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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반짝이는 푸른 바다…아트사이드갤러리, 오병욱 개인전

등록 2025-07-02 09:29:12  |  수정 2025-07-02 09: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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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욱, Sea of My Mind #2506096, 2025, acrylic on canvas, 218x291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푸른 수평선 위로 윤슬이 번진다.

그림 속 바다는 실제보다 더 깊고, 더 고요하다.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오병욱(66)작가의 개인전 'Sea of Your Mind'를 열고, 기억과 감각의 수면 위에 펼쳐지는 회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 오병욱은 생명의 모태이자 내면의 상징으로서 ‘바다’를 그려왔다. 이번 전시는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수평선에서 출발한 작가의 시각적·감각적 탐구의 결실로, 관람객 각자의 마음에 잠든 바다의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화면은 구체적인 재현보다 감각적 인상에 무게를 둔다. 빛과 색, 안개와 윤슬이 교차하는 이 회화는 보는 이의 위치와 조도에 따라 끊임없이 반응한다.

작가는 아크릴 물감에 빛의 반사와 간섭 현상을 이용한 특수 안료(인터퍼런스 컬러)를 혼합해, 수면 위의 윤슬과 대기의 움직임을 그려냈다. 이 안료는 관람자의 시선이나 조명 각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반사되며, 작품에 순간적인 반짝임과 환영 같은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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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 of My Mind #25060926(3), 2025, acrylic on canvas, 227x182c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형식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 캔버스는 물론, 원형·파편형·아치형으로 구성된 작품들은 설치적 장치를 통해 시공간적 깊이를 더한다. 특히 지하 전시장 기둥 사이에 설치된 아치형 작품은 바다를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듯한 감각을 연출한다.

“오병욱의 그림은 특정한 형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무수한 점과 색채의 울림 속에서 바다와 안개, 기후와 시간의 기억을 부유시킨다. 이 그림은 말할 수 없는 감정을 시각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번 전시 서문을 쓴 박영택 미술평론가는 “오병욱 작품은 형태가 없다. 색과 질료, 빛과 이미지가 한 몸으로 얽혀 진동한다”며 “단색 화면이면서도 자연의 숭고미와 심상의 깊이를 전하는 회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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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갤러리 오병욱 개인전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 오병욱은 서울대 회화과 및 동 대학원 미술이론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지난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청와대에 걸렸던 '내 마음의 바다'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대표작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미술은행, 주일한국대사관 등에 소장돼 있다.

작가는 “관람자가 작품을 통해 일상의 소음을 잠시 내려놓고 평온함과 쉼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8월2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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