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에 캐릭터 로봇 떴다…5월말까지 전시 부산시설공단은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부산시민공원 개장 10주년을 맞아 공원 기억의 기둥 일대에서 김후철 작가의 정크아트(Junk Art) 전시회 '시민공원에 세계 최강 로봇이 온다'를 연다고 9일 밝혔다. 김 작가는 오토바이, 자동차 폐품 등 폐기물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장르인 '정크아트'의 대가로 알려져있다. 공원 방문객들은 김 작가가 제작한 대형 로봇·동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공원에 설치된 캐릭터 로봇은 높이 4m에 달한다. 공단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심 속 자연공간으로써 환경보호에 대한 교육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집 가까이에서 누구나 예술 작품으로 보고 사진도 찍으며 즐길 수 있는 야외 미술관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림 공단 이사장은 "시민들이 10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공원에 찾아와 놀라운 전시행사도 관람하고 사진도 찍으며 함께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4/04/09
중랑아트센터, 앙리 마티스 레플리카 체험전 서울 중랑구(구청장 류경기) 중랑문화재단(이사장 표재순)은 오는 17일부터 6월22일까지 '앙리 마티스 레플리카 체험전'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레플리카 전시는 특수 제작한 복제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다. 중랑문화재단은 2022년 반고흐와 2023년 르누아르에 이어 세 번째 레플리카 전시로 앙리 마티스를 선정했다. 앙리 마티스는 야수파를 대표하는 작가로 감각적인 색채와 다채로운 형태를 구사하는 화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모자를 쓴 여인', '삶의 기쁨' 등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티스의 유화, 컷아웃 작품(색종이를 자르고 붙여서 만드는 작품), 드로잉, 책 디자인 등이 소개된다. 마티스의 1900년대 초기 작품을 시작으로 아트북 '재즈'에 이르기까지 50여점을 작가의 인생 여정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앙리 마티스 대표 작품을 배경으로 하는 사진 촬영 구역,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아라베스크 문양 스티커를 벽면에 채우는 스티커 체험, 컬러링 체험존이 전시장 내부에서 상시 운영된다. 에코백에 마티스 그림을 그려보는 체험과 마티스 그림을 유화로 배워보는 명화 그리기,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라운딩 위크'도 운영할 예정이다. 중랑문화재단 표재순 이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관람객들이 체험하고 관람하기 위해 찾을 것이라 예상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풍부한 색채와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을 관람하고 말년의 시기까지 예술혼을 불태운 마티스의 창작 에너지를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명화 관람은 감수성 함양과 문화 예술 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완연한 봄의 향기를 마티스의 감각적인 색채를 통해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2024/04/09
이건용 8m '달팽이 걸음' 첫 경매…추정가 2억~3억원 한국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82)의 대표 퍼포먼스 작품인 '달팽이 걸음' 결과물이 처음으로 미술품 경매에 오른다. 서울옥션은 오는 23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여는 4월 경매에 이건용의 '달팽이 걸음'을 추정가 2억~3억에 출품한다고 9일 밝혔다. 이건용이 1979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첫 선을 보인 '달팽이 걸음'은 청개구리 같은 작가의 역발상이 빛나는 뒤로 옆으로 서서 그리는 '신체 드로잉'과 연결된 퍼포먼스 작업이다. 맨발로 쪼그려 앉은 채 분필을 쥔 손을 좌우로 휘저어 바닥에 선을 그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면 분필로 그린 선이 작가의 두 발로 지워진 자국을 남기게 되는데 이처럼 ‘그린다’라는 행위와 ‘지운다’라는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는 역설적 상황은 관람자에게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지난 2007년 인천 부평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국터키수교 50주년 기념전'에서 진행된 퍼포먼스의 결과물이다. 8m에 가까운 길이의 판지 위에 작가의 흔적과 더불어 관람객들이 직접 적은 메시지가 남아있다. 한편 서울옥션 4월 경매에는 총 113점 낮은 추정가 총액 72억치를 선보인다. 