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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예술가의 기부에서 팬덤까지…예술후원 선순환 확산

등록 2025-12-29 15:50:49

아르코, 키워드로 보는 올해의 예술후원 트렌드

미술 거장 김윤신·이건용 등 ‘예술나무 케이아츠펀드’ 기탁

무용수 최호종, ‘젊은 예술가상’ 포상금 전액 기부

신구·박근형 기부로 ‘연극내일 프로젝트’…12월 신진 배우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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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 작가. 리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후원은 더 이상 제도의 몫이 아니다.

2025년 한국 문화예술계에서는 미술 거장들의 기부를 출발점으로, 선배 예술가와 팬덤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후원 문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이하 아르코)는 2025년 한 해 동안 기초예술 전반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선배 예술가들의 기부가 잇따르고, 이에 공감한 팬덤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더해지며 예술후원 문화의 새로운 양상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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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바디스케이프 작업을 완성한 이건용 화백. (사진=사단법인 인천시미술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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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박서보재단에 있는 박서보 전신상. 권오상 작가 작품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예술후원의 출발점에는 시각예술계 원로 작가들의 동참이 있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윤신, 서승원, 이건용 작가를 비롯해 박서보재단, 故 윤형근 작가의 후원금이 ‘예술나무 케이아츠펀드’에 기탁되며, 젊은 미술작가 지원에 힘을 보탰다. 해당 기금은 신진 미술작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에 몰입하고, 해외 교류를 통해 국제적 역량을 확장할 수 있도록 활용될 예정이다.

무용 분야에서는 선배 예술가의 기부가 팬덤의 참여로 확산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무용수 최호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한 2025년 문화예술유공 ‘젊은 예술가상’ 포상금 전액을 어린이·청소년 기초예술 경험 확대를 위한 ‘예술나무 꿈밭펀딩’에 기부했다. 이후 그의 뜻에 공감한 팬들의 자발적 후원이 이어지며 후원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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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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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 내가 물에서 본 것. ⓒ목진우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국립현대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김성용)도 지난 12월 2일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김보라 안무의 ‘내가 물에서 본 것’으로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상금 전액을 예술나무에 기부했다. 국립현대무용단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도록 창작 환경의 토대를 다지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음악 분야에서도 선배 예술가들의 후원이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선우예권은 2024~2025년 ‘아르코 예술후원인의 밤’ 출연료 전액을 ‘예술나무 케이아츠펀드’에 기부하며, 역량 있는 후배 음악인 지원에 뜻을 모았다. 두 연주자의 기부에 공감한 애호가들 역시 정기 후원 프로그램인 ‘아르코 아츠 소사이어티’ 가입을 통해 참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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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 공연 배우 신구와 박근형이 23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두 배우의 마지막 동반 무대로 5월 1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단 하루 진행된다. 공연 티켓 수익금은 ‘자신만의 고도’를 기다리는 청년 연극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극내일기금으로 전액 기부된다. 2025.04.23. [email protected]


연극 분야에서는 원로 배우 신구와 박근형의 기부 공연을 계기로 ‘예술나무 연극내일기금’이 조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신진·청년 연극인을 위한 현장형 재교육 프로그램인 ‘연극내일 프로젝트’가 운영 중이며, 신진 배우 선발을 앞두고 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기초예술 현장의 주역들이 자신이 몸담은 예술계를 위해 기부에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이러한 환원이 팬과 시민의 참여로 이어지고, 모아진 후원이 다시 후배 세대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을 때 우리 예술의 지속 가능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