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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공부 중'…전시장 넘어 '시민대학'이 되다

등록 2026-07-04 09:00:00

전시 넘어 북토크·라운드테이블·콜로키움까지

전시→배우고 토론하는 '지식 플랫폼'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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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박물관에서 태국 공포 영화를 이야기하고, 김홍도의 삶을 읽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토론한다. 박물관이 유물 전시를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강연과 북토크, 라운드테이블, 토론회를 통해 관람객과 함께 배우고 생각하는 '지식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이 최근 잇달아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이런 변화를 잘 보여준다.박물관마다 주제는 다르지만 시민과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는 점은 같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를 더 깊이 읽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과 연계해 열리는 오는 8일 열리는 라운드테이블 '우리가 몰랐던 태국을 말하다'에서는 태국 사회와 문화를 폭넓게 다룬다.

불상과 팟타이, 현대미술, 젠더 문화는 물론 태국 출신 K-팝 아이돌의 세계적 인기, 공포영화 속 민간신앙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전시장 안에서는 미처 다 담지 못한 태국의 문화와 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기획했다. 

권강미 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태국 역사와 특별전 취지를, 박일호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태국 현대 미술을, 이채문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는 태국 문화의 다양성을 강의한다. 또 정호재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태국 출신 케이팝 아이돌의 성공이라는 주제 강연을, 이지은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는 '공포영화로 보는 태국의 민간신앙'을 탐구한다.

유홍준 관장은 "미술을 넘어 태국의 사회와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이해를 통해 양국간 문화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열리는 '단원 김홍도 읽기' 북토크도 마찬가지다. 조선 회화 연구자인 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이 김홍도의 생애와 대표 작품, 시대적 배경을 풀어낸다. 전시를 관람한 뒤 이해를 한 단계 더 넓혀주는 '애프터 클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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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곳에서는 박물관이 사회적 의제를 토론하는 공론장 역할까지 맡는다.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에서 현재를 토론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넓히려는 것이다.

4일에는 한국공공역사협회와 공동으로 '2026 한국공공역사대회'를 연다.

이날은 '기념·현창의 공간과 공공역사'를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이 열려 기념관과 기념물 건립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기억의 갈등을 공공역사의 관점에서 짚는다. 이어 '올해의 공공역사가'로 선정된 활동가 4명이 시민들과 만나 각자의 현장 경험과 실천 사례를 공유한다.

29일에는 제헌절 제정 78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헌법의 발전과 과제'를 주제로 근현대사 콜로키움을 연다. 헌법학자 이효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한민국 헌법의 발전 과정과 의미, 오늘날의 과제를 짚고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간다. 헌법을 법률이 아닌 현대사를 이해하는 창으로 풀어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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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강연 '우리 공예의 아름다움' 홍보물 (사진=국립청주박물관 제공) 2026.06.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 박물관도 배움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전통 공예, 오늘의 콘텐츠가 되다'를 주제로 공예 강연 시리즈를 시작한다.

첫 강연에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직접 나선다.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공예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이번 강연은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그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이어 도자기와 목공예, 민화, 불교회화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릴레이 강연을 이어가며 국립중앙박물관이 축적한 전문성을 지역과 공유한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난 수준을 넘어선다. 박물관은 유물을 보여주는 곳에서 질문을 던지는 곳으로, 답을 알려주는 곳에서 함께 생각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전시장이 강의실이 되고, 강연장이 또 하나의 전시실이 되는 변화가 박물관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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