채색화, 단색화 등 전통과 현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색채와 기법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색화 대표 작가의 작품으로는 하종현의 접합Conjunction 연작과 박서보의 묘법 연작, 정상화의 '작품'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고미술 섹션으로 출품된 '모란도', '곽분양행락도', '요지연도' 등 조선시대 채색장식화 병풍도 나들이에 나섰다. 경매 프리뷰 전시는 2차에 걸쳐 이뤄진다. 1차 전시는 10일부터 11일까지 서울옥션 부산점에서 열린다. 2차 전시는 13일부터 경매 당일인 2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 2024/04/09
'올해의 작가상 2024' 후원작가, 권하윤·양정욱·윤지영·제인 진 카이젠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올해의 작가상 2024' 후원작가로 권하윤, 양정욱, 윤지영, 제인 진 카이젠 4인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의 작가상 2024'는 2022년 10주년을 맞이하여 추진되었던 심사 제도 개선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시다. 후원작가들의 신작과 구작을 통합 전시하고, 공개 좌담회로 진행되는 ‘작가 & 심사위원 대화’가 열린다. 비평적 기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후원작가들은 작품 제작을 위해 SBS문화재단이 제공하는 5000만 원의 창작 후원금을 각각 지원받는다. 전시 기간 중 진행되는 공개워크숍과 2차 심사를 통해 발표될 최종 수상 작가는 ‘2024 올해의 작가’로 공표되고, 상금 1000만 원을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현대미술의 역량을 세계에 널리 알릴 대표 시상제도 '올해의 작가상 2024'는 특히 올해, 각기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4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매체별 심도 깊은 연구와 고유한 주제의식을 담은 전시를 선보인다”며 “향후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미리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의 작가상 2024' 후원 작가로 선정된 4인은 조각, 설치, 영상, VR 등 다양한 매체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권하윤은 3D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VR 등 첨단 기술 매체에 대한 실험을 바탕으로 가상현실을 통해 기억의 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어 구현되는 개인의 기억 속 공간들은 역사를 재구성하는 동시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시험한다. ▲양정욱은 아파트 경비원, 사무원, 어느 가족의 가장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키네틱 조각으로 구현한다. 목재, 실, 전등과 같은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아날로그적인 움직임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전달한다. ▲윤지영은 조각 매체의 문법을 이용하여 사회 근저에 작동하는 ‘희생 또는 믿음의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있다. 사물이 가진 물리적이고 구조적인 속성과 그 의미론을 섬세하게 조율하여 만들어지는 조각적 상황은 하나의 알레고리로서 우리 사회의 심리적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계 작가 제인 진 카이젠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억, 이주, 경계, 번역 등의 쟁점을 다루어왔다. 시적 언어와 퍼포먼스, 다큐멘터리의 문법을 결합한 영상 작품은 사적 기억과 공적 기억 사이를 횡단하며 사회문화적,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대화를 촉발한다. 제주에서 출생, 덴마크로 입양되어 한국과 덴마크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24' 1차 심사위원은?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샤를 란드브뢰흐트(Charl Landvreugd), 제24회 시드니비엔날레 예술감독 코스민 코스티나스(Cosmin Costinas), 뉴욕현대미술관 PS1 큐레이터이자 학예업무총괄인 루바 카트립(Ruba Katrib), 전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김성은, 싱가포르아트뮤지엄 선임 큐레이터 김해주,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성희(당연직), 담당 학예연구사 이주연(당연직) 등 총 7명이다. 최종 심사위원단은 담당 학예연구사를 제외한 6인으로 전시 개최 후 작가 & 심사위원 대화 등을 통해 수상 작가 1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전시는 10월25일부터 2025년 3월 2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 2 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작가들이 새롭게 구상, 제안한 신작 및 신작과 연관된 구작을 함께 선보여 작가의 작품론을 전방위적으로 펼쳐놓는다. 공개로 이루어지는 작가 & 심사위원 대화는 누리집 신청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종 수상자는 2025년 2월에 발표된다. 2024/04/09
