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한미김포 개관…‘포토숍 예시자’ 제리 율스만 암실 조성 ‘포토숍의 예시자’로 불리는 미국 사진가 제리 율스만(1934~2022)의 작품과 작업실, 암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공간이 경기도 김포에 문을 열었다. 뮤지엄한미는 김포시 통진읍에 ‘뮤지엄한미김포 제리 율스만 기념관’을 지난 9월 11일 개관했다. 율스만의 작품뿐 아니라 미국 플로리다 게인즈빌에서 사용했던 장비와 작업 도구, 아카이브를 옮겨와 그의 창작 공간을 재현했다. 율스만은 디지털 기술이 등장하기 전 여러 장의 네거티브 필름을 한 장의 인화지에 차례로 인화하는 ‘조합인화’ 기법을 발전시킨 미국 사진가다. 서로 다른 이미지를 겹치고 필요한 부분을 골라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방식은 오늘날 포토숍의 레이어와 마스킹을 연상시켜 ‘포토숍의 예시자’, ‘디지털 이미지 시대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가 만든 사진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풍경이 펼쳐진다. 현실에서 촬영한 이미지들을 재료 삼아 인간과 자연, 현실과 환상을 뒤섞었다. 율스만은 이질적인 이미지가 만날 때 생기는 효과를 ‘심리적 불협화음’이라고 불렀다. 이번 기념관의 핵심은 그의 작업실과 암실이다. 뮤지엄한미는 지난해 6월 게인즈빌의 스튜디오와 암실을 조사한 뒤 약 7개월에 걸쳐 자료를 분류하고 포장해 올해 1월 한국으로 옮겼다. 율스만이 사용하거나 수집했던 소품과 작업 재료 등 1000여 점을 유족에게 기증받았다. 현재 뮤지엄한미가 소장한 율스만 작품도 300여 점에 이른다. 특히 율스만의 암실에 있던 확대기 7대를 모두 한국으로 옮겼으며 이 가운데 6대를 재현 암실에 설치했다. 스튜디오는 메인 스튜디오와 오피스, 홀웨이, 콘택트 시트 룸을 거쳐 다크룸으로 이어진다. 사진 재료와 카메라, 책과 업무자료, 네거티브와 콘택트 시트 등을 통해 사진 한 장이 구상되고 완성되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다. 율스만은 암실을 “발견과 관찰, 명상을 위한 시각적 연구실”이라고 표현했다. 여러 대의 확대기를 오가며 수많은 실험과 수정을 반복해 현실에는 없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기념관에서는 율스만의 작품 20여 점과 조합인화 과정을 보여주는 콘택트 시트 등 아카이브도 함께 선보인다. 뮤지엄한미와 율스만의 인연은 2007년 전시 ‘Maggie and Jerry’에서 시작됐다. 이후 작가와 교류해온 미술관은 그의 예술적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기념관을 조성했다. 삼청과 김포를 잇는 ‘뮤지엄한미김포 데이 투어’도 운영한다. 재현 암실에서는 율스만의 조합인화 방식을 직접 보여주는 시연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6/10/03
삶은 마침표가 없다…‘전기톱 할머니 조각가’ 김윤신[박현주 아트에세이 ㉟] 톱질의 흔적이 선명하다. 껍질은 벗겨지고 몸은 갈라졌다. 그런데 쓰러지지 않는다. 잘린 나무들이 다시 만난다. 서로 기대고, 맞물리고, 다시 선다. 잘린 흔적을 없애지 않는다. 오히려 그 흔적을 가진 채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전기톱 할머니 조각가’ 김윤신의 작품이다. 그는 나무를 오래 바라본다. 결을 보고, 냄새를 맡고, 단단함을 살핀다. 나무마다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전기톱을 든다. 자르고, 나누고, 다시 합친다.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두 개가 만나 하나가 되고, 다시 나뉘어 또 다른 것이 된다. 김윤신이 반세기 넘게 붙들어온 조각의 원리다. 그의 삶도 닮았다. 마흔아홉에 익숙한 자리를 떠났다. 아르헨티나로 갔다. 40년을 그곳에서 살았다. 돌아올 생각도 없었다. “한국에 돌아올 계획은 없었어요. 아르헨티나에 멋진 공동묘지에 한 자리 예약도 해두었는데….” 죽을 자리까지 마련했다. 그런데 삶은 다시 움직였다. 2023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계기로 잊혀 있던 이름이 다시 불려 나왔다. 그리고 88세의 조각가는 4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제 지구 전부가 저의 전시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힘이 닿는 데까지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 그는 또 작업했다. 나무를 자르고, 돌을 쪼개고, 색을 칠했다. 3년 전에도, 올해에도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답은 같았다. “그냥 계속 작업하는 겁니다.” 김윤신은 그렇게 70년을 움직였다. 2024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됐다. 최근 그의 삶이 영화가 됐다. 임선애 감독의 다큐멘터리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 미술관에 박제된 과거의 작가가 아니라 지금도 일하는 현재진행형의 작가라는 뜻이다. 예술은 무엇일까. “끝이 없어요. 끝이 없고 완성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예술이 아닐까 생각해요.” 매일 아침과 저녁이 반복되듯 삶도 예술도 시작과 끝을 나누기 어렵다고 했다. “그냥 삶이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이죠.” 올해로 91세인 그는 내일도 작업할 것이다. 나무를 자르고, 그림을 그리고,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 것이다. 삶은 마침표가 없다. 2026/10/03
