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죽이고 한지를 태웠다…김민정 개인전 '타임리스' 알고 보면 놀랍다. '어떻게...이럴수가'라는 자문이 절로 나온다. 누르스름한 색감. 멀리서 보면 드로잉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치밀함에 깜짝한다. 얇은 한지들이 모여 갈색의 리듬감을 전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포물선을 만들고 4각 입체로 변신하며 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색의 한지를 수직 혹은 수평으로 길게 자르고 그 가장자리를 태우고 겹쳐 완성했다. "코로나 시대 딱 맞는 작품이죠." 17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 김민정은 "할 일이 없어서...시간이 많아서"라며 웃어 제쳤다. '한지 향불' 회화로 유명한 김민정(59)은 프랑스와 미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에서 내한했다. 2017년 갤러리현대에서 전시 이후 4년만에 다시 온 작품은 작가의 명상적이면서 더욱 깊어진 작업 태도를 전한다. 얇은 한지를 잘라 촛불에 태우고 손바닥으로 쳐서 끄기를 반복했다. "하다보면 생각이 없어져요. 아무 생각도 안나요." 수많은 종이와 만난 손바닥은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반질반질해졌다. 한지와 자신을 가해하며 쳐낸 시간은 '비움과 채움'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시간과, 나와의 싸움. 결국 승리는 작가 자신이다. 끝난 작품이 말해준다. "잘 나왔다." 이번 전시 제목 'Timeless(타임리스)'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연작이다. ‘비움의 채움’이라는 순환적 개념을 녹여 냈다. 반복적이고 노동 집약적인 수작업은 김민정의 작품 세계를 복합적으로 아우른다. '타임리스'는 윤회, 음(陰)과 양(陽), 비움과 채움 등의 동양 철학적 사유와 깨달음을 동시대 미술의 언어로 시각화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수천 년의 세월을 견디는 한지의 강인함과 아름다움과 수행을 하듯 호흡을 가다듬어 한지를 불로 태우는 행위, 그 조각을 섬세하게 배열하는 작가의 내공이 스며있다. 한지를 촘촘하게 쌓은 'The Room'은 명상의 어느 단계에 이르면 영혼이 육체를 이탈해 공간을 부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론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무한 증식하듯 화면에 반복적으로 쌓인 단순한 패턴의 한지 조각이 옵아트와 같은 시각적 환영을 만들며 미묘한 뉘앙스의 공간감을 형성하는 작업이다. 'The Water' 연작은 한곳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는 물의 생태와 무한한 특성을 은유한다. 어떤 불가항력에 의해 묶인 듯한 무채색의 그러데이션 곡선이 폭발적 에너지를 발산한다. 'Nautilus'는 ‘살아 있는 화석’인 앵무조개의 외양에서 영감을 받았다. 중심에서 방사형으로 뻗어 나오며 화면을 빼곡하게 채운 단색의 한지 조각의 치밀한 층위가 압도적이다. 아름다움의 이상인 황금 비례와 영원한 시간성을 암시한다. 먹의 농담을 섬세하게 조절하며 완성하는 'Mountain' 연작은 전통 산수화를 동시대 추상회화의 맥락과 영역으로 확장하는 작품으로, 영국 대영박물관에도 소장되어 있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념해 발간한 도록에는 전시 출품작을 포함해, 김민정 작가의 대표작 40여 점을 수록했다. 권영진 미술사학 박사는 에세이 '김민정, 물과 불의 한지를 겹쳐놓다'에서 김민정 작가와 작품을 한국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재조명하고, ‘동양화’, ‘한지’, ‘여성 작가’를 키워드로 그의 한지 콜라주가 지닌 동시대 미술의 맥락과 의미를 분석했다. 또 세계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김민정 작가의 온라인 대담을 옮긴 인터뷰에서는 작가의 성장 배경과 작업의 방법론, 삶의 태도와 관심사, 향후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3월28일까지. 1962년 광주 출생. 어린 시절부터 서예와 수채화를 공부했고 홍익대 회화과 학부와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브레라국립미술원에서 유학했다. 유럽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콘스탄틴 브랑쿠시, 브라이스 마든, 칼 안드레 등과 같은 미술가들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 지난 20여 년간 이탈리아, 스위스, 중국,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12년 로마 마르코 현대미술관, 2017년 싱가포르 에르메스 파운데이션, 2018년 화이트 큐브, 2019년 랑겐 파운데이션, 2020년 힐 아트 파운데이션 등 전세계 유수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내에서는 2015년 OCI미술관 개인전 '결(Traces)'전을 통해 처음으로 주목 받았다. 2017년 갤러리현대 개인전 '종이, 먹, 그을음: 그후', 2018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해외 유명 작가 초대전 '비움과 채움'을 열었다. 2015년 장-크리스토프 암만(Jean-Christophe Ammann)이 기획해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 카보토 궁에서 열린 개인전 '빛, 그림자, 깊이'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고, 2004년과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다. 