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대규모 퀴어 미술전 예고…국내외 70명 참여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의 2026년 전시는 동시대 미술이 사회의 변화와 다층적인 목소리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조망한다. 대규모 퀴어 미술전과 두 차례의 개인전을 통해 ‘관계’와 ‘공존’, 그리고 신체와 세계의 새로운 감각을 재사유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첫 전시는 3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전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퀴어 미술전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Spectrosynthesis Seoul)’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퀴어 미술의 다층적 지형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70여 명(팀)이 참여한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과 이용우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트랜스(trans)’를 핵심 키워드로 삼아 신체, 젠더, 인종, 생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퀴어적 존재 조건을 탐구한다. 익선동, 낙원동, 이태원 등 서울의 퀴어 시공간을 매개로 기억과 장소, 형식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한국 퀴어 예술의 실천과 전위적 감각을 조명한다. 전시는 선프라이드재단과 공동 주최되며, 퍼포먼스와 강연,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퀴어 미술을 둘러싼 담론과 실천이 교차하는 공존의 장을 형성할 예정이다. 7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는 함양아 개인전(가제)이 더그라운드와 스페이스 1·2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장기 연구 프로젝트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를 중심으로,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거대 구조적 서사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구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금융화, 기술 발전 등 현대 사회를 구성해온 거대 서사가 개인의 삶에 남긴 흔적을 대규모 원형 프로젝션 설치와 웹 프로젝트를 통해 풀어내며, 공존을 위한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는 서사적 실험의 장으로 확장된다. 2026년 마지막 전시는 10월 3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열리는 최하늘 개인전(가제)이다. 최하늘은 통제할 수 없는 신체의 리듬과 불일치의 감각에 주목하며,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어온 ‘정상적인 몸’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고한다. 발작, 비틀거림, 몽유 상태 등 의식과 신체가 어긋나는 순간에서 포착한 조각들은 과도하게 노출된 전시 공간 속에서 흔들리고 젖으며, 신체 불일치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몸의 제어가 실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을 통해 신체와 규범의 관계를 다시 묻는 전시로 펼칠 예정이다. 2026/01/02
소마미술관, 홍유영 개인전 '배열 속의 또 다른 배열’ 하얗게 비워진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은 절제된 존재감으로 공간에 스며든다. 강렬한 대비나 즉각적인 시각 자극 대신, 홍유영의 작업은 관람자의 지각을 천천히 확장시킨다. 흐릿함은 모호함이 아니라, 시각 너머의 감각을 여는 여백이다.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은 2일부터 2월 8일까지 홍유영의 개인전 '배열 속의 또 다른 배열’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소마미술관이 드로잉센터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작가를 조명하는 'Into Drawing' 연작의 일환으로, 2026년 'Into Drawing 53'에 포함된 세 번째 전시다. 홍유영은 경계가 흐릿하고 투명한 형상을 지닌 유리의 물성을 매개로, 빛과 그림자, 공간과 구조의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다. 대표작 ‘배열 속의 또 다른 배열(Arrangement within arrangements)’은 이러한 조형적 사유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른 유리판들이 적층된 이 작업은 투명한 면의 중첩, 빛의 반사, 그림자의 농담이 결합되며 하나의 다층적 구조를 형성한다. 홍유영의 작업에서 작품의 완성은 제작이 끝나는 지점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빛과 그림자가 더해지는 순간에 이뤄진다. 마치 네거티브 필름을 통과한 빛이 이미지를 만들어내듯, 이 전시는 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조형 과정이 되는 경험을 제안한다. 2026/01/02
