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박태준기념관서 청암의 소장품 만나다 부산 기장군은 오는 16일부터 장안읍 박태준기념관에서 소장품전 '휘호(揮毫), 붓 끝에 마음을 그리다'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청암(靑巖)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휘호(揮毫)와 함께 액자 서예품, 습자 서예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군은 오는 20일 동의대 중어중국학과 강경구 명예교수의 특별강연회 '청암선생의 글씨와 생각들'도 개최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박태준기념관에 문의하면 된다. 군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청암이 남긴 서예품을 통해 흔들림 없이 굳건한 마음가짐과 신념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태준기념관은 한국경제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생가 옆에 군이 건립을 추진해 2021년 12월 개관했다. 2024/04/14
관람부터 체험까지…'아트 파크' 롯데월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봄을 맞이해 감성 가득한 신규 콘텐츠를 대거 내놓는다. 고객의 높아진 문화·예술 욕구를 감안한 것이 특징이다. ◇'루프탑 갤러리' 운영 4층에 '루프탑 갤러리'가 최근 오픈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상상력이 가장 높은 곳'이라는 콘셉트로 조성됐다. 갤러리빈치와 협업해 신진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예술 작품과 아트 굿즈를 내년 3월31일까지 전시한다. 어드벤처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현재 '셔니 아일랜드' 전시가 열린다. '셔니'는 동그랗고 포근한 모습의 캐릭터다.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의 곁을 지켜준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 셔니를 담은 작품들이 포진한다. 관람객이 셔니와 친구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된다. 'My name is pozi'(마이 네임 이즈 포지) 전시도 진행한다. 이 공간에선 '캐리커처 유료 체험'이 마련된다. 관람객이 자기 이름이나 좋아하는 단어와 함께 자신의 특징을 작성하면 포지 작가가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준다. 유명한 대중 문화 이미지에 사랑의 감정을 담아 팝아트 스타일로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하는 조니보이 작가의 작품들도 전시 중이다. ◇국가유산체험센터 3층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은 무형유산 전승자와 전승 생태계를 지원하는 와이비에스에듀 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국가유산체험센터'를 선보였다. 역사적인 유적과 유물을 재현해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알려온 박물관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경험을 소비하고자 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로 전통문화를 즐겁고 쉽게 알리고자 센터를 기획했다. 센터는 한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 공간이자 전통 의식주 문화를 체득할 수 있게 하는 문화센터다. 매주 수~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봄 시즌엔 현대 가구와 국가무형유산 소목장들이 제작한 상품들이 자리한 '한옥 쇼룸', 작은 한옥에서 전통 다과를 즐기는 '소반 찻방'들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현대 문화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모습들을 통해 전통문화를 더욱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기회다. '시즌 맞춤형 전통&퓨전 공연' '무형 유산 전승자와 함께하는 원데이 클래스 '한복 체험' 등도 운영한다. ◇ ‘윤협 : 녹턴시티’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내 국내 최고 높이 전망대 서울스카이(117~123층)는 오픈 7주년을 맞이해 롯데뮤지엄 특별전 '윤협 : 녹턴시티'와 연계해 30일까지 할인 프로모션을 펼친다. 5월26일까지 거행하는 이 전시에선 서울스카이(해발 555m)에서 내려다 본 도심 저녁 풍경을 점과 선으로 표현한 작품 '서울 시티'를 감상할 수 있다. 롯데뮤지엄에서 전시를 보고 난 뒤, 실제 도심 야경을 보려는 관람객에게 서울스카이 30%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 역으로 서울스카이에 오른 다음에도 같은 할인 혜택을 적용받아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SRT 할인 프로모션 롯데월드는 고속철도 SRT와 제휴해 15일부터 5월31일까지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비롯해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월드아쿠아리움, 서울스카이,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등 4개 사업장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SRT 이용객 본인과 동반 1인까지 최대 40% 할인한다. 자세한 내용은 롯데월드 공식 홈페이지, SRT 홈페이지 참조. 2024/04/13
