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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모더니스트’ 유영국…'산은 내 안에 있다'

등록 2026-05-01 14:00:00  |  수정 2026-05-01 15:06:24

탄생 110주년 대규모 회고전

서울시립미술관, 19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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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작품( Work·1967)'. 캔버스에 유채 , 130×130cm. 유영국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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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내 그림은 나 살아생전 팔리지 않는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은 이렇게 말했지만,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1970년대 중반, 환갑을 앞둔 시기 삼성 창업주 이병철이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구입했다. 미술사학자 최순우가 중개한 이 자리에서 이병철은 “추상화도 이 정도면 괜찮군”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영국은 최근 수년간 국내외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국제갤러리와 PKM갤러리를 거쳐 글로벌 화랑인 페이스갤러리 전속작가로 합류한 그는 2023년 뉴욕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열었고, 이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럽 첫 개인전을 선보였다.

 현지 관람객들은 “원색의 깊이와 에너지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는 그를 “자연을 미니멀리즘으로 구현한 한국 최고의 모더니스트”라고 평했다.

그는 강렬한 색채와 기하적 구성을 통해 자연을 재현하는 대신 내면의 풍경으로서 ‘산’을 구축해 한국적 추상의 독자적 영역을 개척한 작가다. 그의 작품에서 산은 존재와 시간, 정신의 균형을 사유하는 핵심 모티프로 작동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유영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를 오는 1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명은 “산은 내 앞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다”고 한 그의 말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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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작품(Work·1999)'. 캔버스에 유채 , 105×105cm. 유영국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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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부조, 드로잉 등 17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유영국의 조형 언어를 입체적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새롭게 선보이는 ‘한국 근대 거장’ 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한국 근대미술의 성취를 동시대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조선일보사와 공동 기획한 역대 최대 규모 회고전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유영국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라며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추상회화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운영되며, 오디오 가이드와 굿즈 패키지 등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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