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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 형님' 케이이치 타나아미 기괴함…'컬러 맥시멀리즘' 입이 쩍

등록 2024-12-14 01:00:00  |  수정 2024-12-20 12:41:32

'동양의 앤디워홀' 아시아 팝아트 선구자 유명

대림미술관, 타나아미 한국 최초 특별전 개막

작가 생애 60여 년 주요 작품 700여 점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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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대규모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 언론공개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갖고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온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기기묘묘. 터질 듯 폭발하는 색으로 보는 순간 입이 쩍 벌어진다. 키치(Kitsch)하고 화려한 작품들은 소용돌이 치는 환상의  세계에 빠지게 한다.

'동양의 앤디워홀'로 불리는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한국 최초 특별전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14일 개막한다. 타나아미가 60년 간 제작한 주요 작품 700여 점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다. 타나아미는 지난 8월9일 88세로 별세했다.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존재가 곧 장르'라는 그의 유명세 답게 전시는 시각을 압도하는 '컬러 맥시멀리즘'의 세계를 보여준다. '드글드글 현란한 무당집'같은 그림의 일본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가 떠오르는데, 타나아미가 원조다. 그는 다카시에 큰 영향을 준 '슈퍼플랫(SUPERFLAT)미술 운동' 선두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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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대규모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 언론공개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갖고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온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케이이치 타나아미는?
“나에게 대담하고 흥미로운 일이 아니라면 해봐야 의미가 없다.”(케이이치 타나아미)

그는 아트 디렉터, 애니 메이터, 그래픽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 다방면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스스로를 ‘이미지 디렉터(IMAGE DIRECTOR)라고 지칭했다.  기묘한 그림처럼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했다. 

1936년 도쿄 섬유 도매상의 장남으로 태어나 만화가를 꿈꿨다. 무사시노 미술대학 그래픽 디자인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재능이 폭발했다. 제퍼슨 에어플레인, 몽키즈 뮤지션의 앨범 표지를 디자인했고 아방 가르드(AVANT-GARDE)잡지가 주최한 반전ANTI-WAR 포스터 대회에서 키치하고 화려한 스타일의 '노 모어 워(NO MORE WAR)'(1967)를 출품하여 수상했다.

사이키델릭 문화와 팝아트가 정점이던 1960년대 미국 여행에서 팝 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 언더그라운드 실험 영화의 대가 케네스 앵거와 요나스 메카스 작품들을 접하면서 순수예술과 디자인, 만화, 광고와 같은 상업예술이 혼종된 장르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대중문화 및 서브 컬쳐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 소재를 탐구하며 회화, 드로잉, 콜라주, 조각, 애니메이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년 시절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경험한 전쟁의 충격과, 1981년 중년 시절 결핵으로 입원하여 생사의 기로에서 경험한 환각, 환영의 강렬한 트라우마는 그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정 장르나 전통적인 규칙에 구속되지 않고 스트리트 문화와 결합한 작업도 진행해 아디다스, 베어 브릭, 유니클로, 마텔, 요지 야마모토등 국제적인 브랜드들과 협업했다.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워커 아트 센터, 시카고 미술관, 홍콩 엠플러스M+, 워싱턴 D.C 국립초상화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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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대규모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 언론공개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갖고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온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대림미술관, ‘케이이치 타나아미’ 국내 최초 특별전
전시는 대림미술관 개관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독보적 작품 세계를 펼쳐온 케이이치 타나아미가 활동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그림, 콜라주, 조각, 애니메이션, 영상, 설치물 등 실험적인 도전을 통해 제작한 다양한 작품 들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본 전시관 외, 미술관 옆집으로 전시 공간을 확장해 전후 문화, 대중 매체, 기억과 꿈, 죽음과 낙원 등 주제와 매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화려한 색채를 바탕으로 전 생 애에 거쳐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구축해 온 작가의 주요 작품 700여 점을 펼쳐냈다.

미술관 1층 첫 번째 공간(INTO TANAAMI’S WORLD)은 세속과 신성함을 잇는 다리를 형상화한 압도적 크기의 '백 개의 다리 A Hundred Bridges'(2024) 작품이 시선을 압도한다. 꿈과 현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흐리는 작품은 몽환적인 감상을 불러일으키며 ‘케이이치 타나아미 세계’로 포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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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대규모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 언론공개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갖고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온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이어지는 2층 공간은 서양의 대중문화와 팝아트의 영향을 받아 순수예술과 상업 예술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선보인 작가의 포스터, 콜라주 작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만화와 팝 아트에서 영향을 받아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제작한 '노 모어 워 NO MORE WAR'시리즈(1967),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 지 미국 대중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는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된 콜라주 북 시리즈, 2012년 콜라주 북을 다시 발견한 후 이에 영감을 받아 새롭게 제작된 '기억은 거짓말을 한다 Memories Tell Lies'시리즈(2023) 등 아시아 팝아트를 선구한 케이이치 타나아미의 개척자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3층 공간은 케이이치 타나아미가 어린 시절에 체험한 전쟁이나 생사를 가르는 병마의 경험을 계기로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 환각 등 심리적 불안이 창의적 원동력이 되어 제작한 조각, 회화 작품들을 만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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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대규모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 언론공개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갖고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온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결핵으로 투병하던 시기, 과거 중국에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동양의 길상적 아이콘들을 활용하여 제작한 '도키와마츠 Tokiwa-matsu'시리즈(1986-87), 어린 시절 경험한 기억을 모티브로 제작한 '생명 탄생 The Birth of Life'시리즈(c.1990)와, '앨리펀트 맨 Elephant Man'시리즈(c.1990), 팬데믹 기간 꾸준히 제작한 '피카소 모자상의 즐거움(Pleasure of Picasso – Mother and Child)'시리즈(2020-2024)는 창작을 향한 작가의 열정을 보여준다.

4층 공간은 케이이치 타나아미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주는 조각, 영상, 실크 스크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기괴한 모양의 생물을 혼합해 생명력 넘치는 조각상을 묘사한 '기상천외한 몸(Incon- ceivable Body)'(2019)을 필두로, 만화가 후지오 아카츠카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거울 속의 내 얼굴 My Face in the Mirror'(2022), '기억의 미로 Maze of Memory'(2022)등의 작품은 존재가 곧 장르인 케이이치 타나아미만 의 독창적인 세계를 온전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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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대규모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 언론공개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갖고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온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하게 확장되어 선보이는 미술관 옆집 2층 전시 공간에는 다채로운 콜라보레이션 작업과 오브제를 비롯해 실험 영화, 애니메이션, 도서 등을 선보인다. 아디다스, 스투시, 준야 와타나베, 바비등 다양한 브랜드와 아티스트로부터 러브콜 받아 제작한 작업들이다.

대림미술관은 "케이이치 타나아미는 특정 장르나 관습적 규칙에 대한 제한을 거부하며 다학제적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슈퍼플랫 장르를 선구한 작가"라며 "이번 전시는 '아시아 팝 아트'의 미술사적 맥락에 큰 영향을 미친 창작 여정과 작가의 작품 세계에 푹 빠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2025년 6월2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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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팝아트의 선구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Keiichi Tanaami)의 대규모 특별전 'Keiichi Tanaami: I’M THE ORIGIN' 언론공개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갖고 ‘고급’과 ‘저급’,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온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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