군산대 김정숙 교수, 개인전 연다…미니멀리즘 작품 선봬 국립군산대학교 미술학과 김정숙 교수가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 전시회는 전북 도립미술관의 서울분관 개관을 기념하여 기획된 오프닝 전으로, 갯벌, 숯, 한지 등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미니멀리즘 풍의 신작 60여 점을 대작 위주로 선보인다. 작품전의 주제는 '숨'으로, 블랙과 화이트를 기조로 한 전시작들이 부제로 선택한 '가득, 고요, 넓다, 깊다'의 의미망을 심미적으로 함축하고 있고, 작가의 확장된 세계관을 다층적으로 보여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김 교수는 "갯벌은 수많은 세월과 생명의 숨들이 서사로 남겨진 곳으로, 파도가 못다한 바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숨터"라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각에서 인생의 여러 층들을 켜켜이 화폭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2024/04/13
2024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김영창·박민우 등 7인 작품 전시 2024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DAC EP 2024 NEW STREAM)이 오는 26일부터 5월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에 선정된 7명의 작가는 김영창, 박민우, 엄장훈, 우동윤, 오수정, 이하늘, 최근희 등이다. 이들은 익숙한 대상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그 순간을 담는다. 그리고 예리한 관찰과 창의적인 해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내년이면 대구사진비엔날레가 10회를 맞이하게 된다”며 “2025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전년도에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이 신진 작가를 발견하고 지지하며 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보다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04/13
가장 늦었지만 가장 아름다운, 환상의 정원 [이한빛의 미술관 정원]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National Gallery of Art)을 관람하다 보면, 잠깐의 쉼이 간절해진다. 그런 관객들이 자연스레 찾는 곳은 바로 조각 정원이다. 가장 나중에 지어진 정원은 구불구불한 산책로가 깔린 작은 공원이다.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작품이 나타난다. 허쉬혼 미술관과 마주보며, 거대한 원형의 분수가 있는 이곳은 관람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일지도 모르겠다. 더운 여름엔 시원하게 쏟아지는 분수의 포말이 겨울엔 스케이트장으로 변해 끊임없이 사람들을 초대한다. 작은 카페에서 즐기는 카페인 충전과 과한 단맛이 인상적인 ‘미국식’ 당 충전도 빼놓을 수 없다. 정원 계획은 1964년 처음 가시화했다. 컨스티튜션 7~9번 애비뉴 사이에 국립 조각 정원을 만들자는 대통령 자문회의의 제안에 따라, 미술관 이사회와 국립공원이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1966년엔 스미스소니언 재단, 내셔널 갤러리, 국립공원 등 3자가 현재 부지에 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원안대로였다면 허쉬혼 미술관과 내셔널 갤러리 사이에 긴 조각공원이 잔디 광장을 가로질러 놓이며 그 너머로 의사당이 보이는 구조였을 텐데, 반대 여론에 밀려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마무리 됐다. 1974년엔 원형 분수가 완공되는데, 같은 해에 원통 모양의 허쉬혼 미술관도 개관한다. 초기 계획이 1960년대에 시작했던 만큼, 조각 정원의 레이아웃은 수차례 바뀌었다. 방향은 관람 편의 강화. 분수대 지름이 약 10피트 줄어들어 보행로를 확보했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조경이 더해졌다. 또 설치될 작품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언제든 변경이 가능하도록 유동성을 확보했다. 정원에는 21개 소장품과 1개의 장기 대여작까지 총 22점의 작품이 있다. 1999년 오픈 때 다수가 설치됐고, 이후 컬렉션이 추가됐다. 솔르윗의 ‘네변의 피라미드’(Four-sided Pyramid)는 정원에 자리 잡은 초기 멤버중 하나다. 대표적인 개념미술작가로 꼽히는 솔르윗의 작품답게, 똑같은 모듈이 반복되며 기하학적 구조로 쌓인 조형물이다. 뉴욕 고층 빌딩의 특징이 담긴 이 작품은 고대 아시리아나 바빌로니아 사원의 지구라트 형태처럼도 보인다. 서울 청계천들머리에 놓인 클라에스 올덴버그의 작품도 있다. 아내인 코샤 밴 부릉겐과 함께 만든, 거대한 타자기 지우개다. 