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안경 낀 웃는 얼굴’로 알려진 김지희가 대만 타이페이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연다.
김지희의 개인전 ‘SCARLET BLOOM’이 오는 3월 1일까지 대만 타이페이에 위치한 333갤러리에서 열린다.
실드스마일(Sealed Smile) 시리즈로 중화권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온 김지희는 이번 전시에서 평면과 입체 작품 등 30여 점을 선보인다. 2023년 대만 첫 개인전 ‘Gilding Fever’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대만의 문화·상업 복합 공간인 브리즈 난샨(Breeze Nanshan)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김지희의 작업은 밝고 강렬한 색감을 사용해 서양화처럼 보이지만, 전통 재료를 바탕으로 한 동양화다.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표현된 그의 작품은 ‘동양적 팝아트’로 불리며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하얀 이를 드러낸 채 얼굴의 절반을 안경으로 가린 여성 형상은, 마음의 창인 두 눈을 가린 채 가면 뒤에 고독을 숨기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웃고 있는 얼굴과 통제된 아름다움을 통해 욕망과 권력, 자아 방어, 존재의 긴장을 시각화해온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스스로를 구축해 나가는 방식을 탐구한다. 작품 속 미소는 단순한 표정이 아니라 외부 세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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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_2025_025_Kim Jihee. Eternal Golden. 2025. Colored on Korean paper. 72x60c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으로는 병오년 붉은 말의 이미지를 담은 신년 기념작이 공개됐다. 힘과 열정,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스칼렛 컬러는 열매와 나비 등 생명의 이미지로 화려하게 확장되어 풍요와 욕망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김지희는 2008년부터 여성 초상이라는 고전적 형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욕망 구조와 심리적 권력을 탐구해왔다. 국내외 400여 회에 이르는 전시 이력과 함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컬렉터와 미술 기관의 주목을 받아왔다.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 표지 작가로 선정되며 대중적 인지도 역시 확보했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 회화와 이미지가 소비되는 방식 자체를 질문해온 김지희의 작업은 여성성, 권력, 소비사회의 미학을 다루면서도 장식성과 비평성을 동시에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화의 전통적 아름다움과 동시대 미술 담론을 균형 있게 연결하며 국제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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