가나아트 40년 '의리의 작가들'…23명 '동행'전 "40년 간 이어져 온 가나아트의 도전과 혁신은 작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개관 40년을 맞은 가나아트가 40년 세월을 함께 한 작가 23명과 함께 동행전을 개최한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5월12일까지 선보인다. 평면과 입체 총 70여점을 전시했다. 2023년 2월에 열렸던 '1983-2023 가나화랑-가나아트'에 이어 가나아트의 40년을 돌아보는 전시다. 앞선 전시가 아카이브 및 소장품을 소개하며 가나아트가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다져온 40년의 역사를 돌아보았다면, 이번 전시는 40년의 시간을 함께 걸어 온 작가들의 작업을 중심으로 가나아트의 정체성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1983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가나아트는 작가와 화랑의 동반 성장을 위한 문화를 선도해왔다. 1984년 가나화랑 전속작가 1호로 첫 관계를 맺은 박대성과 1985년 한국 화랑 최초로 파리 FIAC에 참가하면서 인연이 시작된 최종태를 필두로, 파리에서 만난 고영훈과 곽수영, 뉴욕에서 만난 박영남과 최울가와 이어져 작가 저변을 확대했다. 2001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된 ‘가나아트 컬렉션’의 초석이 된 권순철과 황재형, 한국 추상회화의 기둥 윤명로,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조각과 회화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박석원과 심문섭,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로 바티칸에 김대건 신부상을 설치하는 쾌거를 이룩한 한진섭, 한국 현대 도예의 거장 윤광조, ‘아트 퍼니처’의 선봉장 최병훈, 옻칠을 감각적인 현대 회화로 승화한 허명욱 등이 ‘가나아트 의리의 작가'들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특유의 체커보드 패턴을 화면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한 유선태의 최근 작업 '말과 글-하늘정원'과 빛과 자연, 시간이 더욱 감각적 조형으로 승화된 안종대의 신작, 한층 완숙해진 시(詩)적 서정미가 아름다운 박항률의 신작 '저 너머에', 새가 날고 꽃이 피고, 신나게 노래하고 춤을 추는 현대의 이상향이 맑고 화사한 하늘에 가득 펼쳐진 이왈종의 신작이 공개된다. 또한 경북 영양의 자작나무 숲을 초상화를 그리듯 따듯한 시선으로 표현한 이원희의 2024년작 '죽파리의 겨울 자작나무', 재개발로 곧 사라질 서울 보광동 풍경을 특유의 마띠에르로 완성한 전병현의 새로운 연작 'Appearing series-보광동', 최근 TEFAF Maastricht에서 선보인, 세련된 색 대비가 돋보이는 오수환의 작품 '대화'가 눈길을 끈다. 한편, 가나아트는 2014년 가나문화재단을 설립하여 한국 미술의 발전을 위한 공익 사업을 본격화했다. 가나문화재단은 한국 원로 및 중견 작가들의 전작 도록과 회고록 등 다양한 형태의 미술서적 출판을 지원하여 미술자료 축적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미술 작가들의 영문 미술서적 출판, 해외 기관 전시 개최를 후원하며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위한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동행同行: 가나아트와 함께 한 40년' 전 참여 작가(총 23인) 최종태 김구림 윤명로 박석원 심문섭 권순철 박대성 이왈종 오수환 윤광조 박영남 박항률 고영훈 최병훈 황재형 곽수영 이원희 최울가 한진섭 안종대 유선태 전병현 허명욱 2024/04/09
뮤지엄 산 점령한 알록달록 수도승…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나는 마치 일기를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하루, 시간, 풀잎 소리, 파도 소리, 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 스위스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가 2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전을 연다. 2022년 국제갤러리에서 2m가 넘는 알록달록 청동 조각을 선보여 주목 받은 그 조각들과 또 다시 내한했다.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 산(관장 안영주)에서 우고 론디노네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BURN TO SHINE' 전시를 9월18일까지 개최한다. 