작가가 어린 시절 가장 가지고 놀기 좋아했던 사무용품이다. 올덴버그는 공공기념물이 역사적 인물이나 중요한 사건을 기념해야한다는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한 때는 중요하게 사용했으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사소한’ 용품이 그 어떤 웅장한 기념비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지 관객으로 그 앞에 서 본 우리는 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집1’(House1)은 마치 그의 그림에서 튀어 나온 듯 똑 닮았다. 걸어가면서 집을 보면 착시현상이 일어나는데, 집이 돌출됐다 푹 꺼졌다 하면서 마치 관객이 팝 아트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주말이면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까르르 웃는 어린이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작가가 바랐던 것은 이런 웃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 ‘천국의 계단’이라는 별명이 있는 루카스 사마라스의 ‘의자 변형 20번 B’(Chair Transformation Number 20B), 무서우면서도 연약한 지독한 모성애를 상징하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비교적 최근인 2012년 정원에 합류한 로버트 인디애나의 ‘AMOR’도 눈길을 끈다. 유일한 대여작은 알렉산더 칼더의 ‘붉은 말’(Cheval Rouge)이다. 1974년 작으로, 칼더 재단소유다. 색이 붉은 색이라서 그런지 우아하면서도 강한 서러브래드종이 연상된다. 몰리 도노반 수석 내셔널 갤러리 수석 큐레이터는 조각 정원이 개관 한지 석달 뒤인 1999년 6월 미술관을 찾은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 ‘환상의 정원’(Garden of Illusions)에서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정원도 그렇다. 조각 정원의 개관으로 내셔널 갤러리는 현재 매디슨 애비뉴부터 9번가와 3번가까지 확장했다. 랑팡이 1791년 심은 디자인의 씨앗이 20세기에 발화하고 99년에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다음 주 3편이 이어집니다.) [email protected] 2024/04/13
"사색, 숨을 고르다"…'찾아가는 도립미술관' 두번째 전시 경남도립미술관은 '2024 지역 작가와 함께 찾아가는 도립미술관' 두번째 전시를 19일 창녕문화예술회관에서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예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연례 순회전이다. 두번째 전시는 '사색, 숨을 고르다'를 주제로 새로운 시각을 담아낸 회화, 판화 등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16점과 창녕 우포늪을 촬영한 정봉채 사진작가의 신작 2점을 선보인다. 미술에서 사색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작가가 경험한 심상 세계에 대한 표현이자 기록을 의미한다. 작가의 시선과 태도, 사용하는 재료와 표현 기법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와 장르의 작품이 탄생한다. 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별 사색에 대한 다채로운 접근법을 소개한다. 관람객은 전시작품을 통해 자기 내면을 마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창녕 출신의 한국현대미술 1세대 추상화가 하인두 작가(1930~1989년)의 '만다라' 연작이 출품돼 주목된다. 하 작가는 경남을 넘어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한다. 1960년 중반부터 기하학적 색면추상화를 선보였다. 옵티컬아트의 경향을 띠었다. 이는 이후 등장하는 만다라 시리즈가 서양 추상화의 옵티컬아트를 동양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의 대표 작품 중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인 '만다라(1979·1986년)'는 부처가 경험한 것과 우주의 깨달음, 그리고 진리를 불교적 추상회화로 담아낸 작품이다. 또 창녕과 연고가 있는 두 작가가 이번 전시에 함께한다. 창녕 출신 서예가 윤효석(1958~)의 '사색공부'는 작가의 사색 과정을 기록한 작품이다. 동양 서체의 문자 형상을 알루미늄이라는 현대 공업 재료를 활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현대 서예를 실험한 작품이다. 24년간 창녕에 살면서 우포늪을 카메라에 담으며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사진작가 정봉채(1957~)의 올해 신작 사진 '자화상', '촛불'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통 동양화를 개성적으로 탐구한 창녕 출신 풍곡 성재휴의 '산수', 정복수의 '인생의 일기', 손성일의 '일기 1511' 등 사색을 직·간접적으로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창녕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일 '사색, 숨을 고르다' 전시는 이달 19일부터 5월16일까지 24일간 진행된다. '2024 지역 작가와 함께 찾아가는 도립미술관' 세번째 전시는 밀양시 밀양시립박물관에서 7월9일 열린다 2024/04/12
