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함의 미학’ 보테로 11년 만에 귀환…서울서 세계 순회전 대미 “예술은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삶에 대한 끊임없는 찬미이자,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오아시스여야 한다.” ‘뚱뚱한 그림’으로 불리는 콜롬비아 출신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의 대규모 전시가 11년 만에 서울에 돌아왔다. 예술의전당과 씨씨오씨는 오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5년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보테로 전 이후 11년 만의 기획전으로,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거쳐 서울에서 여정의 대미를 장식한다. 유화·드로잉·조각 등 112점을 통해 약 60년에 걸친 작가의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1970년대 이후 양식이 확립된 시기부터 말년에 이르는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보테로의 딸이자 보테로 재단 공동대표인 리나 보테로와, 작가 연구를 오랜 기간 이어온 크리스티나 카리요 데 알보르노스가 공동 기획했다. 보테로는 과장된 비례와 풍만한 형태를 특징으로 하는 ‘보테리즘(Boterismo)’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왜곡이 아니라 감각성과 유머, 아이러니를 결합해 대상에 기념비적 성격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전시는 ‘변주’, ‘라틴 아메리카’, ‘종교’, ‘투우’, ‘정물’, ‘서커스’ 등 6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고전 거장과의 대화부터 콜롬비아적 정서, 종교 이미지의 재해석까지 보테로 작업의 주요 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 기간 평일 하루 2회(11시, 13시) 전시 해설과 오디오 가이드가 운영되며,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열린다. 2026/04/17
데이미언 허스트 ‘나비’ 7억~13억…K옥션 4월 경매 출품 수천 마리의 나비를 지름 213.4cm 원형 캔버스에 채운 데이미언 허스트의 2019년작 ‘Resurgam’이 추정가 7억~13억 원에 경매에 출품됐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전시 중인 작가로, 전시장에 선보인 파란 나비 연작과 시각적·주제적으로 연결되는 작업으로 주목된다. 케이옥션은 오는 29일 4월 경매에서 허스트 작품을 포함해 총 101점, 약 104억 원 규모의 작품을 경매에 올린다. ‘Resurgam’은 삶과 죽음의 순환이라는 허스트의 핵심 주제를 집약한 작품이다. 함께 출품되는 ‘Budget/Luxury’(5억~9억 원), ‘Psalm 115: Non Nobis, Domine’(2억5000만~4억 원), ‘Melamine’(1억6000만~3억 원) 등은 작가의 다양한 시기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미국 팝아트와 개념미술의 경계를 넘나든 에드 루샤의 ‘Spasm’(1987)도 출품된다. 추정가 9억~20억 원으로, 국내 경매에서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칠흑 같은 배경 위에 ‘SPASM’이라는 단어를 분산 배치해 공간감과 긴장을 형성한다. 좌측 상단의 대형 ‘S’에서 하단의 ‘M’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원근감을 만들며, 붉은 색채 대비가 불안정한 에너지를 강화한다. 제목이 의미하는 ‘경련’은 통제와 이탈 사이의 감각을 시각화한다.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함께 출품된다. 유영국의 1965년작 ‘Work’는 5억 원부터 경매가 시작되며, 백남준의 1997년 드로잉 8점 세트 ‘무제’는 시작가 4억 원에 나왔다. 1999년 제작된 윤형근의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는 추정가 3억4000만~6억5000만 원에, 마포 천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 넣는 ‘배압법’으로 작업한 하종현의 ‘접합 97-024’는 1억3000만~9억3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올해 작고한 정상화의 1982년작 ‘무제 82-7-3’은 아크릴을 뜯어내고 메우는 반복적 그리드 작업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추정가는 4억8000만~10억 원이다. 박서보의 ‘묘법 No. 930713’은 3억~12억3000만 원에 경매에 오른다. 고미술 부문에서는 겸재 정선의 ‘산수인물도’(8000만~1억4000만 원), 심사정의 ‘방예운림산수도’(5500만~1억 원), 김정희의 ‘천상옥당삼보서’(1500만~50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경매 출품작을 살펴볼 수 있는 프리뷰는 18일부터 29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무료 관람이다. 경매 참여는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응찰, 전화 또는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2026/04/17
