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살레, 한국서 첫 회고전…회화~NFT 등 40점 전시 1980년대 뉴욕 화단을 뒤흔든 회화의 반란이 서울 이태원에 상륙했다.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73)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 '하나의 지붕 아래(Under One Roof)'가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10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50년 예술 세계를 아우르는 자리로, 대표작 ‘Tree of Life’ 연작과 함께 신작 ‘Windows’ 시리즈 26점을 포함해 회화·영상·애니메이션 NFT 등 총 4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1952년 오클라호마 출생의 살레는 캘리포니아예술학교(CalArts)에서 개념미술의 거장 존 발데사리에게 사사받았다. 그는 ‘픽처스 제너레이션(Pictures Generation)’의 일원으로, 만화·광고·예술사 이미지를 병치해 포스트모던 회화의 새로운 지형을 개척한 작가다. ‘픽처스 제너레이션’은 1970~8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신세대 작가군으로, 사진, 영화, 광고 등 대중 이미지의 차용과 조합을 통해 미디어 시대의 시각 언어를 비판적으로 탐색한 흐름이다. 명확한 서사 대신 이미지의 중첩과 충돌을 통해 해석의 여지를 여는 독창적인 화법은 1980~9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미술계를 뒤흔들었다.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Historical’에서는 미술사와 대중문화의 상징이 공존하는 초기작들을, ‘Tree of Life’에서는 뉴요커 만화가 피터 아르노의 캐릭터를 차용해 현대적 에덴동산을 재현한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해당 시리즈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NFT ‘A Well-Leafed Tree’도 함께 공개된다. ‘Windows’ 시리즈는 뉴욕의 아파트를 모티프로 연극적 구성과 회화적 상상을 결합한 신작으로, 작가는 이를 “작은 연극(Petit Théâtre)”이라 부른다. 캔버스는 무대, 창틀은 액자, 인물은 배우로 전환된다. 여기에 디지털 아트워크로 구현된 NFT ‘Party of Animals’는 회화에서 확장된 그의 시각 언어를 증명한다. 최근에는 AI 기반 페인팅과 NFT 작업을 병행하며 고전 회화와 동시대 매체의 접점을 탐색 중인 살레는, 여전히 회화라는 고전 매체가 던질 수 있는 새로운 질문을 추적하고 있다. 전시는 9월 7일까지. 2025/05/10
금산갤러리, 11인 작가의 회화 온도…'Eleven Degrees'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날카롭게, 또 누군가는 부드럽게 포착한 동시대의 감각이 회화 위에 펼쳐진다. 서울 명동 금산갤러리에서는 9일부터 6월 10일까지 11인의 작가가 참여하는 그룹전 'Eleven Degrees'를 개최한다. 전시 제목 그대로, 작가 11인의 감각의 ‘온도’가 각기 다른 회화 24점을 통해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적 서사를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한 회화 작품들을 소개한다. 회화의 서사적 가능성을 탐구해 온 윤필현은 낮과 밤, 도시의 시간성을 담은 모듈형 회화를 선보이며, 신문지와 건축 구조를 차용한 혼합 재료로 현대성의 지형을 시각화한다. 풍경을 픽셀화한 듯한 시각 언어를 구축한 전영진은 회화의 평면에서 디지털 감각과 물성을 교차시키며 감각의 전이를 유도한다. 해나킴은 사라진 유년의 거주지를 회화로 복원하며, ‘기억의 외피’로서 회화를 제시한다. 금산갤러리는 "11명의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관람객에게 각기 다른 지각의 온도를 마주하게 한다"며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고 전했다. 2025/05/10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전예매 30% 할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사무국이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입장권 사전예매에 들어갔다. 올해로 4번째를 맞는 이번 비엔날레는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을 주제로 8월30일부터 10월말까지 목포, 진도, 해남 일원에서 열린다. 아시아의 바다를 매개로 연결된 수묵화의 성립과 세계적 확산을 재조명하기 위한 국내외 작가들의 다채로운 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사전예매 할인 기간은 8월29일까지로, 티켓링크와 네이버, 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을 통해 사전 예매할 수 있다. 