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⑨<송명진> 송명진 작가(43)의 작품은 촉각성이 느껴진다. 분명, 색칠한 그림인데, 원형의 덩어리나 꼬리같은 이미자가 화면을 부유하고 떠도는 듯하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구멍을 메우기도, 또는 여실히 드러내기도 하면서 화면에 리듬을 형성한다. 녹색 혹은 회색 등 주로 단색을 주로 사용하지만, 매우 높은 밀도감과 견고함은 회화의 새로운 묘미를 선사한다. 지난 2004년 송은미술대상전에서 우수상, 2005년 금호미술관 영아티스트 및 2009년에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전에 선정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인정받았다. 작가는 “일상에서 겪었던 내 몸과 사물간의 촉각적 경험을 그림을 통해 연상시키고자 했다"고 전했다. "시각적으로 공감해 보는 감각, 화면의 사물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촉각적 상태를 유추하게 만드는 ‘시각적인 촉각성’을 연구한 결과다. 일상의 풍경을 관찰한다.두고두고 보고 눈에 익히면 작업과 연계되는 지점을 만난다. 구체적이지 않은 형태로 나오는 작업은 '단순함과 단호함'을 표방한다. 초현실적인 분위기도 풍긴다. 유기적인 형태의 소재들은 신체 기관들의 일부처럼 보이며 꿈틀거린다. 돌기처럼 튀어나오기도 하고, 쉼 없이 꿈틀대는 생명력이 강렬하다. 회화가 지닌 가장 전통적 개념의 평면성과 유기적인 생명의 모티브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 큰 매력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감각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사회에 결과를 제시하기보다, 사회에 단초를 제시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 송명진 작가=1996~2000 홍익대학교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8회:2012 Undone(갤러리인ㆍ울), 2010 Being in Folding(Ctrl Galleryㆍ미국 휴스턴), 2009 Fishing on the Flat(성곡미술관ㆍ서울), Fishing on the Flat(갤러리아트사이드ㆍ중국 북경), 2007 Green Home(노화랑ㆍ서울), 2006 정원술(갤러리현대 윈도우갤러리ㆍ서울), 과장적 징후(가일미술관ㆍ경기도)등,▶ 수상:2010 The Sam and Adele Golden Foundation Award(USA), 2008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 선정, 2007 Art Omi Residency 참가선정(파라다이스문화재단), 2005 금호미술관 ‘영아티스트’ 선정, 2004 송은미술대상전 ‘미술상(우수상) ▶작품소장:대구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성곡미술관, 금호미술관, 송은문화재단, 이중섭미술관, 미술은행, 홍대입구 공항철도역(벽화), Omi International Arts Center(New York) 등. [email protected] 2016/04/24
[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⑩<유승호>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유승호 작가(41) 그림은 그냥 보면 모른다. '색 바랜 옛 그림'같지만, 자세히 보면 두번 놀란다. 한발 떨어져 보면 '점묘화'같지만, 한발만 더 들어가면 깨알같은 글씨가 개미떼처럼 몰려다닌다. 작은 글씨들이 겹쳐져 필력의 농도에 따라 흩뿌려져, 풍경화로 재탄생 했다. 이런식이다. 산봉우리가 높은 '산수화'는 '야~호'를 써 그려졌다. 세기도 힘들만큼 수천수만 글씨들이 만들어내는 산수화다. 물론, 보이는 풍경은 실제로 유명한 옛 고화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이번 전시에는 남종화풍의 수묵담채 산수화같은 2점을 출품했다. '세월아 돌려다오'와 '콩 심고 팥 심고'로 만들었다. “나의 작업은 ‘쓰기-그리기’의 관계로 볼 수 있다"는 작가는 "내 작업은 이미지일수도, 글씨일 수도 있다"며 문자와 이미지의 경계를 넘는다. "산수화의 `불분명한` 붓터치(외각선)-가령 화선지에 먹이 번지면서 외곽선이 번져 버리는 현상-에 매료되어 그 원전 이미지를 토대로 새로운 산수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관심은 전통 동양화와 낙서, 붓과 연필, 유일무이와 반복성 사이의 비평적인 경계를 해체했다. 