김상민 '그림 청탁' 항소심 오늘 마무리…이우환 작품 법정 감정 고가의 그림을 김건희 여사 측에 건네 공천 및 인사 청탁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항소심 변론이 17일 종결될 예정이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박정제·민달기·김종우)는 이날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 측에 건넨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감정한 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구형 및 최종의견, 김 전 검사 측 최종변론과 최후진술을 듣는 결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넨 뒤 22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임명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특검팀에 의해 기소됐다. 2023년 1월 김 여사의 오빠 김씨에게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전달했단 의심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존버킴' 박모씨의 지인이자 사업가인 김모씨로부터 선거용으로 사용하는 차량의 리스 비용 등 명목으로 4200만원을 불법 기부받은 혐의도 제기됐다. 1심은 김 전 부장검사에게 제기된 혐의 중 정치자금법 위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139만여원을 선고했다.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 1심이 무죄를 선고하며, 항소심에선 김 여사에게 그림이 전달됐는지와 작품 진위가 쟁점이 됐다. 2026/04/17
한국 화랑, ‘엑스포 시카고’서 100점 판매…북미 시장 입지 확대 (사)한국화랑협회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엑스포 시카고 2026’ 참가를 통해 한국 미술의 북미 시장 확장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 한국화랑협회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시카고 네이비 피어에서 열린 엑스포 시카고 2026에 2년 연속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 아래 국내 12개 갤러리가 ‘Galleries’와 ‘Profile’ 섹션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약 130개 갤러리와 3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북미 대표 아트페어 중 하나로, 미술 기관 관계자와 컬렉터, 큐레이터 등이 대거 방문했다. 한국 갤러리 부스에서는 총 360점 이상이 출품돼 100점 이상이 판매되며 전년 대비 뚜렷한 성과를 기록했다. 재방문한 컬렉터들의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확인되며 시장 신뢰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금산갤러리는 홍성용 작가 작품이 개막 첫날 전량 판매되며 조기 완판을 기록했고, 선화랑은 이상원 작가 작품이 시카고 첫 데뷔에도 불구하고 판매로 이어졌다. 두루아트스페이스는 이유진 작가의 ‘Moon Jar’ 시리즈 9점을 판매하며 주목받았다. 써포먼트갤러리는 공미숙, 서희선 작품이 안정적인 판매를 기록했고, 리앤배는 송광익의 ‘Paper Things’ 시리즈를 5만~6만 달러대에 판매했다. 갤러리 41과 그림손 등도 다양한 작가군에서 고른 판매 성과를 보였다. 한국화랑협회는 토크 프로그램과 VIP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미술계와의 교류도 확대했다. 시카고 미술관과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에는 주요 큐레이터와 관계자들이 참여해 한국 미술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한국 화랑과 작가의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2026/04/16