경기도미술관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념전 '우리가, 바다' 개막 "경기도미술관은 안산의 지역공동체로서 예술을 통해 공동체의 의미를 질문하고, 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10주기를 추념하며 재난의 상흔에 공감과 위로를 건네고자 합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의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념전 '우리가, 바다'가 12일 개막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동시에, 재난에 대한 사회적 상생의 방향을 예술을 통해 모색하기 위한 전시다. 안산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은 참사 당시 합동분향소가 있던 화랑유원지에 위치해 있으며, 희생자가 발생한 단원고등학교를 마주하고 있다. 세월호참사로 슬픔과 고통을 내포한 '바다'는 참사 이전과 같은 바다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생명과 순환을 상징하는 의미를 소환해 사회적 재난을 비춰보는 뜻에서 전시 제목을 '우리가, 바다'로 정했다. '우리가, 바다'는 '기억', '위로', '바람'의 뜻을 담은 3가지 '바다'로 구성됐다. 먼저 '우리가, 바로보다'는 세월호참사를 모티브로 제작한 작품 또는 개인의 경험에 비롯됐으나 그날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우리가, 바라보다'에서는 희생자와 유가족 뿐 아니라 참사를 바라보며 사회구성원 모두가 겪었을 아픔에 대해 예술로서 위로를 전한다. '우리가, 바라다'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 공동체의 의미, 생명의 가치, 실제 재난에 대비해야 하는 자세 등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다루는 작품을 한 데 모았다. 전시에는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사운드, 사진, 퍼포먼스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17인(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권용래, 김명희, 김윤수, 김준, 김지영, 무진형제, 리슨투더시티, 송주원, 안규철, 윤동천, 오로민경, 이우성, 이정배, 이진주, 전원길, 홍순명, 황예지 등 작가들은 다양한 매체와 주제의 예술로 공통의 아픔을 기억하고 위로하면서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1층에서 자리한 윤동천 작가의 '노란방'은 노란색으로 칠해진 공간에 세월호를 상징하는 리본 조형물과 함께 말방울 소리가 울려펴지는 작품이다. 미술관에서 울려퍼지는 말방울 소리는 찾고 싶은 누군가를 혹은 잊혀가던 존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2층 전시는 사회적 재난이 드러내는 구조적 문제에 주목하는 작업을 이어온 김지영 작가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바람'은 진도 팽목항에 부는 바람 속도를 BPM으로 변환해 북소리를 표현한 작업이다. 함께 전시된 '파랑 연작'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등 과거 32개의 재난을 신문 보도 사진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안무가 송주원의 '내 이름을 불러줘'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댄스필름으로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몸짓으로 하나하나 새기며 추모의 마음을 담았다. 송주원 안무가는 세월호 참사 1주기부터 매년 희생자의 이름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추모와 애도를 해왔다. 황예지 작가는 세월호 참사로 은사님을 떠나보냈던 작가 개인의 서사를 바탕으로 수집과 기록을 하고, 이를 사진과 글 형태로 시각화했다. 그의 작품 '안개가 걷히면'은 애도의 마음으로 찾았던 팽목항, 목포신항, 단원고등학교, 화랑유원지 등의 사진과 세월호 참사 보도사진 기자와의 인터뷰를 담아냈다. 3000명의 관객참여로 완성되는 안규철 작가의 '내 마음의 수평선'은 수천 명의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속삭임이 모여 바다를 이루는 그림이다. 누구나 창작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작은 조각 속에 담긴 관객의 마음이 윤슬의 빛이 되고, 각자가 그린 수평선이 담긴 바다가 된다. 안규철 작가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길래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던 사건이지만, 세월호가 남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아직도 못 받았다. 전시에 참여한 관객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동안 우린 뭘 했고, 우리사회는 어떻게 변했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질문을 품었으면 좋겠다. 