작품 안에 써진 글씨들은 이미지와 관계를 갖고 있다. 글씨작업에 쓰여지는 말들은 주로 의성어, 의태어이다. 그의 오랜 작업주제인 `echowords`란 단어에서 극명하게 보여지는데 `echowords`란 번역하면 `흉내 내는 말`이란 뜻이다. '글과 그림, 무슨 연관성이 있는 걸까'를 상상하게 만드는 그림은 옛 그림의 지루함을 깬다. 보는 재미를 더해 우리 전통 그림에 다가서게 한다. '산수화의 반전'을 꾀한 작품은 휴스턴미술관, 모리미술관, 아부다비 행정청, 몽블랑등 해외 주요 미술관에 컬렉션되어 'K-아트'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 유승호 작가=1999 한성대 회화과 졸업, ▶개인전 12회:2015 머리채를 뒤흔들어(페리지갤러리ㆍ서울), 죽이도록 주기도문(올리비아 박 갤러리ㆍ서울ㆍ뉴욕), 2014 yodeleheeyoo~(가회동60ㆍ서울), 2013 echowords(두산갤러리 뉴욕ㆍ뉴욕), 쉬- she(아트스페이스 휴ㆍ파주), 2010 유치한 YOOCHIHAN(갤러리 플랜트ㆍ서울), 2007 echowords(미즈마아트갤러리ㆍ도쿄), 2006 echowords(서미앤투스 갤러리ㆍ서울)등 ▶레지던시: 2013 두산 뉴욕 레지던시, 2011~12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2010~11 가나아트센터 장흥아뜰리에, 2001~02 쌈지스페이스 레지던시. ▶수상: 2003 제22회 석남미술상 수상, 1998 제5회 공산미술제 공모전 우수상 ▶작품소장:휴스턴미술관(미국), 모리미술관(도쿄),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브리즈번),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서울),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쌈지컬렉션(파주), 서남재단(서울),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홍콩), 서울시립미술관(서울), 아부다비 행정청(아부다비), 몽블랑(서울) 외. [email protected] 2016/04/24
[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⑪<윤종석> 윤종석 작가(46)는 ‘주사기 그림’으로 알려져있다. 약물대신 물감을 넣은 색색의 주사기로 한점 한점 찍어 완성했기 때문이다. '주사기 기법'은 '점묘법'의 창시자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가 놀랄만한 진보다. 이쑤시개, 전선피복, 케이크 장식에 쓰는 짤 주머니도 시도하다 우연히 찾은게 주사기였다. "처음엔 물감 방울을 세기도 했지만 셀수 없을 만큼 무의식적인 반복이 손목을 움직일 정도였죠." 버려진 헌옷들을 주워야 그림을 그렸다. 권총, 강아지, 양, 화분, 수류탄 모양으로 개켜 변신한 일명 '접혀진 옷'(2009)윤종석을 '팝 아트 작가' 대열로 올라서게 했다.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K-아트'로 화제를 모은 '코리안 아이'전 작가로도 참여했고, 중국 베이징 대만 뉴욕 홍콩 싱가폴 두바이 등에서 러브콜했다. '고행같은 작업'은 그의 성격에서 비롯됐다. "발에 차이는 어느 하나라도 허투루 볼 수가 없다"는 그는 한점한점 찍어내듯 세상의 풍경도 한점 한점이 연결된 일상이라는 것을 안다. "어떠한 것도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맥락이 혼자여서는 설명할 길이 없으니, 얽히고설키는 일상의 귀함을 화폭에 그리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기법이 달라진 작품을 공개한다. 주사기로 점을 찍는 대신 물감을 실처럼 뿌려서 쌓았다. 수천수만 가닥의 색실 선들이 쌓여서 형상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대상은 지극히 평범한 주변에서 찾았다. “세상을 살면서 내 주변을 들여다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것, 그것들을 채집하듯 기억을 기록한다. 