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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독일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Candida Hfer)가 23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막한 개인전 'RENASCENCE' 언론공개회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024.05.23. [email protected]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현대적이지 않지만 영원성을 간직하고 있는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다.”
독일 사진 작가 칸디다 회퍼(80)는 '세계적인 사진 작가'로 불린다. 미술 컬렉터들의 '잇템(it item)'으로 소장품 목록에 꼽힌다. 유럽의 클래식한 도서관, 박물관, 공연장 내부를 유려하게 담아내 회화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프랑스 국립도서관,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스톡홀름 근대미술관,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마이애미 루벨 패밀리 컬렉션, 취리히 프리드리히 크리스찬 플릭 재단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갤러리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에 알려진 건 국제갤러리가 한몫했다. 국내외 각종 아트페어에 칸디다 회퍼의 사진을 꾸준히 소개해 처음 봐도 친숙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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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제갤러리는 23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독일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Candida Hfer)의 개인전 'RENASCENCE' 언론공개회를 갖고 사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05.23. [email protected] |
국제갤러리는 지난 2020년 부산점에서 전시 이후 4년 만에 서울에서 회퍼의 개인전을 펼친다.
‘다시 태어나다’라는 의미로 직역되는 전시 제목 ‘Renascence’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팬데믹 기간 리노베이션 중이었던 건축물과 과거에 작업한 장소를 재방문해 작업한 신작 14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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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 〈Musée Carnavalet Paris XI 2020〉
Inkjet print Image: 180 x 249.1 cm Frame: 184 x 253.1 cm © Candida Höfer / VG Bild-Kunst, Bonn 2020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카르나발레 박물관(Musée Carnavalet Paris)을 찍은 사진은 르네상스 시대 정교한 고전 명화 같다.
회퍼는 2021년 재개관을 앞둔 2020년 이 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철제와 나무 재질의 나선형 계단이 새로 생긴 공간을 담아냈다. 모더니즘. 미니멀한 사진처럼 보이지만 '회퍼 풍'은 여전하다. 부드러운 고전미가 시간처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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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 〈Musée Carnavalet Paris XX 2020〉
Inkjet print Image: 180 x 180 cm Frame: 184 x 184 cm © Candida Höfer / VG Bild-Kunst, Bonn 2020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
공간을 압도하는 자연광 때문이다. 투명성과 광도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대칭 구도나 역동적 장식 등의 조형 요소로 공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회퍼의 특징이 녹아있다.
스위스의 장크트갈렌(St. Gallen) 수도원 부속 도서관 연작도 팬데믹 기간 중 재방문한 작업으로 새롭게 나왔다. (장크트갈렌 시에 위치한 이 수도원은 18세기에 대대적으로 바로크 양식으로 개축됐고,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을 담은 2001년 작품은 정교한 프레스코화와 로코코식 몰딩으로 장식된 아치형 천장이 압도했다. 반면 새로 촬영한 2021년 작품은 인물의 요소를 배제하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이 교차하는 내부 공간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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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 〈Stiftsbibliothek St.Gallen III 2021〉 Inkjet print Image: 180 x 160 cm Frame: 184 x 164 cm © Candida Höfer / VG Bild-Kunst, Bonn 2021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재판매 및 DB 금지 |
완벽한 대칭 구도는 시공간이 이어진 SF영화의 한 장면 같다. 사람의 존재를 없앤 후 공간에 남은 흔적과 빛, 미묘한 공기의 감각까지 진동하게 한다.
회퍼는 툭 눌렀을 뿐인데 시간의 흐름이 포착된, 영원성을 담은 공간의 초상으로 아우라를 뿜어낸다. 모든 작업은 한번에 딱!, 후보정 없이 나온 작품이다. 현재 작품 값은 1억 원 선으로 사진 장 당 에디션은 6개다. 전시는 7월28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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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독일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Candida Hfer)가 23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막한 개인전 'RENASCENCE' 언론공개회에 참석.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4.05.23. [email protected] |
◆칸디다 회퍼는?
1944년 독일 에베르스발데에서 태어났다. 1973년부터 1982년까지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첫 3년 동안 올레에게 영화를, 그 이후에는 현대 독일 사진을 이끈 베른트 베허(1931~2007)와 힐라 베허(1934~2015) 부부로부터 사진을 수학했다.
당시 수업을 함께 들었던 토마스 스트루스, 토마스 루프, 안드레아스 거스키 등과 함께 ‘베허 학파’ 1세대로 불린다.
1975년 뒤셀도르프의 콘라드 피셔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작가는 지난 50여 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며 공적인 장소, 특히 인간이 부재한 건축의 내부를 특유의 정교한 구도와 빼어난 디테일로 구현해왔다.
전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수많은 개인전과 그룹전을 선보인 작가는 2002년에 제11회 카셀 도큐멘타에 참여했으며, 2003년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마틴 키펜베르거와 공동으로 독일관을 대표했다.
2018년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의 사진공로상을 수상했다. 오는 9월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2024 케테 콜비츠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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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독일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Candida Hfer)가 23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막한 개인전 'RENASCENCE' 언론공개회에 남편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법학자 출신의 남편은 한국의 기자들을 만난 아내의 영어 통역을 도왔다. 2024.05.23.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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