기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억한다면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를 준비한 조민화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재난을 기억하고, 예술로 반복되는 재난에 대한 위로를 전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공동체로서 미술관이 해야 할 일과 슬픔, 고통을 나누는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중이 문제의식을 갖고 질문을 던졌으면 한다. 실제 재난에 대비해 우리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7월14일까지 이어지며,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미술관 공식 누리집(https://gmoma.ggcf.kr)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한편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 협력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에서는 '4·16공방'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제작한 공예작품과 영상 2점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또 폐막일인 7월14일에는 퍼포먼스 작가 오로민경이 김선기 작가와 함께 자연으로부터 찾은 소리를 통해 공동의 위로와 기억을 잇는 사운드 퍼포먼스 '기억 위로 얻은 소리들'을 선보인다. 그 밖에 ▲김지영 작가의 '작가와의 대화'(4월27일) ▲이우성 작가와 함께하는 '드로잉 워크숍'(5월17일) ▲황예지 작가의 청년 대상 '포토에세이 워크숍' ▲리슨투더시티가 실제 재난 상황을 대비한 장애-비장애인 통합 재난 대비 워크숍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 등이 마련됐다. 2024/04/12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 뽑는다…"전시·기획총괄" 전남도가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기획을 총괄할 총감독 공개모집에 나섰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가 주최하고 전남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전통문화예술을 부흥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남도문예 르네상스'의 선도사업이다. 수묵의 대중화·세계화를 꾀하고 수묵 중심지로서 위상을 높이는 한편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세차례 추진됐다. 총감독 응모 자격은 비엔날레 취지와 수묵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국내·외 예술행사 총괄경력이 풍부한 사람이다. 국제적 수묵행사로 자리매김토록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전시·예술경영계 전문가다. 응모 희망자는 전남도, 전남문화재단,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누리집의 공고문을 참고해 신청서, 전시계획서 등 준비서류를 5월1일까지 이메일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사무국은 공정하고 투명한 총감독 선임을 위해 예술계와 전시·기획, 학계 등 다양한 외부 전문가로 선임위원회를 구성, 1차 서류심사와 2차 발표·면접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선임위가 전문성과 역량, 실행 계획, 창의성·차별성 등을 종합평가한 후 이사회에서 최종 선발한다. 총감독은 내년 11월(행사 폐막 후 1개월)까지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행사 주제와 기본계획, 전시 기획, 국내·외 미술단체와 수묵작가 섭외, 행사 마스터플랜 수립과 전시·연출 등을 총괄하게 된다. 김형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장은 "전시·기획 능력과 전문성을 겸비하고 국제적 감각을 고루 갖춘 유능한 전문가가 많이 응모하길 바란다"며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남도문예 르네상스를 선도할 국제적 행사로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내년 9월부터 10월까지 두달간 목포와 진도 등 전남 일원에서 수묵작품 전시와 프로그램 운영, 학술심포지엄, 국제레지던시 등 다양하게 펼쳐진다. 2024/04/12
친구 아들 손에 닿은 슬픈 이중섭…'시인 구상의 가족' 70년 만에 경매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이 70년 만에 경매에 출품 됐다. 1955년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준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를 통해 소개된 적 있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24일 오후 4시 여는 4월 경매에 이중섭의 1955년 작품 '시인 구상의 가족'을 출품한다"며 "시작가는 14억 원이 매겨졌다"고 12일 밝혔다. 4월 경매 도록 표지로도 장식한 이 작품은 슬픈 사연이 깃들어 있다. 1955년, 이중섭은 서울의 미도파화랑(1955.1.18-27)과 대구의 미국공보원(1955.4.11-16)에서 연 개인전이 흥행하자 한국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과 재회를 꿈꾸었다. 