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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현대미술의 다색화-3040'-뉴시스 15주년 기념전.홍경택, 매화지몽(Dream of Mea-hwa), Acrylic-Oil on Linen, 200X200cm, 2008 |
'지서울 아트페어 2016' 특별전 참여
27일 개막, 서울 DDP서 5월1일까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홍경택 작가(48)는 '홍콩 크리스티'가 낳은 '연필 작가'로 통한다.
2007년 그의 작품 '연필 I'(259×581㎝)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648만홍콩달러(7억8000만원)에 팔리면서다. 추정가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당시 국내 작가 최고가 낙찰로 화제가 됐다. 10년동안 '무명 작가'는 단박에 '스타 작가'로 등극하며 'K-아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후 홍경택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팔리는 작가'가 됐다. '깜짝 쇼'가 아니었다. '연필' 작품은 홍경택의 주가를 더욱 높였다. 2013년 663만 홍콩달러(약 9억7100만원)에 다시 낙찰됐다. '홍콩 크리스티 국내 최고가' 낙찰 기록을 보유 작가로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형형색색 우글거리는 연필들이 불꽃놀이처럼 팡팡 터져나갈듯 솟구치는 '색의 난장판'같은 그림은 '알아주지 않던' 불만이 공격성으로 표출된 작품이다. "제정신으로 그렸나"고 할 정도로 작가는 10년간 자신을 들볶으며 주구장창 그렸던 그림다. 색색의 연필이 로켓트처럼 발사될 것 같은 소용돌이를 보며 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알아본 '연필그림'은 사연이 많다. 대학졸업 후 첫 공모에 출품했지만(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심사에서 떨어졌다. 이후 2000년 인사미술공간 첫 개인전에 초대형(120호 6점을 3열 2단으로 이어붙인)을 선보였지만 인기는 누리지 못했다. 3000만원에 나왔지만 팔리지도 않았다. 작업실이 비좁아 조각조각 붙여 차곡차곡 포개져 가지고 있던 그림이었다.
크리스티 경매 후 '홍경택 작품=돈'이라는 등식으로 극성스러운 딜러들이 찾아들고, 작품값은 고공행진했다. 반면 작가는 무명의세월을 견뎌온 내공자답게 돈에 휘둘리지 않았다. 작품에 몰두했고, 연필이후 시리즈를 쏟아냈다. 사이키델릭 조명무대를 연상하는 '훵케스트라', '서재 시리즈'를 내놓으며 '색의 마술사'의 면모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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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경택 Full of Love oil on linen 130×162cm 2012 |
'훵케스트라'(funkchestra)는 음악을 사랑하는 그가 대중문화 특히 음악에서 받은 느낌들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이루며 충돌과 화합 이루어 내는 용광로 즉, 카오스의 세계를 표현한다.
클럽이나 전광판 등의 소비되는 이미지 속에서 나름대로 의미망을 포착하여 형상화했다. "작업에 사용된 단어들은 주로 대중음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추출했는데, 여기에는 아주 일상적인 것부터 대중의 우상이나 섹슈얼리티의 문제, 포르노그래피, 더 나아가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물음까지 다양한 내용들과 시대의 징표들이 한자리에 섞여있다."
‘홍콩크리스티가 낳은 스타작가’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미술시장으로 진출한 작가는 지난 3월부터 홍콩 파크뷰 아트 홍콩에서 초대전을 성황리에 열고 세계 무대 발판을 다지고 있다. 10년전에도, 10년후에도 그의 행보가 기대 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 시리즈인 100호 크기 볼펜 시리즈와 2m 크기의 훵케스트라 시리즈를 각각 한 점씩 출품했다. 특히 ‘매화지몽’이란 작품은 기하학적인 패턴을 배경에 한복 입은 여인과 매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등장시켜 눈길을 끈다.
◇ 홍경택 작가 =1995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14회:2016 순례-홍경택의 부조리극장(파크뷰갤러리ㆍ홍콩), 2014 이인성미술상 수상기념전(대구문화예술회관), Green Green Grass(페리지갤러리ㆍ서울)등, ▶수상/레지던시: 2013 이인성 미술상(대구미술협회), 2008 제2회 올해의 미술인상 청년작가상(한국미술인협회), 1994 대학미전 금상(홍익대학교), 2010 두산 레지던시(뉴욕), 2004~06 장흥 가나아뜨리에 2기 입주작가. ▶작품소장: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일민미술관, 아모레 퍼시픽, 농심, 두산갤러리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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