작품은 이탈리아 토리노의 폰다치오네 팔라초 브리케라시오, 덴마크 코펜하겐의 스비닌겐 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최근 영국을 대표하는 아트북 출판사 'Phaidon'사에서 자사 에디터들이 뽑은 '세계 최고의 현대 미술 드로잉 100인'에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2021/02/18
[박현주 아트클럽]82세 '경이로운 화가' 윤석남, 여성독립운동가 14인 복원 올해로 만 82세. 3년만에 전시장에서 만난 화가 윤석남은 여전히 생생했다. 2018년 팔순에도 개인전을 열어 화제였는데, 이번엔 100세 시대를 증명하듯 더욱 '경이로운 화가'의 면모를 보였다. "그림 말고는 할 게 없어서요." 윤석남은 지난 3년간 '싸우는 여자들'을 보며 행복했다.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그림만 그렸다. "왜 목숨을 바쳐서까지 독립운동을 했을까?" "나라면 목숨을 바쳤을까?" 이 의문과 질문을 화폭에 녹여 담아낸 그림은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으로 탄생했다. "초상은 역사속 흉상을 참고했지만 인물들의 모습은 제 머릿속 상상으로 그린 겁니다." 17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 갤러리에 선보인 작품은 '여성주의 작가' 윤석남의 '결정판'이다. 본궤도에 오른 채색 여성초상화를 보여준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 연작과 대형 설치 작업을 함께 걸었다. 이번에 소개되는 14인(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은 일제강점기 여성운동과 구국을 위한 항일운동에 투신한 여성들이다. 학고재 본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박자혜(1895~1943)의 초상을 만난다. 독립운동가 신채호(1880~1936)의 아내다. 붉은 유골함을 가슴에 안은 초상은 괴팍하게 일그러진 얼굴이다. 윤석남은 "남편의 죽음에 슬픔과 분노가 차오른 표정을 담은 것"이라며 붉은 유골함은 피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박자혜는 1919년 3·1운동 당시 간호사로서 간호사들을 모아 ‘간우회’를 조직하였고, 만세 시위와 동맹파업을 시도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으나 대중에게는 그 이름이 아직 낯설다. 전시장 중앙 벽면은 피빛 붉은 저고리를 입고 한쪽 팔을 높이 뻗은 김마리아(1892~1944)의 초상. 기개가 충만하다. "이번 초상 작품중 가장 가슴에 와닿은 인물은 김마리아에요. 조선인으로서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두려움 없이 행동한 그 정신에 존경심을 담았어요." 김마리아는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널리 신망 받은 인물이다. 2·8독립선언에 참여한 뒤 선언문을 기모노 속에 숨겨 국내로 들여와서 3·1운동을 일으키는 데 적극 가담했다. 이 일로 체포돼 심한 고문을 받고 귀와 코에 고름이 차는 고질병을 얻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려나자마자 활동을 재개했다. 대한민국애국부인회 회장을 맡아 임시정부에 자금을 전달하고 조직을 확대하던 중, 동지의 배신으로 검거돼 또 한 번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남자현은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인물이다. 윤석남이 그린 초상은 4번째 손가락이 잘린채 붕대를 감은 모습이지만 결연한 모습이다. 남자현은 1919년 3·1운동 직후 아들과 중국으로 망명하여 독립군 단체 서로군정서에 들어갔다. 만주 일대에서 교육운동에 힘쓰는 한편, 사이토 총독 암살을 기도하는 등 무력투쟁에도 앞장섰다. 또한 독립 의지를 고취하고 운동가들의 분열을 막기 위해 두 번이나 혈서를 썼으며, 1932년 국제연맹조사단이 하얼빈에 왔을 때는 왼손 무명지를 잘라 ‘조선독립원(朝鮮獨立願 조선은 독립을 원한다)’이라는 혈서를 써서 자른 손가락 마디와 함께 조사단에 보냈다. 고문과 단식투쟁으로 건강이 악화돼 6개월여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출감 직후인 1933년 8월 22일 숨을 거뒀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었다. 윤석남의 인물 채색화는 고운 세필로, 강하게 그려낸 게 특징이다. 원래 아크릴로 서양화 재료로 작업하던 그는 10년전 채색화로 돌아섰다.