그러나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신문의 호평과 절반 이상의 작품 판매가 이뤄지며 성공적인 전시로 보였지만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작품 판매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일본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없게 됐다. 희망이 좌절된 이 때 이중섭은 오랜 친구인 구상의 왜관 집에 머물러 있었다. 구상이 아들과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자 자신의 아들이 생각났다. 약속한 자전거를 사주지 못한 부러움과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그 행복한 가족의 현장에 있던 자신의 모습을 화면 우측에 덩그러니 그려 넣었다. 시인 구상에 의하면 자신이 아이들에게 세발자전거를 사다 주던 날의 모습을 이중섭이 스케치하여 “가족사진”이라며 준 것이라 한다. 케이옥션에 따르면 이 작품 속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화면 왼쪽 끝에서 구상의 가족을 등지고 돌아선 여자아이로, 이소녀는 구상의 집에서 의붓자식처럼 잠시 머물던 소설가 최태응의 딸로 이중섭은 소녀와 동병상련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특징은 이중섭의 손이 원근법을 무시하고 구상 아들의 손과 닿아 있는 것이다. 이중섭의 다른 작품에서도 길게 늘어난 팔이 가족, 동물, 타인들과 연결되는데, 이는 그만의 고유한 기법으로 현실을 잊고 싶은 이중섭 마음 속 이상 세계인 듯하다. 수없이 연필로 그은 선위에 유화물감으로 칠한 필력에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새겨있다. 한편 케이옥션은 4월 경매에 이중섭 작품을 비롯해 김환기 뉴욕 시대 점화 작품(시작가 35억 원)등 총 130점 약 148억치를 선보인다. 이번 경매에는 앙리 마티스의 아티스트북이 국내 경매에 최초로 출품되어 주목받고 있다. 추정가 9억5000만~12억 원에 나온 이 책은 20점이 완전한 세트로 출품되는 일이 드물어 희소성이 높다는 평가다. 2024/04/12
김종영미술관 '어떤 변화'…노순천·마이큐·임정주·정진서·최지목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그간 진행해오던 전시 성격과 조금 다른 단체전을 선보인다. 오는 6월16일까지 펼치는 특별기획전 '어떤 변화: Metamorphosis'는 미술관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기질로부터 발현된 각자의 존재 방식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전시다. 전시에 참여한 다섯 작가들은 70년대 후반~80년대 생으로 정제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자라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는 문화 세대다. 방송인 김나영의 연인으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이자 화가인 ▲마이큐, 선드로잉을 하는 ▲노순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임정주, 평면이지만 조각 작업을 하는 ▲정진서,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를 펼치는 ▲최지목 작가가 참여했다. '현대미술 신'에 이제 막 도약하기 시작한 작가들의 순수한 작품으로 공통점이 있다. 미술 이외에 다양한 분야를 먼저 경험했지만 김종영 조각가를 존경하며 그의 추상의 결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이기도 하다. 한국추상조각의 선구자 김종영(1915~1982)는 조각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예술의 시작은 ‘서예’ 였다. 그렇기에 그의 조각에는 서예적 미감과 한학적 사고가 잘 녹아있다. 이처럼 현대의 작가들도 어떻게 미술을 시작하게 되었는가에 따라 내재된 예술적 원천이 작업 방식의 뿌리가 되고 있다. 회화, 조각, 공예 등등 각자 자신만의 주 장르를 다루고 있는 이번 전시는 과연 작가들의 독특한 개성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탐구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회화의 평면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조각적 방식을 사용해 제작된 조각 작품이고, 기능적인 공예의 관점에서 시작했지만 비실용적 예술의 장르로 보여지는 것 또, 주제에 따라 재료나 기법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음악과 미술, 드로잉과 입체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작업들이다. 김종영미술관은 "개성의 탄생은 새로움을 낳고 새로움은 예술에 신선한 담론을 생성한다"면서 "전시를 통해 이 의미 있는 변화의 물결을 수용한 각 아티스트들이 어떤 모습으로 작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지 확인해 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202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