뮤지엄 산에서 여는 우고론디노네의 최초의 전시로 백남준관, 야외 스톤가든을 아우르며 조각, 회화, 설치, 영상을 포함한 4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우고 론디노네는 “매일 자연을 볼 수 있고, 도시의 소음이 없는 뮤지엄 산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이상적”이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전시는 전체가 하나의 포괄적인 작업으로, 작가가 지난 30여 년의 작품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성찰해 온 삶과 자연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더불어 형성되는 인간 존재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2년 전 하얀 전시장에 갇혔던 거대 청동 조각은 뮤지엄 산 야외와 백남준관에 세워져 자연광과 함께 엄숙함까지 자아낸다. 자연을 통한 정신적 사유를 추구하는 론디노네의 이 같은 시도는 '수녀와 수도승(nuns+monks)'시리즈에서 새로운 정점에 이른다. 백남준관에는 4m 높이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yellow red monk)'이 원형의 천정으로 내려오는 자연광 아래 중세 시대 성인(聖人)의 엄숙함으로 관객을 맞이하며 야외 스톤가든에는 6점의 수녀와 수도승이 정원의 자연석과 어우러져 선사시대의 거대한 돌기둥을 연상시킨다. 3m가 넘는 이 기념비들은 청동으로 주조 되었지만 작은 규모의 석회암 모형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에 대해 작가는 “돌은 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2013년 록펠러 광장에서 선보인 '휴먼 네이처(human nature)'의 석상 작품에서부터 시작되었고 2016년 네바다 사막에 설치한 '세븐 매직 마운틴(Seven Magic Mountains)'으로 이어졌다. 두 작업 모두 자연석을 아름다움과 사유의 대상으로 탐구하고 감상하려는 시도로서,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바깥세상과 내면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매우 사적이며 명상적인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나는 본다는 것이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상관없이 그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들었다." '수녀와 수도승' 역시 이러한 내면세계와 외부 자연 사이의 이중적 성찰을 이어 나간다. 한 사람이 바라보는 외부 세계가 그의 내적 자아와 분리될 수 없듯이, '수녀와 수도승'은 여러 층위의 의미들이 서로 가깝고 먼 곳에서 진동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이에게 순수한 색채와 형태, 규모에 완전히 몰입되는 감각적 경험과 더불어 동시대적 숭고함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는 불꽃이 타버리고 어둠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영상 '번 투 샤인(burn to shine)'(2022)이 무한 반복으로 재생되는 한편 푸른색 유리로 주조된 11점의 말 조각 시리즈가 함께 전시된다. 세계 각지 바다의 명칭을 제목으로 삼는 이 작품들은 실물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각 작품마다 고유의 푸른색을 지닌다. 동시에 작품의 중앙에는 투명한 수평선이 말의 실루엣을 가로지르며, 이들은 곧 각각의 바다 풍경을 온전히 담은 그릇으로 거듭난다. 우고 론리노네의 말 조각들은 작가가 지난 30여 년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탐색해 온 공간, 시간, 그리고 자연의 개념을 상징한다. 각 작품은 물, 공기, (말의 형태로 표현된) 흙, 그리고 불이라는 4원소의 결합체로서, 이는 유리라는 물질로 응축된다. 반면 작품들은 완벽하게 마감된 유리 표면을 넘어 무한한 공간을 향해 나아가는데, 전시장 곳곳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무한한 푸른빛을 비추며 ‘빛의 풍경’을 창조하는 프리즘이 된다. 이 안에서 수직적이고 불투명한 관객의 존재는 마치 환영과 같은 말 사이를 이동하며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뮤지엄 산 관계자는 “오늘날 세계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에서 우리는 삶, 인간, 그리고 자연이라는 세 꼭짓점이 조화롭게 연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삶을 성찰하는 총체적 예술을 표방하는 작가의 작품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우고 론디노네는? 1964년 스위스 출생으로 동시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다. 회화,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폭넓은 매체를 다룬다. 파리 퐁피두 센터(2003),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2006),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2013), 상해 록번드미술관(2014), 파리 팔레 드 도쿄(2015), 로마 현대미술관(2016), 님 까레다르 미술관(2016), 버클리미술관(2017), 마이애미 배스미술관(2017),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 미술관(2021), 멕시코시티 타마요 현대미술관(2022), 프랑크푸르트 쉬른 쿤스트할레(2022), 파리 프티 팔레(2022), 제네바 미술역사박물관(2013), 뉴욕 스톰 킹 아트센터(2023), 프랑크푸르트 슈테델미술관(2023)에서 개인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2007년에는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스위스 국가관 작가로 참여했다. 2024/04/08