이것들이 모이면 어제의 오늘을 통해 내일의 오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심결에 스치는 수많은 시간과 피사체의 잔상들을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물감 실로 드러내는 작업은 '하찮음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 윤종석 작가=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한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11회:2015 That Days(갤러리 현대 윈도우ㆍ서울), 2013 우아한 세계(갤러리 아트사이드ㆍ서울), 2011 보통의 존재(린다갤러리ㆍ싱가포르), 2009 camouflage 위장(갤러리 아트사이드ㆍ서울), 2008 숨겨진 이면 속에 드리워진 그물(갤러리 아트사이드ㆍ북경), 2006 삶을 담은 드로잉(arcicultural studies center까라라ㆍ이탈리아), 2005 꽃-일상(갤러리 아트사이드ㆍ서울), 2003 꽃(mA갤러리ㆍpentagram갤러리ㆍ일본 후쿠오카), 2001 순수한 모순(롯데화랑 대전ㆍ창갤러리 서울), 1998 몽환적 시간의 발화(서경갤러리ㆍ서울), 1997 꿈꾸는 시간(도올갤러리ㆍ서울)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및 특선, 대한민국 청년 비엔날레 청년 미술상, 2006 화랑미술제 best top 10 작가 선정, 롯데화랑 유망작가 지원 프로그램 선정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전시립미술관, 외교통상부, ㈜파라다이스, 하나은행, 보바스 기념병원, 코오롱, 스텐다드차타드 은행, 두바이왕실, 골프존문화재단, 제주현대미술관, 벤타코리아, 아트센터 쿠. [email protected] 2016/04/24
[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⑫<이세현> 이세현 작가(49)의 그림은 보기만해도 눈길을 끈다. 한국의 산천을 붉은색으로만 담은 '빨간 그림'이다. '붉은 산수'로 명명된 그림은 유럽 미술계에서 먼저 주목했다. 2006년 영국 유학중에 나온 '붉은 산수'는 군대시절의 경험이 이어졌다. "군 복무 시절 야간 투시경을 끼고 본 풍경은 인상적이었다. 보초를 서며 바라보는 풍경은 어떤 움직임이나 위험을 감시하기 위한 행위였다. 하지만 야간 투시경을 통해 본 단색 풍경들은 온통 신비롭고 아름답기만 했다. 마음 속에 알지 못할 슬픔과 아픔이 느껴진 그때 그 풍경이다.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도 함께 일었다." 아름다우면서도 공포스러운 금기와 신성시된 핏빛의 붉은 색을 택한 이유다. '붉은 산수'는 사실적이면서 초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런던 첼시예술대학 대학원 졸업전에 선보인 '붉은 산수'는 순식간에 팔리며 유명해졌다. 붉은색만큼이나 강렬하게 각인된 작품은 작업실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국 현대미술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중국현대미술을 세계미술시장에 알린 컬렉터 울리 지그도 그의 작품 10여점을 가지고 있다. 울리 지그가 작업실에 방문했을때 그는 어안이 벙벙해서 이렇게 물었다. “왜 나처럼 무명작가를 만나기 위해 직접 런던까지 온 것인가?”라고 물을 정도였다. 그러자 울리 지그는 “당신의 작품은 완전히 처음 보는 형식"이라며 "내용도 잘 이해되면서 무엇을 얘기하려는지도 명확한 점이 좋다”며 작품을 구매해갔다.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진 그림은 '불타는 그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들여다 보면 인간에 의해 파괴된 디스토피아다. 멀리서 보면 풍경화 같지만 쓰러져 가는 건물과 포탄의 흔적들이 삽입되어 한국의 아픈 기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영국에서 뜬 후 한국에 온 ‘붉은 산수’ 는 '빨갱이 그림'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레드콤플렉스가 강한 분단국가이기에 가능한 반응이다. 작가는 "작품 속의 ‘붉은 색’이 무엇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붉은 색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 속에서 다양한 상징성과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세현=붉은 산수'로 각인된 작품은 한국인으로서 시대정신을 올곧이 전한다. 