행사 기간에는 6관을 제외한 1관 목포문화예술회관, 2관 실내체육관, 3관 남도전통미술관, 4관 소전미술관, 5관 땅끝순례문학관의 현장매표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사전예매 할인기간 입장권을 예매하면 성인권은 현장구매가보다 30% 할인된 7000 원, 청소년은 3000원(현장 5000원), 어린이는 2000원(현장 3000원)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 올해는 예술 교육 분야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미술 관련 학과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50% 특별할인도 새롭게 도입돼 발권 시 증빙서류를 제시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 연계 할인, 단체 구매 할인, 전시관별 지역화폐 지급 이벤트와 함께 입장권 소지자는 행사 기간 도내 유료 관광지, 요식업소, 숙박업소 등에서 다양한 연계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어 풍성하고 경제적인 문화예술 향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영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수묵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축제가 될 것"이라며 "사전예매를 통해 할인도 받고 전남 곳곳에서 펼쳐질 수묵의 깊이 있는 울림을 꼭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입장권 예매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티켓링크(ticketlink.co.kr)나 네이버(naver.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사무국 대외협력팀(061-280-5869)으로 하면 된다. 2025/05/10
군산시민과 함께하는 미술 향연…OCI 미술전 개막 OCI㈜ 군산공장이 주최하는 'OCI 미술관 지방순회전'이 9일 전북자치도 군산대학교 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털보 윤상이 사랑한 현대화가들展'이라는 부제로,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5월 9일부터 27일까지 3주간 열리며, 근현대 회화, 미디어 아트, 임응식 사진 아카이브 등 소장품 40여 점이 일반에 공개된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현대미술의 공백을 채우는 희귀한 기록물이 포함돼 예술과 역사를 함께 조명한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 기념 서화첩'이다. 지역 최초로 공개되는 이 서화첩은 당시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104명의 서화와 방명록, 기사 스크랩 등으로 구성된 귀중한 아카이브다. 개막식에는 OCI미술관 이지현 관장, OCI㈜ 김유신 부회장, 강임준 군산시장, 신영대 국회의원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지현 관장은 "처음으로 공개되는 소장품들을 군산 시민들과 나눌 수 있어 기쁘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문화 교류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심재엽 OCI 군산공장장도 "시민들이 예술로 여유를 되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전시의 취지를 설명했다. 전시 기간 중 미술관은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운영될 예정이다. 전시는 매주 일요일 휴관이다. 2025/05/09
[아트부산 2025] 'Towards’ 완판…갤러리현대·김보희 인기몰이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아트부산 2025' 첫날, 갤러리현대 부스(C-16)는 대박을 터트렸다. 작가 김보희와 첫 협업으로 대표 연작 'Towards'의 신작 12점을 선보인 작품은 오픈 첫날 모두 완판됐다. 9일 갤러리현대는 "오픈하자마자 인파가 몰려 약 10억원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며 "앞으로도 갤러리현대와 작가의 다음 행보에 대해 문의를 하는 등 관심이 쏠렸다"고 전했다. 김보희의 작품은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린 ‘살아있는 풍경’으로, 잔잔하면서 생생하게 다가온다. 김보희 작가는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 태도와 깊이 있는 조형 언어로 자신만의 풍경 회화를 구축했다. 한국화 특유의 ‘스며듦’의 미학을 바탕으로 자연의 서사를 조용하고도 강렬하게 담아낸다. 