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여고생들의 옛 사진, 그림이 됐다…조덕현 '기억의 강' 개성 호수돈여고에서 찍은 오래된 흑백사진. 한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카메라를 바라본다. 그런데 사진이 아니다. 화가 조덕현이 캔버스에 연필과 콘테로 그린 그림이다. 한 장의 단체사진 속 인물마다 다른 표정과 시선, 옷차림까지 섬세하게 되살렸다. 잊힐 뻔한 여학생들의 얼굴이 수십 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양평 구하우스미술관(관장 구정순)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조덕현 개인전 '므네모시네: 기억의 강'을 14일 개막한다. 전시는 고미술 수장가 욱천 진호섭(1905~1951)의 사진첩에서 출발했다. 사진첩에는 진호섭의 아내 김영희가 호수돈여고에 다니던 시절의 모습과 가족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 개성에서 활동한 진호섭은 우리 문화재를 수집하고 지키려 했던 인물이다. 해방 전후 혼란 속에서 남쪽으로 옮기던 문화재를 소련군에 압수당했고, 6·25전쟁 중 이를 되찾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조덕현은 오래된 흑백사진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사진-드로잉'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역사에 가려진 익명의 개인들을 회화로 불러내며 기억과 시간의 의미를 탐구해 왔다. 전시 제목 '므네모시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기억의 여신이다. 작가는 사진 속 인물과 사물을 통해 사라진 시간을 현재로 소환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로 8m, 세로 3.8m의 대형 신작 '덧-Palimpsestus'도 처음 공개한다. 16개의 캔버스로 구성된 작품으로, 석고와 색채를 쌓고 균열을 내거나 일부를 벗겨낸 뒤 다시 색을 입혔다. 오래된 사진을 재현하던 작업에서 한발 나아가 기억이 어떻게 쌓이고 지워지며 다시 만들어지는지를 회화의 물질성과 제작 과정으로 보여준다. 11월 29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므네모시네' 연작 7점과 신작, 설치 작품 등 총 11점을 선보인다. 구하우스미술관은 구정순 관장이 평생 수집한 700여 점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설립한 사립미술관이다. 구 관장은 미술품 수집을 통해 자신만의 컬렉션을 구축하고 이를 대중과 공유해 온 컬렉터다. EBS 방송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해 미술품 수집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오는 21일 패션 퍼포먼스 '기억의 런웨이', 30일 이성낙 박사의 초상화 강연도 진행한다. 2026/10/14
고성공룡세계엑스포, 연휴 흥행 열기…유료관람객 8만7000명 202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 기간 관람객이 대거 몰린데 이어 그 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3일 고성문화관광재단(이사장 하학열 고성군수)에 따르면 개천절 연휴와 한글날 연휴 6일간 고성공룡엑스포장을 찾은 유료관람객은 모두 8만 7000여 명으로, 하루 평균 1만 50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휴 기간동안 고성공룡엑스포장 곳곳에 아이 손을 잡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종일 붐볐다. 연휴가 끝난 평일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고 행사 관계자는 전했다. 올해 엑스포의 흥행에는 온라인 입소문이 한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블로그 등 SNS에는 '아이와 가기 좋은 가을 여행지', ‘공룡엑스포 백배 즐기는 꿀팁’으로 엑스포를 소개하는 방문 후기가 잇따르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선정한 '로컬100'에 이름을 올리며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현장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콘텐츠는 '공룡 퍼레이드'로, 공룡들이 관람객 바로 곁을 지나는 퍼레이드 시간이면 행렬을 따라 아이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아이가 직접 붓으로 흙을 털어내며 공룡 뼈를 찾는 '야외 화석발굴 체험'도 연일 긴 줄이 늘어서고 있으며, 인기 캐릭터 '베베핀' 팝업스토어는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고성DMO의 '공룡나라 유니버스'도 엑스포 입장권만으로 추가 요금 없이 즐길 수 있어 주말과 공휴일마다 북적였다. 아이들이 공룡으로 변신하는 코스튬 체험과 고성의 개성을 담은 로컬 굿즈 판매 부스에는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관람 편의 개선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는 주차비를 받지 않아 입구 정체가 크게 줄었고, 주차장과 입구 곳곳에 설치한 QR코드로 현장에서 바로 입장권을 구매해 입장할 수 있어 "오기가 편하다"는 반응이 많다. 고성문화관광재단은 내달 1일 종료일까지 관람객 발길을 이어가기 위해 홍보와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성공룡엑스포 20주년을 기념해 엑스포와 동갑인 2006년생은 1만 원에 입장할 수 있다. 입장권 구매 금액에 따라 고성사랑상품권도 받을 수 있다. 김홍식 고성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연휴 기간 엑스포를 찾아주신 많은 관람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20년 전 부모님 손을 잡고 왔던 아이들이 이제 자녀와 함께 다시 찾는 모습에서 엑스포가 걸어온 시간의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2026/10/13