한국 역사의 현장과 부조리한 사회 현상등 한국 현대사의 정체와 편린들이 실록처럼 기록됐다. ◇ 이세현 작가= 홍익대 회화과 학사 및 석사과정 졸업, 영국 런던 첼시대학교(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석사과정 졸업, ▶개인전 14회:2015 레드-개꿈(미메시스미술관ㆍ경기도 파주) 외에 뉴욕ㆍ런던ㆍ암스테르담ㆍ취리히ㆍ서울 등 ,▶작품 소장: BOA(Bank of America),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마이크로소프트 아트컬렉션, 민생미술관(상하이), 제임스 리 컬렉션(베이징), 울리지크컬렉션(Uil Siggㆍ취리히), 하나은행 등 국내외 주요 컬렉션 다수. [email protected] 2016/04/24
[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⑬<이소연> 이소연 작가(44)는 그림속 소녀와 똑 닮았다. '째지고 쌍꺼풀 없는 눈'은 강렬해 그 눈빛에 쏘일 것 같다. 증명사진을 찍은 것같은 독특한 '자화상 시리즈'는 1999년부터 지낸 독일 유학때 탄생했다. 자신을 유심히 쳐다보는 서양의 낯선 문화권에서 작가 또한 그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모호한 미소를 지으며 관객을 응시하는 그림 속 인물처럼…. 뾰족한 턱의 상기된 얼굴로 쏘아보는 소녀는 화면 중앙에 들어차 당당하다. 2004년 뒤셀도르프의 NRW-포럼 '엠프라이즈 미술상'을 수상하면서 독일 미술계에서 떠올랐다. 2005년에는 라벤스부륵에 있는 콜럼부스 예술재단(Columbus Art Foundation)과 연결되면서 '청년작가 예술지원'을 받는 영예도 안았다. 이후 독일에서 역사가 깊은 뒤셀도르프의 콘라드 갤러리(Conrad Gallery)와 전속계약이 체결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프랑스 파리의 쇼 오프,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르코, 뉴욕의 스코프와 펄스 아트페어 등 세계적인 아트페어에서 인기작가로 떠올랐다. 작품은 만화나 영화의 한장면같다. 치켜 올라간 째진 눈매를 한 여인은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작품에 등장하는 배경때문이다. 작가 스스로가 직접 경험하고 여행하는 실제 존재하는 공간을 연출했다. 작가는 "풍경의 일부로 끌어들인 옷과 악세사리, 소품들을 내 몸을 장식하는 장신구들은 나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회화적 언어가 되도록 구성한다"며 "이 모든 것은 내 기억과 경험의 구성물이면서 동시에 회화적 모티브로서 포즈ㆍ공간 등의 다른 요소들과 결합되어 분명히 정의될 수 없는 미묘한 심리적 감상적 세계로 전이된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작품의 사전준비가 철저하기로 소문나 있다. 화면의 배경에 비중이 낮게 등장하는 소재들이라도 그것에 관련해 매우 치밀한 연구 또는 답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은 단순히 장식적 역할 이상의 상징성을 내포한다. 2009년 귀국했지만 "독일에서 산 것처럼 아직 아직도 나는 이방인"이라는 작가는 그림속에 들어가 세상을 응시하며 말을 건넨다. "거기는 살만한가요?". ◇이소연 작가= 2007 뮌스터 쿤스터 아카데미 졸업-마이스터슐러(독일), 1996 수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11회:2015 어둡게 빛나는-이소연&사타 2인 개인전(룩스갤러리ㆍ서울), 2014 잉어(쿤스트하우스에쎈ㆍ독일 에쎈), 암 루스트 가르텐 1번지(조현갤러리ㆍ부산), 2013 자브라이예의 언덕에서(스페이스Kㆍ과천), 2012 나의 정원(카이스갤러리ㆍ홍콩), 2011 사슴 숲(조현갤러리ㆍ서울), 2010 어둠을 기억하라(카이스갤러리ㆍ서울), 2009 Spring Fever(테라도쿄 갤러리ㆍ도쿄), 2009 콘라트 갤러리(뒤셀도르프ㆍ독일), 2008 Insulted Anchises(카이스갤러리ㆍ홍콩), 2007 콘라트갤러리(뒤셀도르프ㆍ독일) ▶레지던시:2012 캔 아트 파운데이션(베를린ㆍ독일) 2016/04/24
