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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랑 김성복 사랑은 그리움을 남기고 떠나갔다, Stainless steel, 120 x 120 x 170cm,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조각으로 알려진 조각가 김성복(성신여대 교수)의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노화랑에서 22일부터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2025년 제14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을 기념하는 자리다. '그리움의 그림자'를 타이틀로 조각 20점과 회화 80점 등 총 100여 점을 선보인다.
홍익대 조소과 및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김성복은 돌조각을 중심으로 한국 조각의 조형성과 물성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18회의 개인전과 강원 트리엔날레를 포함해 국내외 단체전 400여 회에 참여했으며, 2002년 ‘미술세계 작가상’을 시작으로 수상 경력을 쌓아왔다.
이번 전시에는 화강암과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과 함께 아크릴 페인팅 회화도 소개된다. 색채를 매개로 한 회화는 조각과는 다른 정서를 더하며, 작가가 수십 년간 축적해온 사유와 미학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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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랑_김성복_춤추는 그리움의 그림자, Stainless steel, 34 x 72 x 64cm,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성복은 “나는 삶을 조각한다”고 말한다. 그에게 삶이란 단순히 살아 있는 상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힘겨운 일”이다. 살아 있음이 안식이 아니라 견뎌야 할 과정이라는 인식은 그의 조형 세계 전반을 관통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강인해 보이지만 완전한 초인은 아니다. 작가는 유년기의 우상이던 만화 캐릭터 아톰과 한국의 수호상 금강역사상을 결합한 인간상을 통해, “삶이라는 힘든 일에 초연해지고자 하지만 늘 그 안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초인”의 모습을 형상화해왔다. 대표작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에 등장하는 주먹을 쥔 인물은 “흔들리면서도 한 걸음 내딛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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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랑, 김성복, 꿈수저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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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랑_김성복_신화, granite, 59 x 35 x 60cm, 2020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성복의 작업에서 강인함은 도깨비 방망이와 해태 같은 한국적 신화와 우화의 이미지로 변주된다. 도깨비 방망이는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소망”을, 해태는 “스스로 굳건해지고자 하는 마음”을 은유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큰 손과 발의 인물상은 초인처럼 보이지만, 작가가 말하듯 “불안을 품은 인간”의 초상이다.
김성복은 “삶은 불확실하지만, 반드시 살아본 자만이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도 그는 살아가며, 그 삶의 무게와 흔적을 조각으로 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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