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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앞 죽은 참새에서 시작된 응시…조선희, ‘FROZEN GAZE’

등록 2025-10-27 14:43:23  |  수정 2025-10-27 15:58:24

뮤지엄한미서 개인전 31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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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ZEN GAZE_364639〉, 2024, Pigment print ⓒ 조선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작업실 앞에서 마주친 죽은 참새였다.

그 장면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린 그는, 얼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받아들이지 못한 죽음을 마주하고자 했다.

죽은 새를 얼음으로 얼려 촬영한 작품에 ‘얼어붙은 응시(FROZEN GAZE)’라는 제목을 붙였다.

사진 속 새들은 얼음 속에 숨결을 간직한 채, 죽음과 생명, 정지와 흐름이 교차하는 장면으로 재탄생한다.

패션사진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아온 조선희(54)가, 이번엔 상실과 기억의 풍경을 사진으로 풀어낸다.

뮤지엄한미(관장 송영숙)는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를 오는 31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삼청별관에서 개최한다.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조선희는 이번 전시에서 2018년부터 이어온 연작 ‘FROZEN GAZE’를 공개한다. 그는 현재 조아조아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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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ZEN GAZE_100020〉, 2020, Pigment print ⓒ 조선희 *재판매 및 DB 금지


로드킬당한 새들을 촬영한 연작에서는 냉동과 해동의 반복 과정에서 생긴 균열, 기포, 물결 무늬가 회화적 질감으로 변주된다. 디지털로 개조한 4×5 대형 카메라로 촬영해 아날로그의 깊이와 디지털의 세밀함을 동시에 담아내며, 작가는 그 과정을 ‘시간과 감정의 실험’이라 부른다.

전시 도록에는 작가노트와 김선영 학예연구관의 기획노트, 이필 홍익대 교수의 비평문이 수록됐다. 전시 기간 중인 11월 1일 작가 토크를 비롯해, 12월 워크숍과 매달 진행되는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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