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2024.11.22. [email protected]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26년의 시간을 매듭짓고 사간동의 새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여는 이 순간은 아직 형상을 다 드러내지 않은 다음 챕터가 안으로부터 자라나는 시간이다."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가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독립 공간을 마련하고 재개관한다. 새 공간의 첫 전시로 키네틱 설치 작가 한진수의 개인전 '뜸: A Pregnant Pause'를 오는 11일부터 선보인다.
2000년 서울 중구 서린동 SK서린빌딩에서 개관한 아트센터 나비는 한국 최초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이다. 지난 26년간 예술과 기술의 접점을 탐구하며 국내 미디어아트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백남준, 박현기 등 한국 미디어아트 선구자들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국내외 미디어아티스트와 공학·디자인·건축 분야 전문가들을 연결해왔으며, 2019년과 2025년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을 서울에 유치하며 국제적 위상을 다져왔다.
이번에 문을 여는 사간동 공간은 건물 전체를 미술관으로 운영하는 독립 공간이다. 공간 기획과 운영을 모두 아트센터 나비가 주도할 수 있는 자립적 환경을 확보하면서 디지털 미디어를 단순한 기술적 매개를 넘어 공간·시간·신체와 함께 호흡하는 예술 언어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이 공간을 거점으로 기술과 자연, 예술과 도시 환경이 교차하는 미래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
| 한진수, 〈그림형성기 #1(Painting Formation Machine #1)〉, 2014 *재판매 및 DB 금지 |
재개관 첫 전시인 '뜸: A Pregnant Pause'는 키네틱 설치 작가 한진수의 개인전이다. 전시는 즉각적인 결과와 속도를 추구하는 시대에 '기다림'과 '유예'의 시간을 제안한다.
전시에는 무한한 붓질을 누적하며 완성을 지연하는 '그림형성기'(2014/2023), 흰 표면 위에 흔적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화이트 폰드'(2007/2026), 중심 없이 부유하는 버블이 만들어내는 '불확실의 꽃'(2022/2026) 등이 출품된다.
기계 장치의 미세한 진동과 수면 위 흔적, 반복되는 붓질의 움직임이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뜸 들이는 풍경'으로 구성하며 관람객에게 보이지 않는 변화의 시간을 감각하도록 유도한다.
노소영 관장은 "한진수 작가의 작업은 완성보다 생성의 시간, 결과보다 과정의 감각을 보여준다"며 "'뜸'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보이지 않는 변화와 생명성이 자라나는 시간을 관객들이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