특히 바다, 정원, 꽃과 나무, 열매와 씨앗 등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작가의 경외는 고요한 색채 속에 강한 생명 에너지로 전해진다. 김보희의 초기 작업은 한국화의 전통적 문법 위에 세워졌다. 서정적인 인물화와 강변 산수로 출발한 작가는 이후 다양한 채색 수묵 기법을 혼용하며 동양화의 평면성을 넘어 유기적 구조를 창조해왔다. 최근에는 캔버스와 한지를 병용하며 분채, 아교, 물감,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를 쌓고 말리는 반복을 통해 깊이 있는 색의 층위를 완성해낸다. 이는 전통 한국화의 채색 기법과는 또 다른 차원의 조형 실험이다. 2003년 제주에 정착한 이후, 김보희의 시선은 바다와 나무, 꽃, 그리고 반려견 레오까지 일상의 자연으로 향했다. 그의 화면은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꽃과 열매는 관찰과 사유를 거쳐 상징적 구조로 변형되며, 생명의 원리와 순환의 리듬을 그려낸다. 평론가들은 그의 회화를 ‘명상적 풍경’이라 명명하며, 자연의 본질에 다가가는 시선이라 평한다. 갤러리현대는 “이번 아트부산에 참여한 모든 관람객이 김보희 작가의 세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며 “다음 협업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아트부산은 전 세계 17개국 108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행사는 11일까지 이어진다. 2025/05/09
고창문화도시센터 '패블릭 블라썸' 임애진 초청 '치유미술展' 전북 고창문화도시센터가 예술을 통해 정서적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센터는 선운교육문화회관과 협력사업으로 진행하는 선운 치유문화 프로젝트 '담마갤러리 초대작가 전시–치유미술展'의 첫 번째 전시가 오는 16일까지 담마갤러리에서 열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초대작가 임애진 작가의 '패브릭 블라썸'으로, 천 위에 자수로 새겨진 치유의 메시지를 담아낸 작품들로 꾸며졌다. 부제는 '천 위에 피어난 작은 용기와 치유의 기록'이다. 고창문화도시센터가 추진하는 ‘치유미술展’은 주민들의 정서적 회복과 예술적 감수성 증진을 위해 기획된 연중 프로그램이며 회차별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가를 초청할 계획이다. 6월 중에는 칠보와 민화를 주제로 3회차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며 10월까지 10회에 걸쳐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2025/05/09
[아트부산 2025] '지독한 회화주의자' 김남표 "세상이 변해도 회화는 물성" "회화에서 숭고는 영원해야 합니다." 김남표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단호한 작가다. 아무리 미술 시장이 NFT나 디지털 기술에 반응하더라도, 그는 물감과 붓, 손으로 '그리는 일'에 충실한 화가다. 그 고집이 이번 아트부산 2025에서도 빛난다. 호리아트스페이스(HORI ART SPACE)는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김남표 작가의 신작 '바다 풍경화'를 집중 소개한다. 전시 부스는 C-27번. 김남표는 ‘지독한 회화주의자’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화가다. 손가락과 면봉, 이쑤시개, 나뭇가지 등 비정형적 도구로도 세밀한 회화를 구현하며, ‘즉(卽)’의 미학, 회화의 물성을 추구해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Waves' 연작은 그의 고유한 조형성과 물성 중심 회화 철학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바다의 파도는 그저 자연의 일부가 아니다. 파도는 검은 바위를 넘어 감정을 끌어안고, 흰 포말은 시야를 찢듯 화면을 분할한다. 특히 이번 연작은 캔버스의 바탕을 비워낸 채 파도만을 물감으로 쌓아올림으로써 ‘그리지 않은 공간’이 ‘그려진 바다’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흔들림 없는 물성, 굳건한 회화성, 그 안에 잠긴 '감각의 밀도'가 관람자의 몸에 파도처럼 닿고 있다. 이번 페어에 50호(1800만 원) 100호(3600만 원)등 19점이 츨품됐다. 2025/05/09