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두서의 자화상을 본 후였다. "그 초상화를 보는 순간 얼어붙었다" "나는 바보같이 살았구나"를 깨달으며 서양화 재료를 버렸다. 그렇게 채색화를 배우고 작업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왜 행복한지도 모르겠어요. 너무 행복해요." 정면을 응시하는 당당한 눈빛에 매료되어, 여성의 시선을 드러내는 채색화를 그리겠다고 마음먹었다. 2018년 학고재에서 선보인 '윤석남' 전시는 2015년경부터 그려온 채색화 연작을 최초로 발표한 자리였다. 전시 제목에 걸맞게 자화상을 다수 출품했다. 1982년도에 연 첫 전시부터 줄곧 어머니와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자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처음이었다. “자랑스러운 나의 엄마”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것이 많았으나 자신을 드러내기가 못내 망설여졌다는 그가 고운 세필을 쥐고, 강렬한 필치로 스스로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주위의 벗들을 그린 초상 연작을 OCI미술관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수년간 개인의 삶을 돌아본 윤석남이 이제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복원한다. 채색화를 그리며 과거의 복식 등을 참고하고자 한국의 초상화를 모은 책을 구입했다. 방대한 분량 속 여성의 초상은 가장 뒤편에 이름도 없이 단 두 점 실려 있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그려진 그림이었다. “왜인지 울화가 치밀었다.” 어려운 시대, 나라를 위해 싸운 여성들의 삶을 조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진 기록에 근거하여 그려야 하는 작업의 특성상 자료가 많지 않아 난항을 겪기도 했다. 윤석남은 역사가 충분히 주목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화폭에 기록하기로 했다. 남아 있는 사진 자료를 참고하여 얼굴을 묘사하고, 각 인물의 생애에 대한 기록을 토대로 배경과 몸짓을 구상해 그려 넣었다. 윤석남의 초상에서 인물의 손은 크고 거칠게 표현된다. 손은 살아온 삶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그 사람의 전체를 상징한다. 붓을 꼭 쥐고 초상을 그리는 화가도 그 투박한 '손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서문을 쓴 김현주 추계예대 교수는 "윤석남은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얼굴과 독립운동의 방법을 알려주는 상황의 묘사나 단서를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다"며 "얼굴 중 특히 눈을 통해 내면의 기운이 전달된다고 생각해 항상 생생하고 강렬한 눈의 묘사를 중요시 여겨왔다. 얼굴 다음으로 손은 실행 수단으로서 크고 중요하게 묘사됐다"고 소개했다. 윤석남은 제일 먼저 작은 사이즈로 얼굴 드로잉을 하고 인물의 특성을 파악한 뒤에야 원본 크기의 초본을 만들어 한지에 옮기고 채색으로 마무리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얼굴 드로잉과 소형 초상이 대형 초상화와 나란히 전시되어 초상화의 제작 과정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역사속으로 사라진 여성들. 그 여성들을 다시 불러낸 윤석남은 "앞으로도 조명할 인물이 많다"며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그림으로 복원해내는 작업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00인의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을 그리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았다. 윤석남은 “언제까지 살지 모르지만, 힘닿는 데까지 해보겠다”는 각오다. 학고재 우찬규 대표는 "윤석남의 여성독립운동가의 ‘채색 초상화'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며 "후대에도 남겨져 전해질수 있는 작품들로 의미가 있어 독립기념관 등 미술관에서 더욱 주목해 관람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현주 추계예대 교수도 "윤석남의 초상화는 여성의 독립운동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초상화의 수가 많을수록 그 효과는 커지리라 생각한다. 그 초상화를 통해 윤석남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민족과 국가가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자립’이 무엇인지 진중하게 묻고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개막한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 등 14인을 그린 채색화와 연필 드로잉을 선보인다. 그림과 함께 독립운동가들의 핵심적인 어록과 설명을 함께 붙여 이해를 높이고 있다. 본관 안쪽 방을 가득 채운 나무로 만든 설치 작품 '붉은 방'(2021)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4월3일까지. 2021/02/17