50년 전 권영우·박서보·서승원·이동엽·허황…‘백색, 가장 가까운 흰색’ 한국미술에서 ‘흰색’은 무엇이었을까. 백의민족의 색이었을까. 한국적 미감의 상징이었을까. 아니면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달리 만들어진 색이었을까.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오는 7일부터 여는 ‘백색, 가장 가까운 흰색’은 한국 현대미술을 설명해온 ‘백색’을 다시 들여다보는 전시다. 1975년 일본 도쿄화랑에서 열린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 흰색’을 도착점으로 삼고 190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백색 담론이 만들어진 과정을 거꾸로 추적한다. 50여 년 전 도쿄화랑 전시에는 권영우, 박서보, 서승원, 이동엽, 허황이 참여했다. 서로 다른 작업을 하던 한국 작가들을 ‘흰색(Hinsek)’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어 일본에 소개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당시의 백색을 하나의 한국적 미학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신화와 민속학, 일제강점기 조선 미론, 1960년대 민족주의 담론과 이후의 비판·재해석까지 서로 다른 역사와 시선이 ‘한국의 흰색’을 만들어온 과정을 살핀다. 전시에는 다섯 작가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비롯해 야나기 무네요시, 최남선, 윤희순, 최순우, 이일 등 백색 논의와 관련된 인물 15명의 자료가 나온다. 이동엽과 허황의 미공개 작품, 서승원과 허황의 인터뷰 영상도 공개한다. 눈길을 끄는 자료는 1975년 미술평론가 이일이 쓴 '백색은 생각한다'의 일본어 원고다. 이우환이 직접 일본어로 번역한 것으로, 그가 이일에게 남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첨언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승중 학예사는 “백색에 대한 과거의 기록을 살피고, 이에 대한 기억을 오늘날 다시 되짚어보는 것으로 이면을 탐색하는 전시”라고 밝혔다. 전시는 12월31일까지. 2026/10/02
앤트로픽 AI 연구진 서울 온다…퐁피두센터 한화서 ‘해석가능성’ 논의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의 연구진이 서울에서 AI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한화문화재단과 앤트로픽은 오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국제 연구 교류 프로그램 ‘Anthropic Research Salon Seoul 2026’을 공동 개최한다. 이번 행사의 화두는 앤트로픽의 주요 AI 연구 분야인 ‘해석가능성(Interpretability)’이다. 복잡한 AI 시스템 내부에서 어떤 작동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는지, 나아가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AI 연구와 철학, 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앤트로픽 해석가능성 연구팀의 Emmanuel Ameisen과 Christina Lu가 참여하고 Jake Eaton이 모더레이터를 맡는다. 국내에서는 이석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가 함께한다. 연구진은 패널 토론에서 AI 모델 내부에서 발견되고 있는 연구 결과와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을 소개한다. 이어 AI 시스템의 내부를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를 놓고 철학·과학기술학 연구자들과 토론한다. 토론 이후에는 ‘Hanwha × Anthropic Art Commission 2026’ 특별 프리뷰가 열린다. 퐁피두센터 한화에 마련된 커미션 작품과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행사는 오후 6시30분부터 11시까지 진행되며 한국어 통역이 제공된다. 2026/10/02
김윤신·김명희·노원희가 영화로…백지숙·정순민 ‘모은 발 프로덕션’ “기존의 천재 예술가의 삶을 대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백지숙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2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명의 위대한 예술가를 영웅으로 만드는 대신 오래 작업하고 살아남은 여성 미술가들의 삶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그 첫 주인공은 올해 91세인 조각가 김윤신이다. 이어 김명희, 노원희가 카메라 앞에 선다. 모두 1953년 정전협정 이전에 태어나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지나온 여성 작가들이다. 이들의 생애와 작업을 30~40대 영화인과 미술가의 시선으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오래오래 살아남을 그들’이 제작된다. 백 전 관장과 정순민 전 아르코극장장이 2024년 설립한 ‘모은 발 프로덕션’이 추진하는 ‘멀리뛰기 프로젝트’다. 전시장 한쪽에서 보조자료로 틀어주는 작가 소개 영상이 아니다. 작가의 삶과 작업을 독립적인 영화 언어로 기록하고 이를 다시 출판과 전시 등으로 확장한다. 백 전 관장은 이날 "영상 아카이브로서의 기능"도 강조했다. 