"두껍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시간을 열어다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한국의 전래동요가 2025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의 문을 연다. 오는 10일 개막하는 제19회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은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이라는 제목 아래, 한국관의 건축적 조건과 생명력을 재해석한 전시를 선보인다. 올해 전시는 건축 큐레이터 집단 CAC(Curating Architecture Collective, 예술감독 정다영·김희정·정성규)가 기획했다. 참여작가로는 김현종, 박희찬, 양예나, 이다미 등 네 명의 젊은 건축가가 함께했다. 이들은 한국관이 놓인 자르디니 공원이라는 공간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전시 제목 ‘두껍아 두껍아’는 전래동요 속 두꺼비를 화자로 삼아 한국관이라는 공간이 품고 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층위를 은유적으로 탐구한다. 한국관 건축 아카이브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은 나무, 땅, 바다 등 자르디니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다층적 시선으로 엮어낸다. 특히 올해는 한국관 건립 30주년을 맞는 해다. 이탈리아 자르디니 공원 내 26번째 국가관으로 들어선 한국관은 기존의 화이트큐브와 다른 독특한 설계로 주목받아왔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건축적 존재로서의 한국관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이 진행된다. 참여 작가들은 기후위기, 감염병 등 동시대의 위기 상황을 반영해 한국관의 미래와 타국 국가관과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다미는 과거 전시에 드러나지 않았던 숨은 존재들을 호출하고, 양예나는 수천만 년 전 지층 속 상상력을 빌려 공원의 원초적 시간을 이야기한다. 박희찬은 한국관을 둘러싼 나무들과 교감하는 건축 장치를 제안하고, 김현종은 옥상 공간을 환대의 장소로 전환해 국가관들이 공유하는 하늘과 바다의 의미를 포착한다. 전시 개막에 앞서 한국관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건축포럼 '비전과 유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년'도 9일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열렸다. 정다영 예술감독을 비롯해, 한국관 공동설계자 프랑코 만쿠조, 조민석, 김종성 건축가 등이 발제자로 나서 한국관의 역사적 의미와 미래 비전을 조망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는 이번 포럼과 함께 한국관의 역사를 집대성한 아카이브 북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1996–2025'를 발간했다. 전시는 11월 23일까지 6개월간 이어진다. 2025/05/09
검은 실루엣 '러브'의 ‘Singing Birds’…日작가 리이, 부산서 亞 첫 개인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검은 실루엣이다. 손가락처럼 가느다란 형태로, 화면 아래에 조용히 앉아 있지만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어당긴다. 이름은 ‘러브(LUV)’. 일본 현대미술가 리이(LY·44)가 만든 이 캐릭터는 말없이도 감정을 건네는 존재다. 처음엔 '러브'만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위를 감싼 단색조의 숲과 새, 인물들이 형상을 띠기 시작한다. 색채는 서서히 말문을 열고, 감정의 풍경은 천천히 피어나는 분위기다. 오케이앤피 부산은 아트부산 시즌에 맞춰 리이를 초청, 개인전 'Singing Birds'를 6월 8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아트페어 외 지역에서 열리는 첫 아시아 개인전으로, 거리 문화에서 자라난 작가의 서정적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리이의 작품은 검은색으로 그려진 무표정한 캐릭터 ‘LUV’와 절제된 단색조 화면이 특징이다. LUV는 작가와 함께 성장해가며 현대인의 내면을 대변하는 상징적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한 초기에는 여성주의적 시각과 표현주의적 감성을 바탕으로 한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리이는, 일본 하라주쿠의 스트릿문화와 ‘우라하라(裏原宿)’의 영향을 받아 도안적이고 상징적인 스타일로 변화했다. 최근에는 딸의 제안으로 핑크, 옐로 등 밝은 색채를 실험하며 자신만의 서정적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그 변화의 연장선에 선 'Singing Birds'는 유년 시절의 기억, 꿈, 도시와 자연이 교차하는 내면의 풍경을 담았다. 러브는 때로는 새와 함께, 때로는 분홍빛 풍경 속 인물과 나란히 등장하며 감정을 대신한다. 회화뿐 아니라 도자기 작업에도 그 감성이 이어진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리이는 부산을 직접 방문해 도시를 스케치했고, 그 경험은 작품 곳곳에 스며들었다. 오케이엔피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리이는 최근 일본을 넘어 미국, 영국, 프랑스의 주요 도시에 초청받으며 국제적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5/09
