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렌티큘러의 마술사’ 배준성, 무대 영상 같은 그림

등록 2025-10-13 15:21:56

갤더스(GALLTHE’S)서 15일부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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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 - Still life  with lemon, pomegranate 3D, 20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그림이란 한 겹이 아닌, 두 겹 이상의 장면이 겹쳐진 것이다.”

‘렌티큘러 회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배준성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한남동 고메이 494 갤더스(GALLTHE’S)에서 15일부터 열리는 ‘2nd Layered on the Stage’ 전시는 ‘렌티큘러’라는 독창적 매체로 20여 년간 실험을 이어온 배준성이 다시 회화의 본질로 돌아와 선보이는 신작 시리즈다. 그의 오랜 탐구와 회화적 사유가 응축된 자리다.

‘렌티큘러’ 시리즈에서 그는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이미지를 구현해왔다.

최근에는 그 연장선에서 ‘on the Stage’ 시리즈를 선보이며 렌티큘러의 즉각적 전환 대신, 하나의 캔버스 속에서 이미지가 연쇄적으로 뻗어나가는 구조를 탐색한다.

마치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로 이어지는 동요처럼, 반복 속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전혀 다른 결말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사진과 회화, 그리고 무대적 장치를 결합해 다층적인 시각 구조를 이룬다.

그림이 영상처럼 움직인다.  가령, 한 여인이 옷을 입은 모습에서 완전한 나체로 변하는 장면처럼, 이미지는 겹치며 낯선 진실을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차이’와 ‘반복’이라는 보이지 않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환기시키는 장치다.

배준성은 이를 통해 “회화가 어떻게 수동성을 벗어나 능동적인 매체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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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성, On the stage - snowy village,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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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 - self portrait in atelier, s,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배준성은 이미 세계적인 컬렉터와 기관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의 작품은 브래드 피트,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 케링 그룹 피노 회장을 비롯한 슈퍼 컬렉터들에게 소장되었으며,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도 소장되어 있다.

18일 오후 6시 작가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열린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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