낙서인가, 회로인가…최비오 ‘시간을 작동시키는 회화’ 상형문자처럼 보이는 선과 부호들은 서로 연결되고 분기하며 하나의 회로도처럼 치밀한 질서를 이룬다. 화살표, 눈, 원, 선, 분기점 같은 기호가 반복되고, 흩어진 듯한 선들은 서로 얽혀 하나의 구조를 형성한다. 4년 만에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린 최비오 개인전 ‘TIME INTERFACE’는 고대의 문자 감각과 디지털 회로의 질서가 한 화면에서 겹쳐진 상태를 보여준다. 낙서처럼 보이지만 문명 이전의 회로도이자, 상형문자와 전자회로가 중첩된 지도처럼 읽힌다. 속도감 있게 휘감는 선과 원초적 기호들이 얽힌 화면은 무한한 공간을 유영하듯 펼쳐지며, 우주와 개체가 하나의 장으로 연결된 상태를 드러낸다. 전자통신공학을 전공한 화가 최비오는 ‘시간’을 회화와 설치를 통해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는 문명의 기호를 해독하듯 읽히던 이전의 컬러 화면에서 벗어나, 실버와 코퍼, 블랙 중심의 화면으로 한층 절제되고 밀도 높아졌다. 최비오는 이번 전시에 대해 “과거와 미래가 맞닿는 시간의 접점을 다루고 있다”며 “미래가 현재로 무언가를 되돌려 보낼 수 있다면, 우리가 내리는 선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작업 방식을 두고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보다 신호를 받아들이는 쪽에 가깝다”며 “통제자가 아니라 번역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의 회화는 이미지를 담는 평면이 아니다. 그림을 그린다기보다 시간의 흐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시간과 에너지의 움직임이 기록되고 변환되는 장이다. 작업의 시작과 종료 시점, 재료의 물성, 신체의 행위와 우연의 개입까지 작품의 조건으로 끌어들인다. 이번 전시는 ‘Time Signals’라는 개념 아래 묶였다. ‘TIME SIGNALS: Responses (Tempo Code)’ 연작에서는 캔버스 뒷면에 날짜와 시간, 서명을 먼저 기록한 뒤, 이후의 회화 행위가 그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전개된다. 화면 위에는 0과 1의 이산적 단위가 배열되고, 그 위에 선과 기호가 축적되며 시간과 존재의 최소 조건이 구조화된다. 물감은 흘러내리고, 중력과 재료의 성질이 개입한 흔적이 남는다. 일부 작업에서는 문장을 적은 종이를 태운 재를 물감에 섞어 화면 위에 흘려보내기도 한다. 이때 남는 얼룩과 흔적은 감정과 시간, 물질이 만나는 과정을 드러내며, 화면은 미래의 좌표와 우연, 물질의 운동이 함께 작동하는 장으로 확장된다. 전시장 중심에는 관객 참여형 설치 ‘137 Silent Observers’가 놓였다. 137개의 자연석은 일정한 구조 안에 배치되고, 관람객은 돌을 이동시키고 기록을 남기며 작업에 개입하는 장치다. 이 변화는 영상 ‘137 Pulses’와 회화로 이어지며 설치, 기록, 영상, 회화가 하나의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세상 만물의 기본 구조인 원자는 전기력이라는 에너지로 상호작용하며 변화를 일으킨다. 과학이 수학과 실험으로 세계를 설명해왔다면, 나는 미술이라는 언어로 그 근원을 드러내고자 한다." 개별 작품의 나열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 전체를 통해 시간의 구조를 드러내는 그의 작업은 신호와 감각, 기록과 응답, 관찰과 참여가 교차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읽힌다. 회화는 더 이상 고정된 이미지를 담는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비오는 대학에서 전자통신공학을 전공한 뒤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에서 멀티미디어 아트 석사(MFA)를 취득하고 미국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다. 이후 스코프 마이애미, 컨텍스트 아트 마이애미, 독일 아트 카를스루에 등 국제 아트페어에 참여해왔으며, 2017년 독일 헤펜하임 미술협회 초청으로 아시아인 최초 개인전을 열었다. 2019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팔라초 뱀보 전시에 초대됐다. 지난 3월에는 테파프 마스트리흐트에 참가해 세계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았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열린다. 2026/04/16
한중 팬 몰린다…롯데월드 ‘딥’, ‘천관사복’ 몰입형 원화 전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천관사복’(天官赐福)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중화권 팬까지 사로잡는다. 롯데월드는 5월3일까지 지하 3층 아이스링크 인근 몰입형 체험관 ‘이머시브 플랫폼 딥’(IMMERSIVE PLATFORM DEEP, 딥)에서 ‘천관사복’의 국내 최초 원화 전시회인 ‘천지유광’(天地有光)을 선보인다. ‘천관사복’은 중국의 유명 작가 묵향동후(墨香銅臭)가 2017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현지 플랫폼인 ‘진강문학성’(晋江文学城)에 연재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인간 세계에서 귀신을 제거하며 공덕을 쌓아야 하는 신관 ‘사련’이 우연히 붉은 옷의 신비로운 소년을 만나 함께하는 여정을 그렸다. 중국 영상 플랫폼 ‘비리비리’(bilibili)에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1기,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월까지 2기가 각각 방영된 ‘천관사복’ 웹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비슷한 시기에 라프텔, 티빙, 왓챠, 웨이브 등 국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다. 