[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⑭<이이남>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48·전남대 문화대학원 겸임교수)은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린다. '움직이는 그림'으로 10년전 국내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2006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서 '병풍에 움직이는 그림'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김홍도의 '묵죽도'와 모네의 '해돋이'를 결합한 작품속 인물들과 풍경이 병풍과 병풍으로 움직이고 이어졌다.단 3분∼5분. '움직이는 그림'앞에 '디지털 시대'의 서막을 실감케 한 작품이다. TV나 컴퓨터 모니터에 전통 한국화를 융합해 그림과 소리·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신개념의 작품이었다. 대박이 나자 삼성이 반겼다. 2009년 삼성 파브 'LED TV'에 작품을 담았고 삼성은 그에게 TV모니터를 제공했다. 모니터가 캔버스였던 그에게 제작의 고행이 해결되자 상상력은 날개를 달았다. 1년에 70여차례 전시를 열고 홍콩크리스티·소더비 등 해외 경매에서도 낙찰행진이 이어졌다. 뉴욕 아모리쇼, 독일 쾰른 아트페어, 두바이아트페어, 베이징 아트페어, 스페인 비엔날레, 런던 사치갤러리에 한국 대표 작가로 참여해 전시도 했다. 지난해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작가로도 초대돼 '영상 회화'의 진수를 선보이며 승승장구다. 독보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2013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예술감독, G20 서울정상회의 선정작가, K-ART 프로젝트 선정작가, 2014동아시아문화도시 영상감독,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미술총감독을 역임했다. 지난해 고향인 담양군에 '이이남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움직이는 그림'으로 '영상 회화'라는 새 장르르 개척한 그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메신저다. 첨단과학과 고전이 만나는 창의적인 역발상이 돋보인다.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로벌 노마드(Nomad) 정신이 깃들어 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신사임당의 '표충도'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클림트의 '키스'에 이르기까지 이이남의 작품속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을 이룬다. "사군자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 뿌리를 지금 이 시대, 친숙한 미디어로 일으켜 세우고 싶다"는 의지다. 이번 전시에는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를 재해석한 작품과, 베르메르 ‘진주귀걸이’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만든 디아섹 작품을 선보인다. ◇ 이이남 작가= 2010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예술학 박사과정 수료, 1995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조소학과 졸업, ▶개인전 33회, ▶주요 단체전 800여회: 2016 Ningbo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Exhibition(닝보ㆍ중국), 2015 Imagining Place 윌로비 비주얼 비엔날레(윌로비ㆍ호주), 개인의 구축물전(베니스비엔날레ㆍ이탈리아), 2014 START ART( 사치갤러리ㆍ런던), 2013 UN-IOC Forum전(뉴욕) 외. ▶수상 :2010 선미술상, 2009 대한민국 올해의 청년작가상, 2005 광주시립미술관 올해의 청년 작가상, 신세계미술상 대상, 하정웅 청년작가상, 2002 제8회 광주미술상. ▶작품소장:UN본부, 인천국제공항, 예일대학교, 청와대, 소더비 홍콩본사, 주미한국대사관, 주한독일대사관, 리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홍콩사라신은행, 스위스 은행, 후진타오 영부인, 주르완다 대한민국 대사관 외. [email protected] 2016/04/24
