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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화랑미술제 '빨간딱지' 풍년 72억치 팔려...작년 2배

등록 2021-03-07 21:53:57  |  수정 2022-03-10 17: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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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2021 화랑미술제에 참여한 학고재갤러리에서 전시한 김재용의 도넛은 '빨간딱지' 풍년이어서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았다. '팔렸다'는 빨간딱지가 82개나 붙어있는 이 도넛 조각은 밀가루가 아닌 도자로 만들어져 한 개에 105만원에 판매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빨간딱지(작품이 팔렸다는 뜻)' 풍년이다. 학고재갤러리는 그야말로 '호떡집 불난 듯' '도넛 장사'가 잘돼 눈길을 끌었다. 진짜 도넛을 붙여놓은 것 같아 발길을 끈 도넛은 김재용 작가의 도자로 만든 조각으로 한개에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불티나게 팔렸다. 벽에 붙여 놓은 빨간 딱지를 세어보니 80개가 넘었는데, 갤러리측은 계속 작품이 판매되어 붙이는 걸 포기했다고 했다. 이 도넛은 더 큰 크기의 더 비싼 작품도 팔려나가 이번 행사 최고 인기를 끌었다.

'2021 화랑미술제'가 예상외 깜짝 매출로 흥바람이 났다.

3일부터 7일까지 단 5일간 열린 행사는 개막부터 화제였다. 코로나19 사태속 우려와 달리 사람들이 몰려들어 참여화랑들도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7일 폐막한 2021 화랑미술제에 방문한 관람객수는 약 4만8000여명으로 코로나 속에 열렸던 작년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 이전인 2019 화랑미술제 방문객수 보다 30% 이상 많은 역대 최대 방문객수를 기록했다. 작품 판매액도 예년의 2배를 웃도는 약 72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상 소비심리가 작용, 구매자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집콕시대로 집안 꾸미기 열풍과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기 위해 새봄맞이 인테리어 타이밍도 맞았다"는 분석이다.

참여 갤러리들은 "1년간 못봤던 미술애호가들과 찐컬렉터들을 다시 만나 반가웠다"며 "코로나 사태속에서도 무사하게 행사를 열고 작품 판매실적도 좋다"며 코로나 시대지만 미술시장의 급속한 회복세를 전망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창궐로 불안하게 열었던 '2020 화랑미술제'는 관람객이 급감하며 매출이 하락했다. 이후 9월 예정되었던 한국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 아트서울의 취소로 인해 국내 미술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더불어 지난 1년간 출국이 어려운 상황에 해외 아트페어의 방문이 어려워진 국내 컬렉터들은 모두 발이 묶인 상태였다.

3일 오후 5시 서울 코엑스 3층에서 개막한 2021 화랑미술제는 107개 국내 갤러리들이 참여 3000여점을 전시판매했다.

코로나19 위기속 코엑스에서 처음 열리는 현장 행사이자 지난해 키아프(KIAF)를 온라인으로 열고 1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 대규모 미술장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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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화랑미술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무색할 정도로 관람객들이 발길이 이어져 성황리에 폐막했다. 사진=한국화랑협회 제공. 2021.3.07. [email protected]

실제로 올해 화랑미술제는 놀랄만큼 미술시장 봄바람을 몰고왔다. 주말에도 예전 화랑미술제에서는 보기 힘들 만큼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여 행사 시작시간 전부터 입장을 대기하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한국화랑협회측은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아트페어 개최를 기다리던 대부분의 컬렉터와 미술애호가들은 오랜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아트페어인 2021 화랑미술제에 앞 다투어 몰려들었다"면서 "이번 행사는 코로나 이전 시기를 보는 듯 많은 VIP들의 방문화 목요일과 금요일도 주말같이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작품 경쟁도 치열했다.

협회에 따르면 VIP 오픈일부터 컬렉터들의 발길이 이어져 갤러리들은 작품 수량 확보에 애를 먹어야 했다. 갤러리들은 매일 판매된 작품을 내리고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하는 등 작품 순환이 여느 때보다 빨랐다. 대부분의 갤러리 부스에 작품 판매를 알리는 빨간 스티커가 붙어있었고 이미 작품을 포장해 가서 빈자리만 남은 부스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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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화랑미술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무색할 정도로 관람객들이 발길이 이어져 성황리에 폐막했다. 사진=한국화랑협회 제공. 2021.3.07. [email protected]

신진작가의 작품 판매도 이어졌다.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에 참가한 작품은 VIP 오픈일에 첫 시작을 알린 오슬기 작가의 작품을 시작으로 임지민 작가가 168개의 소품으로 구성한 작품도 다수 팔렸다. 또 정희승 작가의 도자 작품, 김민지 작가의 작품도 현장에서 판매가 이어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에 참가한 작가들이 참가 갤러리의 러브콜을 받아 차세대 유망 작가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화랑협회는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검증된 'ZOOM-IN' 작가들을 화랑미술제에 본격적으로 작품을 선보이며 좋은 갤러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갤러리들의 잇따른 작품 판매속 화랑미술제 운영위원회도 긴장감과 함께 철저한 방역 수칙에 만전을 기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현장의 방역수칙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어서 안심하고 작품을 감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행사를 운영한 화랑미술제 운영위원회는 찾아오는 방문객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갤러리스트, 컬렉터, 일반관람객 구분 없이 모두 바코드가 입력된 손목밴드 착용을 의무화했다.입구와 출구에서 모두 출입 확인을 받아 전시장 내부에 인원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

지난 1년간의 의식 변화로 관람객의 마스크 착용도 잘 지켜졌다. 전시장 내부에서의 음식물 취식 금지 조치도 지켜졌다.

 전시장 내부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해 언제든지 손 소독을 할 수 있었고 입구에는 통과형 소독기를 설치해서 모든 입장객의 안전을 지켰다.

협회는 "행사 오픈시간 전후로는 매일 홀 전체 방역 작업을 실시했고 유료 관람객에게는 마스크를 지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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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21 화랑미술제' 마지막 날인 7일 오후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코로나19 사태속 사람들이 몰리자 참여 화랑들도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email protected]

화랑미술제는 매년 국내 미술시장의 문을 여는 첫 아트페어다. 2021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미술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한번에 해소하며 미술시장 회복세를 전망하고 있다.

(사)한국화랑협회의 황달성 회장은 "2021화랑미술제는 한국 미술시장과 컬렉터의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현장이었다"며 "이같은 미술시장의 추세를 오는 10월 키아프 아트서울(한국국제아트페어)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