예술위,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사업 매칭 박람회' 온라인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2024년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사업 매칭박람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도서관, 문학관, 서점 등 문학기반시설에 작가가 상주하며, 주민을 대상으로 문학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상주작가 인건비와 문학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주민 문학 향유를 활성화하고 작가 안정적 창작 여건을 제공한다. 올해 처음 진행하는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사업 매칭박람회'는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선정된 전국 70개 시설 정보, 채용설명회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합 제공한다. 작가들이 편리하게 원하는 문학 기반시설에 채용신청할 수 있다. 특히 올해에는 상주작가 인건비 인상, 근무기간 2개월 연장, 유연근무제 확대 등 작가의 근무여건을 개선한다. 문학 축제와 작가의 날 행사 개최로 문학기반시설과 작가 간 협업도 확대한다. 상주작가 신청자격은 현재 창작활동을 하고, 등단 3년 이상 된 문인이다. 개인 작품집 1권 이상 발간 실적, 각종 문학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을 할 여건을 갖춘 작가라면 신청할 수 있다. 매칭박람회 홈페이지는 오는 17일 개설될 예정이다. 상주작가 지원신청 접수 마감은 오는 24일 오후 7시다. 매칭박람회 종료 후 각 시설별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2024/04/08
2024화랑미술제 5만8천명 관람…"신진작가 작품 날개" "관람은 했지만 지갑은 안 열었다." 7일 폐막한 '2024 화랑미술제'는 경기 불황의 양극화를 보여줬다. 국내 미술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올해 첫 아트페어로 주목 받았다. 국내 정상급 갤러리 156곳이 참여해 1만 여점을 쏟아냈다. 이번 행사는 각 부스별로 젊은 작가 참여율을 높여 발랄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 코엑스 C, D 홀에서 VIP 프리뷰를 시작된 화랑미술제는 첫 날 분위기는 좋았지만 관람객이 점점 줄면서 화랑들의 잔치로 막을 내렸다. 각 화랑들이 초대한 VIP 프리뷰에 예상 외로 작품 판매가 이어져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주말 기간 매출 실적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랑협회는 얼마치가 팔렸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VIP 프리뷰에는 개막 전부터 대기줄이 형성, 전년 대비 5% 증가한 4700명 이상이 참석했다.닷새의 행사 기간 동안 총 방문객 수는 5만8000여 명이 다녀갔다. 이는 화랑미술제의 오랜 전통과 상반기 첫 대형 아트페어로서 문화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개막 후 오픈런과 같은 과열 양상은 사라졌지만 관람객들이 작가와 작품에 대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작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은 여전했지만, 젊은 에너지를 강조한 이번 화랑미술제의 선전에 신진작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리테일 시장의 강력한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컬렉터들의 취향에 맞는 신진작가들의 합리적인 가격대 작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분명한 것은 최근 몇 년 새 미술품 구매와 향유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이며, 이는 국내 미술 시장의 확대와 발전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변화이다. 전반적인 매출은 200만~500만원 대인 신진 작가 작품이 호조를 보였다. 갤러리 BHAK의 순재, 갤러리가이아의 심봉민,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갤러리우의 한충석, 리서울갤러리의 김자혜, 맥화랑의 이두원, 본화랑의 김종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박노완, 인사갤러리의 루시 드로잉, 키다리 갤러리의 최형길 등 80~90년대 생 젊은 작가들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갤러리 나우의 고상우와 김준식, 갤러리조선의 우민정, 갤러리위의 고스와 허필석, 갤러리일호의 고차분, 아트스페이스 에이치의 비비조, 이목화랑 고지영의 작품은 솔드아웃 되었다. 2448 아트스페이스의 미셸 들라크루아와 파비엔느 들라크루아, 갤러리JJ의 전원근, 갤러리 팔조의 정병현, 갤러리스클로의 이상민, 피카소갤러리의 유진구, 히든엠갤러리의 허수경 등 중진작가들도 순조롭게 판매됐다. 