥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어쩌면 국제갤러리여서 빛이 나는 효과를 보인다. 지난 2021년 부산점에서의 개인전 이후 서울점에서 처음 열리는 전시다. 작가는 미술관 전시장, 레스토랑 키친, 피아노 공장 등을 방문, 카메라 렌즈를 통해 포착한 장면들을 유화 물감과 수채화 물감으로 화폭에 재구성한 신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모두 실내의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다. 각 장면은 전문성을 띠고 각자의 업무에 몰입해 있는 인물들을 구사한다. 전시 제목 ‘돌과 연기와 피아노’의 돌, 연기, 피아노는 각각 스쳐 지나기 쉬운 평범한 대상을 지칭하는 일반 명사들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방문하고 촬영해 작품 배경이 된 세 가지 장소, 즉 미술관 전시장, 레스토랑 키친, 피아노 공장을 순서대로 지칭하는 제유(提喩)적 표현이다. 드로잉과 회화, 구상회화와 추상회화, 사진과 회화 사이의 전통적인 경계선들을 허물고 약간은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내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이번 작품들은 '일상적 노동의 현장'의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스냅 사진을 통해 포착한 장면들을 결합하거나 빼서 조합한 화면은 사람들보다는 오렌지색 바닥이, 대범하게 화면을 가로지르는 직선 및 곡선들이 더욱 시선을 잡아 끈다. 캔버스 표면에 흘러내리는 유화 물감과 종이 위에 번지는 수채화 물감의 자국을 그대로 노출해 재료의 물질적 특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상상을 위한 여백을 제공한다. 국제갤러리 윤혜정 디렉터는 "오롯이 회화성을 탐구하는 치밀하고 의도적인 그리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 작품들은 ‘붙들린’ 현재 진행형의 스치듯 지나가는 순간들을 통해 회화성을 고찰하는 기회를 갖기를 권한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2025년 1월 26일까지. 관람은 무료.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