제주 서귀포 출신 한국화가 박성배 개인전 'MOVE' 제주의 바다와 폭포, 성산일출봉이 한국화로 펼쳐진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화가의 시선은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이치를 향한다. 제주 서귀포 출신 한국화가 박성배의 열 번째 개인전 'MOVE'가 14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열린다. 2026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전시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자연과 시간, 변화에 대한 작가의 오랜 탐구를 보여준다. 전시의 핵심 소재는 '물'이다. 낮은 곳으로 흐르고 주변 환경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물의 속성을 통해 자연의 본질과 인간의 삶을 들여다본다. '광치기 윤슬', '일출봉', '제주바다', '천제연' 등 제주 풍경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수묵과 채색을 활용해 자연의 움직임과 시간의 흔적을 표현했다. 박성배는 작가 노트에서 "산수화는 바라보는 그림이 아니라 읽는 그림"이라고 밝혔다. 풍경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기억과 시간을 읽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1999년 첫 개인전 이후 제주와 서울 등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전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주관한다. 관람은 무료. 2026/10/13
50년간 수묵 작업한 김대열…세종뮤지엄갤러리서 '무상지경' 짙은 먹이 번지고 흰 여백. 산인지 구름인지 분명하지 않은 형상들이 화면을 채운다. 무엇을 그렸는지보다 붓이 지나간 자리와 먹의 농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50년간 수묵 작업을 이어온 김대열 작가가 형상과 비형상의 경계를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세종대학교 대양AI센터 내에 위치한 세종뮤지엄 갤러리는 오는 28일부터 11월 11일까지 김대열 개인전 '무상지경(無象之境)'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최근작 30여 점과 이전 작품 40여 점 등 총 70여 점을 선보이는 화업 50년 회고전으로 마련됐다. 전시 제목 '무상지경'은 형상이 없는 경계를 뜻한다. 작가는 선종의 깨달음과 본성에 관한 탐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형상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무엇인가 감지되는 수묵의 세계를 구축해 왔다. 대표작 '좌간운기(坐看雲起)'는 당나라 시인 왕유의 시 '종남별업'에서 출발한다. 물길이 다한 곳에 이르러 앉아서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바라본다는 시구를 먹과 여백으로 풀어냈다. 작가가 사용하는 붓은 원통 지름이 10cm 안팎, 붓털 길이가 약 20cm에 달한다. 커다란 붓에 먹을 묻혀 빠르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농담과 번짐이 만들어지고, 형상이 있는 듯 없는 듯한 화면이 나타난다. 김대열은 대형 붓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단순한 행위적 표현이 아니라 직관적인 예술 감정과 선적 체험을 간결하게 드러내기에 적합한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수묵화에는 선종의 '불립문자(不立文字)'와 '직지인심(直指人心)' 사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깨달음과 마음의 본성을 시각적인 형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다. 1952년생인 김대열은 동국대학교 미술학부를 졸업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예술학 석사, 단국대학교에서 미술사 전공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국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작품 활동과 학술 연구를 병행해 논문 50여 편을 발표했으며, '선종사상과 시각예술' 등 학술서도 펴냈다. 2026/10/13