차 막힐 때 보는 그림…여의도~노량진 ‘도로 위 미술관’ 여의도에서 노량진까지 이어진 올림픽대로 디지털존. 하루 평균 24만 대의 차량이 오가는 이 상습 정체 구간은 이제 ‘도로 위 미술관’이 됐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이 구간을 통해 상설전에 출품 중인 회화 명작 소장품 6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해 7월 대형 디지털 전광판 6기로 구성된 올림픽대로 디지털존을 공식 런칭한 이후,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의 제휴로 미술관 캠페인 ‘지금 여기, 국립현대미술관’을 지속 전개해왔다. 병오년 새해를 맞아 2일부터 소개되는 작품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의 ‘산’, 가족의 온기를 담은 장욱진의 ‘새와 가족’,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의 ‘화령전작약’을 비롯해 오지호의 ‘봄 풍경’, 이봉상의 ‘허수아비와 사막’, 한묵의 ‘T 구성’ 등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회화 명작 공개를 시작으로, 주요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현대미술 콘텐츠를 올림픽대로 디지털존을 통해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추운 겨울, 도로 위에서 마주치는 근현대 미술 명작들이 국민들의 지친 일상에 작은 위안과 따뜻한 온기를 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1/02
새해 미술 서비스업 ‘신고제’ 시행…투명성 기대·시장 위축 우려 2026년부터 국내 미술시장이 본격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편입된다. 그간 별도의 자격 요건 없이 자유업으로 운영되던 미술 유통 분야가 ‘미술진흥법’ 시행에 따라 신고제와 권리 제도를 도입하며 관리 체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다만 미술계에서는 제도의 실효성과 시장 위축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7월 26일부터 화랑업, 미술품 경매업, 미술품 자문업, 미술품 대여·판매업, 미술품 감정업, 미술 전시업 등 미술 서비스업 6개 업종을 대상으로 신고제를 시행한다. 해당 업종을 운영하거나 새로 시작하려는 사업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사항을 신고해야 하며, 위반 시 영업정지나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번 제도 도입의 취지로 미술시장 투명성 제고와 체계적인 산업 지원 기반 구축을 내세운다. 그동안 미술 유통업은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정확한 시장 규모 파악과 정책 설계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신고제를 통해 거래 구조와 산업 현황을 정밀하게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위작 논란이나 불투명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신중하다. 제도 시행까지 예령(유예) 기간이 있어 당장의 충격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화랑업 신고제가 영업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품의 작가, 제작연도, 거래 가격 등 주요 정보가 행정 신고 대상이 될 경우, 영업 정보 노출과 컬렉터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프라이빗 세일 비중이 높은 국내 미술 거래 관행과 맞지 않는 제도라는 주장도 이어진다. 논쟁의 중심에는 2027년 7월 도입 예정인 미술품 재판매보상청구권(추급권) 이 있다. 추급권은 미술품이 최초 판매 이후 재판매될 경우, 작가가 재판매 금액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작가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유럽연합(EU)과 영국 등에서 이미 도입돼 있다. 다만 해외에서도 추급권은 강제성이 낮고, 일정 금액 이하 거래나 단기 재판매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등 유연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시장 성숙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무화할 경우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미술계 역시 같은 우려를 제기한다. 