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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프리즈 서울'에 몰린 인파. 주최측은 4일간 7만 여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불황이라 걱정했는데 깜짝 놀랐다. 역시 서울은 역동적인 문화도시다. 내년 프리즈 서울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
4회째를 맞은 ‘프리즈 서울’이 올해도 선방했다. 개막 첫날 마크 브래드포드의 대형 회화가 62억60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굵직한 매매가 이어지며, 나흘간 총 거래 규모는 1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불황의 그늘 속에서도 서울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7일 프리즈 서울은 “30여 개국 121개 갤러리가 참여한 이번 페어에는 7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6일 서울 강남 코엑스 3층에서 열린 올해 페어에는 한국 갤러리가 역대 최다인 31곳 참여해 K아트의 위상을 드높였다. 전시 초점이 아시아 갤러리에 맞춰진 만큼, 대만·태국을 비롯해 중국 컬렉터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단색화 거장 고(故) 박서보(1931~2023)가 프리즈 서울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별전 ‘PARK SEO-BO X LG OLED TV: 자연에서 빌려온 色’은 전시장 곳곳을 인파로 메우며 올해 최고 인기 코너로 꼽혔다.
프리즈 서울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인 LG전자가 마련한 전시로, 한국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을 첨단 기술과 결합해 소개해왔다. 2022년 아니쉬 카푸어, 2023년 김환기, 2024년 서세옥에 이어 올해는 ‘묘법(描法)’의 창시자 박서보가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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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LG전자가 마련한 프리즈 서울 특별전 ‘PARK SEO-BO X LG OLED TV: 자연에서 빌려온 色’은 행사 내내 인파로 넘쳤다.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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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3~6일까지 열린 프리즈 서울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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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저앤워스에서 선보인 마크 브래드포드의 3점 연작이 62억6000만원에 팔려 프리스 서울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
◆62억! 프리즈 서울 사상 최고가 기록, 활발한 매매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는 개막 첫날 마크 브래드포드의 3부작 'Okay, then I apologize'(2025)를 450만 달러(약 62억6000만 원)에 판매하며 프리즈 서울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부스에서 조지 콘도의 'Purple Sunshine'(2025, 약 16억7000만 원), 루이스 부르주아의 드로잉 2점(약 13억2000만 원·8억3000만 원), 라시드 존슨의 회화(약 10억4000만 원)도 거래됐다.
화이트 큐브(White Cube)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Erstens, bitte schön'(2014)을 130만 유로(약 21억2000만 원), 안토니 곰리 조각 2점(각 8억 원·4억7000만 원), 트레이시 에민의 청동(약 4억1000만 원), 모나 하툼의 조각(약 3억2000만 원) 등 10여 점을 판매했다.
스프루스 마거스(Sprüth Magers)는 조지 콘도의 'Thinking and Smiling'(2025)을 180만 달러(약 25억 원), 로버트 모리스 펠트 작품(약 8억3000만 원), 바바라 크루거 작품 2점(약 7억 원·1억4000만 원)을 비롯해 10여 점을 성사시켰다.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를 180만 유로(약 29억3000만 원), 알렉스 카츠(약 12억5000만 원), 마르타 융비르트(약 5억5000만 원) 등 7점 이상을 거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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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아트페어가 개막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화이트 큐브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트레이시 에민(아래)의 작품 등 감상하고 있다. 2025.09.03.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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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아트페어가 개막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학고재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5.09.03.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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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국제갤러리 전시장을 돌아보고 있다. 2025.09.03. [email protected] |
◆한국 갤러리도 판매 성과
국내 갤러리도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학고재는 김환기의 1962년작 'Cloud and the Moon'을 20억 원에 거래했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의 캔버스 혼합재료(약 7억5000만9억 원), 하종현의 회화 여러 점(약 1억4000만3억8000만 원), 제니 홀저의 작업(약 5억6000만~6억7000만 원) 등 30여 점을 성과로 올렸다.
갤러리 현대는 정상화의 회화를 약 600,000달러(약 8억3000만 원), 존 배(John Pai)의 조각을 약 300,000달러(약 4억2000만 원)에 내보냈다. 티나 김 갤러리는 김창열의 회화(약 4억9000만 원), 하종현의 회화 3점(약 3억2000만~5억4000만 원), 이미래 조각(약 5600만 원), 멀티미디어 작업(약 3500만 원)으로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PKM 갤러리는 윤형근(약 5억6000만 원), 유영국(약 3억5000만 원), 정현의 작품 3점(각 약 8300만 원)을 콜렉터에게 선보였다. 갤러리 조선은 최수련·우민정의 신작을 각각 1500만 원에 새 컬렉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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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3일 개막한 프리즈서울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블루칩 국제 갤러리
리만 머핀(Lehmann Maupin)은 라이자 루의 비즈 캔버스(약 3억3300만3억6000만 원), 헤르난 바스 회화(약 3억1000만 원), 데이비드 살레 회화(약 1억8000만2억4000만 원)를 판매했다.