3800m 바닷속 타이타닉부터 에베레스트 정상까지…VR로 걷는다 바닷속 3800m에 잠든 타이타닉호의 갑판을 걷고, 해발 8849m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다. 100여 년 전 대서양에서 침몰한 여객선과 1953년 인류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정 현장을 가상현실(VR)로 만나는 특별한 여행이 시작된다. 머니투데이가 주최하는 VR 체험 전시 '타이타닉: 100년의 침묵을 깨우다'와 '에베레스트: 최초의 등정, 1953'이 오는 12월 18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갤러리에서 동시 개막한다. 두 전시는 프랑스 몰입형 콘텐츠 기업 에클립소(Eclipso)와 스튜디오 스몰 크리에이티브(Small Creative)가 제작했다. 관람객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실제 공간을 걸어 다니며 가상현실 속 역사적 장소를 탐험하는 위치 기반 엔터테인먼트(LBE) 방식이다. 의자에 앉아 영상을 감상하는 기존 VR과 달리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며 작품 속 공간을 경험한다. 바닷속에 가라앉은 타이타닉의 선체를 따라 걷거나 히말라야의 빙하와 절벽을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방식이다. '타이타닉: 100년의 침묵을 깨우다'는 1912년 4월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항해를 재현한다. 관람객은 수심 약 3800m에 가라앉은 타이타닉의 잔해를 탐험한 뒤 1912년의 배 위로 이동한다. 영국 사우샘프턴을 출발하던 날의 갑판과 화려한 객실, 북대서양의 밤하늘을 거쳐 빙산과 충돌한 운명의 순간까지 따라간다. 전시는 타이타닉의 기항지였던 프랑스 셰르부르의 해양박물관 '라 시테 드 라 메르'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제작진은 2년간 사진과 기록, 해저 탐사 자료를 대조해 배의 구조와 객실, 복도, 갑판 등을 재현했다. 관람객은 당시 배에 탑승했던 촬영기사 윌리엄 하벡의 시선을 따라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과 승객, 승무원들의 이야기도 만난다. 거대한 여객선의 침몰을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삶과 기억으로 풀어낸다. '에베레스트: 최초의 등정, 1953'은 1953년 5월 29일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역사적 순간을 다룬다. 관람객은 당시 영국 원정대의 일원이 돼 네팔의 거리와 사원을 지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한다. 빙하와 깊은 크레바스, 눈보라를 통과해 정상으로 향한다. 작품은 정상에 오른 두 사람뿐 아니라 짐을 나르고 길을 개척한 셰르파와 서로에게 생명을 맡겼던 원정대원들의 이야기를 함께 조명한다. 이 작품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몰입형 콘텐츠 경쟁 부문인 '베니스 이머시브'에 공식 선정됐다. 제작 과정에는 티베트 불교의 성산을 연구해 온 카티아 뷔페트리유 교수와 텐징 노르가이 전기를 번역한 산악 저널리스트 샤를 뷔페가 자문으로 참여했다. 에베레스트를 일곱 차례 등정한 셰르파 가이드의 경험도 반영했다. 에클립소 최고경영자(CEO) 앙투안 리외토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관객이 역사를 몸으로 겪게 된다. 숨이 가빠지는 감각과 함께 걷는 사람들의 힘을 직접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역사의 순간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기술에 대한 믿음으로 출항했지만 첫 항해에서 침몰한 타이타닉과 혹독한 자연환경을 견디며 정상에 오른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이야기가 대비된다. 가족과 친구가 함께 체험할 수도 있다. VR 공간에서 관람객은 아바타로 구현된 서로의 모습을 보며 같은 배의 갑판과 산의 능선을 걷는다. 각 전시장 입구에는 10~15분 동안 역사적 배경과 주요 인물을 살펴볼 수 있는 사전 전시 공간도 마련된다. 전시는 2027년 4월 11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는 전시별로 성인 3만원, 청소년·어린이 2만4000원이다. 오는 21일부터 카카오티켓에서 30% 할인된 얼리버드 티켓을 선착순 판매한다. 2026/10/13
개관 50주년 토탈미술관 특별전…'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 개관 50주년을 맞은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관장 노준의)이 오는 16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특별전 '한국미술 0년: 42개의 이야기'를 개최한다. 토탈미술관은 1976년 서울 동숭동에서 출발해 장흥을 거쳐 평창동에 자리 잡은 미술관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실험을 소개해왔으며, 미술뿐 아니라 음악과 건축, 디자인, 교육, 국제교류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이영철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 박서보, 이강소, 이승택, 김구림, 이건용, 차학경, 박이소, 김범, 성능경, 김윤신 등 60여 명(팀)이 참여한다. 전시는 1903년 하와이 이주부터 오늘에 이르는 한국미술 120여 년의 시간을 가로지른다. 그러나 작품을 제작 연도나 미술사적 계보에 따라 나열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시대와 맥락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8개 영역, 42개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전시 제목의 '0'은 역사의 부정이나 공백이 아니다. 기존의 척도와 질서를 내려놓고 새로운 관점에서 한국미술을 바라보자는 의미다. 