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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in to a dream_2025-2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붉게 저문 호수 위에 캐릭터들이 떠 있다.
누군가는 튜브에 몸을 맡기고, 누군가는 가만히 물속을 응시한다. 비현실적인 동물 캐릭터지만, 그 안에 담긴 표정과 태도는 우리를 닮았다.
몽환은 낭만이 아니라, 정직한 감정의 언어로 그려진다.
박용재의 회화는 ‘귀엽다’고 말할 수 없는 지점에서 머문다.
어릴 적 꿈처럼 부드럽고 그리운 장면이지만, 그 속에 떠 있는 공기와 침묵은 어른이 된 지금의 감각이다.
박용재 개인전 'Ungrown Memories'가 서울 강남구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오는 6월 11일까지 열린다.
하이퍼리얼리즘 피겨 작가로 활동해온 박용재는 이번 전시에서 극사실의 외피를 벗고, 회화와 조형 작업을 통해 감각과 정서가 만나는 꿈의 공간을 펼쳐낸다.
작가는 어린 시절 자주 경험했던 자각몽(自覺夢)을 소재로, 현실과 이상,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그 중심에는 작가가 창조한 세 명의 캐릭터가 있다.
도시에 적응했지만 꿈속에서는 감정을 되찾는 카피바라 ‘레이(Ray)’, 현실의 틀에 맞춰 살아가다 꿈속에서 이상향을 주체적으로 그려나가는 롭이어 ‘에덴(Eden)’, 느리지만 가장 뜻깊은 순간을 음미하는 나무늘보 ‘몰리(Molly)’. 이들은 단순한 의인화가 아니라 작가 자신을 삼등분한 내면의 분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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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ise 145.5x112.1cm, Oil on Canva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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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재는 피겨 조형과 색채 연출, 전시 연출까지 아트디렉터로서의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번 전시는 그가 순수미술로 돌아와 정제된 언어로 풀어내는 '회화적 감각의 재건'이다.
극사실을 넘어선 회화, 서사와 공간이 공존하는 조형 언어를 통해 그는 시공간을 초월한 자기 회복의 여정을 그려낸다.
전시는 감정과 이미지, 기억과 빛이 조우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놓쳐온 꿈의 한 장면을 다시 불러내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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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ating dreams_2025-1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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