알민 레쉬(Almine Rech)는 김민정 회화(약 1억6000만1억9000만 원), 정영주 작품(약 9700만1억1000만 원), 로비 드위 안토노 회화(약 7000만8000만 원), 사볼츠 보조 회화(약 4900만6200만 원) 등을 성사시켰다.
메누르(Mennour)는 이우환 회화를 60만 유로(약 9억7000만 원), 우고 론디노네 조각을 20만 달러(약 2억7000만 원)에 판매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는 살보 회화(약 3억9600만 원), 모린 갈라스 회화(약 1억4000만 원), 조지 콘도 소품(약 2800만~1억3900만 원), 아니카 이의 켈프 조각(약 8300만 원) 등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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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아트페어가 개막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에스더쉬퍼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5.09.03.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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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아트페어가 개막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가고시안(Gagosian)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무라카미 다카시가 대형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5.09.03. [email protected] |
◆갤러리 반응 "서울, 세계 미술 중심지 확인"
국제갤러리 이현숙 대표는 "프리즈 서울은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 허브임을 다시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학고재 우찬규 회장은 "거센 파도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프리즈 서울은 확고하게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리만 머핀 창립자 레이철 리만은 "한국 작가와 국제 작가 모두 활발히 수용되며 서울의 미술 생태계가 세계 주요 중심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니나가와 아쓰코 테이크 니나가와 창립자는 "서울은 여성 컬렉터들이 풍부한 도시라는 점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화이트 큐브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웬디 쉬는 "서울 컬렉터들과의 교류가 뚜렷하게 늘었고, 아시아와 미국의 기관·큐레이터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렉 루레이(Greg Lulay)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파트너는 “프리즈 서울 2025에서 강력한 판매 성과를 거뒀다”며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넷’ 회화와 청동 호박 조각을 비롯해 리사 유스카바지, 후마 바바, 오스카 무리요, 월터 프라이스, 프란시스 알리스, 브리짓 라일리, 미카엘 보레만스, 말레네 뒤마, 볼프강 틸만스 등의 주요 작품도 거래됐다”고 말했다.
한편 키아프 서울과 공동 개최 4회째 개막식에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방문, 현장이 들썩였다. 축사에 이어 VIP들과 함께 부스를 공식적으로 둘러봐 주목받았다. 영부인이 키아프리즈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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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를 찾아 기욤 드 로리스와 장 드 몽의 '장미 이야기' 를 관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03.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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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를 찾아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03. [email protected] |
이번 행사에는 김 여사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 다카시 무라카미, 데이비드 살레 등이 현장을 찾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홍라영 전 리움 부관장, 구본권 LG 회장, 김희근 락앤락 회장 등 컬렉터와 후원자도 대거 참석했다.
리사(BLACKPINK), BTS RM·V·제이홉, 이효리, 배두나, 이정재, 김연아, 페기 구(Peggy Gou), 레드벨벳 슬기 등 문화계 인사들도 현장 열기를 더했고, 160개 이상의 세계 유수 미술관과 함께 모리미술관 마미 카타오카 관장, 뉴욕 MoMA PS1 루바 카트립, 베이징 UCCA 필립 티나리 등 주요 인사들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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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에서 LG OLED 부스를 찾아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03. [email protected] |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서울이 글로벌 아트 캘린더에서 핵심적인 만남의 장으로 자리잡았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행사였다"며 "서울의 풍부한 예술 생태계와 학계, 헌신적인 컬렉터들이 국제 미술계와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동시에 프리즈 라이브, 프리즈 필름 등 페어의 큐레이션 프로그램은 서울을 단순한 시장 중심지를 넘어 세계 예술 담론이 교차하는 무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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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이먼 폭스 프리즈 CEO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개막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09.03. [email protected] |
프리즈 서울은 지난 2022년 키아프 서울과 공동 개최로 출범해 서울을 글로벌 미술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시키며 관광까지 아우르는 문화 행사로 성장했다.
다만 키아프와의 공동 개최는 내년 한 번만 남았다. 사이먼 폭스 프리즈 CEO는 "서울을 아시아 미술 허브로 도약시키며 5년, 10년 이상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 측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향후 행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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