살아 있을 때 작가의 목소리와 작업하는 모습,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기록해 작품과 함께 다음 세대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첫 작품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임선애 감독의 90분 장편 다큐멘터리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Kim Yun Shin Punches In)’다. 김윤신을 이미 완성돼 미술관에 ‘박제된’ 거장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구순에도 매일 작업하는 한 사람의 현재를 따라간다. 백지숙 모은발 프로덕션 대표는 “주변부화되었던 여성 1세대 조각가의 초상을 예술적으로 복원하려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작가의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일상과 오랜 시간 곁을 지켜온 여성들의 관계와 연대를 담는다. 1935년 원산에서 태어난 김윤신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다. 49세에 교수직을 내려놓고 아르헨티나로 떠나 나무와 돌을 깎으며 남미에서 40년 가까이 작업했다. 2023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개인전을 계기로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화는 바로 그 ‘현재의 김윤신’을 좇는다. 임 감독은 “70년 넘게 멈추지 않고 작업해 온 김윤신 작가의 삶은 하나의 대답처럼 다가왔다”며 “아흔이 넘은 김윤신은 지나온 시간보다 아직 오지 않은 다음을 더 궁금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영화는 오는 6일 개막하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김윤신은 임선애 감독과 함께 레드카펫에도 선다. 이후 포스트 프로덕션을 거쳐 2027년 국내외 영화제와 극장, OTT 등으로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한 편의 영화로 끝나지 않는다. 촬영 영상 일부는 이미 김윤신의 호암미술관 회고전에 사용됐고, 48분짜리 ‘김윤신: 숨 쉬듯 쉼 없이’으로 다시 편집돼 2027년 EBS에서 방송된다. 지난 6월에는 안그라픽스와 함께 단행본 '김윤신, 전기톱을 든 여인'도 펴냈다. 사진작가 전명은이 김윤신의 작업실을 기록한 전시도 기획 중이다. 모은 발 프로덕션은 영화에 머물지 않고 전시·출판·웹툰·게임·굿즈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이다. 제작 초기부터 아카이브 자료를 추적하고 저작권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뒤 뒤늦게 ‘위대한 예술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작가의 시간부터 기록하겠다는 시도다. 백 전 관장은 ‘모은 발’이라는 이름이 프랑스 여행 중 본 페탕크 놀이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며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작가의 옛 자료를 찾아 동료 큐레이터에게 연락하고, 안부를 묻고, 감독을 섭외하는 과정 역시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며 시작됐다. 다음 카메라는 김명희와 노원희를 향한다. 장우진 감독이 연출하는 두 번째 작품 ‘이동하는 여자, 앰뷸런트 김명희’(가제)는 2027년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번째 노원희 다큐멘터리는 미술가 그룹 이끼바위쿠르르가 연출해 촬영 중이다. 2026/10/02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모은 발 프로덕션 여성 미술작가 다큐 첫 작품 백지숙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2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모은 발 프로덕션의 여성 미술작가 다큐멘터리 시리즈 ‘오래오래 살아남을 그들’을 발표하고 있다. 시즌1은 정전협정 이전 출생 여성 작가 김윤신·김명희·노원희의 생애와 작업을 다루며, 임선애 감독이 연출한 첫 작품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는 오는 6일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서 공개된다. 2026.10.02. [email protected] 2026/10/02
백지숙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여성 미술작가 다큐멘터리 발표 백지숙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2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모은 발 프로덕션의 여성 미술작가 다큐멘터리 시리즈 ‘오래오래 살아남을 그들’을 발표하고 있다. 시즌1은 정전협정 이전 출생 여성 작가 김윤신·김명희·노원희의 생애와 작업을 다루며, 첫 작품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는 오는 6일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서 공개된다. 2026.10.02. [email protected] 2026/10/02