국제갤러리는 개막 첫날부터 문성식, 장-미셸 오토니엘, 칸디다 회퍼 등 국내외 작가를 대거 판매해 나갔고, 학고재도 개막 초반에 김은정의 작품을 연이어 판매했다. 곳곳에 마련된 솔로 부스도 이목을 끌었다. 갤러리마크는 스페인 출신의 젊은 작가 하비에르 마틴의 실험적인 부스를 선보였고, 우손갤러리는 신진작가 허찬미의 작품을 다수 판매했다. 예화랑에서 선보인 팝아티스트 아트놈의 대형 풍선 설치 작품과 바다를 형상화한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오병욱 회화전은 관람객들의 인기 포토 스팟이 되었다. 5회째를 맞이한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줌인)은 젊은 인재들이 대중 앞에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곽아람, 김보경, 김한나, 송지현, 심예지, 이성재, 이호준, 장수익, 최명원, 최혜연 등 총 10명의 작가가 공모를 통해 전문가의 손에 직접 선발되어 독특한 예술 세계를 선보였다. 7일 오후 1시 2024 ZOOM-IN 어워드 및 포르쉐 특별상의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ZOOM-IN 전시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 최종 3인의 작가를 선정하는 투표에는 약 5000명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전문가 심사 점수를 더해 최종 수상자로는 이성재 작가(대상), 곽아람 작가(최우수상), 최명원 작가(우수상)가 선정됐다. 포르쉐 특별상 수상자로는 온오프라인 관람객 투표를 반영한 포르쉐 내부 심사를 통해 최명원 작가가 뽑혔다. 곽아람, 심예지, 이호준, 장수익, 최명원, 최혜연의 작품이 연이어 판매되었고, 미술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초보 컬렉터들에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ZOOM-IN 작가들의 작품은 인생 첫 컬렉션 기회가 되었다. 2024/04/08
대구미술관 소장품기획전 '회화적 지도 읽기' 대구미술관은 오는 9일부터 8월18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소장품 중 약 78%에 이르는 회화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소장품 기획전 ‘회화적 지도 읽기(Map Reading of Painting)’를 개최한다. 8일 대구미술관에 따르면 2024 소장품기획전인 회화적 지도 읽기는 대구미술관의 회화 소장품 중 대중에게 많이 소개하지 않은 또는 소개한 적 없는 보석 같은 작품을 알리고 이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연구해 소장작품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기획했다. 전시에서는 곽훈, 김종복, 송창, 신경철, 안지산, 윤명로, 이강소, 임동식, 조나단 가드너, 최민화, 힐러리 페시스 등 작가 44명의 작품 82점을 ▲상상의 지형학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 ▲캔버스 너머의 방위각 ▲축척된 현대적 삶의 지표들 등의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첫번째 섹션 상상의 지형학에서는 과거부터 회화의 주된 대상이었던 자연을 담은 회화를 선보인다. 현대의 화가들은 단순히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화폭에 옮기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과 메시지, 실험적 욕망과 바람을 내포하며 자연을 흡수하고 상상한다. 정태경, 정주영, 송명진, 김종복, 김지원, 안두진, 유영국, 윤명로, 차규선, 신경철, 김선형 등이 펼친 무한개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두번째 섹션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에서는 박다원, 오세영, 노은님, 김영주, 황창배, 이영륭, 곽훈, 이열, 이강소, 이배의 추상회화 작품을 소개한다. 20세기 서구현대미술의 주축을 이뤘던 추상미술은 대상의 구체적 묘사를 기피하고 작가의 의지에 의한 추상적 형식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마치 계획 없는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추상회화는 붓질에 담긴 작가의 감정과 숨결로 인해 저마다의 주체적 개성을 강조하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효과와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어 소개하는 세번째 섹션 캔버스 너머의 방위각은 점·선·면을 활용한 기하학적 추상회화 작품들로 구성된다. 20세기 이후 회화의 종말이 선고됐지만 시간성과 공간성, 나아가 작가의 노동적, 심미적 요소들이 축적되며 회화는 여전히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우환, 최명영, 김용수, 박두영, 이교준, 손아유, 유희영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캔버스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위각으로 무한 확장하는 가능성과 실험정신을 읽어낼 수 있다. 