개인 컬렉터 비중이 높은 한국 미술시장 구조상, 로열티 부담이 신진 작가 작품 거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 내역 신고 과정에서 컬렉터의 익명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화랑협회는 “미술품 거래는 프라이빗 세일 비중이 높은데, 거래 세부 내용을 지자체에 신고하는 구조는 영업 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추급권과 신고제가 충분한 보완 없이 시행될 경우 미술 거래가 위축되거나 음성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규제 중심 접근 대신 시장 구조 자체를 키우는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인 컬렉터 중심의 수요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의 미술품 구매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업은 거래 공개에 대한 부담이 적고, 미술품을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공간 전략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요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세제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현재 국내 기업이 미술품을 구매할 경우 손금(비용)으로 인정되는 한도는 1000만원으로, 시장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술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은 아직 관망 국면에 있다. 규제가 투명성을 높이는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시장의 활력을 제약하는 장벽이 될지는 제도 설계의 세부 내용과 단계적 적용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법령의 구체적인 내용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미술진흥법'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12/31
KCDF갤러리, 유리공예 작가 최상준 개인전 ‘2025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신진부문’에 선정된 유리공예 작가 최상준 개인전 'Beard and hat'가 2026년 1월 18일까지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열린다. 최상준은 유리를 매개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해온 작가다. 대표 연작인 ‘Beardman 시리즈’는 온몸이 수염으로 뒤덮인 둥근 신체 위에 각기 다른 형태와 색감의 모자가 얹힌 조형물로, ‘합(盒)’ 구조를 통해 열림과 닫힘, 유연함과 고정됨이라는 이중적 개념을 시각화한다. 작품은 유리 블로잉(blowing), 콜드 워킹(cold working), 케인(cane), 샌드블라스팅(sandblasting) 등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다. 블로잉으로 형태를 만들고, 콜드 워킹으로 얼굴 표정을 새기며, 케인 기법으로 모자에 줄무늬 패턴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샌드블라스팅을 거쳐 표면을 부드럽게 마감함으로써 시각적 온기와 촉각적 친밀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전주희 공예진흥본부장(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자화상을 만드는 과정은 작가가 스스로와 마주하는 성찰의 시간”이라며 “작가로 살아가기 위한 정체성을 구축해 가는 순간들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전시 관람은 무료. 2025/12/31
‘듣는 소설’에서 아트북까지…박정민의 ‘무제’ ‘첫 여름, 완주’ 확장 실험 요즘 대세 배우 박정민은 출판으로도 자주 호명된다. ‘셀럽 출판’이 아니라, 형식과 태도를 고민하는 출판인으로서다. 그가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가 '첫 여름, 완주'를 다시 꺼내 들었다. ‘듣는 소설’로 출발한 이야기는 크리스마스에 ‘읽는 소설’로 돌아왔다. 이미 완주한 이야기를, 굳이 한 번 더 달리게 했다. 출발점은 ‘듣는 소설’이었다. '첫 여름, 완주'는 올봄 대사와 지문이 뒤섞인 희곡형 텍스트에 배우들의 연기와 사운드 디자인을 결합한 형식으로 먼저 공개됐다. 일반적인 오디오북이 아니라, 등장인물마다 다른 배우가 캐스팅되고 소설 속 작은 소리까지 구현한, 과거의 라디오 드라마에 가까운 콘텐츠였다. 이야기보다 감각이 먼저 도착하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다. 소리를 걷어내고, 문장을 앞세운 ‘읽는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듣는 소설에서 지문으로 처리됐고 오디오북에서는 새소리로 흘러가던 장면은, 읽는 소설에서 “걱정이 멧새 소리와 함께 어우러졌다”라는 문장으로 다시 태어난다. 소리로 스쳤던 감각이 문장이 되면서, 이야기는 한 번 더 깊어진다. 같은 소설을 귀로 들었던 독자는 글맛을 새로 발견하고, 처음 만나는 독자는 이 이야기가 왜 ‘듣는 소설’이었는지 궁금해진다. 이 변화의 핵심은 형식이 아니라 결단이다. 이번 ‘읽는 소설’ 단행본은 애초 기획에 없던 결과물이다. 김금희 작가가 스스로 시간을 들여, 기존 희곡형 텍스트를 완전한 소설로 다시 썼다. 지문 속에 숨어 있던 소리와 공기는 문장이 되었고, 인물의 정서는 더 깊고 오래 머문다. 하나의 이야기가 다른 언어로 번역된 셈이다. 박정민은 '첫 여름, 완주'를 기획할 때부터 “언젠가는 꼭 아트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완주라는 가상의 공간을 현실 어딘가에서 찾고, 그 감각을 사진과 이미지로 갈무리해 책으로 남기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완성된 이번 아트북 세트는 박정민이 직접 찍고 쓴 포토북과, 김금희 작가의 ‘읽는 소설’ 단행본으로 구성됐다. 