'코로나19~전두환 재판' 광주·전남 보도사진전…현장의 눈빛 광주와 전남지역의 지난해 이슈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보도사진전이 펼쳐진다. 한국사진기자협회 광주·전남지회(광주전남사진기자회)는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광주 신세계갤러리에서 2021 광주·전남 보도사진전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장의 눈빛'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사진전은 지난해 광주와 전남지역 일간지 사진기자들이 국내·외에서 취재한 사진 100여점이 선보인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투 현장과 폭우로 발생한 수해피해, 전두환씨 재판 등 사진기자들이 발로 뛰며 취재한 결과물이 전시된다. 또 전시는 다음달 15일부터 19일 전남도청, 4월1일~30일 동신대학교 나주한방병원 등에서도 펼쳐진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개막식은 열리지 않는다. 광주전남사진기자회 최기남 회장은 "출품작들은 사진기자들이 현장에서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물이다"며 "코로나19와 수해 현장 등에서 묵묵히 현장을 기록한 사진기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3년 아시아나 항공 추락 사고를 취재하다 순직한 박경완 기자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16회 '박경완 기자상'에는 연합뉴스 박철홍 기자의 '아들, 잘하고 와' 코로나19 현장 사진이 선정됐다. 2021/02/17
제주 '옛 주정공장 터 역사기념관' 설계 당선작 선정 제주특별자치도는 '옛 주정공장 터 역사기념관 건립사업' 건축 설계 공모 결과, 타코 건축사사무소(소장 탁현경) 제출작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선작은 대지에 어울리는 단정한 조형으로 4·3을 기념하고, 기존 위령탑과의 관계 등 주변과의 조화와 동선 체계도 합리적으로 잘 풀어냈다. 특히, 건물 디자인계획이 우수하고 보행자의 접근성도 잘 처리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위는 건축사사무소 무이건축과 ㈜가람영산건축사사무소 공동응모작, 3위는 건축사사무소 제이토리와 오피스 툴의 공동응모작이다. 1위로 선정된 업체에는 용역비 약 9500만원 상당의 기본 및 실시설계 우선협상권이 주어진다. 2위와 3위는 1000만원 범위에서 보상금이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옛 주정공장 터 역사기념관 건립사업은 4·3 당시 초토화 작전 종료 이후 '산에서 내려온 사람'들의 수용소 생활상과 수형인들의 아픈 역사에 대한 교육적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공사비 19억5000만원을 투입해 연면적 750㎡,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2021/02/17
국립중앙박물관, 새롭게 조성한 '분청사기·백자실' 공개 국립중앙박물관이 18일 새롭게 조성한 '분청사기·백자실'을 공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7일 "기존의 분청사기실과 백자실이 통합돼 조선 도자기 500여 년의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고 분청사기와 백자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전시기법으로 연출한 '분청사기·백자실'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에 위치한 이 전시관은 '분청사기 구름 용무늬 항아리'(국보 제259호)와 '백자 달항아리'(보물 제1437호) 등 국보 6점과 보물 5점 등 400여 점을 전시했다. 분청사기는 회청색 흙으로 만든 그릇에 백토를 입힌 뒤 여러 기법으로 장식한 도자기로 고려 말 상감청자에서 유래해 16세기 전반까지 제작됐다. 백자는 1300도가 넘는 고온에서 구워낸 최고급 도자로 조선 백자는 절제미와 우아한 품격을 지닌다. 조선 15세기~16세기 중엽까지 분청사기와 백자가 함께 사용됐으나 1467년(세조 13) 무렵 국영 도자기 제작소인 관요 체제가 확립되면서 백자가 조선에서 최고의 자기가 됐다. 박물관은 이번 새 단장을 통해 분청사기와 백자가 조선시대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기형과 기법이 달라지면서, 조선인의 삶이 반영되는 과정을 담고자 했다. 특히 이번 새 단장에서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 중 하나인 백자 달항아리를 위한 독립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또 흙을 물로 빚어 불로 완성되는 도자기의 제작 과정도 보여준다. 