[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⑮<홍경택> 홍경택 작가(48)는 '홍콩 크리스티'가 낳은 '연필 작가'로 통한다. 2007년 그의 작품 '연필 I'(259×581㎝)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648만홍콩달러(7억8000만원)에 팔리면서다. 추정가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당시 국내 작가 최고가 낙찰로 화제가 됐다. 10년동안 '무명 작가'는 단박에 '스타 작가'로 등극하며 'K-아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후 홍경택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팔리는 작가'가 됐다. '깜짝 쇼'가 아니었다. '연필' 작품은 홍경택의 주가를 더욱 높였다. 2013년 663만 홍콩달러(약 9억7100만원)에 다시 낙찰됐다. '홍콩 크리스티 국내 최고가' 낙찰 기록을 보유 작가로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형형색색 우글거리는 연필들이 불꽃놀이처럼 팡팡 터져나갈듯 솟구치는 '색의 난장판'같은 그림은 '알아주지 않던' 불만이 공격성으로 표출된 작품이다. "제정신으로 그렸나"고 할 정도로 작가는 10년간 자신을 들볶으며 주구장창 그렸던 그림다. 색색의 연필이 로켓트처럼 발사될 것 같은 소용돌이를 보며 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알아본 '연필그림'은 사연이 많다. 대학졸업 후 첫 공모에 출품했지만(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심사에서 떨어졌다. 이후 2000년 인사미술공간 첫 개인전에 초대형(120호 6점을 3열 2단으로 이어붙인)을 선보였지만 인기는 누리지 못했다. 3000만원에 나왔지만 팔리지도 않았다. 작업실이 비좁아 조각조각 붙여 차곡차곡 포개져 가지고 있던 그림이었다. 크리스티 경매 후 '홍경택 작품=돈'이라는 등식으로 극성스러운 딜러들이 찾아들고, 작품값은 고공행진했다. 반면 작가는 무명의세월을 견뎌온 내공자답게 돈에 휘둘리지 않았다. 작품에 몰두했고, 연필이후 시리즈를 쏟아냈다. 사이키델릭 조명무대를 연상하는 '훵케스트라', '서재 시리즈'를 내놓으며 '색의 마술사'의 면모를 발휘했다. '훵케스트라'(funkchestra)는 음악을 사랑하는 그가 대중문화 특히 음악에서 받은 느낌들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이루며 충돌과 화합 이루어 내는 용광로 즉, 카오스의 세계를 표현한다. 클럽이나 전광판 등의 소비되는 이미지 속에서 나름대로 의미망을 포착하여 형상화했다. "작업에 사용된 단어들은 주로 대중음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추출했는데, 여기에는 아주 일상적인 것부터 대중의 우상이나 섹슈얼리티의 문제, 포르노그래피, 더 나아가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물음까지 다양한 내용들과 시대의 징표들이 한자리에 섞여있다." ‘홍콩크리스티가 낳은 스타작가’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미술시장으로 진출한 작가는 지난 3월부터 홍콩 파크뷰 아트 홍콩에서 초대전을 성황리에 열고 세계 무대 발판을 다지고 있다. 10년전에도, 10년후에도 그의 행보가 기대 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 시리즈인 100호 크기 볼펜 시리즈와 2m 크기의 훵케스트라 시리즈를 각각 한 점씩 출품했다. 특히 ‘매화지몽’이란 작품은 기하학적인 패턴을 배경에 한복 입은 여인과 매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등장시켜 눈길을 끈다. ◇ 홍경택 작가 =1995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14회:2016 순례-홍경택의 부조리극장(파크뷰갤러리ㆍ홍콩), 2014 이인성미술상 수상기념전(대구문화예술회관), Green Green Grass(페리지갤러리ㆍ서울)등, ▶수상/레지던시: 2013 이인성 미술상(대구미술협회), 2008 제2회 올해의 미술인상 청년작가상(한국미술인협회), 1994 대학미전 금상(홍익대학교), 2010 두산 레지던시(뉴욕), 2004~06 장흥 가나아뜨리에 2기 입주작가. ▶작품소장: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일민미술관, 아모레 퍼시픽, 농심, 두산갤러리 외 다수. [email protected] 201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