포토북에는 완주를 닮은 시골 마을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사진들, 녹음에 참여한 배우들에 대한 단상, 뮤직비디오 제작 스틸, 그리고 여러 작가들이 '첫 여름, 완주'를 읽고 각자의 해석으로 응답한 작업들이 함께 담겼다. 흥미로운 지점은 박정민 스스로 이번 세트의 백미로 자신의 포토북이 아니라 ‘읽는 소설’을 꼽는다는 점이다. 그는 “풋내기 출판인인 내가 대체 무슨 제안을 한 건지, 작가님은 왜 그 제안을 받아주신 건지 싶을 만큼 새롭고 훌륭한 소설이 재탄생했다”고 했다. 이 발언은 겸손의 제스처라기보다, 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정확히 드러낸다. 중심에는 언제나 문장이 있다. '첫 여름, 완주'는 멈추지 않았다. 듣는 소설, 종이책, OST 공개와 상영회, 그리고 전시와 아트북으로 이어졌다. 한 권의 책이 감각을 바꾸며 이동한 기록이다. 미술의 언어로 말하자면, 이는 작품을 전시한 것이 아니라 리서치와 제작 과정을 전시장에 올린 사례다. 창작의 결과보다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보여주는 방식은 동시대 미술의 아카이브 전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조용히 읽히고 덮이면 끝났던 매체였던 ‘책’은, 이 프로젝트 안에서 들리고, 움직이며, 전시된다. 이 실험이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이야기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그리고 출판은 어디까지 성실해질 수 있는가. '첫 여름, 완주'는 한 편의 소설을 두 번 읽게 만든다. 한 번은 귀로, 한 번은 눈으로. 그 사이에서 독자는 깨닫는다.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배우 박정민도, 소설가 김금희도 아니다. 이야기를 대하는 태도 그 자체다. 2025/12/31
2026년 말의 해…이원희 화백이 추천한 신예작가들의 질주 2026년 병오년(丙午年) ‘말의 해’에 한국과 중국, 러시아 신예작가들의 '말 그림 특별전'이 인사동에서 열린다. 갤러리 윤은 2026년 1월 5~17일까지 한국 초상화의 거장 이원희 화백이 직접 추천한 계명대 출신 제자 20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출신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해, 국경을 넘어 이어진 스승과 제자의 계보를 ‘말’이라는 상징적 존재로 풀어낸다. 여기서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2026년을 향한 희망과 도약을 상징하는 은유다. 참여 작가들의 공통점은 탄탄한 뎃상력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장 등 수많은 인물 초상을 통해 ‘닮음’을 넘어 ‘내면’을 그려온 이원희 화백의 사실주의 훈련을 바탕으로, 제자들은 각자의 문화적 감각을 덧입혔다. 러시아 작가들은 유려한 붓질과 색조로 자연의 리듬을 담아내고, 중국 작가들은 사실적 묘사 위에 상징과 서정을 더했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말의 형상을 통해 감정과 회화적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확장한다. 한자리에서 글로벌 구상회화의 현재를 읽을 수 있는 구성이다. 전시장에는 새해의 소망을 품은 다양한 ‘말’이 등장한다. 천리마와 적토마는 빠른 성취와 도약을, 유니콘과 백마는 순수와 행운, 치유를 상징한다. 천마(天馬)는 강인한 생명력과 회복의 에너지를 품은 존재로, 건강과 지속 가능한 삶을 기원하는 이미지로 제시된다. 이번 전시는 실력 있는 신진 작가들을 응원하고 미술 시장의 대중화를 도모하기 위해 가격 정책에서도 파격을 택했다. 작품은 10호 전후로 구성되며 정찰제로 판매된다. 윤용철 대표는 “재학생 작품은 50만 원, 졸업생과 교수 작품은 100만 원으로 책정했다”며 “실력 있는 신진 작가의 원화를 보다 부담 없는 가격에 만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가의 안목으로 검증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동시에,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2/31
‘별이 빛나는 밤’, 예술인가 난류인가…과학이 다시 읽은 '고흐'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푸른 소용돌이와 요동치는 별빛. 후기 인상주의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1899)이 과학자들의 실험대 위에 올랐다. 그림 속 붓질이 자연 현상인 ‘난류(turbulence)’를 포착한 것인지를 두고,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2024년 중국·프랑스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해, 작품 속 붓질 패턴이 러시아 수학자 콜모고로프가 제시한 난류 ‘스케일링 법칙’과 통계적으로 유사하다는 해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논쟁의 불씨는 이 논문에서 시작됐다. 