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26 예올X샤넬 프로젝트_올해의 장인 조복래, 젊은 공예인 백경원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쇠못 하나 쓰지 않고 나무를 짜맞춘 가구와 손으로 흙을 쌓아 올린 백자가 한 공간에서 만난다.
재단법인 예올은 샤넬과 함께하는 '2026 올해의 장인'에 소목장 조복래를,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 도자공예가 백경원을 선정하고 오는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예올북촌가에서 프로젝트 전시 '진소(眞素)공예: 진경의 눈, 조형의 손'을 개최한다.
2022년 시작한 예올과 샤넬의 전통공예 후원 프로젝트는 올해로 5년째다. 전통 기술을 이어가는 장인과 이를 새로운 조형언어로 확장하는 젊은 공예인을 각각 선정해 작품 개발과 제작을 지원한다.
올해 전시는 디자이너 양태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다. 조복래의 소목가구와 백경원의 백자를 각각 진열하는 대신, 옛 문인의 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에 조복래의 소목가구와 백경원의 백자를 함께 펼친다.
 |
| 2026 예올X샤넬 프로젝트_올해의 장인 조복래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
◆"보이지 않는 곳도 달라서는 안 된다"
올해의 장인으로 선정된 조복래는 경남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 기능보유자다. 소목이 발달한 경남 진주에서 성장해 고(故) 정돈상·오행구 선생에게 기술을 익혔다.
소목은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짜맞춰 농과 장, 궤 등의 가구를 만드는 전통 목공예다. 정확하게 맞물린 나무는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더욱 단단해진다.
조복래가 수십 년 동안 지켜온 원칙은 스승에게서 들은 한마디다.
"보이지 않는 곳이 보이는 곳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뿐 아니라 가구 안쪽과 이음새까지 똑같이 공을 들인다. 좋은 나무를 직접 모으고 오랜 시간 건조하고 보관하는 일부터 가공과 짜맞춤, 마감까지 전 과정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양태오는 이번 협업에서 새로운 장식을 더하기보다 오히려 덜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장인의 기술을 디자인으로 치장하기보다 나무 자체와 짜맞춤의 구조가 드러나도록 했다. 장인이 오랫동안 수집해온 목재도 작품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
| 2026 예올X샤넬 프로젝트_올해의 젊은 공예인 백경원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
◆흙을 집고 말고 펴고…백경원의 백자
올해의 젊은 공예인 백경원은 물레의 완벽한 대칭이나 화려한 장식 대신 손으로 흙을 직접 다룬다.
흙을 집고, 말고, 펴면서 조금씩 쌓아 올린다. 백경원은 그릇을 무언가를 담는 용기 이전에 하나의 '작은 공간'으로 바라본다.흙과 손 사이에서 생기는 미세한 차이와 불완전한 형태를 그대로 작품에 남긴다.
조복래가 나무의 성질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구조를 만든다면, 백경원은 흙의 물성을 손으로 더듬으며 형태를 찾아간다. 세대도 재료도 다르지만 재료를 지배하기보다 그 성질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작업은 만난다.
김영명 예올 이사장은 "소목의 형태뿐 아니라 공예의 본질인 재료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장인이 수십 년간 나무를 수집하고 보존하며 계승해온 것처럼 예올도 우리 공예를 보존하고 후대에 전달하는 일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예올은 전통공예의 계승과 동시대화를 지원하는 비영리재단으로, 샤넬과 2022년부터 '올해의 장인·올해의 젊은 공예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10월16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