지난해 2월부터는 애니메이션 2기 이후의 소설 원작 내용을 짧게 담아낸 ‘천관사복 단편집’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라프텔이 그해 3월부터 스트리밍을 제공하고 있다. 딥의 세 번째 전시인 ‘천지유광’은 ‘천관사복’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 전시로 중국 상하이에서 최초로 개최됐다. 약 450평 규모로 꾸며지는 이번 전시는 오리지널 전시의 테마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직 딥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공간과 영상을 통해 관람객이 콘텐츠 세계로 직접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애니메이션의 세부 설정과 원화를 공개하고, 애니메이션 속 주요 공간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구현한다. 50평 규모의 ‘이머시브 미디어 영상존’에서는 다면 스크린으로 두 주인공의 첫 만남부터 재회까지의 서사를 다뤄 관람객의 콘텐츠 몰입을 배가한다. 전시존에 이어 등장하는 굿즈샵은 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상품 40여 종 등 180여 종의 상품으로 전시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전시는 멜론티켓에서 단독 예매가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SNS 및 예매처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딥은 지난해 10월 ‘전지적 독자 시점 : 구원의 마왕 展’과 12월 ‘미스터리 수사반 X 픽셀리 : 더 프리즘 展’을 성황리에 마쳤다. 딥은 앞으로도 몰입형 체험관의 특장점을 살린 다채로운 IP 기반 콘텐츠를 선보이며 관람객에게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2026/04/16
박종규, ‘아트 뒤셀도르프 2026’ 韓 대표 작가…주빈국 첫 선정 회화·영상 설치미술가인 박종규가 독일 최고 현대미술 행사인 '아트 뒤셀도르프 2026'에 한국 주빈국 대표 작가로 초청됐다. 아트 뒤셀도르프가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종규는 17일부터 19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 아레알 뵐러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대규모 개인전 ‘코리언 프랙티스 – J. Park(KOREAN PRACTICE – J. Park)’를 선보인다. 아트 뒤셀도르프는 라인란트 지역을 기반으로 유럽 주요 갤러리와 컬렉터, 미술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플랫폼이다. 올해는 119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웰컴 리셉션이 독일 대표 현대미술 기관인 K21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미술수장고(K21, Kunstsammlung Nordrhein-Westfalen)에서 열려 전시의 위상을 보여준다. 올해 아트 뒤셀도르프는 한국과 일본을 주빈국으로 구성했다. 한국은 박종규, 일본은 요시모토 나라 그룹이 참여한다. 두 주빈국 부스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된다. 단순 국가 참여를 넘어 전시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구조다. 동아시아 현대미술의 현재를 유럽 한복판에서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로 평가된다. 한국을 대표한 박종규 개인전은 그레고어 얀센(전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관장)이 기획했다. 아트 뒤셀도르프 역사상 한국 현대미술을 집중 조명하는 첫 공식 파트너십으로 주독일 한국대사관이 후원한다. 박종규는 ‘디지털 노이즈(Digital Noise)’를 중심으로 회화·조각·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회화 약 21점, 조각 3점, 영상 7점으로 구성되며, 서로 다른 매체가 하나의 흐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었다. 작가에게 노이즈는 오류가 아니라 디지털 정보의 흔적이다. 삭제되는 신호를 반복과 변환을 통해 기하학적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전시는 전시장 내부를 넘어 도시 공간으로 확장된다. 전시 기간 영상 작업 ‘~크루젠(~Kreuzen)’은 뒤셀도르프 도심 쾨보겐 II의 112m LED 스크린에 상영된다. 