연구진은 그림 속 소용돌이 형태의 붓질을 분석한 결과, 유체역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콜모고로프 난류 이론과 유사한 통계적 패턴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14개의 소용돌이를 정밀 분석해, 예술 속에 자연 법칙의 수학적 흔적이 담겨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 연구는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곧바로 반박이 뒤따랐다. 미국 워싱턴대의 제임스 라일리 교수 등은 “회화 이미지를 실제 유체 흐름처럼 취급한 것은 개념적 오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림은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회화적 표현이며, 이를 과학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주장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그렇다면 에드가 드가의 회화에서도 유사한 수학적 패턴이 발견되는데, 이것 역시 난류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되물으며 논문의 전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물리학자이자 해당 논문의 공동 저자인 프랑수아 슈미트는 “예술의 가치를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범위에서라도 난류의 법칙이 관찰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중국 연구진 역시 “그림을 유체로 환원하려는 것이 아니라, 붓질의 밝기 변화에서 난류의 통계적 특징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의 호세 루이스 아라곤 교수는 보다 중간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는 그림을 실제 유체로 해석하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픽셀 간 밝기 변화와 속도 변화를 대응시켜 난류의 ‘본질적 특징’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사례로서 이 작품을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과학적 증명이라기보다, 자연 현상의 역동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한 회화적 성취라는 해석이다. 아직 ‘별이 빛나는 밤’이 난류의 과학적 증거인지, 혹은 예술적 표현에 불과한지는 결론 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논쟁을 두고 “과학이 교과서 속의 정적인 사실 집합이 아니라, 논쟁과 감정, 인간적 반응으로 이루어진 과정임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 논쟁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고흐가 난류를 알고 있었는가”에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지금 묻고 있다. 예술은 어디까지 과학의 언어로 해석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고흐의 소용돌이는 여전히 하나의 답이 아니라 열린 장면으로 남아 있다. 2025/12/30
2025년 전시장 전국 105곳 개관…서울·수도권 비중 60% 넘어 김달진미술연구소가 2025년 한 해 새롭게 개관한 전시공간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 총 105곳의 전시공간이 문을 연 것으로 집계됐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2005년부터 21년간 매년 신규 전시공간 개관 현황을 조사·발표해 왔다. 신규 개관 수는 2019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3년에는 97곳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점진적인 회복 흐름 속에서 2025년에는 전년보다 3곳 증가하며 반등의 신호를 보였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이 40곳(38.1%)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외 지역이 65곳(61.9%)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수도권과 지역의 전시공간 확산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외 지역 가운데서는 경기(9곳), 대구(8곳)가 뒤를 이었고, 강원·경남·전북·제주 각 6곳, 경북·충남 각 4곳, 부산·인천·전남·충북 각 3곳, 울산 2곳, 광주·세종 각 1곳이 새롭게 개관했다. 공간의 성격별로는 갤러리 54곳이 가장 많았고, 복합문화공간 18곳, 미술관 15곳, 박물관 5곳, 역사관·기념관 등 기타 전시공간이 13곳으로 집계됐다. 상업 갤러리 중심의 구조 속에서도 미술관과 공공 성격의 공간이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흐름이 읽힌다. 2025년 개관한 전시공간 가운데 주목할 만한 사례로는 오아르미술관, 서울시립사진미술관, 빙하미술관, 하종현아트센터 등이 꼽힌다. 경북 경주시 노서동 고분 인근에는 사립미술관 오아르미술관이 4월 개관했다.