전시 역시 한국미술에 대한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무엇을 다시 질문해야 하는지에 주목한다. 작품들은 42개의 '스토어프런트(Storefront)'로 구성돼 서로 다른 시대의 기억과 사건을 연결한다. 전시를 관통하는 또 다른 질문은 '난세 속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다. 식민지 경험과 전쟁, 분단, 이주, 산업화 등 한국 사회의 격변 속에서 예술가들이 현실을 인식하고 대응해온 방식을 살핀다. 개인의 슬픔을 넘어 시대의 상처를 기억하고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는 '애도'의 의미도 짚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객원큐레이터 제도와 토탈미술상, 토탈 아카데미 등 미술관의 50년 역사를 돌아보는 아카이브도 공개한다. 관람은 무료다. 참여 작가는 공성훈, 곽덕준, 곽인식, 금누리, 김구림, 김두진, 김범, 김보라, 김봉준, 김승연, 김양동, 김욱규, 김윤신, 김주영, 김효연, 남궁환, 듀킴, 루킴, 문서진, 박기일, 박서보, 박이소, 방앤리, 백남준, 서용선, 성능경, 성완경, 성찬경, 손상기, 송성진, 송호준, 슈아 아베, 신미경, 심정수, 야요, 얄루, 양아치, 오민, 오윤, 우보경, 유현미, 이강소, 이건용, 이경성, 이상현, 이순종, 이승택, 이용백, 이웅철, 이윰, 장지아, 제라르 라우지에, 주재환, 차학경, 최병수, 최성호, 필승, 홍명섭 등이다. 2026/10/13
프로레슬러 출신 사진가,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 대상 프로레슬러에서 사진가로 변신한 러시아의 다미르 파이줄린이 세계적인 사진상 '2026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LOBA)' 대상을 수상했다. 독일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는 올해 제46회 LOBA 대상 수상자로 다미르 파이줄린을 선정했다. 수상작 '자연을 보존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보존하는 것(Preserving Nature as Preserving Ourselves)'은 러시아 남부 북캅카스 다게스탄 산악 지역의 자연과 주민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 연작이다. 관광산업의 성장과 현대식 건축물의 유입으로 변화하는 지역의 풍경을 담았다. 오랜 생활 방식과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현실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돌아보게 한다. 1986년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파이줄린은 소련 붕괴 이후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이주했다. 33세까지 무술 선수이자 프로레슬러로 활동하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드미트리 마르코프의 워크숍을 계기로 사진을 시작했다. 2020년 여행자로 처음 다게스탄을 방문한 뒤 이듬해 현지로 이주해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LOBA는 그가 처음 참가한 국제 사진 공모전이다. 신인상은 미국 사진가 라일라 앤마리 스티븐스가 받았다. 수상작 '클레이턴 자매애 프로젝트(Clayton Sisterhood Project)'는 흑인 여성들의 가족과 공동체, 세대를 잇는 연대를 조명한다. 뉴욕 퀸즈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레이턴으로 이주한 두 자매와 네 명의 조카를 중심으로 새로운 가족의 형태와 소속감의 의미를 담았다. 올해 신설된 여성 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LOBA Women Grant'의 첫 수상자로는 이탈리아 사진가 발렌티나 시니스가 선정됐다.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무장 저항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의 삶을 기록하는 장기 프로젝트 '마지막 나비들(The Last Butterflies)'을 지원받는다. 결과물은 2027년 공개될 예정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4만 유로와 1만 유로 상당의 라이카 장비가 수여된다. 신인상과 여성 사진가 지원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1만 유로와 라이카 Q3 카메라가 제공된다. LOBA는 35㎜ 소형 카메라 '우르-라이카'를 개발한 오스카 바르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사진상이다. 올해 수상작은 독일 베츨라의 에른스트 라이츠 뮤지엄에서 전시되며, 이후 세계 각국의 라이카 갤러리와 사진 페스티벌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2026/10/13
전문가가 들려주는 백제 시기 장미산성 이야기 1600년 전 조성된 백제 장미산성의 발굴 현장과 전문가 강연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시민강좌가 마련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는 오는 15일과 내달 12일 시민강좌 '장미산성, 시간을 잇다'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특별 공개전 '1600년 전 백제의 시간이 깨어난다'와 연계한 강좌로, 장미산성의 시간을 보고, 읽고, 잇는 흐름으로 구성됐다. 오후 1시30분부터 발굴조사 담당자의 해설과 함께 전시를 관람한 후 전문가 강연이 이어지는 식이다. 홍성화 건국대 교수는 오는 15일 '장미산성, 1600년의 이야기를 읽다―기록과 기억으로 만나는 장미산성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내달 12일에는 김은경 세종문화유산재단 대중고고학 센터장이 '유적에서 일상으로, 장미산성을 잇다―장미산성과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강연한다.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 2026/10/13
