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미술관 '어떤 변화'…노순천·마이큐·임정주·정진서·최지목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그간 진행해오던 전시 성격과 조금 다른 단체전을 선보인다. 오는 6월16일까지 펼치는 특별기획전 '어떤 변화: Metamorphosis'는 미술관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기질로부터 발현된 각자의 존재 방식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전시다. 전시에 참여한 다섯 작가들은 70년대 후반~80년대 생으로 정제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자라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는 문화 세대다. 방송인 김나영의 연인으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이자 화가인 ▲마이큐, 선드로잉을 하는 ▲노순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임정주, 평면이지만 조각 작업을 하는 ▲정진서,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를 펼치는 ▲최지목 작가가 참여했다. '현대미술 신'에 이제 막 도약하기 시작한 작가들의 순수한 작품으로 공통점이 있다. 미술 이외에 다양한 분야를 먼저 경험했지만 김종영 조각가를 존경하며 그의 추상의 결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이기도 하다. 한국추상조각의 선구자 김종영(1915~1982)는 조각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예술의 시작은 ‘서예’ 였다. 그렇기에 그의 조각에는 서예적 미감과 한학적 사고가 잘 녹아있다. 이처럼 현대의 작가들도 어떻게 미술을 시작하게 되었는가에 따라 내재된 예술적 원천이 작업 방식의 뿌리가 되고 있다. 회화, 조각, 공예 등등 각자 자신만의 주 장르를 다루고 있는 이번 전시는 과연 작가들의 독특한 개성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탐구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회화의 평면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조각적 방식을 사용해 제작된 조각 작품이고, 기능적인 공예의 관점에서 시작했지만 비실용적 예술의 장르로 보여지는 것 또, 주제에 따라 재료나 기법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음악과 미술, 드로잉과 입체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작업들이다. 김종영미술관은 "개성의 탄생은 새로움을 낳고 새로움은 예술에 신선한 담론을 생성한다"면서 "전시를 통해 이 의미 있는 변화의 물결을 수용한 각 아티스트들이 어떤 모습으로 작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지 확인해 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2024/04/12
예술위, 문화예술진흥기금 공모사업 전담심의위원 위촉식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예술위)은 9일 2024년 전담심의위원 위촉식을 개최했다. 문화예술진흥기금 공모사업의 심의부터 선정 후 모니터링까지 책임지는 분야별 전담심의위원 42명이 선정됐다. 예술위 정병국 위원장은 “단계적이고 다년간 지원이 확대되어 지원단체와 프로젝트에 대한 연중 지속 관리 필요성이 강화되면서, 심의부터 선정된 지원사업의 모니터링과 평가까지 책임지는 전담심의에 대한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기존에 운영되어온 전담심의제를 개선하여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담심의위원들은 이번 4개 공모사업의 심의를 통해 선정된 지원사업의 최종 결과물까지 모니터링을 수행할 예정이며, 심의 결과발표 후 상담부스 운영을 통해 탈락단체에 대한 자문도 수행할 예정이다. 예술위에서는 심의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전담심의위원 위촉식에 앞서 누리집( www.arko.or.kr)에 명단을 사전 공개했다. 2024/04/11
[미술전시]일민미술관 '포에버리즘'·대안공간 루프 시몽 부드뱅 (관장 김태령)은 '포에버리즘: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전시를 12일부터 6월 23일까지 진행한다. 우리 사회 전반에 도래한 영원주의를 관찰하며 영원함의 속성을 돌아보는 동시대 작가 12팀을 소개하는 전시다. 이들의 작품은 현실 세계의 공회전으로부터 자의적인 표류를 시도하며, 동시에 이러한 도약을 통해 우리가 아직 닿지 못한 시간의 지평선 너머를 엿보려 한다. 박민하, 송세진, 윤영빈, 이유성, 전다화, 정연두, 차지량, 홍진훤, 황민규, isvn[멜트미러, 김한주(실리카겔), 김정각, 김도이, 슈퍼샐러드스터프(정해리), 이유미(할로미늄)], 스티브 비숍(Steve Bishop), 정 말러[Zheng Mahler(로이스 응,데이지 비세닉스)가 참여했다. 전시 부제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는 문학동네시인선 200호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가 수록하고 따온 시인 안희연의 글에서 인용했다. 관람료 7000~9000원. 는 오는 12일부터 5월11일까지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몽 부드뱅의 개인전 '두가지 Two Things'를 펼친다. 시몽 부드뱅은 공장이나 농장, 채석장 같은 야외 공간을 탐험하면서 대상들을 발견하고, 사라질 존재들을 기록해 왔다. 작가는 스스로를 ‘스튜디오 예술가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아웃도어 예술가’라고 부른다. "새로운 예술 작품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는 사물을 자신의 예술 실천 안에서 드러내기를 반복한다. 전시는 브뤼셀 도시에 사는 여우들과 하남 교산 신도시 개발 과정의 풍경들을 기록하고 병치한다. 여우와 브뤼셀 시민들의 일상적인 만남은 여러 종들이 공존해야 하는 대도시의 혼종적인 특성을 이야기한다. 2024/04/11