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조성된 이 공간은 김문호 관장이 20여 년간 수집한 600여 점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왕릉을 바라보는 입지와 현대 건축 언어의 결합으로 주목받으며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건축 베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유일의 사진 매체 특화 공립미술관인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5월 서울 도봉구 창동에 문을 열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으로, 연면적 7,048㎡,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다. 교육실, 암실, 포토라이브러리, 포토북카페 등을 갖춰 사진의 사회적 영향력과 예술적 가치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강원 원주에는 빙하를 모티브로 설계한 빙하미술관이 5월 개관했다.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공간 전체에 담아냈으며, 개관전으로는 파리협정이 설정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임계치를 제목으로 한 '1.5℃-Trouvaille’를 선보였다. 9월에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하종현의 이름을 건 하종현아트센터가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에 문을 열었다. 과거 출판사 사무실과 수장고로 사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연면적 2,967㎡,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196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하종현 작가의 예술 철학과 실험 정신을 보존·연구하는 공간이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이번 조사는 서울아트가이드 등재 공간과 '달진뉴스'를 기초로, 한국박물관협회·한국사립박물관협회·한국사립미술관협회·한국화랑협회 자료와 각종 간행물, 보도자료, 개관 초대장 등을 종합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미술관·박물관·갤러리뿐 아니라 전시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기념관, 갤러리 카페 등도 포함됐다. 2025/12/30
월 128만 원 인건비 지원…2026년 ‘공예청년 인턴십’ 참여 기관 모집 2026년 공예 현장에는 ‘월급이 보장된 인턴십’이 확대된다. 약 120명 규모의 청년 인턴을 대상으로 월 216만 원 이상 급여 지급을 조건으로 한 인턴십 지원이 추진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이하 공진원)은 2026년 ‘공예청년 인턴십 지원’ 사업에 참여할 기관을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 ‘공예청년 인턴십 지원’ 사업은 문체부와 공진원이 2019년부터 추진해 온 공예문화산업 분야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이다. 인건비 지원을 통해 청년 공예가와 공예 매개 인력이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공방과 관련 기관의 구인난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까지 총 970명의 인턴 수료생이 이 사업을 통해 공예 현장을 경험했다. 2026년 모집 기간은 지난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9일 오후 6시까지다. 모집 대상은 청년 인턴 채용을 희망하는 공예 분야 공방과 기관(미술관·박물관·갤러리 등), 관련 기업 등이다. 내년에는 약 120명 규모의 청년 인턴 인건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참여 기관은 기관당 최대 2명까지 인턴을 채용할 수 있으며, 선정된 기관은 청년 인턴에게 월 216만 원 이상 급여 지급이 필수 조건이다. 이 가운데 청년 인턴 1인 기준으로 월 108만 원의 인건비와 사회보험료 사업장 부담금 월 20만 원이 최대 6개월간 지원된다. 공진원은 이번 사업에서 단순한 체험형 인턴십이 아닌, 실질적인 현장 적응과 노동 조건의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참여 기관 선정 과정에서 인턴십 운영 계획의 구체성과 실효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아, 청년 인턴이 공예 현장의 구조와 흐름을 실제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장동광 공진원 원장은 “2026년에는 공예문화산업 분야 입직을 희망하는 청년 인턴의 현장 실무 역량과 근로 환경의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고자 한다”며 “참여 기관 선정 시 인턴십 운영 계획을 면밀히 검토해, 양질의 공예 분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공예문화산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기관과 기업, 공방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모집 공고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공진원 누리집(www.kcd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