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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품을 서울서 볼 줄은”…글로벌세아아트스페이스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등록 2026-10-07 15:44:49  |  수정 2026-10-07 16:11:40

델보·샤갈·드 쿠닝부터 호크니·게니까지 14명 20점

국내외 컬렉터 수장고서 나온 100호 이상 대작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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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의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14인의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전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 언론공개회를 갖고 폴 델보(Paul Delvaux)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런 작품을 서울에서 볼 줄은 몰랐어요. 이 작품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난 박미화 독립 큐레이터가 폴 델보의 작품 앞에서 말했다. 국내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델보의 대작이다. 이번 전시에는 델보 작품만 3점이 나왔다.

델보뿐 아니다. 마르크 샤갈에서 윌렘 드 쿠닝, 쿠사마 야요이, 데이비드 호크니, 조지 콘도, 아드리안 게니까지. 이름만으로도 현대미술사를 가로지르는 거장들의 대작이 한자리에 모였다.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이다. 20세기 초부터 동시대까지 현대회화를 대표하는 작가 14명의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묘미는 작품의 크기와 밀도다. 100호 이상 대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도판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화면의 크기와 물감의 질감, 붓질의 힘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설립한 전시장이다. 김 회장은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32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대작 ‘우주(Universe 5-IV-71 #200)’를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글로벌세아그룹이 소장한 폴 델보 작품 3점도 공개됐다. 개인과 기관의 수장고에 머물던 명작들이 관객 앞으로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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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박미화 독립 큐레이터가 폴 델보의 1956년작 '크리스마스의 밤’을 설명하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를 기획한 박 큐레이터는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으로 2027 세종 한글 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 4월 ‘한국현대회화 하이라이트: 모더니즘과 도전’에 이어 이번에는 서구 현대미술로 시선을 돌렸다.

유명 작가들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았다. ‘꿈의 산책’ ‘난해한 추상’ ‘형상의 부활’ 세 부분으로 나눠 회화가 지난 100여 년간 무엇을 보고, 어떻게 그리는지를 바꿔온 과정을 펼쳐 보인다.      

◆현실인데 꿈 같다…델보·샤갈
첫 장 ‘꿈의 산책’의 중심에는 벨기에 초현실주의 거장 폴 델보(1897~1994)가 있다. 델보의 그림은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기차역과 철로, 고전 건축과 여인처럼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을 정교하게 그리지만,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대상들을 한 화면에 불러들여 현실에는 없는 세계를 만든다. 시간이 멈춘 듯한 적막과 꿈속을 걷는 듯한 비현실적인 분위기가 화면을 지배한다.

1956년작 '크리스마스의 밤’이 그렇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철로와 기차, 건축물 사이로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이 서 있다. 밤의 풍경은 고요하지만 어딘가 불안하다. 실제 풍경처럼 세밀한데 현실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장면이다.

현실을 정확하게 그릴수록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역설. 델보 회화의 묘미다.

박 큐레이터가 “이런 작품을 서울에서 볼 줄은 몰랐다”며 놀란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 델보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은 데다 이번에는 한 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작품 3점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마르크 샤갈의 ‘방스 주변’(1955~1957)에서는 현실의 질서가 더욱 자유롭게 풀어진다. 사람과 동물, 꽃과 풍경이 중력에서 벗어난 듯 뒤섞인다. 프랑스 남부 방스에 머물던 시기의 작품으로 유화 물감에 톱밥을 섞어 독특한 표면을 만들었다.

델보가 현실의 사물들을 낯설게 배치해 꿈을 만들었다면, 샤갈은 색과 형태까지 현실의 질서에서 풀어냈다. 눈앞의 세계를 재현하던 회화에 꿈과 기억, 무의식이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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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1985) Autour de Vence Around Vence 방스 주변 1955-1957 oil and sawdust on canvas 162 × 131.1 cm ⓒ Marc Chagall / ADAGP, Paris - SACK, Seoul,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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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의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14인의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전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 언론공개회를 갖고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왼쪽)과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형상이 사라졌다…드 쿠닝의 자유로운 선
두 번째 장 ‘난해한 추상’에 들어서면 형상마저 사라진다.

