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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게 파헤친 풍경화의 외침…마리안토 '검은 그림'

등록 2025-03-12 15:43:33  |  수정 2025-03-12 16:44:24

인도네시아 중견 현대미술가

G갤러리서 한국 첫 개인전

2m 대작 등 9점 4월12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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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anto The Shadow behind Roots(Karimun Jawa Islands), 2025, Sgraffito and acrylic on canvas, 80 x 100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검은 그림'은 역시 보는 순간부터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작가 마리안토(49·Maryanto)는 전통 풍경화의 낭만적 언어를 거부한다. 과거 화가들이 목가적으로 담아냈던 풍경화를 현재의 시점에서 파헤친다. 파괴적 자본주의의 냉혹한 진실을 특유의 스크래치 기법으로 표현했다.

캔버스 전체를 검정 아크릴로 덮고 표면을 긁어내는 방식이다. 초원을 덮은 가느다란 풀잎처럼 보이는 화면을 가까이서 보면 빽빽한 날카로운 선들로 채워져 흠칫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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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anto Breathe, Banyan tree(Lake Tamblingan, Bali), 2025, Sgraffito and acrylic on canvas,100 x 80 cm  *재판매 및 DB 금지

"마리얀토의 예술적 실천은 작가의 고국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사회적 상황들이 초래한 가혹한 현실을 반영한다. 그간 식민지 이후의 국가와 다국적 제국주의적 영향 하에 놓인 고국의 기술 개발, 산업화, 오염, 자원 착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작품에 반영해왔다. 마리안토의 풍경 회화와 설치작품은 우화와 같은 극적 세팅을 통해 사회 정치적 불균형과 문제에서 오는 물리적, 문화적 환경 침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현한다."
자연의 상처와 검게 덮인 문제들을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내는 작가의 화법은 새벽녘의 어둠이 걷히는 순간처럼 숲, 나무, 풀잎을 되살아나게 하는 마법처럼 작용한다. 2020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24년 광주 예술공간 집에서 열린 인도현대미술전에 선보여 주목받은 작가다.

사회 정치적 구조를 해부하는 강렬한 흑백 회화와 기념비적 설치 작업을 하는 마리안토의 한국 첫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지갤러리(G Gallery)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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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지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연 인도네시아 현대미술가 마리안토.  *재판매 및 DB 금지


12일 개막한 전시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기술 발전, 산업화, 오염, 자원 착취가 자연 세계에 미친 영향을 탐구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2m, 3m 크기 대작 2점 등 '검은 회화' 9점을 선보인다.

노동집약적인 손맛이 강렬한 작품은 작가의 깊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 하는데 힘을 발휘한다. 검은 바탕에 날카로운 획으로 그려진 풍경화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제시한다. 설화적이고 연극적인 장치를 통해 환경 침해에 대한 문제를 각성 시킨다. 전시는 4월12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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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술전문기자=G Gallery 마리안토 개인전 전경. 2025.03.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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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anto Sand Miner Bivouac, 2021, Sgraffito and acrylic on canvas, 100 x 200 cm . (Yeo Workshop, G Gallery)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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