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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주문화재단 윤재원 이사장이 어머니인 고(故) 윤영자의 대표 조각 앞에 섰다. 가족이 보관해온 아카이브도 이번 전시에 함께 공개된다.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 사람의 예술가는 떠났지만, 그가 뿌린 예술의 씨앗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 석주 윤영자(1924~2016)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작품, 그리고 그가 길러낸 예술의 계보를 조망하는 기념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가나아트센터와 재단법인 석주문화재단은 '별처럼 남은 이름, 석주 윤영자 서거 10주기 기념전-그리고 석주미술상 수상작가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작품만이 아니다. 가족들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사진과 기록, 아카이브가 더해지며 조각가 윤영자의 예술 세계는 물론 한 시대를 살아낸 인간 윤영자의 시간까지 함께 복원한다. 석주문화재단 윤재원 이사장과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윤혜정 이사가 보존해온 자료들은 이번 전시에 처음 공개돼 회고전에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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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주 윤영자(1924~2016) 서거 10주기 전시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됐다.
한 축은 윤영자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이다. 초기 석고와 테라코타 작업부터 대리석과 브론즈 조각에 이르기까지 대표작을 소개하며, 작업 노트와 사진, 영상, 미공개 아카이브를 함께 공개한다. 여성과 모성, 생명의 순환을 유기적인 곡선으로 형상화한 윤영자의 조각 세계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특히 화면을 가득 채우는 흰 대리석 조각들은 인체를 재현하기보다 생명의 근원적 에너지와 생성의 움직임을 추상화한 작품들이다. 비어 있는 공간과 둥근 곡선은 비움과 충만이 공존하는 조형 언어를 드러내며, 윤영자 조각의 본질을 압축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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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주미술상 수상작가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또 다른 축은 '석주미술상 수상작가전'이다.
2004년 제정된 석주미술상은 한국 조각 발전에 기여한 중견·원로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는 역대 수상작가 24명이 참여해 조각은 물론 회화와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경연, 김홍희, 박상숙, 송수련, 정보원, 유지지, 석난희, 장진, 이숙자, 권이나, 김승희, 신영철, 홍정희, 홍순주, 원문자, 이자경, 김혜원, 김정희, 조문자, 송인헌, 윤난지, 이소진, 차우희, 이경미, 이불, 안재홍 등이 참여해 서로 다른 세대와 조형 언어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펼쳐 보인다.
전시장에는 철과 유리, 회화, 설치, 섬유, 와이어 조각 등 매체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공존한다. 하나의 전시 안에서 윤영자의 유산이 현재진행형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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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 석주 윤영자. 사진=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윤영자(1924~2016)는 한국 현대조각의 형성기를 개척한 대표적인 여성 조각가다. 1949년 홍익대학교 미술학부 조각과 제1회 입학생으로 한국 현대조각의 출발을 함께했으며, 6·25전쟁으로 학업이 중단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 활동을 이어가 1955년 홍익대를 졸업했다. 이후 목원대학교 미술학부 교수와 학부장을 지내며 후학을 양성했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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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자, Love, 50 x 50 x 186cm, 화강석, 1992
*재판매 및 DB 금지 |
그는 인간과 자연, 모성을 유기적인 곡선으로 형상화한 '생명주의 미학'을 구축했으며, 행주산성 권율장군 행주대첩비, 다산 정약용 선생 동상, 김유신 장군상, 춘천 소양강댐 기념조형물,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탑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 공공조형물을 제작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또한 1989년 사재를 출연해 석주문화재단과 국내 유일의 여성미술상인 '석주미술상'을 제정하며 후배 예술가 지원에도 힘썼다. 이번 전시는 그의 조각뿐 아니라 그가 남긴 예술적 유산이 오늘의 작가들에게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함께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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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주 윤영자(1924~2016) 서거 10주기 전시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
석주문화재단은 "이번 전시는 윤영자의 대표작과 미공개 아카이브, 역대 석주미술상 수상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며 한 조각가가 남긴 예술적 유산이 오늘의 한국미술로 이어지는 과정을 조망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별처럼 남은 이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윤영자가 남긴 조각은 작품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후배 작가들의 작업과 한국 현대조각의 흐름 속에서 지금도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시는 8월 16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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