눈길을 붙드는 작품은 윌렘 드 쿠닝의 ‘무제 XIX’(1984)다. 가로 177.8㎝, 세로 203.2㎝의 흰 화면 위로 붉고 푸른 선이 춤추듯 흐른다.

드 쿠닝의 후기 회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복잡하게 뒤엉켰던 이전 화면과 달리 여백이 넓어지고 색과 선은 한층 자유로워졌다.

무엇을 그렸느냐보다 어떻게 그렸느냐가 그림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다.

핑크색 도트가 환상적인 쿠사마 야요이와 린 드렉슬러, 마리나 페레즈 시마오의 작품에서는 색과 선, 면과 반복되는 패턴이 화면을 장악한다. 추상이 하나의 종착점이 아니라 이후 현대미술로 이어지는 동력이 됐음을 보여준다.

피터 핼리의 ‘Store’(1997)는 형광색 사각형과 이를 잇는 선으로 현대사회를 그린다.

얼핏 보면 화려한 기하추상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은 거칠다. 박 큐레이터는 사각형을 현대인이 갇힌 ‘셀(cell)’에 빗댔다. 각자의 공간에 분리된 사람들이 통신과 교통 등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대 도시의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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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의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14인의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전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 언론공개회를 갖고 조지 콘도(George Condo, 왼쪽)와 아드리안 게니(Adrian Ghenie)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다시 돌아온 사람과 풍경
마지막 장 ‘형상의 부활’에서는 사람이 다시 그림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옛 초상화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아드리안 게니의 ‘담배를 피우는 자화상’(2015)에서 노란 옷을 입고 담배를 든 인물의 얼굴은 뭉개지고 일그러져 있다. 미술사와 역사 속 이미지를 불러내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게니 특유의 회화다.

조지 콘도의 ‘경영진들과 그들의 아내들’(2011)은 더 기괴하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녀의 얼굴과 몸을 과장하고 뒤틀었다. 유화와 아크릴, 목탄, 파스텔을 한 화면에 섞으며 아름다운 초상이라는 오랜 회화의 문법까지 흔든다.

살보와 니콜라스 파티, 힐러리 페시스, 조나단 가드너, 호크니에 이르면 풍경과 일상이 다시 화면을 채운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앞선 미술사의 이미지와 작가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가져와 새로운 화면으로 재구성한다. 전시는 이를 모더니즘 이후 사라졌던 서사와 역사, 일상적 풍경과 개인의 경험이 다시 회화로 돌아오는 흐름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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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의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14인의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전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 언론공개회를 갖고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의 작품 선보이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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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의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14인의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전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 언론공개회를 갖고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호크니의 ‘더 많은 월드게이트 통나무, 2009년 10월 13일’에서는 쓰러진 나무와 숲이 강렬한 색으로 펼쳐진다. 실제 자연을 충실히 복제하기보다 작가가 바라본 세계를 자신의 색과 회화 언어로 다시 만든 풍경이다.

박 큐레이터는 “19세기 이후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볼 것인가, 어떻게 그릴 것인가의 변화”라며 “그리는 대상도 바뀌고 어떻게 그릴 것인가도 바뀌었다. 그 변화와 순환을 보면 현대미술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델보의 꿈에서 드 쿠닝의 추상, 호크니와 게니의 새로운 구상까지. 전시는 20세기에서 동시대로 이어지는 회화의 흐름을 펼쳐 보인다. 미술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작품 한 점 한 점의 아우라와 색, 붓질의 감각은 '회화 보는 맛’을 제대로 전한다.

무엇보다 국내외 컬렉터의 수장고에 있던 대작들을 서울에서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다.

전시는 2027년 1월9일까지. 관람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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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의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는 7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14인의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기획전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 언론공개회를 갖고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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