박종규 전시를 기획한 얀센 전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관장은 “박종규의 전시 개념 ‘더 아트 오브 노이즈(The Art of Noise)’는 1913년 루이지 루솔로의 선언에서 출발해 소음을 예술로 확장한 사유에 기반한다”며 “이 개념은 오늘날 J. Park의 작업에서 디지털 데이터의 잔여를 시각 언어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재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얀센은 2019년 박종규 작가의 대구미술관 개인전 ‘~크루젠(~Kreuzen)’ 당시 작가와의 대화를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스튜디오 J. Park 큐레이터 석서연은 “이번 전시는 회화·조각·영상이 하나의 리듬으로 구성돼 관객은 작은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며 “한국 전통 성악 ‘창’을 노이즈 영상으로 변환한 작업은 전통과 디지털, 동양과 서양의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이 작업이 유럽의 미술 문맥 속에서 어떻게 해석될지 매우 흥미롭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박종규를 유럽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전환점으로, 주요 국제 프로젝트 아카이브 영상도 함께 상영된다. 중국 광저우 광동미술관 개인전, 이집트 피라미드 프로젝트, 대구미술관 개인전, 인당미술관 개인전 등 총 4개 대표 프로젝트가 압축적으로 구성되어 작가의 글로벌 행보를 한눈에 보여준다.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박종규는 한국인 최초로 2025년 중국 광동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고,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프로젝트 ‘포에버 이즈 나우 05(Forever Is Now 05)’에 한국 작가로 두 번째로 참여하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형 설치작 ‘코드 오브 디 이터널(Code of the Eternal)’을 선보였으며, 김혜경 여사가 국빈 방문 중 전시를 관람해 화제가 됐다. 대구 출신인 그는 계명대학교와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회화·조각·영상·설치를 넘나들며 디지털 기술과 인간 인식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아트 바젤 홍콩, 아모리 쇼, 테파프 등 국제 아트페어와 광동미술관, 대구미술관,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이어왔다. 작품은 광동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 등 국내외 미술관과 Davidoff, Swiss Re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2026/04/16
백남준 ‘김활란 박사’ 1.5억~3억 출품…서울옥션 4월 경매 백남준(1932~2006)의 비디오설치작품 ‘김활란 박사’(1997)가 경매에 나온다. 추정가는 1억5000만~3억원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박사이자 교육자로 알려진 김활란을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전통적인 초상 개념을 벗어나 비디오아트 형식으로 인물과 역사를 재구성한 작업이다. 인물의 상반신과 팔을 형상화하고, 오래된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을 결합해 유머러스하면서도 실험적인 조형을 완성했다. 기술과 인간,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백남준 특유의 미학이 집약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1990년대 제작된 이 작품은 그의 비디오아트 작업이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던 시기를 반영한다. 서울옥션은 오는 28일 오후 4시 강남센터에서 4월 경매인 제191회 미술품 경매를 개최한다. 백남준 작품을 비롯해 총 141점을 출품.낮은 추정가 기준 총액은 약 88억원 규모다. 이번 경매에는 이우환의 ‘Correspondance’(1996)가 5억2000만~10억원에 출품되어 주목된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갈아 만든 석채를 사용해 재료 자체의 질감과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으로, 화면 하단의 두 점과 상단의 한 점이 형성하는 균형 구조가 특징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작가인 이배 작품 ‘Issu du Feu (White Lines) W-42’도 새 주인을 찾는다. 추정가는 2억6000만~4억5000만원이다. 숯의 물성과 흰 선의 대비를 통해 존재와 부재, 밝음과 어둠의 긴장 관계를 화면에 구현했다. 이와 함께 장욱진, 유영국, 박고석 등 한국 근대미술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된 ‘근대의 시선’ 섹션도 마련된다. 고미술 부문에서는 청전 이상범의 ‘금강산12승경’과 조선시대 ‘백자청화괴석화조문호’ 등이 경매에 오른다. 추정가 4억-6억 원에 매겨진 '백자청화괴석화조문호'는 천도복숭아와 소나무, 매화 등 절개와 장생을 상징하는 문양이 정교하게 시문되었다. 상류층에서 향유되던 고급 도자로서 조선시대 특유의 절제된 미의식과 세련된 조형적 완성도를 동시에 보여준다. 경매 출품작을 직접 살펴 볼 수 있는 프리뷰 전시는 18일부터 경매 당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6/04/16