희정당·대조전 내부 관람…'창덕궁 내전에 들다' 조선시대 창덕궁에서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공간이 잠시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30분에 심화 해설 프로그램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 창덕궁 내전에 들다'를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관람객은 조선 시대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이자 집무실로 사용된 희정당과 대조전 내부를 약 70분간 관람할 수 있다. 1917년에 불탄 후 1920년에 재건된 두 전각은 전통 건축 양식과 근대 문물이 어우러진 특징을 보인다. 2019년부터 두 전각의 복원 사업을 추진해 온 창덕궁관리소는 2022년부터 희정당 한시 개방을 해왔다. 대조전은 처음으로 함께 개방한다. 내부 관람은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회차당 24명까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추첨제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는 16일 오전 10시까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2026/10/13
100세 화가 신금례 '상수전'…이대 후배들이 마련했다 올해 100세를 맞은 서양화가 신금례의 기념전이 열린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동창회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이화여대 ECC 대산갤러리 전관에서 '신금례 상수전'을 개최한다. “그림을 그렸어. 그냥. 그때서부터 신나게 하구 그랬을 따름이지.” 신금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미술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했다. “망설임 없이 미술과로 택한 거지. 꿈이 그거였으니깐.” 그는 한국 대학 미술교육의 첫 세대에 속하는 여성 화가다. 1945년 국내 대학에 처음 개설된 이화여대 미술학과에 입학해 1949년 졸업했다. 신금례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피난지 부산에서 스승이자 화가인 남관과 결혼했다. 피난 생활로 어려움을 겪던 남관을 찾아가 도와주던 인연이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다. 전쟁 중이었지만 결혼식은 성대했다.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로 꼽히는 고희동이 주례를 맡았고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두 사람을 축하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남관은 일본에서 미술 전시를 보고 돌아온 뒤 서울 미도파화랑에서 도불전을 열고 프랑스로 떠났다. 이후 귀국하지 않았고, 파리에서 시인 김광섭의 딸이자 소설가인 김진옥과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신금례에게는 아들 남윤을 키우고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 남았다. 당시 홍익공업전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가정을 돌보는 와중에도 붓을 놓지 않았다. 여성 미술가들의 활동 기반을 넓히는 데도 힘썼다. 녹미회에서 활동하고 여류화가회 회장을 지냈으며, 여성 최초로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에 선출됐다. 신금례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면서도 단순한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색채와 질감을 통해 내면의 정서를 표현했다. 조은정 미술평론가는 신금례의 작품에 대해 "단단한 구상에서 시작하여 내적 상태를 작품에 투사하는 훈련과 자기수양으로서의 제작태도"가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추상과 구상의 어느 한쪽에도 머무르지 않고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한 그의 작업을 두고 "장하다"고 했다. 조 평론가는 신금례가 '규수화가'에서 '여류화가'로, 다시 '여성화가'에서 '화가'에 이르는 길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한 사람의 화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신금례가 살아낸 100년은 한국 여성미술사의 변화와도 겹쳐진다. 이번 전시는 이화여대 서양화과 동창회 회장들이 기금을 마련하고 후배들이 전시 운영에 참여해 성사됐다. 한국 대학 미술교육의 첫 세대를 기리는 자리이자, 한 세기를 살아낸 화가에게 후배들이 보내는 헌사다.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