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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둘러라…세상을 바꾼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의 귀환

등록 2025-10-24 15:01:11  |  수정 2025-10-24 15:38:24

국립세계문자박물관, 한-이 수교 140주년 특별전

'라틴어 문법' 등 세계 유일본·희귀본 국내 첫 공개

총 58점 전시…마누치오 가문 3대 출판史 조명

로마 도서관장·마르차나도서관장 특별 강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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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둘러라 : 알도 마누치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출판인'(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2025.10.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상윤 수습 기자 = 세상을 바꾼 이탈리아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Aldo Manuzio, 1452~1515)의 유일본과 희귀본이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온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한-이 문화교류의 해’ 특별기획전 '천천히 서둘러라 : 알도 마누치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출판인'을 오는 28일부터 개최한다. 전시에는 세계에서 단 한점 뿐인 '라틴어 문법(1493)'을 비롯해  '지리학(1482 추정)', '폴리필로의 꿈(1499)', ‘지옥도(신곡 1515)’, ‘마르티알리스 시집(1501)’ 등 희귀본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번 특별전은 이탈리아 로마 국립중앙도서관, 베네치아 국립마르차나도서관과의 협력 전시다.

마누치오는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에 '알디네 인쇄소'를 세우고 고전 문학과 인문주의 저작을 대중에게 보급한 인물이다. 활자 인쇄의 표준화를 이끌며 오늘날 근대 출판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의 출판 철학이자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는 '빠르되 정확하게'라는 뜻으로, 정밀한 인쇄와 교정, 품격있는 출판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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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필로의 꿈(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2025.10.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정연 국립세계문자박물관 학예사는 24일 열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에는 총 53점의 작품이 출품된다"며  "문자박물관 소장본 '뉘른베르크 연대기(1493)'와 헤로도토스의 '역사' 2점을 포함해 로마 국립중앙도서관 소장품 34점, 마르차나도서관 소장품 17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마누치오  개인 뿐 아니라 그의 아들과 손자까지 3대에 걸친 활동을 조명한다. 

이 학예사는 "기존의 해외 전시는 주로 알도 마누치오 개인의 업적을 조명해 왔지만, 이번 특별전은 마누치노 가문 3대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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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전 전시관(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2025.10.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공간은 관람객 참여형으로 구성됐다.

 책갈피와 미니북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체험존이 있고, 국내 23개 출판사와 협업한 북 큐레이션 공간은 500여권의 도서를 소개한다.  전차책·오디오북 체험도 함께 운영한다.

이 학예사는 "이번 전시와 체험활동을 통해 5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책의 대중화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 관람객들이 직접 답을 찾아가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전은 오는 28일부터 2026년 1월25일까지 열린다다. 오는 26일에는 로마 국립중앙도서관장과 국립마르차나도서관장의  특별 강연이 진행된다. 선착순 150명을 대상으로 하며 신청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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