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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외벽에 한국 전통 회화 ‘십장생도’를 투사한 이이남의 '다시 태어나는 빛'.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콜로세움 외벽은 창문이 많아 색감 표현과 영상 연출에 제약이 컸지만, 물리적 제약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미디어아트의 본질이라 생각했습니다.”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고대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 외벽에 한국 전통 회화 ‘십장생도’를 투사하며, 빛으로 문명과 문화를 넘나드는 예술의 본질을 구현했다. 동양적 유토피아의 상징인 십장생도가 로마 한복판에 펼쳐진 이 장면은 단순한 시각 연출을 넘어 문화 간의 ‘공명’을 이끌어냈다.
“전통과 기술, 과거와 미래, 그리고 서로 다른 두 문화가 하나의 빛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그는 이번 작업을 두고 “예술은 결국,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잇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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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앞에서 인터뷰하는 이이남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지난 6월 26일(현지시간) 로마 콜로세움에서 ‘2025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미디어파사드 상영회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한 본 행사에서, 이이남은 신작 '다시 태어나는 빛'을 통해 양국의 문화유산을 하나의 장면 속에 조우시켰다.
콜로세움 외벽에 투사된 작품은 고대 로마 건축의 육중한 석조 구조 위에 한국 전통 회화의 자연미를 겹쳐 투영하며, 동서양의 시간성과 정신을 하나의 빛으로 엮어냈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 장면은 고정된 조형물이 아닌, 빛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이남 특유의 미디어아트 특성을 집약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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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외벽에 투사된 이이남 '다시 태어나는 빛'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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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외벽에 투사된 이이남 '다시 태어나는 빛'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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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외벽에 투사된 이이남 '다시 태어나는 빛'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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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외벽에 투사된 이이남 '다시 태어나는 빛' *재판매 및 DB 금지 |
콜로세움 미디어파사드는 하루 2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 관광지로, 로마 엑스포 유치 캠페인(2023), EU 확장 20주년 기념식(2024) 등 이탈리아 주요 국가사업 홍보에 사용돼온 대표적 공공 미디어 플랫폼이다.
이번 이이남 작가의 참여는 이 무대에서 한국 전통 미학을 전면에 드러낸 첫 사례로 기록된다.
이번 상영회는 ‘시간의 울림(Echo of Time)’이라는 주제로, 과거의 예술, 현재의 감각, 미래의 상상력을 연결하는 실험적 시도로 기획됐다. AI 기술과 디지털 영상기법을 통해 양국의 미적 감각과 철학이 서로를 비추며 공명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이남 작가는 조선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 연세대 영상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광주를 거점으로 프랑스, 독일, 미국, 인도, 러시아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해왔으며, 최근에는 울란바토르 비엔날레에 명예 초대작가로 초청돼 칭기즈칸 국립박물관에서 전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오는 가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MEET 미술관에서의 전시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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