자라섬 성지 만든 인재진, 당진 정책특별보좌관 됐다 충남 당진시가 경기도 가평 자라섬을 재즈 성지로 만든 인재진(58) 공연기획전문가를 문화·예술 분야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 11일 시는 시청 시장실에서 위촉식을 갖고 인 보좌관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인 보좌관은 2004년부터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아 비가 오면 잠기는 자라섬을 아시아 대표 재즈 성지로 만들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20년간 전 세계 60개국에서 총 1334팀이 참가해 누적 약 297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시는 앞으로 인 보좌관과 함께 그의 오랜 현장경험을 살려 문화·예술 분야 전반에 걸쳐 발전을 꾀할 방침이다. 인 보좌관은 타지역과 차별화된 시만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시 축제를 만드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오성환 시장은 “인재진 감독님의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진만의 차별화된 축제를 만들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당진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 정책특별보좌관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임기는 위촉일로부터 2년이다. 현재 시에는 경제·산업 분야 이경중 전 희성피엠텍㈜ 당진공장장과 산업·안전 분야 채수현 박사가 정책특별보좌관으로 활동 중이다. 2024/04/11
BNK경남은행갤러리 ‘이정숙 개인전’ 19일까지 연다 BNK경남은행은 BNK경남은행갤러리 올해 네 번째 대관전시 '이정숙 개인전'을 오는 19일까지 연다고 11일 밝혔다. '부활, 찾아나서다' 주제로 조형 도예 작품 50여 점을 전시했다. 이정숙 작가는 도자에 유약을 바르는 일반 기법과는 달리 유리를 녹여 도자에 입혀 작품을 완성했다. 도자로 만든 물고기 떼와 그물을 형상화한 작품 '파견'은 모든 사람의 삶의 방향이 세상에 베푸는 선행이 됐으면 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모자이크를 전공한 이정숙 작가는 개인전 18회, 아트페어 및 국내외 초대전 200여회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숙 작가는 "고 이태석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울지마 톤즈'를 모티브로 작품을 완성했다. 전시 주제인 부활은 단순히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게 아니다. 이태석 신부는 살면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죽어서도 다른 사람들의 가슴에 살아 남아 있기에 이를 작품에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홍보부 최대식 부장은 "부활절(3월 31일) 주간에 맞춰 진행되는 이정숙 개인전에 많은 고객과 지역민이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BNK경남은행갤러리는 지역민과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회화와 사진 작품뿐만 아니라 도예, 조형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2024/04/11
문체부, 밀라노 한국공예전…'사유의 두께' 주제 630여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에 맞춰 한국 공예를 세계에 알린다. 문체부는 디자인위크 기간인 오는 14~21일(현지시간) '사유의 두께'를 주제로 '2024 밀라노 한국공예전'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전병극 제1차관이 공예전을 찾아 한국공예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고 구체적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12회째를 맞은 '밀라노 한국공예전'은 매년 4월 밀라노 디자인위크 기간에 한국 공예의 매력을 세계에 소개하는 전시다. 올해는 도자·나무·섬유·유리 등 공예 전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공예가와 브랜드 25명(팀)이 참가, 630여 점의 공예품을 선보인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13호 박강용 옻칠장, 옻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유남권·허명욱 작가 등이 참여한다. 공예전은 두 개의 본 전시와 하나의 야외 공간 행사로 이뤄진다. 작품(오브제) 전시인 '변덕스러운 두께', 한국의 차(茶) 도구를 소개하는 전시 '소박(素朴)', 한옥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장소인 마당이 지닌 소통의 의미를 담은 '공존의 마당'이다. 