"예년 같지 않네"…'아트부산2025' 조용한 개막 예년 같지 않았다. 8일 VIP 오픈으로 막을 올린 ‘아트부산 2025’는 화려한 오픈런의 열기 대신, 조심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부산 벡스코 전시장엔 컬렉터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거래 소식은 더뎠다. 붐비는 인파도, 경쟁적인 열기도 덜하다. 넓고 쾌적한 공간에 차분한 긴장감이 흘렀다. 반면 "부스마다 구성이 탄탄하고, 작품의 퀄리티는 높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아트부산은 전 세계 17개국 108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2년 전 보다 30여 곳이 줄어든 상황으로 전반적으로 전시장은 넓고 넓은 분위기로,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모습이다. 기존 아트페어의 한계에서 벗어나 전시의 다양성을 전달하는 특별전시 섹션인 커넥트 (CONNECT)가 주목됐다. 아트부산의 특별전 CONNECT는 올해 ‘영토와 경계’를 주제로 다룬다. 총 11 개 프로젝트로 구성, 총괄 큐레이터는 라인문화재단의 고원석 디렉터가 맡았다. 벡스코 전시장 내부에서 진행되는 주제전 '조각난 경계, 살아있는 것들'은 물론, 외부 야외공간인 도모헌에서도 조각가 정현의 대형조각 전시가 함께 선보여지고 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대형 작품들을 선보인 '솔로 부스'(총 21곳)로, 기획 전시장을 도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갤러리현대의 김보희의 '바다 풍경' 신작, 선화랑 우병윤 작가, 호리아트스페이스 김남표 작가, 무타, 가에타노 페셰 스튜디오 등을 비롯해 '퓨처' 섹션으로 기획한 7곳(CDA, 나노 갤러리, 상히읗, 리나 갤러리, 페이토 갤러리, 갤러리 호호, 갤러리 헤세드)의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당겼다.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도 대형 화랑들은 체면을 세웠다. 첫날 가장 뚜렷한 성과는 가장 넓은 부스(16m)를 자랑하는 국제갤러리에서 나왔다. 양혜규의 설치작품 '평창길 열두 물기운 – #2 MJ134'(8000만~1억7000만원)를 비롯해 김윤신, 이광호, 홍승혜, 우고 론디노네 등 출품작 6점이 모두 판매됐다. 갤러리현대도 김보희의 레오가 있는 '초록 풍경화'가 1억4000만 원에 팔리면서 'Towards' 신작 12점이 모두 완판되는 실적을 보였다. 총 10억 원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다. 리안갤러리는 문을 열자마자 애나 박(Anna Park)의 신작 흑백 드로잉 작품을 1억 원에 판매했다. 가나아트는 에디강의 소품(개당 750만원)을 10여 점을 팔았고, 권오상의 사진 조각으로 입체적인 부스를 꾸민 아라리오갤러리는 25점 이상 팔아 치우며 선전했다. 권오상(1500만 원대) 약 5점을 비롯해 유키 사에구사(1000만 원대), 코헤이 나와(2000만 원대), 차현욱(500만 원대), 노상호(200만 원대), 강철규(1500만 원대 외 소품) 등의 작품이 고루 거래됐다. 일부 성과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는 관망의 기류가 강했다. 예년과 달리 팔렸다는 '빨간 딱지'도 많지 않은 가운데 대부분의 갤러리들은 “진짜는 주말”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미술시장 특성상 VIP데이보다 일반 오픈 이후에 반등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한편 아트부산은 참여 갤러리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선보이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국제성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아라리오, 조현화랑, 가나아트, PKM 등 한국 대표 갤러리는 물론, 캐나다(CANADA), 마시모데카를로(MASSIMODECARLO), 코타로 누카가(KOTARO NUKAGA), 탕 컨템포러리 아트(Tang Contemporary Art), 화이트스톤(Whitestone), 에스더 쉬퍼(Esther Schipper) 등 국내와 해외의 주요 갤러리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 하나금융그룹 후원으로 신설된 퓨처 아트 어워드(FUTURE ART AWARD) 첫 수상자는 WWNN 갤러리 소속의 중국계 캐나다인 작가 제프리 청 왕(Jeffrey Chong Wang,·46)이 선정됐다. 심사에는 고원석 라인문화재단 디렉터, 이장욱 스페이스 K 수석 큐레이터, 박수지 독립 큐레이터가 참여했다. VIP 프리뷰(티켓 15만 원)으로 문을 연 '아트부산 2025'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입장권 1일권 4만원, 3일권 6만 원.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