마지막 섹션 축척된 현대적 삶의 지표들에서는 조금 더 현실로 내려와 다양하게 ‘축척’된 현대적 삶의 지표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안지산, 홍순명, 공성훈, 이명미, 힐러리 페시스, 박자현, 안창홍, 최민화, 임동식, 송창, 배윤환, 로베르 콩바, 성백주, 정강자, 한운성 등의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작가의 시선이 담긴 일상의 풍경, 역사적 과거와 시대정신, 한국 전통과 해외 생활상 등 시간과 공간을 마음껏 넘나들며 다층적 삶의 면모들을 펼쳐본다. 전시를 기획한 이혜원 학예연구사는 "방대한 지표들이 총집합한 지도를 독해하며 길을 찾듯, 대구미술관 회화 소장품들이 각자 품고 있는 독자적인 시각과 이야기들을 되새기며 미술관이 걸어온 작품 수집의 길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중 도슨트, 참여 이벤트, 교육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대구미술관 홈페이지(daeguartmuseum.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4/04/08
김준한·최희진·심은경·탕웨이가 읽어주는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김준한, 최희진, 탕웨이, 심은경 등 국내외 배우들이 제주 포도뮤지엄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전시 음성 가이드에 참여했다. 지난달 20일 개막한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전시는 누구나 마주하게 될 삶의 후반기를 ‘어쩌면 더 아름다운’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며 노화에 따른 인지 저하증(치매)을 매개로 기억과 정체성이 사라지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 음성 가이드 녹음에 참여한 배우들은 전시 기획 의도와 취지에 공감해 선뜻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도뮤지엄은 전시를 가장 잘 소개해 줄 수 있는 배우들을 찾아 한, 중, 일 3개국을 오가며 녹음을 진행했다. 한국어 음성 가이드에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김준한 배우가 참여했다. 김준한은 녹음을 위해 인지 저하증과 노화에 대한 학습까지 하고 오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준한은 “드라마에서 뇌와 관련한 신경외과 의사 역을 맡고 난 후로도 노화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는데,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어린이용 음성 가이드에는 ‘힘쎈여자 강남순’, ‘D.P. 시즌2’ 등에 출연한 최희진 배우가 참여했다. 최희진은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목소리 톤을 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여러 차례 녹음을 거듭하기도 했다. 최희진은 “이번 작업을 하며 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며 “아이들에게 직접 전시를 소개할 수 있게 돼 뜻깊고 설렌다”라고 말했다. 중국어 음성 가이드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 배우가 녹음했다. 탕웨이 배우는 녹음에 앞서 전시 참여 작가들의 의도를 느끼고 곱씹기 위해 이틀간 대본을 읽고, 외국 작가들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원어민에게 자문한 후 녹음에 참여하는 프로의식을 보여줬다. 탕웨이는 녹음을 마친 후 포도뮤지엄에 직접 손으로 적은 편지를 통해 “이틀간 특별한 전시의 음성 가이드 녹음을 하며 작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추억’과 ‘그리움’을 상상하고 느낄 수 있었다”라며, “관람객 여러분도 모두 함께 느껴 보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일본어 음성 가이드에는 영화 ‘신문 기자’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심은경 배우가 참여했다. 심은경은 “평소 포도뮤지엄 전시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직접 음성 가이드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전시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주제를 다루고 있어, 녹음을 하면서도 많은 감상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포도뮤지엄은 4인 배우들의 음성 가이드가 기억, 노화, 정체성 등에 대한 작가들의 깊은 성찰을 생생하게 전달해, 이번 전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용 해설과 어른, 어린이 영어 가이드 녹음에는 전시를 기획한 김희영 디렉터와 자녀들이 지난 두 차례 전시에 이어 이번에도 참여했다.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전시는 내년 3월25까지 진행된다.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