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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뉴욕, 존 배 개인전…‘하늘과 대지’ 등 미공개작 첫 공개

등록 2026-09-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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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배 '하늘과 대지',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가늘고 짧은 철사를 하나씩 용접한다. 촘촘하게 엉켜 있던 철은 위로 솟으며 점차 가늘어지고, 마침내 한 줄의 선이 되어 허공으로 빠져나간다. 단단한 철로 그린 ‘공간 속의 드로잉’이다.

여든일곱의 코리안 아메리칸 조각가 존 배가 뉴욕에서 기억을 더듬는다.

갤러리현대는 뉴욕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존 배 개인전 ‘Meditation: Myth and Memory’를 열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코리안 아메리칸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교육자로 활동해온 존 배는 가늘고 짧은 철사를 손수 용접해 ‘공간 속의 드로잉’을 만드는 독자적인 조각 세계를 구축해왔다. 위상학과 물리학, 현상학에서 즉흥 음악까지 다양한 영역에 대한 탐구를 작업으로 끌어들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요 연작 ‘하늘과 대지(Heaven and Earth)’(2024)와 ‘엔트로피의 사이렌(Entropy’s Sirens)’(1997) 삼부작 가운데 두 점이 처음 공개된다. 조각과 드로잉도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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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배, 하늘과 대지 7, 2024, 철, 200 × 39 × 58 c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를 관통하는 것은 ‘기억’이다. 존 배는 기억을 인간의 만사에 중심축을 이루는 ‘확장된 자궁’에 비유한다. 때로는 오싹하고 놀랍도록 흥미로우며 마치 자신만의 생명을 가진 존재처럼 기억을 바라본다.

이러한 생각은 ‘하늘과 대지’ 연작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얻는다. 하나의 점은 선이 되고 다시 형상으로 발전한다. 철사는 조각 내부에 머물지 않고 주변의 빈 공간을 향해 뻗어나간다.

평생 재즈를 즐기고 여러 악기를 연주해온 존 배는 이러한 작업 방식을 음악의 즉흥성에 비유해왔다. 87세 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철 조각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노련함과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장난스러움과 호기심이 공존한다.

존 배는 1937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1949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1965년 프랫 인스티튜트 최연소 교수로 임명돼 다학제적 교육과정을 개척했으며, 2024년 프랫 인스티튜트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점점 커지는 한국 문화의 존재감을 이야기해왔다. 특정한 의례나 전통, 기록된 역사가 아니라 무의식을 통해 보다 원초적인 문화의 층위에 접근하고 싶다고 했다.

전시는 오는 11월2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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