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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석 A certain day of mine, waiting for spring, 2025 , acrylic on canvas, 160x13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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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5년 첫 기획전으로 일곱명의 전속작가들을 소개하는 단체전을 오는 20일부터 펼친다.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묵묵히 작업하는 작가들은 우리의 곁을 함께 해 온 나무와 닮았다며 나무를 소재로 한 이번 전시에는 강준석, 김시안, 조은, 오병욱, 故원석연, 최수인, 최진욱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전시 타이틀은 '소리없이 흔들리면서 가늘게 전율하는 너는,'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전시다.
단단하게 뿌리내린 나무는 터줏대감처럼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무는 사실 주변의 환경에 가장 민감한 생명체다.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은 고정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생존하기 위해 나무는 주변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 말 그대로 나무의 성장은 매 시간 선택의 연속인 셈이다.
작가들에게 나무의 존재는 단순히 자연의 일부를 넘어서 삶의 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나무 같은 작가들이 전시를 통해 어떻게 시간과 경험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으로 풀어냈는지 감상할 수 있다.
파스텔화 같은 그림을 그리는
강준석은 흘러가는 자연의 시간을 생각하며 경험한 경이로운 나무들을 작품으로 담았다. 제주의 풍경과 커다란 눈망울을 지닌 인물을 매개로 자신의 기억과 꿈꾸는 이상향을 빚어낸다. 캔버스 전면에 안료를 얇게 발라내고 레이어들을 켜켜이 올려내어 그의 기억과 상상이 합치된 아스라한 풍경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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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353, 2024, acrylic on canvas, 73x6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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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안은 어린 시절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 혹은 죽은 반려견 등 소중했던 것들을 나무 아래에 묻곤 했는데,이는 나무가 지닌 힘이 묻었던 것들에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랐던 기원이 담긴 행위였다고 했다. 그에게 나무는 소중한 것들의 안녕을 빌어주는 존재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묘사한 나무는 애도를 의미하는 꽃의 이미지로도 등장하는 한편, 다른 생명의 터전이 되어주는 둥지와 같은 역할을 하며 나무에 붙어있는 생명체들에게 신성한 힘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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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인 pink shadow, 2025, oil on canvas, 130.3x60.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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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인은 자연물을 빗대어 인간관계의 긴장감을 연극적으로 표현하는 이번에는 형상의 주인으로서 나무를 대한다. 같은 위치에서 있는 두 그루의 나무를 묘사하기도 하고, 자신과 다른 존재의 자리와 힘을 느끼고 있는 긴장한 나무들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생존을 위해 기민하고 영리하게 주변을 감각 해야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을 공급해 올 수 있는 나무의 상황을 극적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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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흐를숲, 2024, 한지에수묵채색, 115x6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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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리듬감을 먹의 스며듦과 번짐, 농담을 통해 자신의 이상향과 현실 세계의 모습을 통합해내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작업실이있는 동네의 가로수는 플라타너스이다. 초겨울 얼굴만한 잎들을 우수수 떨구고 나면,나 무는 창백한 줄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버즘나무라는 이름에 걸맞은 얼룩덜룩한 피부와 투박한 마디들이 꼭 어릴적 잡았던 할머니의 손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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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연 나무,1988, pencil on paper, 24.5x1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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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원석연(1922~2003)은 일생동안 고집스럽게 연필을 사용한 '연필작가'로 유명했다. 흑과백,여백과 채움으로 한국 근현대시대의 단면이 담백하게 표현되어 있다. “연필의 선에는 음과색이 있다. 나는 연필로 사물의 이면에 잠재된 생명성의 존재와 시,그리고 철학에서 흐르는 미세한 맥박의 울림을 연필 의 선으로 포착하고자 했다”고 생전 말했듯 세밀하게 표현된 나뭇가지의 결 하나에도, 낡은 초가집 곁을 함께 하는 나무들의 존재에도 고독하지만 따뜻한 시선이 정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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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욱 464. 자연에서배운다Learning from Nature, 2024, acrylic on canvas, 91x130.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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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욱은 ‘감성적 리얼리즘’으로 시대의 삶을 기록 한다. 이번전시에서 작가는 화실내의 사물들을 단순히 그림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화가의 삶의 현장으로서 화실을 묘사한 신작을 선보인다. 작업실에 식물이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끼어든 것처럼 구상을 한 작가는 가장 중심에 보이는 작업실 창문을 연두색으로 칠해 바깥의 식물을 강하게 암시했다. '감각으로필연코 이해할 수 있는 리얼리티'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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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욱 Reflection - Summer Afternoon 2502192, 2025 acrylic on canvas, 145 x 11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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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이 너른 ‘고정된’ 바다를 통해 고요함과 안온함을 전달해 온
오병욱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순간을 그려냈다. 흘러가며 고정되지 않아 있는‘물’이 상징하는 변화와 항상 그 자리에 굳건히 존재하는 ‘나무’가 상징하는 안정성이 서로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숲을 이루는 나무의 본질은 변화하지 않지만 그것이 반사된 모습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 속에서 변동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작가는 이를 통해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본질은 그대로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는 4월19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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