이강욱 ‘가장 고요하게 빛나는’…세포에서 우주로, 30년 회화의 변주 화면은 비어 있는 듯하지만, 그 안에서는 무수한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강욱 홍익대 교수의 개인전 ‘가장 고요하게 빛나는(Gleaming in Serenity)’전시가 15일 페이토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30년 작업을 관통하는 ‘역설적 공간’의 변주를 조망하는 자리다. 보이지 않는 존재와 그 관계망을 화면 위에 구축해온 작가는 비즈로 형성한 세포의 분열과 발아 같은 리드미컬한 화면으로 주목받아왔다. 이번 전시는 초기 ‘Invisible Space-Line’ 시리즈부터 최근 ‘White Gesture’에 이르기까지 주요 연작 35점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초기 작업은 화면 위에 얽히고 퍼지는 선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을 드러낸다. 미세한 입자와 궤적들이 충돌하고 확장되며 하나의 생성적 장을 이룬다. 반면 최근 ‘White Gesture’ 시리즈는 색채 위에 다시 흰색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수렴의 과정을 보여준다. 형상을 덮어내는 이 작업은 오히려 화면 너머의 울림, 즉 보이지 않는 층위를 드러낸다. 이강욱 작가는 “세포와 미립자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그 안에 또 다른 우주가 있음을 발견했다”며 “상충하는 개념을 하나로 연결하는 사유가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5월 9일까지. 2026/04/15
황재형·이왈종·배병우·오수환·윤광조…가나아트 컬렉션으로 보는 한국미술 한 갤러리의 40년은 곧 한 시대의 미술사다. 가나아트와 가나문화재단은 소장품 기획전 ‘Gana Art Collection: Artists 1’을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Space 97에서 개최한다. 15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1983년 설립 이후 축적해온 컬렉션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을 조망하는 자리다. 회화, 사진, 도자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5인의 작가 황재형, 이왈종, 배병우, 오수환, 윤광조의 작품 80여 점이 소개된다. 이들은 한국 리얼리즘, 현대 동양화, 사진, 추상회화, 도예를 대표하는 작가들로, 서로 다른 매체와 조형 언어를 가로지르며 한국 미술의 다층적 전개를 드러낸다. 전시는 작가별로 공간을 나눠 각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1전시장에서는 황재형의 ‘사망진단서’(1985) 등을 통해 산업화 시대 현실을 직시한 리얼리즘을, 2전시장에서는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 연작을 중심으로 동양화의 확장 가능성을 살핀다. 이어 3전시장에서는 경주 풍경과 한국의 고건축물을 담은 배병우의 사진 작업을 통해 자연과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제시한다. Space 97에서는 오수환의 추상회화를 조망한다. ‘곡신’에서 ‘대화’에 이르는 연작을 통해 그의 회화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드러낸다. 공예관에서는 윤광조의 분청 도자를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를 가로지르는 조형 세계를 소개한다. 올해 팔순을 맞은 두 작가의 작업은 축적된 시간의 밀도를 함께 보여준다. 전시는 29일까지 열린다. 전시와 함께 가나아트센터 인근에는 가나문화재단의 신규 전시 공간 ‘Gana Art Collection’이 문을 연다. 상설 공간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가나아트가 40여 년간 축적해온 국내외 컬렉션을 공개하는 자리다. 1층에서는 안토니 곰리, 안젤름 키퍼, 장 뒤뷔페, 세자르 발다치니 등 유럽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세자르의 ‘Le Hibou Aile’과 뒤뷔페의 ‘Mire G 79’ 등은 가나화랑 초창기 수집작으로, 컬렉션의 출발점을 보여준다. 2층에서는 이우환, 김창열, 권진규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공개된다. 가나아트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소장품 공개를 넘어 컬렉션의 미술사적 의미를 환기하는 자리”라며 “향후 이어질 ‘아티스트(Artists)’ 시리즈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