기존의 휴게 공간을 조선시대 도자기 장인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사기장의 공방' 공간으로 만들었다. 2021/02/17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3~25일 '예술과 기술 융합주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위원장 박종관)가 오는 23~25일 비대면 온라인으로 '예술과 기술 융합주간'을 펼친다. '예술과 기술의 현재와 미래'가 주제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 어디까지 왔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예술계, 기술계, 학계와 예술지원기관이 함께 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 현황을 살핀다. 변화의 시대에 예술의 경계가 확장되는 지점에서 마주하는 새로운 고민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국내뿐 아니라 영국, 미국, 프랑스에서 참여하는 전문가 8인의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 D.N.A(데이터, 5세대 통신, 인공지능)의 예술 접목방안에 대한 기조연설과 강연이 준비된다. 로봇제어, 전시솔루션, 확장현실, 프로젝션 매핑, 공연 온라인 송출 분야 전문기업 5개사가 참여하는 기술박람회와 융복합 예술가 10인과 만나는 1:1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또한 국내 주요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가 참여하는 학계 토론회와 예술과 기술 융합 지원 사업 추진기관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유관기관 대담회도 마련된다. 또 예술위의 2020년 아트앤테크 활성화 창작지원 사업의 최종 선정 7개 단체의 작품과 창작과정을 공유하는 디지털 갤러리를 운영하고, 성과공유회를 개최한다. 기조발제는 민세희 작가와 영국 닐 매코넌(Neil McConnon) 디렉터가 맡는다. 닐 매코넌(Neil McConnon)은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 파트너십 디렉터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미술관 혁신'을 주제로 발표한다. 데이터 시각화 아티스트 민세희 작가는 '데이터, 시각화 그리고 창작하는 기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융복합 예술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D.N.A. 강연은 '데이터'를 주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주립대학교 한윤정 조교수와 프랑스 디지털 아티스트 마오틱(Maotik)이 연사로 참여한다. 5세대 통신과 확장현실(XR)기술을 다루는 '네트워크' 강연은 SK텔레콤 임성희 부장,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XR 큐레이터 김종민 프로듀서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술에 대해서는 ㈜아크릴 박외진 대표이사와 덕성여자대학교 IT미디어공학전공 임양규 조교수가 강연한다. 성과 공유회는 '2020년 아트앤테크 활성화 창작지원 사업'의 최종 선정 7개 단체들의 작품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작품 구상부터 결과 발표까지의 과정과 기술융합 창작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다. 고스트(Ghost) LX스튜디오 류정식 감독을 모더레이터로 고병량, 프로젝트 밈, 도로시 엠 윤,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 , ㈜그래피직스ㅡ 이정연댄스프로젝트, 테크캡슐이 참여한다. 또한 선정 단체들의 작품은 행사 기간 동안 '예술과 기술 융합주간' 홈페이지(artntechweek.co.kr) 내 디지털 갤러리를 통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방식으로 갤러리, 공연장에서 관람하는 듯 생생한 현장감으로 관람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에서 실체를 갖고 있는 물리적 시스템의 기능과 동작을 온라인 가상공간에 재현하는 기술이다. 온라인 예술 창작과 향유 방식으로 도입돼 활용하고 있다. 기술박람회와 멘토링은 융복합 예술 창작에 필요한 기술 정보를 전문가 그룹에게 직접 들어보는 시간이다. 로봇제어, 전시솔루션, 확장현실(XR), 프로젝션 매핑, 공연예술 온라인 송출 분야를 중심으로 상화, 레벨나인, 클릭트, 모온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가 참여한다. 비대면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전문가 멘토로 원종국(언해피서킷), 김해인, 오지현, 피정훈, 이수용, 박훈규, 장계훈, 김민호, 김민직(아토드), 신보슬, 차진엽이 참여한다. 아트앤테크놀로지 관련 학과들의 예술기술 융합 창작사례와 성과를 알아보고 예술현장과의 교류를 도모하기 위한 학계 토론회는 서강대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 김주섭 교수가 모더레이터로 나선다. 서울예술대학교 영상학부 디지털아트전공 오준현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이승무 교수,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남주한 교수가 참여한다. 이번 '예술과 기술 융합주간' 홈페이지(artntechweek.co.kr)와 예술위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된다. 참가신청은 이벤터스(event-us.kr/28320)로 접수 받는다. 한편, 예술위는 예술가치의 사회적 확산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디지털과 동시대 기술을 활용한 예술작품 창작과 향유, 기초예술의 온라인 확장 등 다양한 실험활동을 2017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예술위의 예술과 기술 융합 지원사업의 진행현황 및 창작지원 작품은 예술위가 운영하는 아트앤테크 플랫폼(arko.or.kr/artntech)에 소개됐다. 2021/02/16