유홍준, 英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 연계 현지 강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기증품 국외순회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현지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렸다. 2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유 관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5시(현지시각)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찾아 102명을 상대로 '고대 한국 문화와 건축' 특별 강연을 했다. 이어 1일 오후 12시에는 런던대에서 120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 각각 케임브리지대 아시아 중동학부 한국학프로그램과 런던대 SOAS 예술대학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이다. 유 관장은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불교 미술, 건축, 도자까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주요 유물을 통해 소개했다. 그는 강연에서 중국이나 일본과 다른 한국만의 미를 강조하며, K-컬처의 뿌리로서 역사와 예술적 전통을 강조했다. 앞서 유 관장은 미국 워싱턴 D.C.와 시카고에서도 총 3회 특별 강연한 바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우리 교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공의 현지 대학 구성원들이 참석하여,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재외동포나 한국학 전공자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일반인들에게 확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26/10/02
프랑스 파리서 만나는 석굴암…"신라 불교예술 소개" 수교 140주년을 맞아 국보 경주 석굴암 석굴이 프랑스 파리로 갔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특별전 '불교 미술 천년의 신비, 석굴암' 개막식을 가졌다고 2일 밝혔다. 개막식에는 권혁운 주프랑스대한민국대사, 이길배 국가유산청 유산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내년 3월 13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불교예술을 소개하는 자리다. 신라 불교예술을 대표하는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에 김대성이 짓기 시작해 혜공왕 10년에 완성된 석굴로 1995년 불국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전시에서는 석굴암의 역사, 가치, 축조 기술, 보존·연구 성과와 함께 3차원 실감영상으로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또 신라 문무왕이 당나라 침입을 막기 위해 낭산 남쪽에 세운 사천왕사의 목탑 기단부 4면을 장식했던 '녹유신장벽전' 복원품이 전시된다. 이와 관련해 오는 5일과 6일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는 학술 강연 '석굴암과 신라불교', '신라인의 삶과 죽음'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오는 7일까지 프랑스 파리 주프랑스한국문화원과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프랑스 길상사 등에서 전통예술 공연 '코리아 온 스테이지 인 파리'와 함께 '국가유산 홍보 공간', '이어지교 체험 공간', '템플스테이' 등이 진행된다. 2026/10/02
부부작가 이진주·이정배, 中서 개인전…H+미술관서 동시 개최 부부 작가 이진주와 이정배가 중국 쑤저우에서 나란히 개인전을 열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에 따르면 전속작가인 이진주와 이정배의 개인전이 중국 쑤저우 H+미술관에서 동시에 개막했다. 지난 9월21일 시작해 내년 1월4일까지 이어진다. 이진주의 개인전 '초극(Not Quite Seen)’에는 신작 13점을 포함해 총 29점이 나왔다. ‘초극’은 완전히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듯하지만 완전히 파악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진주는 얼굴과 손, 나뭇가지와 실, 돌처럼 구체적인 대상을 정밀하게 그리면서도 그것들이 놓인 상황과 관계를 온전히 설명하지 않는다. 일부를 가리고 사각지대와 빈 공간, 어둠을 남긴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영역을 통해 기억과 감정을 불러내는 회화다. 남편 이정배는 중국 첫 개인전 ‘회선(The Grey Hope)’에서 대표작과 신작 39점을 선보인다. 전통 산수화에서 출발한 이정배는 인간의 개발로 잘리고 가려진 자연을 ‘분절된 자연’이라는 시각으로 다뤄왔다. FRP와 알루미늄 패널, 안료 등을 사용하고 수백 차례 색을 칠하고 다시 갈아내며 화면에 시간의 층을 만든다. 이번에는 쑤저우의 수로와 한산사의 향재가 새로운 재료와 풍경이 됐다. 한산사에서 수많은 사람이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모습을 본 작가는 그곳의 향재를 직접 수집해 물감으로 만들었다. 대표작 ‘수로 드로잉’(2026)은 쑤저우의 운하에서 출발했다. 하나로 연결된 물길이 다리와 건축물에 의해 여러 장면으로 잘려 보이는 데 주목했다. 분절된 수로를 다시 이어 붙이며 도시를 통과한 사람들의 삶과 시간을 동시대 산수로 재구성했다.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