한국의 전통 차(茶)와 다식을 즐기며 한국적 정서를 체험하는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과 해외 구매자 상담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운영된다. 전시 총괄을 맡은 최주연 예술감독은 "재료와 기법을 탐구한 공예가들의 깊은 예술적 사유를 살펴본 후 일상의 차 도구를 통해 현실의 감각을 일깨워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쓰임의 도구이면서도 사유의 존재로서 확장된 한국 공예의 입체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오는 9월 파리 디자인위크 기간에는 한국공예의 독창성과 미학적 가치를 선보이는 '한국공예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연말에는 두바이에 조성되는 'K-브랜드 해외홍보관'에 한국공예 상설전시관을 마련, 중동시장 진출을 뒷받침한다. 또 한국 공예가들의 해외 박람회와 전시회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참가비를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하고, 해외 수출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공예가와 공방 등을 돕기 위해 국가별 수출계약서 작성, 관세 상담 등 공예 맞춤형 수출 상담을 제공한다. 전병극 차관은 "세계 최대 규모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한국의 역량 있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 한국공예의 매력을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문화적 정체성과 장인정신이 응축된 한국공예가 K-컬처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4/04/11
세필로 드로잉 회화…김홍주 "AI시대에도 아날로그 회화 존재" “내 그림은 넓은 유화 물감 붓으로 하면 그리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동양화에서 쓰는 아주 끝이 가는 세필을 썼는데, 천에 세필이 닿으면서 오는 묘한 감각이 있더라고요.” 성곡미술관에서 연 김홍주(79)드로잉전은 회화를 드로잉의 관점에서 바라본 전시다. 드로잉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숯, 흑연 등을 종이 위에 그으며 시각적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가장 단순하고 효율적인 그리기 수단이었다. 특히 드로잉의 전통적 역할은 본 회화 작업을 위한 스케치를 의미한다. 이러한 드로잉은 종이 표면에 그려진 선들과 그리는 사람의 감각을 즉시 이미지로 옮길 수 있는, 아이디어에 대한 작가의 자유분방한 정신이 투영된 즉흥적 미완성의 회화라고 할 수 있다. 텅 빈 캔버스 위에 세필로 그린 모호한 작품을 선보인 이 전시는 김홍주의 ‘드로잉 같은 회화’, 또는 ‘회화 같은 드로잉’의 절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세필의 가는 선과 점을 무한히 반복하여 겹겹이 쌓아 올리며 작업한다. 세필의 그리기는 화면의 천이나 종이와 부딪히며 특별한 감각을 창조해 내는데, 그어진 선들과 지워진 것들, 문질러 드러나는 얼룩 등과 같이 드로잉 고유의 감각과 동일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김홍주의 독특한 그림 그리기는 전통 회화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색채의 콘트라스트라든가 원근화법을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재를 재현하거나 심상을 표현하는 데 골몰하지도 않는다. 드로잉만으로 작품을 완성하게 되면 회화는 전통적 재현의 도구가 아니라 회화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다. 성곡미술관은 "작가가 드로잉만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경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리 흔치 않다"면서 "그럼에도 김홍주는 수십 년 동안 드로잉과 회화의 경계에 머무름으로써 ‘드로잉으로서 회화’, ‘회화로서 드로잉’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이중성’ 혹은 ‘확장된 모호성’은 단순히 한 시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의 작품 세계 전체를 관류하는 핵심 요소다. 김홍주가 드로잉을 닮은 자신의 회화에 대해 “나의 작품은 항상 미완성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의 작업은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다. 겹겹이 중첩된 수백 수 천개의 선들을 통한 시각적 모호성은 ‘촉각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림을 감상할 때는 항상 멀리서 전체를 보고, 다시 가까이 다가가 세밀한 부분을 관찰해야 한다. 관람객 스스로 창작자가 되어 자신의 감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그림이다. 선의 세계에서는 안과 밖이 없고, 겉과 속이 다르지 않으며, 공간의 구분이 있을 리 없다. 소리와 시간처럼 존재하면서 사라지고, 있음과 없음의 구분도 사라진다.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의 차이도 불명확하다. '드로잉 회화', 미치도록 그리기에 몰두하며 손맛 나는 그림을 계속 그리겠다는 작가는 "인간의 삶도 이와 같은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지배하게 될 미래에도 인간의 상상력과 생명을 느끼게 하는 아날로그 회화의 역할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시대의 미술이란 어마어마한 스펙터클이 아닌 가장 사적이고 인간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전시는 5월19일까지. 2024/04/11