일제강점기 군산 역사관, 제5회 특별기획전 개최 전북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에서 특별기획전 '수탈의 기억 Ⅴ-글과 그림으로 본 항일과 반역' 전시를 오는 5월30일까지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에 남긴 항일 애국지사들과 반민족 행위자들의 서화를 중심으로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된다. 주요 전시작품으로는 경술국치의 분을 못 이겨 자결한 매천 황현 선생의 유묵, 민족대표 33인 중 1인인 오세창 선생의 서예, 대마도에 잡혀가 순국하신 최익현 선생의 일생도 8곡 병풍과 편지, 일본 황족으로 태어났으나 황태자 이은과 부부로 맺어지면서 한국인이 된 이방자 여사의 8곡 병풍 등 50여 점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기만 도시재생과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선조들의 숭고한 항일정신과 기상을 되새기길 바란다"면서 "마스크 착용과 관람객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 안전하고 유익한 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6월 박물관 등록을 마친 군산역사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국가문화유산 DB화 사업에 선정돼 올해 말까지 3000여점의 소장유물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등록으로 공립박물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인다. 2021/02/16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광주에서 사진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국민들을 응원하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는 22~28일 동구 메이홀에서 '미얀마 민주화 응원 사진전'을 선보인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에 저항했고 광주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와 미얀마 사진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평화롭던 미얀마인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 30여점과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담긴 시위사진 30여점 등 60여점이 전시된다. 미얀마 시위 사진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들이 촬영했다. 사진전 개막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소규모로 진행되며 미얀마 국민을 후원하기 위한 모금도 한다.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는 "이번 사진전은 지난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거센 저항운동을 펼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41년 전 군부 독재에 저항하다 많은 희생을 치른 광주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미얀마 국민들이 힘을 얻어 민주화가 이뤄지길 바라다"고 밝혔다. 2021/02/16
서울옥션, 23일 올해 첫 경매...김환기·김창열등 190점 120억치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올해 첫 번째 경매인 '159회 미술품 경매' 오는 23일 개최한다. 총 193점, 약 120억원어치가 경매에 오른다.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펼치는 이번 경매는 코로나로 인해 전화응찰과 서면 응찰은 물론 홈페이지를 통한 실시간 응찰이 가능하다. 현장 참여 응찰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다.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의 60년대 중후반 뉴욕시기 작품 3점이 눈길을 끈다. 이 가운데 추정가 10억에 출품된 '무제'는 1960년대 회화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이다. 지난달 별세한 물방울 화가 김창열 작품을 연대별로 다양하게 선보인다. 추정가는 4억8000만~7억원에 나온 1977년 제작된 '물방울'은 거친 마포 위 끊임없이 수놓은 영롱한 물방울들이 돋보인다. 1986년 제작된 '물방울'은 크기 194.3×294.5cm의 대작으로 추정가가 2억8000만~4억원에 매겨졌다. 이외에도 김창열이 뉴욕에 있을 때 ‘캔디’(색색의 캔디처럼 뚜렷하고 경쾌하고 투명한)라고 불리는 색깔이 있는 구들을 그린 '무제'(1968)와 2013년에 제작된 신문 위에 물방울을 그린 작품 등 총 8점이 출품됐다. 고미술품 경매에는 고송유수관 이인문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대형의 크기를 자랑하는 여덟 폭 병풍 '산정일장(山靜日長)'이 선보인다. 이인문은 산정일장 주제의 그림을 곧잘 그리곤 했던 대표적인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 이번 경매 출품작은 이인문의 풍성한 필치와 맑은 담채의 향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병풍의 각 폭 상단에는 장면에 걸맞은 시구가 단정한 예서로 쓰였는데, 이는 전서와 예서의 명필가로 이름을 널리 떨쳤던 기원 유한지가 쓴 것으로 주목된다.경매 추정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제 159회 미술품 경매'의 프리뷰 전시는 16일부터 2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1/02/16
"붓질, 그림의 부름에 정면 돌파했죠"...신민주 개인전 '활기' "색에 대한 욕구가 차올랐다." 3년만에 개인전을 여는 추상화가 신민주(52)가 '활기'차게 돌아왔다. 17일부터 서울 삼청로 PKM 갤러리에서 여는 이번 전시는 거무튀튀한 어두운 색감의 이전 그림과 달리 밝은 색감으로 무지개빛이 감도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본능적으로 색감이 변했다는 작가는 "모험이 즐겁다"고 했다. 나이탓도 있다. 50세가 지나고 나니 폐경도 겪으면서 세상이 다르게 바라보이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가 작품에도 반영됐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작가는 단색화가 윤형근 며느리로도 알려져있다. 16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그림이 나를 리드한다"며 "작업하면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고 말했다. '생활인으로서 화가'라는 그는 "'열린 태도'로, 매일 새로운 기분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그림을 시작하면 몇 번의 붓질에 이미 그림은 나를 리드한다.……멈춤도 그림이 알려준다. 그만해도 되겠다고.” 신민주는 ‘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오고 있다. 2018년 '추상 본능'전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연작 ‘불확정적 여백(Uncertain Emptiness)’ 중 다채로운 색감과 힘 있는 에너지로 채워진 신작이 소개된다. 작가로서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감각과 인식, 수많은 이미지들을 내적으로 체화하고 이를 추상적 화면으로가시화한다. 거침없는 붓 터치와 실크스크린 도구인 스퀴지(Squeegee)로 안료를 밀어내는 행위를반복하면서 본능적으로 ‘그리기’와 ‘지우기’를 중첩시켜 캔버스 안에 밀도 높고 강한 에너지를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자신, 개인을 비운 다음 '그림의 부름'에 따라 화면을 채워가는 방식인데,이는 창조 행위의 주체가 작가가 아닌 그림이다. 그림이 스스로를 재현하기 위해 작가는 부름을받은 존재가 되고 작품은 회화의 본질적인 형태로서 찰나에 사건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한번 해보는 거죠. 덤벼보는 것. 조바심·두려움 그런 것들을 정면 돌파하는 것, 그러면서 오류를 수용하는 거죠." 바르고 칠하고 흘러내리고 또 다시 덮고 칠하고 다시 긁어내고..."스퀴지로 쓸려가면서 상처처럼 보이는데, 이 때 내 그림은 속살이 보이죠. 상처를 덮을 것이냐 드러낼 것이냐...일반적으로 상처를 감추곤 하지만 저는 상처를 감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계획없이 나온 그림은 "레슬링하는 것 같은 순간"이라고 했다. "포장하지 않고 장식하지 않고 긍정의 에너지로 치환되는 그림을 통해 작가 스스로도 "치유 된다"고 했다. 작품 제목 '불확정적 여백(Uncertain Emptiness)'은 승효상 건축가가 칼럼에 썼던 말에서 차용했다. "무엇인가가 오지 않는 상상력에 매료됐다"는 그는 자신도 상상할수 없었던 장면이 펼쳐지는 자신의 그림에 묘미를 느낀다. "긍정과 부정속에서 탄생한 제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힘찬 에너지를 느껴보셨으면 해요." 붓질의 환희로 몽환적인 색감의 향연을 전하는 그림은 시원한 쾌감과 그야말로 '활기'가 넘친다. 그 흥겨운 리듬감을 작가가 어떻게 멈추고 완결판으로 결정했는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집중력과 순발력이 빛난다. 전시는 3월20일까지. 202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