임시정부 사람 삶·감정 엿본다…회고록 70여 점 한 자리에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제105주년을 맞아 임시정부 요인과 가족들의 회고록을 통해 그들의 삶과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가보훈부는 오는 8월 18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시 '꿈갓흔 옛날 피압흔 니야기(꿈같은 옛날 뼈아픈 이야기)'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독립운동가 한도신 선생의 동명 수기 제목에서 따왔다. 50여 명의 임시정부 사람들이 남긴 회고록 70여 점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이 회고록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도록 '두려움과 분노', '즐거움', '고달픔과 슬픔', '기쁨'이란 총 4부로 구성·전시한다. 1부 두려움과 분노에서 김문택의 학병 탈출지도와 김준엽·장준하의 학병 탈출기를 비롯해 김우전, 지청천, 박영만, 황갑수, 여성광복군 지복영·오희옥 등 한국광복군의 활동 기록을 통해 적과 맞서 두려움을 극복한 과정을 살펴본다. 이 중 김우전의 친필 수첩인 '김우전 수첩'은 친필 원본을 최초로 전시한다. 2부 즐거움에서는 주거·생활·교육 등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임시정부 사람들의 생활을 살펴보고 그들의 삶 속 즐거움을 소개한다. 특히 부부독립운동가 양우조·최선화의 큰 딸 제시의 탄생(1938년 7월)에 따라 8년간 기록한 친필 육아일기인 '제시의 일기'가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아이의 성장 과정뿐 아니라 창사, 광저우, 포산, 류저우, 치장, 충칭으로 이어지는 임시정부 이동 과정을 상세히 담고 있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 광복군이자 화가였던 최덕휴가 남긴 광복군의 모습과 중국 풍경 그림도 소개된다. 3부 고달픔과 슬픔에는 여성으로서의 삶, 타지에서의 삶을 담은 회고록을 소개한다. 독립운동가의 아내이자 어머니였으며 한 명의 독립운동가였던 이은숙, 정정화, 한도신 등 여성들의 회고록을 비롯해 중국·미국·독일 등 타지에서의 정착 과정과 심경을 담은 회고록에서 시대의 고달픔과 슬픔을 엿볼 수 있다. 4부 희망에서는 국가등록문화재인 안창호의 '도산 안창호 일기'와 김구의 '백범일지', 김창숙 '심산유고' 등을 통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의지와 희망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2024/04/11
1000만 관객 '파묘' 장재현 감독, 광주 찾는다 [주말엔 여기]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이번 주말 광주를 찾는다. 전남 고흥에서는 드론 1500대가 밤하늘 화려한 불꽃을 내뿜으며 저물어가는 봄꽃을 대신한다. 사랑에 빠지기 좋은 달 4월, 잠든 연애세포를 깨우는 로맨틱 코미디 연극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포근한 주말, 낮 최고기온 24도 토요일인 13일 광주·전남은 오전동안 구름이 가끔 많다가 오후들어 차차 맑아지겠다. 맑은 하늘은 일요일인 14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오후부터 흐려지겠다. 기온은 대체로 포근하겠다. 주말 동안 광주·전남 주요 지점의 아침 최저 기온은 9~13도, 낮 최고기온은 19~24도까지 오르겠다. 바다의 물결도 서해남부와 남해서부 해상에서 1~2.5m 사이로 일겠다. ◆광주독립영화관 기획전…파묘 감독 광주 방문 광주독립영화관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개관 6주년 기획전 '오래된 미래'를 개최한다. 대한민국 독립영화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속 필요성을 되짚고자 마련됐다. 기획전을 통해서는 단편 8편과 장편 4편 등 총 독립영화 총 12편이 상영된다. 상영작은 독립영화 지원 사업이 시작된 2000대 초반 작품부터 최근 IPTV 체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품들까지 아우른다. 마지막날인 14일에는 올해 첫 1000만 관객 작품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독립영화 데뷔작 '12번째 보조사제'를 상영한다. 12번째 보조사제는 장편 영화 '검은 사제들'의 원작이다. 영화관은 해당 작품 상영 이후 관객이 참여하는 장 감독과의 씨네토크를 마련했다. 장 감독은 '장재현이라는 장르의 탄생'을 주제로 관객과 이야기를 나눈다. ◆녹동항 밤하늘 수놓는 드론 1500대 '장관' 고흥군은 오는 13일 오후 8시 녹동항에서 2024 고흥 녹동항 상설 드론쇼 개막식을 연다. 버스킹 공연을 시작으로 드론 1500대를 동원한 군집 비행쇼, 멀티미디어 불꽃쇼, 레이저쇼 등이 마련됐다. 드론을 통해 우주와 유자 등 고흥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상징물을 표현한다. 고흥군은 오는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마다 드론 700여대를 투입한 드론쇼를 이어간다. ◆로맨틱 코미디 '사랑에 빠지기까지 D-100' 광주 기분좋은극장은 로맨틱 코미디 연극 '사랑에 빠지기까지 D-100'을 선보이고 있다. 연극은 임용고시 5수생 준모와 경찰공무원 4수생 예나의 이야기를 다룬다. 합격에 목마른 이들은 새로 도입된 '결혼가산점'을 받고자 100일간 불가피한 동거를 하게 된다. 취향도 성격도 맞지 않는 준모와 예나는 100일 뒤 동거를 마치지만 알 수 없는 섭섭함을 느낀다. 연극은 다음달인 5월 6일까지 기분좋은극장에서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1회, 주말 오후 2회 진행된다. 2024/04/11
북 채 혼자 튕기고 소리까지…안리살라 '나를 만지지 말라' 악기 가게라고 스치듯 지나가다 다시 돌아보게 한다. 뭐지? 분명 드럼인데 이상하다. 두 개가 붙은 듯 한데 드럼 채도 공중에 떠 있다. 자갈로 덮인 바닥 위에 놓인 작은 드럼과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또 다른 작은 드럼이 거울에 비추듯 대칭을 이루는 게 독특하다. "두 개의 작은 북으로 이루어진 사운드 설치 작품(In-Between the Doldrums (Pac-Man))입니다." 서울 이태원 에스더쉬퍼 서울은 "특수 제작한 작은 북 안에는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가청음에 해당하는 고음역과 중음역의 소리와 북 표피에 진동을 일으켜 북채가 튕기며 소리를 내게 하는 저음 주파수를 재생한다"면서 "기계적 미학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처음 개인전을 여는 알바니아 티라나에서 온 안리 살라(50)의 설치 작품이다. 혼자 움직이는 북 채를 통해 뜻밖의 교감을 강조하면서 새롭게 제작한 프레스코화와 조각의 연결고리로 이번 전시의 주제를 관통한다. 안리 살라는 공간의 건축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등 서로 다른 매체의 속성을 결합하는 영화적(cinematic) 설치 작품으로 알려진 작가다. 파리 피노 컬렉션,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파리 퐁피두 센터, MUDAM 현대미술관, 뉴욕 뉴 뮤지엄 등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2013년 프랑스 대표 작가), 상파울루 비엔날레, 베를린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 도큐멘타 등 주요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파리 퐁피두 센터,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갤러리, 파리 루이비통 재단, 베네치아 피노 컬렉션 등 유수의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프레스코화 연작은 화면에 다양한 지질(地質)적 또는 역사적 시간성을 결합해 형식, 역사, 개념을 풍부하게 엮어낸다. 프레스코는 덜 마른 회반죽(intonaco, 인토나코) 바탕 위에 안료를 채색하는 기법으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부터 수 세기 동안 사용되어 왔다. 작가는 프레스코화 표면에 대리석 조각들을 융합해 화면을 사각형 프레임 밖으로 확장했다. 63x41cm에서 120x102cm까지 다양한 크기의 프레스코 화면들은 벽에 거는 형식으로 설치했다. 'Noli Me Tangere Inversa (Fragment 1)'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저명한 예술가,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1387~1455)가 1425년부터 1430년까지 피렌체의 산 마르코 성당에 그린 프레스코화를 차용한 작품이다. 프라 안젤리코는 부활한 예수를 보고 마리아 막달레나가 기쁜 마음에 끌어안으려 하자 예수가 '나를 만지지 말라(Noli Me Tangere)'고 말하는 순간을 묘사한다. 안리 살라는 작품에 프라 안젤리코의 화면 일부를 사용해 프레스코화의 역사를 보여줌과 동시에 시간의 상대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색상이 반전되어 오래된 화석처럼 보이기도 하는 작품의 배경이다. "프레스코화는 안료가 다 마르기 전까지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어요. 주제 선정부터 드로잉, 채색까지 엄격히 통제하는 사회에서 내게 자유와 디톡스를 느끼게 해줬죠” 프레스코에 대리석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프레스코 화면의 색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대리석 조각들은 안료를 채색하는 부드러운 회반죽(intonaco, 인토나코)을 바르기 전보다 단단한 토대(arriccio, 아리차토)를 만들기 위해 석고와 대리석 가루를 섞어 사용하는 전통 방식을 연상케 한다. 작가는 “겹겹이 그림을 그리고 말리면서 진행 해야 하는 말 그대로 시간이 걸리는 방식의 작업"이라며 "대리석은 3억~6억년 전 유기적 물질이 꽉 차 있는 부드러운 표면을 가졌다. 자연의 흐름 속에서 그림은 변화하는 찰나에 불과한 순간임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2층 전시실 한편에서는 작가가 프레스코화를 제작하기 위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 작품 'Transfert (Noli Me Tangere, Fragment 1)'도 만나볼 수 있다. 드로잉 뒷면에 마른 석고가 묻어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이 덜 마른 회반죽 위에 모티프를 옮겨 그릴 때 활용한 스케치 기법을 재현했다. 전시는 5월11일까지. 2024/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